70대 노부인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5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초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우리 대학에 유증했다.
부산에 사는 70대 박 모 씨는 지난달 30일 총 5억 원 상당의 부동산 2곳을 기부했다. 박 씨는 2011년에도 현금 5천만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이번까지 두 번에 걸쳐 총 5억 5천만 원 상당을 우리 대학에 전달했다.
우리 대학과 특별한 연고가 없는 박 씨는 뉴스에서 상속 재산을 우리 대학에 기부한 사연을 접한 뒤 2011년 첫 기부를 단행했다. 기부로 과학기술 발전에 일조한다는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첫 기부 이후 계속해서 우리 대학의 발전상을 지켜봐 온 박 씨는 더 늦기 전에 재산을 정리하기로 결심한 뒤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모두 기부하고 싶다며 발전재단으로 연락해 왔다.
삼 남매를 키우며 평생을 검소하게 살아온 박 씨는 "KAIST는 고정된 시각이 아닌, 남다른 생각으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훌륭한 과학 기술 인재를 길러낸다는 믿음에서 숙원이었던 기부를 실행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 씨는 이어 "다른 사람의 기부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언젠가는 나도 해야겠다고 생각만 해오던 것을 직접 실천에 옮기니 기대 이상으로 뿌듯하다"라며, "기부에 대해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나의 이야기가 마음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발전재단 관계자는 "기부자가 이름과 사연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한 약정식 행사 없이 기부자의 자택에 방문해 유증을 위한 서류 절차를 진행하고 왔다"라고 전했다.
또한, 박 씨의 기부 결정을 세 자녀와 가족 모두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증 자리에 함께 참석한 둘째 딸 김 모 씨는 "어머니가 평생 아끼며 모은 재산이 어머니의 뜻대로 사용되길 바랐기 때문에 훌륭한 선택과 결정을 가족 모두 축하하는 마음으로 지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기부자의 평생이 담겨있는 기부금뿐만 아니라 12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KAIST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신 그 믿음에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라며,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도로 인류의 행복과 번영을 실현하는 과학기술 글로벌 인재들을 키워내 기부자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이번 기부금을 기초 과학 인재 양성 사업에 활용하여 박 씨의 뜻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