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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자, 판매자 모두에게 이득되는 경매?​
조회수 : 3182 등록일 : 2024-02-01 작성자 : 홍보실

기술경영학부 정승원 교수

< 기술경영학부 정승원 교수 >

일반적인 경매는 참여자가 늘어나면 경쟁만 심해지기 때문에 친구를 함께 데리고 갈 이유가 없다. 하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리기 위해 친구를 추천해서 참여시켜 주길 원한다. 이렇게 판매자와 추천할 친구가 있는 입찰자의 이해관계 상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 대학 기술경영학부 정승원 교수가 성균관대학교 이주성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참여자가 친구를 추천할 유인(Incentive)을 제공하며, 판매자 입장에서도 기존 경매 방식들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경매 메커니즘 지피알(GPR, Groupwise-Pivotal Referral)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그림 1] GPR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한 예제. 원안의 숫자는 참여자 번호(판매자는 제일 위의 0, 나머지는 입찰자들), 원밖의 숫자는 입찰자 최대 지불 의사 금액(단위 억원. 예: 입찰자 1은 최대 4억원)을 나타낸다. 위 그래프는 판매자(0)은 입찰자 1,2만 직접 초대가능하고, 입찰자 3,4는 입찰자 1의 추천, 입찰자 5는 입찰자 2의 추천을 통해서만 참여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 [그림 1] GPR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한 예제. 원안의 숫자는 참여자 번호(판매자는 제일 위의 0, 나머지는 입찰자들), 원밖의 숫자는 입찰자 최대 지불 의사 금액(단위 억원. 예: 입찰자 1은 최대 4억원)을 나타낸다. 위 그래프는 판매자(0)은 입찰자 1,2만 직접 초대가능하고, 입찰자 3,4는 입찰자 1의 추천, 입찰자 5는 입찰자 2의 추천을 통해서만 참여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

이번에 새로 개발된 지피알 경매는 판매자도 기존 경매 방식 대비 많은 이익을 가져오며, 입찰자도 자신의 친구를 추천하여 함께 참여하는 것이 항상 이득이 된다. 만약 내가 추천을 안 하더라도 낙찰을 받을 수 있으며 추천을 해서 타인이 낙찰받게 될 경우, 오히려 직접 낙찰받는 것보다 더 큰 보너스를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비공개 입찰방식은 최고가격(First-Price)경매 또는 차순위가격(Second-Price) 경매가 있다. 최고가격 경매는 참여자 모두가 입찰가를 비공개로 적어내고,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사람이 해당 가격에 낙찰을 받는 경매 방식이다. 반면, 차순위가격 경매는 최고가를 적어낸 사람이 낙찰을 받되, 두 번째로 높은 금액만 내는 경매 방식이다. 

최고가격 경매의 참여자 면에서 단점은 입찰가를 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높은 금액보다 아주 조금만 높게 적어내는 것이 최선이지만,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2014년에 최고가 경매로 팔린 한전 부지의 경우 현대차가 105,500억 원에 낙찰을 받았고, 두 번째 금액으로 추정되는 삼성전자의 입찰가가 46,700억 원이라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가 있다. 이렇기 때문에 규모가 큰 최고가격경매의 경우, 경쟁자의 입찰가를 알아내기 위해, 또 역으로 거짓 정보를 흘린다든지, 많은 신경전이 일어나기도 한다. 

차순위가격 경매의 경우, 경쟁자가 어떻게 입찰하든지 간에 상관없이 각 참여자가 자신의 실제 가치를 입찰하는 것이 본인한테도 최선이 되는, 유인합치성(incentive compatibility)이라고 불리는 좋은 성질이 있다. 차순위가격 경매는 이를 연구한 노벨경제학 수상자 월리엄 비크리(William Vickrey)의 이름을 따서, 비크리 경매라고도 부른다. 

일반적인 환경의 비크리 경매에서는 각 참여자가 자신의 외부효과만큼 지불하는데 이를 통해 유인합치성이 만족되게 된다. 하지만 추천을 통해 비크리 경매에 참여하는 경우, 과도한 추천 보너스 지급으로 인해 정작 판매자의 수익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지피알 경매의 경우, 외부효과를 추천 네트워크상의 그룹별로 계산함으로써, 여러 좋은 성질을 가지게 된다.

[그림 2] 그림 1의 추천 네트워크상에서 그룹을 표현한 그림. 예를 들어 입찰자 1로 시작되는 그룹 1의 경우 입찰자 3,4가 포함된다. 즉, 입찰자 3,4는 입찰자 1의 추천없이는 참여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 [그림 2] 그림 1의 추천 네트워크상에서 그룹을 표현한 그림. 예를 들어 입찰자 1로 시작되는 그룹 1의 경우 입찰자 3,4가 포함된다. 즉, 입찰자 3,4는 입찰자 1의 추천없이는 참여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

연구에 참여한 우리 대학 경영대학 기술경영학부 정승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입찰자 입장에서도 손해 볼 걱정없이 다른 입찰자들을 추천해서 참여시킬 수 있고, 판매자 입장에서도 마이너스 수익이 발생하지 않음은 물론, 기존의 여러 경매 방식보다 수익이 항상 더 크게 나오는 경매 방식을 최초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또한 모든 수익을 판매자와 직접 연결된 입찰자와 판매자 둘이서만 나눠 가지게 되는 GPR 메커니즘의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의 경우, 마치 원청업체가 하청업체보다 높은 수익을 얻는 상황의 극한값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림 3] GPR 경매의 예시. 먼저 일반적인 차순위가격경매를 사용하게 되면 입찰자 1,2는 추천을 할 유인이 없기에 입찰자 1,2만 참여하게 되어 입찰자 1이 낙찰을 받게되고 낙찰가는 두 번째 높은 금액인 2억원이 된다. 즉, 10억원까지나 낼 의사가 있는 입찰자 4가 있음에도 판매자의 수익이 2억원밖에 안되는 것이다. 반면 GPR에서는 모든 입찰자가 모든 친구를 추천할 유인이 제공되어 모든 입찰자가 참여하게 되며, 입찰자들이 그림 1에서 설명한 실제 가치(원밖의 숫자)를 입찰하게 될 경우, 낙찰자는 가장 높은 금액인 10억원을 입찰한 입찰자 4가 된다. 입찰자 4는 그룹 4의 외부효과인 6-0=6억원을 자신을 추천해준 입찰자 1에게 내고, 입찰자 1은 다시 그룹 1의 외부효과인 3-0=3억원을 판매자에게 지불한다. 결론적으로, 판매자의 수익은 3억원(차순위가격경매에서는 2억원)이되고 입찰자 1은 비록 낙찰을 받진 못했지만 6-3=3억원의 추천보너스를 받게 된다. 참고로 차순위가격경매에서 입찰자 1의 수익은 실제가치에서 지불금액을 뺀 4-2=2억원으로써 GPR에서의 3억원보다 오히려 낮다. 즉 GPR 경매에서는 판매자와 입찰자 모두가 차순위가격경매에 비해 더 이득을 보게 된다.

< [그림 3] GPR 경매의 예시. 먼저 일반적인 차순위가격경매를 사용하게 되면 입찰자 1,2는 추천을 할 유인이 없기에 입찰자 1,2만 참여하게 되어 입찰자 1이 낙찰을 받게되고 낙찰가는 두 번째 높은 금액인 2억원이 된다. 즉, 10억원까지나 낼 의사가 있는 입찰자 4가 있음에도 판매자의 수익이 2억원밖에 안되는 것이다. 반면 GPR에서는 모든 입찰자가 모든 친구를 추천할 유인이 제공되어 모든 입찰자가 참여하게 되며, 입찰자들이 그림 1에서 설명한 실제 가치(원밖의 숫자)를 입찰하게 될 경우, 낙찰자는 가장 높은 금액인 10억원을 입찰한 입찰자 4가 된다. 입찰자 4는 그룹 4의 외부효과인 6-0=6억원을 자신을 추천해준 입찰자 1에게 내고, 입찰자 1은 다시 그룹 1의 외부효과인 3-0=3억원을 판매자에게 지불한다. 결론적으로, 판매자의 수익은 3억원(차순위가격경매에서는 2억원)이되고 입찰자 1은 비록 낙찰을 받진 못했지만 6-3=3억원의 추천보너스를 받게 된다. 참고로 차순위가격경매에서 입찰자 1의 수익은 실제가치에서 지불금액을 뺀 4-2=2억원으로써 GPR에서의 3억원보다 오히려 낮다. 즉 GPR 경매에서는 판매자와 입찰자 모두가 차순위가격경매에 비해 더 이득을 보게 된다. >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Games and Economic Behavior'에 지난 1월 게재됐다. (논문명: The groupwise-pivotal referral auction: Core-selecting referral strategy-proof mechanism)

논문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89982562300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