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왼쪽부터) 화학과 정원호 석박사통합과정, 이중원 석박사통합과정, 김우연 교수, 서지수 석박사통합과정 >
기존 약물 개발 방식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표적 단백질(예: 암세포 수용체)을 정하고, 그 단백질에 잘 달라붙어 작용을 막을 분자(약물 후보)를 찾는 방식으로 수많은 후보 분자 대상으로 진행하다 보니 시간·비용이 많이 들고 성공 가능성도 낮았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표적 단백질 정보만 있으면, 사전 정보(분자)가 없어도 딱 맞는 약물 후보를 설계해 주는 AI를 개발해서 신약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우리 대학 화학과 김우연 교수 연구팀이 결합하는 약물 후보 분자의 사전 정보 없이 단백질의 구조만으로, 그에 꼭 맞는 약물 후보 분자와 그 결합 방식(비공유 결합성 상호작용)까지 함께 설계 및 최적화까지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 ‘BInD’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기술의 핵심은 ‘동시 설계’다. 기존 AI 모델들은 분자만 만들거나, 만들어진 분자와 단백질의 결합 여부만 따로 평가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모델은 분자와 단백질 사이의 결합 방식까지 함께 고려해 한 번에 설계한다.

< 그림 1. 연구팀이 개발한 단백질 구조 기반 분자 구조 및 비공유결합성 상호작용을 생성하는 확산 모델의 모식도. 노이즈 분포로부터 원자의 위치, 종류, 공유결합 종류, 그리고 상호작용 종류를 노이즈를 제거(역확산)해가며 분자를 생성한다. 기존에 알려진 결합 분자나 단백질에 대한 사전 정보로부터 상호작용 패턴을 추출하여, 인페인팅 기법을 통해 역확산 과정 동안 고정하여 분자 생성을 유도할 수 있다. >
실제로 단백질과 결합할 때 중요한 요소를 미리 반영하기 때문에,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분자를 만들 확률이 훨씬 높다. 이러한 생성 과정은 단백질의 표적 부위에 맞춰 원자들의 종류와 위치, 공유결합과 상호작용을 하나의 생성 과정에서 동시에 만들어내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이 모델은 신약 설계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예를 들어 분자의 안정성, 물성, 구조의 자연스러움 등)을 동시에 만족시키도록 설계됐다. 기존에는 한두 가지 목표에 집중해 다른 조건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모델은 다양한 조건을 균형 있게 반영해 실용성을 크게 높였다.
연구팀은 이 AI가 무작위 상태에서 점점 더 정교한 구조를 그려나가는 방식인 ‘확산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확산 모델은 2024 노벨 화학상을 받은 ‘알파폴드3’의 단백질-약물 구조 생성에서 활용돼 높은 효율성이 입증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원자가 공간상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좌표를 찍어주는 알파폴드3와 달리 ‘결합 길이’나 ‘단백질-분자 간 거리’처럼 실제 화학 법칙에 맞는 기준들을 알려주는 지식 기반 가이드를 넣어, 생성된 구조가 더 현실적인 결과를 내도록 도왔다.

< 그림 2. (좌) 표적 단백질과 원본 결합 분자, (우) 본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로 설계한 분자의 예시들. 단백질 결합 친화도(Vina) 와 약물 가능도(QED), 합성 가능도(SA) 값이 하단에 적혀있다. >
뿐만 아니라, 연구팀은 한 번 만든 결과 중에서 뛰어난 결합 패턴을 찾아 다시 활용하는 최적화 전략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추가 학습 없이도 더 뛰어난 약물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었으며, 특히 암 관련 표적 단백질(EGFR)의 돌연변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분자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본 연구팀이 앞서 발표한 단백질에 어떤 분자가 어떻게 결합하는지에 대한 조건을 입력해야만 했던 기존 AI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화학과 김우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AI는 표적 단백질에 잘 결합하는 핵심 요소를 스스로 학습하고 이해해, 사전 정보 없이도 상호작용 하는 최적의 약물 후보인 분자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술은 화학적 상호작용 원리에 기반해 더 현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분자 구조를 생성할 수 있어, 더 빠르고 정밀한 신약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대학 화학과 이중원, 정원호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IF=14.1)에 지난 7월 11일 자에 게재됐다.
※ 논문명: BInD: Bond and Interaction-Generating Diffusion Model for Multi-Objective Structure-Based Drug Design
※ DOI: 10.1002/advs.202502702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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