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윤수 연구원, 장석복 교수 〉
자연계의 많은 분자들은 자신과 똑 닮은 ‘쌍둥이 분자’를 갖고 있다. 이들은 구성하는 원소의 종류와 개수가 같아도 서로 완전히 다른 성질을 나타낸다. 특히 쌍둥이 분자가 서로를 거울에 비친 모습과 같은 형상을 띈 경우를 ‘거울상 이성질체’라고 한다.
우리 대학 화학과 장석복 교수(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와 IBS 박윤수 연구원은 두 개의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 종류의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또 이 촉매를 이용해 자연에 풍부한 탄화수소화합물을 의약품의 필수재료인 카이랄 락탐으로 제조하는 데도 성공했다.
거울상 이성질체는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를 거울에 비춰보면 같은 모양이지만, 아무리 회전시켜도 겹칠 수 없는 이성질체를 말한다. 거울상 이성질성 또는 카이랄성(Chirality)이라고 불리는 이 특성은 의약품 개발에도 매우 중요하다. DNA, 단백질 등 생체물질 역시 카이랄성을 지녀 개발된 약물의 유형에 따라 각각 다른 생리활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 한 쪽 유형이 유용할지라도, 다른 유형의 이성질체는 독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유용한 이성질체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비대칭반응(asymmetric synthesis)은 아직까지 현대 화학의 난제로 꼽히고 있다.
연구진은 새로운 촉매 개발로 이 난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2018년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자연계에 풍부한 탄화수소를 고부가가치의 감마-락탐 화합물로 전환시키는 이리듐 촉매 개발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개발된 촉매 역시 두 가지 형태의 거울상 이성질체가 선택성 없이 모두 얻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수십여 개의 후보 촉매 중 카이랄 다이아민(Chiral Diamine) 골격을 포함한 이리듐 촉매가 99% 이상의 정확도로 거울상을 선택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개발된 촉매는 필요에 따라 카이랄성 감마-락탐을 골라서 합성할 수 있다. 왼손잡이성 이리듐 촉매를 사용할 경우엔 왼손잡이성 감마-락탐이, 오른잡이성 이리듐 촉매를 사용하면 오른손잡이성 감마-락탐을 제조할 수 있다.
이후 연구진은 계산화학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높은 선택성의 원인을 분석했다. 가령, 왼손잡이성 촉매를 사용한 경우에는 락탐의 합성과정에서 카이랄 다이아민 촉매와 탄화수소화합물 사이에는 일시적인 수소 결합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왼손잡이성 락탐 형성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개발한 촉매를 통해 다양한 구조를 갖는 카이랄 락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렇게 합성된 카이랄 락탐은 독특한 입체적 특성 때문에 생체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이 유용하다. 특히 우리 신체를 구성하는 아미노산 유도체나, 천연물도 모두 카이랄성 분자인 만큼, 신체 내 생리활성을 효과적으로 높인 약물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장석복 단장은 “약효를 갖는 의약품의 핵심 단위만 선택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로 향후 유기합성 및 의약분야 연구로 이어져 부작용을 덜고 효과는 높인 신약개발까지 이어지리라 기대한다”며 “자연계에 풍부한 탄화수소화합물을 재료로 고부가가치 원료를 제조할 수 있다는 경제적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2월 19일자(한국시간) 온라인 판에 실렸다.
□ 그림 설명
그림1. 비대칭반응을 통한 카이랄성 감마-락탐 합성

그림2. 연구 성과 개요
반도체를 만들 때 사용하는 가스 중에는 이산화탄소보다 6,00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가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여러 금속 원자를 섞으면 오히려 구조가 안정되는 ‘무질서의 힘’을 이용해 이 가스를 높은 효율로 없애면서, 온실가스 분해를 돕는 촉매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 연구팀이 삼성전자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반도체 미세회로를 만드는 공정 등에 사용되는 온실가스인 사불화탄소(CF₄)를 높은 효율로 장기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CF₄는 반도체 웨이퍼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선택적으로 깎아 미세한 회로를 만드는 건식 식각 공정 등에 사용된다. 문제는 사용 후 남은 미량의 CF₄다. 탄소와 불소가 매우 단단하게 결합돼 있어 쉽게 분해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 약 5만 년 동안 남을 수 있다.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도 이산화탄소보다 6,000배 이상 크다.
2026-09-03약품 등에 가장 흔히 쓰이는 피리딘 화합물을 아주 손쉽게 바꿔 쓸 수 있는 합성법이 개발됐다. 복잡한 구조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신약 후보 물질 탐색의 효율성과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화학과 홍승우 교수(기초과학연구원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 홍승우 단장직무대행) 연구팀이 피리딘 구조 내 질소의 위치 변경(원하는 위치에 새 질소를 넣고 기존 질소는 제거) 방식으로, 주변 치환기*의 상대적 위치를 조절하는 ‘질소 원자 전위(N-atom transposition)’ 합성법을 개발했다. * 치환기(Substituent) : 분자의 기본 골격에 붙어 분자의 화학적·물리적 성질 등에 영향을 주는 원자 또는 원자단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IBS 기초과학연구단 지원 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8월 18일(화) 게재됐다. 피리딘(Pyridine)은 탄소(C) 원자
2026-08-31복잡한 신소재를 새로 만들지 않고도, 분자의 집단적인 배열을 제어해 빛의 회전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원편광은 빛이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바람개비처럼 회전하며 나아가는 특수한 빛으로, 회전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정보를 담을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광통신, 보안기술의 핵심 광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비카이랄 분자를 ‘초미세 바람개비'처럼 배열시키는 원천기술을 개발해 원하는 방향의 원편광을 구현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충남대학교(총장 김정겸), 아주대학교(총장 최기주),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및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진과 공동으로, 대칭적인 비카이랄(Achiral) 액정 분자를 공간적으로 제한한 상태에서 전기장을 가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카이랄(Chiral) 바람개비 구조를 형성하고, 이를 고분자 나노섬유로 영구적으로 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우리의 왼손과 오른손
2026-08-14배터리와 연료전지, 친환경 화학 공정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소를 원하는 방식으로 반응시키는 기술이 중요하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산소 반응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경로를 선택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시스템을 개발했다. 차세대 친환경 촉매와 에너지 기술의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황승준 교수 연구팀이 산소 반응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하는 새로운 분자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저마늄(Germanium)과 전자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분자 구조를 결합해, 산소 반응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방식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원리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산소 반응을 제어하는 촉매는 지금까지 대부분 철, 코발트, 니켈 등 여러 전자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전이금속을 이용해 개발돼 왔다. 반면 저마늄은 규소와 같은 계열에 속하는 주족 원소(주기율표에서 전이금속을 제외한 대표 원소)로, 여러 전자가 동시에 이동하는 복잡한 반응을
2026-07-22DNA는 유전정보를 담는 분자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DNA 염기서열(유전정보를 구성하는 A·T·G·C의 배열)을 설계해 촉매 주변의 화학 환경을 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수준에서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듯 DNA를 설계해 수소 생산 효율과 원하는 화학물질 생성량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박지민 교수 연구팀이 금 나노입자(1~100nm 크기의 초미세 금 입자) 촉매 표면에 ‘단일가닥 DNA(한 줄로 이뤄진 유연한 DNA 분자로, 원하는 길이와 구조로 설계할 수 있어 반응 환경을 조절하는 나노 코팅재 역할을 하는 물질)’를 입혀 촉매 주변의 미세한 화학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수소 생산이나 친환경 화학제품 제조에 활용되는 전기화학 반응(전기를 이용해 화학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