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왼쪽부터)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찬형 박사과정, 물리학과 전재현 학사과정, 전기및전자공학부 장민석 교수 >
스마트폰은 더 얇아지는데, 사진은 더 선명해진다. 국내 연구진이 빛의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메타물질’ 기술로, 어떤 각도에서도 색이 흐트러지지 않는 새로운 이미지 센서를 개발했다. 카메라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구조 혁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스마트폰은 더욱 얇아지면서도, 어두운 곳에서도 또렷하고 자연스러운 색의 사진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장민석 교수 연구팀은 한양대학교(총장 이기정) 정해준 교수 연구팀과 함께, 빛의 입사각이 달라져도 안정적으로 색을 분리할 수 있는 이미지 센서용 메타물질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는 아주 작은 렌즈로 빛을 한곳에 모아 사진을 찍어왔다. 하지만 카메라 속 픽셀이 너무 작아지면서, 렌즈만으로는 빛을 충분히 모으기 어려워졌다. 이를 대신하기 위해 등장한 나노포토닉 컬러 라우터(Nanophotonic Color Router)는 렌즈로 빛을 모으는 대신,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구조를 이용해 들어온 빛을 색깔별로 정확히 나누는 기술이다. 이 구조는 빛이 지나가는 길을 설계해, 빛을 적색(R), 녹색(G), 청색(B)으로 정밀하게 나누는 메타물질 기반 기술이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나노 프리즘(Nano Prism)’이라는 이름으로 실제 이미지 센서에 적용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이미 보여준 바 있다. 이론적으로도 매우 미세한 나노 구조를 여러 층으로 쌓으면, 빛을 더 많이 모으고 색을 더 정확히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다.

< 사선 입사조건도 문제없는 나노포토닉 컬러라우터 기술 (AI 생성 이미지) >
하지만 기존 나노포토닉 컬러 라우터에는 한계가 있었다. 빛이 정면에서 들어올 때는 잘 작동했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처럼 빛이 비스듬히 들어오는 상황에서는 색이 섞이거나 성능이 크게 떨어졌다. 이러한 문제를 ‘사선 입사(oblique incidence) 문제’라고 하며, 실제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혀 왔다.
연구팀은 먼저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지부터 살펴봤다. 그 결과, 기존 설계들이 빛이 수직으로 들어오는 조건에만 맞춰 지나치게 최적화돼 있어, 입사 각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성능이 급격히 나빠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다양한 각도의 빛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각도가 달라져도 성능이 유지되는 특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사람이 직접 구조를 설계하는 대신, 컴퓨터가 가장 좋은 구조를 스스로 찾도록 하는 ‘역설계(inverse design)’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빛이 들어오는 각도가 달라져도 안정적으로 색을 나눌 수 있는 컬러 라우터 구조를 도출했다.
그 결과 기존 구조는 빛이 약 12도만 기울어져도 제 기능을 거의 하지 못했지만, 새롭게 설계된 구조는 ±12도 범위에서도 약 78%의 광효율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색 분리 성능을 보였다. 즉, 실제 스마트폰 사용 환경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 사선 입사에 강건한 나노포토닉 컬러 라우터 >
연구팀은 또 메타물질의 층 수나 설계 조건,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까지 고려해 성능 변화를 분석하고, 입사각 변화에 얼마나 강건할 수 있는지 그 한계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번 연구는 현실적인 이미지 센서 환경을 반영한 컬러 라우터 설계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민석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컬러 라우터 기술의 상용화를 가로막아 온 입사각 문제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제안한 설계 방법은 컬러 라우터를 넘어 다양한 메타물질 기반 나노광학 소자 전반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전재현 학사과정생과 박찬형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스(Advanced Optical Materials)’에 1월 27일 자로 게재됐다.
※ 논문명: Inverse Design of Nanophotonic Color Router Robust to Oblique Incidence, DOI: https://doi.org/10.1002/adom.202501697
※ 저자: 전재현(KAIST, 제1저자), 박찬형(KAIST, 제1저자), 허도영(KAIST), 정해준(한양대), 장민석(KAIST, 교신저자)
한편 본 연구는 산업 통상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사)한국반도체연구조합)에서 지원하는 ‘차세대 센서향 메타 광학 구조 설계 기술’과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빔 조향 제어 가능한 고색순도 메타 색변환층 기반 풀 컬러마이크로 LED 소자 및 패널 기술 개발’및 , ‘빛의 모든 속성으로 연산하는 실시간 제로-에너지 아르고스 눈 메타표면 네트워크 개발’ 과제,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차세대 저작권 침해 방지 기술 및 안전한 콘텐츠 유통 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공동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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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