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치료용 드레싱은 더 잘 붙고, 약물 전달 패치는 더 정교해질 수 있을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식물에서 얻은 천연 성분을 활용해 해조류 기반 하이드로겔(Hydrogel·물을 다량 함유하면서도 형태를 유지하는 젤 소재)의 강도를 5배 이상 높이고 접착성과 분해 속도까지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이해신 교수 연구팀이 차와 과일 등에 풍부한 ...
종이 한 장보다 훨씬 얇은 2차원 소재는 뛰어난 성능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실제로 여러 층이 쌓이면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이 난제를 해결해, 여러 겹으로 쌓여도 단일층 수준의 전자 특성을 유지하는 새로운 전도성 소재를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차세대 전자소자와 양자소재의 실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박선아 교수 연구팀이 미국 오리건대학교 크리스토퍼 헨든(Christopher H. Hendon)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층간 간섭은 최소화하면서도 높은 전기전도도를 유지하는 새로운 2차원 전도성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2차원 소재는 원자 수준으로 얇아 전자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차세대 반도체와 양자소재의 유력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실제 활용을 위해 여러 층이 쌓이면 층과 층 사이의 상호작용 때문에 전자의 움직임이 방해받아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마치 각각의 도로에서는 도로에서는 차가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교차로에서 정체가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특히 2차원 전도성 MOF는 단일층 상태에서는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만, 실제 소재처럼 여러 층이 겹겹이 쌓인 벌크(bulk) 상태에서는 본래의 전자적 특성이 약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층과 층이 서로 직접 간섭하지 않도록 '각도'에 주목했다. 새롭게 설계한 분자 구조는 여러 층이 쌓여도 각 층이 일정한 각도로 배열되도록 해 면과 면이 직접 맞닿는 것을 최소화했다. 이는 여러 장의 카드를 완전히 포개지 않고 살짝 비틀어 쌓아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그 결과 층간 상호작용이 줄어들고 전자가 보다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트립티센(Triptycene) 기반 분자를 설계하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2차원 전도성 MOF 소재를 합성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물질 Ni₃(HITrip)₂는 여러 층이 쌓인 상태에서도 단일층과 유사한 전자 구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자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특수한 전자 구조(kagome 격자의 디랙 밴드 구조)를 그대로 보존했다. 이는 전자가 복잡한 장애물 없이 고속도로를 달리듯 이동할 수 있게 해 높은 전기전도도를 구현하는 데 유리한 구조다. 따라서 지금까지 단일층에서만 구현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전자 구조가 실제 여러 층이 쌓인 벌크 소재에서도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실제로 이 소재는 별도의 도핑(불순물을 넣어 전기적 특성을 높이는 공정) 없이도 0.58 S/cm의 높은 전기전도도를 보였다. 이는 층간 간섭을 줄이면서도 우수한 전기적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계산과 분광 분석을 통해 전기가 잘 흐르는 이유도 밝혀냈다. 소재 내부에서 분자와 금속 원자가 서로 협력해 전자의 이동을 돕고, 전자가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를 통해 높은 전기전도도가 나타나는 원리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쌓이면 성능이 떨어진다'는 2차원 소재의 오랜 난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일층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우수한 전자 특성을 실제 소재에서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기초 연구를 실용 기술로 연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향후 고성능 전자소자와 차세대 에너지 소재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양자소재와 위상물질(독특한 전자 이동 특성을 나타내는 차세대 기능성 소재) 연구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미래 반도체와 양자정보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여러 층이 쌓여도 우수한 전자 특성을 유지할 수 있어 실제 소자 제작에 필요한 기능성 소재 설계의 폭을 넓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선아 교수는 “기존에는 단일층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2차원 전자 구조를 벌크 물질에서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층간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제어하면 다양한 양자 물성과 전자 특성을 실제 소재에서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박근찬 석박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4월 8일 자 게재됐다. ※ 논문명 : Homoconjugation-Enabled Kagome Bands in a Layer-Decoupled Two-Dimensional Conductive Triptycene-Based Metal-Organic Framework ※ 저자 정보 : 박근찬 (제1 저자), 문상원 (제2 저자), 이재경 (제3 저자). Christopher H. Hendon (제4 저자) 및 박선아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 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NA는 유전정보를 담는 분자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DNA 염기서열(유전정보를 구성하는 A·T·G·C의 배열)을 설계해 촉매 주변의 화학 환경을 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수준에서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듯 DNA를 설계해 수소 생산 효율과 원하는 화학물질 생성량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박지민 교수 연구팀이 금 나노입자(1~100nm 크기의 초미세 금 입자) 촉매 표면에 ‘단일가닥 DNA(한 줄로 이뤄진 유연한 DNA 분자로, 원하는 길이와 구조로 설계할 수 있어 반응 환경을 조절하는 나노 코팅재 역할을 하는 물질)’를 입혀 촉매 주변의 미세한 화학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수소 생산이나 친환경 화학제품 제조에 활용되는 전기화학 반응(전기를 이용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기술)에서는 촉매 자체뿐 아니라 촉매 주변의 산도(pH)와 이온 분포 같은 국소 반응 환경(촉매 바로 주변에서 형성되는 미세한 화학 환경)이 성능을 좌우한다. 그러나 기존에는 특수 고분자(분자가 길게 연결된 플라스틱 형태의 물질) 코팅재를 이용해 이를 조절해 왔으며, 나노미터 수준에서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일가닥 DNA(single-stranded DNA·한 줄로 이루어진 DNA)’에 주목했다. DNA는 음전하를 띠고 있어 주변 이온(전하를 띠는 원자나 분자)의 이동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길이와 염기서열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염기서열을 바꾸면 DNA 내부의 네트워크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촉매 표면에 맞춤형 나노 코팅층을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금 나노입자 표면에 다양한 염기서열의 DNA를 결합한 뒤 전기화학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촉매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단순한 코팅층의 두께가 아니라 DNA 염기서열에 따라 형성되는 내부 네트워크 구조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같은 두께의 코팅층이라도 DNA 내부 구조가 어떻게 짜여 있느냐에 따라 반응에 필요한 이온들의 이동 경로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치 같은 폭의 도로라도 도로망이 어떻게 설계됐느냐에 따라 교통 흐름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한 실시간 표면증강라만분광법(레이저를 이용해 분자의 화학적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활용해 반응 과정을 관찰한 결과, DNA 층이 수산화 이온(OH⁻)의 이동을 조절해 촉매 주변의 국소 pH를 변화시키는 기능성 계면층(물질과 물질이 만나는 경계면에서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는 층)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쉽게 말해 DNA 층이 촉매 주변에서 이온의 이동을 안내하는 '교통관제센터' 역할을 하며, 어떤 이온은 더 빠르게 이동하도록 돕고 어떤 이온은 이동을 제한함으로써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DNA가 단순한 보호막이 아니라 반응 환경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수소 발생 반응과 글리세롤 산화 반응(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글리세롤을 고부가가치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반응)에 적용했다. 그 결과 DNA 염기서열에 따라 수소 생산 효율이 크게 달라졌으며, 화장품·의약품 원료로 활용되는 글리세르산(glycerate)의 생성 선택도(특정 생성물이 만들어지는 비율) 또한 향상됐다. 이는 복잡한 촉매 구조를 새로 만들지 않고도 DNA 서열만 조정해 원하는 반응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박지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DNA를 유전정보 저장체가 아닌 전기화학 반응을 제어하는 정밀 나노소재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DNA 서열 설계를 통해 촉매 표면의 산도와 이온 이동을 조절함으로써 향후 수소 생산과 바이오매스(식물이나 농업 부산물 등 재생 가능한 생물자원) 전환 등 탄소중립 기술 전반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오상연, 이태경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박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5월 5일 자 게재됐다. ※ 논문명 : Programmable Single-Stranded DNA Layers as Modulators of Nanoscale pH at Electrocatalytic Interfaces, DOI : 10.1021/jacs.6c02995 ※ 저자 정보 : 오상연, 이태경 (KAIST, 공동 제1 저자), 전재연, 우진세, 이창호, 김용하 (KAIST, 공동 저자) 및 박지민 (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지원사업, 글로벌매칭형사업, 신진연구자인프라 지원사업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항공기와 자동차와 같은 첨단 구조물을 가벼우면서 고성능으로 설계하기 위하여 복합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탄소섬유복합재는 금속보다 가벼우면서도 높은 비강도와 비강성을 가져 차세대 경량 구조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복합재의 성능은 단순히 재료 자체의 성질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내부에 배치된 섬유 다발의 방향과 배열, 그리고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미세한 변형이 실제 기계적 성능을 크게 좌우한다. 우리 대학의 기계공학과 김성수 교수 연구팀은 복잡한 형상의 구조물 제작에 널리 활용되는 브레이딩 복합재에서, 제조 중 발생하는 섬유 다발의 배열이 그 패턴과 최종적인 기계적 물성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해석 모델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는 실제 제조 과정을 반영한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브레이딩 복합재의 성능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브레이딩 공정은 여러 가닥의 섬유 다발을 원통형 금형 주위에 서로 교차시키며 감아 복합재 구조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 공정은 원통형이나 복잡한 형상의 구조물을 연속 섬유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항공·자동차·압력용기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특히 Triaxial braided 복합재는 사선 방향의 섬유 다발에 축 방향 섬유 다발이 추가되어, 축 방향 하중을 효과적으로 견딜 수 있는 구조를 갖는다. 하지만 실제 제조 과정에서는 섬유 다발이 항상 이상적인 직선 형태로 배열되지 않는다. 섬유 간 간격이 좁아지거나 서로 맞물리는 현상이 발생하면, 축 방향 섬유 다발이 굽어지는 Tow undulation이 나타난다. 이러한 굽힘은 섬유가 하중을 전달하는 효율을 떨어뜨려, 복합재의 축 방향 강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기존 해석 모델들은 대부분 축 방향 섬유가 곧게 배열된 이상적인 구조를 가정했기 때문에, 이러한 실제 제조 과정의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레이딩 구조를 기본 구조와 변형 구조로 구분하고, 두 구조 사이의 전환을 수학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해석 모델을 제안했다. 기본 구조에서는 축 방향 섬유 다발이 거의 직선에 가깝게 배열되지만, 변형 구조에서는 섬유 간 맞물림으로 인해 축 방향 섬유 다발이 주기적으로 굽어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섬유 경로를 모델에 직접 반영해, 실제 브레이딩 복합재의 내부 구조를 보다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모델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서로 다른 지름의 금형을 사용해 브레이딩 복합재 시편을 제작하고, 광학현미경으로 내부 섬유 경로를 관찰했다. 그 결과, 기본 구조에서는 축 방향 섬유가 거의 곧게 유지되는 반면, 변형 구조에서는 축 방향 섬유가 뚜렷하게 굽어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는 제안된 모델이 실제 제조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 차이를 잘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연구팀은 제안된 해석 모델을 이용해 다양한 브레이딩 조건에 대한 대규모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인공지능 학습에 활용했다. 이후 민감도 분석을 통해 복합재의 탄성계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형상 인자를 정량적으로 평가했다. 이를 통해 브레이딩 각도, 금형 지름, 섬유 다발 수와 같은 설계 변수가 복합재 물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브레이딩 복합재의 실제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섬유 배열 변화를 해석 모델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의 이상화된 모델에서 벗어나, 실제 구조 변화와 물성 감소를 함께 설명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모델이 향후 항공기, 자동차, 압력용기 등 경량 복합재 구조물의 설계와 성능 예측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연구는 실험과 해석,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을 연결함으로써, 복잡한 브레이딩 복합재 구조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복합재 제조 공정의 일관성을 높이고, 경량 구조물의 신뢰성 있는 설계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김성수 교수는 “실제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섬유 배열 변화를 반영한 브레이딩 복합재 해석 모델과 AI 기반 설계 기술을 개발하여, 항공기·자동차용 경량 복합재 구조물의 성능 예측 정확도와 설계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어드밴스드 컴포짓 앤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즈(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 IF 21.8)’에 2026년 5월 22일 자로 온라인 게재되었다. ※ 논문명 : Tow undulation effect on the in-plane mechanical properties of two-dimensional triaxial braided composites DOI : 10.1007/s42114-026-01859-8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심현철 교수 연구팀의 인간형 조종사 로봇 ‘파이봇(PIBOT)’ 기반 항공기 자율조종 프레임워크를 제안한 논문이 2026년 IEEE 로보틱스 및 자동화 매거진(IEEE RAM)에 2025년 게재된 논문 가운데 최우수 논문(Best Paper Award)으로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수상은 국내 독자 기반의 풀뿌리 연구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연구 성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상식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2026년 6월 4일(현지시간) 국제로봇자동화학회(ICRA,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 기간 중 진행되었다. IEEE 로보틱스 및 자동화 매거진(IEEE RAM)은 세계 최대 기술 학회인 IEEE 산하 로보틱스 및 자동화 학회(RAS)가 발행하는 권위 있는 학술 매거진이다. 로봇공학 및 자동화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와 산업 동향, 튜토리얼 등을 다루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 기술을 업계와 학계 연구자들에게 널리 전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IEEE RAM은 2025년 기준 Impact Factor(IF) 7.1을 기록하며 IEEE 로봇 분야 간행물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엄격한 동료심사(peer review)를 거쳐 게재된 논문 가운데 학문적·산업적 파급력이 큰 연구에 대해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Award)을 수여한다. 이번 연구는 2021년 국방과학연구소(ADD)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과제로 선정돼 약 57억 원 규모(5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순수 국내 기술 기반 연구다. 연구팀은 인간형 로봇이 단순 보행이나 물품 운반을 넘어, 항공기 조종과 같은 복잡한 작업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적응적으로 수행 가능한 피지컬 AI기술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인간형 로봇 기술은 덤블링이나 복잡한 동작 구현 등 운동 성능 측면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심현철 교수 연구팀이 개발 중인 조종사 로봇 ‘파이봇(PIBOT)’은 단순 반복 작업이나 물류 처리 수준을 넘어, 항공기 조작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실제 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대응할 수있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 피지컬 AI(Expert Physical AI)라는 인간형 로봇 기술의 새로운 활용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2021년 과제 착수 이후 1단계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2024년부터는 실제 항공기 조종에 적합하도록 인간과 유사한 체격 및 관절 구조를 갖춘 2단계 조종사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해당 기술을 항공기뿐 아니라 지상 차량과 선박 등 다양한 이동체 조종 분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해 관련 기관들과 협력 연구를 추진 중이다. 심현철 교수는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제안한 조종사 로봇 기술이 국내 대형과제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성과로 인정받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인간형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사람을 돕고 복잡한 시스템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민성재·강규리·김형주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심현철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논문은 IEEE Xplore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논문명: “Toward Fully Autonomous Aviation: PIBOT, a Humanoid Robot Pilot for Human-Centric Aircraft Cockpits”, 논문 링크: https://doi.org/10.1109/MRA.2024.3505774, https://ieeexplore.ieee.org/document/10798973/ 한편, 이번 연구는 국방과학연구소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연구를 막아야 한다”는 강화된 관리 감독 규제가 오히려 인류에 필요한 핵심 과학 발전까지 제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 대학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연구진은 과학 발전과 국가안보 사이의 균형 있는 정책 설계 필요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기술경영학부 권석범 교수가 이중 용도 연구에 관한 강화된 보안 규제가 핵심 과학 발전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이중용도연구는 백신·치료제 개발처럼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동시에 생물무기나 생물테러 등 안보 위험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연구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바이러스 변이 연구나 병원체 전파 연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미국은 최근 이중용도연구에 대한 보안 감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으며, 2025년에는 대통령 행정명령(EO 14292)을 통해 추가 규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 강화가 과학 발전과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미국의 사전 보안 감독 규정은 국가안보결정지침 189호 (NSDD-189)에 근거하며, 연방정부가 연구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따라서 연방정부 관여 없이 수행되는 연구는 사실상 이 감독의 관할권 밖에 놓이게 된다. 권석범 교수는 미국 특허청(USPTO)의 다단계 보안 심사 절차와 특허-논문 인용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분석 방법론을 개발해 약 60만 건의 연구 논문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기존 사례 중심 분석에만 의존하던 이중용도연구 논의를 대규모 실증 분석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분석 결과, 이중용도연구는 일반 연구보다 과학적 영향력이 일관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규제 대상이 되는 연구일수록 과학 발전과 기술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또한 미국 연방정부가 직접 관여한 이중용도연구의 비중은 1981년 약 41%에서 2005년 약 22%로 감소한 반면, 외국 기관이 관여한 비중은 같은 기간 35%에서 5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NSDD-189에 근거한 미국의 보안 규제가 자국 연구에는 집중적으로 적용되는 사이 해외 연구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권석범 교수는 “한 국가의 규제 강화만으로는 자국 내 과학적 파급력이 큰 연구에만 불균형적인 제약을 가하면서, 동일한 중요성을 가진 해외 연구의 발전은 막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과학 발전과 국가안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제 협력과 균형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이중용도연구를 둘러싼 국제 정책 논의에 데이터 기반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바이오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등 안보와 연결될 수 있는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향후 연구 규제와 글로벌 협력 체계 논의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권석범 교수의 단독 저자 논문으로, 세계적 권위의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2026년 6월 5일 자로 게재됐다. ※ 논문명: Dual-use research under scrutiny, DOI: 10.1126/science.aee2479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 신진연구자 지원 사업(2025S1A5A8009362)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NA는 우리 몸의 설계도다. 하지만 DNA에는 매일 수만 건의 손상이 발생한다. 특히 유전 정보가 비어버린 ‘무염기 부위(AP site·DNA 정보의 글자 하나가 지워진 손상 부위)’가 제대로 복구되지 않으면 암과 노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방대한 유전체 속에서 이런 미세한 손상 부위를 찾아내는 일은 마치 ‘서울 시내에서 바늘 한 개를 찾는 것’만큼 어렵다. 국내 연구진이 DNA 복구 효소가 DNA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손상 부위를 초고속으로 탐색하는 비밀을 밝혀냈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이광록 교수팀이 UNIST(총장 박종래) 이자일 교수팀, 성균관대(총장 유지범) 유제중 교수팀과 함께 DNA 복구 효소 ‘APE1(apurinic/apyrimidinic endonuclease 1·DNA 손상 부위를 인식해 복구를 시작하는 효소)’이 손상된 DNA를 찾아내는 정밀한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단일분자 FRET(smFRET·단일 생체분자의 움직임과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분석 기술)과 DNA curtain(DNA 여러 가닥을 정렬해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을 관찰하는 기술), 분자동역학(MD·컴퓨터로 분자 움직임을 계산하는 시뮬레이션 기법)을 결합해 APE1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그 결과 APE1은 무작위로 DNA를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DNA 가닥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손상 부위를 찾는 ‘1차원 확산(1D diffusion·DNA 선을 따라 이동하며 탐색하는 방식)’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거대한 도시 아래 미로처럼 얽힌 지하 배관 속을 따라 이동하며 미세한 누수 지점을 찾아내는 지능형 점검 로봇과 비슷하다. 단순히 이곳저곳을 무작정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DNA라는 ‘유전체 고속도로’를 따라 효율적으로 이동하며 손상 부위를 빠르게 찾아내는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효소 끝부분의 유연한 구조인 ‘비정형 영역(IDR·일정한 형태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단백질 구간)’이 DNA 탐색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비정형 영역은 갈고리처럼 DNA를 붙잡아 APE1이 DNA 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연구팀이 해당 영역을 제거하자 손상 부위를 찾는 능력이 5배 이상 감소했다. 또한 연구진은 마그네슘 이온(Mg²⁺·세포 내 다양한 효소 반응을 돕는 금속 이온)이 단순한 보조 인자를 넘어 DNA 탐색 효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는 점도 확인했다. 마그네슘 이온은 APE1과 DNA의 결합을 안정화해 효소가 DNA 위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KAIST 이광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체 분자가 비정형 영역(IDR)을 통해 DNA 손상 부위를 빠르게 탐색한 뒤, 정형 영역을 통해 정교하게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이라며 “이 원리는 암세포의 DNA 복구 기능을 무력화하는 차세대 항암제 개발과 노화 억제 연구의 핵심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UNIST 이자일 교수는 “특정 구조 없이 유연하게 움직이며 다양한 분자와 상호작용하는 비정형 영역이 DNA 손상 부위를 찾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이동훈 박사, UNIST 김수빈 박사과정, 성균관대학교 조경필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세계적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 (Nucleic Acids Research)’에 5월 14일 게재됐다. ※ 논문명 : APE1 Coordinates Its Disordered Region and Metal Cofactors to Drive Genome Surveillance, DOI : org/10.1093/nar/gkag479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Grand Challenge 30 Project(KC30), 한국연구재단 합성생물학핵심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지원사업, 기초연구실, 한국신약개발사업단 신약기반확충연구사업, 기초과학연구원(IBS),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인공지능첨단원천유망기술개발사업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우리 몸속 단백질인 ‘엠토르(mTOR)’는 암세포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돼 세포 성장과 전이를 촉진한다. 한국 연구진은 식물성 기름 등에 풍부한 지방산이 체내에서 대사되며 생성되는 물질인 ‘13-HODE’가 엠토르에 직접 결합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천연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항암 치료 전략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약학대학 변영주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체내 지질 대사물질인 13-HODE(지방산이 대사되며 생성되는 지질 대사물질)가 암세포 성장의 핵심 조절 인자인 엠토르의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일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에는 KAIST 생명과학과 김미영 교수,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 의과대학 오병철 교수,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약학대학 패트릭 윈트로드(Patrick Wintrode) 교수, 다니엘 데레지(Daniel Deredge) 교수 연구진이 공동연구로 참여하였다. 엠토르는 세포 성장과 에너지 사용을 조절하는 중요한 효소(생체 반응을 돕는 단백질)다. 하지만 암세포에서는 엠토르 활성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세포 증식과 전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엠토르를 제어하기 위한 항암 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엠토르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는 물질들, 특히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천연 대사물질에 주목했다. 방대한 대사체 스크리닝(생체 내 대사물질을 대량 분석하는 기술)을 통해 발굴한 ‘13-HODE’ 라는 지방이 몸속에서 변하면서 생기는 지질 대사물질이 엠토르 단백질의 활성 부위에 직접 달라붙어 암세포에서의 작동을 멈추게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13-HODE(13-Hydroxyoctadecadienoic acid) 분자는 우리 몸에서 식물성 기름 등에 풍부한 리놀레산(필수 불포화지방산)이 체내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ALOX15(지방산 산화 반응을 유도하는 효소)’가 리놀레산을 산화시키며 13-HODE를 만든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13-HODE가 암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단순한 수준을 넘어서, 엠토르 단백질과 물리적으로 직접 결합하여 그 기능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분자 기전(생체 내 작동 원리)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분자 결합 시뮬레이션(컴퓨터 기반 분자 상호작용 분석)과 질량분석(분자의 질량과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 등을 통해 검증했다. 연구팀은 유방암과 대장암 세포에서 13-HODE 농도가 매우 낮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13-HODE 생성에 필요한 ALOX15 효소의 발현(유전정보가 실제 단백질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ALOX15와 13-HODE의 생성을 증가시키면 엠토르 활성이 감소하고 암세포 성장도 억제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세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지방 대사물질이 암 성장 핵심 단백질인 엠토르를 직접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지방 대사를 활용한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뿐 아니라 염증과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엠토르 과활성을 조절하는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연구를 수행한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변영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과 약학의 융합을 통해 단백질과 지방산 대사체의 상호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연구”라며 “향후 혁신 신약 개발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엠토르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미국 일리노이대 지에 첸(Jie Chen) 교수는 저널 프리뷰를 통해 “암세포 제어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한 탁월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KAIST 생명과학과 박승주 박사, 김세라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하고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변영주 교수, KAIST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케미컬 바이올로지(Cell Chemical Biology)에 지난 5월 21일 게재되었다. 또한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저널 5월호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논문 제목: Mechanism by which a linoleic acid metabolite suppresses cancer cell growth by inhibiting mTOR, DOI: https://doi.org/10.1016/j.chembiol.2026.04.004 ※주저자 정보: 박승주 박사(KAIST, 제1저자), 김세라 박사과정 (KAIST, 제1저자), 변영주 교수(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공동교신저자), 김세윤 교수(KAIST 생명과학과, 공동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중견연구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 선도연구센터, KAIST 퀀텀+X 학제간 융합기술개발과제, KAIST 그랜드 챌린지 사업, 교육부 중점연구소 사업 지원등을 받아 수행됐다.
2026.06.02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의 성능은 높이고 에너지 손실은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설계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우리 대학 화학과 황승준 교수팀은 서울대학교(총장 유홍림) 화학생물공학부 류재윤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배터리와 연료전지 내부에서 전기를 만드는 핵심 반응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고 1일 밝혔다. 촉매는 화학 반응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어나도록 돕는 물질이다. 배터리나 연료전지에서는 전기를 만드는 반응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촉매는 보통 가운데 금속과 그 주변을 둘러싼 분자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반응 성능을 높이기 위해 금속 종류를 철(Fe) 대신 코발트(Co)나 니켈(Ni)로 바꾸거나, 금속 주변의 분자 구조(리간드)를 새롭게 설계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쉽게 말해, 촉매 자체의 재료나 형태를 바꿔 더 잘 반응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반면 이번 연구는 촉매 자체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촉매 주변의 전기적 환경만 조절해 성능을 높였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쉽게 비유하면, 이번 연구는 ‘요리 도구 자체를 바꾸는 대신, 주방 환경을 조절해 요리를 더 잘되게 만든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기존 촉매 연구는 프라이팬 재질을 바꾸거나 모양을 새롭게 만드는 방식에 가까웠다. 반면 이번 연구는 프라이팬은 그대로 두고, 주변의 온도와 공기 흐름을 정교하게 조절해 음식이 더 잘 익도록 만든 방식이다. 즉, 촉매 자체를 새로 만드는 대신 촉매 주변의 전기적 환경을 조절해 반응이 더 효율적으로 일어나도록 만든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촉매 주변에 ‘양이온(+)’을 배치해 아주 작은 전기장을 만들면, 전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반응이 더 안정적으로 일어나도록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원하는 반응이 일어나는 비율은 기존 12% 수준에서 최대 52%까지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기존보다 더 적은 에너지로 원하는 반응을 효율적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의 효율과 수명,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서 다룬 산소 환원 반응(ORR·산소가 전자를 받아 전기를 만드는 핵심 반응)은 수소차용 연료전지(Fuel Cell·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와 금속-공기 전지(Metal-Air Battery·금속과 공기 중 산소를 이용해 전기를 저장·생산하는 차세대 배터리) 등 차세대 에너지 장치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핵심 반응이다. 연구팀은 또한 이번 원리가 이산화탄소(CO₂)나 수소를 다른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는 촉매 기술에도 적용될 수 있어, 향후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과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 등 다양한 차세대 에너지 촉매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승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촉매 자체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주변의 전기적 환경만으로 반응 특성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차세대 배터리와 연료전지, 친환경 에너지 촉매 기술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OSTECH 화학과 조휘율·강봄 박사과정생과 KAIST 김동영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4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Localized Cation Unlocks Unique Activity–Selectivity Trends in Molecular Oxygen Reduction Catalysis, DOI: pubs.acs.org/doi/10.1021/jacs.5c18246 주저자 정보: 조휘율(박사과정, POSTECH), 강봄(석박사통합과정, POSTECH), 김동영(박사 후 연구원, KAIST)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의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및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6.01
나일론은 옷부터 자동차까지 우리 일상 곳곳에 쓰이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소재다. 하지만 그 원료 대부분은 석유화학 공정으로 만들어져 많은 탄소를 배출해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미생물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나일론 핵심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미생물의 대사 경로를 설계·최적화해 원하는 물질 생산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활용해 재생 가능한 탄소원인 ‘글리세롤(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친환경 바이오 부산물)’로부터 ‘나일론 6’ 및 ‘나일론 6,6’의 핵심 단량체(고분자를 구성하는 기본 분자 단위) 3종(아디픽산,헥사메틸렌다이아민, 엡실론 카프로락탐)을 생산할 수 있는 대장균 기반 모듈형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나일론 6’는 유연성이 높아 의류·필름 등에 사용되며, ‘나일론 6,6’은 강도와 내열성이 우수해 자동차·기계 부품 등에 활용된다. 나일론 이름 뒤 숫자는 원료 분자에 포함된 탄소 개수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생산 경로를 상·하류 균주 두 개로 나누고,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대장균이 이를 나눠 맡도록 한 점이다. 상류 균주는 글리세롤로부터 아디픽산을 생산하고, 하류 균주는 이를 다시 헥사메틸렌다이아민 또는 엡실론 카프로락탐으로 전환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나일론 6,6의 핵심 원료인 아디픽산과 헥사메틸렌다이아민, 나일론 6의 핵심 원료인 엡실론 카프로락탐을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효소(생체 내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단백질)인 카복실산 환원효소와 트랜스아미나아제를 비교·검증해 최적의 조합을 적용했고, 이를 통해 헥사메틸렌다이아민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엡실론 카프로락탐 생산 과정에서는 여러 기능을 결합한 융합효소를 설계해 반응 효율을 높였다. 상류 모듈에서는 생합성 경로(생체 내 화합물이 생성되는 일련의 반응 과정)를 재구성하고, 인공지능(AI) 기반으로 핵심 효소 성능을 개선해 생산량을 높였다. 그 결과 발효 공정에서 아디픽산을 6그램 퍼 리터(g/L) 수준까지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또 연구팀은 두 종류의 대장균을 동시에 넣지 않고, 먼저 아디픽산을 충분히 만든 뒤 두 번째 균주를 나중에 투입하는 ‘지연 접종(delayed inoculation·시간차 공배양)’ 전략도 적용했다. 이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미생물을 시간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 전략을 유가 배양식(영양분을 단계적으로 공급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발효 방식) 발효 공정에 적용한 결과, 글리세롤만을 사용해 헥사메틸렌다이아민 230 밀리그램 퍼 리터(mg/L), 엡실론 카프로락탐 808 마이크로그램 퍼 리터(μg/L)를 생산했다. 아직 생산량은 높지 않지만, 글리세롤에서 직접 생산한 사례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석유화학 공정에 의존하던 나일론 원료를 바이오 기반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향후 AI 기반 효소 설계와 추가적인 시스템 대사공학을 접목해 생산성을 더욱 높이고, 다양한 고분자(여러 단량체가 반복적으로 결합한 물질) 원료 생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일론 6와 나일론 6,6 생산에 필요한 핵심 단량체를 재생 가능한 탄소원으로부터 생산할 수 있는 모듈형 미생물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효소와 대사 흐름을 더욱 고도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다양한 바이오 기반 고분자 원료를 지속가능하게 생산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화학공학과 안다희 박사가 제 1저자로 참여한 논문으로,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에 5월 4일 게재됐다. ※논문명: Metabolic engineering of Escherichia coli for the biosynthesis of nylon 6 and nylon 6,6 monomers 저자: 이상엽(KAIST, 교신저자), 안다희 (KAIST, 제1저자), 채동언 (KAIST, 제2저자), 총 3명 DOI: https://doi.org/10.1073/pnas.2535786123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 및 합성생물학 핵심기술 개발사업의 ‘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6.01
소셜미디어 광고는 보통 여러 광고 시안을 실제로 운영해 본 뒤에야 어떤 광고가 효과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광고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더욱이 효과적인 광고의 기준은 브랜드마다 크게 다르다. 어떤 브랜드는 인물 중심 광고를 선호하는 반면, 다른 브랜드는 실제 사용 장면을 강조한 광고에서 더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브랜드별 효과적인 광고 전략은 현업에서도 명확히 정리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를 체계적으로 반영해 광고 성과를 예측하는 기술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AIST 신기정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 마케팅 기업 ㈜매드업과의 협력을 통해, 브랜드별 광고 성과를 예측하는 AI 기술인 ‘애드바이저(ADvisor)’를 개발했다. ADvisor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이해하는 생성형 시각-언어 모델을 활용하여 브랜드마다 서로 다른 광고 성공 기준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 효과를 예측한다. 이를 위해, 브랜드의 특성을 분석할 뿐 아니라, 광고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신규 브랜드에 대해서는, 비슷한 성향의 다른 브랜드 광고 데이터를 함께 고려해 광고 전략을 도출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특정 패션 브랜드에서는 ‘강한 헤드라인 문구’가 중요한 기준으로 분석되는 반면, 다른 브랜드에서는 ‘로고 노출도’가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등 브랜드마다 서로 다른 광고 성공 기준을 찾아낼 수 있다. 이후 ADvisor는 이렇게 도출한 브랜드별 기준을 바탕으로 광고를 평가한 뒤, 스스로 평가 결과를 다시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예측을 수행한다. 연구팀은 실제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수집한 뷰티·패션·플랫폼 분야의 10개 브랜드 데이터를 활용해 기술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ADvisor는 기존 AI 광고 예측 모델 대비 최대 7.2%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특히 실제 인스타그램 광고 환경에서 진행한 온라인 A/B 테스트에서는 현업 마케팅 전문가가 선택한 광고보다 클릭률(CTR), 클릭당 비용(CPC), 광고비 대비 매출(ROAS) 등 주요 지표에서 평균 27% 더 우수한 성과를 보이며 실제 마케팅 의사결정에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신기정 교수는 “광고 성과를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효과적인 광고 제작을 위한 첫 단계”라며, “앞으로는 브랜드 특성에 맞는 광고를 AI가 직접 생성하고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AIST 김재철AI대학원의 김경호 석박통합과정과 최연제 석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자연어처리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 중 하나인 ACL 2026의 산업체 부문(Industry Track)에 온라인으로 4월 18일 게재되었으며 구두 발표 논문으로 채택되어 오는 7월 미국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논문명: Pre-Deployment Advertisement Ranking under Data Scarcity via Context-Aware Criteria Generation with VLMs ※논문 링크: https://openreview.net/forum?id=il84gAzAxx 한편,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은 ‘EntireDB2AI: 전체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심층 표현 학습 및 예측 원천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과제의 성과다.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