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유래 약 성분은 많지만, 식물이 이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는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70년 만에 토종 약용식물 광대싸리에서 항암 성분인 세큐리닌이 생성되는 전 과정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번 성과로 실험실과 미생물 공장에서 항암 물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 연구팀과 화학과 한순...
유튜브 영상 추천이나 금융 사기 탐지처럼 사람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빠르게 분석하는 핵심 AI 기술로 ‘그래프 신경망(GNN, Graph Neural Network)’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그래프는 우리가 떠올리는 그래프 그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관계를 뜻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엔비디아보다 추천 속도는 2.1배 빠르고, 지연은 줄이며, 전력 소모까지 낮춘 AI 반도체 기술 ‘오토GNN(AutoGNN)’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 연구팀이 그래프 신경망 기반 인공지능의 추론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AI 반도체 기술 ‘오토GNN’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서비스 지연의 주된 원인이 인공지능 추론 이전 단계인 그래프 전처리(Graph Preprocessing) 과정에 있음을 밝혀냈다. 이 과정은 전체 계산 시간의 70~90%를 차지하지만, 기존 GPU는 복잡한 관계 구조를 정리하는 연산에 한계가 있어 병목 현상이 발생해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입력 데이터 구조에 따라 반도체 내부 회로를 실시간으로 바꾸는 적응형 AI 가속기 기술을 설계했다. 분석해야 할 데이터의 연결 방식에 맞춰 반도체가 스스로 가장 효율적인 구조로 바뀌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필요한 데이터만 골라내는 UPE 모듈과 이를 빠르게 정리·집계하는 SCR 모듈을 반도체 안에 구현했다. 데이터의 양이나 형태가 바뀌면 이에 맞춰 최적의 모듈 구성이 자동으로 적용돼,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성능 평가 결과, 오토GNN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RTX 3090) 대비 2.1배 빠른 처리 속도를 기록했으며, 일반 CPU 대비 9배 빠른 성능과 함께 에너지 소모를 3.3배 줄이는 효율성을 보였다. 이번 기술은 추천 시스템이나 금융 사기 탐지처럼 복잡한 관계 분석과 빠른 응답이 필요한 인공지능 서비스에 즉시 적용할 수 있다. 데이터 구조에 따라 스스로 최적화되는 AI 반도체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지능형 서비스의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정명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불규칙한 데이터 구조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유연한 하드웨어 시스템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추천 시스템은 물론 금융·보안 등 실시간 분석이 필요한 다양한 AI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26년 1월 31일부터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컴퓨터 아키텍처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대회인 제32회 ‘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High-Performance Computer Architecture (HPCA 2026)’에서 2월 4일 발표됐다. ※ 논문명: AutoGNN: End-to-End Hardware-Driven Graph Preprocessing for Enhanced GNN Performance, https://2026.hpca-conf.org/details/hpca-2026-main-conference/69/AutoGNN-End-to-End-Hardware-Driven-Graph-Preprocessing-for-Enhanced-GNN-Performance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유례없는 폭염과 한파가 반복되며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가운데,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이 전 세계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유해 가스를 산소로 분해하는 촉매 기술은 친환경 정화의 핵심이다. 한국 연구진은 그동안 막연히 ‘산소를 잘 쓴다’고 여겨졌던 촉매가 반응 환경에 맞춰 산소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원리를 밝혀내며, 촉매 설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현주 교수, 서울대학교 한정우 교수, KAIST 박정영 교수 공동연구팀은 친환경 촉매로 널리 쓰이는 세리아(CeO₂)*가 크기에 따라 산소를 사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세리아(Ceria,CeO2: 세륨(Cerium)이라는 금속과 산소가 결합한 화합물 세리아는 값비싼 귀금속 촉매를 대체·보완하는 금속 산화물 촉매로, 산소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어 촉매 분야에서 ‘산소 탱크’로 불린다. 그러나 그동안 산소가 어디서 와서, 어떤 조건에서 반응에 사용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단순히 ‘산소를 잘 쓰는 촉매’가 아니라, ‘산소를 상황에 맞게 골라 쓰는 촉매’라는 새로운 개념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세리아를 아주 작은 나노 크기부터 상대적으로 큰 크기까지 정밀하게 제어한 촉매를 제작하고, 산소의 이동과 반응 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작은 세리아 촉매는 공기 중 산소를 빠르게 받아들여 즉시 반응에 사용하는 ‘순발력형’으로 작동하는 반면, 큰 세리아 촉매는 내부에 저장된 산소를 표면으로 끌어올려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지구력형’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촉매의 크기만 조절해도 반응 조건에 따라 공기 중 산소를 사용할지, 내부에 저장된 산소를 사용할지를 선택할 수 있는 설계 원리가 처음으로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이 메커니즘을 첨단 실험 분석과 인공지능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동시에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메탄 제거 실험에 적용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수십 배 강한 온실가스로, 산소를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전환하는 촉매 산화 반응으로 제거된다. 실험 결과, 작은 세리아 촉매가 공기 중 산소를 즉각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낮은 온도와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도 메탄을 안정적으로 제거하는 성능을 보였으며, 이는 고가의 귀금속 촉매(백금과 팔라듐) 사용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오히려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성과는 환경 정화 장비의 제조 비용 절감은 물론, 비·습기 등 실제 산업 환경에서도 성능이 유지되는 고내구성 촉매 개발로 이어져 친환경 에너지·환경 산업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현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촉매에서 산소가 작동하는 두 가지 핵심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명확히 구분한 성과”라며, “기후 위기 대응에 필요한 고효율 촉매를 반응 조건에 맞춰 맞춤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윤지 박사과정, 서울대 재료공학부 정석현 박사, KAIST 화학과 한재범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9일 자로 게재되었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모든 물질에는 고유한 ‘빛의 지문’이 있다. 반도체 공정부터 환경 감시, 질병 진단, 우주 연구까지 접촉 없이 물질을 식별해 온 분광학은 ‘과학의 눈’으로 불려왔다. KAIST 연구진은 전문가의 경험에 의존하던 분광 분석을 AI 기반 자동·실시간 판독 기술로 구현해, 반도체·환경·의료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을 크게 확장했다. 우리 대학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박상후 교수 연구팀은 잡음·오염·결손이 많고 복잡하고 겹친 신호 등의 다양한 분광 데이터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자동 해석하는 ‘AI 기반 심층 분광해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스펙트럼이란, 물질이 내거나 흡수한 빛을 무지개처럼 펼쳐 놓은 그래프를 말한다. 기존 분광 분석은 이 스펙트럼 속 숫자로 나타나는 신호를 잘 알려진 참고 데이터와 하나하나 비교하여 수동으로 분석해야 했다. 연구팀은 이런 방식 대신, 스펙트럼 전체를 하나의 ‘이미지’처럼 인식하게 하고 인공지능이 그 패턴을 학습하도록 했다. 그 결과 데이터에 잡음이 섞이거나 일부가 손실된 상황에서도, AI는 마치 사진 속 사물을 알아보듯 정확하게 물질 정보를 찾아냈다. 더 나아가 예측 결과가 과학적으로 타당한지까지 스스로 점검하는 기능을 갖춰, 분석의 신뢰성을 크게 높였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대기화학·플라즈마화학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흡수 분광 데이터에 적용해 검증했다. 그 결과, 복잡하게 뒤섞인 신호 속에서도 오존과 질소산화물 등 8종의 화학 물질 농도를 매우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수작업 분석보다 정확할 뿐 아니라, 데이터 품질이 나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분석의 어려움 때문에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던 방대한 분광 데이터를 ‘즉시 활용 가능한 정보’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반도체 플라즈마 공정의 수율 향상, 핵융합 플라즈마의 안정적 제어는 물론, 스마트 시티 환경 감시, 비접촉식 질병 진단 등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박상후 교수는 “이번 기술은 전문가의 경험에 의존하던 분광 데이터 분석의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 성과”라며, “환경 모니터링, 헬스케어, 플라즈마 진단 등 스펙트럼 분석이 필요한 산업 전반에 즉각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김종찬 박사과정과 허성철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였고, 계측 및 분석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센서 앤 액추에이터 B: 케미칼(Sensors and Actuators B: Chemical)’에 1월 12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Deep spectral deconvolution for image-based broadband spectral data analysis DOI: https://doi.org/10.1016/j.snb.2025.139369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과 KAIST 도약연구사업, 한국재료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탈모 치료의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해법이 제시됐다. 무겁고 딱딱한 헬멧형 탈모 치료기는 이제 과거가 될 전망이다. 공동 연구진은 모자처럼 착용 가능한 OLED 기반 웨어러블 광치료 기기를 개발해, 탈모 진행의 핵심인 모낭 세포 노화를 약 92%까지 억제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 연구팀이 홍콩과학기술대 윤치 교수팀과 공동으로, 직물처럼 유연한 모자 형태의 웨어러블 플랫폼에 특수 OLED 광원을 적용한 비침습* 탈모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비침습 치료: 피부를 절개하거나 신체에 직접적인 손상을 주지 않는 치료 방식 그동안 탈모 개선을 위한 약물 치료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장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 우려로 인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광치료가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탈모 치료용 광기기는 딱딱하고 무거운 헬멧형 구조로 제작돼 사용 환경이 실내로 제한되고, LED나 레이저 기반의 점광원 방식을 사용해 두피 전체에 균일한 광조사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은 점에서 빛을 내는 점광원 대신 넓은 면 전체에서 고르게 빛을 방출하는 면(面) 발광 OLED를 탈모 치료에 적용했다. 특히 천(직물)처럼 유연한 소재 기반의 근적외선(NIR) OLED를 모자 안쪽에 통합해, 광원이 두피 굴곡에 맞춰 자연스럽게 밀착되도록 설계함으로써 두피 전반에 균일한 광 자극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연구팀은 탈모 진행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모낭 세포 노화 억제에 주목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착용형 기기 구현을 넘어, 탈모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빛의 파장’을 정밀하게 설계해 광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데 있다. 연구팀은 빛의 색에 따라 세포 반응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디스플레이용 OLED에 사용되던 파장 제어 기술을 치료 목적에 맞게 확장했다. 이를 통해 모낭세포 중에서도 모낭 맨 아래에 위치해 모발 성장을 조절하는 핵심 세포인 ‘모유두세포’ 활성에 최적인 730~740nm 대역의 근적외선만을 선택적으로 방출하는 맞춤형 OLED를 구현했다. 개발된 근적외선 OLED의 효과는 인간 모유두세포(human Dermal Papilla Cells, hDPCs)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검증됐다. 세포 노화 평가 결과, 근적외선 OLED 조사 조건에서 대조군 대비 약 92% 수준의 세포 노화 억제 효과가 확인됐으며, 이는 기존 적색광 조사 조건보다 우수한 결과다. 제 1저자인 조은해 박사는 “딱딱한 헬멧형 점광원 장치 대신, 천처럼 부드러운 직물 기반 OLED를 모자 형태로 구현해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광치료 플랫폼을 제시했다”며 “빛의 파장을 정밀하게 설계해 모낭 세포 노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한 점이 핵심 성과”라고 말했다. 최경철 교수는 “OLED는 얇고 유연해 두피 곡면에 밀착할 수 있어 두피 전체에 균일한 빛 자극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향후 전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고, 실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조은해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10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Wearable textile-based phototherapy platform with customized NIR OLEDs toward non-invasive hair loss treatment,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8258-3, 공저자: Eun Hae Cho, Jingi An, Yun Chi, Kyung Cheol Choi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NRF)을 통해 수행된 국가 R&D(사업미래개척 융합과학기술개발사업(브릿지융합연구) 생체조직 접합패치와 약물전달, 광치료 OLED 테라피를 융합한 상처치료용 피부 패치 개발),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기술혁신프로그램(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용 50% 이상 신장 가능한 기판 소재 개발),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BK21 FOUR 사업(Connected AI Education & Research Program for Industry and Society Innovation,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1M3C1C3097646, 20017569, 4120200113769)
지금의 챗GPT 등 대규모 언어모델(LLM) 서비스는 대부분 고가의 GPU 서버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서비스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과 전력 소모가 급격히 증가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AI 인프라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박종세 교수를 중심으로 한 애니브릿지(AnyBridge) AI 팀이 GPU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AI 가속기를 통합해 LLM을 효율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차세대 AI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해당 기술은 카카오가 주최한 ‘4대 과학기술원×카카오 AI 육성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카카오와 KAIST, GIST, DGIST, 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공동으로 추진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으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예비 창업팀들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 팀을 선발했다. 대상 팀에는 총 2,0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최대 3,500만 원 규모의 카카오클라우드 크레딧이 제공된다. 애니브릿지 AI는 KAIST 전산학부 박종세 교수(대표)를 중심으로 권영진 교수, 허재혁 교수가 함께 참여한 기술 창업팀으로, AI 시스템과 컴퓨터 아키텍처 분야에서 축적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미국 실리콘밸리 AI 반도체 시스템 스타트업 삼바노바(SambaNova)의 공동창업자이자 스탠포드대 교수인 쿤레 올루코툰(Kunle Olukotun) 교수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기술 및 사업 확장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애니브릿지 팀은 현재 대부분의 LLM 서비스가 고가의 GPU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어, 서비스 규모가 확대될수록 운영 비용과 전력 소모가 급격히 증가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이 특정 하드웨어 성능이 아니라, GPU 뿐만 아니라 NPU(AI 계산에 특화된 반도체), PIM(메모리 안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는 차세대 반도체) 등 다양한 AI 가속기를 효율적으로 연결·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계층의 부재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애니브릿지 팀은 가속기 종류와 관계없이 동일한 인터페이스와 런타임 환경에서 LLM을 서비스할 수 있는 통합 소프트웨어 스택을 제안했다. 특히 GPU 중심으로 고착화된 기존 LLM 서빙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고, 여러 종류의 AI 가속기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멀티 가속기 LLM 서빙 런타임 소프트웨어’를 핵심 기술로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기술을 통해 특정 벤더나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작업 특성에 따라 가장 적합한 AI 가속기를 선택·조합할 수 있는 유연한 AI 인프라 구조 구현이 가능하다. 이는 LLM 서비스의 비용과 전력 소모를 줄이고, 확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장점으로 평가된다. 또한 애니브릿지 팀은 다년간 축적한 LLM 서빙 시스템 시뮬레이션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도 다양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설계 조합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연구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점은 기술의 완성도와 산업적 실현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종세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이번 수상은 GPU 중심 AI 인프라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AI 가속기를 통합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연구 성과를 산업 현장과 창업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LLM 서빙 인프라 핵심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은 KAIST의 연구 성과가 논문을 넘어 차세대 AI 인프라 기술과 창업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애니브릿지 AI 팀은 향후 카카오 및 관련 산업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고도화와 실증을 진행하고, 차세대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분야의 핵심 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TV와 스마트워치, 그리고 최근 주목받는 VR·AR 기기까지. 화면을 구성하는 핵심 기술인 마이크로LED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LED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디스플레이 완성의 필수 조건인 빨강·초록·파랑(RGB) 가운데 가장 구현이 어려웠던 적색 마이크로LED 기술을 한국연구진이 고효율·초고해상도로 구현하며, 현실보다 더 선명한 화면 구현할 수 있는 신기술을 내놓았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상현 교수 연구팀이 인하대학교(총장 조명우) 금대명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하고 화합물 반도체 제조업체 큐에스아이(대표 이청대)와 마이크로디스플레이·반도체 SoC 설계 기업 라온택(대표 이승탁)과 협업으로, 초고해상도이면서도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인 적색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최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해상도의 약 3~4배, VR·AR 기기에서도 초고해상도 수준의 화면이 아닌 ‘현실에 가까운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1700 PPI*급 초고해상도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PPI: 픽셀은 화면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점으로, 이 픽셀이 얼마나 촘촘히 배치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PPI(Pixel Per Inch)임 마이크로LED는 픽셀 자체가 발광하는 디스플레이 기술로, OLED보다 밝기와 수명, 에너지 효율 면에서 뛰어나지만 두 가지 핵심 난제가 있었다. 첫째는 적색 LED의 효율 저하 문제다. 특히 ‘적색 픽셀’ 구현할때 픽셀이 작아질수록 에너지가 새어나가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둘째는 전사(Transfer) 공정의 한계였다. 수많은 미세 LED를 하나씩 옮겨 심어야 하는 기존 공정 방식은 초고해상도 구현이 어렵고 불량률도 높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먼저 알루미늄 인듐 인화물/갈륨 인듐 인화물(AlInP/GaInP) ‘양자우물 구조’를 적용해, 픽셀이 작아져도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는 고효율 적색 마이크로LED를 구현했다. 쉽게 말해, 양자우물 구조는 전자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에너지 장벽’을 세워 빛을 내는 공간에 가둬두는 기술이다. 이로 인해 픽셀이 작아져도 에너지 손실이 줄고, 더 밝고 효율적인 적색 마이크로LED 구현이 가능해진다. 또한 LED를 하나씩 옮기는 대신, 회로 위에 LED 층을 통째로 쌓아 올리는 ‘모놀리식 3차원 집적 기술’을 적용했다. 이 방식은 정렬 오차를 줄이고 불량률을 낮춰,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회로 손상을 막는 저온 공정 기술도 함께 확보했다. 이번 성과는 구현이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초고해상도 적색 마이크로LED를 실제 구동 가능한 디스플레이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기술은 화면의 입자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야 하는 AR·VR 스마트 글래스를 비롯해, 차량용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초소형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LED 분야에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적색 픽셀 효율과 구동 회로 집적 문제를 동시에 풀어낸 성과”라며, “상용화가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KAIST 정보전자연구소 박주혁 박사가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Nature Electronics에 1월 20일에 게재됐다. ※ 논문명: Monolithic 3D 1700PPI red micro-LED display on Si CMOS IC using AlInP/GaInP epi-layers with high internal quantum efficiency and low size dependency, DOI: 10.1038/s41928-025-01546-4, URL: https://www.nature.com/articles/s41928-025-01546-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본연구(2019), 디스플레이전략연구실 사업(현재 수행 중), 삼성미래육성센터(2020~2023)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새 스마트폰을 바꿀 때마다 연락처와 사진을 처음부터 다시 옮겨야 한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지금의 인공지능(AI) 모델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성능이 더 좋은 새로운 ChatGPT 같은 AI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특정 분야의 지식을 갖추기 위해 막대한 데이터와 비용을 들여 다시 학습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 연구진이 이러한 비효율을 해결할 수 있는 AI 모델 간 ‘지식 이식’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김현우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서로 다른 인공지능 모델 사이에서 학습된 지식을 효과적으로 ‘이식’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사진과 글을 함께 이해하는 시각–언어 모델(Vision-Language Model, VLM)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가 사진을 보여주며 질문하면 설명을 해주는 ChatGPT와 같은 멀티모달 AI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이러한 모델들은 대규모 이미지와 언어 데이터를 사전 학습해, 적은 양의 데이터만으로도 새로운 분야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새로운 AI 모델이 나올 때마다 이러한 ‘적응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 큰 비효율로 지적돼 왔다. 기존의 적응 기법들 역시 모델 구조가 조금만 달라져도 그대로 활용하기 어렵거나, 여러 모델을 동시에 사용해야 해 메모리와 연산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델의 구조나 크기에 상관없이 학습된 지식을 재사용할 수 있는 전이 가능한 적응 기법(Transferable adaptation)인 ‘TransMiter’를 제안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한 AI가 학습하며 쌓은 ‘적응 경험’을 다른 AI 모델로 직접 옮기는 것이다. 연구진 기술은 AI의 복잡한 내부 구조를 뜯어고치지 않고, 예측 결과(output)만 보고 배운 요령을 다른 AI에게 전해주는 방식이다. 서로 생김새가 다른 AI 모델이라도 같은 질문에 내놓은 답변을 기준으로 정리해 주면, 한 AI가 익힌 노하우를 다른 AI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드는 학습 과정을 다시 거칠 필요가 없고, 속도도 거의 느려지지 않는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모델 구조나 크기가 다르면 재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AI의 적응 지식을 모델 종류에 상관없이 정밀하게 이식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반복적인 학습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필요한 분야에 맞춰 거대언어모델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이른바 ‘지식 패치(patch)’ 기술로의 활용도 기대된다. 김현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확장하면, 빠르게 발전하는 초거대언어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했던 후학습(post-training)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손쉽게 추가하는 ‘모델 패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산학부 송태훈 석사과정 학생, 이상혁 박사후연구원, 고려대학교 박지환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으며, 김현우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인공지능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대회인 AAAI 2026(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 구두 발표(25년 기준 채택률 4.6%)로 채택돼, 1월 25일 발표됐다. ※ 논문명: Transferable Model-agnostic Vision-Language Model Adaptation for Efficient Weak-to-Strong Generalization. DOI : https://doi.org/10.48550/arXiv.2508.08604 한편, 김현우 교수 연구실은 이번 논문을 포함해 구글 클라우드 AI와 공동 진행한 문서내의 테이블 이해를 고도화한 기술인 TabFlash 포함하여 해당 학회에 총 3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26.01.27
전기차를 한 번 더 멀리 가게 하고, 스마트폰을 더 오래 쓰게 만드는 힘은 배터리 소재에서 나온다. 그중에서도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직접 좌우하는 핵심 재료가 바로 양극재다. 배터리 소재 개발에 필요한 수많은 실험을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다면 어떨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실험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양극재의 입자 크기와 예측 신뢰도를 함께 제시하는 인공지능(AI)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며,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의 확장 가능성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팀이 조은애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실험 데이터가 불완전한 상황에서도 배터리 양극재의 입자 크기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그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제공하는 머신러닝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배터리 내부의 양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에너지를 저장하고 꺼내 쓰게 만드는 핵심 재료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양극재는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을 혼합한 NCM 계열 금속 산화물로,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속도, 주행 거리, 안전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러한 양극재를 이루는 아주 작은 1차 입자의 크기가 배터리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점에 주목했다. 입자가 지나치게 크면 성능이 저하되고, 반대로 너무 작으면 안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입자 크기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는 AI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입자 크기를 파악하기 위해 소결 온도와 시간, 재료 조성 등을 바꿔가며 수많은 실험을 반복해야 했다. 그러나 실제 연구 현장에서는 모든 조건을 빠짐없이 측정하기 어렵고, 실험 데이터가 누락되는 경우도 잦아 공정 조건과 입자 크기 간의 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락된 데이터는 보완하고, 예측 결과는 신뢰도와 함께 제시하는 AI 프레임워크를 설계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화학적 특성을 고려해 빠진 실험 데이터를 보완하는 기술(MatImpute)과, 예측 불확실성을 함께 계산하는 확률적 머신러닝 모델(NGBoost)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 AI 모델은 단순히 입자 크기를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예측을 어느 정도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까지 함께 제공한다. 이는 실제로 어떤 조건에서 재료를 합성할지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실험 데이터를 확장해 학습한 결과, AI 모델은 약 86.6%의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분석 결과, 양극재 입자 크기는 재료 성분보다도 굽는 온도와 시간 같은 공정 조건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존의 실험적 이해와도 잘 부합한다. 연구진은 AI 예측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금속 성분 비율은 동일한 NCM811(Ni 80% / Co 10% / Mn 10%) 조성을 유지하되 기존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제조 조건으로 합성한 양극재 시료 4종을 새롭게 제작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AI가 예측한 입자 크기는 실제 현미경 측정 결과와 거의 일치했으며, 오차는 대부분 머리카락 두께보다 훨씬 작은 0.13마이크로미터(μm) 이하로 나타났다. 특히 AI가 함께 제시한 예측 불확실성 범위 안에 실제 실험 결과가 포함돼, 예측값뿐 아니라 그 신뢰도 역시 타당함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배터리 연구에서 모든 실험을 수행하지 않아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조건을 먼저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배터리 소재 개발 속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실험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승범 교수는 “AI가 예측값뿐 아니라 그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제시한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과 벤 마디카(Benediktus Madika)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신소재·화학공학 분야의 국제적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2025년 10월 8일자로 게재됐다. ※ 논문 제목: Uncertainty-Quantified Primary Particle Size Prediction in Li-Rich NCM Materials via Machine Learning and Chemistry-Aware Imputation, DOI: https://doi.org/10.1002/advs.202515694> 한편, 본 연구는 벤 마디카, 강채율, 심주성, 박태민, 문정현 연구원과 조은애 교수,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 한국연구재단 미래융합기술파이오니어(전략형) 지원(과제번호 RS-2023-00247245)을 받아 진행됐다.
2026.01.26
비만과 지방간, 인슐린 저항성 등 대사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지방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근본적으로 조절할 방법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특히 지방세포는 한 번 형성되면 쉽게 줄어들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대학 연구진이 지방 형성을 막는 ‘스위치’가 존재함을 밝혀냈다. 이번 발견은 DNA 자체를 바꾸지 않고 유전자의 작동을 조절하는 ‘후성유전체 스위치’가 지방세포 생성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규명한 것으로, 향후 비만과 대사질환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임대식 교수와 강주경 교수 연구팀은 히포(Hippo) 신호전달경로*의 핵심 조절 인자인 ‘얍/타즈(YAP/TAZ)’가 지방세포 분화과정**에서 후성유전체 수준의 ‘분화 억제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얍/타즈가 자신의 하위 표적인 ‘비글스리(VGLL3)’를 통해 지방세포 형성을 담당하는 유전자들의 작동을 광범위하게 억제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히포 신호전달경로: 세포가 언제 자라고, 언제 분열을 멈추고 분화할지를 조절하는 일종의 세포 운행 통제 시스템 **지방세포 분화과정: 지방 전구세포(또는 줄기세포)가 성숙한 지방세포로 변화하는 과정 세포 분화는 단순히 하나의 유전자가 켜지고 꺼지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유전자와 DNA 조절 부위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복합적인 과정이다. 연구팀은 전구세포*가 지방세포로 분화하는 전 과정을 추적하며, 유전자 발현 변화와 후성유전체 변화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활용했다. *전구세포: 어떤 세포가 될지 이미 방향이 정해진, 성장 중인 중간 단계 세포 그 결과, 얍/타즈(YAP/TAZ)가 활성화된 조건에서는 지방세포라고 확인해주는 정체성을 만드는 유전자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못하고, 피피에이알감마(PPARγ)*를 중심으로 한 지방세포 분화 네트워크 전반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피피에이알감마(PPARγ): 몸속 에너지 저장과 사용을 조절하는 ‘대사 마스터 스위치’조절자 특히 연구팀은 지방조직 단일세포 분석을 통해, 얍/타즈(YAP/TAZ)의 새로운 표적 유전자로 비글스리(VGLL3)를 발굴했다. 기존에는 얍/타즈(YAP/TAZ)가 피피에이알감마(PPARγ)와 직접 결합해 그 기능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비글스리(VGLL3)가 지방세포 유전자들의 DNA 조절 부위인 ‘인핸서’를 억제해 지방세포 분화 프로그램 전체를 간접적으로 제어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는 지방세포가 언제, 얼마나 강하게 만들어질지를 결정하는 핵심 타이밍 조절에 히포 신호전달 경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조직의 기능 이상은 비만, 인슐린 저항성, 지방간 등 다양한 대사질환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얍/타즈-비글스리-피피에이알감마(YAP/TAZ–VGLL3–PPARγ) 축의 조절 원리가 지방세포 형성과 기능 이상에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를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향후 대사질환을 조절하거나 치료하는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대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방세포 분화가 단순한 유전자 조절을 넘어, 후성유전체 수준에서 정교하게 제어된다는 점을 최초로 규명한 성과”라며, “지방세포의 정체성 변화 기전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고, 장기적으로는 대사질환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설태준 학생과 강주경 박사가 공동 제 1 저자로 참여하여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즈(Science Advances)에 1월 14일자로 출판되었다. ※ 논문명: YAP/TAZ-VGLL3 governs adipocyte fate via epigenetic reprogramming of PPARγ and its target enhancers, DOI:10.1126/sciadv.aea7235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리더연구자 지원사업, 해외우수과학자 유치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1.26
기존 알츠하이머병(치매) 치료법은 아밀로이드 베타나 활성 산소종 등 한 가지 원인만 겨냥해 왔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은 여러 원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질환으로, 이러한 접근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 약물 후보 성분(분자*)의 구조 배치만 바꿔 알츠하이머병을 악화시키는 여러 원인을 한 번에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이 전남대학교(총장 이근배) 화학과 김민근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원장 권석윤) 국가바이오인프라사업본부 이철호 박사, 실험동물자원센터 김경심 박사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같은 분자라도 구조의 배치 차이(위치 이성질체)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에 작용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의 치매 유전자를 지닌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APP/PS1)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해당 화합물이 실제 생체 내에서도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은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뇌에 쌓이는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 이온, 활성 산소종 등 여러 물질이 서로 영향을 주며 병을 악화시킨다. 특히 금속 이온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결합해 독성을 키우고, 이 과정에서 활성 산소종 생성이 증가해 뇌 신경 세포 손상이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여러 발병 원인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연구팀이 주목한 ‘위치 이성질체’는 같은 재료로 만든 분자라도 붙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실제로 분자의 위치가 달라지자 활성 산소에 반응하는 정도나 아밀로이드 베타 및 금속과 결합하는 성질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구조가 조금씩 다른 세 가지 분자를 비교 분석했고, 그 결과, 아주 미세한 구조 차이만으로도 활성 산소를 줄이는 능력, 아밀로이드 베타와의 결합 방식, 금속과의 상호작용 특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분자의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들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동시에 조절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특히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 실험에서는 특정 구조를 가진 화합물이 활성 산소종,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를 한 번에 조절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 화합물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 해마 부위의 신경 세포 손상을 줄이고,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을 감소시켜, 저하됐던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임미희 KAIST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분자의 구성 성분을 바꾸지 않고도 구조의 배치만 조절해 여러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에 동시에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알츠하이머병처럼 원인이 복잡하게 얽힌 질환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나찬주·이지민 석박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저명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mpact Factor: 15.7, 화학 분야 상위 5.0%) 2026년 1월 14일자 Issue 1호에 게재됐다. ※ 논문명: Positional Isomerism Tunes Molecular Reactivities and Mechanisms toward Pathological Targets in Dementia, ※ DOI: 10.1021/jacs.5c14323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 글로벌 선도연구센터), 세종과학펠로우십,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및 KRIBB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