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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화학 학습으로 새로운 소재 개발 가능
새로운 물질을 설계하거나 물질의 물성을 예측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기도 한다. 한미 공동 연구진이 기본 인공지능 모델보다 발전되어 화학 개념 학습을 하고 소재 예측, 새로운 물질 설계, 물질의 물성 예측에 더 높은 정확도를 제공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 화학과 이억균 명예교수와 김형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창원대학교 생물학화학융합학부 김원준 교수, 미국 UC 머세드(Merced) 응용수학과의 김창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인 ‘프로핏-넷(이하 PROFiT-Net)’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은 유전율, 밴드갭, 형성 에너지 등의 주요한 소재 물성 예측 정확도에 있어서 이번 기술은 기존 딥러닝 모델의 오차를 최소 10%, 최대 4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다. PROFiT-Net의 가장 큰 특징은 화학의 기본 개념을 학습해 예측 성능을 크게 높였다는 점이다. 최외각 전자 배치, 이온화 에너지, 전기 음성도와 같은 내용은 화학을 배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기본 개념 중 하나다. 기존 AI 모델과 달리, PROFiT-Net은 이러한 기본 화학적 속성과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직접적으로 학습함으로써 더욱 정밀한 예측을 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새로운 물질을 설계하거나 물질의 물성을 예측하는 데 있어 더 높은 정확도를 제공하며, 화학 및 소재 과학 분야에서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형준 교수는 "AI 기술이 기초 화학 개념을 바탕으로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ˮ고 말했으며 “추후 반도체 소재나 기능성 소재 개발과 같은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AI가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ˮ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의 김세준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하였고,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에 지난 9월 25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PROFiT-Net: Property-networking deep learning model for materials, PROFiT-Net 링크: https://github.com/sejunkim6370/PROFiT-Net)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나노·소재 기술개발(In-memory 컴퓨팅용 강유전체 개발을 위한 전주기 AI 기술)과 탑-티어 연구기관 간 협력 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 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2024.10.10
조회수 521
세계 최초 원자 편집으로 신약 발굴 패러다임 바꿔
선도적 신약 개발에서는 약효의 핵심 원자를 손쉽고 빠르게 편집하는 신기술은 의약품 후보 발굴 과정을 혁신하는 원천 기술이자, 꿈의 기술로 여겨져 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약효를 극대화하는 단일 원자 편집 기술 개발에 세계 최초 성공했다. 우리 대학 화학과 박윤수 교수 연구팀이 오각 고리 화합물인 퓨란의 산소 원자를 손쉽게 질소 원자로 편집·교정하여, 제약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피롤 골격으로 직접 전환하는 원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해당 연구성과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과학 분야 최고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誌 에 지난 10월 3일 게재됐다. (논문명: Photocatalytic Furan-to-Pyrrole Conversion) 많은 의약품은 복잡한 화학 구조를 갖지만, 정작 이들의 효능은 단 하나의 핵심 원자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산소, 질소와 같은 원자는 바이러스에 대한 약리 효과를 극대화 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처럼 약물 분자 골격에 특정 원자를 도입했을 때 나타나는 효능을 ‘단일 원자 효과(Single Atom Effect)'라 한다. 선도적 신약 개발에서는 수많은 원자 종류 중 약효를 극대화하는 원자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단일 원자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단계·고비용의 합성 과정이 필연적으로 요구되어 왔다. 산소 혹은 질소 등을 포함한 고리 골격은 고유의 안정성(방향족성)으로 인해 단일 원자만 선택적으로 편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 교수 연구팀은 빛에너지를 활용하는 광촉매를 도입하여 해당 기술을 구현했다. 분자 가위 역할을 하는 광촉매 개발을 통해 오각 고리를 자유자재로 자르고 붙임으로써 상온·상압 조건에서 동작하는 단일 원자 교정 반응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켰다. 들뜬 상태의 분자 가위가 단전자 산화 반응을 통해 퓨란의 산소를 제거하고, 질소 원자를 연이어 추가하는 새로운 반응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연구팀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KAIST 화학과 김동현, 유재현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은 “빛에너지를 활용해 가혹한 조건을 대체하여 해당 기술이 높은 활용성을 가질 수 있었다”며,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진 천연물이나 의약품들을 기질로 활용해도 선택적으로 목표 편집이 수행된다”고 이번 연구의 범용성을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박윤수 교수는 “오각 고리형 유기 물질의 골격을 선택적으로 편집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제약 분야의 중요한 숙제였던 의약품 후보 물질의 라이브러리 구축에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 언급하며, “해당 기반 기술이 신약 개발 과정을 혁신하는데 쓰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내용은 ‘사이언스(Science)’誌 내의 퍼스텍티브(Perspective) 섹션에 추가로 선정되어 연구의 의의가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는 해당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저명한 과학자가 파급력 있는 연구를 선별하여 해설을 제공하는 코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KAIST 교내연구사업 도약연구 및 초세대협업연구실, 포스코청암재단의 포스코 사이언스펠로십의 재원을 바탕으로 수행됐다.
2024.10.10
조회수 504
홀로토모그래피 첨단바이오 분석 전략 소개
첨단 바이오/의학 분야에서 살아있는 세포와 조직 뿐만 아니라 오가노이드의 3차원 영상을 측정하고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술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홀로토모그래피기술은 세포와 조직의 내부를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게 하여 재생의료, 맞춤형 의료, 난임 치료 등 연구에서 잠재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국연구진이 광학 전문가가 아닌 의생명과학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홀로토모그래피 장점과 넓은 응용 가능성을 알리는 논문을 발표해서 화제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원장 양성광)과 공동 집필하여 홀로토모그래피의 원리와 응용 현황, 한계점 및 향후 방향성을 망라한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고 30일 밝혔다. 홀로토모그래피는 엑스레이(X-ray) CT와 물리적인 원리는 동일하나 X선을 이용해 사람 몸속을 보는 CT와는 달리, 빛을 이용하여 세포와 조직의 내부를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게 한다. 염색이나 표지(label)와 같은 화학적⋅유전적 처리 없이 세포와 조직의 3차원 영상을 세포 소기관 수준의 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게 해주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바이오 연구와 산업의 다양한 측정과 분석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살아있는 세포와 조직 뿐만 아니라 장기를 모사하는 3차원 구조체인 오가노이드(organoids)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대체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확인하며, 궁극적으로 장기를 대체하는 치료 목적으로 활발하게 연구 개발이 진행 중이다. 오가노이드와 줄기세포 콜로니와 같은 3차원 생체 시편을 염색이나 전처리 없이 세포 소기관 수준으로 관찰하는 것은 3차원 생물학과 재생의학 분야에서 기초 연구 혁신과 바이오산업 응용 측면에서 모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연구팀이 집필한 이번 논문에서는 3차원 생물학, 재생의료, 암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적용한 사례와 미래 발전 가능성을 소개했다. 또한, 광원의 결맞음(coherency) 정도에 따른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유형화하고, 각 기술의 원리, 한계점, 극복 방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홀로토모그래피를 결합해 세포와 오가노이드를 관찰할 수 있는 한계를 크게 확장할 수 있는 전략을 심도 있게 다뤘다.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은 첨단 바이오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인해, 전 세계 주요 대학 연구진들과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분야다. 박용근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핵심 원천 기술과 응용 연구를 수행하며, 홀로토모그래피 분야를 국제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우리 대학 자연과학연구소 김건 박사, 생명과학과 윤기준 교수팀,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구본경 단장),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이성수 박사팀 등 연구진과 공동 집필한 이번 논문은 ‘Nature Reviews Methods Primers’에 7월 25일 자 게재됐다. (논문명: Holotomography) 한편, 이번 연구는 연구재단의 리더연구사업과 창의도전연구지원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홀로그램핵심기술지원사업,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7.30
조회수 1736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로 반도체 발열문제 실마리
기존 정보처리 기술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켜 초고속 초고집적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스핀트로닉스와 오비트로닉스는 줄발열*로 인한 에너지 소모 문제가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었다. 한국 연구진이 초저전력 오비탈** 기반 정보처리 기술의 기틀을 세울 수 있을 기술을 개발하여 화제다. *줄 발열: 도체에 전류가 흐를 때 일어나는 발열 현상. **오비탈: 입자 회전 운동으로 발생되는 각운동량을 뜻함. 우리 대학 물리학과 김세권 교수 연구팀이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이현우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로 반강자성체*에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를 세계 최초로 발견해 물리 및 화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반강자성체: 인접한 원자의 전자스핀이 서로 반대로 정렬하여 순 자성이 없는 물질을 말함.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 축구의 바나나킥처럼, 마그논이 회전방향(오비탈)에 따라 진행궤적이 휘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마그논계에서의 오비탈 홀 효과는 기존에 예측된 바가 없는 새로운 현상이기에 학문적으로 흥미로우며, 기존 스핀 자유도에 국한되었던 마그논 동역학을 오비탈 자유도를 통해 한 단계 확장하는 의의가 있음. 마그논*을 이용한 스핀트로닉스 소자의 경우 줄 발열로 인한 에너지 소모 없이 기존의 컴퓨팅 기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전 세계 각국 학계에서 경쟁적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마그논 스핀에 관해서는 지난 수십 년간 활발히 연구됐으나, 마그논 오비탈의 특성에 관한 이론 정립은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문제였다. *마그논: 양자화된 스핀 파동을 뜻함. 물리학과 김세권 교수 연구팀은 MnPS3(삼황화린망간)와 같이 벌집 격자를 이루는 2차원 반강자성체에서 강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기존에 알려진 마그논 홀 효과는 스핀궤도결합에 기인하기에 그 크기가 작은 데 반해,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는 스핀궤도결합과 무관하게 결정구조에서 기인해 크기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연구팀이 이론적으로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전기적으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실험방법도 제시했다. 이는 스핀 자유도에만 국한되어 있던 마그논 연구의 범위를 스핀과 오비탈로 확장한 연구 결과로 마그논 오비트로닉스라는 연구의 새 장을 열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권 교수는 "마그논 오비탈과 그 수송이론의 정립은 아직 세계적으로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문제이고, 기존 정보처리 기술의 한계를 혁신적으로 뛰어넘는 초저전력 오비탈 기반 정보처리 기술의 기틀을 세울 수 있을 것ˮ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연구는 우리 대학 김세권 교수, 고경춘 박사, 안대현 학생, 그리고 포항공과대학교 이현우 교수의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으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 해외우수과학자 유치사업 플러스(브레인 풀 플러스),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6.17
조회수 2308
화학과 학부생, 항암치료 앞당길 천연물 합성 연구 1저자
국내 자생 약용식물인 ‘광대싸리’에서 추출된 세큐린진 G는 항암제,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및 마약중독 치료제로 개발 가능한 중요한 세큐리네가 천연물군에 속해 있다. 우리 대학 화학과 학부생이 추진한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세큐린진 G의 천연물 전합성*에 성공해 화제다. *천연물 전합성(Total Synthesis): 쉽게 구할 수 있는 시작 물질로부터 여러 단계의 화학반응을 통해 자연에 존재하는 천연물을 실험실에서 합성하는 연구 분야로 각 단계의 화학반응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 목표 분자를 최종적으로 합성할 수 있어 연구 호흡이 길고 난이도가 높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에 재학 중인 윤태식 학부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연구 지도교수: 한순규 교수) 대학원생 멘토인 김태완 대학원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세큐린진(Securingine) G 전합성 논문이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고 7일 밝혔다. 한순규 교수 연구팀의 윤태식 학사과정 학생이 주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영국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에서 발간하는 국제 화학학술지‘케미칼 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에 5월 23일에 실렸다. (논문명: Total Synthesis of (–)-Securingine G) 간단한 화합물에서는 잘 진행되는 반응도 복잡한 구조의 천연물에 도달하는 과정의 전구체에서는 잘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천연물 합성 연구는 고도의 창의력과 화학적 문제해결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학부생이 주도적으로 천연물 전합성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번에 세계 최초로 전합성에 성공한 천연물 세큐린진 G는 세큐리네가 천연물군 중 유일하게 피리딘 헤테로고리를 포함하는 물질이다. 피리딘 헤테로고리는 신약 개발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지난 2023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저분자 약 200종을 조사한 결과 그 중 20%인 40개가 피리딘 헤테로고리를 포함할 정도로 피리딘 골격은 의약적으로 중요하다. 세큐린진 G 합성에 있어 핵심은 어떻게 메니스다우릴라이드*와 피리딘 헤테로고리 사이의 탄소-탄소 결합을 입체 선택적으로 연결하는지였다. 기존에 염기성이 높아 원하는 결합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착안하여 연구진은 새로운 희토류** 기반 교환 시약을 개발해 염기성 조건에서 문제가 된 부반응을 억제하고 핵심이 되는 탄소-탄소 결합을 성공적으로 형성했다. *메니스다우릴라이드: 광대싸리나무에서 세큐리네가 천연물을 생합성하는데 쓰이는 핵심 전구체 **희토류(rare earth element): 란타넘족(lanthanide) 원소와 스칸듐(scandium), 이트리움(yttrium)을 포함한 17개의 원소군으로 이차전지, 석유화학 촉매, 반도체용 연마제, 레이저등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대체불가한 화학물질 우리 대학은 학부생들에게 실질적인 실험 및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부생 연구프로그램(URP, Undergraduate Research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URP 프로그램은 연구계획서 작성부터 성과 발표/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통하여 연구수행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는 소정의 연구비 지원 및 학점 연계를 통해 학부생을 지원한다. 화학과 한순규 교수는 “연구 중심 대학을 지향하는 KAIST에서 URP 프로그램은 학부생이 지도교수와 조교의 지도하에 실질적인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라며 “이를 통해 첨단 연구와 학부 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URP 프로그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6.07
조회수 3868
강유전체 ‘3차원 소용돌이’ 20년 난제 풀어
약 20년 전 아주 작은 나노 크기 0차원 강유전체 내부에 특이한 형태의 분극 분포가 발생할 수 있음이 로랑 벨라이쉬(Laurent Bellaiche) 교수(現 미국 아칸소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진에 의해 이론적으로 예측됐다. 해당 소용돌이 분포를 적절히 제어하면 기존에 비해 10,000배 이상 높은 용량의 초고밀도 메모리 소자로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시돼 학계의 이목을 끌었으나, 3차원 분극 분포 측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실험적인 규명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양용수 교수 연구팀이 포항공과대학교, 서울대학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의 공동연구 및 미국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아칸소대학교 연구진과의 국제협력 연구를 통해 나노강유전체 내부의 3차원 소용돌이 형태 분극 분포를 최초로 실험적으로 규명하였다고 30일 밝혔다. 영구자석과 같이 외부의 자기장이 없어도 자화 상태를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물질들을 강자성체(ferromagnet)라 하고, 강유전체(ferroelectric)는 외부의 전기장 없어도 분극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물질로서 강자성체의 전기(electric)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강자성체(자석)의 경우 나노 크기로 너무 작게 만들면 일정 이하 크기에서는 자석으로서의 성질을 잃어버린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는 반면, 강유전체를 모든 방향에서 아주 작게 나노 크기로 만들면(즉 0차원 구조를 만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지는 오랜 기간 논란거리였다. 인체 내부 장기들을 3차원적으로 보기 위해 병원에서 CT 촬영을 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양용수 교수 연구팀은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다양한 각도에서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를 획득하고, 이를 고급화된 재구성 알고리즘을 통해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원자 분해능 전자토모그래피 기술을 개발 및 응용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강유전체인 바륨-티타늄 산화물(BaTiO3) 나노입자 내부 원자들의 위치를 3차원적으로 완전히 측정하고, 내부의 3차원적 분극 분포 또한 단일 원자 단위로 규명했다. 분극 분포 분석 결과, 20년 전에 이론적으로 예측됐던 대로 강유전체 내부에 소용돌이를 비롯한 다양한 위상학적 분극 분포가 발생하고, 강유전체의 크기에 따라 내부 소용돌이의 개수 또한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최초로 실험적으로 밝힐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년 전 해당 소용돌이 분극 이론을 최초 제시했던 벨라이쉬(Bellaiche) 교수와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했고, 실험에서 얻은 소용돌이 분포 결과가 이론적인 계산으로도 잘 설명됨을 추가적으로 증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양용수 교수는 "이번 결과는 기판의 유/무나 주변 환경에 무관하게 강유전체 크기와 형태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나노 크기에서 강유전성 소용돌이를 제어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아울러, 이러한 분극 분포 소용돌이의 개수 및 회전 방향을 조절함으로써 기존보다 약 10,000배 이상 많은 양의 정보를 같은 크기의 소자에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고밀도 메모리 소자 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라고 말했다. 물리학과 정채화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에 지난 5월 8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 Revealing the Three-Dimensional Arrangement of Polar Topology in Nanoparticles).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및 KAIST 특이점교수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5.30
조회수 2882
폐플라스틱 재활용 높이는 해중합 기술 개발
기존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재융합하는 해중합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해중합 과정에서 환경 유해 물질을 걸러내 친환경 용기 등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을 더 가속화할 수 있도록 KAIST 연구진이 해중합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원리를 발견했다. 우리 대학 화학과 서명은 교수 연구팀이 고분자 자기조립을 활용하여 고분자의 해중합 온도를 낮추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중합은 간단한 분자 수준의 단량체들이 화학적 반응으로 연결되어 거대한 고분자 사슬을 형성하는 것을 말하며, 해중합은 고분자 사슬을 단량체 수준으로 분해하는 것을 말함. 기존에 고분자를 해중합하여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방법은 높은 온도가 필요하여 효율성이 낮았다. 연구팀은 고분자 합성과정에서 자기조립이 일어날 때 해중합 온도가 낮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고분자가 잘 섞이지 않는 용매에서 일어나는 자기조립은 엔트로피*에 반해서 질서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조그만한 분자 단량체들을 서로 이어 거대한 고분자 사슬을 만드는 합성 과정 또한 질서를 증대하는 반면, 고분자 사슬을 조각내어 원래 단량체로 돌리는 해중합은 무질서해지는 방향을 향한 변화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자기조립이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질서와 무질서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중합보다 해중합이 우세해지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를 이용해, 천정온도** 186℃로 알려진 고분자가, 자기조립이 일어나는 선택적 용매에서는 천정온도가 90℃로 감소돼, 보다 낮은 온도에서 해중합을 유도할 수 있었다. *엔트로피: 무질서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경향 **천정온도: 중합과 해중합 속도가 균형을 이루는 온도를 말함. 연구팀은 고분자를 합성한 후 온도를 올려 고분자 나노구조체를 구성하는 사슬을 재사용이 가능한 단량체로 분해했다. 다시 온도를 내리면 분해된 단량체는 다시 중합돼 나노구조체를 형성하는 지속가능한 자기조립 체계를 구현했다. 나노구조체의 형상은 사슬의 길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연구팀은 온도를 올리고 내리면 그에 따라 구조체의 모양이 바뀌는 것을 관찰했다. 또한 점도와 같은 물성은 단량체 중에 고분자로 존재하는 비율에 의존하므로, 중합/해중합을 반복하면서 점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결과 또한 확인하였다. 연구를 주도한 서명은 교수는 “기존에 고분자를 화학적으로 분해하기 위해서는 높은 온도가 필요하여 어려움이 있었지만 고분자 자기조립을 활용하여 해중합 온도를 낮출 수 있었고 이 원리를 활용하여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연이 단백질들을 붙이고 떼는 중합/해중합 과정을 통해 능동적으로 세포의 모양과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처럼, 필요에 따라 물성과 형상을 바꿀 뿐만 아니라 움직임도 가능한 스마트 고분자 소재로 향후 발전시킬 가능성을 탐구하고 싶다ˮ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대학 화학과 남지윤 박사가 제1 저자로, 유창수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해 수행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더 아메리칸 케미컬 소사이어티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5월 8일 字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Polymerization/Depolymerization-Induced Self-Assembly Under Coupled Equilibria of Polymerization with Self-Assembly)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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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맞춤형 정밀 의학 정확도 높일 ‘렌즈’ 개발
평균이 아닌 개인차를 고려하는 정밀 의학 시대가 열렸다. 사람마다 다른 유전적 특징을 알아내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덕분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사체를 해독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개발됐다.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IBS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CI) 연구팀은 전사체 분석 빅데이터에서 유용한 생물학적 정보만 골라내는 새로운 도구인 ‘scLENS(single-cell Low-dimension Embedding using Effective Noise Subtraction)’를 개발했다.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은 최근 생물학, 신약 개발, 임상 연구 등 여러 분야에서 주목받는 도구다. 개별 세포 단위에서 유전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이용하면 암 조직 내 수십 가지 종류의 세포를 구분하고, 유전적 변이가 발생한 세포만 표적하는 정밀 치료가 가능해진다.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기술이 임상에 광범위하게 이용되려면, 도출되는 빅데이터에서 유용한 생물학적 신호를 찾아내는 효율적인 분석 도구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은 수백~수천 개에 이르는 개별 세포의 수만 개에 이르는 다양한 유전자 발현량을 측정하기 때문에 데이터 용량이 수~수십 GB에 달한다. 이 방대한 데이터 중 생물학적으로 유용한 신호는 3% 내외에 불과하다. 이 방대하고 노이즈(잡신호)가 많은 데이터에서 유용한 생물학적 신호를 골라내기 위해 지금까지 여러 데이터 처리 도구가 개발됐다. 하지만 기존 도구는 사용자가 생물학적 신호와 노이즈의 ‘경계선’을 직접 설정해야 해서 주관이 개입됐다. 즉, 분석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고,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우선, 연구진은 기존 분석 도구들이 부정확한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사용자가 노이즈의 임계값을 결정하는 데이터 전처리 방식 자체가 생물학적 신호를 왜곡시킨다는 것을 규명하고, 왜곡 없는 새로운 전처리 방식을 개발했다. 나아가 연구진은 수학적 방법론인 ‘랜덤 행렬 이론’을 이용해 사용자의 주관적 선택 없이 자동으로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데이터에서 신호와 노이즈를 구별하는 프로그램인 ‘scLENS’를 개발했다. 제1 저자인 김현 연구원은 “scLENS는 사용자의 선택 없이 데이터에 내재된 구조만을 이용해 자동으로 신호와 노이즈를 구별하기 때문에 사용자 편향성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며 “연구자들의 노동집약적인 신호 선택 과정을 없애면서도 분석 정확성은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기존 개발된 11가지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과 scLENS의 상대적 성능을 비교했다. 이를 통해 scLENS가 다른 모든 프로그램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널리 쓰이는 프로그램인 ‘Seurat’과 비교했을 때 scLENS는 세포 그룹화 성능이 약 10% 이상 우수하며, 데이터에 내재된 국소 구조를 43% 더 효과적으로 포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cLENS는 기존 프로그램보다 많은 계산을 하지만 메모리 사용 최적화를 통해 10만 개의 세포와 2만 개의 유전자로 이뤄진 대규모 데이터를 3시간 만에 분석하는 경쟁력 있는 분석 속도를 보였다. 연구를 이끈 김재경 CI는 “지난 십여 년간 단일세포 전사체를 분석할 수 있는 실험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했지만, 데이터 분석 방법의 한계로 인해 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얻은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초 수학 이론이 생명과학 연구의 혁신을 견인하고, 감춰졌던 생명의 비밀을 빠르고 정확하게 밝히는 데 쓰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4월 27일(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6.6)’ 온라인판에 실렸다.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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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로 혁신적 신약 개발 가능성 열어
최근 자연어나 이미지, 동영상,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는 생성형 AI가 신약 설계 분야에서도 기존 신규성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기술일까? 우리 대학 화학과 김우연 교수 연구팀이 단백질-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활성 데이터 없이도 타겟 단백질에 적합한 약물 설계 생성형 AI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신규 약물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타겟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분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약물 설계 생성형 AI는 특정 단백질의 이미 알려진 활성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약물과 유사한 약물을 설계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신규성이 중요한 신약 개발 분야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또한 사업성이 높은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타겟 단백질에 대해서는 실험 데이터가 매우 적거나 전무한데, 이 경우 기존 방식의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이런 데이터 의존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단백질 구조 정보만으로 분자를 설계하는 기술 개발에 주목했다. 타겟 단백질의 약물 결합 부위에 대한 3차원 구조 정보를 주형처럼 활용해 해당 결합 부위에 꼭 맞는 분자를 주조하듯 설계하는 것이다. 마치 자물쇠에 딱 맞는 열쇠를 설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한 기존 단백질 구조 기반 3차원 생성형 AI 모델들은 신규 단백질에 대해 설계한 분자들의 안정성과 결합력이 떨어지는 등 낮은 일반화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신규 단백질에 대해서도 안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분자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뒀다. 연구팀은 설계한 분자가 단백질과 안정적으로 결합하기 위해서는 단백질-분자 간 상호작용 패턴이 핵심 역할을 하는 것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생성형 AI가 이러한 상호작용 패턴을 학습하고, 분자 설계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모델을 설계하고 재현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기존 단백질 구조 기반 생성형 AI 모델들은 부족한 학습 데이터를 보완하기 위해 10만~1,000만 개의 가상 데이터를 활용하는 반면,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모델의 장점은 수천 개의 실제 실험 구조만을 학습해도 월등히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에서 관찰되는 단백질-분자 상호작용 패턴을 사전 지식의 형태로 학습에 활용함으로써 적은 데이터만으로도 일반화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에 기인한다. 일례로 아시아인에 주로 발견되는 돌연변이 상피 성장인자 수용체(EGFR-mutant)*는 비소세포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타겟으로 하는 약물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야생형(wild-type) 수용체**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상피 성장인자 수용체: 상피 성장인자 수용체:상피 성장인자 수용체는 상피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인자에 결합함으로써 활성화되는 막 단백질로, 이 수용체의 돌연변이로 인한 지나친 활성은 다양한 종양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음 **야생형 수형체: 야생형은 자연 상태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유전자형 또는 표현형으로, 유전자나 생체 분자 등의 변이가 없는 정상적인 상태를 말함 연구진은 생성형 AI를 통해 돌연변이가 일어난 아미노산에 특이적인 상호작용을 유도해 분자를 설계했고, 그 결과 생성된 분자의 23%가 이론상으로 100배 이상의 선택성을 가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같은 상호작용 패턴에 기반한 생성형 AI는 인산화효소 저해제(kinase inhibitor)* 등과 같이 약물 설계에 있어 선택성이 중요한 상황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인산화효소 저해제: 단백질의 인산화를 촉진하는 효소로, 일반적으로 아데노신 삼인산(ATP)으로부터 인산기를 단백질의 특정 잔기에 전달함. 인산화효소는 세포 내 신호전달 네트워크의 핵심 조절자로서, 다양한 질병의 기전에 관여하여 약물 개발의 표적으로 여겨지고 있음. 이를 위해 인산화효소에 결합하여 활성을 억제하는 목적을 가지는 분자를 인산화효소 저해제라 함 제1 저자로 참여한 화학과 정원호 박사과정 학생은 “사전 지식을 인공지능 모델에 사용하는 전략은 상대적으로 데이터가 적은 과학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어 왔다”며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분자 간 상호작용 정보는 약물 분자뿐 아니라 다양한 생체 분자를 다루는 바이오 분야의 문제에도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6.6)’ 2024년 3월 15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3D molecular generative framework for interaction-guided drug design, 논문 링크: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4-47011-2)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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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현상이 DNA에 적용되면?
한미 공동연구진이 가뭄이 들면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현상에 착안해서 물을 품고 있는 DNA 박막 위에 탈수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유기 용매를 뿌려 DNA 균열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균열 구조 안에 친환경 온열소재, 적외선 발광체 등을 넣어 기능성 바이오 소재를 제작,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 화학과 윤동기 교수, 기계공학과 유승화 교수, 미국 코넬대 화학공학과 박순모 박사 연구팀이 DNA 박막의 탈수 현상에 기반한 미세구조 균열을 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본래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을 하는 DNA는 두 가닥이 서로 꼬여있는 이중나선 사슬 구조, 사슬과 사슬 사이는 2~4 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주기의 규칙적인 모양을 갖는 등 일반적인 합성 방법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정밀한 구조재료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구조를 변경하기 위해서 DNA를 빌딩블록으로 사용하여 정밀하게 합성하거나 오리가미(종이접기) 기술을 이용해 구현해 왔지만 매우 복잡한 설계과정이 필요하고, 특히 염기서열이 조절된 값비싼 DNA를 이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수분이 있으면 DNA 사슬 지름이 2 나노미터, 수분이 없으면 4 나노미터가 됨.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어에서 추출한 DNA 물질을 이용해 기존보다 천 배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화장용 붓을 이용해 마치 DNA를 수채화 물감과 같이 사용해 그림을 그리듯이 정렬시켰다. 그리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지름이 2나노미터인 DNA 분자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정렬시키면서 말려 얇은 막을 만들었다. 여기에 유기 용매(예: 테트라하이드로퓨란, THF) 방울을 떨어뜨리면 끓는점이 낮은 유기 용매가 DNA내의 수분을 빼앗아 가면서 크랙이 형성되는 현상을 연구팀은 관찰했다. 이때 DNA의 사슬 옆면이 사슬 끝부분에 비해, 물을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하고 있어 더 많은 수축이 일어나 결국 DNA 사슬 방향으로 크랙이 형성됐고, DNA 사슬 방향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기에 연구팀은 이 크랙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DNA 기반 미세 균열(크랙) 구조 형성 및 제어 기술은 생체 친화적 소재인 DNA로 이루어진 수십-수백 나노미터의 박막에 DNA 사슬방향으로 생긴 크랙(균열)에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채워 넣는 공정이 가능하다. 예로, 온열 소재의 경우 겨울에 따뜻하게 하고 적외선 발광체를 넣으면 탈모나 피부케어 등에 응용되는 등, 생체친화적인 패턴을 바탕으로 기능성을 부여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기능성 바이오 소재 및 헬스케어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동기 교수는 “DNA 미세 크랙 패터닝은 코끼리 피부가 갈라지는 현상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한 방법이고, 극심한 가뭄에, 땅이 갈라지는 일은 비가 많이 올 때 더 많은 물을 흡수하기 위함이라는 자연의 현상을 그대로 따라 구현했다”며, “이번 연구는 반도체 패턴만큼이나 작은 DNA 빌딩블록 기반의 미세구조 패턴을 제조한 것으로 환경친화적인 면을 고려할 때 그 의의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유승화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DNA 필름의 수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균열과 DNA의 배열 패턴 사이의 관계를 고체역학 이론에 기반한 시뮬레이션으로 명확하게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었다”며, “DNA 필름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이방성 소재에서의 균열 제어와 패터닝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화학과 이소은 석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3월 15일 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On-demand Crack Formation on DNA Film via Organic Solvent-induced Dehydration)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 중견연구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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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비평형 현상의 물리적 법칙은
비평형 현상이란, 평형에서 벗어난 상태를 지칭하는 것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자주 마주하는 현상이다. 커피에 우유를 넣고 섞게 되면 우유 분자들은 에스프레소와 섞이면서 카페라테가 되는데, 이렇게 평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비평형 동역학이라고 볼 수 있다. 물리학에서 답하고자 하는 주요한 질문은 ‘양자 역학계에서 일어나는 비평형 현상은 어떤 물리 법칙에 의해 지배되며, 과연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법칙이 존재할지’ 여부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최재윤 교수 연구팀이 극저온 중성원자 양자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이론적으로 추측된 비평형 상태의 양자 물성 변화의 보편적 물리 법칙을 확인하는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보편적 물리 법칙에 대한 예는 평형상태에서 액체에서 기체가 되는 것처럼 물질의 상이 변화하는 ‘상전이 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상전이 일어나는 지점을 임계지점이라고 하는데, 이 지점에 물성의 변화는 입자들의 크기, 밀도, 및 상호작용의 세기 등 물리량에 의존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물에서 관측할 수 있는 액체-기체 상전이 임계점 및 자석에서 관측되는 상자성-강자성 상전이 임계점은, 비록 서로 매우 다른 계이지만, 동일한 형태의 물성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즉. 물질의 상이 변화되는 임계지점에서 물성의 변화는 입자들의 크기, 밀도, 등 계를 구성하는 미시적인 물리량에 의존하지 않으며, 이를 가리켜 ‘상전이점 근처에서 보편성(universal) 이 존재한다’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물성의 변화가 수학적으로 동일한 함수를 따를 때 우리는 ‘같은 보편성 부류에(universality class) 속한다’라고 할 수 있다. 비평형 양자 동역학에서도 ‘상전이’ 현상과 같이 보편성 및 보편성 부류가 존재함이 약 10년 전에 제기됐으나, 매우 긴 시간 동안 관측해야 하는 실험적인 어려움이 있어 이에 대한 검증을 엄밀하게 할 수 없었다. 최재윤 교수 연구팀은 강한 상호작용을 갖는 스피너 응집체*를 이용하여, 자기 도메인들의 비평형 조대화 동역학**을 매우 긴시간 동안 연구하였으며, 이를 통해 해당 가설을 검증하였다. 연구팀은 조대화 동역학의 동역학적 형태가 다양한 초기 상태와는 상관없이 동일한 수학적 형태를 따르는 것을 보여 보편성을 확인하였다. 더 나아가 시스템의 대칭성을 바꾸어 주었을 때만 동역학의 수학적 형태가 바뀌는 것을 확인하여, 보편적인 양자 동역학의 분류도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스피너 응집체: 서로 다른 스핀들 간의 상호작용이 있는 보즈-아인슈타인 응집체를 말하며, 보즈-아인슈타인 응집체란 모든 원자들이 하나의 파동함수로 기술이 되는 양자 상태임 **조대화 동역학: 초기에 무수히 많은 자기 영역(magnetic domain)들이 서로 합해지면서 영역들의 크기가 커지는 동역학을 지칭함 물리학과 최재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성원자 양자 시뮬레이터가 비평형 양자 동역학에 가설을 검증하는 데 활용된 중요한 사례이며, 향후 고전 컴퓨터가 흉내 내기 어려운 영역에서 비평형 동역학을 연구해 새로운 물리 법칙을 발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물리학과 허승정, 권기량, 허준혁 대학원생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3월에 표지로 선정됐다 (논문명: Universality class of a spinor Bose-Einstein condensate far from equilibrium).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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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정 내 역동적인 분자 구조 변화 포착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분자 세계의 비밀이 밝혀졌다. 우리 대학 화학과 이효철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 반응동역학 연구단장) 연구팀이 화학적 단결정 분자 내 구조 변화와 원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물질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원자들은 화학결합을 통해 분자를 구성한다. 하지만 원자는 수 펨토초(1/1,000조 초)에 옹스트롬(1/1억 cm) 수준으로 미세하게 움직여 시간과 공간에 따른 변화를 관측하기 어려웠다. 분자에 엑스선을 쏴 회절 신호를 분석하는 엑스선 결정학(X-ray Crystallography)의 등장으로 원자의 배열과 움직임을 관찰하는 도구가 상당한 발전을 이뤘지만, 주로 단백질과 같은 고분자 물질에 대한 연구에 집중됐다. 비(非)단백질의 작은 분자 결정은 엑스선을 흡수하는 단면적이 넓고 생성되는 신호가 약해 분석이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선행 연구에서 단백질 내 화학반응의 전이상태와 그 반응경로를 3차원 구조로 실시간 규명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최초로 분자 단위 시스템에서 비단백질 분자의 구조 변화를 밝히는 데 성공하면서 분자 동역학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수 펨토초의 순간에 변화하는 분자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를 이용한 시간분해 연속 펨토초 결정학(time-resolved serial femtosecond crystallography, TR-SFX) 기법을 사용했다. 이 기법은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에서 생성되는 펨토초 엑스선 펄스를 반응 중인 분자에 쏴 얻은 엑스선 회절 신호를 분석해 특정 순간 분자의 구조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공동 제1 저자인 이윤범 연구원은 “방대한 양의 엑스선 회절신호를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면 원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할 수 있다”라며, “마치 분자의 초고속 변화를 영상으로 촬영하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험을 위한 시료는 철 포르피린(Fe-porphyrin) 유도체와 지르코늄(Zr) 클러스터가 반복적으로 연결된 금속–유기 골격체에 일산화탄소(CO)가 흡착된 형태의 결정을 선택했다. 금속-유기 골격체는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가 연결돼 형성된 다공성 물질로, 다양한 구조적 기능, 가스 흡착 및 저장, 촉매활성 등의 특성으로 여러 산업 분야 응용에 주목 받는 물질이다. 연구진은 이 시료에 강력한 자외선 레이저를 쏴 광해리 반응을 유도하고, 이후 펨토초 엑스선 펄스의 회절 신호를 분석했다. 그 결과, 광해리 반응으로 인해 철 포르피린에 흡착된 일산화탄소가 떨어져 나오며 세 가지의 주요한 구조로 변화하는 것을 밝혔다. 첫째는 5.55 피코초(1/1조 초) 주기로 진동하며, 2.68 피코초로 제동하는 철과 지르코늄 원자들의 집단 결맞음 진동 구조로의 변화다. 둘째는 철 포르피린의 철 이온이 포르피린 평면상에서 벗어나며 지르코늄 원자가 진동하는 구조다. 두 변화는 모두 200 펨토초 이내에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온도 증가에 따라 철과 지르코늄 원자들의 무작위 진동 구조도 확인했다. 찰나의 순간, 분자의 역동적 구조 변화를 포착한 것이다. 공동 제1 저자인 강재동 학생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분자 구조를 정확히 통제해 맞춤형 특성을 가진 새로운 물질을 설계하는 연구에 기초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촉매, 에너지 저장 및 이산화탄소 포집, 약물 전달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연구를 이끈 이효철 교수는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적극적 지원으로 화학적 단결정 분자의 구조 변화를 최초로 포착할 수 있었다”라며, “분자 단위 화학 시스템 연구를 위한 강력한 도구로서 시간분해 연속 펨토초 결정학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3월 25일 19시(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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