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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을 예견할 의사공학자 양성을 꿈꾸며
최근 25년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37%, 글로벌 상위 10개 제약회사 대표 과학책임자의 70%가 의사과학자다. 코로나를 겪으며 한국에서도 임상 현장과 최신 연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우리 정부도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로의 도약을 위해 의사과학자 육성사업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과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임상의 과제를 해결하는 의사과학자가 의료계와 바이오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대학은 글로벌 바이오헬스사업을 선두할 MD-데이터 공학자, AI 전문가 등의 의사공학자 양성을 위해 그간 추진해온 의과학대학원의 성공적인 운영을 12일 밝혔다. 이와 함께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바이오의료 분야에 특화된 과학자 및 공학자 양성을 위해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은 2004년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하여 의사들이 첨단과학 연구역량을 습득할 수 있는 혁신적인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현재까지 184명의 의사과학자를 양성하여 산·학·연·병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데 성공하였다. 국내 이공계대학 최초로 의사를 대상으로 선도 연구자 양성을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과정(박사학위)을 시행하여 지난 30여년 간 우리나라 의사과학자 양성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는 의학, 생명과학, 자연과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지닌 28명의 교수진이 연간 총액 330억 원이 넘는 규모의 다학제 융합연구와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환경은 우수한 실적으로 이어져, 연간 100편 이상의 SCI급 논문이 의과학대학원에서 발표된다. 논문의 질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발표 논문의 FWCI(논문영향력지수)의 평균도 3.59에 달한다. 참고로 세계 상위 20개 대학의 FWCI 평균값은 2.06이다. 의과학대학원의 연구가 질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는 설립 이후 KAIST의 연구풍토로 자리잡은 ‘문제해결형’ 접근법이 큰 역할을 했다. 해결할 과제와 목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현재 보유한 자원을 고려하여 해결 전략을 수립하는 공학적 방법론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가 수행한 연구다. 신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 면역반응의 특성을 규명하여 코로나19 환자의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KAIST 특유의 공학적인 방법론 덕분에 의과학대학원은 임상 현장에서 해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인다. 김진국 교수는 데이터 과학을 기반으로 진단 프로세스를 설계하여 유전체 분석으로 희귀질환을 조기에 찾아내 환자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김 교수의 성과는 난치병 치료에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하여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의과학대학원 박종은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신개념 암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면역세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박 교수 연구팀의 출발점 역시 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이었다. 연구팀은 KAIST 내 협력 연구를 통해 수백만 개의 세포에 대한 유전자 발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종양세포와 정상세포 간 유전자 발현 양상 차이를 찾아내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의과학대학원의 질병문제 해결에 집중한 혁신적인 연구는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졸업생의 딥테크 기반의 바이오 벤처 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와 이정석 교수는 지놈인사이트를 공동으로 창업하였다. 지놈인사이트는 세계 최초로 전장유전체분석(WGS·Whole Genome Sequencing) 기반 암 정밀진단 플랫폼을 만들고, 샌디에이고로 본사를 이전하여 적극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WGS 기반 암 정밀진단 서비스 ‘캔서비전(CancerVision)’을 미국에서 출시하였다. 이외에도 김필한 교수(아이빔테크놀로지(주), CEO), 이정호 교수(소바젠(주), CTO) 등 약 10명의 교원이 6개 기업을 창업했으며, 의과학대학원을 졸업한 의사과학자들도 온코크로스 등 다양한 창업 사례를 내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의약개발 솔루션 기업이다. 의과학대학원의 우수한 연구 성과는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학생에 대한 높은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의과학대학원의 고규영 교수(특훈교수)는 2023년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였고, 신의철 교수와 함께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장으로 활동중이다. 의과학대학원 교수 세 명이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 리더과제에 선정되었고, 네 명이 서경배과학재단의 신진연구자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었다. 그리고 졸업생들은 지난 수년간 분쉬의학상과 아산의학상의 젊은의학자부문, 연강학술상등 젊은과학자에게 수여하는 상의 다수를 수상하였다. 의과학대학원은 KAIST가 보유한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제적인 교류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보스턴에서 세계적인 연구중심 병원인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및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 모더나(Moderna)와 MOU를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보스턴에 소재한 바이오의료 분야 기관들과 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공동연구, 인적교류 등 국제 협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이 적지 않은 성과를 낳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의사과학자는 부족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사과학자는 전체 의사의 1% 미만으로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게다가 임상을 위한 기초 이론을 연구하는 의사과학자를 넘어, 진단이나 치료의 효율적인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개발하는 의사공학자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지만 의사공학자의 양성은 거의 전무하다. 바이오헬스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려면 두 부류의 인재가 모두 필요하다. 특히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와 진단 및 치료제 개발이 일반화될 것이 자명함을 고려하면 의학에 대한 공학적인 접근이 가능한 의사공학자의 양성을 더욱 시급하다. 이미 산업계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바이오의료는 더 이상 제약회사나 대형병원의 전담분야가 아니다. ‘디지털 의료’라는 현재의 바이오의료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주축은 다름아닌 애플, 구글, IBM 아마존, NVIDIA와 같은 이른바 ‘빅테크’다. 국내에서도 삼성 등 IT 분야의 대기업들이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여 바이오의료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과학과 공학을 기반으로 바이오의료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사과학자와 의사공학자가 부족해서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 이에 우리 대학은 메디컬 산업의 대전환에 대비하고자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축적해 온 의사과학자 양성 시스템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과기의전원은 의학교육 단계부터 과학 및 공학적 소양을 갖춘 의사공학자를 양성하고 이후 박사과정을 통해 MD-데이터공학자·AI전문가·전자공학자·신약개발자 등으로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대학이 과기의전원을 신설하려는 이유는 현재의 의과학대학원만으로 미래의 바이오의료 환경에 완벽하게 대응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의과학대학원은 기존의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생명과학분야의 연구에는 탁월한 성과를 냈지만, 공학분야에서는 아직 성과가 미약하다. 이는 의과학대학원 연구자의 학술적 배경이 의학이다 보니 지금처럼 전공자도 따라잡기 벅찰 만큼 빠르게 발전하는 공학적 자원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기는 어렵고, 최신 기술적 성과를 신속하게 의료 분야에 접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과기의전원은 과학과 공학을 기반으로 의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둔다. 의학교육단계부터 시작하는 MD-PhD 융합 과정을 운영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기의전원은 이처럼 급변하는 기술과 산업 트렌드를 바이오의료와 실시간으로 조화시키는 특화된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바이오의료의 최신 연구 성과가 산업계에 조기에 안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학부 때부터 공학 기반 의료라는 특화된 교육을 실시한다면 과학/공학박사와 임상의 훈련 과정을 모두 거쳐야 했던 기존의 의사과학자 양성과정에 비해 훨씬 신속하게 바이오의료 산업에 필요한 전문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에게 ‘공학과 의학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진로를 제시하여 의료 분야를 지망하는 우수한 인재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좇아 연구자의 길을 선택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기존의 의학이나 공학과 전혀 다른 융합교육을 받은 혁신 인재들이 바이오헬스 산업의 주역으로 성장한다면 우리나라도 연간 2조달러가 넘는 글로벌 바이오 헬스산업 시장의 퍼스트무버(First-mover)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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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석 교수, 흡연과 무관한 폐암유발 돌연변이 유년기부터 발생 사실 밝혀
〈 주영석 교수 〉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신찬수) 흉부외과 김영태 교수 공동 연구팀이 폐암을 일으키는 융합유전자 유전체 돌연변이의 생성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흡연과 무관한 환경에서도 융합유전자로 인해 폐 선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으로,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원인 규명과 더불어 정밀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출신 이준구 박사(現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후연구원)와 박성열 박사과정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Cell)’ 5월 30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Tracing Oncogene Rearrangements in the Mutational History of Lung Adenocarcinoma) 또한, 이번 연구에는 하버드 의과대학,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립암센터 연구자들도 함께 참여했다. 흡연은 폐 선암의 가장 큰 발병 인자로 잘 알려졌지만 암 융합유전자 돌연변이, 즉 ALK, RET, ROS1 등에 의한 암 발생은 대부분 비흡연자에게서 발견된다. 융합유전자로 인한 환자는 전체 폐 선암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돌연변이의 생성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 이전까지의 폐 선암 유전체 연구는 주로 유전자 지역을 규명하는 ‘엑솜 서열분석 기법’이 사용됐으나 연구팀은 유전자 간 부분들을 총망라해 분석하는‘전장 유전체 서열분석 기법’을 대규모로 적용했다. 연구팀은 138개의 폐 선암(lung adenocarcinoma) 사례의 전장 유전체 서열 데이터(whole-genome sequencing)를 생성 및 분석해 암세포에 존재하는 다양한 양상의 유전체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특히 흡연과 무관한 폐암의 직접적 원인인 융합유전자를 생성하는 유전체 구조 변이의 특성을 집중적으로 규명했다. 유전체에 발생하는 구조적 변이는 DNA의 두 부위가 절단된 후 서로 연결되는 단순 구조 변이와 DNA가 많은 조각으로 동시에 파쇄된 후 복잡하게 서로 재조합되는 복잡 구조 변이로 나눌 수 있다. 복잡 구조 변이는 암세포에서 많이 발견된다. DNA의 수백 부위 이상이 동시에 절단된 후 상당 부분 소실되고 일부가 다시 연결되는 ‘염색체 산산조각(chromothripsis)’ 현상이 대표적 사례이다. 연구팀은 70% 이상의 융합유전자가‘유전체 산산조각 (chromothripsis)’ 현상 등 복잡 구조 돌연변이에 의해 생성됨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정밀 유전체 분석을 통해 복잡 구조 돌연변이가 폐암이 진단되기 수십 년 전의 어린 나이에도 이미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포의 유전체는 노화에 따라 비교적 일정한 속도로 점돌연변이가 쌓이는데 연구팀은 이를 이용하여 마치 지질학의 연대측정과 비슷한 원리로 특정 구조 변이의 발생 시점을 통계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융합유전자 발생은 폐암을 진단받기 수십 년 전, 심지어는 10대 이전의 유년기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암을 일으키는 융합유전자 돌연변이가 흡연과 큰 관련 없이 정상 세포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이며, 단일 세포가 암 발생 돌연변이를 획득한 후에도 실제 암세포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요인들이 오랜 기간 누적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흡연과 무관한 폐암 발생 과정에 대한 지식을 한 단계 확장했다는 의의가 있다. 향후 폐암의 예방, 선별검사 정밀치료 시스템 구축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시스템을 통해 유전체 빅데이터의 신속한 정밀 분석을 수행했다. 슈퍼컴퓨터 5호기는 향후 타 유전체 빅데이터 연구자들에게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영석 교수는 “암유전체 전장서열 빅데이터를 통해 폐암을 발생시키는 첫 돌연변이의 양상을 규명했으며, 정상 폐 세포에서 흡연과 무관하게 이들 복잡 구조변이를 일으키는 분자 기전의 이해가 다음 연구의 핵심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영태 교수는 “2012년 폐 선암의 KIF5B-RET 융합유전자 최초 발견으로 시작된 본 폐암 연구팀이 융합유전자의 생성과정부터 임상적 의미까지 집대성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성과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보건복지부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사업/세계선도의과학자 육성사업, 서경배 과학재단 및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실지정기부금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흡연과 무관한 폐암에서 융합유전자에 의한 발암기전 그림2. 폐선암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복잡 구조 변이의 특성 그림3. 어린 나이에 생긴 융합유전자의 예시
2019.06.03
조회수 19754
고현용 연구원, 뇌전증 동반하는 소아 뇌종양 근본원인 밝혀
〈 고 현 용 연구원 〉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고현용 연구원(지도교수 : 이정호 교수)이 난치성 뇌전증(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소아 뇌종양의 근본 원인과 뇌전증 발생의 원리를 규명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수술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소아 뇌종양 기반의 난치성 뇌전증 치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현용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9월 1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비라프 체성 돌연변이가 소아뇌종양의 본질적 뇌전증 발생에 기여함; BRAF somatic mutation contributes to intrinsic epileptogenicity in pediatric brain tumors) 소아 뇌종양은 성인 뇌종양에 비해 난치성 뇌전증이 빈번하게 동반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소아 뇌종양에서 특이적으로 난치성 뇌전증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으며 현존하는 항 뇌전증 약물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소아 뇌종양 환지 뇌 조직 및 동물 모델의 분자 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태아의 뇌 발달과정 중 신경 줄기 세포에 ‘비라프 (BRAF V600E)’라는 돌연변이가 발생하면서 난치성 뇌전증이 동반된 소아 뇌종양이 발생하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뇌전증이 동반된 소아 뇌종양 중 하나인 신경절 교세포종 환자의 종양 조직을 분자 유전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비라프 유전변이가 태아 뇌 발달 과정 중 발생함을 확인했다. 이 변이를 동물 모델에서 구현해 신경절 교세포종의 병리 양상을 재현하고 발작을 관찰해 소아 뇌종양 기반의 뇌전증 치료용 동물 모델을 최초로 확립했다. 이를 이용해 면역 염색 분석과 전사체 분석을 실시했다. 소아 뇌종양에서 발생하는 난치성 뇌전증이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비라프 변이로 인해 발생하고, 교세포에 존재하는 변이는 종양 덩어리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현재 임상에서 항암제로 사용되고 있는 비라프의 저해제를 동물 모델에 주입해 난치성 뇌전증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1저자인 고현용 연구원은 “소아 뇌종양 환자의 경 줄기 세포에서 발생한 특정 돌연변이가 난치성 뇌전증 발생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발견해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소아 뇌종양으로 인해 발생한 난치성 뇌전증의 근본 원인을 규명해 과적 치료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교원창업기업(소바젠, 대표 김병태)을 통해 소아 뇌종양 기반의 난치성 뇌전증 치료약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 병원 김동석, 김세훈, 강훈철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 및 서경배과학재단, 보건복지부 세계선도과학자육성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수술전 (PreOP) 과 수술후 (PostOP) 의 신경절 교세포종의 MRI사진과 이형성이 동반된 신경세포가 있는 병리 조직 사진 그림2. BRAF V600E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뇌전증 동반 소아 뇌종양을 유발하는 과정 모식도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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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교수, 이주호 박사, 악성 뇌종양의 근본적 원인 밝혀
〈 이 주 호 박사 〉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은 미디어에서 주요 소재로 나올 만큼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으로 일반 대중에게 낯설지 않은 질병이다. 실제로 악성 뇌종양으로 인한 미국 암 관련 사망률은 4위에 달하며 미국의 에드워드 케네디,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이 이 질병으로 사망했거나 투병 중이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이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돌연변이 발생이 암 부위가 아닌 암에서 멀리 떨어진 뇌실하영역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는 교모세포종 발병의 원인이 암 발생 부위일 것이라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로, 악성도가 가장 높은 종양인 교모세포종의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그동안 암 조직만을 대상으로 이뤄진 암 연구가 암의 기원이 되는 조직에 대한 연구로 발전하면서 교모세포종 뿐 아니라 다른 암에 대해서도 치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과학대학원 졸업생 이주호 박사가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8월 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종양이다. 암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수술만으로 치료가 불가능해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표적항암제 등을 병행하지만 아직도 그 치료법이 명확하지 않다. 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암 발생 부위가 아닌 종양과 떨어져 있는 뇌실하영역이라는 곳에 주목했다. 교모세포종이 수술 이후에도 재발률이 높다는 점에서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교수는“교모세포종은 종양을 떼어내도 1~2년 후에 재발률이 높다. 암은 돌연변이인데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곳이 종양이 아닌 다른 부위라고 생각했고 그곳이 바로 뇌실하영역(subventricular zone : SVZ)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7년 사이에 수술을 한 뇌종양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종양조직 외에 수술 중 제거되는 종양조직, 정상조직, 뇌실주변의 조직 3가지를 조합해 분석했다. 딥 시퀀싱, 단일세포시퀀싱 등을 통해 교모세포종의 시작이 뇌실하영역에서 발생한 낮은 빈도의 종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에 의한 것임을 밝혔다. 특히 유전자 편집 동물 모델을 통해 뇌실하영역에서 돌연변이가 생기면 이 돌연변이를 가진 세포가 뇌실하영역을 떠나 뇌의 다른 부위로 이동해 교모세포종이 되는 사실 또한 확인했다. 돌연변이 세포가 마치 불꽃놀이처럼 곳곳으로 퍼진 뒤 시간이 지나자 다른 부위에서 종양으로 진화한 것이다. 연구팀은 KAIST 교원창업(소바젠, 대표 김병태)을 통해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뇌실하영역의 세포가 교모세포종으로 진화되는 과정을 막기 위한 치료약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1저자인 이주호 박사는 “암 중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교모세포종에 대한 발암의 비밀을 국내 연구진이 풀어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악성 뇌종양의 연구와 치료의 획기적 전환점을 최초로 증명하고 제시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호 교수는 “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교모세포종의 원인을 파악하고 동물 모델 제작까지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환자에게서 찾은 것을 동물에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에 여기서 치료를 할 수 있다면 임상까지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후천성 뇌 돌연변이에 의한 난치성 뇌전증의 원리와 치료법을 최초로 규명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 제약회사와 함께 임상 2상이 진행될 정도로 난치성 뇌질환의 진단 및 치료법 개발을 세계적으로 리드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난치성 뇌전증의 유전 병리학적 진단 기준을 세우는 세계 뇌전증학회 핵심 위원으로 참여해 국제 기준을 제정 중이다. 이번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 보건복지부 세계선도의과학자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 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교모세포종의 발암의 시작을 불꽃놀이에 비유한 그림 그림2. 동물 실험을 통해 뇌실하영역이 발암의 시발점임을 증명
20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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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룡 교수, 나노판상 제올라이트 촉매 물질 합성 성공
화학과 유룡(54)교수가 특수한 계면활성제 분자와 실리카를 조립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세계 최초로 2나노미터(nm) 극미세 두께의 나노판상형 제올라이트 촉매 물질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지’ 10일자에 게재됐으며, 이 논문은 세계 과학계에서 저자의 위상과 연구결과의 과학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네이처 인터뷰 기사로 소개되는 영예를 얻었다. 이번에 합성된 제올라이트는 2nm두께의 판상으로, 제올라이트 물질에 대해 이론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최소 두께다. 또한 이렇게 얇은 두께임에도 불구하고, 이 물질은 섭씨 700도의 고온에서도 높은 안정성을 나타냈다. 연구를 주도한 유교수는 “이처럼 극미세 두께의 제올라이트 물질은 분자가 얇은 층을 뚫고 쉽게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석유화학공정에서 중질유 성분처럼 부피가 큰 분자를 반응시키는 촉매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이 제올라이트 촉매는 메탄올을 가솔린으로 전환시키는 화학공정에서 기존의 제올라이트 촉매에 비해 수명이 5배 이상 길어, 촉매 교체 주기를 연장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제효과가 매우 높다.”라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앞으로 대체에너지 자원개발과 녹색성장에 적합한 친환경 고성능 촉매 개발연구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교수팀이 독창적으로 설계한 계면활성제 분자는 머리 부분에 제올라이트 마이크로 기공(micropore)유도체를 포함하여 제올라이트 골격의 형성을 유도하고, 꼬리 부분에 긴 알킬(alkyl) 그룹이 연결되어 제올라이트의 마이크로 기공보다 더 큰 메조 기공(mesopore)을 규칙적으로 배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독창적인 물질 설계는 제올라이트 합성 메커니즘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넓히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로서, 향후 다양한 구조의 다른 물질을 합성하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선구적인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유교수는 2000, 2001년에 국내 최초로 2년 연속 ‘Nature’지에 메조다공성 실리카와 메조다공성 탄소에 대한 논문을 게재했고, 2003년과 2006년에 ‘Nature Materials"지에 고분자-탄소 복합물질과 메조다공성 제올라이트에 관한 논문을 게재한 후, 이번에 세 번째로 ’Nature"지에 책임저자(교신저자)로 논문을 게재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것은 국내 과학자도 세계 과학을 선도하는 그룹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나라 과학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박찬모)이 추진하는 ‘국가과학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World Class University)육성사업’과 나노기술육성사업(나노팹사업)에 따른 결실이다. 이번 연구에서 유 교수팀은 KAIST 부설 나노팹센터와 테라사키교수 연구팀의 협조로, 전자현미경을 통해 물질의 세부구조를 분석하였다. 특히 나노팹의 높은 기술력은 연구시간을 최대로 단축시켜 단시간에 훌륭한 연구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했다. 2007년 국가과학자로 임명된 유교수의 주도 하에, KAIST 최민기 박사, 나경수연구원(화학과 박사과정), 김정남연구원(화학과 박사과정)이 연구를 수행하고, 분해능이 높은 현미경 사진으로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의 오사무 테라사키 교수와 야수히로 사카모토 박사가 추가로 참여했다. 테라사키 교수는 현재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 석좌교수로, WCU사업의 지원을 받아 올해부터 KAIST EEWS(Energy, Environment, Water and Sustainability)학과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과 세계적인 나노과학기술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결과로서, 국내 기술력과 해외 우수 연구자들의 연구능력과 기술력을 통합한 국제공동연구의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200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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