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으로 기억 조절해 정신질환 치료 가능성 열어
우리 뇌에 과도한 기억이 형성되면 극심한 공포와 관련된 기억이 제대로 소멸되지 않아 발생하는 PTSD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우리 연구진이 빛으로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과도한 기억 형성을 억제해 PTSD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화제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뇌에서 기억 형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다양한 뇌 신경전달물질들에 의해 활성화되는 대표적인 세포내 신호전달분자효소인 PLCβ1 단백질*에 집중했다. 이번 연구는 기억 형성과 소멸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PLCβ1)의 기능을 규명하였으며, PTSD와 같은 과도한 기억 형성에 의한 정신질환의 새로운 분자적 기전을 밝히는데 기여했다.
*PLCβ1 단백질: 인산지질 가수분해효소 C 베타 1
우리 뇌는 매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고 소멸시킨다. 기억 형성과정은 해마라는 뇌 부위에서 이루어지며, 여기서는 양성적 신호와 음성적 신호가 균형을 맞추어 최적의 기억 형성을 유지한다. 그러나 양성 조절 인자가 부족하면 기억 형성에 문제가 생기고, 음성 조절 인자가 손상되면 과도한 기억이 형성된다. 이러한 과도한 기억 형성은 PTSD와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허원도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단백질(PLCβ1)이 해마에서 기억 억제자로 작용하여 과도한 기억 형성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동 단백질이 해마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팀은 단백질(PLCβ1)을 결핍시킨 마우스에서 과도한 기억 형성과 공포 반응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였고, 반대로 동 단백질이 과발현하거나 광유전학으로 활성화시키면 과도한 공포 반응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동 단백질이 기억 형성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적절한 기억 형성을 유도함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빛으로 제어하는 광유전학 기술을 개발하여 단백질(PLCβ1)의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하였다. 이 기술은 빛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을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할 수 있어, 뇌의 특정 부위에서 일어나는 신경 활동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동 단백질이 기억 형성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이는 광유전학 기술이 신경 과학 연구뿐만 아니라 PTSD와 같은 정신질환 원인 규명 및 치료에도 혁신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단백질(PLCβ1) 결핍 마우스에서 나타난 과도한 공포 반응은 PTSD 환자의 증상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동 단백질 활성화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과도한 공포 기억이 형성되는 마우스 모델에서 공포 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동 단백질이 PTSD와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동 단백질을 조절함으로써 과도한 기억 형성을 억제해 PTSD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교신저자인 허원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백질(PLCβ1)이 해마에서 기억 형성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는 PTSD와 같은 정신질환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동 단백질의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함으로써 과도한 공포 기억 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정신질환 치료에 혁신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제 치료에 적용되거나 동 단백질 신호 억제가 다른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인간에게 적용 가능한지에 대한 임상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고 첨언했다.
생명과학과 이진수 박사가 제1 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s Advances)’2024년 7월호 인쇄판에 게재될 예정이며, 2024년 6월 28일자로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Phospholipase C beta 1 in the dentate gyrus gates fear memory formation through regulation of neuronal excitability). (Impact Factor: 13.6). (DOI: 10.1038/s41592-023-02122-4)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KAIST 글로벌특이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7.15
조회수 1974
-
초소형군집위성 1호 발사 및 교신 성공
우리 대학 인공위성연구소가 과기정통부와 국가정보원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초소형군집위성 1호'가 발사와 교신에 성공했다.
초소형군집위성(총11기)은 한반도 및 주변 해역을 고빈도로 정밀 감시하고 국가안보 및 재난·재해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2020년부터 개발해온 지구 관측 위성이다.
미국 로캣랩(RocketLab) 社의 일렉트론(Electron) 발사체에 탑재된 '초소형군집위성 1호'는 24일 오전 07시 32분(현지시간 오전 10시 32분)에 뉴질랜드 마히아 발사장에서 발사됐다.발사 후 2분 27초와 9분 15초 뒤 발사체 1·2단이 각각 분리됐으며, 약 50분 만인 오전 8시 22분경 발사체와 최종 분리돼 위성이 최종 궤도에 투입됐다. 이후, 11시57분경(한국시간), 항우연 대전 지상국에서 수신한 위성정보를 분석한 결과, 태양전지판이 정상적으로 전개되어 안정적인 전력을 생산하는 등 위성 상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오후 14시 13분 및 15시44분경에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 교신한 결과, 양방향 교신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져 성공적인 위성 발사를 확인했다.
초소형군집위성 1호는 당초 계획한 궤도(약 500km 상공)에서 위성체 및 광학 탑재체의 성능을 1개월간 시험하고 관측 영상의 품질을 5개월 동안 점검할 계획이다. 점검이 마무리되는 2024년 11월부터 1호 위성은 본격적으로 지구관측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초소형군집위성은 이번에 발사 성공된 1호 위성을 시작으로 2026년 및 2027년에 각5기, 총10대의 위성이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로 후속 발사될 예정이다. 2027년 하반기부터 총 11대의 위성이 군집의 형태로 운영‧활용될 경우 한반도를 하루 3번 이상 관측할 수 있게 되어 기존의 중대형 지구관측위성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한편, 초소형 위성군집시스템 개발사업은 우리 대학이 총괄하는 사업으로, 우리 대학 인공위성연구소가 ㈜쎄트렉아이와 함께 위성시스템을 공동 개발했으, 항우연이 국내 다수 우주기업과 함께 지상시스템‧검보정 및 활용시스템을 개발했다.
2024.04.25
조회수 1723
-
흡연과 음주가 구강암 촉진 밝혀
흡연과 음주는 세포에서 활성산소의 부하를 증가시키고 높은 수준의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 산화스트레스가 구강암의 발달을 촉진하는 구체적인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김준 교수 연구팀이 발암 위험 인자인 흡연과 음주가 구강암의 발생과 성장에 관여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흡연 및 음주가 직접적인 DNA 손상뿐 아니라 산화스트레스를 통한 전사 조절(발암 유전자의 발현 증가)로 구강암의 증식을 촉진하는 경로를 밝혀서 항암제 개발의 새로운 단서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구강암 환자에서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되는 TM4SF19 (Transmembrane 4 L Six Family Member 19)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산화스트레스에 의해 두 개의 분자가 중합해 형성되는 이합체 물질을 형성해 발암 유전자로 알려진 YAP(yes-associated protein)의 발현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킴을 구강암 세포주를 이용한 단백질 생화학 실험을 통해 밝혔다. 이 단백질(TM4SF19)은 대부분의 정상 조직에서는 낮게 발현되며, 아직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단백질이다. 구강암 세포에서 이 단백질(TM4SF19)을 억제하면 발암유전자(YAP) 발현이 감소했고, 이는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 능력을 저하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의과학대학원 김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흡연과 음주가 암 발달을 촉진하는 새로운 분자 기전을 규명했을 뿐 아니라 구강암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약물 표적인 단백질(TM4SF19)을 발굴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졸업생 신은비 박사후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2월 5일 자로 게재됐다. (논문명: TM4SF19 controls GABP-dependent YAP transcription in head and neck cancer under oxidative stress conditions)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2.21
조회수 2975
-
1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계산데이터 전격 공개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기존의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계산을 할 수 있는 컴퓨터다. 양자컴퓨터는 암호 해독, 배터리 소재 개발,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동안 풀지 못한 난제들을 해결할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안재욱 교수 연구팀이 1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로 조합 최적화 문제를 계산해 계산 결과 데이터베이스와 계산 프로그램을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조합 최적화 문제 중 하나인 최대 독립집합 문제(Maximum independent set problem)는 SNS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찾는 문제, 전력망을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법을 찾는 문제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문제다. 지난 2023년 KAIST 연구진은 20큐비트급 리드버그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최대 독립집합 문제의 풀이를 시연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1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직접 양자컴퓨터를 제작하거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KAIST 연구진이 공개한 데이터는 관련 분야 연구자뿐 아니라 양자 컴퓨터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이 무료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대 141큐비트를 활용해 70만 종류 이상의 그래프 최적화를 계산했고, 양자컴퓨터의 계산 결과와 데이터분석 프로그램 일체를 공개했다.
연구를 주도한 안재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1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난제 계산 결과 및 계산 프로그램을 모두 공개하여 그동안 양자컴퓨터에 접근이 어려웠던 연구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양자 컴퓨팅 연구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고성능 양자컴퓨터 개발에 필요한 잡음 분석에도 연구팀이 계산한 데이터베이스가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김강흔, 박주영, 변우정 석박사통합과정, 김민혁 박사(現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가 참여한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데이터(Scientific data)’1월 11권에 게재됐다. (논문명: Quantum computing dataset of maximum independent set problem on king lattice of over hundred Rydberg atoms).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4.02.13
조회수 2993
-
지방간 치료제 신약 물질 개발
국내 연구진이 말초조직에 작용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까지 최적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지방간 축적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하면서 안전성이 증명된 치료제 개발이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화학과 안진희 교수 연구팀과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 연구팀이 다년간 기초연구를 통해 질환 특이 단백질(HTR2A)을 억제할 수 있는 신규 화합물을 개발했으며, 안진희 교수의 창업기업인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에서 전임상 시험(동물 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유병율은 20~30%에 이르고, 지방간염 질환은 전 세계 성인 인구의 5% 이상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유병률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제품화된 치료제가 전혀 없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지방간에서 시작해 지방간염, 섬유화,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는 만성질환이며, 심혈관질환 및 간 관련 합병증 등에 의해 사망률이 증가하므로 발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GIST와 KAIST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이 신규 화합물은 지방간염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혁신신약 후보 물질로서, 세로토닌 수용체 단백질(5HT2A)을 억제함으로써 간 내 지방 축적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이 지방간 동물 및 지방간염 동물 모델에서 간 내 지방 축적으로 발생하는 간 지방증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50~70% 가량 억제함으로써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 섬유화(fibrosis): 간의 일부가 굳는 현상으로, 지방간염 개선의 주요 지표로 쓰임
이 물질은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투과도가 최소화되도록 최적의 극성과 지질친화도를 갖춘 화합물로 설계되어 뇌에 영향을 주지 않아 우울증, 자살 충동 등 중추신경계(CNS) 부작용이 적으며, 뇌 이외의 조직에서는 질환 타겟에 대한 억제력이 우수(IC50*=14 nM)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임상 3상 단계의 경쟁 약물과 효능을 비교해 본 결과, 간섬유화 개선 효능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 IC50(half maximal inhibitory concentration): 특정 생물학적 또는 생화학적 기능을 50% 억제하는 물질의 농도
전임상 시험에 의해 얻은 약리작용 데이터를 토대로 건강한 사람에게서 부작용 및 안전한 약물 용량을 확인하는 단계인 임상 1상 시험에서 건강한 성인 총 88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안전성 또한 양호한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지방간염 소견을 보이는 성인 8명을 대상으로 한 예비 효능 평가는 현재 진행 중이다.
안진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타겟 발굴을 통해 부작용이 적고 안전성이 보장된 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현재 혁신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인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안 교수는 또한 “연구팀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은 안전성이 높으면서 간 지방축적을 억제시키는 예방효과뿐만 아니라 간 섬유화에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강점이 있어 다른 경쟁 약물과는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대학 김하일 교수는 “현재까지 체중을 조절하는 방법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는 이 질환에서 비만하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은 개발이 시도된 적도 없다”면서 “이번 연구를 계기로 체중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포함한 다양한 대사질환 치료기술의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IST 안진희 교수 연구팀과 KAIST 김하일 교수 연구팀,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JD BIOSCIENCE) 연구팀이 함께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신약개발사업에서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024년 1월 20일 게재됐다.
또한 지난 4일부터 3일간 미국 유타에서 개최된 ‘NASH 치료제 전문 콘퍼런스(NASH-TAG Conference 2024)’에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인 ‘GM-60106(개발코드명)’의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해 우수 초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의 새로운 명칭
2024.01.30
조회수 3856
-
헤라클레스 인공근육, 2023년 10대 기술 선정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이 2022년 개발한 헤라클레스 인공근육 기술이 세계 최대 화학/소재분야 학술기관인 국제화학연합(IUPAC, International Union of Pure and Applied Chemistry)에서 ‘2023년 10대 유망기술’로 선정되었다고 5일 밝혔다. (그림 1)
IUPAC은 전 세계 화학/소재 관련 연구자들의 국제적인 협력과 정보교환을 위해 1919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조직기구로서, 2019년부터 매년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다원적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10대 유망기술을 선정해 오고 있다. 인공 근육 기술이 이번에 10대 유망기술로 선정된 것은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과학기술적 중요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헤라클레스 인공 근육은 국내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나노기술연구협의회가 수여하는 2023년 10대 나노기술에도 선정됐다. (기술명: 그래핀 나노 복합소재를 통해 인간 근육보다 17배 강한 헤라클레스 인공근육 개발 기술, 그림 4)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기계·소재 부문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도 선정된 바 있다. (기술명: 그래핀-액정탄성체 복합소재 개발로 인간 근육보다 17배 강한 헤라클레스 인공 근육 세계 최초 구현)
인공 근육에 대한 개념은 17세기 영국 과학자 로버트 훅(Robert Hooke)의 실험에서 최초로 시작됐으나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높은 수축률과 기계적 강도의 실현이 쉽지 않아 그 실용적인 가능성은 최근 30년 전에야 제시되기 시작했다. 또한 합성소재인 인공 근육을 생명체의 생체조직과 어떻게 서로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문제 역시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있었다.
김상욱 교수 연구팀은 인간 근육을 모방한 구조를 가지면서도 높은 기계적 물성과 구동 성능을 가지는 인공 근육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핀 소재와 액정섬유를 결합한 복합소재를 통해 가역적인 근육운동이 가능하면서도 근육운동의 다양한 물성값들이 인간 근육을 크게 능가하는 인공 근육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이 섬유 형태의 인공 근육은 인간의 근육과 매우 유사한 거동을 해 노약자/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신체 보조장치나 우주, 심해, 재난환경 등 극한 환경에서도 운동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생체 모방로봇 등에 응용이 가능하다. (그림 2)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기술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IF: 40.5)’에 표지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다. (그림 3)
연구를 주도한 김상욱 교수는 “우리 인공근육 기술이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IUPAC 10대 유망기술 및 국내 10대 나노 기술로 선정된 것은 인공 근육 기술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4차 산업 혁명과 같이 향후 미래 사회에 대두될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2023년 IUPAC 10대 유망기술에는 김 교수팀의 인공 근육 기술 외에 생물학적 재활용 PET 플라스틱, 바닷물 CO2 제거, 고분자 분해 반응, 화학을 위한 GPT 모델, 광촉매 수소, 웨어러블 센서, 저당도 백신, 박테리아 치료제, 합성 전기화학 등이 선정됐다.
2024.01.05
조회수 7349
-
박인규 교수팀의 전자 코 기술, 2023년 10대 나노기술 선정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 LED 가스 센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나노기술연구협의회가 수여하는 2023년 10대 나노기술에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기술명: 마이크로 LED와 금속산화물 나노소재가 일체된 초저전력 가스센서 기술)
박인규 교수 연구팀은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마이크로미터: 10-6m)의 초소형 LED 바로 위에 고민감도의 금속산화물 나노소재가 집적된 광활성식 가스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초소형 마이크로 LED에서 나오는 빛이 금속산화물에 전달되어 광활성시키고 가스 감지 소재로 활용되는 원리를 적용하고,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여러 종의 가스를 실시간으로 높은 정확도로 선택적 판별하는 전자코 (electronic nose; E-nose) 기술을 개발했다. (가스 종 판별 정확도 99%, 농도 값 예측 오차 14%)
마이크로 LED 가스 센서는 낭비되는 광 에너지 손실 없이 전달 효율을 높여서 초저전력 가스 감지를 실현했다. 기존 가스센서 대비 소모 전력도 1,000분의 1 수준(10-7~10-4 W)으로 획기적으로 절감했고, 수명이 매우 길고 상온에서 동작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장시간 안정적으로 구동이 가능하다.
특히, 마이크로 LED 가스 센서를 이용해 단일 센서만으로도 혼합 가스에 섞여 있는 각 가스의 종류 판별과 농도를 예측하는 전자 코 기술도 개발했다. (그림 2) 사람의 후각을 모사한 전자코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다수의 가스 센서를 동시에 활용하고 딥러닝 기반의 패턴인식 기술을 적용해 가스들을 구분하는데, 사용되는 센서의 수가 증가할수록 전체 시스템 부피와 소모 전력 또한 증가한다. 이에 비해 연구팀은 단일 센서만으로도 고성능의 전자코 시스템을 개발했고 전체 시스템의 부피와 소모 전력 절감에 기여했다.
박인규 교수와 이기철 박사과정 연구팀은 지금도 지속적으로 마이크로 LED 가스 센서 기술을 개발 중이며 지금까지의 결과를 올해 저명한 SCI 저널들에서 발표했다. (학술지명: ACS Nano, IF: 17.1. Light: Science & Applications, IF: 19.4. Small, IF: 13.3)
연구책임자인 박인규 교수는 "마이크로 LED 기반의 광원 일체형 가스 센서는 상온 동작이 가능하고 기존의 가열 방식 가스 센서에 비해 소모전력이 1,00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초저전력 구동이 가능해 대기오염 모니터링, 음식물 신선도 모니터링,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응용될 수 있는 모바일 가스 센서 기술로 발전될 것ˮ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나노기술연구협의회는 국가연구개발사업 중 매년 우수한 나노기술 10개를 선정해 나노기술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제고하고, 나노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으며, 공모 분야는 기초원천기술과 산업화 유망기술 두 가지로 나눠져있다. 수상 시에는 기념 상패와 우수성과를 소개하는 홍보 영상 제작이 지원된다. (2023년 10대 나노기술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osxylkXhN6M?si=g3MbDdOMgwuJiWUR)
2023.12.29
조회수 3796
-
하운드(Hound) 로봇, 100m를 19.87초 주파, 기네스 기록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의 박해원 교수 연구팀이 제작한 사족 로봇 하운드(Hound)의 사족 보행 로봇의 100m 달리기 기록이 기네스 세계 기록으로 인정받았다고 15일 밝혔다.
하운드(Hound)는 KAIST 동적 로봇 설계 및 제어 연구실(Dynamic Robot Control and Design Laboratory)에서 제작된 로봇으로, 지난 2023년 10월 26일에 측정된 실험을 통해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 100미터 선을 19.87초 만에 통과한 후 완전히 멈추는 데 성공했다. 이 성과는 AI 방법론 중 하나인 강화학습을 이용해 시뮬레이션 가상환경에서 훈련된 단일 제어기를 통해 달성됐다.
연구팀은 하운드(Hound) 로봇이 고속으로 달릴 수 있도록, 액추에이터 출력의 한계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모터가 최대로 낼 수 있는 한계 토크와 속도 특성을 강화학습에 활용했다. 또한, 대칭적인 걸음새를 통해 모터의 출력을 고르게 분배하고, 로봇의 빠른 움직임을 위해 경량 발바닥을 설계했다. 이러한 종합적인 설계와 제어에 대한 접근방식을 통해 하운드(Hound)는 빠른 속도로 100미터를 주파할 수 있었다.
하운드(Hound)의 100미터 달리기 기록은 우리 대학 대운동장의 실외 육상 트랙에서 공식적으로 측정됐다.
하운드(Hound)는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 러닝머신 위에서 6.5m/s (시속 23.4km)의 주행 속도를 기록했다. 이는 전기 모터 기반 사족 로봇의 최고속도이며, 기존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의 치타 2(Cheetah 2)의 6.4m/s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박해원 교수 연구팀은 이 성과 또한 기네스 기록 인증을 신청 중이다.
연구 책임자인 기계공학과 박해원 교수는 “KAIST의 기술로 직접 설계 제작된 사족 보행 로봇과 AI 학습 기반 제어기로 보행 로봇 세계 최고속도를 세움으로써 우리나라의 로봇 하드웨어 기술 및 로봇제어 AI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19년 국방과학연구소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사업(91276860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기네스 기록 홈페이지 링크 : https://www.guinnessworldrecords.com/world-records/625586-fastest-100-m-by-a-quadrupedal-robot
기네스 Youtube 계정에 올라온 영상 : https://www.youtube.com/shorts/sdF1cn7iX0g
2023.12.15
조회수 3429
-
호흡기부터 강력 차단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3년 4개월 만에 비상사태가 해제됐으나, 잦은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 변이들이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어 재유행이 시작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변이들은 백신 접종이나 감염으로 인해 숙주가 획득한 기존의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시판되는 근육 접종 백신으로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점막 면역은 충분히 일으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으므로 장기간 지속되는 강력한 점막 면역을 유도할 수 있는 백신의 필요성은 여전하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과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의 비강 접종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마우스 모델을 이용해 이 백신이 장기간 지속되는 강력한 점막 면역을 유도함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점막 면역이란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도 호흡기, 소화기, 생식기관 등을 구성하는 체내 상피 조직인 점막에서 작용하는 면역을 말한다. 이는 체내와 체외의 접점이 되는 점막에 침입한 외부 인자를 인지하고 제거해 인체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어체계다. 점막이 병원체나 외부 항원이 침입하는 주요 경로라는 점에서 점막 면역은 전신적 면역반응에 비해 병원체의 침입에 빠르게 대응해 감염 및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의과학대학원 연수연구원 정희은 박사가 주도하고 박사과정 구근본, 강병훈 연구원, 김현철 박사, 박장현 박사 및 한국화학연구원 김균도 박사가 참여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량된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 및 인간 유래 면역증강제(CXCL9)을 탑재한 비강 접종 코로나19 백신(Ad5-S.Mod)을 개발해 그 효능을 실험용 쥐를 이용해 검증했다. 연구팀은 인간 유래 면역증강제가 활성화된 T세포를 특정 위치로 이동하도록 유인한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백신의 효능을 높이기 위한 면역증강제로 이용하였다.
연구팀은 1회 단일 비강 접종, 혹은 근육-비강 2회 접종하여 백신의 효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비강 백신이 호흡기 점막의 항체 반응 및 기억 T세포 반응을 높은 수준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백신 투여군은 1회 단일 접종만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시 100% 생존하였다. 또한 백신 접종으로 만들어진 면역반응은 최소 1년간은 유지된다는 것을 규명해 백신의 강력한 점막 면역반응 유도 능력을 입증했다.
또한, 연구팀은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법을 이용해 백신을 접종한 실험용 쥐의 폐 대식세포가 기억 T세포 및 B세포를 유지를 돕는 인자들의 주 생산자이며, 폐 대식세포가 제거되면 기억 T세포 및 B세포가 폐 속에서 확연히 감소함을 확인해 이 세포들이 점막 백신 접종으로 만들어진 호흡기 기억 세포의 유지를 돕고 있음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인간 유래 면역증강제(CXCL9)로서 활용해 백신의 효능을 강화한 새로운 백신 설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과, 폐 대식세포가 점막 백신에 의해 형성되는 기억 면역반응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새로이 규명하여 다양한 병원체에 대한 비강 백신 개발에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타겟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의과학대학원 박사후연수연구원 정희은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 분야 국제 학술지 `앤티바이럴 리서치(Antiviral Research)' 온라인판으로 6월 14일에 게재됐다. (논문명: Intranasal delivery of an adenovirus-vector vaccine co-expressing a modified spike protein and a genetic adjuvant confers lasting mucosal immunity against SARS-CoV-2, 논문링크: https://doi.org/10.1016/j.antiviral.2023.105656)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 2020 과기원공동연구 프로젝트,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창의·도전연구 기반지원 사업 및 한국화학연구원 감염병 예방 융합 플랫폼 개발 과제 및 GO! KRICT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7.01
조회수 3149
-
정크 DNA가 노화와 발암에 관여한다
인간 유전체 중 일반적인 단백질 생성 유전자는 전체 염기서열의 1% 정도에 불과하며 나머지 99%의 유전체 영역은 그 기능이 뚜렷하게 알려지지 않아 ‘쓸모없는 DNA’라는 뜻으로 ‘정크 DNA’라고 불리고 있다. 정크 DNA 가운데 약 1/6을 차지하는 L1 점핑 유전자는 활성화될 경우 세포의 유전정보를 파괴하거나 교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 사람의 진화 과정에서 불활성화(화석화) 됐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L1 점핑 유전자가 활성화되며, 노화와 발암 과정에 연관이 있음을 처음 확인하였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김민정 교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권현우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로 ‘L1 점핑 유전자’의 활성화에 의한 사람 대장 상피 세포의 유전체 파괴 현상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의과학대학원 남창현 박사과정과 육정환 박사(現 서울대병원 내과 임상조교수)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5월 10일 字 온라인판(영국 현지시간)에 게재됐다 (논문명 : Widespread somatic L1 retrotransposition in normal colorectal epithelium). 이번 연구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 서울대학교병원 내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시립대학교, 및 KAIST 교원창업기업 지놈인사이트(Genome Insight)의 연구자들도 참여했다.
우리 몸에서 L1 점핑 유전자의 활성화는 유전체 서열의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인간 종의 진화 과정을 촉진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람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L1 점핑 유전자의 활성화가 세포 유전체의 파괴 및 암 등 질병 발생을 촉진하여 생존에 불리하기 때문에 현생 인류에서 대다수의 L1 점핑 유전자는 불활성화(화석화)된 것으로 여겨졌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일반적인 믿음과는 달리 L1 점핑 유전자의 일부는 아직도 특정 조직에서 활성화될 수 있고, 노화 과정에서 이들이 유전체 돌연변이를 빈번하게 생성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규명하여, 세포의 노화 및 암 발생 과정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28명의 개인의 피부(섬유아세포), 혈액 및 대장 상피 조직에서 확보한 총 899개 단일세포의 전장 유전체(whole-genome sequencing) 서열을 생명정보학 기법으로 분석했다. L1 점핑 유전자에 의한 돌연변이의 빈도는 세포 종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으며 노화된 대장 상피세포에서 주로 발견됐다. 연구팀은 L1 점핑 유전자의 활성화에 의한 대장 상피세포의 유전체 돌연변이가 태어나기 전 배아 발생단계에서부터 평생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40세가 된 개인의 대장 상피 세포들은 평균적으로 1개 이상의 L1 점핑 유전자에 의한 돌연변이를 갖게 된다.
연구팀은 L1 점핑 유전자 활성화 기전을 추적하기 위해 DNA 뿐만 아니라 후성 유전체 (DNA 메틸레이션) 서열을 함께 확인하였다. L1 점핑 유전자가 활성화된 세포에서는 후성 유전체의 불안정성이 발견되어 후성 유전체의 변화가 L1 점핑 유전자의 활성을 조절하는 스위치임을 확인하였다. 연구팀은 세포들의 배아발생과정을 추적하여, 이러한 후성 유전체 불안정성의 대다수가 초기 배아 발생과정에 형성되었음을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는 향후 더 많은 조직에서 L1 점핑유전자 활성화에 의한 노화 및 발암 과정을 확인하고 이의 활성화를 억제하여 인체 노화 및 질환 발생을 제어하는 기술개발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는 "전장유전체 및 생명정보학의 광범위한 적용을 통해 그동안 규명하기 어려웠던 L1 점핑 유전자에 의한 생명현상을 확인한 대표적인 연구ˮ라며 “이번 연구는 DNA 돌연변이가 암이나 질환을 갖고 있는 세포의 전유물이 아니며, 인간의 정상 세포의 노화과정에서 세포 자체의 불안정성에 의해 끊임없이 돌연변이가 생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김민정 교수는 "임상현장에서 체계적으로 확보한 사람 유래 조직이 실제 인간에서 일어나는 질병 과정을 발견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ˮ라며 "향후 임상 및 기초의학의 밀접한 공동연구가 필요하다ˮ라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과 권현우 교수는 “그동안 연구팀에서 고도화한 단일세포 유전체 기술이 큰 결실을 맺게 되어 기쁘다”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단일세포 유전체 기술을 선도할 수 있도록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 한국연구재단 생애첫연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지원 사업, 서경배과학재단 신진과학자 연구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5.15
조회수 5026
-
RNA 유전자 가위 기술로 코로나바이러스 싹둑
엔데믹(endemic)으로 지정된 코로나 19 바이러스(이하 SARS-CoV-2)는 변이가 매우 빈번하고 빠른 RNA 바이러스이다. 따라서 전 세계 연구자들은 신·변종 바이러스 출현에 따른 새로운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범용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과 전북대 강상민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RNA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RNA 바이러스 유전체 내 슈도낫 부위를 타겟해 바이러스 증식을 강력하게 차단할 수 있는 핵심 타겟부위를 발견했고, 전북대학교 인수공통감염병 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동물모델에서 COVID-19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1일 밝혔다.
우리 대학 자연과학연구소 유다슬이 연구조교수, 전북대학교 한희정 박사과정, KAIST 생명과학과 유정혜 박사과정, KAIST 생명과학과 김지혜 선임연구원이 공동 제 1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 (Molecular Therapy)’ 2023년 3월호에 온라인으로 출판됐다. (논문명: Pseudoknot-targeting Cas13b combats SARS-CoV-2 infection by suppressing viral replication). (Impact Factor: 12.91). (DOI: https://doi.org/10.1016/j.ymthe.2023.03.018)
SARS-CoV-2 바이러스는 세포 내 감염 후 매우 빠른 속도로 바이러스 단백질을 복제하고 증식하여 숙주 세포의 기능을 완전히 망가뜨린다. RNA 바이러스 유전체를 직접 분해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시도는 이전부터 있어왔으나 이런 빠른 코로나 증식을 완전히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구팀은 RNA 유전자 가위 기술로 코로나 바이러스 내 유전자 발현 조절 중추 역할을 하는 슈도낫 부위를 타겟함으로써 99.9퍼센트의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슈도낫 부위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가장 취약한 급소임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본 기술은 m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 전달하는 방식으로 DNA 기반 유전자 치료제에 비해 전달 효율이 매우 높으며 치료제 발현 시간 또한 매우 빠르다. 연구진이 제작한 mRNA 기반 치료제 전달로 감염 세포에 2시간 이내, 감염 동물에 6시간 이내에 RNA 유전자 가위 기술 발현을 유도할 수 있었다.
연구진이 타겟한 슈도낫 부위는 MERS, SARS-CoV 유전체 내에서도 보존성이 높은 염기서열을 가졌으며, SARS-CoV-2 변이체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오미크론) 모두에서 동일한 염기서열을 가졌다. 연구진은 전북대학교 인수공통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SARS-CoV-2 (Hu-1) 뿐만 아니라 변이체 증식 또한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됨을 보여주며 해당 기술의 범용성을 증명하였다. 또한 SARS-CoV-2 감염 쥐 모델에 해당 치료제 기술이 투여된 쥐에서 뚜렷한 COVID-19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유다슬이 연구조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러스 유전체 중 단백질을 구성하는 유전자가 아닌 단백질 발현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타겟 했다는 점과, 그것이 다른 유전자 타겟 부위보다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율이 뛰어났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허원도 교수는 “우리 RNA유전자가위 연구는 본래 바이러스 감염병 치료 목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팬데믹이라는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기여하고자 연구를 시작했고, 전북대 인수공통감염병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있었다. 또한 mRNA 백신으로 인류가 빠르게 팬데믹을 극복했듯이 mRNA 치료제 개발로 미래에 출현할 바이러스 감염병에 신속한 대응을 하도록 본 기술을 발전시키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코로나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과 보건복지부 감염병 예방 치료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5.02
조회수 7829
-
전염병 바이러스 10분 내 현장 진단 가능한 PCR 개발
전염성 높은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료 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바이러스를 검출해 신속하게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현장 진단 검사는 신속 항원 검사에 국한되어 진단의 정확성이 낮은 문제점이 있다. 감염병 확진을 위해선 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Real-time reverse-transcription Polymerase Chain reaction, RT-qPCR) 검사가 필요하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현장 진단 검사에는 매우 부적합한 실정이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나노종합기술원과 (주)오상헬스케어와의 공동연구로 개발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95% 정확도를 가진 현장 진단에 적합한 초고속 초소형 플라즈모닉 핵산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화)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광열 나노소재 기반 초고속 플라즈모닉 열 순환기, 미세 유체 랩온어칩 기반 금속 박막 카트리지, 초박형 마이크로렌즈 어레이 형광 현미경 등 최첨단 마이크로 나노기술을 접목한 현장 진단형 플라즈모닉 핵산분석 시스템을 핸드헬드 크기로 개발했으며 코로나-19 RNA 바이러스를 10분 이내에 성공적으로 검출했다. 또한, 파일럿 제품의 성능평가를 위해 임상적 성능시험을 수행했으며, 임상 현장에서 정상인 시료로부터 코로나-19 환자의 시료를 95%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플라즈모닉 열 순환기'는 나노 및 마이크로공정기술을 통해 유리 나노 기둥 위 금나노섬 구조와 백금박막 저항 온도센서를 결합해 대면적으로 제작됐다. 해당 나노 구조는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광 흡수율이 매우 높아 백색광 다이오드(LED)의 빛을 빠르게 열로 치환해 온도 상승 속도를 대폭 향상했으며, 상단에 있는 박막 저항 온도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표면 온도를 측정함으로써 초고속 열 순환 기능을 구현했다.
또한, 연구팀은 사출 성형된 플라스틱 미세 유체 칩과 알루미늄 박막을 결합해 `금속박막 카트리지'를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값비싼 나노소재의 재사용률을 높이고 비용 효율을 극대화했다. 해당 금속 박막은 두께가 얇고 열전도율이 높으므로 열 순환기로부터 발생한 광열을 반응 용액에 효율적으로 전달해 온도상승 및 하강 속도를 개선했다. 또한, 금속 박막은 빛 반사율 또한 매우 높아 플라즈모닉 핵산 증폭 기술의 가장 큰 한계점인 광열 여기광원과 형광 검출 사이의 광학적 누화 현상을 완전히 해결했다.
연구팀은 미세 유체칩 내 실시간 정량화를 위해 마이크로공정기술을 활용해 곤충 눈을 모사한 `마이크로렌즈 어레이 형광 현미경'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초점거리의 한계를 극복해 10밀리미터(mm)의 초근접 거리에서 미세 유체 채널의 형광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도록 제작됐고 전체 형광 시스템의 크기를 대폭 축소했다. 또한, 어레이 이미지의 병합 및 재구성을 통해 높은 동적범위 및 고대비 다중 형광 촬영이 가능하므로 플라즈모닉 핵산 증폭 동안 증가하는 유전자를 실시간으로 정량화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정기훈 교수는 “플라즈모닉 핵산분석 시스템이 속도, 가격, 크기 측면에서 현장 진단에 매우 적합하여 진단 장비의 탈중앙화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중 이용 시설이나 지역 병원 등 방역 현장에서 바이러스 검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강병훈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 (ACS Nano)'에 게재됐다. (논문명: 분자진단의 분산화를 위한 초고속 플라즈모닉 핵산 증폭 및 실시간 정량화, Ultrafast Plasmonic Nucleic Acid Amplification and Real-Time Quantification for Decentralized Molecular Diagnostics)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코로나19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2023.04.11
조회수 5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