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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변하는 고효율 스마트 유연전지 개발
스마트 전자 기기 및 웨어러블 시장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단순한 에너지저장 기능을 가진 이차전지를 넘어서 색깔이 변하는 스마트 이차전지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전기변색소자는 낮은 전기전도도로 인해 전자와 이온의 이동효율 및 에너지 저장 용량이 낮고 플랙서블/웨어러블 에너지 기술에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와 명지대학교(총장 유병진) 신소재공학과 윤태광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전자와 이온의 이동효율을 높여주는‘파이(π) 결합 간격재(Spacer)’가 내장된 전기변색 고분자 양극재 개발을 통해, 충전․방전 과정을 시각화하는 스마트 전기변색-아연 이온 전지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전기변색 기능이 접목된 전지는 충전과 방전 상태를 색 변화로 시각화하고, 태양광 흡수량을 조절해 실내 냉방 에너지 소비량을 절감하는 디스플레이 소자로 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스마트 전지다. 공동연구팀은 장시간 공기 노출 및 기계적 변형에도 전기변색 성능과 우수한 전기화학 특성이 유지되는 유연 전기변색-스마트 아연 이온전지 구현에 성공했다.
공동 연구팀은 전자와 이온의 이동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파이(π) 결합 간격재(Spacer)’가 내장된 고분자 양극재를 이론적인 모델링을 바탕으로 설계하고 최초로 합성했다. 파이(π) 결합은 구조 내 전자이동을 향상시켜 이온 이동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이온 흡착효율이 극대화되어 에너지 저장 용량 또한 높이는 효과가 있다.
‘파이(π) 결합 간격재(Spacer)’가 내장된 고분자 양극재 기반 전지는 간격재가 없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간격재가 공간을 마련해주어 이온 이동 속도를 빠르게 하여 고속충전이 가능하며 아연 이온 성능이 방전용량 110 mAh/g로 기존보다 40% 이상 저장용량도 확대되고 충·방전시 남색에서 투명색으로 빠르게 바뀌는 변색 성능도 30%가 상승한 결과를 나타냈다. 아울러 투명 유연전지 기술을 스마트 윈도우에 적용하면, 낮시간 동안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짙은 색을 띄게되어 자외선과 눈부신 태양빛을 차단하는 커튼 기능이 포함된 미래형 에너지 저장 기술로 쓰일수 있다.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는 ‘파이(π) 결합 간격재(Spacer)’가 내장된 고분자를 개발해 우수한 변색효율과 높은 에너지 용량의 스마트 아연이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ˮ고 밝혔으며 "에너지 저장의 역할만을 수행하는 기존 전지의 개념을 넘어서, 스마트 전지 및 웨어러블 기술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미래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활용될 것을 기대한다ˮ 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윤태광 교수(KAIST 신소재공학과 졸업), 이지영 박사(現 노스웨스턴 대학교 박사 후 연구원), 충북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김한슬 교수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였으며,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에 인사이드 표지 논문(Inside Cover)으로 8월 3일 (35권, 31호)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 A π-Bridge Spacer Embedded Electron Donor–Acceptor Polymer for Flexible Electrochromic Zn-Ion Batteries)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한국연구재단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 교육부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과 산업통산자원부의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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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가상현실 구현 패터닝 기술 개발
디스플레이 패널에 들어가는 수많은 픽셀은 빛을 낼 수 있는 발광 소재들을 고해상도로 패터닝(patterning) 함으로써 얻어진다. 특히, 증강현실/가상현실용 근안(near-eye) 디스플레이의 경우 우수한 화질을 얻기 위해서는 기존 디스플레이 이상의 초고해상도 픽셀 패턴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조힘찬 교수 연구팀(공동저자 강정구 교수 연구팀)이 발광성 나노소재의 높은 발광 효율을 유지하며 초고해상도 패턴을 제작하는 패터닝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높은 색 순도와 발광 효율로 인해 차세대 발광체로 주목받고 있는 양자점(퀀텀닷)이나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과 같은 용액공정용 나노소재들의 경우, 고유의 우수한 광학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균일한 초고해상도 패턴을 제작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 및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구현에 있어서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조 교수 연구팀은 양자점과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이 가지는 강한 광촉매 특성을 활용하여, 양자점 또는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에 빛이 조사되었을 때 나노결정 리간드 사이에서 가교(crosslinking) 화학 반응이 쉽게 유도되도록 소재를 설계하였고, 이를 통해 발광성 나노소재의 고유한 광학적 특성을 완전히 보존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패터닝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해당 공정을 통해 560 나노미터(nm) 수준의 패턴 너비를 가지는 초고해상도(12,000 ppi급)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 패턴을 균일하게 제작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는 증강현실/가상현실 디스플레이에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해상도(수천 ppi)를 훨씬 상회하는 값이다. 형성된 발광 나노소재 패턴은 물리적, 광학적 특성 측면에서 높은 균일도를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정밀한 분석을 통해 개발된 광촉매 패터닝 공정에서의 정확한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하였고, 이러한 패터닝 메커니즘이 양자점과 페로브스카이트 뿐만 아니라 발광성 고분자에까지 범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높은 확장성을 가지는 기술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개발된 광촉매 패터닝 기술이 연속적인 다층 공정 및 발광 다이오드 소자 제작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여 높은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조힘찬 교수는 “본 광촉매 패터닝 기술은 간단한 공정을 통해 다양한 발광 나노소재의 우수한 광학적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초고해상도 패터닝을 쉽게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이미지 센서 등 다양한 산업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언급하였다.
신소재공학과 맹성규 석사과정 및 박선재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 8월 9권 33호에 출판됐다. (논문명 : Direct photocatalytic patterning of colloidal emissive nanomaterials).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및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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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쓰는 공기청정기’, ACM DIS 우수 픽토리얼상 수상
인공지능의 발달로 의식, 생각, 감정과 같은 속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스마트 사물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속성이 사물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포함되고 드러나며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미비하다.
우리 대학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팀의 일기 쓰는 공기청정기 개발 논문이 국제학술대회인‘ACM DIS(Designing Interactive Systems) 2023’에서 국내 최초로 우수 픽토리얼상(Honorable Mention Award)을 수상했다고 16일 밝혔다.
ACM DIS 학술대회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의 최우수 학술대회 중 하나로 올해는 7월 10일부터 14일까지 미국 피츠버그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개최됐다. 이 학술대회의 픽토리얼이란, 글과 수식만이 아닌 주석이 있는 그림이나 사진과 같은 시각 자료를 충분히 활용해 지식을 전달하는 새로운 형식의 논문을 말한다.
남택진 교수팀은 2021년 아날로그 제품을 간편하게 사물 인터넷(IoT)화하는 기기인 ‘아이오타이져(IoTIZER)’ 개발로 국내 연구팀으로는 처음 픽토리얼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는 국내 최초 논문 수상 성과를 거두었다.
남택진 교수팀은 사물 관점에서 스스로 일기를 쓰는 공기청정기인 ‘아레카(Areca)’라는 제품을 개발하고, 사물에 포함되는 의식의 속성을 정의하고 표현하는 디자인 과정을 소개했다. 의식이 있다고 느껴지는 미래 사물의 구체화 사례로써 아레카의 하드웨어와 인터랙션을 디자인하였다. 실제로 작동하는 시작품을 구현함으로써 미래 사물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사유하고 깊이 탐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구두 발표와 시연을 주도한 제1 저자 조형준 박사과정은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물의 디자인 작업에서 새롭게 대두될 의식과 같은 비물질적 요소를 제시하고 실제 예시를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남택진 교수는 “아레카(Areca)는 재미있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한 단순한 사례가 아니라 앞으로 AI가 탑재될 고도로 지능화된 제품의 원형을 보여준 연구 제품이며, 앞으로 새로운 유형의 스마트 제품디자인 연구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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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파킨슨병 맞춤형 치료 가능
파킨슨병 같은 만성 퇴행성 뇌 질환의 경우, 생존 환자의 뇌세포에 직접 접근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뇌 질환 환자의 세포 데이터를 토대로 환자 질병의 메커니즘 하위 유형을 인공지능으로 예측하는 것은 시도된 바가 없다.
우리 대학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 연구팀이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와의 공동 연구로 파킨슨병 환자의 개인별 질병 하위 유형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최민이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은 파킨슨병 환자의 역분화 만능 줄기세포(hiPSC)에서 분화된 신경 세포의 핵, 미토콘드리아, 리보솜 이미지 정보만 학습해 파킨슨 환자의 병리적 하위 유형을 정확하게 예측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환자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파킨슨병 양상을 겉으로 보이는 발현형이 아닌 생물학적 메커니즘별로 분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원인 미상의 파킨슨병 환자가 속한 분자 세포적 하위 유형별로 진단이 가능해져 환자 맞춤형 치료의 길을 열 수 있다. 또 이 플랫폼은 고속의 대량 스크리닝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병리적 하위 유형에 적합한 맞춤형 약물 개발 파이프라인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파킨슨병의 치료는 환자 개별의 병리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확률에 기댄 ‘일률적 접근’ 방식을 사용해 왔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병리적 원인과 치료 방법 사이의 불일치로 인해 치료 효과를 향상하기 어려웠다.
최민이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을 사용하면 개별 환자 뇌세포의 분자 및 세포 정보를 정밀하게 프로파일링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환자들의 질병 하위 유형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서 궁극적으로 ‘정밀 의학 (Precise medicine)’이 가능해진다. 이는 각 개인에게 맞춤화된 치료 (Personalized medicine)로 이어져 치료 효과를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플랫폼은 2012년 노벨의학상 수상 기술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성인 피부세포나 혈액에서 얻은 체세포를 태아기의 미분화 상태로 리프로그래밍한 세포. 어떤 장기 세포로도 분화가 가능)를 분화시켜 얻은 뇌세포를 사용하는 ‘접시 속 질병(disease in a dish)’ 패러다임이다. 이는 퇴행성 뇌 질환처럼 병변을 직접 얻을 수 없거나, 인간의 뇌를 정확하게 모사할 수 없는 동물 모델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접시 속에 배양한 자신의 표적 질병 세포를 순차적으로 이미징하면 일련의 병리적 사건을 추적할 수 있어 질병 진행에 따른 약물 반응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교신 저자인 최민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험실에서 얻은 생물학적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효과적으로 학습시켜, 정확도가 높은 질병 하위 유형 분류 모델을 생성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며, "이 플랫폼은 자폐 스펙트럼과 같이 환자 개인별 증상이 뚜렷하게 다른 뇌 질환의 하위 유형을 분류하는 데에도 유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영국 Medical Research Council (MRC)와 대교-KAIST 인지 향상 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젼스 (Nature Machine Intelligence, IF = 25.8) 8월호에 출판됐다 (논문명: Prediction of mechanistic subtypes of Parkinson’s using patient-derived stem cell model)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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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친환경 생산 공정 촉매 개발
세계 유수의 화학 기업들은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의 하나인 폴리우레탄을 만들기 위해 염산을 촉매로 사용해왔으며, 이는 많은 독성 폐수를 발생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염산을 친환경적인 고체 형태의 산 촉매로 대체하고자 하는 연구를 지난 20여 년간 진행해 왔으나 낮은 반응 선택도와 빠른 촉매 비활성화 문제로 한계에 부딪혔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염산 촉매 기반 공정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 고체산 촉매를 개발하여 화제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 연구팀이 인하대학교 화학공학과 이용진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폴리우레탄 기초 원료인 메틸렌디아닐린 제조에 있어 높은 촉매 활성과 선택도를 갖고 뛰어난 장기 안정성을 갖춘 *LTL 제올라이트 기반 촉매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 LTL 제올라이트 : 제올라이트는 알루미늄 산화물과 규산 산화물의 결합으로 생성된 다공성, 결정성 물질로, 흡착제, 이온교환제, 합성세제, 촉매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 소재다. 국제 제올라이트 학회(International Zeolite Association, IZA)에서는 현재까지 보고된 250여 가지의 제올라이트를 골격구조에 따라 3자의 알파벳 코드로 분류하였다. LTL은 Linde type-L의 약자로, 1차원의 육각형 결정구조를 가진 제올라이트이다.
폴리우레탄의 중요한 기초 원료 중 하나인 메틸렌디아닐린은 현재 상용화된 공정에서 염산 촉매를 활용해 여러 단계의 화학 반응을 거쳐 합성된다. 이러한 전통적인 합성 공정은 부가가치가 높은 4,4’-메틸렌디아닐린의 수율이 높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부식성이 강한 염산을 사용하는 공정 특성상 내부식성을 갖춘 고가의 특수 반응기의 설계가 요구된다. 또한, 생성물의 중화 공정과 분리 공정이 필수적이고, 많은 양의 독성 폐수가 배출되는 단점을 갖고 있다.
메틸렌디아닐린의 제조에 고체산 촉매로 널리 연구되어 온 물질은 마이크로 기공(기공의 직경이 1나노미터 이하)을 가지고 있는 결정성 물질인 제올라이트다. 하지만 제올라이트 촉매의 경우 메틸렌디아닐린 합성 반응에서의 반응물과 생성물의 분자 크기가 매우 크기 때문에 마이크로 기공에서의 확산 속도 제한으로 야기되는 낮은 활성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시사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민기 교수 연구진은 4,4’-메틸렌디아닐린을 선택적으로 합성하고 올리고머의 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최적화된 제올라이트 촉매를 설계했다. 연구진은 현재까지 발견된 250개 이상의 제올라이트 구조 중 LTL 제올라이트 구조가 4,4’-메틸렌디아닐린의 합성에 이상적임을 발견했다. 아울러 LTL 제올라이트의 결정 내부에 거대 분자의 확산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추가의 기공을 뚫어서 일종의 '분자 고속도로'를 만들어 느린 분자 확산 문제를 해결했다.
이렇게 마이크로 기공과 메조기공을 동시에 포함하는 신규 LTL 제올라이트 촉매는 일반 LTL 제올라이트에 비해 8배 이상 증진된 활성을 보였으며, 염산 촉매를 이용한 촉매 공정에 비해 10% 이상 증진된 4,4’-메틸렌디아닐린 수율을 보였다. 또한 연구진은 신규 개발한 촉매가 장기 연속 반응 공정에서도 우수한 안정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신규 제올라이트 촉매를 사용한 공정은 염산 기반의 공정과 달리 중화 공정이 필요하지 않고, 폐수 발생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연구를 주도한 최민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수의 화학 기업들이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던 메틸렌디아닐린의 친환경 생산 공정 개발에 돌파구를 제시한 국내 고유의 기술적 성과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연구진은 한화 솔루션㈜와 긴밀하게 협업해, 신규 촉매 기술을 상업적으로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며, 세계 최초의 메틸렌디아닐린의 친환경 생산 공정 개발을 국내 기술력으로 달성하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화솔루션㈜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수성 석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연구에 참여하였으며,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에서 권위적인 국제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지난 6월 27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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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로 나일론을 친환경적으로 만든다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나일론을 포함한 다양한 고분자들의 친환경 생산에 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 한태희 박사가 `나일론-5의 단량체인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발레로락탐(valerolactam)은 나일론-5 및 나일론 6,5의 중요한 단량체다. 나일론-5와 나일론 6,5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합성섬유인 나일론의 일종으로, 나일론-5는 탄소 5개짜리 단량체로 이루어진 고분자, 나일론 6,5는 탄소 6개와 5개짜리의 두 가지 단량체로 이루어진 고분자를 말한다. 이는 우수한 가공성과 가볍고 질긴 특징으로 인해 의류뿐 아니라 배드민턴 라켓 줄, 어망, 텐트, 그리고 기어 부품 등 산업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단량체란 이러한 고분자를 만드는 재료이며, 단량체들을 서로 연결해 고분자를 합성하는 원리다.
석유 화학 기반의 화학적 발레로락탐 생산은 극한 반응조건과 유해 폐기물 생성이라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레로락탐을 친환경적이며 고효율로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 공장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효과적인 미생물 균주 개발을 위해 필요한 핵심 전략으로, 이상엽 특훈교수가 창시한 연구 분야다.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기술인 대사공학을 이용해 아미노산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세균의 일종인 코리네박테리움에 발레로락탐 생산 합성 대사회로를 구축했다. 이로써 바이오매스인 포도당을 탄소원으로 사용해 고부가가치의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연구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교수팀은 2017년 대장균을 대사공학적으로 개량해 발레로락탐을 세계 최초로 생산하는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낮은 발레로락탐 생산능과 부산물 생성과 같은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미생물의 발레로락탐 생산능을 향상시키고 개발한 균주에 추가로 부산물 제거를 위한 시스템 대사공학 전략을 도입했다. 주요 부산물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제거하고, 유전자 스크리닝을 통해 부산물이자 전구체인 5-아미노발레르산(5-aminovaleric acid)을 발라로락탐으로 전환시켜서 부산물 생성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또한 5-아미노발레르산을 발레로락탐으로 전환하는 유전자를 게놈 상에 여러 번 삽입하는 전략을 통해 발레로락탐 생산을 위한 대사 흐름을 강화하고, 세계 최고 농도(76.1g/L)의 발레로락탐을 고효율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대비 6.17배 높은 수치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대사공학지(Metabolic Engineering)'에 지난 7월 12일 게재됐다.
※ 논문명 : Metabolic engineering of Corynebacterium glutamicum for the high-level production of valerolactam, a nylon-5 monomer
※ 저자 정보 : 이상엽(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한태희(한국과학기술원, 제1저자) 포함 총 2명
연구에 참여한 한태희 박사는 “미생물을 기반으로 나일론의 단량체인 락탐을 고효율로 생산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기술을 활용해 미생물 기반의 바이오 고분자 산업이 석유화학 기반의 화학산업을 대체하는 데에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에 의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기후환경연구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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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연료전지용 초고성능 ‘만능 전극’ 개발
연료전지란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를 이용해 고효율로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로, 다가오는 수소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술로 여겨진다. 차세대 연료전지에 모두 적용 가능하고 기존에 비해 700시간 구동에도 끄떡없는 우수한 전극 소재가 개발되어 화제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정우철,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와 홍익대학교 김준혁 교수 공동 연구팀이 산소 이온 및 프로톤 전도성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에 모두 적용 가능한 전극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세라믹 연료전지는 전해질로 이동하는 이온의 종류에 따라 산소 이온 전도성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와 프로토닉 세라믹 연료전지(PCFC) 2가지로 나뉜다. 또한, 두 형태에 대해 모두 전력과 수소 간의 변환이 가능하므로 총 네 가지 소자로 구분될 수 있다. 해당 소자들은 수소전기차, 수소 충전소, 발전 시스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차세대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자들은 구동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가장 느린 전극 반응의 속도가 저하돼 소자의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보고된 대부분의 전극 소재는 촉매 활성도가 떨어질뿐더러 소재의 활용이 특정 소자에 집중되어 있어 전력 변환 및 수소 생산이 가역적으로 필요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에 적용되기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문제해결을 위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소재에 높은 원자가 이온(Ta5+)을 도핑해 매우 불안정한 결정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통해 촉매 활성도가 100배 이상 향상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극 소재는 산소이온 전도성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와 프로토닉 세라믹 연료전지의 전력 생산 및 수소 생산 총 4가지 소자에 모두 적용됐다. 또한 해당 소자들의 효율이 현재까지 보고된 소자 중 가장 우수하고 기존 100시간 운전에도 열화되던 소재에 비해 장기간(700시간) 구동에도 안정적으로 구동해, 개발된 전극 소재의 우수성이 입증됐다.
우리 대학 김동연, 안세종 박사과정 학생, 홍익대학교 김준혁 교수가 공동 제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영국 왕립학회 ‘에너지 &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IF:32.5) 7월 12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An Universal Oxygen-Electrode for Reversible Solid Oxide Electrochemical Cells at Reduced Temperatures)
정우철 교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완전히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는 틀을 깨고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소재의 결정구조를 잘 제어하면 고성능 연료전지를 개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의미있는 결과다”고 말했다.
또한 이강택 교수는 “하나의 소자에만 응용되었던 기존 소재들에 비해 총 4가지 소자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추후 연료전지, 물 분해 수소 생산 장치 등 친환경 에너지기술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천기술개발사업 그리고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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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선천적 수량 비교 원리 규명
뇌의 선천적 인지 기능들은 학습이나 훈련 없이 신경망의 구조적 특성으로부터 자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 대학 뇌인지과학과 백세범 교수 연구팀이 두뇌에서 발견되는 선천적 수량 비교 능력이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원리를 설명했다고 7일 밝혔다.
주어진 사물들의 수량을 비교하는 기능은 동물이나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능력이다. 동물 그룹 간 다툼, 사냥, 먹이 수집 등 많은 상황에서 주어진 변수들의 수량 비율이나 차이에 따라 동물들의 의사결정 및 행동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학습을 거치지 않은 어린 개체들의 행동 관찰로부터 수량 비교 능력은 두뇌의 선천적 기능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러한 능력이 학습 없이 발생하는 원리에 대한 설명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백세범 교수 연구팀은 두뇌 모사 인공신경망 모델을 활용해, 학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심층신경망 구조에서 시각적 수량 비율 및 차이 정보의 인지 기능이 자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두 수량의 비율과 차이라는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비교하는 기능이 하나의 공통적인 발생 원리로부터 파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이현수 박사과정, NYU 신경과학과 최우철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Cell)’의 온라인 자매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7월 29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Comparison of visual quantities in untrained neural networks)
연구팀은 먼저 전혀 학습을 거치지 않은 신경망에서 두 수량의 비율과 차이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개별 신경세포가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초기화된 심층신경망에서 다양한 비율 혹은 차이를 가지는 시각적 수량 정보가 주어졌을 때, 이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신경세포들이 다수 발견되며, 이들로부터 측정된 신경 활동은 실제 동물 실험에서 관측된 신경 활동 특성과 매우 유사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연구팀은 이를 이용하여 지금까지 보고되어 온 동물들의 수량 비교 행동 특성을 상당 부분 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더해, 연구팀은 수량 비교 기능 신경세포 회로 구조의 발생 원리를 계산신경과학적 모델을 통해 설명하고 검증했다. 신경망에서 발견된 비율/차이 선택적 신경세포의 특징적 연결구조를 분석해, 특정 값에 대한 선택성이 신경망 하위 계층에서 자발적으로 발생된 단순 증가, 단순 감소 신경 활동의 결합을 통해 형성될 수 있음을 보였다. 또한 이러한 신경 활동이 증가, 감소할 때 관찰되는 비선형성의 타입에 따라 각각 수량 비율 또는 수량 차이를 인지하는 신경세포로 분화될 수 있음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들을 통해 연구팀은 학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두뇌에서 비율/차이 인지와 같은 선천적 수량 비교 기능이 발생하는 원리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제시했다.
백세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상당한 정도의 학습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 여겨지던 두뇌의 수량 인지 및 비교, 연산 기능이 그 어떤 학습도 이뤄지지 않은 초기 두뇌의 구조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이는 연구”라며, “발생 초기 신경망의 구조적/물리적 특성으로부터 다양한 선천적 고등 인지 기능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함으로써 뇌신경과학 연구뿐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인공지능 연구에도 의미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원천기술개발사업, KAIST 특이점교수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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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배 가격 효율적인 챗GPT 핵심 AI반도체 개발
오픈AI가 출시한 챗GPT는 전 세계적으로 화두이며 이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모두 주목하고 있다. 이 기술은 거대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거대 언어 모델은 기존 인공지능과는 달리 전례 없는 큰 규모의 인공지능 모델이다. 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고성능 GPU가 필요해, 천문학적인 컴퓨팅 비용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주영 교수 연구팀이 챗GPT에 핵심으로 사용되는 거대 언어 모델의 추론 연산을 효율적으로 가속하는 AI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반도체 ‘LPU(Latency Processing Unit)’는 거대 언어 모델의 추론 연산을 효율적으로 가속한다. 메모리 대역폭 사용을 극대화하고 추론에 필요한 모든 연산을 고속으로 수행 가능한 연산 엔진을 갖춘 AI 반도체이며, 자체 네트워킹을 내장하여 다수개 가속기로 확장이 용이하다. 이 LPU 기반의 가속 어플라이언스 서버는 업계 최고의 고성능 GPU인 엔비디아 A100 기반 슈퍼컴퓨터보다 성능은 최대 50%, 가격 대비 성능은 2.4배가량 높였다. 이는 최근 급격하게 생성형 AI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에서 고성능 GPU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는 김주영 교수의 창업기업인 ㈜하이퍼엑셀에서 수행했으며 미국시간 7월 1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국제 반도체 설계 자동화 학회(Design Automation Conference, 이하 DAC)에서 공학 부문 최고 발표상(Engineering Best Presentation Award)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DAC은 국제 반도체 설계 분야의 대표 학회이며, 특히 전자 설계 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EDA)와 반도체 설계자산(Semiconductor Intellectual Property, IP) 기술 관련하여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기술을 선보이는 학회다. DAC에는 인텔, 엔비디아, AMD,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TSMC 등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기업이 참가하며, 하버드대학교, MIT, 스탠퍼드대학교 등 세계 최고의 대학도 많이 참가한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들 사이에서 김 교수팀이 거대 언어 모델을 위한 AI 반도체 기술로 유일하게 수상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이번 수상으로 거대 언어 모델의 추론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AI 반도체 솔루션으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우리 대학 김주영 교수는 “미래 거대 인공지능 연산을 위한 새로운 프로세서 ‘LPU’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력보다 우위를 선점하겠다”라며 큰 포부를 밝혔다.
20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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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와 약물로 동시에 암을 잡는 신약 개발
암은 과거부터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임상에서 주로 화학 약물 및 항체 치료가 사용되고 있으나, 심각한 부작용 또는 반복 투여가 필요해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영구적인 유전자 조절을 일으키는 유전자가위(CRISPR, 이하 크리스퍼) 기반 유전자 교정 기술을 이용하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지만, 생체 내 전달이 어려워 효과적인 전달 방법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화학과 박희성 교수 공동연구팀이 유전자가위 기반 항암 신약으로 크리스퍼 단백질 및 화학 약물을 동시에 생체 내에 전달하는 나노복합체를 개발해 기존 항암제보다 월등한 항암 효능을 보였다고 3일 밝혔다.
크리스퍼 기술은 표적 세포에서 정밀하고 영구적으로 유전자 교정을 일으킬 수 있어 기존 유전자 조절 방법에 비해 암의 치료제로서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크리스퍼의 구성 요소인 단백질과 가이드 RNA를 생체 내에 전달했을 때 극히 낮은 조직 투과성 및 세포 유입 효율로 인해 치료 효능이 떨어진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질 나노입자, 고분자, 무기나노입자 등에 나노 전달체에 기반한 전달 방법이 개발됐으나, 여전히 효능이 떨어지고 심각한 독성 및 부작용 문제가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크리스퍼 단백질 Cas9에 서로다른 작용기가 간단히 결합되는 클릭 화학 작용기를 내재하기 위해 비천연 아미노산을 도입한 생직교 반응형 Cas9을 개발했다. 생직교 반응은 살아있는 시스템 내에서 본질적인 생화학 과정을 방해하지 않고 일어나는 반응을 말한다. 연구팀은 기존 나노 전달체의 독성 및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극미량의 고분자 물질을 생직교 반응형 Cas9에 결합시킴으로써 생체 내에 안전하게 전달 및 유전자 교정을 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항암 신약으로써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에 유방암 항암제로 사용되는 올라파리브(olaparib)을 생직교 반응에 의해 Cas9에 결합시킴으로써 병용 치료를 위한 유전자가위 나노복합체인 콤바인 (ComBiNE, Combinatorial and bioorthogonal nano-editing complex)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유전자교정 나노복합체를 이용해 유방암 세포 및 동물모델에서 DNA 복구에 관여하는 유전자 교정 및 올라파리브의 작용으로 기존 항암제 및 단독 치료제에 비해 월등한 항암효과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최초로 크리스퍼 단백질과 화학 항암제를 단일 제형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생체 내 유전자 교정을 일으켜 높은 항암 효능을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다양한 암종에 대해 유전자 및 화학 약물 기반 병용 치료제로서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 기술로 활용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마셀 야니스 베하(Marcel Janis Beha) 박사와 석박사통합과정 임산해 학생, 화학과 석박사통합과정 김주찬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7월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Bioorthogonal CRISPR/Cas9-Drug Conjugate: A Combinatorial Nanomedicine Platform)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보건복지부 및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20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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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나노입자로 염증성 장 질환 치료하다
위장관에 발병하는 만성적인 염증성 장 질환은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과 주사용 항체 치료제들을 이용한 치료법이 일반적이지만 면역약화 등의 부작용들로 인해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와 화학과 이희승 교수 공동연구팀이 장 내 당질층을 모사한 탄수화물 나노입자에 생체 내에서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빌리루빈을 결합해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Anti-inflammatory Glycocalyx-mimicking nanoparticles)‘ 수십 종을 합성하고 이를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적용함으로써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의약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세포막은 다양한 형태의 당 사슬 집합체인 당질층(glycocalyx)으로 둘러싸여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이 있는 사람의 장 조직에서는 정상인들과 다른 당질층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당질층은 우리 몸이나 음식에 많이 존재하는 탄수화물을 이루는 구성 성분인 여러 가지 당들에 대해 선택적인 결합력을 보인다. 이에 착안해 연구팀은 자연에 존재하는 탄수화물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다섯 가지의 당들을 조합해 수 십가지의 인공 탄수화물(glycopolymers) 후보군들을 합성하여 염증성 장 질환 조직에 형성된 당질층에 잘 결합하는 인공 탄수화물 후보군을 선별하고자 하였다. 합성된 수 십가지의 인공 탄수화물에 우리 몸속에서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빌리루빈 생리활성 물질을 결합하여 최종적으로 당질층을 표적할 수 있는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anti-inflammatory glyconanoparticles)’후보군들을 구축하였다.
연구팀은 구축된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 후보군들을 염증성 장 질환 생쥐모델에서 직접 경구투여를 통해 치료효능이 가장 우수한 탄수화물 나노입자를 선별할 수 있었다. 선별된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가 어떻게 치료효능 및 작용기전을 나타냈는지도 조사하였고 치료 효능이 기존에 사용하던 저분자 합성의약보다 더 우수한 효능을 가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유도현 박사 및 황창희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정상급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ISSN: 1433-7851 print, 1521-3773 online, Impact Factor: 16.823)' 6월 13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https://doi.org/10.1002/anie.202304815 논문명: Anti-inflammatory Glycocalyx-Mimicking Nanoparticles for Colitis Treatment: Construction and In Vivo Evaluation).
전상용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당질층 표적형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 플랫폼 기술은 염증성 장 질환 외에도 다양한 염증 질환들의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해당 학술지에서 선정한 특별 언론홍보 대상으로 선정돼 해외 과학 전문 보도 매체인 ‘ScienceDaily’ 와 ‘ChemistryViews’ 등에도 소개된 바 있다.(ScienceDaily: https://www.sciencedaily.com, ChemistryViews: https://www.chemistryviews.org)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사업(종양/염증 미세환경 표적 및 감응형 정밀 바이오-나노메디신 연구단) 및 선도연구센터사업(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 CMCA)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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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지방 열 생성 조절 인자 규명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서재명 교수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이하 생명연) 대사제어연구센터 배광희 박사, 김원곤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갈색지방의 신규 대사 조절 인자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갈색지방은 백색지방과는 달리 열 생성을 통해 에너지를 소모하며 갈색지방의 활성은 나이나 신체 대사적 상태 특히, 비만과 반비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갈색지방은 비만과 대사 질환 제어의 새로운 치료제 표적으로 간주되고 있다. 세포 내 에너지를 생성하는 미토콘드리아 기질에 위치한 짝풀림 단백질(UCP1)이 갈색지방의 열 생성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다른 열 생성 인자들에 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공동 연구팀은 갈색지방의 RNA 전사체와 단백질체 정보를 이용한 다중오믹스 분석을 통해 LETMD1이라는 단백질이 갈색지방조직의 분화 및 발달 단계에서 선택적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나아가 LETMD1 단백질이 기존 보고와는 달리 미토콘드리아 기질에 위치하고 있음을 새롭게 확인했다.
LETMD1 유전자 결핍 마우스를 제작하여 추위에 노출 시킨 결과, UCP1 단백질의 발현이 억제되어 있어 체온과 호흡을 유지시키지 못한다는 결과를 관찰했으며, 기전 연구를 통해 LETMD1 단백질이 호흡복합체의 발현과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혔다.
공동 제1 저자인 김광은 박사는 "갈색지방은 섭취한 에너지를 열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LETMD1 단백질을 통해 비만 등 대사성 질환의 예방 및 중재기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ˮ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김광은 박사 (현 서울대학교 화학부 박사후연구원)와 생명연 박안나 박사 (현 미시간대 의대 박사후연구원)가 공동 제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월 23일자 온라인판에 출판되었다. (논문명 : Mitochondrial matrix protein LETMD1 maintains thermogenic capacity of brown adipose tissue in male mice).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산업자원부 알키미스트사업, 국가신약개발사업, 생명연 주요사업, KAIST 국제공동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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