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동기 , 김형수 교수, DNA 마이크로패치 제작 기술 개발
〈 윤동기 교수, 김형수 교수, 박순모 연구원 〉
우리 대학 화학과/나노과학기술대학원 윤동기,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 공동 연구팀이 마이크로 크기의 DNA 2차원 마이크로패치 구조체를 제작하고 이를 제어, 응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윤 교수 연구팀은 커피가 종이에 떨어지고 물이 마르면 동그랗게 환 모양이 생기는 이른바 ‘커피링 효과’라 불리는 현상을 DNA 수용액에 적용해 세계 최초로 DNA 기반의 마이크로패치를 제작했다.
차윤정 박사, 박순모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월 7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Microstructure arrays of DNA using topographic control)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을 하는 DNA는 이중나선 구조와 나노미터 주기의 규칙적인 모양을 가져 소재 분야에서 일반적인 합성방법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정밀한 구조재료이다. 정밀한 DNA 합성과 오리가미(Origami) 기술을 이용해 스마일 패치(smile patch) 등의 재미있는 모양을 구현해 왔지만, 재료의 가격이 높아 실제 응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윤 교수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어에서 추출한 DNA 물질을 이용해 기존보다 1천 배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잘 정렬된 뜨개질(knit) 혹은 아이스크림콘 모양의 기존에 없던 마이크로패치 구조체를 대면적에서 구현했다.
연구팀은 DNA가 물에 녹으면 마치 물풀과 끈적끈적해지면서 서로 적당한 힘으로 끌어당기며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하는 액정상(liquid crystal phase)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액정 표시장치(LC display 혹은 LCD)에서 액정분자들이 전기장을 통해 방향성이 제어되는 것처럼 수용액 상태의 DNA 액정상이 두 기판 사이에서 문질러지며 물의 증발이 이뤄질 때 DNA 나노 구조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렬하게 된다. 과일 잼을 식빵에 바르면 과일 알맹이(pulp)가 한 방향으로 잘 펴 발라지면서 마르는 현상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DNA가 한 방향으로 문질러져서 마를 때 바닥에 평평한 기판 대신 일정한 모양을 갖는 수 마이크론 크기의 기둥(혹은 요철)들이 있는 기판을 사용하면 2차원의 뜨개질 모양, 아이스크림콘 모양 등 좀 더 흥미로운 들을 제작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금 나노막대와 같은 플라즈몬 공명(plasmon resonance)을 나타내는 소재와 결합해 디스플레이 소자에 응용을 시도했다. 플라스몬 공명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판에 빛을 쪼일 때 그 표면 위에서 전자가 일정하게 진동하면서 자신의 에너지와 일치하는 빛에만 반응하는 현상으로 특정한 색만 반사하여 선명도와 표현력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이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방향으로 금 나노막대가 정렬하는지를 나타내는 배향(orientation)이다. 즉 막대들이 한 방향으로 나란히 정렬될 때 광학·전기 특성이 극대화된다. 윤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DNA 마이크로패치를 일종의 틀로 삼아 금 나노막대들을 독특한 형태로 배향하고 플라즈몬 컬러 기판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DNA 2차원 마이크로패치 제작 기술은 DNA를 구조재료 및 전자소재로써 활용할 수 있는 단서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증발 현상과 DNA 액정물질이 접목될 때 나타나는 독특한 형태의 복잡한 분자 거동 해석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 교수는 “연구를 통해 밝힌 것처럼 DNA가 금 나노막대와 같은 광학 소재와 복합체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자연계에 무한히 존재하는 DNA를 디스플레이 관련 분야의 신소재로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전략과제,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아사업과 신진연구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DNA 분자 배향 모식도
그림2. DNA-금 막대 입자 복합체의 배향 양상과 나타나는 플라즈모닉 광학 현상
2019.06.18
조회수 16507
-
임성갑 교수, 새로운 다층 금속 상호연결 기술 개발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와 POSTECH(총장 김도연) 창의IT융합공학과 김재준 교수 공동 연구팀이 비아홀(via-hole, vertical interconnect access hole) 공정 없이도 금속을 다중으로 상호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5층 이상의 3차원 고성능 유기 집적회로를 구현했다.
이번 기술은 금속의 수직 상호 연결을 위해 공간을 뚫는 작업인 비아홀 공정 대신 패턴된 절연막을 직접 쌓는 방식으로, 유기 반도체 집적회로를 형성하는데 적용할 수 있는 신개념의 공정이다.
유호천 박사와 박홍근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6월 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Highly stacked 3D organic integrated circuits with via-hole-less multilevel metal interconnects)
유기 트랜지스터는 구부리거나 접어도 그 특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유연(flexible) 디스플레이 및 웨어러블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기물 반도체는 화학적 용매, 플라즈마, 고온 등에 의해 쉽게 손상되는 문제점 때문에 일반적인 식각 공정을 적용할 수 없어 유기 트랜지스터 기반 집적회로 구현의 걸림돌로 여겨졌다.
공동 연구팀은 유기물 반도체의 손상 없이 안정적인 금속 전극 접속을 위해 절연막에 비아홀을 뚫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패턴된 절연막을 직접 쌓는 방식을 택했다. 패턴된 절연막은 패턴 구조에 따라 반도체소자를 선택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연구팀은 ‘개시제를 이용한 화학 기상 증착법(iCVD: initiated chemical vapor deposition)’을 통해 얇고 균일한 절연막 패턴을 활용해 안정적인 트랜지스터 및 집적회로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공동 연구팀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개발한 금속 상호 연결 방법이 유기물 손상 없이 100%에 가까운 소자 수율로 유기 트랜지스터를 제작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제작된 트랜지스터는 탁월한 소자 신뢰성 및 균일성을 보여 유기 집적회로 제작에 큰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수직적으로 분포된 트랜지스터들을 상호 연결해 인버터, 낸드, 노어 등 다양한 디지털 논리 회로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효과적인 금속 상호 연결을 위한 레이아웃 디자인 규칙을 제안했다. 이러한 성과는 향후 유기 반도체 기반 집적회로 구현 연구에 유용한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POSTECH 김재준 교수는 “패턴된 절연막을 이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유기 집적회로로 가기 위한 핵심 기술의 원천이 됐다”라며 “향후 유기 반도체 뿐 아니라 다양한 반도체 집적회로 구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제안된 금속 상호 연결 기술 모식도
그림2. 수직 집적된 디지털 회로 공정 모식도 및 이미지
2019.06.11
조회수 14664
-
강정구 교수, 금속유기골격체의 흡착 거동 실시간 분석 성공
〈 강정구 교수 〉
우리 대학 EEWS대학원 강정구 교수 연구팀이 금속유기골격체(MOF, metal organic framework)의 각 세부 기공에서 분자의 흡착 거동을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조해성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5월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Isotherms of Individual Pores by Gas Adsorption Crystallography)
현재 직면한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고용량 에너지 전달체인 메탄, 수소 분자 등을 고용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공구조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기체 분자들의 흡착 거동을 실시간 분석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기술로는 소재 내에서 흡착된 기체 분자의 양만 파악할 수 있어 흡착 거동을 직접 관찰할 수 없었다. 또한, 소재를 구성하는 기공별 가스의 흡착 거동을 분석할 수 없다.
본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구조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X-선 회절(X-ray diffraction, XRD) 측정 장비와 기체흡착 측정 장비를 결합한 실시간 기체흡착 X-선 회절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넓은 비표면적을 갖고 있어 이산화탄소, 수소나 메탄 등의 저장에 매우 용이한 신규소재인 금속 유기골격체의 흡착과정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단일기공구조가 아닌 여러 기공이 존재하는 금속 유기골격체의 흡착 거동에 대해 분석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금속 유기골격체 분자들의 흡착 거동을 기공별로 분리해 관찰 및 측정함으로써 기존에 분석할 수 없었던 분자들의 순차적 흡착과정을 확인했다. 나아가 기공의 구조 및 흡착 분자의 종류가 흡착 거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 정량적으로 분석해 각각의 흡착에 어떤 구조의 금속 유기골격체가 저장 소재로 가장 적합한지에 대한 방안도 제시했다.
강 교수는 “각 기공 분자의 실시간 흡착 거동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기공의 화학적 성질과 구조적 특성이 흡착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밝혔다”라며 “분자의 실시간 흡착 거동을 물질 전체가 아닌 물질을 구성하는 세부 기공 수준에서 이해함으로써 새 고용량 저장 물질을 세밀하게 개발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다양한 구조의 세부 기공을 갖는 금속유기골격체에 흡착된 분자들의 도식화 그림
그림2. 세 가지 다른 세부기공을 갖는 금속유기골격체에서의 분자의 흡착 거동
2019.06.10
조회수 10827
-
최문정 교수, 김태경 석사. 개인 건강정보 공유 통제의 중요성 입증
우리 대학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최문정 교수 연구팀이 고령사회에서의 헬스케어 기술 개발 및 사용과 관련해 사용자의 개인 건강정보 공유에 대한 통제권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헬스케어 기술 실용화에 걸림돌이 되는 개인 건강정보 공유에 대한 태도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해 노인들이 누구에게, 어떤 유형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지 파악했다. 이를 통해 노인에게 정보 공유에 대한 보다 섬세한 통제권을 부여해, 많은 노인이 건강증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석사가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메디컬 인포매틱스(International Journal of Medical Informatics)’ 3월 14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Older Adults’ Willingness to Share Their Personal and Health Information When Adopting Healthcare Technology and Services)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비서구권 국가에서 수집된 데이터로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 최문정 교수 연구팀은 대전광역시에서 편의 표집한 170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임에도 연구의 중요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우수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성과를 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7세로 이미 OECD 평균뿐 아니라 미국, 영국, 독일 등 서구 선진국의 기대수명도 앞지르고 있다.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정의하면 약 20년의 노년기가 주어지게 됨으로써 연장된 노년기를 대비해 활동적 노화(active aging),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노년기 건강관리를 위한 웨어러블 기기 등 헬스케어 기술과 관련 서비스 개발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실제 사용은 미미한 상황이다.
또한 노인의 헬스케어 기술 및 연계 서비스 사용에는 복합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실사용에 있어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기술적 접근이 필요하나 노인의 개인 건강정보 공유 의사를 중심으로 한 국내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최 교수 연구팀은 노인들이 헬스케어 기술 및 연계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개인 건강정보 공유 결정에 미치는 요인을 공유주체와 정보 유형에 따라 분석했다.
연구팀은 정보의 공유주체에 따라 노인의 의사 결정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10명 중 8명이 정부 기관과의 공유를 꺼리고, 그중 2명은 가족과의 정보 공유도 꺼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노인의 인구 사회학적 배경이 이와 같은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교육수준이 높고 연령이 낮은 노인일수록 정보 유형을 불문하고 개인 건강정보 공유를 꺼리는 경향을 보였고,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정부 기관과의 정부 공유를 원하지 않았다.
정보 유형에 따라서도 공유 의사에 변화가 나타났다. 다양한 유형의 건강 관련 정보 중 경제 상황이나 가족병력을 공유하는 것에 민감한 경향을 보였다. 한편, 기술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지닌 노인은 기술개발자 및 기업과의 정보 공유에 대체로 수용적이었다.
최문정 교수는 “개인 건강정보는 그 유형과 내용이 매우 다양하지만, 현재 상용화된 헬스케어 기기 및 관련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개인 건강정보 전체를 공유할지 말지에 대한 선택을 강제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는 노인들에게 정보를 어느 범위까지 공유할지에 대한 섬세한 통제권을 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건강한 노년을 위한 예방적 차원의 공공보건 프로그램은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며 시행해야 많은 노인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미 수집된 개인정보는 이를 비식별화하는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신진연구자지원사업과 KAIST 기본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19.04.08
조회수 13861
-
전성윤 교수, 8시간 안에 항생제 조합 성능 확인하는 기술 개발
〈 김승규 연구원, 전성윤 교수 〉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전성윤 교수 연구팀(바이오미세유체 연구실)이 미세유체 칩을 이용해 두 개의 항생제 간 시너지 효과를 8시간 만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의 시너지 효과 검사에 최소 24시간 소요돼 활용이 어려웠던 기존 기술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향후 환자들에게 적절한 항생제 조합치료를 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규 석박사통합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하고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에서 발행하는 ‘랩온어칩(Lab on a Chip)’ 3월 21일 자 뒤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 On-chip phenotypic investigation of combinatory antibiotic effects by generating orthogonal concentration gradients, 직교 농도구배 형성을 통한 칩 상 항생제 조합 효과 검사)
항생제에 매우 높은 저항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의 등장은 세계적으로 병원 및 관련 기관에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병원균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공식적으로 처음 보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두 종류 이상의 항생제를 섞어 처리하는 ‘항생제 조합 치료’가 주목받고 있지만, 항생제의 종류와 적정한 농도 범위가 큰 영향을 미쳐 정확한 조합을 해야 할뿐더러 치료가 항상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미지의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대상으로 체외 항생제 조합 검사를 통해 적합한 항생제 조합과 농도 범위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기존 검사 방식은 항생제 희석 및 샘플 준비 과정이 불편하고 결과 도출까지 24시간 이상이 걸려 대부분 경험적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샘플 양이 수십 마이크로리터에 불과한 미세유체 칩을 이용했다.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좁은 미세채널에서 유체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인 미세유체 칩을 통해 두 개의 항생제 간 농도조합 121개를 단 35분 만에 자동으로 형성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 샘플을 아가로스 젤과 섞어 미세채널에 주입해 굳힌 뒤 이를 둘러싸는 미세채널들에 각 항생제가 포함된 시약과 항생제가 포함되지 않은 시약을 주입했다.
항생제가 첨가된 채널로부터 항생제가 없는 채널로 항생제 분자들의 확산이 이뤄지고 결국 두 항생제의 조합이 박테리아가 굳혀있는 아가로스 젤에 35분 만에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후 6시간 동안 억제되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항균 원리를 갖는 다섯 종류의 항생제를 두 개씩 조합해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을 대상으로 항생제 조합 효능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항생제 짝에 따라 각기 다른 항균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검사한 항생제 짝의 시너지 관계를 분류할 수 있었다.
연구팀의 미세유체 칩 기반의 검사 방식은 번거로운 희석과정과 긴 검사 시간으로 인해 불편했던 기존 검사 방식을 크게 개선했다.
이전에도 전 교수 연구팀은 ‘미세유체 칩 기반의 항생제 효능 신속검사 기술’을 개발해 지난 2월 5일 ‘바이오마이크로플루이딕스(Biomicrofluidics)’지에 피처 기사로 게재한 바 있다. 이번 논문은 그 후속 연구로 미세유체 칩이 차세대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전 교수는 “미세유체 칩의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써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라며 “개발한 미세유체 칩이 상용화돼 실제 현장에서 항생제 조합치료를 위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EEWS 기후변화연구허브사업과 교육부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BK21 플러스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림 설명
그림1. Lab on a Chip 표지 이미지
그림2. 본 연구의 미세유체 칩과 분석결과 예시
2019.04.05
조회수 18487
-
박용근 교수, 안경 없이 3차원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재생기술 개발
〈 박용근 교수 〉
우리 대학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이 안경 없이도 3차원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연구팀의 기술은 초박형 구조로 기존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과 호환 가능하며, 대면적 광시야각을 확보해 3차원 디스플레이 기술을 한 단계 진보시켰다.
박종찬 박사(前 KAIST 물리학과 연구원, 現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연구원)가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3월 21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특별한 안경 없이 실감 나는 3차원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는 오랫동안 꿈의 기술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현재 기술로는 구현할 수 있는 3차원 영상은 크기가 매우 작고 시야각 또한 크게 제한돼 현실적으로 구현이 어렵다.
3차원 홀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빛의 세기와 빛이 진행하는 방향 모두 정밀하게 변조해야 한다. 빛 진행 방향의 정밀한 변조는 공간광파면 조절기에 의해 이뤄진다.
이때 빛이 진행하는 방향을 넓은 각도에서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해서는 공간광파면 조절기가 많은 픽셀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공간광파면 조절기의 픽셀 개수는 실감 나는 3차원 영상을 만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즉 빛을 매우 한정된 각도 내에서만 변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현재의 기술로 만들 수 있는 3차원 영상은 크기는 약 1센티미터(cm), 시청 가능한 시야각은 약 3도 이내로 제한돼 사실상 실용화가 불가능하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실용적인 홀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개의 공간광파면 조절기를 합쳐서 이용하거나,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다량의 홀로그램 이미지들을 조합해 3차원 이미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복잡한 시스템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실 환경에서만 구현됐다.
연구팀은 복잡한 광학계를 구성하는 대신 LCD패널과 비주기적으로 설계된 박막을 추가함으로써 기존 방식에 비해 성능이 크게 향상된 3차원 영상을 개발했다. 박막은 비주기적으로 배열된 수많은 구멍(핀홀)으로 구성되는데 핀홀은 빛을 넓은 각도로 퍼뜨리기 때문에 형성된 3차원 영상을 넓은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이론에 따라 설계된 박막을 기존 디스플레이의 LCD패널에 부착했고, 실험을 통해 약 3cm×3cm의 화면에서 약 30도의 시야각을 가지는 3차원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의 Full HD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로 표현할 수 있는 공간대역폭 보다 약 400배 이상 향상된 결과이다. 또한 3가지 색(적색, 녹색, 청색)을 나타내며 60Hz로 작동하는 동적 홀로그램 역시 구현했다.
박용근 교수 연구팀이 지난 2016년 Nature Photonics지에 보고했던 기술은 산란을 이용해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품질을 향상시켰지만, 복잡한 계산과 큰 부피의 장비가 필요했었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본 연구에서는 일반 LCD 패널에 비주기적인 박막만 추가하면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제조공정에 한 단계를 추가함으로써 상용화에 적합한 기술로 기대된다.
1 저자인 박종찬 박사는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넓은 시야각과 큰 영상 크기뿐 아니라 소형 폼팩터를 유지해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평면형 디스플레이에서 대면적 광시야각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라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휴대용 기기에서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기반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그림 설명
그림1. 실제 구현된 3차원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와 전자현미경 이미지
그림2. 60 Hz로 동작하는 3차원 동적 컬러 홀로그램
2019.03.25
조회수 11311
-
조용훈, 최형순 교수, 반도체 내 양자 소용돌이 제어 기술 개발
우리 대학 물리학과 조용훈, 최형순 교수 공동 연구팀이 반도체 공진기 구조에서 ‘엑시톤-폴라리톤 응축’이라는 양자물질 상태를 형성 후 새 광학적인 방식으로 양자 소용돌이를 생성하고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권민식 연구원과 오병용 박사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물리학회가 발행하는 물리학 권위지인‘피지컬 리뷰 레터스 (Physical Review Letters)’ 2월호에 게재됐다.
태풍이 일거나 싱크대에서 물이 빠질 때 유체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회전하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현상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초유체, 초전도체 같은 양자 유체도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회전할 수 있는데, 이는 파동 함수의 위상(phase)이 소용돌이를 중심으로 원주율의 특정 배수가 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 이렇게 소용돌이가 불연속적으로 양자화되는 현상을 양자 소용돌이라고 한다.
양자 소용돌이는 양자 유체역학을 연구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초유체의 에너지 손실 없이 회전할 수 있는 특성과 소용돌이의 회전 방향을 쉽게 뒤집을 수 없는 위상학(topology)적 안정성이 결합돼 있어 양자 소용돌이를 쉽게 생성하고 제어할 수 있다면 미래형 정보 소자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반도체 내부에 존재하는 양자 유체인 엑시톤-플라리톤(이하 폴라리톤)은 특히 유리하다. 반도체에 밴드갭(전도체의 가장 아랫부분의 에너지 준위와 가전자대의 가장 윗부분의 에너지 준위 간의 에너지 차이)보다 높은 에너지를 갖는 빛을 쬐면 전자-전공 쌍이 형성되고 서로 강하게 이끌리며 엑시톤을 형성한다.
이러한 반도체에 높은 반사율을 갖는 거울 구조의 공진기를 결합하면 빛(광자)과 물질(엑시톤)이 강하게 상호작용하며 빛, 물질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제3의 양자 물질을 만들 수 있는데 이를 폴라리톤이라 한다.
폴라리톤이 일정 밀도 이상 모이면 마치 하나의 입자처럼 행동하는 폴라리톤 응축 상태를 띌 수 있는데 이 때 폴라리톤은 초유체의 특성도 갖게 된다. 다른 초유체와 달리 잘 정립된 반도체 공정 기술과 광학적 제어 기술이 결합돼 있고, 초유체 생성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그 응용 가능성이 기대되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광-펌핑(원자나 이온이 빛을 흡수해 낮은 에너지의 상태에서 높은 에너지의 상태로 변화하는 현상)을 위해 사용한 레이저의 궤도 각운동량을 제어해 반도체 물질 내에 양자 소용돌이의 방향과 개수를 손쉽게 조절할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공진 파장이 아닌 빛으로 기존 양자 소용돌이 생성을 위한 까다로운 실험조건을 극복했다. 이 결과는 고체 상태에서 광학적 방법을 이용한 미래형 정보 소자와 복잡한 양자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양자 시뮬레이터로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비공진 레이저의 궤도 각운동량이 폴라리톤의 기저 상태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반도체 공진기 시스템에서 전자-정공 쌍의 에너지 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도 중요한 결과이다.
KIST 송진동 박사 연구팀과의 협력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및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엑시톤-폴라리톤 초유체와 양자소용돌이 상태의 생성
그림2. 양자소용돌이 제어
2019.03.11
조회수 13678
-
석현정, 최경아 교수 청백색 조명이 아침잠 깨워주는 효과 입증
〈 왼쪽부터 정현정 교수, 석현정 교수, 김태수 박사과정, 최경아 연구교수 〉
출근과 등교. 이 두 단어는 대부분의 직장인과 학생에게 유쾌하지 않다. 회식, 인터넷 강의, 스마트폰, 육아 등으로 인해 부족해진 아침잠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접하는 빛을 통해 오전의 나른함을 깨우고 생체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우리 대학 산업디자인학과 석현정 교수, 최경아 연구교수가 높은 색의 온도를 갖는 청백색(blue-enriched white)의 푸른 빛이 아침잠을 깨우는 데 효과적임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인간 중심의 조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인공적인 조명 시스템을 변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산업디자인학과 소속 교수와 연구원이 교신저자 및 1 저자로 참여해 순수과학 분야 저널에 논문을 게재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사례로 디자인학과 자연과학의 우수 융합 연구의 표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경아 연구교수가 1 저자,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정현정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월 23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 Awakening effects of blue-enriched morning light exposure on university students’ physiological and subjective responses)
2017년도 노벨 생리의학상은 태양의 주기에 따라 아침, 저녁으로 몸의 변화가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서카디안(circadian) 리듬, 즉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규명한 미국의 과학자 제프리 홀 메인대(University Of Maine) 교수, 마이클 로스바시 브랜다이스대(Brandeis University) 교수, 마이클 영 록펠러대(Rockefeller University) 교수에게 돌아갔다.
이처럼 수면과 각성 등 인간의 생체리듬 관련 연구는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빛이 생리적 작용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2000년대 초반 인간의 망막에서 제3의 광수용세포가 발견된 이후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제3의 광수용세포는 기존의 간상세포나 원추세포와는 달리 비 시각적인 것에 반응하고 뇌에 전달되는 경로도 다르다. 특히 이 세포는 빛의 파란색 영역에 가장 민감해 이를 통해 각성 등 여러 생리적 현상이 발생할 뿐 아니라 뇌파, 멜라토닌 분비, 심전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관련 기존 연구는 푸른 빛의 강한 레이저를 직접 조사하는 한정적인 조건에서 실험이 이뤄지기 때문에 결과를 일상에 접목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기존 연구 대부분은 푸른 빛을 저녁이나 늦은 오후에 접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숙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데에만 주력했다.
연구팀은 푸른 빛이 저녁에는 숙면에 방해될 수 있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이로운 빛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전에 쬐는 청백색의 빛은 인체를 잠에서 깨워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우리 대학 학생 15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고 호르몬과 타액 변화 등의 생리적 지표와 설문조사를 통한 주관적 지표를 동시에 관찰했다. 이 결과 빛의 색 변화에 따라 감성 등을 나타낸 주관적 지표와 멜라토닌 분비에 변화가 일어남을 확인했다.
최경아 연구교수는 박사과정 시절 학습 환경의 조명이 학생들의 학습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바 있다. (논문명: Dynamic lighting system for the learning environment: performance of elementary students). 이번 연구를 통해 조명의 빛깔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하루 주기와 접목해 더욱 심화된 결과를 얻은 것이다.
석현정 교수는 “처음에는 단순히 조명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구성원들을 편하게 쉬게 해주려는 의도에서 시작해, 호텔이나 레스토랑, 모닥불 등의 조명에서는 편안해지고 흰색 조명에서는 긴장감이 발생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밝히고자 했다”라며 “과학적 근거와 고도화를 통해 신뢰성이 있는 데이터를 수집했고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경아 연구교수는 “이와 같은 조명 시스템의 진화가 실내 건축물뿐 아니라 자동차 내부와 지하주차장 세탁기, 냉장고 등 각종 전자기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스마트 조명 시스템을 달력, 출장 앱과 연동한다면 자동 학습을 통해 인간의 생체리듬과 권장 수면시간 및 기상 시간에 맞춰 조명의 색과 세기를 조절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석현정 교수는 “학문마다 중요시하는 관점이 달라 디자인학자로서 자연과학의 기준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았다. 꼼꼼히 설계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여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며 “인간 중심의 조명이 우리 일상생활에 성공적으로 적용될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라고 말했다.
최경아 연구교수는 “빛을 단순히 공간을 밝히는 용도를 넘어 사용자의 경험을 한층 더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도구로 인식하는 데서 시작된 연구이다”라며 “학문 간 경계를 허물고 우리 연구를 읽어주는 독자의 스펙트럼이 확대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낮과 밤의 멜라토닌 분비량의 변화 그래프
2019.02.28
조회수 14503
-
김용훈 교수, 페로브스카이트 나노선 기반 소자 구현방안 제시
〈 이주호 박사과정, 무하메드 칸 박사후 연구원, 김용훈 교수 〉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훈 교수 연구팀이 저차원 페로브스카이트 나노소재의 새 물성을 밝히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비선형 소자 구현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최근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등 광소자 응용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나노소재가 차세대 전자 소자 구현에도 유망함을 증명했다. 또한 초절전, 다진법 전자 소자 구현에 필요한 부성 미분 저항 소자를 구현하는 새로운 이론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무하메드 칸(Muhammad Ejaz Khan) 박사후연구원과 이주호 박사과정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월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고,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출간될 예정이다.(논문명 : Semimetallicity and negative differential resistance from hybrid halide perovskite nanowires, 하이브리드 할로겐화 페로브스카이트 나노선에서의 준금속성과 부성미분저항 발현)
유무기 하이브리드 할로겐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우수한 광학적 성능뿐만 아니라 저비용의 간편한 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어 최근 태양전지 및 LED 등 다양한 광소자 응용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할로겐화 페로브스카이트의 전자 소자 응용에 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최근 새롭게 제조 기술이 개발되고 양자효과가 극대화되는 특성을 가진 저차원 유무기 할로겐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우선 1차원 페로브스카이트 나노선의 유기물을 벗겨내면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준 금속성 특성을 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1차원 무기 틀을 전극으로 활용해 단일 페로브스카이트 나노선 기반의 터널링 접합 소자를 제작하면 매우 우수한 비선형 부성미분저항(negative differential resistance, NDR) 소자를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부성미분저항은 일반적인 특성과는 반대로 특정 구간에서 전압이 증가할 때 전류는 오히려 감소해 전류-전압 특성 곡성이 마치 알파벳 ‘N’모양처럼 비선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차세대 소자 개발의 원천기술 이 되는 매우 중요한 특성이다.
연구팀은 나아가 이 부성미분저항 특성은 기존에 보고된 바 없는 양자 역학적 혼성화(quantum-mechanical hybridization)에 기반을 둔 새로운 부성미분저항 원리에 기반함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저차원 할로겐화 페로브스카이트의 새로운 구조적, 전기적 특성을 규명했을 뿐 아니라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터널링 소자를 이용하면 획기적으로 향상된 부성미분저항 소자 특성을 유도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김 교수는 “양자역학에 기반한 전산모사가 첨단 나노소재 및 나노소자의 개발을 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이다”라며 “특히 1973년 일본의 에사키(Esaki) 박사의 노벨상 수상 주제였던 양자역학적 터널링 소자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연구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표지
그림2. 연구개요
2019.02.21
조회수 18016
-
조연우 교수, 물 속 운동체의 항력 감소 기술 개발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조연우 교수 연구팀(파동 및 유체역학 연구실)이 초공동(supercavitation) 현상을 이용해 수중 운동체의 저항력을 감소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재호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영국 캠브리지 대학 Press에서 발간하는 유체역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JFM(Journal of Fluid Mechanics) 854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논문명: Ventilated supercavitation around a moving body in a still fluid: observation and drag measurement)
공기에서 어떤 물체가 운동하는 경우에 물체가 받는 저항력은 동일한 물체가 물속에서 운동하는 경우의 항력보다 매우 작다.
따라서 만약 물속에서 운동하는 어떤 물체가 공기로 완전히 감싸진 채 운동한다면 그 물체가 받는 항력을 매우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압축 공기를 이용해 미사일 모양의 수중 운동체를 공기로 완전히 감쌀 수 있는 초공동(supercavitation) 현상을 발생 시킨 후 수중 운동체에 가해지는 항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동일한 속력에서 초공동으로 둘러싸인 수중 운동체가 받는 항력이 기존 수중 운동체가 받는 항력의 25% 정도로 측정됨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초고속 수중 운동체 개발 및 공기윤활(air lubrication)을 이용한 초고속 선박의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Journal of Fluid Mechanics 표지
2018.10.11
조회수 9007
-
서로 비슷한 사람일수록 폭력 등 극심한 갈등 발생 가능성 높아
살인, 폭력 등 특정 상대를 향한 거대한 증오 등은 비합리적이고 우발적인 감정이 기반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회적 관계 사이의 갈등은 지위나 경제적 능력 등이 차이가 있는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집단 간에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을 분석해본 결과 그 원인에도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규칙이 있을뿐더러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이 비슷할수록 이들 사이에서 폭력적이고 파국에 가까운 갈등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 대학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 연구팀이 사회적 행위자들 간의 지위나 정체성이 비슷할수록 폭력, 갈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45년간의 포뮬러 원 (Formula One, 이하 F1) 자동차 경주에서 발생한 사고 데이터를 통해 밝혀냈다.
또한 이러한 갈등은 사람들 간 나이가 비슷하고 실력이 우수할수록, 그리고 날씨가 좋을수록 더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갈등을 생각할 때 머릿속에는 사용자와 노동자, 권력자와 시민처럼 권력과 정체성이 다른 집단 사이의 갈등이 떠오른다. 그러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갈등으로 범위를 좁히면 오히려 사회적 위치가 비슷한 관계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 자주 발생한다.
나와 비슷한 상대방으로 인해 자신의 지위나 정체성에 대한 모호함이 발생하면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확신이 떨어지고, 이러한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대방을 공격하게 되는 원리이다.
이 원리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연구들은 제한된 인간 집단이나 동물 실험을 대상으로 한 뇌 과학이나 생화학적 지표를 통해서만 이뤄지곤 했다. 따라서 기존 연구는 인간관계와 그 관계로부터 만들어지는 정체성의 영향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F1 경기를 통해 형성된 인간 행동 데이터를 이용해 인간의 사회적 정체성 유사도를 수치화했다.
연구팀은 45년간 이뤄진 F1 경기에 출전했던 355명 사이에 발생한 506회의 충돌 사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랭킹과 같은 일차적 정체성인 객관적 성과 지표를 통제한 뒤 선수끼리의 우열, 즉 천적 관계 등에 대한 개별적 우열 관계를 토대로 선수별, 시즌별 등으로 프로파일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선수 간 프로파일이 비슷할수록(structurally equivalent) 서로 충돌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교수는 “서로간의 승, 패가 비슷해 경쟁관계에서 우위가 구분이 안 되면 본인이 모호해진다고 느낍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져도 나와 비슷한 상대에게는 반드시 이겨서 모호한 정체성을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랭킹 1, 2위끼리는 자주 만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러한 조건들을 전부 받아들이고 통제했습니다. 그 후의 측정 결과에서도 우리의 가설이 유효함을 확인했습니다”
사회 현상과 F1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박사 논문 주제로 테니스를 연구한 이 교수는 사회과학자들이 스포츠를 모델로 삼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회사나 조직에서의 경쟁관계나 우위는 데이터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스포츠는 종속변수로 삼는 선수의 성과가 굉장히 객관적으로 기록되죠. 어떠한 사회적 관계를 가지며 어떠한 구조적 위치에 있느냐를 측정하는 것이 기본적 모델인데 F1 데이터는 그런 면에서 매우 객관적인 수치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테니스와 같은 스포츠 토너먼트는 현대 조직 구조의 이상적인 승진 체계를 이해하는 데 최적입니다. 이번 연구는 완벽한 구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사회적 관계가 유발하는 정체성 혼동으로 인해 파국적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연구입니다”
연구팀의 결과는 경쟁이 일상화된 시장이나 조직에도 적용 가능하다. 조직 내에서 극한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사회구조적 조건을 밝혀냄으로써 갈등으로 인한 사고 방지를 위한 제도 및 체계의 설계에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폭력으로 인한 갈등은 개인적, 비합리적, 즉흥적인 행위이다. 따라서 개인의 폭력적 행동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이론적 시도는 매우 드물었다. 연구팀은 폭력적인 행위의 원인이 개인적 원한이나 욕망이 아닌 사회적 구조와 관계 안에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회학은 보통 성공이나 협력 등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연구합니다. 이번 연구는 살인이나 폭력과 같은 파괴적인 행위에도 조직적이고 사회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고 말했다.
독일 ESMT의 Matthew Bothner 교수, 프랑스 INSEAD의 Henning Piezunka 교수, 미국 재무부 Richard Haynes 박사와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 2018년 3월 26일자에 게재됐다.
이 교수의 PNAS 논문은 국내 사회과학 분야에서 미국과학한림원(NAS) 회원의 기고가 아닌 직접 투고 방식으로 게재한 두 번째 사례이다. 순수 사회학 연구로 국내 대학 사회학자가 PNAS에 논문을 게재한 것은 최초이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1970-2014 동안 Formula One 선수들의 평균적 경쟁 관계를 시각화
그림2. 사회적 지위 및 정체성이 충돌에 미치는 영향의 조건표
2018.04.19
조회수 14587
-
김유천 교수, 부작용 낮춘 레이저 치료제 개발
〈 노 일 구 박사과정, 김 유 천 교수 〉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천 교수 연구팀이 기존 광역학 치료제(PhotoDynamic Therapy, 이하 PDT)의 단점을 보완한 근적외선 형광물질 기반의 PDT를 개발했다.
노일구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하고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2018년도 3월 25일자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PDT는 약물이나 유전자가 아닌 빛을 이용하는 치료법으로 레이저를 특정부위에 쬐어 산소를 독성을 갖는 활성산소로 변화시켜 세포를 자가 사멸(apoptosis)로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피부병 치료 등 일상에서도 많이 활용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기존에 이용하는 PDT 조영제의 경우 낮은 효율을 가질 때 오히려 암세포의 유전변형이 발생해 치료효과 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원하는 위치에 많은 물질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치료효과를 집중시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PDT 조영제로 인해 만들어진 활성산소는 미토콘드리아의 막을 공격해 세포 사멸을 일으킨다.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는 일반 세포와 비교했을 때 미토콘드리아 막의 전위 차이가 높아 양전하의 소수성 물질이 더 잘 투입되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PDT 조영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타겟팅 그룹인 트리페닐포스포늄, PDT 증강제인 브롬화물, 그리고 용해도 증가를 위한 아민 그룹으로 구성된 물질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종양이 이식된 실험용 쥐에 주입한 후 종양 부위에 빛을 조사해 항암효과를 유도했고 이를 분석했을 때 효과적으로 표적 치료가 이뤄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물질은 근적외선 영역에서의 흡광 및 발광을 통한 662 나노미터(nm) 영역 레이저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기존 가시광선 조영제가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깊이를 보였다면 연구팀의 기술은 밀리미터까지 투과성을 가지며 진단 시 가시광역 조영제 보다 100배 이상 감도가 우수한 특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노일구 박사과정은 “암세포 미토콘드리아에 오래 머물러 있어 레이저를 조사했을 때 원하는 부분에만 부작용 없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치료 후 독성이 없이 분해돼 기존 조영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유천 교수는 “기존에 이용되는 진단 및 치료제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새로운 플랫폼의 개발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글로벌프론티어 지원사업 ABC 바이오매스 사업단 및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Advanced science 3월 25일자 3호 표지
그림2. 완성된 물질의 화학구조, 미토콘드리아 타겟팅 효과 및 레이저에 따른 ROS 생성 그래프
2018.04.17
조회수 16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