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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특훈교수팀, 세계 최고 농도의 글루타르산 생산이 가능한 미생물 균주 개발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고 농도의 *글루타르산 생산이 가능한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11월 16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Glutaric acid production by systems metabolic engineering of an L-lysine-overproducing Corynebacterium glutamicum) ※ 글루타르산(glutaric acid) : 두 개의 카복실산기를 가진 유기 화합물. 무색의 고체로 사탕무나 양모의 추출물 속에 들어있다. 폴리에스터, 나일론 등의 제조에 쓰인다. ※ 저자 정보 : 한태희(KAIST 박사과정 학생, 제1 저자), 김기배(KAIST 박사과정 학생, 제2 저자), 이상엽 교수(교신저자) 등 총 3명 최근 들어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화석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화학 연료와 재료를 바이오 기반으로 생산하기 위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글루타르산은 폴리아미드, 폴리우레탄, 글루타르산 무수물, 1,5-펜탄디올의 생산을 포함한 다양한 응용 분야에 널리 사용되는 중요한 유기 화합물이다. 지금까지 글루타르산은 석유화학에 기반한 다양한 화학적 방법으로 생산돼왔는데, 이들은 대개 재생 불가능하고 독성이 강한 시작 물질에 의존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포도당과 같은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글루타르산을 생물학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다만 기존에 발표된 미생물을 이용한 글루타르산 생산 연구는 높은 글루타르산 생산 농도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존재했다. 또 균주 전체의 대사 밸런스를 고려하지 않고 알려진 표적 유전자들만을 개량했기 때문에 균주 개발에 어려움도 많았다. 이 교수 연구팀도 앞서 토양 세균의 일종인 `수도모나스 푸티다(Pseudomonas putida)' 균주의 유전자를 대장균에 도입해 최초로 글루타르산을 생산하는 미생물 개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문제는 생산된 글루타르산의 농도가 매우 낮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취약점 개선을 위해 그간 아미노산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세균의 일종인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 (Corynebacterium glutamicum)'을 이용한 글루타르산 생산공정에 관한 연구에 주목했다. 해당 균주가 글루타르산의 전구체(전 단계의 물질)인 `라이신'을 130 g/L 이상 생산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농도의 글루타르산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판단했다.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우선 라이신을 과량 생산하는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 균주에 수도모나스 푸티다균에서 유래한 외래 유전자와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의 유전자로 이뤄진 생합성 경로 구축을 통해 포도당으로부터 글루타르산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특히 이번 연구 과정에서 라이신을 과량 생산하는 균주에 대한 게놈(genome), 전사체(transcriptome), 흐름체(fluxome)을 아우르는 다중 오믹스 분석을 진행해 균주의 대사 흐름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또 이를 통해 예측한 11개의 표적 유전자들을 프로모터 교환, 유전자 결실 및 추가 유전자 도입 등의 방법으로 조작했다. 또한 연구팀은 효율적인 글루타르산 생산을 위해 새로운 글루타르산 수송체 유전자를 발견했고, 해당 유전자의 발현 수준 조작과 발효 조건 최적화를 통해 포도당으로부터 세계 최고 농도(105.3 g/L, 기존 연구 대비 1.17배)를 지닌 글루타르산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 적용한 시스템 대사공학 전략과 발효 공정 최적화 기술을 활용하면 글루타르산 외에도 다양한 고부가 가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 공정 개발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시스템 대사공학을 활용해 재생 가능한 탄소원으로부터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등의 원료인 글루타르산을 친환경적으로 세계 최고 농도로 생산하는 균주를 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화학·환경·의료 분야 등 다양한 산업적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에스테르계 차세대 바이오 플라스틱 합성 원천기술개발’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11.20
조회수 36695
서양 미술사 빅데이터 분석으로 회화 속 구도 변화 규명
우리 대학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 연구팀이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한승기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르네상스부터 동시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약 500년에 걸친 풍경화 1만 5천여 점을 정보이론과 네트워크 이론으로 분석해 서양 미술사 속 풍경화의 구도와 구성 비율의 점진적 변화를 수치적으로 규명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이병휘 박사과정 학생과 충북대 서민경 학생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SA, 이하 PNAS)’에 10월 117권 43호에 출판됬다. (논문명: Dissecting Landscape Art History with Information Theory, 정보이론으로 해부한 풍경화의 역사). 해당 논문은 PNAS의 In this issue 섹션에 이번 호의 대표 논문으로 선정되었고, 코멘터리와 함께 게재됐다. 화가는 그림을 그릴 때 선, 색, 형태, 모양 등 여러 가지 시각적 구성 요소들을 다양한 ‘구성 원리’를 바탕으로 조화로운 최종 작품을 완성한다. 미술사와 미학 연구자들은 작가들이 작품을 생성할 때 잠재적으로 적용한 구성 원리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는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는지, 혹은 시대나 문화적 환경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해하고자 시도해왔다. 특별히 대표적인 구성 원리중 하나인 작품구도 속 사용된 ‘비례’와 ‘비율’은 미술사가들과 미학자들의 오랜 관심사였다. 역사적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킨 사례로는 황금비(Golden ratio)가 있다. 기원전 300년 전 유클리드의 원론에 의해 처음 제시된 황금비는 1500년대 초 이탈리아의 수학자 루카 파치올리의 책을 통해 ‘신성한 비율’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적으로 소개되며 유명해졌다. 최근까지도 황금비의 미적 선호도에 관한 논란은 계속되어 왔는데, 파르테논 신전이나 밀로의 비너스 등 여러 아름다운 미술 작품 속에 황금비가 발견되었다는 대부분의 주장들은 오늘날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렇다면 미술사 속에서 화가들이 특별히 선호한 비율은 과연 존재했을까? 혹은 시대에 따라 선호한 비율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연구팀은 회화 속 색상의 공간적 배치를 특징짓는 정보이론적 분할 방법론을 적용해 서양 미술사 풍경화 역사 속에서 사용된 구도와 구성 비율을 수치화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림1 참조) *두 가지 대규모 온라인 갤러리 로부터 16세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20세기 미술까지 500년 이상의 시간에 걸친 서양 미술사 속 풍경화 1만 5천여 점을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화가들이 선호한 거시적 작품 구도와 구성 비율이 시대에 따라 일정하거나 무작위적이지 않고,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변화과정을 거쳐왔음을 확인했다. * 온라인 시각 예술 백과사전인 위키 아트(‘WikiArt’)와 헝가리 부다베스트 물리학 컴퓨터 네트워킹 연구센터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갤러리인 웹 갤러리 오브 아트(‘Web Gallery of Art’)의 풍경화 데이터를 활용 연구팀은 먼저 정보이론적 분할 방법론을 이용해 풍경화 구도를 특징지었는데, 16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의 풍경화는 지배적인 수평 구조와 수직 구조가 함께 존재하는 ‘수평-수직’ 형태의 구도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전경-중경-후경과 같이 두 개의 수평 구조가 존재하는 ‘수평-수평’ 형태의 구도 사용이 점차 증가해 19세기 중반 이후부터는 ‘수평-수평’ 형태의 구도가 가장 지배적인 구도가 되었음을 확인했다. (그림 2 참조) 흥미롭게도 이러한 시간에 따른 구도 변화 패턴은 여러 국적에 걸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색상 사용 패턴이 급격하게 달라지는 지배적인 수평선의 위치를 기반으로 시대와 작가별로 풍경 구도를 잡는데 자주 사용한 구성 비율을 측정했는데, 선호된 구성 비율은 시간에 따라 매우 점진적이고, 부드러운 변화 과정을 보였다. 작가들의 선호한 풍경화 속 지배적인 수평선은 바로크 시대 17세기 무렵 그림의 절반 아래에 해당하는 낮은 위치에서 발견되었으나, 그 후 점차 위쪽으로 움직여 19세기 이후에는 작품 위에서부터 1/3 지점에서 가장 많은 빈도로 발견됐다. 신기하게도 1/3 구성 비율을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특징은 다양한 현대 미술 주의(ism)에 걸쳐 유사하게 발견됐는데, 이러한 발견은 미술 양식의 폭발적인 다양성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의 여러 주의들이 색채 사용과 표현 방법에선 다양성과 차별성을 추구했으나, 구도와 구성 비율의 관점에서는 유사한 사용 패턴을 보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견이다. 연구팀은 또한 네트워크 과학 방법론을 적용해 서로 유사한 구도를 적용한 작가들과 사조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분석했다. 이 작가-사조 네트워크는 크게 세 가지 거대 군집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구도 사용의 유사성만을 바탕으로 한 작가들과 사조 속 군집은 시기적으로도 근접한 시기에 활동을 보인 작가들과 사조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는 기존 알려진 개별 작가들의 생애와 개별 사조의 시간 범위를 초월하는 미술사 구도 양식 속 거대 군집이 있음을 시사한다. 정하웅 교수는 ‘이 같이 시대에 따른 깔끔하고 체계적인 서양 미술사 속 구도변화는 미술의 실제 역사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동시에 높을 확률로 그동안 미술사가들과 비평가들에 의해 평가되고 정리돼 온 주류 미술사의 편향을 나타내고 있을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2020.11.02
조회수 30096
단백질 접힘 과정에서의 구조 변화 관측에 성공
우리 대학 화학과 이효철 교수(기초과학연구원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부연구단장 겸임) 연구팀이 풀려있는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는 데 성공, 단백질 구조기반의 신약 개발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획기적인 연구성과를 냈다고 평가받고 있는 이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 접힘 경로에서의 단백질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풀린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엑스선 펄스를 이용한 고속 연사 촬영기법을 통해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연속 스냅숏으로 추출했고 이를 통해 일련의 단백질 접힘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KAIST 화학과 박사과정 졸업생 김태우 연구원이 제1 저자로, KAIST 화학과 이효철, 이영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7월 1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 Protein folding from heterogeneous unfolded state revealed by time-resolved X-ray solution scattering). 잘 접혀있는 단백질이 풀리는 과정은 비교적 쉽게 연구할 수 있어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지만 풀려있는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은 연구가 힘들었는데 이효철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그 과정을 밝혀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연구하기 힘든 이유는 풀려있는 단백질이 특정 구조를 가지지 않고 매우 다양한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엑스선 산란 신호 분석법을 개발, 적용해서 이런 난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결정하는 고유의 접힘 과정은 가장 중요한 생체 반응이다. 때에 따라 발생하는 잘못 접히는 과정은 단백질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며, 알츠하이머, 광우병, 파킨슨병 등이 바로 단백질 접힘이 올바르지 않아 발병되는 질병이다. 연구팀은 생체 내 전자전달에 관여하는 사이토크롬 단백질을 풀림 상태에서 접힘 상태로의 전이 과정을 발생시켜, 해당 접힘 과정을 시간 분해 엑스선 산란법을 이용해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관측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이 교수 연구팀은 그간 단백질 접힘에 대한 이론적 모델로만 제시됐던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통해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는 사실이다. 이와 함께 이 교수팀은 단백질의 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접히는 과정의 속도가 기존에 알려진 보통의 지수함수 형태가 아니라 늘어진 지수함수 형태임을 밝혀냈다. 이로써 풀린 단백질에서 접힌 상태로 가는 경로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알아낸 것이다. 제1 저자인 김태우 연구원은 "단백질 접힘은 3차원 단백질 구조가 만들어지는 가장 중요한 생명현상인데, 접힘 과정에 대한 이해는 단백질 구조기반 신약 개발의 기초가 될 것ˮ이라고 기대했다.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KAIST 화학과 이영민 교수도 "단백질 접힘 이론 모형에 대한 실험적 검증은 이론 생물리학 관점에서 더욱 정확한 계산 방법 개발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ˮ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7.09
조회수 22825
70년 만에 준-페르미 준위 분리 현상 제1 원리적으로 규명
국내 연구진이 70년 난제로 꼽히던 준-페르미 준위 분리 현상의 원자 수준 규명에 성공했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훈 교수 연구팀이 반도체 소자 동작의 기원인 준-페르미 준위(quasi-Fermi level) 분리 현상을 제1 원리적으로 기술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제1 원리적인 방법이란 실험적 데이터나 경험적 모델을 사용하지 않고 슈뢰딩거 방정식을 직접 푸는 양자역학적 물질 시뮬레이션 방법이다. 김용훈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특히 비평형 상태의 나노 소자 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전압 강하의 기원을 새로운 이론 체계와 슈퍼컴퓨터를 통해 규명함으로써, 다양한 첨단 반도체 소자의 분석 및 차세대 나노 소자 개발을 위한 이론적 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주호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4월 23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Quasi-Fermi level splitting in nanoscale junctions from ab initio) 반도체 관련 교과서에도 소개되고 있는 준-페르미 준위 개념은 반도체 소자 내 전압인가 상황을 기술하는 표준적인 이론 도구로서 그동안 트랜지스터,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등 다양한 반도체 소자들의 구동 원리를 이해하거나 성능을 결정하는데 경험적으로 사용돼왔다. 하지만 준-페르미 준위 분포 현상은 195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윌리엄 쇼클리(William B. Shockley)가 제시한 지 70년이 지난 현재에도 전압 인가 상황의 반도체 소자 채널 내에서 측정을 하거나 계산을 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원자 수준에서는 이해되지 못한 상황이 계속돼왔다. 연구팀은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후보군으로 주목을 받는 단일분자 소자에서, 나노미터 길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전압 강하 현상을 최초로 규명해냈다. 특히 전도성이 강한 특정 나노 전자소자에 대해 비 선형적 전압 강하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이 준-페르미 준위 분리 현상임을 밝혔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김 교수 연구팀이 다년간에 걸쳐 새로운 반도체 소자 제1 원리 계산 이론을 확립하고 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했기에 가능했다. 이는 외산 소프트웨어에만 의존하던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차세대 나노소자 전산 설계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4.27
조회수 15264
미생물의 새로운 C1 가스 흡수 대사회로 규명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 연구팀이 미생물이 C1 가스(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 단일 탄소로 이뤄진 가스)를 활용하는 새로운 대사 회로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연구팀이 규명한 새 대사회로는 현재까지 알려진 관련 대사회로 중 가장 우수한 효율을 갖고 있어 향후 C1 가스를 고부가가치 생화학물질로 전환하는 산업적 응용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병관 교수와 UNIST 김동혁 교수 공동 연구팀이 수행하고 KAIST 송요셉 박사가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3월 1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논문명 : Functional cooperation of the glycine synthase-reductase and Wood-Ljungdahl pathways for autotrophic growth of Clostridium drakei) 현재까지 자연계에 알려진 C1 가스를 유기물로 전환하는 대사회로는 총 6개이며, 대표적인 예로 식물의 광합성을 들 수 있다. 그중 미생물인 아세토젠 내에서 발견되는 우드-융달 대사회로는 C1 가스의 흡수 대사회로 중 가장 효율적인 회로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아세토젠은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할 수 있어 1년에 1천억kg의 아세틸산(아세토젠의 생산물)을 생산하며 지구 탄소 순환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아세토젠 미생물은 대장균과 같은 산업 미생물과 비교했을 때 생장 속도가 10배 이상 느리다. 이는 C1 가스를 유용한 생화학물질로 변환하기 위한 산업적 미생물로 이용되기에 한계점으로 작용한다. 이에 C1 가스 고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대사경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아세토젠 미생물 중 하나인 클로스트리디움 드라케이(Clostridium drakei)가 이산화탄소 흡수 시 다른 미생물에 비해 빠른 성장 속도를 나타내는 점에 주목해, C1 가스 전환효율을 높일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팀은 차세대시퀀싱 기술을 이용한 게놈서열 및 유전자 분석을 통해 디지털 가상 세포를 구축하고 C1 가스의 흡수 대사경로 효율을 예측했다. 이 결과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7번째 대사회로의 존재를 발견했다. 우드-융달 대사 회로와 글리신 생합성 대사회로가 결합돼 C1 가스 고정과 동시에 세포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획득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사회로의 존재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대사 회로를 구성하는 유전자의 발현량, 동위원소를 이용한 대사경로 흐름 추적, 유전자가위 기술 등을 통해 클로스트리디움 드라케이 미생물이 실제로 새로운 대사 회로를 사용해 C1 가스를 흡수하는 것을 증명했다. 더불어 관련 유전자들을 세포 생장 속도가 느린 다른 아세토젠 미생물에 도입한 결과 빠른 속도로 C1 가스를 사용하여 생장함을 확인했다. 조 교수는 “연구팀이 발굴한 신규 C1 가스 고정 대사 회로를 이용해 아세토젠 미생물의 느린 생장 속도로 인한 고부가가치 생화학물질 생합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C1 가스 리파이너리 사업 및 지능형바이오시스템 설계 및 합성 연구단(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과 KAIST 초세대 협력연구실 사업(바이오디자인 연구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3.26
조회수 16090
이산화탄소 환원 나노구조 촉매 개발
신소재공학과 전석우 교수와 오지훈 교수 연구팀이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 환원 반응 시 발생하는 물질이동의 한계를 극복해 값 비싼 금 촉매의 사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3차원 나노구조 촉매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두 가지 크기의 기공 네트워크를 지닌 계층 다공성 나노 구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에서 일산화탄소로의 전환율을 기존 나노 구조 촉매 대비 최대 3.96 배 높일 수 있는 촉매 디자인을 제시했다. 현가예 박사과정과 송준태 교수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3월 4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Hierarchically Porous Au Nanostructures with Interconnected Channels for Efficient Mass Transport in Electrocatalytic CO2 Reduction) 최근 이산화탄소의 배출과 화석 연료 고갈이 심화됨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해 유용한 화합물로 전기 화학적 전환하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이산화탄소 환원 반응은 유사한 산화환원 전위를 갖는 수소 생산 반응과 경쟁적으로 일어나는 문제점이 있어, 원하는 화합물로 선택도를 높이고 활성 부위를 극대화해 높은 전환율을 얻기 위한 금속 나노 구조 촉매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산화탄소에서 일산화탄소로의 전환 반응 촉매 중 금은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지만 값이 매우 비싸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나노 구조를 형성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적은 양의 금을 활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나노 구조는 복잡하게 엉킨 촉매 구조로 인해 수계 반응을 통해 생성되는 일산화탄소 기포가 반응 도중 쉽게 구조를 막아 활성 부위를 차단하고, 전해질을 통한 반응물의 이동도 어렵게 해 촉매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렬된 3차원 나노 구조 제작에 효과적인 근접장 나노패터닝(PnP, Proximity-field nanopatterning)과 전기 도금 기술을 이용해, 약 1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 기공과 200~300나노미터 크기의 매크로 기공이 주기적으로 연결된 채널을 포함하는 3차원 계층 다공성 금 나노 구조를 대면적으로 제작했다. 그 결과, 계층 나노 구조 촉매는 나노 기공을 통해 높은 일산화탄소 생산 선택도를 달성함과 동시에 주기적으로 배열된 매크로 기공 채널을 통해 효율적인 물질이동을 유도함으로써, 높은 질량당 전환율을 달성해 값 비싼 금의 사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3차원 나노 구조 금 촉매의 기공 크기와 분포가 조절 된 서로 다른 세 가지 나노 구조 촉매를 통해 기공 네트워크와 반응물, 생성물의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구조적 관점에서 조사했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 환원 촉매 연구 뿐 아니라 유사 전기화학 분야에서 발생하는 물질이동 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적인 촉매활용을 위한 폭넓은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원천기술개발사업의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과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그리고 이공분야기초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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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이용해 알츠하이머 유발 단백질 독성 개선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이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해 알츠하이머 유발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독성을 개선할 수 있는 화학적 도구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발병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의 응집과 이에 의한 발생한 세포 독성을 개선할 수 있는 화학적 도구를 설계하고, 구리 배위권 이중 변형을 통한 작용 원리를 분자적 수준에서 밝혀냈다. 한지연 박사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2월 27일 자로 게재됐다.(논문명 : Mechanistic approaches for chemically modifying the coordination sphere of copper-amyloid-β complexes) 전이 금속 중 구리 이온은 항산화 작용과 신경전달물질 생성 등 신체에 필수적인 생리적 기능에 관여한다. 건강한 사람의 뇌와 달리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뇌 질환 환자의 뇌에서는 이러한 구리 이온의 항상성이 완전히 무너져있다고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 발병에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는 구리 이온과 강하게 결합할 수 있다. 구리 이온은 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활성산소를 과다하게 생성해 신경독성을 일으킨다. 따라서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를 표적하고 그 배위 결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화학적 접근 기법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발병 원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구리 이온이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이에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화합물을 합리적으로 설계하고, 해당분자가 산소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구리 배위권에 위치한 특정 아미노산에 결합 및 산화에 의한 이중 변형을 일으킨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연구팀이 개발한 배위권 이중 변형 기법에 따라 구리-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 과정 및 섬유 형성 정도가 확연히 달라짐을 확인했다. 이 기법을 통해 구리 이온의 병리학적 특성 중 하나인 활성산소 생성 정도 또한 두드러지게 개선된 것을 관찰했다. 나아가 기존의 기법과 비교했을 때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에 의한 세포 독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산소의 유무, 전이 금속의 종류, 산화 활성 금속의 산화수, 아밀로이드성 단백질의 종류 등 다양한 변수의 통제를 통해 해당 화합물이 아밀로이드 베타의 구리 배위권을 어떻게 변형시켰는지에 대한 작용 원리를 분자적 수준에서 제안했다는 의의가 있다. 임미희 교수는 “알츠하이머 발병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구리 이온이 산소와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했다”라며 “이번 연구에서 최초로 발표한 단백질 내 구리 배위권 이중 변형 기법을 바탕으로, 다른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제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KAIST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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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교수, 포도향 생산하는 미생물 개발
〈 이상엽 특훈교수 〉 〈 1저자 루오 쯔 웨(Zi Wei Luo) 박사후 연구원, 조재성 박사과정 〉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대사공학 기법을 이용해 재조합 미생물 기반의 포도향을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연구팀의 기술은 재생 가능한 탄소 순환형 바이오매스를 통해 화학적 촉매 반응 없이 순수한 생물학적 공정만으로 메틸안트라닐산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생산 공정이 단순하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방식으로 고부가가치 물질인 메틸안트라닐산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루오 쯔 웨(Zi Wei Luo) 박사후연구원, 조재성 박사과정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5월 1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고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소개됐다. (논문명 : Microbial production of methyl anthranilate, a grape flavor compound) 석유 자원의 고갈과 기후 변화 및 환경 문제 우려가 커지면서 여러 유용한 화학물질 생산을 위한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 공정의 중요성과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대사공학은 재생 가능한 비식용 바이오매스로부터 다양한 천연 및 비천연 화합물 생산을 가능하게 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결책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식물 유래의 천연화합물 생산을 위한 미생물 개발은 여전히 부족해 계속 도전해야 할 분야로 남아있다. 메틸안트라닐산은 콩코드 포도 특유의 향과 맛을 내는 주요 천연화합물로 여러 과일 및 식물에 함유돼 있다. 화장품이나 의약품 등에 향미 증진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물질로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식물에서 메틸안트라닐산을 추출하는 방식은 경제성이 낮아 지난 100여 년간 유기용매를 사용하는 석유 화학적 방법으로 제조돼 인공착향료로 분류됐다. 이 특훈교수 연구팀은 대사공학 기법으로 미생물의 대사 회로를 설계해 포도당과 같이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로부터 100% 천연 메틸안트라닐산을 화학 촉매 없이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공정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상(二相) 추출 발효 과정을 이용해 생산되는 메틸안트라닐산 메틸을 정제하는 방법도 개발했다. 이 특훈교수는 “지난 100년 동안 석유화학 기반으로만 생산된 메틸안트라닐산을 100% 바이오 기반의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 기술이다”라며 “천연 메틸안트라닐산은 향후 식품, 의약품 및 화장품 산업에 다방면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리파이너리를 위한 시스템대사공학 원천기술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메틸안트라닐산 생산 과정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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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비슷한 사람일수록 폭력 등 극심한 갈등 발생 가능성 높아
살인, 폭력 등 특정 상대를 향한 거대한 증오 등은 비합리적이고 우발적인 감정이 기반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회적 관계 사이의 갈등은 지위나 경제적 능력 등이 차이가 있는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집단 간에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을 분석해본 결과 그 원인에도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규칙이 있을뿐더러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이 비슷할수록 이들 사이에서 폭력적이고 파국에 가까운 갈등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 대학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 연구팀이 사회적 행위자들 간의 지위나 정체성이 비슷할수록 폭력, 갈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45년간의 포뮬러 원 (Formula One, 이하 F1) 자동차 경주에서 발생한 사고 데이터를 통해 밝혀냈다. 또한 이러한 갈등은 사람들 간 나이가 비슷하고 실력이 우수할수록, 그리고 날씨가 좋을수록 더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갈등을 생각할 때 머릿속에는 사용자와 노동자, 권력자와 시민처럼 권력과 정체성이 다른 집단 사이의 갈등이 떠오른다. 그러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갈등으로 범위를 좁히면 오히려 사회적 위치가 비슷한 관계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 자주 발생한다. 나와 비슷한 상대방으로 인해 자신의 지위나 정체성에 대한 모호함이 발생하면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확신이 떨어지고, 이러한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대방을 공격하게 되는 원리이다. 이 원리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연구들은 제한된 인간 집단이나 동물 실험을 대상으로 한 뇌 과학이나 생화학적 지표를 통해서만 이뤄지곤 했다. 따라서 기존 연구는 인간관계와 그 관계로부터 만들어지는 정체성의 영향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F1 경기를 통해 형성된 인간 행동 데이터를 이용해 인간의 사회적 정체성 유사도를 수치화했다. 연구팀은 45년간 이뤄진 F1 경기에 출전했던 355명 사이에 발생한 506회의 충돌 사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랭킹과 같은 일차적 정체성인 객관적 성과 지표를 통제한 뒤 선수끼리의 우열, 즉 천적 관계 등에 대한 개별적 우열 관계를 토대로 선수별, 시즌별 등으로 프로파일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선수 간 프로파일이 비슷할수록(structurally equivalent) 서로 충돌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교수는 “서로간의 승, 패가 비슷해 경쟁관계에서 우위가 구분이 안 되면 본인이 모호해진다고 느낍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져도 나와 비슷한 상대에게는 반드시 이겨서 모호한 정체성을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랭킹 1, 2위끼리는 자주 만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러한 조건들을 전부 받아들이고 통제했습니다. 그 후의 측정 결과에서도 우리의 가설이 유효함을 확인했습니다” 사회 현상과 F1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박사 논문 주제로 테니스를 연구한 이 교수는 사회과학자들이 스포츠를 모델로 삼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회사나 조직에서의 경쟁관계나 우위는 데이터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스포츠는 종속변수로 삼는 선수의 성과가 굉장히 객관적으로 기록되죠. 어떠한 사회적 관계를 가지며 어떠한 구조적 위치에 있느냐를 측정하는 것이 기본적 모델인데 F1 데이터는 그런 면에서 매우 객관적인 수치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테니스와 같은 스포츠 토너먼트는 현대 조직 구조의 이상적인 승진 체계를 이해하는 데 최적입니다. 이번 연구는 완벽한 구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사회적 관계가 유발하는 정체성 혼동으로 인해 파국적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연구입니다” 연구팀의 결과는 경쟁이 일상화된 시장이나 조직에도 적용 가능하다. 조직 내에서 극한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사회구조적 조건을 밝혀냄으로써 갈등으로 인한 사고 방지를 위한 제도 및 체계의 설계에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폭력으로 인한 갈등은 개인적, 비합리적, 즉흥적인 행위이다. 따라서 개인의 폭력적 행동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이론적 시도는 매우 드물었다. 연구팀은 폭력적인 행위의 원인이 개인적 원한이나 욕망이 아닌 사회적 구조와 관계 안에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회학은 보통 성공이나 협력 등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연구합니다. 이번 연구는 살인이나 폭력과 같은 파괴적인 행위에도 조직적이고 사회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고 말했다. 독일 ESMT의 Matthew Bothner 교수, 프랑스 INSEAD의 Henning Piezunka 교수, 미국 재무부 Richard Haynes 박사와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 2018년 3월 26일자에 게재됐다. 이 교수의 PNAS 논문은 국내 사회과학 분야에서 미국과학한림원(NAS) 회원의 기고가 아닌 직접 투고 방식으로 게재한 두 번째 사례이다. 순수 사회학 연구로 국내 대학 사회학자가 PNAS에 논문을 게재한 것은 최초이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1970-2014 동안 Formula One 선수들의 평균적 경쟁 관계를 시각화 그림2. 사회적 지위 및 정체성이 충돌에 미치는 영향의 조건표
20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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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한 교수, 비정질 다공성 물질의 가스 흡착 성능 분석법 개발
〈 김 지 한 교수 〉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이 비정질 다공성 물질의 가스 흡착 성능을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교토대 임대운 교수, 서울대 백명현 교수, 가천대 윤민영 교수, 사우디 아람코 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정우석 박사과정생과 임대운 교수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7월 1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금속-유기물 구조체(metal-organic framework, MOF)는 넓은 표면적과 풍부한 내부 공극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에너지 및 환경 관련 소재로 응용될 수 있다. 이런 금속-유기물 구조체 물질 대부분이 결정성 물질이지만 합성과정 또는 산업 공정에 사용 중에 구조가 붕괴돼 결정성을 잃기 쉽다. 그로 인해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없게 되면 기존의 어떠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론으로도 분석이 어려웠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와 같이 붕괴된 금속-유기물 구조체의 물성치를 결정성 금속-유기물 구조체의 물성치로 대체해 우회적으로 비정질 구조(amorphous structure)의 다공성 물질에서 물성치 분석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우선 12,000여 개의 결정성 금속-유기물 구조체에 대해 다양한 가스 및 온도 조건에서 가스 흡착 물성치 계산을 수행했다. 이로부터 특정 가스 및 온도 조건에서 비슷한 물성치를 보인 금속-유기물 구조체들은 다른 가스나 온도 조건에서도 비슷한 흡착 성능을 보인다는 것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붕괴된 구조가 보이는 메탄가스 흡착성능과 가장 비슷한 물성치를 지닌 결정성 금속-유기물 구조체들을 12,000여 개 구조 중에서 선별했다. 그 후 전혀 다른 온도 및 수소가스 흡착에 있어서도 붕괴된 구조의 실험값과 결정성 금속-유기물 구조정보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잘 일치한다는 상호교환성(transferability)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구조 정보가 없는 경우에도 금속-유기물 구조체와 같은 다공성 물질들에서 물성치를 예측할 수 있어 앞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가스 분리 및 저장소재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Saudi Aramco-KAIST CO2 Management Center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구조-물성치 맵에 나타나는 경향성과 붕괴된 구조의 경향성 그림2. 붕괴된 금속-유기물 구조체 실험결과와 결정성 금속-유기물 구조체 시뮬레이션 결과의 상호교환성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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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교수, 수학 통해 암과 생체시계의 핵심 연결고리 발견
〈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재경 교수와 버지니아 공대 연구팀 〉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가 미분방정식을 이용한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생체시계가 암 억제 핵심 물질인 p53을 24시간 주기로 변화시키는 원리를 예측했다. 그리고 김재경 교수의 수학적 모델링은 미국 버지니아 공대 칼라 핀키엘스타인(Carla Finkielstein, 아르헨티나) 교수 연구팀의 실험을 통해 검증돼 생체시계와 암 사이에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음이 증명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저명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1월 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뇌 속의 생체 시계는 우리가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 수 있도록 행동과 생리작용을 조절한다. 밤 9시가 되면 뇌 속의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를 유발해 일정 시간에 수면을 취하게 하는 등 세포분열부터 운동 및 학습 능력 등 다양한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만성적 야근, 교대 근무 등으로 인해 생체 시계와 실제 시간이 충돌해 생체 시계의 교란이 생기면 당뇨, 암, 심장병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김 교수가 버지니아 공대의 칼라 핀키엘스타인 교수 연구팀과 만났을 때 핀키엘스타인 교수 연구팀은 암 억제물질인 p53이 24시간을 주기로 변화함을 관찰했지만 어떤 원리로 생체시계가 p53의 24시간 주기 리듬을 만들어내는지는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p53이 세포의 조절 시스템 중에서도 매우 복잡한 시스템으로 구성돼 실험만을 통해 원리를 밝혀내기엔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수리모델링을 이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백만 경우의 가상 실험을 실시했다. 시행착오에 기반한 전통적 실험 대신 수리모델을 이용함으로써 비용, 시간, 인력 등을 줄일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이 과정에서 생체 시계의 핵심 역할을 하는 물질인 Period2 단백질이 p53의 생체리듬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세포는 크게 핵과 세포질 두 가지 성분으로 나뉜다. p53은 핵과 세포질에 모두 존재할 수 있는데 이 중 핵 안으로 p53이 들어가면 안정화돼 분해가 느리게 일어난다. 김 교수는 p53 단백질을 핵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물질이 생체 시계의 핵심 역할을 하는 Period2 단백질임을 예측했다. 이러한 김 교수의 수리모델을 통한 예측들은 핀키엘스타인교수 연구팀에 의해서 실험으로 검증돼 생체시계와 암 사이의 핵심 연결 고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p53 단백질을 정상화하는 수많은 항암제들이 투약 시간에 따라 효과가 달라졌던 원인을 규명하고 최적의 항암제 투약 시간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생체시계가 불안정한 교대 근무 직종 종사자들이 암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원인 규명 및 치료법 개발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간호사, 경찰 등 교대 근무로 인해 고생하시는 분들이 좀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수학을 통해 조그만 기여를 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아직은 부족한 생물학과 수학의 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 공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포스코 청암 재단, 미국과학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자 지원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수학과 실험을 통해서 밝혀진 생체시계의 핵심 단백질 Period2(Per2)와 암 억제 핵심 물질인 p53의 복잡한 상호작용 그림2.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수리모델의 일부
201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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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도 교수, 세포의 새로운 칼슘 신호 발견
〈 허 원 도 교수 〉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세포이동 시 세포의 후방 부위에 새로운 칼슘신호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역할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허 교수 연구팀은 최근 독자적으로 개발한 광유전학 기법인 광활성세포성장인자수용체(OptoFGFR)와 그 하위 신호전달 단백질을 제어할 수 있는 다른 광유전학 기술을 조합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김진만 박사(의과학대학원), 이민지 박사과정 학생(생명과학과)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 판에 5월 17일자로 게재됐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은 가만히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동한다. 세포의 이동은 개체의 발달과 유지에 핵심적인 과정이며, 다양한 생리 및 암 전이와 같은 병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배아 발달, 상처 치유, 면역세포 이동 등에서는 세포가 특정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향성을 가진 세포는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이동하게 되는데 세포의 극성화(Polarization)와 액틴 섬유 등의 세포 골격의 재배열을 통해 이동한다. 방향성을 갖는 세포이동은 복잡한 신호와 신호전달단백질에 의해 매개되는데 신호전달과정은 매우 역동적이며 부위 특이적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이러한 세포의 생화학적인 변화에 중요한 요소와 그 분자적 기전을 밝히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연구진은 원하는 특정 부위에만 자극을 줄 수 있고, 수용체와 같은 상위 신호전달 단백질부터 실제 세포가 움직이도록 작용하는 하위 단백질까지 활성을 각각 조절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술의 장점을 이용했다. 국소적인 빛 자극을 통해 세포의 이동을 유도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방향성을 가지는 세포 이동을 개별 세포 수준에서 분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진은 광유전학 기술의 적용을 통해 방향성을 가진 세포 이동시에 발생하는 부위 특이적인 칼슘신호(Ca²⁺ sparklet)를 발견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세포 이동시에 세포내 칼슘 농도 경사가 생기는 과정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진은 세포전방부위에 빛을 비춰 세포성장인자수용체(FGFR)가 활성화돼 여러 신호전달과정이 진행되면서 세포막이 앞으로 팽창하고 세포가 전진하게 되는 것을 확인했다. 신호전달이 세포후방부위까지 전달되면서 세포후방에 있는 세포막칼슘채널의 국소적이고 반복적인 개방을 통해 칼슘이온 농도가 증가, 액틴(Actin)중합을 유도하여 세포후방부위가 수축, 세포이동이 이루어짐을 알게 됐다. 이번 연구는 신호전달 체계의 상, 하위에 있는 단백질들을 특이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광유전학 기술들을 효과적으로 적용하여 방향성을 가진 세포이동에서 칼슘이온의 새로운 역할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세포이동시 세포의 후방 부에 특이적이고 반복적으로 칼슘이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 증가한 칼슘이온이 세포 이동에서 세포의 전방부위와 후방부위의 신호전달단백질의 상호작용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세포 내 전체적인 칼슘의 농도경사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 기술은 광유전학 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한 생물학적 연구의 표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 그림 설명 그림1. 청색광의 부분 자극에 의해 세포 내에서 발생하는 칼슘신호들 그림2.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한 광유도 세포 이동 모델의 구축
201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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