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심층 학습(딥러닝) 서비스 구축 비용 최소화 가능한 데이터 정제 기술 개발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심층 학습(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 구축을 위해서 인공지능은 심층신경망을 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훈련 데이터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훈련 데이터에 정답지를 만드는 레이블링(labeling) 과정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고양이 사진에 `고양이'라고 정답을 적어줌), 이 과정은 일반적으로 수작업으로 진행되므로 엄청난 노동력과 시간적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훈련 데이터 구축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 대학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심층 학습 훈련 데이터 구축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 동시 정제 및 선택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심층 학습용 훈련 데이터 구축 과정은 수집, 정제, 선택 및 레이블링 단계로 이뤄진다. 수집 단계에서는 웹, 카메라, 센서 등으로부터 대용량의 데이터가 정제되지 않은 채로 수집된다. 따라서 수집된 데이터에는 목표 서비스와 관련이 없어서 주어진 레이블에 해당하지 않는 분포 외(out-of-distribution) 데이터가 포함된다 (예를 들어, 동물 사진을 수집할 때 재규어 `자동차'가 포함됨). 이러한 분포 외 데이터는 데이터 정제 단계에서 정제돼야 한다. 모든 정제된 데이터에 정답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심층 학습 성능 향상에 가장 도움이 되는 훈련 데이터를 먼저 선택해 레이블링하는 능동 학습(active learning)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제와 레이블링을 별도로 진행하는 것은 데이터 검사 측면에서 중복적인 비용을 초래한다. 또한 아직 정제되지 않고 남아 있는 분포 외 데이터가 레이블링 단계에서 선택된다면 레이블링 노력을 낭비할 수 있다.
이재길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훈련 데이터 구축 단계에서 데이터의 정제 및 선택을 동시에 수행해 심층 학습용 훈련 데이터 구축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 대학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에 재학 중인 박동민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 신유주 박사과정, 이영준 박사과정 학생이 제2, 제4 저자로 각각 참여한 이번 연구는 최고권위 국제학술대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2022'에서 올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논문명 : Meta-Query-Net: Resolving Purity-Informativeness Dilemma in Open-set Active Learning)
데이터의 정제 및 선택을 동시에 고려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가장 분포 외 데이터가 아닐 것 같은 데이터 중에서 가장 심층 학습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될 데이터를 선택한다. 즉, 주어진 훈련 데이터 구축 비용 내에서 최고의 효과를 내도록 데이터의 순도(purity) 지표와 정보도(informativeness) 지표의 최적 균형(trade-off)을 찾는다. 순도와 정보도는 일반적으로 서로 상충하므로 최적 균형을 찾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 이 교수팀은 이러한 최적 균형이 정제 전 데이터의 분포 외 데이터 비율과 현재 심층신경망 훈련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교수팀은 이러한 최적 균형을 찾아내기 위해 추가적인 작은 신경망 모델을 도입했다. 연구팀은 추가된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능동 학습에서 여러 단계에 걸쳐 데이터를 선별하는 과정을 활용했다. 즉, 새롭게 선택돼 레이블링 된 데이터를 순도-정보도 최적 균형을 찾기 위한 훈련 데이터로 활용했고, 레이블이 추가될 때마다 최적 균형을 갱신했다. 이러한 방법은 목표 심층신경망의 성능 향상을 위해 추가적인 상위 레벨의 신경망을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메타학습(meta-learning)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메타학습 방법론을 `메타 질의 네트워크'라고 이름 붙이고 이미지 분류 문제에 대해 다양한 데이터와 광범위한 분포 외 데이터 비율에 걸쳐 방법론을 검증했다. 그 결과, 기존 최신 방법론과 비교했을 때 최대 20% 향상된 최종 예측 정확도를 향상했고, 모든 범위의 분포 외 데이터 비율에서 일관되게 최고 성능을 보였다. 또한, `메타 질의 네트워크'의 최적 균형 분석을 통해, 분포 외 데이터의 비율이 낮고 현재 심층신경망의 성능이 높을수록 정보도에 높은 가중치를 둬야 함을 연구팀은 밝혀냈다.
제1 저자인 박동민 박사과정 학생은 "이번 기술은 실세계 능동 학습에서의 순도-정보도 딜레마를 발견하고 해결한 획기적인 방법ˮ 이라면서 "다양한 데이터 분포 상황에서의 강건성이 검증됐기 때문에, 실생활의 기계 학습 문제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어 전반적인 심층 학습의 훈련 데이터 준비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ˮ 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을 지도한 이재길 교수도 "이 기술이 텐서플로우(TensorFlow) 혹은 파이토치(PyTorch)와 같은 기존의 심층 학습 라이브러리에 추가되면 기계 학습 및 심층 학습 학계에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ˮ고 말했다.
한편, 이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SW컴퓨팅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SW스타랩 과제로 개발한 연구성과 결과물(2020-0-00862, DB4DL: 딥러닝 지원 고사용성 및 고성능 분산 인메모리 DBMS 개발)이다.
2022.10.12
조회수 6001
-
KAIST, 인공지능 반도체 생태계를 선도하다
인공지능 반도체(이하 AI 반도체)가 국가적인 전략기술로 두드러지면서 KAIST의 관련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2030년 세계 AI 반도체 시장 20% 점유를 목표로 인공지능 반도체 지원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바 있다. 올해에는 산학연 논의를 거쳐 5년간 1조 200억 원을 투입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 전문가 양성을 위해 주요 대학들의 행보도 분주해졌다.
KAIST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양대 핵심 분야에서 최상급의 교육, 연구 역량을 쌓아 왔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지난 17년 동안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이하 MIT), 스탠퍼드(Stanford)와 같은 세계적인 학교를 제치고 국제반도체회로학회(이하 ISSCC, International Solid State Circuit Conference)에서 대학 중 1위를 지켜 왔다는 점이 돋보인다. ISSCC는 1954년 설립된 반도체 집적회로 설계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다. 참가자 중 60% 이상이 삼성, 퀄컴, TSMC, 인텔을 비롯한 산업계 소속일만큼 산업적인 실용성을 중시해서 `반도체 설계 올림픽'이라는 별명도 있다.
KAIST는 ISSCC에서 채택 논문 수 기준 매년 전 세계 대학교 중 1~2위를 유지했다. 최근 17년간 평균 채택 논문 수를 살펴보면 압도적인 선두다. 해당 기간 채택된 KAIST의 논문은 평균 8.4편으로, 경쟁자인 MIT(4.6편)와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3.6편)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성과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설계 분야 부동의 1위인 삼성에 이어 종합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럴 뿐만 아니라 ISSCC와 쌍벽을 이루는 집적회로 분야 학술대회인 초고밀도집적회로학회에서도 KAIST는 2022년 전 세계 대학 중 1위를 기록했다.
KAIST의 연구진들이 반도체 산업 핵심 분야 전반에서 신기술을 발표해 연구의 질적인 수준도 높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 연구팀은 고성능 저전력을 추구하는 현재 업계의 수요에 대응해 전력 공급 없이도 동작을 유지하는 컴퓨터를 개발했다. 소재 분야에서는 신소재공학과의 박병국 교수 연구팀이 기존의 메모리에 비해 동작 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스핀궤도토크 자성메모리' 소자를 개발해서 기존 `폰노이만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 반도체 산업의 주요 과제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으로 미래의 새로운 반도체 분야를 선점하는 데 필요한 신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암호 및 비선형 연산 분야에서 차세대 컴퓨팅으로 주목받는 양자컴퓨팅 분야에서는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상현 교수 연구팀이 3차원 집적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신경계의 원리를 활용해 인공지능 분야에서 발군의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뉴로모픽 컴퓨팅에서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신현 교수 연구팀이 신경세포를 모사하는 차세대 멤리스터를 개발 중이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인공지능 분야의 양대 세계 최고 권위 학회인 국제머신러닝학회(ICML)과 인공신경망학회(NeurIPS) 논문 수 기준으로 KAIST는 2020년 세계 6위, 아시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KAIST의 순위는 2012년부터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 8년만에 37위에서 6위로, 무려 31계단이나 도약했다. 2021년에는 인공지능 분야 톱 학회 11개에 발표된 한국 논문 중 약 40%에 달하는 129편이 KAIST에서 나왔다. KAIST의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2021년 한국은 글로벌 인공지능 톱 학회 등재 논문 수 기준으로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 독일에 이어 6위에 올랐다.
내용 면에서도 KAIST의 인공지능 연구는 최전선에 있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유회준 교수 연구팀은 모바일기기에서 인공지능 실시간 학습을 구현해 에지 네트워크의 단점을 보완했다.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면 데이터 축적관 막대한 양의 연산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고성능 서버가 방대한 연산을 담당하고 사용자 단말은 데이터 수집과 간단한 연산만 하는 `에지 네트워크'가 사용된다. 유 교수의 연구는 사용자 단말에 학습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인공지능의 처리 속도와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전산학부 김민수 교수 연구팀이 초대규모 인공지능 모델 처리에 꼭 필요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초대규모 기계학습 시스템은 현재 업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구글의 텐서플로우(Tensorflow)나 IBM의 시스템DS 대비 최대 8.8배나 빠른 속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반도체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전기및전자공학부 유민수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추천시스템에 최적화된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지능 추천시스템은 방대한 콘텐츠와 사용자 정보를 다룬다는 특성상 범용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운영하면 병목현상으로 성능에 한계가 있다. 유민수 교수팀은 `프로세싱-인-메모리(이하 PIM, Processing-In-Memory)'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시스템 대비 최대 21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했다. PIM은 처리할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하기만 하던 `램'에서 연산까지 수행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PIM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메모리 분야에서 강세인 한국 기업의 AI 반도체 시장 경쟁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그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인공지능 및 반도체, 그리고 AI 반도체 분야 초격차를 유지하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0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연구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2019년에는 김재철AI대학원을 개설해 전문인력을 양성 중이다. 2020년에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연구를 융합해 ITRC 인공지능반도체시스템 연구센터가 출범했으며, 2021년에는 인공지능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는 `AI+X' 연구를 활성화하고자 김재철AI대학원과 별도로 AI 연구원을 설립했다.
KAIST는 이러한 노력으로 축적된 내적 역량을 바탕으로 네이버 등 기업과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는 한편, 화성시와 같은 지자체와 협력해 동시다발적인 전문인력 양성에 나섰다. 지난 2021년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설립 협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반도체 전문인력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 설립되는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2023년부터 매년 100명 내외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이들이 전문역량을 꽃피울 수 있도록 학생 전원에게 특별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삼성전자 견학과 인턴십, 공동 워크숍을 지원해 현장에 밀착한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KAIST는 국내 반도체 분야 박사 인력의 25%, 박사 출신 중견 및 벤처기업 CEO의 20%를 배출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성장하는 데 중대한 공헌을 했다. 본격적으로 열린 AI 반도체 경쟁 체제를 앞두고 KAIST가 다시 산업 생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2.08.04
조회수 14204
-
소량의 데이터로 딥러닝 정확도 향상기술 발표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심층 학습(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 구축을 위해서는 심층 학습 모델을 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훈련 데이터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훈련 데이터에 정답지를 만드는 레이블링(labeling) 과정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낙타 사진에 `낙타'라고 정답을 적어줌), 이 과정은 일반적으로 수작업으로 진행되므로 엄청난 노동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훈련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효과적으로 타개하는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 대학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적은 양의 훈련 데이터가 존재할 때도 높은 예측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 훈련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심층 학습 모델의 훈련은 주어진 훈련 데이터에서 레이블과 관련성이 높은 특성을 찾아내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낙타'의 주요 특성이 등에 있는 `혹'이라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훈련 데이터가 불충분할 경우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까지도 같이 추출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낙타 사진의 배경으로 종종 사막이 등장하기에 낙타에 대한 특성으로 `사막'이 추출되는 것도 가능하다. 사막은 낙타의 고유한 특성이 아닐뿐더러, 이러한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으로 인해 사막이 아닌 곳(예: 동물원)에 있는 낙타는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심층 학습 모델의 훈련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을 억제해 충분하지 않은 훈련 데이터를 가지고도 높은 예측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 대학 지식서비스공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박동민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 송환준 박사, 김민석 박사과정 학생이 제2, 제3 저자로 각각 참여한 이번 연구는 최고권위 국제학술대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2021'에서 올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논문명 : Task-Agnostic Undesirable Feature Deactivation Using Out-of-Distribution Data)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을 억제하기 위해서 분포 外(out-of-distribution) 데이터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낙타와 호랑이 사진의 분류를 위한 훈련 데이터에 대해 여우 사진은 분포 외 데이터가 된다. 이때 이 교수팀이 착안한 점은 훈련 데이터에 존재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은 분포 외 데이터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위의 예에서 여우 사진의 배경으로도 사막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다량의 분포 외 데이터를 추가로 활용해 여기에서 추출된 특성은 영(0) 벡터가 되도록 심층 학습 모델의 훈련 과정을 규제해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의 효과를 억제한다. 훈련 과정을 규제한다는 측면에서 정규화 방법론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분포 외 데이터는 쓸모없는 것이라 여겨지고 있었으나, 이번 기술에 의해 훈련 데이터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용한 보완재로 탈바꿈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정규화 방법론을 `비선호(比選好) 특성 억제'라고 이름 붙이고 이미지 데이터 분석의 세 가지 주요 문제에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최신 방법론과 비교했을 때, 이미지 분류 문제에서 최대 12% 예측 정확도를 향상했고, 객체 검출 문제에서 최대 3% 예측 정확도를 향상했으며, 객체 지역화 문제에서 최대 8% 예측 정확도를 향상했다.
제1 저자인 박동민 박사과정 학생은 "이번 기술은 훈련 데이터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ˮ 이라면서 "분류, 회귀 분석을 비롯한 다양한 기계 학습 문제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어, 심층 학습의 전반적인 성능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ˮ 고 밝혔다.
연구팀을 지도한 이재길 교수도 "이 기술이 텐서플로우(TensorFlow) 혹은 파이토치(PyTorch)와 같은 기존의 심층 학습 라이브러리에 추가되면 기계 학습 및 심층 학습 학계에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ˮ고 말했다.
한편, 이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SW컴퓨팅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SW스타랩 과제로 개발한 연구성과 결과물(2020-0-00862, DB4DL: 딥러닝 지원 고사용성 및 고성능 분산 인메모리 DBMS 개발)이다. (끝).
2021.10.27
조회수 9309
-
시각 정보가 행동으로 변환되는 신경회로 규명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연구팀이 시각 정보를 인식해 목표 지향적 행동을 결정하는 대뇌 전두엽의 신경회로 기전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교수 연구팀은 시각 피질과 상호 작용하는 전측 대상회(전대상) 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 ACC)의 억제성 신경회로가 동물이 시각 정보를 인식하고 이에 맞는 정확한 행동을 개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포유류 전두엽 전대상 피질의 신경회로가 어떻게 시각 인지 행동 및 충동적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지를 새롭게 규명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인지장애 및 충동성을 주 증상으로 하는 뇌질환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과학과 김재현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Nature Neuroscience, IF 20.071)' 8월 19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Gated feedforward inhibition in the frontal cortex releases goal-directed action)
우리는 외부 환경에서 유입되는 다양한 감각 정보를 인지해 상황에 맞는 행동을 수행한다. 한 예로, 운전할 때 신호등 앞에서 빨간색 신호를 보면 출발하지 않고 멈춰야 하며, 초록색 신호로 바뀌면 출발하게 된다. 이처럼 시각 정보를 인식하고 이에 맞는 운동 행동을 결정하기 위해 우리 뇌는 받아들인 감각 정보를 적절한 운동 정보로 변환해야 하는데, 이 교수 연구팀은 이것이 전대상 피질의 억제성 회로에 의해 이루어짐을 밝혔다.
연구팀은 뇌가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어떻게 운동 정보로 전달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시각 자극을 보면 물을 핥고 그렇지 않으면 물 핥기를 멈추는 목표 지향적 행동을 학습시킨 생쥐의 전대상 피질에 고밀도 실리콘 전극을 삽입해 생체 내 신경 신호를 측정 및 분석했다. 그 결과, 전두엽 전대상 피질 내에서 시각 피질로부터 정보를 받는 시각 반응성 신경세포들이 주변의 세포들을 억제할 경우 생쥐가 운동을 개시할 수 있음을 밝혔다.
또한, 약물적 방법을 이용해 전대상 피질의 활성 정도를 낮추게 되면 생쥐는 시각 자극이 주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충동적으로 목표 지향적 행위를 지속하는 비정상적인 행동 양상을 보였다. 이를 통해 전대상 피질은 정상적인 감각-운동 변환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할 뿐 아니라, 시각 정보가 없을 때 운동 개시를 멈추고 기다려야 하는 충동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교수 연구팀은 바이러스 추적자, 광유전학, 다채널 전극 레코딩과 같은 신경과학 최첨단 실험 기법을 활용해 전대상 피질 내의 신경세포 타입과 회로가 어떠한 방식으로 시각 정보를 목표 지향적 운동 행위로 변환하는지에 대한 신경 메커니즘 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
전대상 피질에는 시각 정보에 반응하는 시각 반응성 신경세포, 운동 개시를 억제하는 운동 억제성 신경세포, 그리고 시각 정보와 운동 개시에 반응하지 않는 나머지 신경세포들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세 종류의 뉴런들의 신경 활성도는 생쥐가 시각 정보를 인지하여 행동을 개시하는 반응 속도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규명했다.
특히, 광유전학적(optognetics) 방법을 이용한 실험에서, 전대상 피질의 시각 반응성 뉴런들은 시각 피질로부터 신경 정보를 직접 전달받음을 확인했고, 광 자극으로 해당 신경 회로를 활성화할 때 시각 자극이 없어도 생쥐의 목표 지향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승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및 조현병과 같은 질병에서 전대상 피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행동 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정밀한 신경회로 타겟을 제시했다ˮ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 연구재단 및 KAIST 글로벌 특이점 프로그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2021.08.26
조회수 9609
-
3개 학과 공동연구팀, 다학제적 접근 통해 뇌전증 발병 기전 규명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생명과학과 손종우 교수 공동 연구팀이 MTOR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약물 저항성이 높은 뇌전증이 발병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극소수의 신경세포에 발생한 돌연변이가 신경망의 과다 활동(hyperactivity) 상태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혀, 뇌전증의 발병 원인 및 치료법 개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특히 3개 학과간 공동 연구팀의 다학제적인 접근을 통해 세포 내 유전학적인 관점에서부터 단일 신경세포의 전기생리학, 이로부터 근접한 거리에 있는 뇌조직의 네트워크, 그리고 뇌 전체 수준에서의 신경망 수준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실험 및 시뮬레이션 연구가 이루어져, 뇌전증의 복잡한 발병 메커니즘을 전반적으로 설명하는 성과를 얻었다.
국소피질 이형성증은 대뇌발달 과정에서 일부 신경줄기세포의 mTOR 경로상의 체성유전변이(MTOR, TSC, DEPDC5) 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흔한 뇌전증의 원인 중 하나이며 항뇌전증제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국소피질 이형성증 환자의 실제 조직과 같은 질환을 가진 동물 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개별 신경세포의 체성유전변이가 신경망 수준의 발작도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원리를 규명했다.
먼저 연구팀은 이러한 체성유전변이는 뇌 조직의 5% 이하인 적은 수의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며, 해당 신경세포들의 전기적 성질이 정상 세포와는 다르게 변화하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대다수 정상 세포를 포함한 전반적인 신경망 활동의 시뮬레이션 결과, 이러한 돌연변이는 매우 적은 비율의 신경세포에만 국한돼 있어, 이 세포들 자체의 전기적 성질 변화만으로는 전체 신경망의 비정상적인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뇌전증에서 보이는 신경망 수준의 발작 활성도가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후속 실험을 통해, 뇌전증 발작을 유도할 수 있는 활성도가 MTOR 체성 유전변이를 가진 신경세포가 아니라 그 세포들 주변의 변이가 없는 신경세포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신경세포의 활성도가 뇌전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들 세포가 주변 대다수 비변이 신경세포에 특정 변화를 유도하고 이로 인해 전체 신경망 수준의 발작 활성도가 발생한다는 뜻으로, 뇌 체성유전변이로 인한 비세포 자율성 활성도(non-cell autonomous hyperexcitability)를 보여주는 한 예가 된다.
이에 착안해 추가적인 동물실험과 수술 후 환자 뇌 조직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MTOR 체성유전변이를 가진 세포에서는 ADK(adenosine kinase, 아데노신 키나제) 유전자가 과발현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로부터 주변 대다수 비변이 신경세포의 네트워크 체계가 교란돼 과활성도가 유도되고, 더 나아가 전체 신경망 수준의 과다 활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의과학대학원 고현용 박사, 바이오및뇌공학과 장재선 박사, 생명과학과 주상현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신경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애널스 오브 뉴롤로지 (Annals of Neurology)' 7월 29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Non-cell autonomous epileptogenesis in focal cortical dysplasia)
이정호, 백세범, 손종우 교수는 "약물 저항성이 높아 기존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었던 뇌전증의 발병 원인에 대해 한층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연구ˮ라며 "한 분야의 실험이나 연구 기법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 유전체학, 신경생물학, 계산뇌과학에 걸친 다학제적 접근으로 해결책을 제시한 효과적인 공동연구의 좋은 예시였다ˮ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보건복지부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서경배 과학재단, 그리고 소바젠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1.08.26
조회수 9649
-
동물의 과식을 억제하는 원리 규명
장면 하나, 영국의 전설적인 코미디 그룹인 몬티 파이선(Monthy Phython) 의 '삶의 의미(The meaning of life) (1983)'라는 영화에서는 영화사에 손꼽히는 충격적 장면이 등장한다. 배가 잔뜩 불러 레스토랑에 들어온 크레오소트 씨는 웨이터가 권하는 음식을 끊임없이 먹다가 결국 배가 터져버린다. 이로 인해 배 속에 있던 음식물이 레스토랑 전체로 흩뿌려지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하여금 매우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장면 둘,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주 멜버른 대학교에서 모기를 연구하는 페란 로즈 박사가 공개한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상에서는 인간의 피를 탐욕스럽게 빨다가 결국 배가 터져버리는 모기의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초여름 더위와 함께 찾아온 모기들 때문에 밤잠을 설친 사람이라면 약간의 통쾌함을 느낄 수도 있는 장면일 수도 있겠다.
앞서 제시한 두 가지의 충격적이고 약간은 괴기스러운 장면들은 실제 자연 상태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 자연 상태의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에서는 특정 수준 이상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섭식 행동을 억제하는 신경전달체계가 작동해 과식으로 인한 내장 파열은 발생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적인 상황에서 내장기관이 손상될 정도로 음식을 과도하게 먹지 않으며, 모기의 경우 과도한 섭식 행동을 억제하는 복부 신경중추가 물리적으로 파손됐기 때문에 배가 터지도록 피를 빨았던 것이다. 이렇듯 동물들은 과도한 섭식 행동을 억제하는 다양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과식 억제 신호에 대한 구체적 이해는 인간의 식이장애 및 비만 발생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이에 관한 연구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외 연구진의 과식 방지를 위한 새로운 억제 신경망에 대한 연구결과가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 연구팀이 뉴욕대학교 (NYU) 오양균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충분한 음식을 섭취한 초파리에서 특이적으로 발견되는 두 개의 독립적인 과식 억제 시스템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뉴욕대학교 (NYU) 오양균 박사가 제1 저자로, KAIST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신경과학 전문 최고 권위 학술지 `뉴런 (Neuron)'의 5월 19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Periphery signals generated by Piezo-mediated stomach stretch and Neuromedin-mediated glucose load regulate the Drosophila brain nutrient sensor)
동물의 뇌 속에는 미각 신경이 생기기 이전부터 있어온 영양분 감지 신경세포들이 존재한다. 서성배 교수가 뉴욕대(NYU) 재직 당시 박사후 연구원 모니카 더스(Monica Dus) 박사와 함께 발표한 2015년 논문에서 초파리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다우레틱 호르몬(Diuretic Hormone 44, DH44) 펩타이드를 특이적으로 분비하는 신경세포(DH44+ 신경세포)가 체내 당분의 농도를 감지함으로써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선택하도록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전까지 포유동물의 뇌 속에서 영양분을 감지해 자신의 활성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들은 보고된 적이 있으나, 이들 영양분 감지 신경세포의 생물학적 기능은 위 연구를 통해서 최초로 보고됐다.
DH44 신경세포의 생물학적 기능에 대한 발표를 한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초파리 체내에 영양분이 많은 상황에서는 DH44 신경세포를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상위 조절 신호를 발견했으며 오양균 박사를 중심으로 이들 억제 신호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먼저 연구팀은 DH44 신경세포의 생물학적 기능이 단지 초파리의 음식 선택 행동을 조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양분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영양적 가치가 있는 탄수화물류에 대한 섭식 행동을 증가시킴을 자동화된 초파리 섭식 행동 측정 장치를 이용해 증명했다. 즉 DH44 신경세포의 활성화는 초파리가 식사량을 증가시키며, 배가 부른 상태에서 특이적으로 활성화되는 억제 신호를 통해 DH44 활성화에 의한 과잉 섭식 행동이 방지되는 것이다.
이어서 연구팀은 DH44 신경세포에 대한 억제 신호가 초파리 뇌 밖의 주변 장기들로부터 전해져 오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말단 장기에서 DH44 억제 신호를 보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파리의 뇌와 연결된 다양한 말단 장기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방식으로 억제 신호의 유래를 추적했으며, 그 결과 초파리의 위에 해당하는 내장 부위와(Crop), 척수에 해당하는 복부 신경중추(ventral nerve cord, VNC) 에서 DH44 억제 신호가 발생함을 확인했다.
계속해서 연구팀은 DH44 신경세포가 초파리의 위에 해당하는 내장기관에 신경 가지를 뻗어서 음식물 섭취에 의한 해당 기관의 물리적 팽창 신호를 `피에조(Piezo)' 채널을 통해 인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피에조 채널은 특정 세포나 조직에 가해지는 물리적 팽창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로 포유동물의 호흡, 혈압 조절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초파리에게서는 소화기관의 물리적 팽창 감지를 통한 식욕 억제를 유발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피에조 채널이 음식물 섭취에 의한 초파리 위의 물리적 팽창을 감지한 후 DH44 신경세포의 기능을 특이적으로 억제해 추가적인 탄수화물 섭취 행위를 방지함으로써 과도한 물리적 팽창으로부터 내장기관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짐을 밝혔다.
또한, 초파리의 척수에 해당하는 복부 신경중추에 있는 `후긴(Hugin)' 신경세포는 채 내에 순환되고 있는 영양분의 농도가 높을 때 이를 감지해 후긴 수용체를 발현하고 있는 DH44 세포들의 신경 활성을 억제한다. 이러한 작용을 통해 이미 체내 에너지가 높은 상태일 때 소화기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추가적 섭식 행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위 실험들을 통해 연구팀은 초파리 내장기관에 가해지는 물리적 압력을 인지해 활성화되는 피에조 채널과 체내에 순환되는 영양분이 많을 때 활성화되는 후긴 신경세포들이 각기 다른 물리적, 화학적 신호를 인지해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으로 DH44 세포 활성화를 통해 야기될 수 있는 과식을 억제함을 확인했다.
서성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동물의 뇌 속에 존재하는 영양분 감지 신경세포의 섭식 유도기능이 상위 신호전달 체계에 의해서 특이적으로 억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사례ˮ라며 "과식에 대한 억제는 독립적으로 인지되는 물리, 화학적 척도를 다각적으로 종합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만큼 동물 생존에 매우 중요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결과이며 인간의 식이장애 및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기 위한 밑거름이 될 연구 결과ˮ라고 말했다.
즉, 처음에 제시한 두 가지 끔찍한 장면들은 동물에 존재하는 유기적인 과식 억제 시스템으로 인해 자연 상태에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함을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2021.06.15
조회수 48554
-
난치성 뇌전증의 새로운 진단법 개발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이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교(Sorbonne University) 뇌연구센터 스테파니 볼락(Stéphanie Baulac)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다양한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뇌 특이적 체성 돌연변이 유전자를 뇌척수액에서 검출했다고 26일 밝혔다.
의과학대학원 김세연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내용은 정신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신경학회보(Annals of Neurology)'에 지난달 4일 字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Detection of Brain Somatic Mutations in Cerebrospinal Fluid from Refractory Epilepsy Patients)
난치성 뇌전증은 많은 경우 발생 과정 중 뇌 신경세포에만 국소 특이적으로 생긴 체성 돌연변이(somatic mutation)에 의해 일어난다. 최근 들어 혈장과 같은 체액에 세포가 괴사해 생기는 세포 유리 DNA(circulating cell -free DNA)를 활용해 비침습적(noninvasive) 진단과 예후를 밝히려는 시도가 활발했다.
하지만, 뇌는 다른 장기와는 다르게 뇌혈관 장벽으로 막혀있기 때문에 병인 돌연변이를 포함한 세포 유리 DNA가 혈장에서는 검출되지 않는다. 그래서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원인 유전자를 찾기 위해 뇌수술로 병변 부위를 도려내어 병인 돌연변이를 알아냈으며, 뇌척수액을 통해 세포 유리 DNA를 검출하려는 시도 자체가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뇌척수액에 존재하는 미량의 세포 유리 DNA에도 병인 돌연변이가 존재할 가능성을 주목했다.
연구팀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 12명의 뇌척수액에서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세포 유리 DNA를 정제하고 증폭해 병변 부위에서 이미 검출한 돌연변이가 존재하는지 디지털 중합효소연쇄반응(digital droplet PCR)로 분석 진행했다. 그 결과 3명의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서 평균 0.57%로 존재하는 병인 유발 돌연변이 유전자를 검출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김세연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은 "난치성 뇌전증의 원인 유전자 검출은 수술을 통해 조직을 얻어야만 가능했는데 뇌척수액만을 채취해 돌연변이를 검출할 수 있고, 이 검출법이 새로운 진단법으로 쓰이길 기대한다ˮ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악성 뇌종양이 아닌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뇌척수액에서 병인 유발 돌연변이를 검출할 수 있음을 밝히고 나아가 수술 없이 척추 주사를 통해 최소 침습적인 방식으로 병인 돌연변이를 진단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또한, 진단뿐만 아니라 같은 방식을 통해 치료 후 환자의 예후를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대학 교원창업 기업(소바젠, 대표 김병태)을 통해 난치성 뇌전증의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진단법 활용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경배 과학재단, 보건복지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2021.05.27
조회수 44859
-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인자 발견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용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인자를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정 교수 연구팀은 환자의 뇌 영상·유전자와 함께 뇌척수액 데이터를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유전인자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새로 발견한 이 유전인자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단백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과는 별도로 환자의 인지 저하를 발생하는 사실과 함께 이 유전자가 항산화 효소 대사와 관련됐음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전 세계 약 1억5000만 명에 달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병태생리학적 규명은 물론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김항래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논문은 9월 16일 字 신경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신경학(Neurology)'에 게재됐다. (논문명 : Genetic variants beyond amyloid and tau associated with cognitive decline: A cohort study)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데 고령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급속히 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단백질로는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이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주원인 단백질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는 추세다. 그러나 연이은 신약 개발의 실패로 인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새로운 병태생리와 치료 대상에 관한 연구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정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미국과 캐나다에 소재한 63개 지역 연구기관으로부터 얻은 정상인, 경도인지장애 관련 자료를 그리고 알츠하이머치매 환자로부터 얻은 뇌 영상·유전자·뇌척수액 데이터를 활용했다.(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 ADNI, http://adni.loni.usc.edu)
연구팀은 이와 함께 총 414명의 알츠하이머병 스펙트럼 환자(아밀로이드 단백질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약 620만 개의 단일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과 별도로 환자의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유전인자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특히 독립된 데이터에서도 해당 유전자분석 결과의 재현에도 성공해 생물 정보학 분석을 통해서도 해당 유전인자가 항산화 효소 대사와 관련된 유전인자임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뇌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으로 계산한 대뇌피질위축 데이터와 구조방정식 모델을 통해 해당 유전자가 뇌의 두정엽과 후두엽의 뇌 위축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 패턴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에 의한 기존의 뇌 위축 패턴 현상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제1 저자인 김항래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유전인자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항산화 치료의 효율성을 검증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ˮ 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치매극복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뇌과학원천기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9.28
조회수 23467
-
심남석 연구원, 난치성 뇌전증의 새로운 유전자 진단법 개발
〈 심남석 연구원 〉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심남석 박사과정(지도교수 : 이정호 교수), 연세대학교 의료원(의료원장 윤도흠)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신경외과 김동석 교수, 소아신경과 강훈철 교수 공동 연구팀이 난치성 뇌전증의 원인 돌연변이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기초 과학 분야와 임상 진료 영역 간 차이로 환자에게 쉽게 적용하지 못했던 난치성 뇌전증 원인 유전자 진단을 실제 임상 영역에서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심남석 박사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뇌병리 분야 국제 학술지 ‘악타 뉴로패쏠로지카 (Acta Neuropathologica)’ 8월 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Precise detection of low-level somatic mutation in resected epilepsy brain tissue)
뇌전증은 전 세계적으로 4번째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신경학적 질환으로 높은 사회 경제적 비용이 소모된다. 그중 전체 뇌전증의 3~40%를 차지하는 난치성 뇌전증은 약물치료로 조절되지 않고 위험성이 높아 수술 치료가 요구되는 질병이다.
최근 연구팀은 이 난치성 뇌전증이 뇌 체성(사람의 신체적 성질)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새 치료법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뇌 국소 부위에서 발생한 소량의 돌연변이를 찾는 기존 진단법은 정확도가 30% 이하로 매우 낮아 실제 사용에는 어려움이 많다.
연구팀은 세브란스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 232명의 뇌 조직 및 말초 조직(혈액 또는 침)을 분석해 돌연변이가 자주 발생하는 타겟 유전자를 확보했다. 이 타겟 유전자를 대상으로 표적 유전자 복제 염기서열 분석법을 적용해 체성 돌연변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고심도 유전체 분석을 통해 최적의 표적 유전자 선별, 고심도 시퀀싱 분석 및 방법의 조합을 찾아 진단 정확도를 50%에서 최대 100%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임상에서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뇌 조직 절편만으로도 정확도가 100%에 가까운 체성 돌연변이 유전자 진단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1 저자인 심남석 연구원은 “난치성 뇌전증의 유전자 진단은 현재 임상시험 중인 새로운 치료법의 필수적인 과정이다”라며 “높은 효율, 낮은 비용으로 유전자 진단을 할 수 있게 만들어 고통받는 환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교원창업 기업(소바젠, 대표 김병태)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난치성 뇌전증 원인 유전자 진단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서경배 과학재단, 한국연구재단, 보건복지부, 교원창업 기업 소바젠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연구에서 발견한 체세포성 돌연변이
2019.08.13
조회수 12131
-
서성배 교수, 스트레스 세포(CRF 세포) 변화 초 단위 관찰 성공
〈 서성배 교수 〉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 연구팀이 스트레스에 따른 몸의 반응을 조절하는 일명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방출인자, 일명 ‘스트레스 세포 (CRF 세포)’의 새로운 역할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부정적 판단을 유도하는 외부 자극이 발생할 때 CRF 세포가 활성화되고 반대로 긍정적인 외부자극을 줄 때 억제되는 현상을 초 단위로 측정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기존보다 확대된 CRF 세포의 역할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동물의 본능적 감정 판단에 대한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결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단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은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4월호 22권에 게재됐다. (논문명 : Rapid, biphasic CRF neuronal responses encode positive and negative valence)
자연환경에서 동물은 천적을 만나면 빠르게 도망가지만 좋아하는 음식을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선천적 행동 양식을 보인다. 도망가거나 이끌리는 본능적 행동은 주어진 특정 자극을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두뇌에 의해 결정된다.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ypothalamus-Pioituitary-Adrenal Axis, 이하 HPA Axis)은 심리적, 물리적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 몸의 생리학적 반응을 조절하는 영역이다. 이 HPA Axis를 조절하는 것이 흔히 스트레스 조절인자로 알려진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방출인자(Corticotropin Releasing Factor, 이하 CRF)’이다.
시상하부 영역의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방출인자를 방출하는 세포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의해 자극돼 혈액의 코티졸 인자를 증가시키는 연쇄반응을 유도하고 동물의 생리학적 신진대사 상태를 유지하는 신경내분비 조절의 중추로, 흔히 스트레스 세포로 알려져 있다.
이 CRF 세포가 활성화되면 동물의 부정적 감정이 커진다는 가설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약 30분 단위로만 측정할 수 있고, 쥐 등의 실험체를 부검해야만 호르몬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어 CRF 세포의 활성도가 스트레스성 자극, 특히 좋은 자극에 대해 초 단위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뉴욕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생쥐 두뇌의 시상하부 영역의 CRF 세포의 활성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칼슘이미징 기술 중 파이버포토메트리(fiberphotometry)를 도입했다. 연구팀은 부정적, 긍정적 감정의 판단을 유도하는 다양한 자극에 쥐를 노출해 세포의 반응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생쥐를 물에 빠뜨리거나 날아오는 새를 모방한 시각적 자극, 천적의 오줌 냄새 등 위협적 외부 자극에 의해 쥐가 도망할 때 CRF가 빠르게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맛있는 음식, 암컷 쥐 등 긍정적 판단을 유도하는 자극에 노출했을 때 CRF 활성도가 억제되는 양방향성의 특징을 규명했다.
서성배 교수는 “음식 냄새와 시각적 자극에 의해 쥐들의 행동이 유도되기 전부터 CRF 세포가 감소하는 부분이 흥미롭다”라고 말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시상하부의 CRF 세포가 이러한 예측에 의한 기능을 보인다는 것은 그간 알려진 시상하부 영역의 세포들과는 차별성이 있는 역할이고, 쥐들이 좋은 자극에 노출 되면 CRF 세포 활성도가 감소하는 점도 혁신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 연구팀과의 협력으로 빛을 이용해 특정 세포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광유전학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CRF 세포를 자극해 인위적으로 특정 환경을 싫어하거나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CRF 세포의 활성도가 대상에 대한 선호도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진은 연구원은 “시상하부에서 다양한 세포와 복잡하게 얽힌 CRF 세포의 활성도를 측정하기 위해 칼슘이미징이라는 새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기존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라며 “CRF 호르몬의 아미노산 서열이 밝혀진 이래 40여 년 동안 느린 내분비 조절 기능만으로 알고 있던 CRF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새 기술을 통해 넓혔다는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호르몬 방출을 통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을 조절한다는 CRF의 기존 기능을 넘어, CRF 세포가 다양한 감각적 자극에 대한 긍정 또는 부정적 판단을 통해 적절한 행동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성배 교수는 “우울증, 불안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질환이 스트레스와 관련이 높다는 사실을 밝혔다”라며 “CRF 세포 활성도를 생쥐를 통해 실시간 측정함으로써 우울증 치료제, 약물의 효과를 시험하는 데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임교원 정착 연구비, KAIST 석박사 모험연구 사업, 포스코 청암재단 포스코 사이언스 펠로우십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광유전학을 통한 시상하부 CRF 세포의 활성도 인위적 조절
그림2. 시상하부 CRF 세포의 양방향성의 활성도와 인비보 칼슘이미징모식도 (위) 시각적 위협, 공격성이 있는 쥐로부터의 위협 (나쁜 자극)과 음식, 새끼쥐 (좋은 자극)에 이의한 시상하부 CRF 세포의 활성화 혹은 억제에 대한 예시. (아래)
2019.04.18
조회수 13198
-
전성윤 교수, 8시간 안에 항생제 조합 성능 확인하는 기술 개발
〈 김승규 연구원, 전성윤 교수 〉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전성윤 교수 연구팀(바이오미세유체 연구실)이 미세유체 칩을 이용해 두 개의 항생제 간 시너지 효과를 8시간 만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의 시너지 효과 검사에 최소 24시간 소요돼 활용이 어려웠던 기존 기술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향후 환자들에게 적절한 항생제 조합치료를 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규 석박사통합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하고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에서 발행하는 ‘랩온어칩(Lab on a Chip)’ 3월 21일 자 뒤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 On-chip phenotypic investigation of combinatory antibiotic effects by generating orthogonal concentration gradients, 직교 농도구배 형성을 통한 칩 상 항생제 조합 효과 검사)
항생제에 매우 높은 저항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의 등장은 세계적으로 병원 및 관련 기관에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병원균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공식적으로 처음 보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두 종류 이상의 항생제를 섞어 처리하는 ‘항생제 조합 치료’가 주목받고 있지만, 항생제의 종류와 적정한 농도 범위가 큰 영향을 미쳐 정확한 조합을 해야 할뿐더러 치료가 항상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미지의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대상으로 체외 항생제 조합 검사를 통해 적합한 항생제 조합과 농도 범위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기존 검사 방식은 항생제 희석 및 샘플 준비 과정이 불편하고 결과 도출까지 24시간 이상이 걸려 대부분 경험적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샘플 양이 수십 마이크로리터에 불과한 미세유체 칩을 이용했다.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좁은 미세채널에서 유체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인 미세유체 칩을 통해 두 개의 항생제 간 농도조합 121개를 단 35분 만에 자동으로 형성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 샘플을 아가로스 젤과 섞어 미세채널에 주입해 굳힌 뒤 이를 둘러싸는 미세채널들에 각 항생제가 포함된 시약과 항생제가 포함되지 않은 시약을 주입했다.
항생제가 첨가된 채널로부터 항생제가 없는 채널로 항생제 분자들의 확산이 이뤄지고 결국 두 항생제의 조합이 박테리아가 굳혀있는 아가로스 젤에 35분 만에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후 6시간 동안 억제되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항균 원리를 갖는 다섯 종류의 항생제를 두 개씩 조합해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을 대상으로 항생제 조합 효능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항생제 짝에 따라 각기 다른 항균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검사한 항생제 짝의 시너지 관계를 분류할 수 있었다.
연구팀의 미세유체 칩 기반의 검사 방식은 번거로운 희석과정과 긴 검사 시간으로 인해 불편했던 기존 검사 방식을 크게 개선했다.
이전에도 전 교수 연구팀은 ‘미세유체 칩 기반의 항생제 효능 신속검사 기술’을 개발해 지난 2월 5일 ‘바이오마이크로플루이딕스(Biomicrofluidics)’지에 피처 기사로 게재한 바 있다. 이번 논문은 그 후속 연구로 미세유체 칩이 차세대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전 교수는 “미세유체 칩의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써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라며 “개발한 미세유체 칩이 상용화돼 실제 현장에서 항생제 조합치료를 위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EEWS 기후변화연구허브사업과 교육부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BK21 플러스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림 설명
그림1. Lab on a Chip 표지 이미지
그림2. 본 연구의 미세유체 칩과 분석결과 예시
2019.04.05
조회수 18483
-
김필한 교수, 패혈증 환자의 폐 손상 원인 밝혀
〈 김필한 교수 〉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나노과학기술대학원 김필한 교수 연구팀이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을 통해 패혈증 폐에서 모세혈관과 혈액 내 순환 세포를 고해상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패혈증 폐의 모세혈관 내부에서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好中球, neutrophil)들이 서로 응집하며 혈액 미세순환의 저해를 유발하고, 나아가 피가 통하지 않는 사강(死腔, dead space)을 형성함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패혈증 모델의 폐손상으로 이어지는 조직 저산소증 유발의 원인이 되며, 호중구 응집을 해소하면 미세순환이 개선되며 저산소증도 함께 호전됨을 증명했다.
박인원 박사(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가 주도한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유럽호흡기학회지(European Respiratory Journal)’에 3월 28일 자에 게재됐다.
폐는 호흡을 통해 생명 유지의 필수 작용인 산소와 이산화탄소 간 가스 교환을 하는 기관으로 이는 적혈구들이 순환하는 수많은 모세혈관으로 둘러싸인 폐포(肺胞)에서 이뤄진다.
폐포의 미세순환 관찰을 위해 연구자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나 호흡을 위해 항상 움직이는 폐 안의 모세혈관과 적혈구의 미세순환을 고해상도로 촬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초고속 레이저 스캐닝 공초점 현미경과 폐의 호흡 상태를 보존하면서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영상 챔버를 새롭게 제작했다. 이를 통해 패혈증 동물모델의 폐에서 모세혈관 내부의 적혈구 순환 촬영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패혈증 모델의 폐에서 적혈구들이 순환하지 않는 공간인 사강이 증가하며 이곳에서 저산소증이 유발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혈액 내부의 호중구들이 모세혈관과 세동맥 내부에서 서로 응집하며 갇히는 현상으로 인해 발생함을 밝혔다. 갇힌 호중구들은 미세순환 저해, 활성산소의 다량 생산 등 패혈증 모델의 폐 조직 손상을 유발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폐혈관 내부의 응집한 호중구가 전신을 순환하는 호중구에 비해 세포 간 부착에 관여하는 Mac-1 수용체(CD11b/CD18)가 높게 발현함을 증명했다. 이어 Mac-1 저해제를 패혈증 모델에 사용하여 호중구 응집으로 저해된 미세순환을 개선하고 저산소증의 호전과 폐부종 감소를 증명했다.
연구팀이 독자 개발한 최첨단 고해상도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은 살아있는 폐 안 세포들의 실시간 영상촬영이 가능해 패혈증을 포함한 여러 폐 질환의 연구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의 폐 미세순환 영상촬영 및 정밀 분석 기법은 향후 미세순환과 연관된 다양한 질환들의 연구뿐 아니라 새로운 진단기술 개발 및 치료제의 평가를 위한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 연구팀의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은 KAIST 교원창업기업인 아이빔테크놀로지(IVIM Technology, Inc)를 통해 상용화돼 올인원 생체현미경 모델 ‘IVM-CM’과 ‘IVM-C’로 출시됐으며 여러 인간 질환의 복잡한 발생 과정을 밝히기 위한 기초 의․생명 연구의 차세대 첨단 영상장비로서 미래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장에 핵심 장비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패혈증으로 인한 급성 폐손상 모델에서 폐 미세순환의 저해가 호중구로 인하여 발생하며, 이를 제어하면 미세순환 개선을 통해 저산소증 및 폐부종을 해소할 수 있어 패혈증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새롭게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의과학대학원 졸업생 박인원 박사가 1저자로 참여했고 유한재단 보건장학회, 교육부 글로벌박사펠로우쉽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프론티어사업과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그리고 보건복지부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초고속 레이저주사 3차원 생체현미경 시스템
그림2. 생체 내 폐 이미징 기술 개념도 및 사진
2019.04.01
조회수 16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