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심층 학습(딥러닝) 서비스 구축 비용 최소화 가능한 데이터 정제 기술 개발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심층 학습(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 구축을 위해서 인공지능은 심층신경망을 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훈련 데이터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훈련 데이터에 정답지를 만드는 레이블링(labeling) 과정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고양이 사진에 `고양이'라고 정답을 적어줌), 이 과정은 일반적으로 수작업으로 진행되므로 엄청난 노동력과 시간적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훈련 데이터 구축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 대학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심층 학습 훈련 데이터 구축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 동시 정제 및 선택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심층 학습용 훈련 데이터 구축 과정은 수집, 정제, 선택 및 레이블링 단계로 이뤄진다. 수집 단계에서는 웹, 카메라, 센서 등으로부터 대용량의 데이터가 정제되지 않은 채로 수집된다. 따라서 수집된 데이터에는 목표 서비스와 관련이 없어서 주어진 레이블에 해당하지 않는 분포 외(out-of-distribution) 데이터가 포함된다 (예를 들어, 동물 사진을 수집할 때 재규어 `자동차'가 포함됨). 이러한 분포 외 데이터는 데이터 정제 단계에서 정제돼야 한다. 모든 정제된 데이터에 정답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심층 학습 성능 향상에 가장 도움이 되는 훈련 데이터를 먼저 선택해 레이블링하는 능동 학습(active learning)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제와 레이블링을 별도로 진행하는 것은 데이터 검사 측면에서 중복적인 비용을 초래한다. 또한 아직 정제되지 않고 남아 있는 분포 외 데이터가 레이블링 단계에서 선택된다면 레이블링 노력을 낭비할 수 있다.
이재길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훈련 데이터 구축 단계에서 데이터의 정제 및 선택을 동시에 수행해 심층 학습용 훈련 데이터 구축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 대학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에 재학 중인 박동민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 신유주 박사과정, 이영준 박사과정 학생이 제2, 제4 저자로 각각 참여한 이번 연구는 최고권위 국제학술대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2022'에서 올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논문명 : Meta-Query-Net: Resolving Purity-Informativeness Dilemma in Open-set Active Learning)
데이터의 정제 및 선택을 동시에 고려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가장 분포 외 데이터가 아닐 것 같은 데이터 중에서 가장 심층 학습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될 데이터를 선택한다. 즉, 주어진 훈련 데이터 구축 비용 내에서 최고의 효과를 내도록 데이터의 순도(purity) 지표와 정보도(informativeness) 지표의 최적 균형(trade-off)을 찾는다. 순도와 정보도는 일반적으로 서로 상충하므로 최적 균형을 찾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 이 교수팀은 이러한 최적 균형이 정제 전 데이터의 분포 외 데이터 비율과 현재 심층신경망 훈련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교수팀은 이러한 최적 균형을 찾아내기 위해 추가적인 작은 신경망 모델을 도입했다. 연구팀은 추가된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능동 학습에서 여러 단계에 걸쳐 데이터를 선별하는 과정을 활용했다. 즉, 새롭게 선택돼 레이블링 된 데이터를 순도-정보도 최적 균형을 찾기 위한 훈련 데이터로 활용했고, 레이블이 추가될 때마다 최적 균형을 갱신했다. 이러한 방법은 목표 심층신경망의 성능 향상을 위해 추가적인 상위 레벨의 신경망을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메타학습(meta-learning)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메타학습 방법론을 `메타 질의 네트워크'라고 이름 붙이고 이미지 분류 문제에 대해 다양한 데이터와 광범위한 분포 외 데이터 비율에 걸쳐 방법론을 검증했다. 그 결과, 기존 최신 방법론과 비교했을 때 최대 20% 향상된 최종 예측 정확도를 향상했고, 모든 범위의 분포 외 데이터 비율에서 일관되게 최고 성능을 보였다. 또한, `메타 질의 네트워크'의 최적 균형 분석을 통해, 분포 외 데이터의 비율이 낮고 현재 심층신경망의 성능이 높을수록 정보도에 높은 가중치를 둬야 함을 연구팀은 밝혀냈다.
제1 저자인 박동민 박사과정 학생은 "이번 기술은 실세계 능동 학습에서의 순도-정보도 딜레마를 발견하고 해결한 획기적인 방법ˮ 이라면서 "다양한 데이터 분포 상황에서의 강건성이 검증됐기 때문에, 실생활의 기계 학습 문제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어 전반적인 심층 학습의 훈련 데이터 준비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ˮ 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을 지도한 이재길 교수도 "이 기술이 텐서플로우(TensorFlow) 혹은 파이토치(PyTorch)와 같은 기존의 심층 학습 라이브러리에 추가되면 기계 학습 및 심층 학습 학계에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ˮ고 말했다.
한편, 이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SW컴퓨팅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SW스타랩 과제로 개발한 연구성과 결과물(2020-0-00862, DB4DL: 딥러닝 지원 고사용성 및 고성능 분산 인메모리 DBMS 개발)이다.
2022.10.12
조회수 6720
-
장 조직의 항상성과 염증성 장염 회복의 핵심 효소 발견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세윤, 양한슬 교수 공동연구팀이 `장 상피조직의 발생과 염증성 장염 회복과정의 핵심 효소발굴'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생명과학과 박승은 박사, 이동은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세포 및 분자 소화기학 및 간장학 (Cellular and Molecular Gastroenterology & Hepatology)'에 지난 8월 19일 字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 Gut Epithelial Inositol Polyphosphate Multikinase Alleviates Experimental Colitis via Governing Tuft Cell Homeostasis
※ 저자 정보 : 박승은 (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 저자), 이동은 (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 저자), 정재웅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제2 저자), 이수형 (반더빌트 의과대학, 공동 저자), 박승주 (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저자), 류재승 (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저자), 오세규 (카이노젠, 공동 저자), 양한슬 (한국과학기술원, 공동 교신저자), 황성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공동 교신저자), 김세윤 (한국과학기술원, 공동 교신저자), 포함 총 10명
염증성 장 질환은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발병률은 매우 낮은 질환이었으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 환자가 1만3천여 명, 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2만9천여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후로도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은 복통, 설사뿐 아니라 전신 무력감, 체중 감소, 장 천공 등의 합병증을 유발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낮추는 심각한 질환이다.
이러한 염증성 장 질환은 아직 발병 메커니즘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으며 서구화된 식습관과 함께 유전적 이상이나 면역학적 장애 또는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염증성 장 질환의 환자군 일부에서 이노시톨 대사(체내 합성 또는 음식을 통하여 공급되는 이노시톨 영양소를 이노시톨 인산 물질들로 전환하는 세포 내 생화학적 반응)의 핵심 효소인 이노시톨 폴리인산 카이네이즈(Inositol polyphosphate multikinase, 이하 IPMK) 유전자에서 단일염기변이(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 등이 보고됐다. IPMK 효소는 포유류의 이노시톨 대사에서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서 세포의 성장과 대사뿐 아니라 면역 반응 및 중추 신경계 기억 조절 등의 다각적인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화기계에서의 생물학적 기능은 밝혀진 바가 전혀 없다.
이에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및 줄기세포 연구센터 김세윤 교수, 양한슬 교수 연구팀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황성순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장 상피세포에서의 IPMK 효소의 역할규명연구를 다각적으로 수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장 상피세포에서 IPMK 유전자가 결손된 생쥐 연구모델을 제작했고 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뚜렷한 장 조직의 구조와 기능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덱스트란 황산나트륨(DSS)을 투여해 대장염을 유발할 경우, IPMK 유전자가 결손된 생쥐로부터 대장염 회복반응이 현저하게 둔화됨을 관찰했고 이로부터 IPMK 효소가 손상된 대장 조직이 회복되는데 필수적인 인자임을 규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IPMK 효소가 제거된 장 조직에서는 솔세포(tuft cell)의 발생과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함을 관찰했다. 솔세포란 소장과 대장뿐 아니라 흉선, 췌장 등에 존재하는 세포로서 표면에 미세 융모구조를 보이는 독특한 세포다. 장 조직의 전체 세포 중 불과 2~3% 이하로 존재하는 솔세포는 외부로부터의 기생충 감염에 대응하는 면역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솔세포로부터 합성돼 분비되는 아세틸콜린 신경전달물질은 장내 줄기세포 및 신경세포를 자극해 장 조직의 항상성 유지와 손상 복구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솔세포의 발생과 기능을 조절하는 분자 타깃에 대한 이해는 극히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연구팀은 첨단 단일세포 RNA 유전자 배열 순서 분석기술(single cell RNA sequencing)을 통해 IPMK 효소가 제거된 장 상피조직에서 아세틸콜린 분비를 담당하는 솔세포군의 발생이 특이적으로 감소함을 규명했다. 또한 이러한 분석과정에서 생쥐의 대장에 존재하는 솔세포는 크게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세포군, 아세틸콜린 분비 솔세포군 외에 유전자 발현 능력이 감소한 새로운 솔세포군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학계에 최초 보고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발굴한 IPMK 효소에 기반한 아세틸콜린 분비성 솔세포의 발생 및 기능조절은 향후 장 상피조직의 항상성 유지의 학문적 이해와 더불어 염증성 장 질환의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ˮ이라며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 서경배과학재단, KAIST 줄기세포 연구센터 지원사업, KAIST 그랜드챌린지 30 (KC30) 사업 및 포스코청암펠로십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10.06
조회수 7151
-
KAIST, 인공지능 반도체 생태계를 선도하다
인공지능 반도체(이하 AI 반도체)가 국가적인 전략기술로 두드러지면서 KAIST의 관련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2030년 세계 AI 반도체 시장 20% 점유를 목표로 인공지능 반도체 지원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바 있다. 올해에는 산학연 논의를 거쳐 5년간 1조 200억 원을 투입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 전문가 양성을 위해 주요 대학들의 행보도 분주해졌다.
KAIST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양대 핵심 분야에서 최상급의 교육, 연구 역량을 쌓아 왔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지난 17년 동안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이하 MIT), 스탠퍼드(Stanford)와 같은 세계적인 학교를 제치고 국제반도체회로학회(이하 ISSCC, International Solid State Circuit Conference)에서 대학 중 1위를 지켜 왔다는 점이 돋보인다. ISSCC는 1954년 설립된 반도체 집적회로 설계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다. 참가자 중 60% 이상이 삼성, 퀄컴, TSMC, 인텔을 비롯한 산업계 소속일만큼 산업적인 실용성을 중시해서 `반도체 설계 올림픽'이라는 별명도 있다.
KAIST는 ISSCC에서 채택 논문 수 기준 매년 전 세계 대학교 중 1~2위를 유지했다. 최근 17년간 평균 채택 논문 수를 살펴보면 압도적인 선두다. 해당 기간 채택된 KAIST의 논문은 평균 8.4편으로, 경쟁자인 MIT(4.6편)와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3.6편)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성과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설계 분야 부동의 1위인 삼성에 이어 종합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럴 뿐만 아니라 ISSCC와 쌍벽을 이루는 집적회로 분야 학술대회인 초고밀도집적회로학회에서도 KAIST는 2022년 전 세계 대학 중 1위를 기록했다.
KAIST의 연구진들이 반도체 산업 핵심 분야 전반에서 신기술을 발표해 연구의 질적인 수준도 높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 연구팀은 고성능 저전력을 추구하는 현재 업계의 수요에 대응해 전력 공급 없이도 동작을 유지하는 컴퓨터를 개발했다. 소재 분야에서는 신소재공학과의 박병국 교수 연구팀이 기존의 메모리에 비해 동작 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스핀궤도토크 자성메모리' 소자를 개발해서 기존 `폰노이만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 반도체 산업의 주요 과제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으로 미래의 새로운 반도체 분야를 선점하는 데 필요한 신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암호 및 비선형 연산 분야에서 차세대 컴퓨팅으로 주목받는 양자컴퓨팅 분야에서는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상현 교수 연구팀이 3차원 집적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신경계의 원리를 활용해 인공지능 분야에서 발군의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뉴로모픽 컴퓨팅에서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신현 교수 연구팀이 신경세포를 모사하는 차세대 멤리스터를 개발 중이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인공지능 분야의 양대 세계 최고 권위 학회인 국제머신러닝학회(ICML)과 인공신경망학회(NeurIPS) 논문 수 기준으로 KAIST는 2020년 세계 6위, 아시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KAIST의 순위는 2012년부터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 8년만에 37위에서 6위로, 무려 31계단이나 도약했다. 2021년에는 인공지능 분야 톱 학회 11개에 발표된 한국 논문 중 약 40%에 달하는 129편이 KAIST에서 나왔다. KAIST의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2021년 한국은 글로벌 인공지능 톱 학회 등재 논문 수 기준으로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 독일에 이어 6위에 올랐다.
내용 면에서도 KAIST의 인공지능 연구는 최전선에 있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유회준 교수 연구팀은 모바일기기에서 인공지능 실시간 학습을 구현해 에지 네트워크의 단점을 보완했다.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면 데이터 축적관 막대한 양의 연산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고성능 서버가 방대한 연산을 담당하고 사용자 단말은 데이터 수집과 간단한 연산만 하는 `에지 네트워크'가 사용된다. 유 교수의 연구는 사용자 단말에 학습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인공지능의 처리 속도와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전산학부 김민수 교수 연구팀이 초대규모 인공지능 모델 처리에 꼭 필요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초대규모 기계학습 시스템은 현재 업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구글의 텐서플로우(Tensorflow)나 IBM의 시스템DS 대비 최대 8.8배나 빠른 속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반도체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전기및전자공학부 유민수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추천시스템에 최적화된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지능 추천시스템은 방대한 콘텐츠와 사용자 정보를 다룬다는 특성상 범용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운영하면 병목현상으로 성능에 한계가 있다. 유민수 교수팀은 `프로세싱-인-메모리(이하 PIM, Processing-In-Memory)'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시스템 대비 최대 21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했다. PIM은 처리할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하기만 하던 `램'에서 연산까지 수행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PIM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메모리 분야에서 강세인 한국 기업의 AI 반도체 시장 경쟁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그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인공지능 및 반도체, 그리고 AI 반도체 분야 초격차를 유지하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0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연구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2019년에는 김재철AI대학원을 개설해 전문인력을 양성 중이다. 2020년에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연구를 융합해 ITRC 인공지능반도체시스템 연구센터가 출범했으며, 2021년에는 인공지능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는 `AI+X' 연구를 활성화하고자 김재철AI대학원과 별도로 AI 연구원을 설립했다.
KAIST는 이러한 노력으로 축적된 내적 역량을 바탕으로 네이버 등 기업과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는 한편, 화성시와 같은 지자체와 협력해 동시다발적인 전문인력 양성에 나섰다. 지난 2021년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설립 협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반도체 전문인력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 설립되는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2023년부터 매년 100명 내외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이들이 전문역량을 꽃피울 수 있도록 학생 전원에게 특별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삼성전자 견학과 인턴십, 공동 워크숍을 지원해 현장에 밀착한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KAIST는 국내 반도체 분야 박사 인력의 25%, 박사 출신 중견 및 벤처기업 CEO의 20%를 배출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성장하는 데 중대한 공헌을 했다. 본격적으로 열린 AI 반도체 경쟁 체제를 앞두고 KAIST가 다시 산업 생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2.08.04
조회수 14885
-
소량의 데이터로 딥러닝 정확도 향상기술 발표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심층 학습(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 구축을 위해서는 심층 학습 모델을 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훈련 데이터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훈련 데이터에 정답지를 만드는 레이블링(labeling) 과정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낙타 사진에 `낙타'라고 정답을 적어줌), 이 과정은 일반적으로 수작업으로 진행되므로 엄청난 노동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훈련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효과적으로 타개하는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 대학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적은 양의 훈련 데이터가 존재할 때도 높은 예측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 훈련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심층 학습 모델의 훈련은 주어진 훈련 데이터에서 레이블과 관련성이 높은 특성을 찾아내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낙타'의 주요 특성이 등에 있는 `혹'이라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훈련 데이터가 불충분할 경우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까지도 같이 추출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낙타 사진의 배경으로 종종 사막이 등장하기에 낙타에 대한 특성으로 `사막'이 추출되는 것도 가능하다. 사막은 낙타의 고유한 특성이 아닐뿐더러, 이러한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으로 인해 사막이 아닌 곳(예: 동물원)에 있는 낙타는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심층 학습 모델의 훈련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을 억제해 충분하지 않은 훈련 데이터를 가지고도 높은 예측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 대학 지식서비스공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박동민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 송환준 박사, 김민석 박사과정 학생이 제2, 제3 저자로 각각 참여한 이번 연구는 최고권위 국제학술대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2021'에서 올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논문명 : Task-Agnostic Undesirable Feature Deactivation Using Out-of-Distribution Data)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을 억제하기 위해서 분포 外(out-of-distribution) 데이터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낙타와 호랑이 사진의 분류를 위한 훈련 데이터에 대해 여우 사진은 분포 외 데이터가 된다. 이때 이 교수팀이 착안한 점은 훈련 데이터에 존재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은 분포 외 데이터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위의 예에서 여우 사진의 배경으로도 사막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다량의 분포 외 데이터를 추가로 활용해 여기에서 추출된 특성은 영(0) 벡터가 되도록 심층 학습 모델의 훈련 과정을 규제해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의 효과를 억제한다. 훈련 과정을 규제한다는 측면에서 정규화 방법론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분포 외 데이터는 쓸모없는 것이라 여겨지고 있었으나, 이번 기술에 의해 훈련 데이터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용한 보완재로 탈바꿈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정규화 방법론을 `비선호(比選好) 특성 억제'라고 이름 붙이고 이미지 데이터 분석의 세 가지 주요 문제에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최신 방법론과 비교했을 때, 이미지 분류 문제에서 최대 12% 예측 정확도를 향상했고, 객체 검출 문제에서 최대 3% 예측 정확도를 향상했으며, 객체 지역화 문제에서 최대 8% 예측 정확도를 향상했다.
제1 저자인 박동민 박사과정 학생은 "이번 기술은 훈련 데이터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ˮ 이라면서 "분류, 회귀 분석을 비롯한 다양한 기계 학습 문제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어, 심층 학습의 전반적인 성능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ˮ 고 밝혔다.
연구팀을 지도한 이재길 교수도 "이 기술이 텐서플로우(TensorFlow) 혹은 파이토치(PyTorch)와 같은 기존의 심층 학습 라이브러리에 추가되면 기계 학습 및 심층 학습 학계에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ˮ고 말했다.
한편, 이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SW컴퓨팅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SW스타랩 과제로 개발한 연구성과 결과물(2020-0-00862, DB4DL: 딥러닝 지원 고사용성 및 고성능 분산 인메모리 DBMS 개발)이다. (끝).
2021.10.27
조회수 9939
-
성형진 교수 연구팀, 랩온어칩(Lab on a Chip)지 표지논문 게재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성형진 교수 연구팀(초세대협업연구실)이 고주파수 표면탄성파 기반 마이크로스케일 음향흐름유동을 이용해 나노리터급 액적 내 화학적 농도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동전 크기의 초소형 미세유체칩 내에 서로 섞이지 않는 두 유체로 조성된 마이크로스케일 액적을 기반으로 하는 액적 기반 미세유체역학 분야에서 개별 액적 내 화학적 농도를 제어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이 기울여져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액적 내 화학적 농도 제어 기술은 복잡한 미세유로 혹은 별도의 외부 구동시스템이 필요하거나, 만들어진 액적의 병합 혹은 희석을 통해 액적 내 화학적 농도를 제어하기 때문에 동적 제어가 불가능하고 액적 간 화학적 농도 구배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성형진 교수 연구팀은 고주파수 표면탄성파를 미세유체칩 내 유동에 집속하여 음향흐름유동을 발생시켜 농도 제어가 필요한 액상 화학 시료와 완충용액을 혼합한 후, 혼합된 액상 시료를 분산상으로 하는 나노리터급 액적을 생성함으로써 액적 내 화학적 농도의 정밀 제어할 수 있음을 보였다.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여 미세유체칩 내 고속으로 생성되는 개별 액적의 화학적 농도를 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액적라이브러리 내 액적 간 화학적 농도 구배를 자유롭게 형성할 수 있는 최초의 기술이라는 점에서 기존 기술보다 진일보한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평면파 각스펙트럼 이론과 등가 구경 이론을 이용해 원형 빗살무늬전극에서 생성되는 집속 표면탄성파의 집속점 위치가 기하학적 중심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또한 MHz 대역의 초음파 대역의 압전기판 위 표면탄성파 및 유체 내 종파의 감쇄에 의해 생성되는 마이크로스케일 음향흐름유동 및 와류를 전산유체역학적으로 가시화하여 인가되는 표면탄성파의 진폭과 생성되는 음향흐름유동장 사이의 관계를 규명해 효율적인 마이크로스케일 유동 혼합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에서 발간하는 미세유체역학 및 마이크로타스(microTAS) 분야의 세계적 권위 국제학술지인 랩온어칩(Lab on a Chip)지 2020년 21호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Acoustofluidic generation of droplets with tunable chemical concentrations). 이는 성형진 교수의 Lab on a Chip 학술지 2016년 4호, 17호, 2017년 6호, 2018년 3호, 19호에 이은 여섯 번째 표지논문으로 미세유체역학 분야의 선도적 연구 성과다.
성형진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미세유체역학, 난류, 고체-유체 상호작용 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 SCI급 국제학술지에 380여편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와 초세대협업연구실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박진수 박사 (현 전남대 교수)와 성형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음향미세유체역학 기술을 통해 마이크로스케일 액적 내 화학적 농도를 칩 내에서 정밀·동적 제어하고 액적 간 농도 구배를 형성할 수 있는 최초의 기술로서, 개발된 기술이 약물스크리닝, 단일 세포 및 입자 기반 분석, 기능성 마이크로캡슐 합성 등 액적 기반 미세유체역학 시스템이 사용되는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원천기술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연구 의의를 밝혔다.
2020.11.10
조회수 31048
-
물고기처럼 점액질 뿜어내는 선체로 선박 연비 높인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성형진 교수가 이끄는 KAIST-POSTECH 공동연구팀이 미역, 미꾸라지 등 피부가 미끌미끌한 해초와 물고기의 점액질 분비 메커니즘에 착안해 선체의 표면 마찰력을 줄이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동안 표면에 골을 내 기름을 주입하는 등 여러 마찰력 저감 기술이 선을 보였으나 생체의 점액 분비 구조를 모방해 항력을 줄이는 구조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배는 물과의 마찰력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장거리 화물선은 운항 과정에서 유체 마찰로 잃어버리는 에너지만 해도 상당한 양에 이른다. 선박이 받는 전체 저항력의 60~70%가 물과 선체 사이의 마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 마찰력을 줄이면 그만큼 선박의 연료 소비량을 줄일 수 있다. 오늘날 세계 전체 운송물량의 약 90%는 해상운송이 맡고, 해운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5%(연간 약 10억톤)를 배출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선박 연료 소비 절감을 위한 신기술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해초와 물고기에는 흐르는 물과의 마찰을 줄여주는 점액질을 분비하는 세포가 있다. 성형진 교수는 "포항의 방사광 가속기로 미꾸라지의 점액 분비 구조를 들여다본 결과, 아래는 넓고 위는 좁은 항아리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구조가 모세관 현상을 일으켜 점액질을 끊임없이 분비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모세관 현상이란 액체가 중력 등 외부 힘의 도움 없이 좁은 관을 따라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모세관 지름이 충분히 작을 때 액체의 표면장력(응집력)이 작용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나무에서 뿌리가 빨아들인 수분이 줄기를 거쳐 꼭대기의 잎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이 이 모세관현상 덕분이다.
연구진은 미꾸라지의 점액 분비 시스템을 모방해 윤활유를 방출하는 항아리 형태의 미세구멍을 만들어 실험했다. 구멍의 바닥과 목 부분 비율을 여러가지로 바꿔가며 실험한 결과 윤활유가 지속적으로 방출되면서 물과의 마찰력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멍의 개방률(바닥 지름 대비 목 지름 비율)이 클수록 윤활유가 더 많이 방출되면서 선박의 표면을 따라 퍼져나갔다. 또 목 부분을 더 길쭉하게 늘려주면 윤활제가 표면에 조금 더 두텁게 퍼지는 효과가 있었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 마찰력이 약 18%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찰력이 줄어드는 만큼 선박의 연비는 좋아진다. 구멍 개방률 60%에서 마찰력 감소율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방법을 선박에 적용할 경우, 밖으로 배출된 윤활유가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지 않을까? 성형진 교수는 이에 대해 생물의 점액 분비 조직처럼 윤활유도 아주 미세한 구멍을 통해 배출돼 표면을 덮기 때문에 생물에 해를 줄 만한 양이 바다로 흘러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실험에서 사용한 미세구멍의 지름은 불과 100나노미터(0.1마이크론 = 0.0001밀리미터) 정도였다. 연구진은 또 무해한 윤활유가 개발돼 있는 만큼 이런 윤활유를 쓰면 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실험에서 사용한 윤활유는 듀폰의 크라이톡스(Krytox GPL 103)였다. 성형진 교수는 "한국에서도 홍합 추출물을 이용한 친환경 윤활유가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유체 역학에 바탕한 선체 표면의 윤활 원리와 최적 설계 구조를 밝힌 기초 연구다. 성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연구를 통해 선체에 윤활 표면을 구현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상당히 규명했다"며 연구 성과가 실제 선박에서도 구현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물리학회(AIP)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hysics of Fluids' 에 '항력을 줄이는 윤활유 주입형 미끄럼표면(A lubricant-infused slip surface for drag reduction)'이란 제목으로 실렸다. NewScientist, Brietbart, MailOnline등 12개 세계영문과학잡지에 실렸으며, 한겨레신문의 미래창에 출간됐다. (2020.09.17.)
2020.10.05
조회수 22946
-
SSD보다 더 빠른 차세대 저장장치 만드는 기술 개발
데이터(DB)의 초고속·대용량 처리에 적합한 정보저장장치인 기존의 *NVMe 컨트롤러를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적합하도록 초당 입출력 처리 능력 등 각종 기능적 측면에서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차세대 NVMe 컨트롤러 관련 기술이 우리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이 기술을 국내·외 대학과 연구소에 무상으로 공개함으로써 관련 연구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했다.
☞ NVMe(Non Volatile Memory express): 비휘발성 메모리 익스프레스. PCI 익스프레스(PCIe)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저장장치를 위한 통신 규격(프로토콜)이다. SATA 인터페이스 대비 최대 6배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어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적합하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 연구팀(컴퓨터 아키텍처 및 메모리 시스템 연구실)이 *SSD의 데이터 병렬 입출력 처리를 순수 하드웨어로 구현한 차세대 NVMe 컨트롤러 'OpenExpress'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 SSD(Solid State Drive): 자기디스크를 이용하는 데이터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HDD)와는 달리 반도체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로서 빠른 속도로 데이터의 읽기와 쓰기가 가능하다. 발열과 소음도 적으며, 소형화‧경량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꼽힌다.
정 교수의 관련 논문(논문명: OpenExpress: Fully Hardware Automated Open Research Framework for Future Fast NVMe Devices)은 지난달 18일 열린 시스템 분야 최우수 학술대회인 'The USENIX Annual Technical Conference (ATC), 2020'에서 발표됐는데 아시아권 단일저자가 작성한 논문이 USENIX ATC 학술대회에 채택된 것은 해당 학술대회가 시작된 1993년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빠른 입출력 장치에 특화된 NVMe 인터페이스 기술은 하드디스크(HDD)용으로 설계된 기존의 SATA(Serial ATA) 규격이 SSD에서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NVMe는 SSD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초고속 데이터 전송규격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현재 다양한 플래시 기반 저장장치에 적용되고 있다. NVMe는 또 학계와 산업계에서 차세대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 장치 구성을 위해 계속 연구되고 있다.
전 세계 ICT 분야의 주요 기업들은 NVMe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 NVMe 컨트롤러 관련 지식 재산권(IP) 확보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독자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해당 IP는 외부에 공개가 되지 않아 대학이나 연구소 등에서 이를 연구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소수의 벤처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IP를 일부 제공하지만 한 달에 약 4천만 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또 IP 수정을 위한 단일 사용 소스 코드를 받기 위해서는 복사본 당 약 1억 원을 지급해야 하는 등 막대한 비용지출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정명수 교수 연구팀은 자유롭게 수정이 가능한 하드웨어 NVMe 컨트롤러 지식 재산권(IP)인 `OpenExpress'를 개발하고 이를 무상으로 공개했다. 이 공개용 컨트롤러는 수십 개 이상의 하드웨어 기본 IP들과 여러 핵심 NVMe IP 코어로 구성돼 있다. 정 교수팀은 실제 성능평가를 위해 OpenExpress를 이용한 NVMe 하드웨어 컨트롤러를 프로토타입(시제품)으로 제작하고, OpenExpress에서 제공되는 모든 로직은 높은 주파수에서 동작하도록 설계했다.
'OpenExpress'를 이용해 개발한 FPGA 스토리지 카드 시제품은 최대 7GB/s의 대역폭을 지원한다. 따라서 초고속 차세대 메모리 등의 연구에 적합하며, 다양한 스토리지 서버 작업 부하를 비교 테스트에서도 인텔의 새로운 고성능 저장장치인 옵테인 SSD(Optane SSD)보다 76% 높은 대역폭과 68% 낮은 입출력 지연시간을 보였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실리콘 장치 합성을 하게 되면 훨씬 더 높은 성능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교수팀이 개발한 이 컨트롤러는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대학 및 연구소들이라면 `OpenExpress' 공개 소스 규약 내에서 자유로운 사용과 함께 수정사용도 가능해서 차세대 메모리를 수용하는 NVMe의 컨트롤러와 소프트웨어 스택에 관한 연구에 적합하다.
정명수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를 공개했기 때문에 기존 SSD 기술을 이끄는 몇몇 세계 최고 기업들만이 갖고 있던 컨트롤러를 대학과 연구소에서도 이젠 무상 사용이 가능하다ˮ면서 "초고속 차세대 메모리 등 저장장치 시스템의 연구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ˮ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 및 공급업체인 '멤레이(MemRay)'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해당 연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http://camelab.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0.08.04
조회수 25204
-
주영석 교수, 흡연과 무관한 폐암유발 돌연변이 유년기부터 발생 사실 밝혀
〈 주영석 교수 〉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신찬수) 흉부외과 김영태 교수 공동 연구팀이 폐암을 일으키는 융합유전자 유전체 돌연변이의 생성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흡연과 무관한 환경에서도 융합유전자로 인해 폐 선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으로,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원인 규명과 더불어 정밀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출신 이준구 박사(現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후연구원)와 박성열 박사과정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Cell)’ 5월 30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Tracing Oncogene Rearrangements in the Mutational History of Lung Adenocarcinoma) 또한, 이번 연구에는 하버드 의과대학,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립암센터 연구자들도 함께 참여했다.
흡연은 폐 선암의 가장 큰 발병 인자로 잘 알려졌지만 암 융합유전자 돌연변이, 즉 ALK, RET, ROS1 등에 의한 암 발생은 대부분 비흡연자에게서 발견된다. 융합유전자로 인한 환자는 전체 폐 선암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돌연변이의 생성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
이전까지의 폐 선암 유전체 연구는 주로 유전자 지역을 규명하는 ‘엑솜 서열분석 기법’이 사용됐으나 연구팀은 유전자 간 부분들을 총망라해 분석하는‘전장 유전체 서열분석 기법’을 대규모로 적용했다.
연구팀은 138개의 폐 선암(lung adenocarcinoma) 사례의 전장 유전체 서열 데이터(whole-genome sequencing)를 생성 및 분석해 암세포에 존재하는 다양한 양상의 유전체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특히 흡연과 무관한 폐암의 직접적 원인인 융합유전자를 생성하는 유전체 구조 변이의 특성을 집중적으로 규명했다.
유전체에 발생하는 구조적 변이는 DNA의 두 부위가 절단된 후 서로 연결되는 단순 구조 변이와 DNA가 많은 조각으로 동시에 파쇄된 후 복잡하게 서로 재조합되는 복잡 구조 변이로 나눌 수 있다.
복잡 구조 변이는 암세포에서 많이 발견된다. DNA의 수백 부위 이상이 동시에 절단된 후 상당 부분 소실되고 일부가 다시 연결되는 ‘염색체 산산조각(chromothripsis)’ 현상이 대표적 사례이다. 연구팀은 70% 이상의 융합유전자가‘유전체 산산조각 (chromothripsis)’ 현상 등 복잡 구조 돌연변이에 의해 생성됨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정밀 유전체 분석을 통해 복잡 구조 돌연변이가 폐암이 진단되기 수십 년 전의 어린 나이에도 이미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포의 유전체는 노화에 따라 비교적 일정한 속도로 점돌연변이가 쌓이는데 연구팀은 이를 이용하여 마치 지질학의 연대측정과 비슷한 원리로 특정 구조 변이의 발생 시점을 통계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융합유전자 발생은 폐암을 진단받기 수십 년 전, 심지어는 10대 이전의 유년기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암을 일으키는 융합유전자 돌연변이가 흡연과 큰 관련 없이 정상 세포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이며, 단일 세포가 암 발생 돌연변이를 획득한 후에도 실제 암세포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요인들이 오랜 기간 누적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흡연과 무관한 폐암 발생 과정에 대한 지식을 한 단계 확장했다는 의의가 있다. 향후 폐암의 예방, 선별검사 정밀치료 시스템 구축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시스템을 통해 유전체 빅데이터의 신속한 정밀 분석을 수행했다. 슈퍼컴퓨터 5호기는 향후 타 유전체 빅데이터 연구자들에게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영석 교수는 “암유전체 전장서열 빅데이터를 통해 폐암을 발생시키는 첫 돌연변이의 양상을 규명했으며, 정상 폐 세포에서 흡연과 무관하게 이들 복잡 구조변이를 일으키는 분자 기전의 이해가 다음 연구의 핵심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영태 교수는 “2012년 폐 선암의 KIF5B-RET 융합유전자 최초 발견으로 시작된 본 폐암 연구팀이 융합유전자의 생성과정부터 임상적 의미까지 집대성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성과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보건복지부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사업/세계선도의과학자 육성사업, 서경배 과학재단 및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실지정기부금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흡연과 무관한 폐암에서 융합유전자에 의한 발암기전
그림2. 폐선암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복잡 구조 변이의 특성
그림3. 어린 나이에 생긴 융합유전자의 예시
2019.06.03
조회수 19752
-
전성윤 교수, 8시간 안에 항생제 조합 성능 확인하는 기술 개발
〈 김승규 연구원, 전성윤 교수 〉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전성윤 교수 연구팀(바이오미세유체 연구실)이 미세유체 칩을 이용해 두 개의 항생제 간 시너지 효과를 8시간 만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의 시너지 효과 검사에 최소 24시간 소요돼 활용이 어려웠던 기존 기술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향후 환자들에게 적절한 항생제 조합치료를 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규 석박사통합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하고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에서 발행하는 ‘랩온어칩(Lab on a Chip)’ 3월 21일 자 뒤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 On-chip phenotypic investigation of combinatory antibiotic effects by generating orthogonal concentration gradients, 직교 농도구배 형성을 통한 칩 상 항생제 조합 효과 검사)
항생제에 매우 높은 저항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의 등장은 세계적으로 병원 및 관련 기관에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병원균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공식적으로 처음 보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두 종류 이상의 항생제를 섞어 처리하는 ‘항생제 조합 치료’가 주목받고 있지만, 항생제의 종류와 적정한 농도 범위가 큰 영향을 미쳐 정확한 조합을 해야 할뿐더러 치료가 항상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미지의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대상으로 체외 항생제 조합 검사를 통해 적합한 항생제 조합과 농도 범위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기존 검사 방식은 항생제 희석 및 샘플 준비 과정이 불편하고 결과 도출까지 24시간 이상이 걸려 대부분 경험적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샘플 양이 수십 마이크로리터에 불과한 미세유체 칩을 이용했다.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좁은 미세채널에서 유체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인 미세유체 칩을 통해 두 개의 항생제 간 농도조합 121개를 단 35분 만에 자동으로 형성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 샘플을 아가로스 젤과 섞어 미세채널에 주입해 굳힌 뒤 이를 둘러싸는 미세채널들에 각 항생제가 포함된 시약과 항생제가 포함되지 않은 시약을 주입했다.
항생제가 첨가된 채널로부터 항생제가 없는 채널로 항생제 분자들의 확산이 이뤄지고 결국 두 항생제의 조합이 박테리아가 굳혀있는 아가로스 젤에 35분 만에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후 6시간 동안 억제되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항균 원리를 갖는 다섯 종류의 항생제를 두 개씩 조합해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을 대상으로 항생제 조합 효능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항생제 짝에 따라 각기 다른 항균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검사한 항생제 짝의 시너지 관계를 분류할 수 있었다.
연구팀의 미세유체 칩 기반의 검사 방식은 번거로운 희석과정과 긴 검사 시간으로 인해 불편했던 기존 검사 방식을 크게 개선했다.
이전에도 전 교수 연구팀은 ‘미세유체 칩 기반의 항생제 효능 신속검사 기술’을 개발해 지난 2월 5일 ‘바이오마이크로플루이딕스(Biomicrofluidics)’지에 피처 기사로 게재한 바 있다. 이번 논문은 그 후속 연구로 미세유체 칩이 차세대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전 교수는 “미세유체 칩의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써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라며 “개발한 미세유체 칩이 상용화돼 실제 현장에서 항생제 조합치료를 위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EEWS 기후변화연구허브사업과 교육부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BK21 플러스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림 설명
그림1. Lab on a Chip 표지 이미지
그림2. 본 연구의 미세유체 칩과 분석결과 예시
2019.04.05
조회수 19191
-
김수빈 학생, 영국왕립화학회 학술지 표지논문 게재
〈 김 규 한 연구교수, 김 수 빈 학생 〉
우리 대학 학부 4학년 김수빈 학생의 이중 에멀젼(Double Emulsion) 형성 관련 논문이 국제 학술지의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우리 대학의 학부생 연구지원 프로그램인 URP(Undergraduate Research Participation)를 통한 연구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학부생이 1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국제 학술지에 등재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김수빈 학생은 URP 프로그램을 통한 연구로 국제 학술지 게재를 넘어 표지논문에 선정되는 성과를 이뤘다.
김수빈 학생의 논문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단체인 영국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소프트 매터(Soft Matter)’2018년 2월 7호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논문명: Controllable one-step double emulsion formation via phase inversion)
특히 김수빈 학생은 이번 표지 이미지를 자신의 상상과 관찰을 바탕으로 직접 디자인해 그 가치를 더 높였다.
김 군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이중 에멀젼(Double Emulsion)의 안정성 향상 관련 연구로 이중 에멀젼이란 에멀젼 방울 안에 또 다른 액체로 구성된 방울이 서로 섞이지 않고 캡슐화 된 상태로 구성된 형태를 뜻한다.
이중 에멀젼은 캡슐화를 통한 보유 능력이 탁월해 식품, 화장품, 약물 전달 등 다양하게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이중 에멀젼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존 기술은 내부의 액체 방울을 만든 뒤 이를 캡슐화 하는 두 단계의 공정에서 액체 방울이 쉽게 파괴되고 개발 이후 이중 에멀젼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이중 에멀젼의 크기와 내부 액체 방울의 비율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군은 분자들의 화학 반응처럼 물방울들이 충돌해 일어나는 상 반전(Phase Inversion)의 과정에서 단서를 얻었다. 상 반전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이중 에멀젼이 일시적으로 형성됨을 발견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중 에멀젼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후 지속된 연구에서 폴리메틸 메타아크릴레이트(PMMA)와 소수성 실리카 입자가 이 조건을 만족하는 것을 찾아내 한 번의 공정으로 안정적인 이중 에멀젼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추가적으로 PMMA와 나노입자의 양을 조절해 이중 에멀젼 내부 물방울의 개수와 부피를 조절하는데 성공했다.
2014년 총장장학생(KPF : KAIST Presidential Fellowship)이자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입학한 김 군은 화학과 생명화학공학을 배우고 연구하며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현상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이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연구해왔다.
김 군이 일찍부터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학부생 연구지원(URP) 프로그램에 두 차례 참여했던 경험 덕분이다. 학부 2학년 때에는 물리적 힘을 이용해 식품, 화장품에 널리 쓰이는 고내부상 에멀젼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고 1년 후엔 콜로이드 입자를 이용해 기저귀의 원료가 되는 다공성 고 흡수성 수지를 만드는 연구를 수행했다.
김 군은 두 번의 URP 프로그램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이 연구 결과 중 일부를 저명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저자로 게재하기도 했다.
김수빈 학생은 “평소에 복수전공을 통해 생명화학공학과에서 에멀젼의 기초가 되는 유체역학, 계면 물리학 등을 배우고 화학과에서 분자 구조를 배워 왔던 것을 융합함으로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로 이중 에멀젼의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정확한 원리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교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화학제품을 만들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URP 프로그램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김수빈 학생이 직접 디자인한 저널 표지논문
2018.04.12
조회수 17957
-
변혜령 교수, 빠른 충전 가능한 리튬-산소전지 개발
〈 변 혜 령 교수 〉
우리 대학 화학과 변혜령 교수 연구팀과 EEWS 정유성 교수 연구팀이 높은 충전 속도에서도 약 80%의 전지 효율 성능(round-trip efficiency)을 갖는 리튬-산소 전지를 개발했다.
기존에 개발된 리튬-산소 전지는 충전 속도가 높아지면 전지 효율 성능이 급속히 저하되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방전 생성물인 리튬과산화물의 형상 및 구조를 조절해 난제였던 충전 과전위를 낮추고 전지 효율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값비싼 촉매를 사용하지 않고도 높은 성능을 가지는 리튬-산소 전지를 제작할 수 있어 차세대 전지의 실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월 1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리튬-산소 전지는 리튬-이온 전지보다 3~5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어 한 번 충전에 장거리 주행을 할 수 있는, 즉 장시간 사용이 요구되는 전기차 및 드론 등의 사용에 적합한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방전 시 생성되는 리튬과산화물이 충전 시 쉽게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과전위가 상승하고 전지의 사이클 성능이 낮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리튬과산화물의 낮은 이온 전도성과 전기 전도성이 전기화학적 분해를 느리게 만드는 것이다.
리튬과산화물의 전도성을 향상시키고 리튬-산소 전지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연구팀은 메조 다공성 탄소물질인 CMK-3를 전극으로 사용해 일차원 나노구조체를 갖는 비결정질 리튬과산화물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전극을 따라 생성되는 비표면적이 큰 비결정질의 리튬과산화물은 충전 시 빠르게 분해돼 과전위의 상승을 막고 충전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기존의 결정성을 갖는 벌크(bulk) 리튬과산화물과 달리 높은 전도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는 촉매나 첨가제의 사용 없이도 리튬과산화물의 크기 및 구조를 제어해 리튬-산소 전지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변혜령 교수는 “리튬과산화물의 형상, 구조 및 크기를 제어해 전기화학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리튬-산소 전지뿐만이 아닌 다른 차세대 전지의 공통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론 해석을 제공한 정유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기존에 절연체로 여겨진 리튬과산화물이 빠르게 분해될 수 있는 반응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일본의 리츠메이칸(Ritsumeikan) 대학 가속기 센터와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리튬과산화물 도식 및 투과전자현미경 사진
그림2. 충전 속도 특성 비교
그림3. DFT 계산을 통한 (a) 결정질 및 (b) 비결정질 리튬과산화물의 충방전 에너지 다이어그램
2018.03.29
조회수 16915
-
최성율, 박상희 교수, 전자기기용 저전력 멤리스터 집적회로 개발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성율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박상희 교수 공동 연구팀이 메모리와 레지스터의 합성어인 멤리스터(Memristor)를 이용해 저전력 비휘발성 로직-인-메모리 집적회로를 개발했다.
레지스터, 커패시터, 인덕터에 이어 4번째 전자 회로 소자인 멤리스터를 통한 기술로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처(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컴퓨터 시스템 전체 설계방식)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병철, 남윤용 박사과정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월 10일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정보통신 기술 기반을 통해 발전되고 있으며 이는 사용자 친화적인 유연,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제공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저전력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 전자기기의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메모리와 로직회로 기반의 전자 시스템은 문턱전압 이하 수준의 트랜지스터 누설 전류(subthreshold leakage current)에 의한 대기전력 소모로 인해 휴대용 전자기기로의 응용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기존 메모리와 프로세서가 분리돼 있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전력과 시간이 소모되는 문제점도 있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보의 저장과 로직 연산 기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로직-인-메모리 집적회로를 개발했다.
플라스틱 기판 위에 비휘발성의 고분자 소재를 이용한 멤리스터, 산화물 반도체 소재를 이용한 유연 쇼트키 다이오드 선택소자(Schottky Diode Selector)를 수직으로 집적해 선택소자와 멤리스터가 일대일로 짝을 이루는 1S-1M 집적소자 어레이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아키텍처와는 달리 대기 전력을 거의 소모하지 않는 비휘발성 로직-인-메모리 집적회로를 구현해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처를 개발했다. 또한 어레이 상에서 소자 간에 흐르는 스니크(sneak) 전류라고 불리는 누설 전류 문제도 해결했다.
그 밖에도 연구팀의 기술은 병렬 컴퓨터 방식인 하나의 명령어로 여러 값을 동시에 계산하는 단일 명령 다중 데이터 처리(Single-Instruction Multiple-Data, SIMD)를 구현했다.
최 교수는 “멤리스터와 선택소자의 집적을 통해 유연한 로직-인-메모리 집적회로를 구현한 이번 연구는 유연성과 저전력성을 가진 메모리와 로직을 동시에 제공한다”며 “모바일 및 웨어러블 전자시스템의 혁신을 가져 올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의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저널에 게재된 표지논문 사진
그림2 유연 멤리스티브 비휘발성 로직-인-메모리 회로와 소자 단면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
그림3.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 응용을 위한 인가전압에 따른 소자 성능 확인
그림4. 유연 1S-1M 집적 소자 어레이의 병렬 로직 연산
2018.02.13
조회수 18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