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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에너지 발전소 부산물로 병원균 감염 제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바이러스 등 병원성 물질에 대응하는 면역력 조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외부 감염원에 대항하는 병원체 저항성이 발달해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발전소 역할에 더해 병원체에 저항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생성할 때 만들어지는 다양한 대사 부산물이 병원체 저항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연구팀(RNA 매개 건강장수 연구센터)이 세포 속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의 부산물을 활용해 병원체 저항성을 제어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10일 밝혔다.
이승재 교수 연구팀은 사람과 많은 유전자를 공유하여 생물학 연구에 많이 활용되는 작은 동물인 예쁜꼬마선충과 인간 세포를 활용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세포 안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에너지 및 대사 부산물을 형성하는 ‘TCA 회로’를 구성하는 효소인 아코니타제-2를 억제하자 개체 내 옥살아세트산 농도가 감소해 병원균 저항성이 강화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미토콘드리아의 TCA 회로는 포도당, 지방산, 아미노산 등 세포의 주요 에너지원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각종 부산물을 생성한다. 연구진은 생성된 부산물 중 하나인 아코니타제-2의 억제로 줄어든 옥살아세트산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었을 때 생기는 스트레스 반응인 미토콘드리아 미접힘 단백질 반응 (Mitochondrial unfolded protein response, UPRmt)을 활성화해 병원균 저항성을 강화함을 발견했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의 세포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아코니타제-2 및 옥살아세트산의 저하에 의한 병원균 저항성 향상 효과가 예쁜꼬마선충부터 포유류까지 보존되어 있음을 입증했다.
아코니타제-2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필수적인 효소로, 이를 억제하는 것은 미토콘드리아 손상과 암을 포함한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아코니타제-2의 기능을 적절히 감소시키면 예쁜꼬마선충의 장수를 유도하고 병원균에 대한 저항성을 증진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보고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 아코니타제가 병원균 저항성을 조절하는 치료제의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번 연구는 또한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내 발전소로서 에너지를 형성할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인 옥살아세트산이 병원균 저항성을 조절함을 밝혀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세포 면역을 조절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기에 의의가 크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은아 박사, 이유진 박사, 박혜은 박사와 함석진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 석학인 아담 안테비 박사 (Adam Antebi,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6월 22일 출판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과제에서 지원을 받았다.
(논문명: Mitochondrial aconitase suppresses immunity by modulating oxaloacetate and the mitochondrial unfolded protein response)
202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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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탈모증 일으키는 새로운 면역 T세포 발견
원형탈모는 1-2%의 유병률을 갖는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모낭을 침범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이는 원형의 탈모반을 특징으로 하며, 두발이나 우리 몸의 모든 털을 침범할 수 있는 비흉터성 자가면역성 탈모 질환으로, 앓고 있는 환자들은 외모에 많은 변화가 생겨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세포에 의해 발생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있지만 발병 기전은 지금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KAIST 전염병대비센터 센터장) 연구팀이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 석준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만성 염증질환인 원형탈모증의 발병 기전을 발견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진은 원형탈모 환자의 피부 조직 및 혈액과 원형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와 림프절의 분석을 통해 가상기억 T 세포(Virtual memory T cell)로부터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 발병의 핵심 원인임을 최초로 규명했다.
가상기억 T 세포는 항원 특이적인 자극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된 면역기능을 이미 갖고 있는 세포군으로, 이들은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감염 등을 조절하거나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왔다. 연구진은 피부에서 분비된 사이토카인(IL-12, IL-15, IL-18)이 가상기억 T세포를 활성화시켜 높은 세포독성 능력을 갖는 면역세포군으로의 분화를 일으키고, 이렇게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수용체(NKG2D)를 통해 항원 비특이적인 세포독성 작용으로 모낭세포를 파괴하여 원형탈모증을 유발시키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연구진은 사이토카인과 수용체(NKG2D)의 기능을 억제하여 원형탈모증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체 내에서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그 특성을 밝힘으로써, 만성 염증질환 및 자가면역질환의 병인 및 치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석준 교수,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조성동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면역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에 게재됐다 (논문명: A virtual memory CD8+ T cell-originated distinct cell subset causes alopecia areata through innate-like cytotoxicity).
박수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가상기억 T 세포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항원 비특이적인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후 오히려 염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학문적으로나 의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추가 연구를 통해 항체 치료제를 신약 개발한다면 다양한 만성 염증질환의 발생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4대 과학기술원 공동연구프로젝트, 대한모발학회 기초분야 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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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변형 및 유지가 가능한 3차원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강지형 교수 공동 연구팀이 단단한 평판 디스플레이를 비롯하여 유연/신축성 디스플레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3차원 디스플레이 폼팩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폼팩터 혁신은 사용자들의 이동성 증대 및 기기 간의 기술 융합에 따라 다양한 웨어러블 모바일 기기, 차량 분야에 접목되며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현재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에서는 단단한 평판 디스플레이를 넘어서 차세대 유연/신축성 디스플레이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기존 디스플레이 폼팩터는 기판 소재의 고정된 기계적 물성으로 인해 특정 사용 목적으로만 활용 가능한 문제점을 보인다. 단단한 평판 디스플레이의 경우, 딱딱한 특성으로 인해 거치용이나 손에 쥐고 사용하기에 적합하지만 기계적 유동성이 떨어져 웨어러블 기기로 사용하기 어렵다. 이와 반대로 유연/신축성 디스플레이의 경우, 우수한 유연성으로 웨어러블 용도로 주로 사용되지만 기기 조작 측면에서 화면을 터치하면 쉽게 형태가 변형되어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자유롭게 형태 변형 및 유지가 가능한 형상기억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사용 목적과 환경에 적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개발된 디스플레이는 기계적 물성변환이 가능한 가변성 플랫폼에 신축성 발광기판을 집적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가변성 플랫폼은 온도 변화에 의해 물성변환이 가능한 액체금속(특정 지어, 필즈 메탈(Field’s metal)) 미세방울과 그래핀 나노 입자를 포함한 고분자 복합소재로 전기적/열적 자극에 의해 다양한 3차원 구조를 구현할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제작된 가변성 플랫폼은 약 23.9배의 큰 폭의 강성도 변화를 보인다. 이에 따라 가변성 플랫폼은 전기적/열적 자극을 통해 우수한 형상기억 특성을 보이며 3차원 변형에 대하여 약 94% 이상의 형태 유지 능력과 93% 이상의 형태 회복 능력을 가진다. 또한 그래핀 나노 입자를 통해 전기전도성을 향상 시켜 전기적 자극에 의해 균일한 발열과 30초 이내의 빠른 상변화를 통해 효율적인 형태 변형 및 유지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개발된 가변성 플랫폼을 신축성 전기발광 디스플레이와 결합해 다양한 입체 구조 구현이 가능한 3차원 디스플레이를 개발하였다. 더불어 해당 디스플레이 기술이 형태 변형이 가능한 스마트 아트 디스플레이, 다목적 가변형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시각-촉각형(Visio-tactile)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활용 가능함을 입증하였다. 이는 기존 디스플레이 폼팩터가 구현할 수 없는 3차원 형태 실현을 통해 혁신적 폼팩터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재웅 교수는 “개발된 디스플레이 기술은 새로운 폼팩터 유형을 제시하여 디스플레이의 활용성을 높일 것이며, 다양한 전자소자에도 응용 가능하여 차세대 다목적 전자기기 개발의 발판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본 연구 결과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오수빈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6월 12일 字 내부 뒤 표지 논문(Inside back cover paper)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 3D Shape-Morphing Display Enabled by Electrothermally Responsive, Stiffness-Tunable Liquid Metal Platform with Stretchable Electroluminescent Device).
이번 연구는 LG 디스플레이(주) 및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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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체계 발전 메커니즘 규명에 나선다
우리나라의 법률은 지난 30년간 법령 개수, 조문, 글자 수 등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미국 연방 법전보다도 더욱 복잡해지며 법률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어 법령정보 제공의 지능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현 법체계의 복잡성과 강건성(robustness)을 규명하고, 시대별 분석을 통해 우리 법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알아냄으로써 미래 입법 방향을 예측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 대학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복합계 물리학),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박태정 교수(법 발전학) 공동연구팀은 국내 법령 데이터와 국제 조약 데이터를 전수 수집한 뒤 복합계 네트워크로 구성하여 분석하는 ‘포스트 AI 시대 법 발전학’ 연구를 수행해 우리 법체계의 안정성을 제고하고 대중의 법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섬세한 시각화가 가능한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임을 16일 밝혔다.
법 발전학은 국가 발전을 위한 적절한 법과 제도를 설계하는 학문으로서, 법∙과학기술∙문화가 국가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예측하고 과학적 입법시스템을 고안하기 위한 노력이 국제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빅데이터, SNS, AI 등 생활 밀착형 정보 과학기술의 발달과법에 대한 대중들이 관심과 접근성이 증대하는 현실에서 과학과 법학이 함께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우리나라 법령데이터를 전수 수집하여 법률 사이의 연결관계를 나타내는 ‘복합계 네트워크’를 분석한 뒤 이를 기반으로 법률 전문가와 일반 국민이 원하는 법률정보를 손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그래프 형태의 데이터베이스를 2023년 6월 1일부터 3년에 걸쳐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법학과 과학기술의 결합으로 법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조금 더 전문적인 과학기술기반 법률 서비스를 일컫는 ‘리걸테크(LegalTech)’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대학 포스트 AI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론물리학자 박주용 교수는 “법령끼리 서로를 인용하는 상호연결성에 주목해 법체계를 분석할 수 있는 과학적 방법론으로서 복합계 네트워크 과학, 기계학습∙자연어 처리 등의 AI 기술을 사용해 모든 일상생활에서 법의 적용을 받는 대중들이 사용하고 이해하기 쉬운 융합형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법학자 박태정 교수는 “우리나라 법학계는 법의 적용과 해석에 관한 연구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고 입법학, 법정책학 및 법경제학 등 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진한 편이다” 라고 지적하며 “법의 방향성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법체계의 과학적 진단이 필수적이며 이러한 연구가 우리나라 입법 제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될 예정이며, 연구팀은 특히 학생과 젊은 연구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국제심포지엄 개최 등을 통한 국제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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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초만에 고해상도 망막 3차원 이미징 최초 구현
망막의 세포 수준 해상도 이미징 기술은 질병의 조기진단과 망막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복잡한 고가의 광학 시스템을 사용하고도 망막의 매우 좁은 영역과 단일 초점면에서 세포 수준 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했던 기술을 뛰어넘어 간단한 표준적 광학 시스템을 사용하면서도 2.3초 이내에 한 번의 이미징으로 넓은 망막 영역의 3차원 모든 부분에서 세포 수준 고해상도 이미징을 제공하여 망막질환 임상 및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올 기술이 개발되어 화제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KI헬스사이언스연구소 오왕열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사람 망막의 넓은 영역에서 초점 위치뿐만이 아니라 초점에서 벗어난 위치에서도 세포 수준 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KI헬스사이언스연구소 이병권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융합연구분야 선도 저널인 스몰(Small, JIF 15.153) 3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Wide-Field Three-Dimensional Depth-Invariant Cellular-Resolution Imaging of the Human Retina.)
망막은 안구의 렌즈를 통해 이미징해야 하기 때문에 안구 렌즈의 수차(예, 난시)로 인해 고해상도 이미징이 어렵다. 기존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구 렌즈의 수차를 측정하는 광학 하드웨어와 이를 보정해 이미징 광을 주사하는 광학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적응광학(adaptive optics) 방법이 개발돼왔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복잡하고 가격이 비싼 추가의 광학 하드웨어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단일 초점면에서만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어, 3차원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초점 위치를 바꿔가며 여러 깊이에서 반복적으로 이미징을 수행해야만 했다.
오왕열 교수 연구팀은 간단한 일반적인 광학계를 사용해 3차원 망막 영상을 한 번에 얻고, 이 영상 데이터에 존재하는 수차와 초점에서 벗어난 부분에서 영상이 흐려지는 디포커싱(defocusing)을 계산을 통해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또한 연구팀은 초고속 위상안정 3차원 OCT(Optical Coherence Tomography: 광간섭 단층촬영) 시스템을 함께 개발해 전산적 수차 및 디포커싱 제거 기술의 실제 응용 현장에서의 유용성을 확보했다.
오왕열 교수는 “전산적 수차 및 디포커싱 제거 기술이 적용되려면, 망막의 3차원 각 위치에서 산란돼 나온 빛의 세기는 물론 위상 값도 모두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넓은 3차원 영역을 고해상도로 이미징하려면 영상 데이터의 양(이미지를 구성하는 픽셀 수)이 매우 커지기 때문에, 초고속으로 3차원 영상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초고속 위상안정 3차원 이미징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 개발된 OCT 이미징 시스템은 기존 OCT 기술들의 위상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현재 가장 빠른 상용 망막 OCT 시스템보다 20배 이상 빠른 이미징 속도를 제공해, 3mm x 3mm 에 걸친 사람 망막의 3차원 영역을 세포 수준으로 촘촘하게 이미징한 위상안정 영상 데이터(약 100억 개의 3차원 화소(픽셀)로 구성)를 2.3초 만에 획득할 수 있게 했다.
오왕열 교수는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는 망막 OCT 시스템과 동일한 간단한 광학계를 사용하면서도, 피험자 망막의 다양한 깊이 위치에 존재하는 망막 신경섬유층, 광수용세포층 등 여러 층의 미세구조를 모두 세포수준의 해상도로 보여줄 수 있어, 실제 망막질환 임상 및 연구 현장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 이라고 강한 기대를 보였으며, “전산적 수차 및 디포커싱 제거 기술뿐만 아니라, 이 기술 적용에 필수적인 초고속 위상안정 OCT 기술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이병권 박사의 기여가 절대적이었다”라며 공을 돌렸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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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 관측 오차범위 42.5% 줄인 알고리즘 개발
강수량의 정확한 파악은 지구의 물 순환을 이해하고 수자원과 재해 대응을 위해 중요하다. 강수량 추정을 위한 알고리즘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안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기계학습을 이용한 방법들이 많이 제안되고 있다.
우리 대학 문술미래전략대학원(건설및환경공학과 및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겸임) 김형준 교수와 도쿄대 등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이 인공위성에 탑재된 마이크로파 라디오미터의 관측값을 이용해 지상 강수량을 추정하는 새로운 기계학습 방법을 제안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의 방법과 비교해 전 강수량에 대해 오차(RMSE)를 최소 15.9%에서 최대 42.5%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단순한 데이터 주도(data-driven)모델은 대량의 훈련 데이터가 필요하고 물리적인 일관성이 보장되지 않으며 결과의 원인 분석이 어렵다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위성 강수량 추정에 대한 분야 지식을 명시적으로 포함함으로써 학습 모델 내의 상호 의존적인 지식 교환을 구현했다. 구체적으로, 멀티태스크 학습(multitask learning)이라는 심층 학습 기법을 사용해 강수 여부를 인식하는 분류 모델과 강수 강도를 추정하는 회귀 모델을 통합하고 동시에 학습시켰다.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기계학습 모델에는 이번에 포함된 메커니즘 외에도 다양한 물리적 메커니즘을 포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 또는 눈, 진눈깨비 등 강수 종류의 분류 및 상승 기류 또는 층상 구름 유형 등 강수를 일으키는 구름 유형의 분류를 포함함으로써 앞으로 추정의 정확도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형준 교수의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지구물리 연구 레터(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지난 4월 16일 출판됐다. (논문명: Multi-Task Learning for Simultaneous Retrievals of Passive Microwave Precipitation Estimates and Rain/No-Rain Classification; doi:10.1029/2022GL102283)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해외우수과학자유치사업(BP+)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대학원지원(한국과학기술원)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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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맞춤형 양자광원 플랫폼 개발
양자정보통신 기술에 필수적인 양자광원을 구현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반도체 양자점이 주목받고 있는데, 양자점을 이용하면 빛의 최소 알갱이인 광자를 정확히 원하는 시점에 하나씩 발생하는 단일광자 발생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양자점과 광학적 특성이 꼭 들어맞는 공진기 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하고 결합해야만 발광 성능이 우수한 단일광자 발생기를 만들 수 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조용훈 교수 연구팀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고영호 박사 연구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송진동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고성능의 단일 양자점 양자광원을 고밀도 양자점 기판 위에서 식각과 같은 파괴적인 공정없이 맞춤형으로 다량 만들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우선 고밀도 양자점 중에서 단 하나의 양자점을 선별해 내는 비파괴적인 선택 방법을 고안하고, 이렇게 선택된 양자점의 광학적 특성을 분석하여 그 특성과 꼭 들어맞는 맞춤형 공진기를 양자점 위치에 맞추어 제작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조용훈 교수 연구팀은 최근 개발한 집속 이온빔을 이용한 초정밀 나노 소광 기법을 고밀도 양자점에 적용하였는데, 이는 집속 이온빔을 약하게 조사하면 시료가 깎여 나가지 않지만 이온빔을 맞은 부분에는 빛을 내지 못하게 되는 ‘소광(quenching)’이 일어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고밀도 양자점 시료 위에 집속 이온빔을 도넛 패턴으로 조사하면 이온빔을 맞은 도넛 패턴 위의 양자점들은 소광되는 것을 확인하였고, 도넛 패턴의 안쪽 지름을 더욱 줄여가면서 최종적으로 정중앙에 있는 단일 양자점에서만 선명한 빛을 내도록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의도한 위치에 남겨진 단일 양자점의 광학적 특성을 조사한 후에 그 특성에 꼭 맞게 설계한 공진기 구조를 양자점 위치에 정확히 맞추어 제작함으로써 단일 광자의 방출효율을 훨씬 높이고 빛의 방향성을 제어할 수 있었다.
이는 초정밀 나노 소광 기술이 식각을 하지 않는 비파괴적인 방식이기에 시료 전체의 표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맞춤형으로 설계된 공진기 구조를 표면 위에 직접 형성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조용훈 교수는 “기존에 단광자 순도가 낮거나 밀도를 조절하기 어려워 외면받던 고밀도 양자점 시료들에 대해서 고성능 양자광원을 맞춤형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원하는 위치에 단일 양자점을 반복적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양자 광학 플랫폼의 개발에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최민호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과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재료 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에 3월 22일 字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Single Quantum Dot Selection and Tailor-made Photonic Device Integration Using Nanoscale Focus Pinspot).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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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바이러스 10분 내 현장 진단 가능한 PCR 개발
전염성 높은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료 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바이러스를 검출해 신속하게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현장 진단 검사는 신속 항원 검사에 국한되어 진단의 정확성이 낮은 문제점이 있다. 감염병 확진을 위해선 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Real-time reverse-transcription Polymerase Chain reaction, RT-qPCR) 검사가 필요하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현장 진단 검사에는 매우 부적합한 실정이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나노종합기술원과 (주)오상헬스케어와의 공동연구로 개발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95% 정확도를 가진 현장 진단에 적합한 초고속 초소형 플라즈모닉 핵산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화)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광열 나노소재 기반 초고속 플라즈모닉 열 순환기, 미세 유체 랩온어칩 기반 금속 박막 카트리지, 초박형 마이크로렌즈 어레이 형광 현미경 등 최첨단 마이크로 나노기술을 접목한 현장 진단형 플라즈모닉 핵산분석 시스템을 핸드헬드 크기로 개발했으며 코로나-19 RNA 바이러스를 10분 이내에 성공적으로 검출했다. 또한, 파일럿 제품의 성능평가를 위해 임상적 성능시험을 수행했으며, 임상 현장에서 정상인 시료로부터 코로나-19 환자의 시료를 95%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플라즈모닉 열 순환기'는 나노 및 마이크로공정기술을 통해 유리 나노 기둥 위 금나노섬 구조와 백금박막 저항 온도센서를 결합해 대면적으로 제작됐다. 해당 나노 구조는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광 흡수율이 매우 높아 백색광 다이오드(LED)의 빛을 빠르게 열로 치환해 온도 상승 속도를 대폭 향상했으며, 상단에 있는 박막 저항 온도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표면 온도를 측정함으로써 초고속 열 순환 기능을 구현했다.
또한, 연구팀은 사출 성형된 플라스틱 미세 유체 칩과 알루미늄 박막을 결합해 `금속박막 카트리지'를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값비싼 나노소재의 재사용률을 높이고 비용 효율을 극대화했다. 해당 금속 박막은 두께가 얇고 열전도율이 높으므로 열 순환기로부터 발생한 광열을 반응 용액에 효율적으로 전달해 온도상승 및 하강 속도를 개선했다. 또한, 금속 박막은 빛 반사율 또한 매우 높아 플라즈모닉 핵산 증폭 기술의 가장 큰 한계점인 광열 여기광원과 형광 검출 사이의 광학적 누화 현상을 완전히 해결했다.
연구팀은 미세 유체칩 내 실시간 정량화를 위해 마이크로공정기술을 활용해 곤충 눈을 모사한 `마이크로렌즈 어레이 형광 현미경'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초점거리의 한계를 극복해 10밀리미터(mm)의 초근접 거리에서 미세 유체 채널의 형광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도록 제작됐고 전체 형광 시스템의 크기를 대폭 축소했다. 또한, 어레이 이미지의 병합 및 재구성을 통해 높은 동적범위 및 고대비 다중 형광 촬영이 가능하므로 플라즈모닉 핵산 증폭 동안 증가하는 유전자를 실시간으로 정량화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정기훈 교수는 “플라즈모닉 핵산분석 시스템이 속도, 가격, 크기 측면에서 현장 진단에 매우 적합하여 진단 장비의 탈중앙화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중 이용 시설이나 지역 병원 등 방역 현장에서 바이러스 검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강병훈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 (ACS Nano)'에 게재됐다. (논문명: 분자진단의 분산화를 위한 초고속 플라즈모닉 핵산 증폭 및 실시간 정량화, Ultrafast Plasmonic Nucleic Acid Amplification and Real-Time Quantification for Decentralized Molecular Diagnostics)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코로나19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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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노화 등에 미치는 게놈 3차 구조의 신규 원리 발견
3차원 게놈 구조 연구를 통해, 세포핵 내 게놈이 계층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구조가 다양한 유전자 발현 조절에 관여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또한 이러한 게놈 3차 구조는 암, 노화 등 다양한 복합질환에서 질환 특이적 유전자 발현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게놈 3차 구조는 비교적 관찰이 쉬운 염색체 내 상호작용에 대부분 국한되어 있었고, 더 큰 범위에서의 염색체 간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관찰 실험 기법의 한계로 인해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신용대 교수 연구팀, 부산대학교 최정모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세포핵 내 3차원 게놈 구조 신규 생성 원리와 이를 조절하는 매개 인자를 발견했다고 10일(월) 밝혔다.
생명과학과 주재건 석박사통합과정과 서울대학교 조성현 연구원이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행렬 분해 기법이란 분석 기법을 활용하여 게놈 3차 구조 데이터로부터 염색체 간 상호작용 정보를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신규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이를 DNA 이미징 기법을 통해 검증했다.
연구팀은 해당 분석 알고리즘을 이용해 여러 세포주의 염색체 간 상호작용 정보를 추출 및 분석했고, 핵 스페클(핵 내 존재하는 막이 없는 구조체) 주위에 위치한 염색체 간 상호작용이 여러 세포에서 공통적으로 보존됨을 관찰했다. 또한 연구팀은 단백질 인식 염기서열(DNA motif) 분석을 통해 스페클 주위 염색체 간 상호작용이 MAZ 단백질에 의해 매개됨을 최초로 발견했다.
또한, 연구팀은 단일세포 수준에서 염색체 간 상호작용이 세포마다 다르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연구팀은 염색체 간 상호작용이 기존에 알려져 있던 것과 달리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핵체와 게놈 지역 사이의 개별 상호작용을 통해 확률적으로 결정된다는 내용을 제시하여 염색체 간 상호작용의 원리를 최초로 규명하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 IF=19.16)'에 4월 5일자 출판됐다. (논문제목: Probabilistic establishment of speckle-associated inter-chromosomal interactions)
이번 연구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염색체 간 상호작용의 형성 원리와 매개 인자인 MAZ 단백질의 역할을 밝힘으로써 더 큰 범위에서의 게놈 3차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 규명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우리 대학 주재건 석박사통합과정은 "그동안 실험 기법의 한계로 인해 가려져 있었던 염색체 간 상호작용 형성 원리를 밝혀낸 연구이다”라고 설명하였다. 우리 대학 정인경 교수는 “향후 게놈 3차 구조에 따른 유전자 발현 조절 분야와 암 질환 등에서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는 염색체 변이 원인 규명 등에서 핵체 (nuclear body)와 게놈 간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성과ˮ 라고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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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반도체 소자 구현할 나노 인쇄 기술 개발
최근, 나노 스케일의 물리/화학 센서부터 미터 스케일의 에너지 수확 소자까지, 전자 소자에 적용되는 소재 및 구조들의 형태가 점점 고도화되며 복잡한 형태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그에 따라 범용성이 높은 3차원 구조체 제작 기술의 개발에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두고 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와 한국기계연구원(KIMM) 정준호 전략조정본부장 공동연구팀이 `차세대 3차원 나노구조체 인쇄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신축 기판 위 2차원 나노구조체의 안정적 구현과 인쇄될 기판의 표면 마이크로 구조 설계를 통해 3차원 나노구조체를 인쇄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기계공학과 안준성 박사후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023년 2월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논문명: Nanoscale three-dimensional fabrication based on mechanically guided assembly)
현재 개발되고 있는 인쇄 방법 중, 기계적 좌굴을 이용한 인쇄 방식은 얇은 곡면 형태의 복잡한 3차원 형상을 높은 자유도로 제작할 수 있으면서 제작된 구조체를 원래의 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이점 덕분에 차세대 인쇄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금속, 세라믹 등 다양한 재료와 소자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과 설계된 대로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높은 프로그래밍 가능성을 이점으로 갖는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기계적 좌굴 기반의 3차원 인쇄 기술은 2차원 구조체 전사 공정의 불안정성과 나노구조체 설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마이크로 스케일보다 큰 3차원 구조체만 제작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빔 리소그래피 (electron beam lithography)를 이용해 2차원 형상을 구현하고 물에 녹는 접착 필름을 사용해 신축 기판 위에 3차원 구조체를 인쇄하는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높은 제작 비용, 밀리미터 스케일 이하의 좁은 인쇄 면적, 낮은 공정 신뢰성으로 인해 보편적 인쇄 기술로 발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남아 있다. 따라서, 복잡한 3차원 형상으로 설계된 나노구조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제작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차세대 3차원 인쇄 기술과 나노구조체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광학/전자/바이오 소자의 개발에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연구팀은 나노 스케일까지 안정적으로 2차원 구조체를 인쇄할 수 있는 나노전사 인쇄 기술과, 신축 기판에 가해진 압축력에 의해 좌굴된 최종 형상을 예측할 수 있는 설계 기법을 개발해 차세대 3차원 나노구조체 인쇄 기술을 구현했다. 공유 결합 기반의 나노 전사 인쇄 기술은 탄성중합체 기판 위에 50 나노미터(nm) 선폭을 갖는 금속/세라믹 물질의 안정적인 전사를 가능하게 했다. 또한, 전사될 신축 기판의 마이크로 패터닝을 통해 인쇄될 물질의 선택적인 접착과 좌굴을 쉽게 하고 접합부의 형상을 제어해 기판의 국부적인 신장률을 설계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를 통해 3차원 좌굴 구조체의 변형 정도(deflection), 방향성(direction), 모드(mode)를 제어함으로써 3차원 구조체의 형상을 설계하고 예측할 수 있는 나노 스케일 인쇄 방법을 고안했다. 최종적으로, 개발된 3차원 나노구조체 인쇄 공정은 유독성/폭발성 가스 감지를 위한 고성능 신축 가스 센서를 제작하는데 응용됐다. 이는 나노 스케일의 무기물 물질을 설계 및 제작하고 실제 응용 소자에 적용할 수 있음을 보인 것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연구를 지도한 KAIST 박인규 교수, 한국기계연구원 정준호 박사는 "개발된 차세대 3차원 나노구조체 인쇄 기술은 나노구조체 제작 공정의 본질적인 문제인 낮은 범용성 및 디자인 다양성과 대량 생산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추후 반도체 소자를 포함한 다양한 나노 전자 소자 제작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ˮ라며 "이는 나노구조체 제작 기술의 압도적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ˮ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극한물성시스템 제조플랫폼기술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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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에서 바이오 플라스틱 20배 이상 뽑아내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이를 기후 위기로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중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재자원화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설비 운용이 용이하고, 태양 전지나 풍력에 의해 생산된 재생 가능한 전기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 중립 달성에 기여하는 친환경 기술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현주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 공동연구팀이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과 미생물 기반의 바이오 전환을 연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해 이산화탄소로부터 높은 효율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유사한 시스템 대비 20배 이상의 세계 최고 생산성을 보여준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3월 27일 字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 Biohybrid CO2 electrolysis for the direct synthesis of polyesters from CO2
※ 저자 정보 : 이현주 (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이상엽(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임진규(한국과학기술원, 현 소속 기관 Stanford Linear Accelerator Center, 공동 제1저자), 최소영(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저자), 이재원(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저자) - 총 5명
이산화탄소의 효율적인 전환을 위해 고효율 전극 촉매 및 시스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전환생성물로는 주로 탄소 1~3개의 화합물만이 제한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일산화탄소, 포름산, 에틸렌과 같은 탄소 1개의 화합물이 비교적 높은 효율로 생산되며, 이 밖에 에탄올, 아세트산, 프로판올과 같은 여러 개 탄소의 액상 화합물도 만들어질 수 있으나 이는 더 많은 전자를 필요로 하는 화학반응 특성상 전환 효율 및 생성물 선택성이 크게 낮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현주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 공동연구팀은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과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 전환 기술을 연계해 이산화탄소로부터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전기화학-바이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화학 전환반응이 일어나는 전해조와 미생물 배양이 이루어지는 발효조가 연결된 형태로, 전해조에서 이산화탄소가 포름산으로 전환되면, 이 포름산을 발효조에 공급해 커프리아비더스 네케이터(Cupriavidus necator)라는 미생물이 탄소원으로 섭취해 미생물 유래 바이오 플라스틱인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olyhydroxyalkanoate, PHA)를 생산한다.
기존 이러한 하이브리드 콘셉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기화학 반응의 낮은 효율 및 미생물 배양 조건과의 차이 등의 문제로 생산성이 매우 낮거나 비연속적 공정에 그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연구팀은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기체 확산 전극(gas diffusion electrode)으로 포름산을 만들었다. 그리고 미생물의 생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전기화학 반응이 충분히 잘 일어나도록 하는 전해액이자 동시에 미생물 배양 배지로 이용할 수 있는 ‘생리적 호환 가능한 양극 전해액(physiologically compatible catholyte)’을 개발하여 별도의 분리 및 정제과정 없이 바로 미생물에게 공급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로부터 만들어진 포름산을 포함하고 있는 전해액이 발효조로 들어가 미생물 배양에 쓰이고, 전해조로 들어가 순환되도록 하여 전해액과 남은 포름산의 활용을 극대화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필터를 설치해 전극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생물이 걸러진 전해액만이 전해조로 공급되고 미생물은 발효조 안에만 존재하도록 하는 두 시스템이 잘 연계되면서도 효율적으로 작동되도록 설계했다.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이산화탄소로부터 세포 건조 중량의 83%에 달하는 높은 함량의 바이오 플라스틱(PHB)를 생산했으며, 이는 4 cm2 전극에서 1.38g의 PHB를 생산한 결과로 세계 최초 그램(g) 수준의 생산이며 기존 연구 대비 20배 이상의 생산성이다. 또한 해당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연속 배양(continuous culture)의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추후 다양한 산업공정으로의 응용 또한 기대된다.
교신저자인 이현주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오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학물질 생산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로서 앞으로 탄소 중립을 위한 핵심 기술로 많은 활용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이산화탄소 저감 촉매 및 에너지 소자 기술 개발 과제, 불균일계 원자 촉매 제어 과제와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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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 원자를 던지고 받는 기술 개발
양자컴퓨터의 기본 구성요소인 원자를 이동하여 배치하는 기술은 리드버그 양자컴퓨팅 연구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원자를 원하는 위치에 배치하려면, 일반적으로 광 집게라고 불리는 매우 집속된 레이저 빔을 사용해, 원자를 하나씩 잡아서 운반해야 하는데 이렇게 운반하는 동안 원자의 양자 정보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안재욱 교수 연구팀이 레이저 빔을 이용하여 루비듐 원자를 하나씩 던지고 받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광 집게가 원자와 접촉하는 시간을 최소화하여 양자 정보가 변하지 않도록 원자를 던지고 받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원자의 온도가 매우 낮아 절대 영도 이하 4천만분의 일의 온도의 차가운 루비듐 원자가 광 집게의 초점을 따라서 빛이 가하는 전자기력에 매우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특성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광 집게의 레이저를 가속해서 원자에 광학적 킥을 줘서 원자를 목표지점으로 보낸 다음, 다른 광 집게로 날아오는 원자를 잡아서 멈추게 했다. 원자의 비행 속도는 65cm/s이고, 이동 거리는 최대 4.2 마이크로미터다. 기존의 광 집게로 원자를 잡아서 이동하는 기술과 대비해 원자를 던지고 받는 기술은 원자 이동을 위한 광 집게 이동 경로 계산이 필요 없어지고, 원자 배열에 생기는 결함을 쉽게 고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개수의 원자 배열을 생성하고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며, 양자 정보를 지닌 원자(flying atom qubit)를 추가로 던지고 받는 때에 양자 배열의 구조변화를 전제하는 새롭고 더욱 강력한 양자컴퓨팅 방법을 연구할 수 있다.
안재욱 교수는 “이 기술이 더 크고 강력한 리드버그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 말한다. “리드버그 양자 컴퓨터에서 원자는 양자 정보를 저장하고, 전자기력을 통해 인접한 원자들과 상호작용해 양자컴퓨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배치된다. 만약 오류가 발생해 원자를 교체하거나 이동해야 할 경우, 원자를 던져서 빠르게 재구성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황한섭, 변우정 박사과정 연구원과 일본 국가자연과학연구소의 실바앙 드 레젤러크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옵티카(Optica)' 3월 10권 3호에 출판됐다. (논문명 : Optical tweezers throw and catch single atoms).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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