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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에서 다른 두 2차원 곡면 발견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박정환 교수가 카일 헤이든(Kyle Hayden) 콜롬비아 대학교 교수, 김승원 서울대학교 연구원, 매기 밀러(Maggie Miller)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원, 아이작 선버그(Isaac Sundberg)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원과 함께 40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위상수학계 난제를 해결했다고 5일 밝혔다. 매듭이란 3차원 공간 안에 원이 꼬여서 들어가 있는 형태를 말한다. 물리적으로는 신발 끈을 복잡하게 묶은 후에 끈의 양 끝을 하나로 붙인 원을 생각하면 된다. 매듭은 1차원적 기하학적 대상이다. 그리하여 모든 매듭은 사이퍼트 곡면이라는 2차원 곡면의 경계가 되는데 하나의 매듭이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사이퍼트 곡면의 경계가 되기도 한다. 많은 경우 위상수학에서는 하나의 차원이 더 해지면 서로 달랐던 기하학적 대상들이 같아지고는 한다. 현재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명예교수로 있는 찰스 리빙스턴(Charles Livingston)은 이런 현상이 사이퍼트 곡면에서도 일어날 것이라고 1982년에 추측하였다. 즉, 그는 어떤 매듭의 두 사이퍼트 곡면이 3차원에서는 다르더라도 4차원 공간에서는 항상 같아질 것으로 추측한 것이다. 이 추측의 하나의 배경은 다년간 3차원 공간에서 다르다고 증명되었던 수많은 사이퍼트 곡면들을 많은 수학자가 4차원 공간에서 관찰하였지만, 대부분의 경우 4차원 공간에서는 같아진다는 사실을 증명하였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동료 연구자와 함께 리빙스턴 추측이 거짓이라는 사실의 증명을 하였다. 이 증명을 포함하고 있는 ‘4차원 공안의 사이퍼트 곡면(Seifert surfaces in the 4-ball)’ 논문을 최근 프리프린트(학술지 출판 전에 사전 공개되는 논문)로 공개했다. 이들은 <그림 1>에서 보이는 두 개의 사이퍼트 곡면을 사용하였다. 이 두 개의 사이퍼트 곡면은 <그림 2>의 닫힌곡면을 두 개로 나누어서 얻어진 것이다. 즉, <그림 2>는 이 두 개의 사이퍼트 곡면이 같은 매듭을 경계로 한다는 사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이 두 개의 사이퍼트 곡면이 다르다는 사실은 두 가지의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증명하였다. 첫 번째 방법은 위상수학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피폭 공간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두 번째 방법은 존스 다항식(Jones polynomial)을 일반화한 코바노프 호몰로지(Khovanov homology)를 사용하였다. 특히, 위 연구자들은 코바노프 호몰로지를 이용하여 4차원 공간 안의 2차원 곡면들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 발표한 논문에는 위상적으로는 4차원에서 같아지지만 매끄러운 구조를 유지하면서 같아질 수 없는 두 개의 사이퍼트 곡면의 존재성도 증명하였다. 이는 4차원 공간에서만 일어나는 미묘하고 신비한 현상을 대변한다. 박 교수와 연구자들은 이 논문은 계기로 앞으로 4차원 공간의 2차원 곡면에 대한 더 활발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2.07.05
조회수 4928
인공지능 이용해 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의 박테리아 신속 식별 기술 개발
우리 대학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이 홀로그래피 현미경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속 박테리아 병원균 식별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병원균의 조기 식별은 감염질환 치료에 필수적이다. 치명적인 상태로 진행되기 전에 감염균에 맞는 효과적인 항생제의 선택과 투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일상적 병원균 식별은 통상 수일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감염 초기 식별 결과 없이 실증적인 처방으로 항생제를 투여하는 사례가 빈번하며, 이로 인해 패혈증의 경우 치명률이 50%에 달하며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슈퍼박테리아 문제도 발생한다. 기존 방법으로 병원균 식별이 오래 걸리는 원인은 긴 박테리아 배양 시간이다. 질량 분석기로 대표되는 식별 기술들은 일정량 이상의 박테리아 표본이 확보되어야 균종과 관련된 분자적 신호를 검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환자에서 추출한 시편을 하루 이상 배양해야만 검출이 될 정도의 박테리아 개수가 확보된다. 광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빛: 과학과 응용(Light: Science & Applications), (IF = 17.782)'에 게재된 이번 연구(논문명: Rapid species identification of pathogenic bacteria from a minute quantity exploiting three-dimensional quantitative phase imaging and artificial neural network)에서 박용근 교수 연구팀은 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단일 세포 수준의 표본으로도 병원균의 균종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홀로그래피 현미경으로 측정되는 3차원 굴절률 영상 정보에 내재된 균종과 관련된 특성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학습해 종을 구분하는 것이 핵심 아이디어다. 연구팀은 종별로 500개 이상의 박테리아의 3차원 굴절률 영상을 측정했고, 이를 인공지능 신경망을 통해 학습시켰다. 연구팀은 개발한 방법을 이용해 주요한 혈액 감염균을 신속하게 식별함으로써 실제 진단에도 응용될 가능성을 검증했다. 구체적으로 그람 음성 및 양성, 구균 및 간균을 모두 포함한 총 19가지 균종으로 혈액 감염 사례의 90% 이상의 원인이 되는 균들이다. 한 개의 병원균 혹은 병원균 덩어리를 측정한 단일 3차원 굴절률 영상에서는 약 82.5%의 정확도로 균종 판별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또한 여러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때 정확도가 증가해, 7개의 박테리아 영상이 확보된다면 99.9%의 정확도를 얻을 수 있었다. 연구진의 책임자이자 논문의 교신저자인 박용근 교수는 "홀로그래피 현미경의 세포 감별 능력을 인공지능으로 극대화해 감염 진단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의미ˮ라고 말했다. 제1 저자인 물리학과 김건 박사과정 학생은 "100,000분의 1 수준의 표본량으로도 질량 분석기의 균종 검출률과 비슷한 정확도를 얻었고 환자 시편에서 다양한 병원균을 식별하는 플랫폼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ˮ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KAIST-삼성서울병원-토모큐브 팀의 수년간의 공동 연구를 통해 진행됐다.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의 기술에 다양한 기관의 경험과 비전을 반영함으로써 완성할 수 있었다.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남용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허희재 교수, 감염내과 정두련 교수 연구팀,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유인영 교수, 분당 차병원 응급의학과 김규석 교수, 우리 대학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정현정 교수 등 다양한 분야와 기관이 모여, 실험적 검증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KAIST 교원 창업 기업인 ㈜토모큐브의 3차원 홀로그래피 기술 지원도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창의연구사업,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6.27
조회수 7129
20큐비트급 소형 리드버그 양자컴퓨터 개발
우리 대학 물리학과 안재욱, 문은국 교수 연구팀이 20큐비트급 리드버그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계산과학의 난제인 최대독립집합 문제를 계산했다고 22일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사용하여, 디지털컴퓨터로는 불가능한 계산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 미래기술이다. 2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가 백만회 순차 처리해야 하는 계산량을 한 번에 처리하는 계산성능을 갖는다. 세계 주요국들은 양자컴퓨팅을 전략기술로 분류해, 국가적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글로벌 대기업, 기술벤처, 국가연구소와 주요 대학의 막대한 시설과 인력, 연구비가 동원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양자기술을 10대 전략기술의 하나로 선정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소형(20~50큐비트급)의 양자컴퓨터가 속속 개발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디지털컴퓨팅 알고리즘으로는 비효율적인 계산 문제(NP-문제로 분류됨)를 양자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는지'이다. 따라서, KAIST가 20큐비트급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NP-완전문제를 계산했다는 것은 한국의 양자컴퓨팅 연구가 세계적 양자컴퓨터 개발경쟁에 진입하였음을 의미한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안재욱, 문은국 교수 연구팀은 리드버그 원자들을 이용해, 조합 최적화 문제를 계산하는 양자 단열 컴퓨팅 방식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초고진공 공간에 배치한 극저온 리드버그 원자를 사용해, 20큐비트급 그래프의 조합 최적화 문제를 실험적으로 계산하는 데 성공했다. 물리학과 김민혁, 김강흔 대학원생 연구원과 황재용 학부생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6월 18권 7호에 출판됐다. (논문명 : Rydberg quantum wires for Maximum Independent Set problems). 한편 리드버그 원자란 높은 에너지 상태의 원자로서, 일반 원자보다 만 배 정도 큰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지름을 갖고, 리드버그 원자들간의 상호작용은 일반 원자들보다 10^22배 정도로 강하다. 양자 단열형 양자컴퓨팅은 양자 회로형(또는 양자디지털형), 측정기반형과 함께 범용양자컴퓨팅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양자 단열형 양자컴퓨터인 D-wave 社의 양자컴퓨터는 고정 큐비트를 사용한다는 결정적 단점이 있다. 하지만 KAIST의 리드버그 양자 단열형 양자컴퓨터는 재배치 또는 이동이 가능한 큐비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다. KAIST 리드버그 양자컴퓨터는 초고진공 상태에 최대 126개의 리드버그 원자들을 임의로 배치해 양자 단열형 양자컴퓨팅을 수행한다. 이번에 발표한 최근 연구에서는 꼭지점이 최대 20개인 그래프의 최대독립집합을 계산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원거리 꼭지점들을 잇는 리드버그 양자선 개념을 최초로 개발해 모든 꼭지점들을 임의로 연결하는 초기하학적 그래프를 계산할 수 있음을 보였다. 참고로, 디지털 컴퓨팅에서 모든 계산 문제들을 계산복잡도에 따라 P-문제(결정 다항)와 NP-문제(비결정적 다항)로 분류한다. 여행자 문제(Traveling Salesman Problem), 최대독립집합 문제 등으로 대표되는 NP-문제들은 디지털 컴퓨팅의 알고리즘으로는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없음이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양자컴퓨터가 NP-문제들을 계산할 수 있을지가 큰 관심사다. 최대독립집합 문제는 대표적인 NP-완전문제의 하나이며, 주어진 그래프(꼭지점과 간선의 집합)에서 서로 연결되지 않는 꼭지점들의 최대집합을 알아내는 계산 문제다. 그래프의 크기가 커지면, 디지털컴퓨팅 알고리즘으로는 계산량이 지수적으로 증가해 효과적인 계산을 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계산하게 되면 산업적으로 물류, 생산관리, 작업관리, 네트워크 디자인 등에서 혁명적 경제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그림 1> 은 리드버그 양자선(각각 빨강, 주황, 노랑 꼭지점들)을 이용하여 간선으로 연결되지 않는 데이터 큐비트(하얀 꼭지점들)를 연결하는 3차원 큐비트 구조체의 모식도이다. 이 구조는 쿠라토프스키 그래프로 잘 알려진 K(3:3) 그래프이다. 참고로 쿠라토프스키 K(3:3)와 K(5) 그래프쌍은 상대적으로 만들기 쉬운 평면그래프와 조합하여 모든 그래프를 만들 수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본 연구에서 K(3:3)와 K(5)를 실험적으로 최초 구현하였다. 연구를 주도한 물리학과 안재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리드버그 양자컴퓨터의 활용 가능성을 보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자평하며 “아직은 큐비트 개수가 충분하지 않지만, 차 단계 연구를 통해 실 활용이 가능한 꿈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2.06.22
조회수 9706
마찰전기의 발생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
우리 대학 물리학과 김용현 교수 연구팀이 수천 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난제 중의 난제로 알려진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1 원리 전자구조 계산'과 `열전달 방정식'을 풀어 마찰전기의 미시적 작동원리를 찾아냈고, 기존에 알려진 실험적 사실을 정성적으로 기술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정량적으로도 이동 전하량을 설명해 낼 수 있었다. 기존에는 정량적으로 마찰전기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없었다. 마찰전기에 대한 새로운 이론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에너지 수확 기술 중의 하나인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 효율의 혁신적 증대에 이바지할 것이며, 여러 실생활 및 반도체 산업에서 원하지 않는 문제를 일으키거나 터치스크린처럼 긍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정전기의 미시적 제어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리학과 신의철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여호기 박사가 공동연구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1년여의 동료심사를 거쳐 미국물리학회 오픈엑세스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리서치 (Physical Review Research)' 5월 4권 2호에 지난 17일 출판됐다. (논문명 : Derivation of a governing rule in triboelectric charging and series from thermoelectricity). 마찰전기는 2,600년 전 인류가 처음 `전기'를 인식하게 된 계기로 알려질 만큼 인류와 함께한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현상이다. 최근에는 에너지 수확 기술 중 하나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의 감염을 막기 위한 마스크 그리고 공기 정화 기술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실생활에서도 번개나 정전기 등으로 매우 친숙한 자연현상이지만 지금까지 마찰전기의 발생을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양자역학 이론이나 나노기술 이론은 없었다. 김용현 교수와 여호기 박사는 2014년 열전 영상 측정 기술을 개발하며 두 물질 간의 계면에 급격한 온도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계면에 마찰에 의한 열이 발생하면 열전효과에 의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고, 마찰전기의 원리를 규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당시 2~3명의 박사과정 학생이 달려들어도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7년여 만인 지금 대부분 난관을 해결하고 마침내 마찰전기의 비밀을 인류 최초로 맛볼 수 있었다. 연구팀은 마찰전기의 전하 이동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마찰전기 팩터(triboelectric factor)' 공식을 유도했으며 이를 이용해서 세계 최초의 이론 마찰 대전열을 구성했다. 마찰전기 팩터는 제벡 계수(단위 온도차에서 유도되는 전압), 밀도, 비열, 열전도도 등 물질 특성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마찰전기로 발생시킬 수 있는 전압강하의 크기를 예측하는 `마찰전기 파워(triboelectric power)'라는 물리량 K도 연구팀이 최초로 제안했다. 마찰 대전열은 중학교 2학년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이었지만 2015년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에서는 더이상 다루고 있지 않다. 기존의 경험적 방법으로 결정되는 마찰 대전열이 연구자마다 다른 결과를 보고하고 있어 부정확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연구팀이 미시적, 양자역학적으로 정의된 마찰전기 팩터를 이용해 정량적인 대전열을 최초로 구성했기 때문에 다시 교과서에 마찰 대전열이 실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김용현 교수는 "미시세계에서의 열전현상을 양자역학적으로 연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류의 난제인 마찰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행운이 따랐고,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매달려 준 학생들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ˮ 라며 "마찰전기에 대한 미시적 이해를 통해, 보다 고효율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를 물질 수준에서 설계할 수 있게 됐으며, 실생활이나 산업에서 정전기를 제어하는 데 널리 이용되기를 바란다ˮ 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자율운영 중점연구소 지원사업, SRC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그리고 KAIST의 최장 30년까지 지원하는 그랜드 챌린지 30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관련 기술은 국내 특허출원이 완료됐다.
2022.05.26
조회수 12228
실제 약물로 개발되는 단백질-리간드 상호작용 예측 인공지능 모델 개발
우리 대학 연구진이 물리화학적 아이디어를 인공지능 딥러닝에 접목해 기존의 방법보다 일반화 성능이 높은 단백질-리간드 상호작용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리간드란 수용체와 같은 큰 생체 분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물질을 말하며, 생체 내의 중요한 요소이자 의약품의 개발 등에 큰 역할을 한다. 화학과 김우연 교수 연구팀이 교원창업 인공지능 신약 개발 스타트업 HITS 연구진과 함께 물리 기반 삼차원 그래프 심층 신경망을 이용해 일반화 성능을 높인 단백질-리간드 상호작용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약물 후보 분자를 발굴하기 위해서 타깃 단백질과 강하게 결합하는 리간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유효 물질을 찾기 위해 수백만에서 수천만 개의 무작위 리간드 라이브러리를 대상으로 실험 전수 조사를 수행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최근 단백질-리간드 상호작용 예측에 기반한 가상탐색(virtual screening)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상호작용 예측 인공지능 모델들은 학습에 사용한 구조에 대해서는 높은 예측 성능을 보여주지만, 새로운 단백질 구조에 대해서는 낮은 성능을 보이는 과적합(over-fitting)이 문제가 됐다. 과적합 문제는 일반적으로 모델의 복잡도에 비해 데이터가 적을 때 발생한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과적합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다양한 단백질에 대해 고른 성능을 보여주는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연구진은 물리화학적 아이디어들을 딥러닝 모델에 적용해 모델의 복잡도를 줄임과 동시에 물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부족한 데이터를 보강함으로써 과적합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단백질 원자와 리간드 원자 사이의 거리에 따른 반데르발스 힘, 수소 결합력 등을 물리화학적 방정식으로 모델링하고, 매개변수를 딥러닝으로 예측함으로써 물리 법칙을 만족하는 예측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학습에 사용한 단백질-리간드 결정 구조가 실험적으로 판명된 가장 안정한 구조임에 착안했다. 부족한 실험 데이터를 보강하기 위해 불안정한 단백질-리간드 구조로 이루어진 수십만 개의 인공 데이터를 생성해 학습에 활용했고, 그 결과 생성된 구조에 비해 실제 구조를 안정하게 예측하도록 모델을 학습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개발된 모델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대조군으로 `CASF-2016 벤치마크'를 활용했다. 이 벤치마크는 다양한 단백질-리간드 구조들 사이에서 실험적으로 판명된 결정 구조에 근접한 구조를 찾는 도킹과 상대적으로 결합력이 큰 단백질-리간드 쌍을 찾는 스크리닝 등 실제 약물을 개발하는 과정에 필수적인 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검증 테스트 결과 기존에 보고된 기술에 비해 높은 도킹 및 스크리닝 성공률을 보여줬으며, 특히 스크리닝 성능은 기존에 보고된 최고 성능 대비 약 두 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물리 기반 딥러닝 방법론의 또 다른 장점은 예측의 결과를 물리적으로 해석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딥러닝으로 최적화된 물리화학 식을 통해 최종 상호작용 값을 예측하기 때문이다. 리간드 분자 내 원자별 상호작용 에너지의 기여도를 분석함으로써 어떤 작용기가 단백질-리간드 결합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정보는 추후 약물 설계를 통해 성능을 높이는 데 직접 활용할 수 있다.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화학과 문석현, 정원호, 양수정(현재 MIT 박사과정) 박사과정 학생들은 "데이터가 적은 화학 및 바이오 분야에서 일반화 문제는 항상 중요한 문제로 강조돼왔다ˮ며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물리 기반 딥러닝 방법론은 단백질-리간드 간 상호작용 예측 뿐 아니라 다양한 물리 문제에 적용될 수 있을 것ˮ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Chemical Science(IF=9.825)' 2022년 4월 13호에 표지 논문 및 `금주의 논문(Pick of the Week)'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 PIGNet: a physics-informed deep learning model toward generalized drug–target interaction predictions, 논문 링크 : https://doi.org/10.1039/D1SC06946B)
2022.05.17
조회수 9401
무질서로부터 질서를 생성하는 원리 제시
우리 대학 화학과 서명은 교수 연구팀이 물에 녹는 부분과 녹지 않는 부분이 무작위로 섞여 있는 고분자가 물에서 처음 보는 규칙적 구조를 만드는 것을 발견하고, 무질서로부터 질서가 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똑같다면, 아주 많이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온 경우는 전체 중 반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앞면만 연달아 나올 확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 확률은 앞면과 뒷면이 번갈아 가며 나올 확률과 정확히 똑같다. 동전을 여러 번 던질수록 앞뒷면이 나오는 순서의 가짓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60차례 던지면 1018=100경 가지보다 많은 서열이 생겨난다), 이 서열을 보고 무작위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판별하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반대로 온전히 무작위로 난수를 만드는 방법은 전산과학과 보안 등에서 중요한 문제다. 서명은 교수 연구팀은 무작위한 서열 사이의 짝맞추기 문제에 주목했다. 물에 녹는 부분과 녹지 않는 부분을 무작위하게 도입해서 고분자를 만들면 마치 비누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나 세포막 이중 층을 이루는 지질처럼 양친매성을 띠어, 물에 넣으면 물에 녹지 않는 지용성 부분끼리 뭉치고 이를 물에 녹는 수용성 부분이 감싸는 형태로 저절로 조립된다. 이때 각 사슬의 서열은 모두 다르므로, 두 사슬이 서로 만나 지용성 부분끼리 뭉칠 때 정확히 들어맞는 짝은 그 수많은 사슬 중 한 쌍밖에 없다. 연구팀은 이 고분자를 고농도로 물에 녹이면 세포막에서 관찰되는 것과 같은 이중 층들이 반복적으로 접히면서 켜켜이 쌓이는 새로운 판상 구조를 만드는 것을 발견했다. 세포는 필요에 따라 세포막을 접어 골지체와 같은 구조를 만들지만, 이중 층 구조 자체를 안정하게 규칙적으로 접을 수 있다는 것은 처음 밝혀지는 것이다. 무작위한 서열에서는 지용성 부분이 몰려 있는 구간이 상당히 큰 확률로 발생하기 때문에, 연구진은 사슬들이 만날 때 필연적으로 짝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생겨 평평한 판상 구조가 접히는 것으로 이 현상을 설명했다. 연구진은 "흔히 무질서하다고 간주되는 무작위 서열 속에서 어떻게 질서가 태동할 수 있는지 하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ˮ며, "무작위성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물리적 복제방지기술(PUF)로 응용함과 아울러 구조적인 특성을 활용하여 인공 근육 등에 쓸 수 있는 나노 연성 구조 소재로 확장할 가능성을 향후 연구하고 싶다ˮ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대학 화학과 신민중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연구를 주도하고 포항가속기연구소 안형주 박사, 우리 대학 화학과 윤동기 교수 연구팀, GIST 이은지 교수 연구팀이 협업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5월 4일 字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Bilayer-folded Lamellar Mesophase Induced by Random Polymer Sequence)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보호연구사업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 KAIST의 그랜드 챌린지 30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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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모델로 개별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 밝혀
우리 연구진이 항생제와 같은 동일한 외부 자극에도 개별 세포마다 반응하는 정도가 다른 근본적인 원인을 밝혔다.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의생명수학 그룹 겸임) 연구팀이 외부 자극에 대한 세포 간 이질성(cell-to-cell heterogeneity)의 크기가 세포 내 신호 전달 과정의 반응 속도 제한 단계(rate-limiting step)의 수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들이 동일한 외부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다. 특히,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의 이질성은 항암 치료 시 화학 요법을 적용할 때 암세포의 완전 사멸을 막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세포 간 이질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서 속도 제한 단계를 제시한 이번 연구는 화학 요법 치료의 효과를 개선하는 데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대욱 박사와 홍혁표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3월 18일 字 온라인판에 실렸다. (논문명 : Systematic inference identifies a major source of heteogeneity in cell signaling dynamics: the rate-limiting step number) 우리 몸속에 있는 세포는 항생제, 삼투압 변화 등 다양한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신호 전달 체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신호 전달 체계는 세포가 외부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데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동일한 외부 자극을 세포들에 가했을 때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이질적인 반응과 약물 내성이 강한 존속성 세균(persister cell)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을 유발하는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을 찾기 위해 많은 시도가 있었다. 특히, 신호 전달 체계를 이루는 많은 중간 과정들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제안됐으나, 실험적으로 모든 중간 과정을 직접 관측하는 것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기에 난제로 남아 있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 난제 해결을 위해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묘사하는 큐잉 모형(Queueing model)을 개발했다. 개발된 큐잉 모형을 바탕으로 통계적인 추정 방법론인 베이지안 모형(Bayesian model)과 혼합 효과 모형(Mixed-effects model)을 결합해 신호 체계의 중간 과정에 대한 관측 없이도 신호 체계를 분석할 수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MBI; Moment-based Bayesian Inference method)를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세포 간 이질성이 신호 전달 체계를 구성하는 속도 제한 단계의 수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김 교수는 "신호 전달 체계를 이루는 속도 제한 단계의 수가 늘어날수록 유전적으로 같은 세포 집단일지라도 전달하는 신호가 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ˮ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수리 모델 분석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대장균(E. coli)의 항생제 반응 실험 데이터를 이용해 이론적 결과를 검증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항생제 내성 세균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항암 치료시 중요하게 고려되는 세포 간 이질성에 대한 이해를 수리 모델을 통해서 높인 연구ˮ라고 소개하면서 "이번 성과를 통해 항암 치료 개선 방안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ˮ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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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난제였던 유전율 텐서 측정 구현
우리 대학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이 기존에는 이론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물리학 난제 중 하나인 유전율 텐서의 3차원 단층 촬영 방법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유전율 텐서는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근본적으로 기술하는, 물질의 광학적 이방성(異方性, 방향에 따라 달라 보이는 특성)을 정량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물리량이다. 유전율은 고등학교 물리학에서도 다루는 기본적인 개념이지만, 지금까지 3차원 유전율 텐서를 실험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병리학, 재료과학, 연성물질 과학, 또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갖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으로 측정할 방법이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까지도 3차원 광학적 이방성은 2차원 편광현미경 측정 및 시뮬레이션을 통해 부정확하게 추정할 수밖에 없다. 3차원 유전율 텐서의 측정은 물리학, 광학 분야의 오래된 난제 중 하나였다. 1967년 광학적 이방성을 무시하고 유전율 텐서를 3차원 굴절률 수치로 단순화하여 측정하는 기술이 발명돼 지난 50여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상용화까지 성공했지만, 여전히 3차원 유전율 텐서를 측정하는 방법은 개발되지 못했다. 여태껏 이 문제가 풀리지 못했던 까닭은, 3개의 고유치를 가지는 유전율 텐서를 측정하기에는 빛의 편광 방향 자유도가 2개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재료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IF 43.84)'에 3일 발표된 이번 연구(논문명: Tomographic measurements of dielectric tensors at optical frequency)에서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광학적 이방성 구조의 3차원 유전율 텐서 단층 촬영 이론을 개발해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빛의 방향을 살짝 틀어주어 중첩된 정보를 활용하면, 편광 방향 자유도를 3개로 늘려서 유전율 텐서의 3개 고유치를 모두 구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 연구진의 핵심 아이디어다. 이렇게 3개의 편광 자유도를 제어하는 것과 동시에, 병원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 컴퓨터단층(CT) 촬영처럼, 여러 각도에서 광학적 이방성 구조를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개발하여 촬영함으로써 3차원 유전율 텐서를 직접적으로 측정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방법을 이용해 뒤틀린 네마틱 (twisted nematic) 액정과 같은 잘 알려진 3차원 광학적 이방체의 3차원 유전율 텐서를 성공적으로 측정함으로써 기술의 구현을 입증했다. 더 나아가 열적 비평형 상태로 성장-소멸-융합하는 액정 동역학, 반복되는 위상학적 특이점 구조의 액정 네트워크 등 기존의 방법들로 추정하기 어려웠던 3차원 유전율 텐서를 실험적으로 최초 측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제1 저자인 물리학과 신승우 박사는 "지금까지 직접 볼 수 없던 유전율 텐서를 실제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을 처음으로 개발한 것이 큰 의미ˮ라며 "액정, 카이랄 물질, 암조직과 같은 병리 조직 내부의 콜라겐 파이버 등과 같은 광학적 방향성을 보이는 다양한 물질들의 3차원 구조를 정량적이고 비침습적으로 직접 관측할 수 있기에 여러 분야에 범용적, 필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기대한다ˮ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박용근 교수 연구팀의 기술 개발 이외에도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결실을 볼 수 있었다. UNIST 물리학과 정준우 교수,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신현 교수, 우리 대학 화학과 윤동기 교수 연구팀들이 오랜 기간 발전시켜온 액정 구조체 제작 기술 덕분에, 다양한 액정 구조체를 통해 기술의 실험적 검증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연구재단 창의연구사업 및 G-CORE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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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담긴 비대칭성을 증폭하는 카이랄 초분자 형성원리 규명
우리 대학 화학과 서명은 교수를 주축으로 한 연구팀이 분자 자기조립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통해 빛으로부터 *초분자 나선 방향이 결정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초분자(supermolecule): 분자 간 결합 또는 인력을 통해 둘 또는 그 이상의 작은 분자들이 모여 생성된 거대한 분자들의 집합을 말한다. 효소 등 기능성 생체 분자들도 초분자로 볼 수 있다.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분자는 오른손과 왼손처럼 모양은 같지만 서로 겹칠 수 없는 거울상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탄생한 생명은 한 종류의 거울상 아미노산만을 선택해 단일한 *카이랄성을 띠게끔 진화했다. 아미노산에 담긴 카이랄 정보가 단백질로 전달되면 한쪽으로 꼬인 나선과 같이 분자를 넘어선 초분자 수준에서 증폭돼 나타나며, 이는 단일 카이랄성이 만들어지는 데 중요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즉, 어떻게 카이랄성이 탄생하고 증폭됐는지는 자연이 단일 카이랄성을 지니게 된 이유와 연관 지을 수 있어, 생명의 기원과 깊게 관련된 문제다. ☞ 카이랄(Chiral):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비대칭성을 가리키는 용어중 하나다. 이는 어떤 대상의 모양이 거울에 비춘 모양과 일치되지 않을 때 카이랄 성이 존재한다고 일컫는다. (Ex) 오른손 & 왼손) 태초에 같은 양씩 존재했을 거울상 분자 한 쌍 중에 한쪽의 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 원인으로 시계 방향 혹은 반대로 회전하면서 나아가는 빛인 원편광이 흔히 거론되는데, 거울상 분자가 원편광을 흡수하는 정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자연적으로 지구에 내리쬐는 원편광은 그 회전 방향이 무작위할 것이므로 분자와 원편광에 담긴 카이랄 정보가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 어느 순간 한쪽 거울상이 과잉되면서 단일한 카이랄성이 출현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으나, 분자와 원편광으로부터 카이랄 정보가 동시에 전달될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거의 연구된 바 없었다. 우리 대학 서명은 교수 연구팀은 빛에 반응해 자기조립되는 프로펠러 모양의 분자를 찾고, 분자와 빛에 담긴 카이랄 정보가 전달돼 초분자 나선으로 나타날 때 각각 얼마나 효과적인지 연구했다. 먼저 원편광의 회전 방향과 분자 프로펠러 방향이 맞을 때 광화학 반응이 우세하게 일어나고, 이는 자기조립을 유도해 정해진 나선 방향으로 성장함을 밝혔다. 나아가 한쪽 거울상 분자가 과잉된 조건에서 원편광을 쬐어 나선 방향이 어느 쪽을 따라가는지 살핀 결과, 양자의 정보가 일치할 때 초분자 카이랄성이 증폭되고 반대일 때 상쇄되며, 심지어 빛으로 분자 카이랄 정보를 눌러 나선 방향을 반전할 수 있음을 정량적으로 보였다. 또한 일정 비율 이상의 거울상 분자가 축적되면 빛과 관계없이 단일한 나선 방향이 유지되는 것 역시 확인했다. 원편광을 선택적으로 걸러내는 소재는 현재 OLED, 3D 안경 등 디스플레이에 널리 쓰이고 있고, 원편광을 내는 재료 등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초분자 나선 구조는 개개의 분자에 비해 원편광을 훨씬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다. 따라서 초분자 나선 구조를 한번 더 조립하여 분자-초분자-거시적 스케일에서 모두 카이랄성을 띠는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를 구현한다면 카이랄성을 극도로 증폭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약물로 쓰이는 화합물은 탈리도마이드처럼 반대 거울상 분자가 기형을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한쪽 카이랄성만을 가지게끔 합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는 이러한 비대칭 합성에서도 강력한 카이랄 환경을 제공하여 입체 선택성이 높은 촉매를 제조하거나, 거울상 분자를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만드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빛에 담긴 비대칭성이 어떻게 분자 및 초분자 수준으로 전달되고 증폭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분자에 담긴 정보와 별개로 초분자 카이랄성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ˮ며, "이번 연구를 발판으로 카이랄 광학 소재, 비대칭 촉매 등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멀티스케일 카이랄 신소재 개발로 연구를 확장하겠다ˮ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대학 화학과 강준수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연구를 주도하고, 화학과 김우연 교수, 임미희 교수,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협업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2월 4일 字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Circularly Polarized Light Can Override and Amplify Asymmetry in Supramolecular Helices)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에서 선정한 선도연구센터인 카이스트 화학과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주로 진행됐다.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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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실험을 결합하여 생체시계의 역설 규명
수학과 실험을 결합한 융합연구를 통해 생체시계가 안정적 리듬을 유지하면서도 환경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원리가 밝혀졌다.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가 이끄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과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연구팀, 그리고 아주대 의과대학 뇌과학과 김은영 교수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초파리 뇌의 생체시계 뉴런들의 생체시계 작동원리를 분석했다. 생체시계(Circadian clock)는 생명체가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아갈 수 있도록 행동과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생체시계는 밤 9시경이 되면 뇌에서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유발해 일정 시간이 되면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우리 운동 능력이나 학습 능력에 이르는 거의 모든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따라서, 평소에는 일정한 시간을 안정적으로 몸에 제시하면서, 동시에 계절 변화에 따른 낮밤의 길이 변화나 해외여행으로 인한 시차 등 환경변화가 생겼을 때는 새로운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해서 변화한 시간을 몸에 제시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유지하는 생체시계의 역설적인 성질의 원리는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초파리 생체시계 뉴런들의 경우, 마스터 뉴런(master neuron)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빛 정보를 취합하여 시간 정보를 슬레이브 뉴런(slave neuron)에 전달하면, 이에 맞춰 슬레이브 뉴런이 일주기 행동을 조절하는 계층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뉴런의 생체시계는 동일한 원리로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영, 제프리 홀 그리고 마이클 로스바쉬 교수는 PER 단백질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PER 유전자의 전사를 일정 시간에 스스로 억제하는 음성피드백 루프를 통해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만드는 것이 생체시계의 핵심 원리임을 밝혔다. 연구진은 초파리에서 CLK에 변이가 생겼을 때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에서 서로 다른 PER변화 양상이 나타나는 것에 착안하여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이 만들어내는 PER 단백질의 변화 양상을 1000여 개 수리 모델을 개발하여 분석한 결과, 마스터 뉴런의 PER이 슬레이브 뉴런의 PER에 비해 빠르게 합성되었다 분해되고 있음을 예측하였다. 이러한 마스터 뉴런의 독특한 성질 덕분에, 평소에 강한 PER 리듬을 생성해서 안정적인 시계 역할을 하다가 외부 환경에 변화가 일어났을 때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음 역시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하였다. 이러한 마스터 뉴런에 관한 수리모델링 예측은 초파리 생체 실험을 통해서도 검증되었다. 김재경 교수는 “모든 세포의 생체시계는 당연히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될 것이란 오래된 믿음이 수학을 이용한 분석 덕분에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며 “수학과 실험을 융합한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였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은영 교수는 “마스터 뉴런 생체시계의 독특한 성질 덕분에 생체시계가 안정성과 유연성이라는 역설적인 성질을 모두 가질 수 있었다”며 “모든 세포의 생체시계가 천편일률적으로 작동하는 대신 자신의 역할에 맞게 다른 작동 방식을 취한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생체시계가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유지하지 못하면 다양한 환경에서 일정한 수면패턴을 유지할 수 없고,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가 발생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찾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민, 권미리, 조은주 박사가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2월 15일 오후 5시(한국시간) 자연과학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IF 11.205)에 게재됐다. * 논문명: Systematic modeling-driven experiments identify distinct molecular clockworks underlying hierarchically organized pacemaker neurons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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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화학 분야의 오랜 난제인 전기 이중층 구조 규명
우리 대학 화학과 김형준 교수 연구팀이 GIST 신소재공학부 최창혁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전기화학 분야의 오랜 난제 중 하나인 전기 이중층 구조를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전기를 화학연료의 형태로 변환 및 저장하는 기술은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미래전략이다. 2019년 리튬이온 배터리의 노벨 화학상 수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기화학 기술은 이러한 지속 가능한 탄소 중립 사회의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코어 기술로 여겨진다. 그러나 전기화학 분야에서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100년 가까운 오래된 난제 중 하나가 있는데, 이는 바로 `전기 이중층'이라 불리는 특별한 액체 구조를 밝혀내는 것이다. 전기 이중층은 전기를 가한 금속 전극 주변에 액체 속의 이온이 쌓이면서 생성되는 특이한 층 구조를 의미한다. 이 구조적 특성에 따라 에너지 변환/저장 성능이 결정되기 때문에, 전기 이중층의 구조를 밝히려는 노력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전기 이중층은 금속 전극과 액체 전해질 사이 계면에 파묻혀 생성되는 나노 크기 정도 공간 속, 물과 이온들의 복잡한 배열을 가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직접 관측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으며 지난 수십 년간 난제의 풀이에 대한 뚜렷한 진보를 이룰 수 없었다. 김형준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 속 디지털 세상에 전기 이중층을 구현해 이러한 실험적 한계를 돌파하고자 했다. 양자 역학 및 분자동역학에 기반한 높은 정확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을 개발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전기 이중층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가상공간에서의 결과는 GIST 최창혁 교수 연구팀이 실제로 실험에서 측정한 전기 이중층의 물리적 특성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지식의 진보를 바탕으로, `주인-손님 화학' (특정 `손님'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주인' 분자의 특이한 화학적 성질을 의미)이라는 특별한 화학 반응을 활용해 전기 이중층 구조를 실제로 제어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했으며, 이를 통해 탄소 저감에 중요한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의 연료화 반응 효율 제어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기화학 분야의 오래된 난제인 전기 이중층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이를 제어해 친환경 전기 에너지의 변환 및 저장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가능성에 첫 단추를 끼웠다ˮ며, 이어 "이번 연구를 시발점으로 연료전지, 배터리, 질소 고정화 등 인류의 생존에 꼭 필요한 신 전기화학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ˮ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대학 화학과 신승재 박사과정 학생과 GIST 신소재공학부 김동현, 배근수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에 1월 10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On the importance of the electric double layer structure in aqueous electrocatalysis)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사업 및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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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브스카이트 LED 소재의 발광 효율 극대화 메커니즘 규명
우리 대학 화학과 김형준 교수 연구팀이 한밭대학교 홍기하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LED 나노 소재에서 일어나는 발광 효율의 향상 원인을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할로겐 페로브스카이트 화합물은 태양 빛을 이용해 높은 효율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에 사용 가능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물질이다. 한편, LED는 태양전지와는 반대로 전기를 이용해서 빛을 방출하는 장치로서 디스플레이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놀랍게도 페로브스카이트는 빛을 전기로 변환시키는 효율뿐 아니라 전기를 빛으로 변환시키는 발광 효율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차세대 LED 소재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본래 `페로브스카이트'는 러시아 과학자 페로브스키의 이름을 딴 광물 결정 구조의 이름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구조가 내부의 뒤틀림 정도에 따라 다양한 상(phase)을 가질 수 있음에 주목했다. LED 소재로 널리 사용되는 CsPbBr3라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결정 구조 내부에 뒤틀림이 존재하는데, 이를 작은 나노 구조로 만들게 되면 이러한 뒤틀림이 최소화된 상이 형성된다. 연구팀은 비단열 양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이러한 결정 구조의 뒤틀림 제어가 발광 효율을 높이기 위한 주요 소재 성질 제어 전략임을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의 소재 결정 구조적 특성과 빛을 발생하는 광 동역학적 특성 사이의 복잡한 상관관계를 규명할 수 있었다ˮ고 말했으며 "추후 이러한 이론 기초 연구를 더욱 확장해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상 제어를 통한 발광 효율 극대화 전략을 도출해내어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고효율 LED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ˮ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하윤후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에 지난해 12월 27일 字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Enhanced Light Emission through Symmetry Engineering of Halide Perovskites).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중견연구사업과 선도연구센터 지원 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으로 진행됐다.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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