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저장·운송 한계 극복한다...KAIST, 차세대 암모니아 연료전지 개발
수소 저장·운송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암모니아가 주목받는 가운데, 우리 대학과 공동 연구팀이 암모니아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안정성을 구현한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차세대 수소경제와 무탄소 발전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배중면 교수는 한국세라믹기술원(KICET, 원장 윤종석) 신태호 박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원장 권이균) 노기민 박사 공동 연구팀과 함께, 암모니아 기반 프로토닉 세라믹 연료전지(PCFC, Protonic Ceramic Fuel Cell·수소 이온을 이동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차세대 고효율 연료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암모니아는 액체 형태로 저장과 운송이 쉬워 차세대 수소 운반체(Energy Carrier·수소를 저장·운반하는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질소(N)와 수소(H)로만 구성돼 있어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대표적인 무탄소 연료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연료전지 내부에서 니켈 기반 소재를 손상시키고 반응 속도를 떨어뜨려 성능 저하와 수명 단축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원소를 혼합해 구조 안정성을 높이는 ‘고엔트로피(High-Entropy·여러 원소를 섞어 소재의 안정성과 성능을 높이는 설계 방식)’ 산화물 촉매와, 구동 과정에서 표면에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금속 나노입자(Nano Particle·나노미터 크기의 초미세 금속 입자)를 결합한 새로운 촉매 구조를 설계했다.
이 촉매는 암모니아 환경에서도 구조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뿐 아니라, 암모니아를 수소로 분해하는 반응을 효과적으로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FT, Density Functional Theory·원자 수준에서 반응 메커니즘을 계산하는 시뮬레이션 기법) 분석을 통해 고엔트로피 산화물 구조가 암모니아 분해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을 낮추고 금속 입자 형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특히 촉매 표면에 스스로 형성된 금속 합금 나노입자는 단일 금속 촉매보다 훨씬 높은 촉매 활성을 보였다. 이를 적용한 연료전지는 700℃에서 단위면적(1㎠)당 2.04W의 최대 출력밀도를 기록했다. 이는 손톱 크기 면적에서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로, 수소 이온(Proton·양성자)을 이동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암모니아 기반 프로토닉 세라믹 연료전지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또한 600℃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255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기존 촉매에서 나타나던 성능 열화(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 문제도 크게 개선했다.
이강택 교수는 “고엔트로피 산화물과 합금 나노입자의 시너지 구조를 통해 암모니아 연료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향상시켰다”며 “이번 연구는 암모니아 기반 무탄소 발전 기술과 차세대 수소 에너지 시스템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기계공학과 김동연 박사, 한국세라믹기술원 박동재 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정인철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Nano-Micro Letters(IF: 36.3)에 4월 17일 게재됐다.
※ 논문명 : Entropy-Modulated Oxide–Metal Catalyst Architectures for Direct Ammonia Protonic Ceramic Fuel Cells, DOI :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40820-026-02194-9
※ 논문명 : Entropy-Modulated Oxide–Metal Catalyst Architectures for Direct Ammonia Protonic Ceramic Fuel Cells, DOI :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40820-026-02194-9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과학기술원 InnoCORE 사업,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봉지재 없이 고효율·안정성 한계 동시 극복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
우리 대학 이정용 교수 연구팀이 봉지재 없이도 고온·고습 환경을 견디는 27%급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현했다. 차세대 고효율 박막 태양전지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꼽혀온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해결한 성과로, 향후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이동형 전원, 우주항공용 전원 등 다양한 미래 에너지 플랫폼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이정용 교수 연구팀이 물리학과 이상민 교수 연구팀, 고려대학교 곽상규 교수 연구팀과 함께 유기 고분자의 에너지 준위 설계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유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전자구조와 전하 전달 경로를 제어하고, 봉지재 없이도 고효율·고안정성을 구현하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핵심연구, 초고성능컴퓨팅 활용 고도화 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2026년 5월 18일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광전 변환 효율이 높고 가벼워 차세대 전지로 꼽히지만, 수분과 열에 취약해 장시간 안정적인 작동이 어려워 문제 해결을 위해 봉지재를 사용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 하이브리드 구조에서 유기 고분자를 사용할 경우 전하 이동이 원활하기 못해 정공이 축적되고, 실제 소자 작동 전압에서 ‘S자형 전류-전압 왜곡’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3차원 다중물리 모사와 초고속 분광 분석으로 이러한 현상이 성능 저하의 핵심 원인임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깊은 에너지 준위를 갖는 ‘PM1’ 유기 고분자를 도입했다.
PM1은 전하가 특정 계면에 쌓이지 않고 단계적으로 이동하도록 에너지 흐름을 정렬해 S자형 왜곡을 제거했으며, 최고 효율 27.18%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인 효율 26.71%를 달성했다.
PM1 기반 층은 근적외선 흡수와 전하 이동을 돕고, 외부 수분 침투를 차단하는 보호층 역할도 수행해, 봉지재 없이 85°C·85% 상대습도 조건에서 3,000시간 후에도 초기 효율의 95% 이상을 유지했다.
아레니우스 모델을 통한 예측 결과, 상온(25℃) 기준 T80(초기 효율의 80%에 도달하는 시간)이 35,590시간으로 환산돼 봉지재 없이도 약 4년급의 장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연구책임자인 이정용 교수는 “이번 성과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안정성 간의 상충 관계를 새로운 전자구조 설계로 극복한 것으로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제1저자인 이민호 박사는 “기존 태양전지 구조에서 효율이 제한되는 원인을 실제 작동 중 전하 흐름 관점에서 규명하고 이를 전자구조 설계로 해결했다”라고 부연했다.
KAIST-한화솔루션, 석유 유래 나프타 대체할 ‘친환경 바이오 플랫폼’ 구축
우리 대학은 KAIST-한화솔루션 미래기술연구소가 한화솔루션과 손잡고 폐자원을 활용해 플라스틱과 섬유용 친환경 원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 기술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으로 대체 원료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성과는 자원 공급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한 미래형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 기술은 바이오디젤 생산 공정에서 버려지는 부산물인 ‘글리세롤’을 원료로 삼는다. 버려지는 폐자원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하기 위해 플라스틱과 화장품의 핵심 소재인 ‘1,3-프로판디올(1,3-PDO)’을 생산하는 고효율 미생물을 개발하고 발효 공정을 최적화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연구팀은 실험실 규모를 넘어 대형 공장 설비 적용에 앞서 시험 생산이 되는 300L 규모의 파일럿 공정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연구실의 성과가 실제 공장에서도 똑같이 재현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으로 기술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미생물의 대사 과정을 사전에 설계하는 ‘디지털 설계 기술’과 항생제 없이도 안정적으로 원료를 뽑아내는 ‘무항생제 공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생산 비용은 낮추고 환경 규제 리스크를 줄이며 친환경 가치를 극대화했다.
이번 성과는 2015년 11월 첫 발을 뗀 양측의 협력이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흔들림 없이 이어져 온 값진 결실이다. 이는 KAIST의 독보적인 학술적 역량과 한화솔루션의 탄탄한 사업화 역량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일궈낸 산학 협력의 대표적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다. 또한 본 연구는 KAIST와 한화솔루션 연구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행됐다.
이번 친환경 바이오 플랫폼 연구를 통해 총 6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13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엔지니어링(Nature Chemical Engineering) 5월 12일 자에 게재됐으며, 5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될 예정이다. 표지논문은 해당 호를 대표하는 연구 성과에만 선정되는 만큼, 이번 연구의 학문적 중요성과 파급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논문명: High-titer, antibiotic-free, pilot-scale production of 1,3-propanediol by engineered Corynebacterium, DOI: 10.1038/s44286-026-00389-w
※ 저자: 조재성(KAIST, 제1저자), 신디 프리시리아 수르야 프라보워 박사(Cindy Pricilia Surya Prabowo)(KAIST, 제1저자), 한태희 박사(KAIST), 문천우(KAIST), 고유성(KAIST), 조창희 박사(한화솔루션), 김제웅(KAIST), 김원준 박사(한화솔루션), 방현배 박사(한화솔루션), 이재은(KAIST), 기민정(KAIST), 장남진 박사(한화솔루션), 이상엽(KAIST, 교신저자)
한화솔루션 김정대 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바이오 기반 원료를 활용해 기존 석유화학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지속가능한 화학소재 생산과 산업 적용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 기반의 화학물질 생산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산업 규모로 충분히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화학소재를 더욱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식물이 플레이하는 게임’ 연구로 HCI 최고학회 최우수논문상 수상
식물이 스스로 게임 속 캐릭터를 변화시키고 인간은 이를 관찰하며 교감하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게임이 등장했다.
우리 대학은 산업디자인학과 이창희 교수 연구팀이 식물을 단순한 장식이나 센서가 아닌 ‘상호작용의 주체’로 활용한 연구로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ACM CHI 2026에서 최우수논문상(Best Paper Award)을 수상했다고 15일 밝혔다.
ACM(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컴퓨팅 기계 협회) CHI(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2026은 지난 4월 13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됐다. CHI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 학술대회 중 하나다.
최우수논문상(Best Paper Award)은 전체 제출 논문 가운데 상위 약 1%에만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특히 올해 학회에는 총 6,730편의 논문이 제출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이번 수상은 KAIST 연구진의 세계적 연구 경쟁력을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된다.
이창희 교수팀은 ‘식물이 게임을 한다면(When Plants Play: Rethinking Plant Materiality in Digital Games)’이라는 논문을 통해 식물이 디지털 게임에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 방식을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식물을 단순한 센서나 장식 요소로 활용하는 기존 방식을 넘어, 식물의 상태 변화가 게임 진행에 직접 영향을 주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식물의 생체 신호와 환경 데이터, 일주기 리듬(낮과 밤에 따라 반복되는 생체 변화) 등을 게임에 반영해 식물 상태에 따라 게임 속 캐릭터가 변화하도록 구현했다. 이용자는 게임을 직접 조작하기보다 식물의 변화와 반응을 관찰하고 해석하는 방식으로 게임에 참여한다.
식물은 성장 과정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의 캐릭터와 변화를 만들어내며, 이러한 변화는 식물 고유의 성장 방식과 변화 속도를 반영한다.
연구팀은 실제 전시 환경에서 사용자 연구를 수행한 결과, 참가자들이 식물의 느리고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를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확인했다. 특히 식물과 게임 속 가상 캐릭터에 정서적으로 몰입하고 공감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는 식물을 단순한 관찰 대상이 아니라 함께 상호작용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로 이어졌다.
이번 연구는 인간 중심의 디지털 상호작용에서 벗어나, 식물과 같은 비인간 존재와의 새로운 상호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창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식물과 같은 비인간 존재를 하나의 행위 주체로 보고 새로운 상호작용 방식을 탐색한 시도”라며 “우리 사회는 정서적 유대와 공감을 중시하는 ‘어태치먼트 이코노미(attachment economy)’로 확장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인간뿐 아니라 AI, 로봇, 동물, 식물 등 다양한 비인간 존재와의 교감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이러한 새로운 상호작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윤지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이창희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ACM 디지털 자료관(ACM Digital Library)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논문명: When Plants Play: Rethinking Plant Materiality in Digital Games
※ DOI: https://doi.org/10.1145/3772318.3791373
한편, 본 연구는 브레인코리아(BK2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당뇨발 절단 공포 끝...실시간 진단 ‘스마트 드레싱 패치’ 개발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당뇨성 궤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합병증이다. 공동연구진이 상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드레싱 패치’를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박인규 석좌교수 연구팀이 국립한밭대학교(총장 오용준) 하지환 교수,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 정준호 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총장 토머스 F. 로젠바움(Thomas F. Rosenbaum)) 웨이 가오(Wei Gao)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당뇨성 궤양 관리를 위한 ‘무선·무전원 기반 광전자 다중 모달 센서 패치’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패치는 여러 생체 정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광전자(optoelectronic·빛과 전기 신호를 함께 활용하는 기술) 센서와 기능성 드레싱을 결합한 형태다. 상처 부위의 포도당 농도, 산성도(pH·수소 이온 농도를 나타내는 지표), 온도 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환자 스스로 스마트폰으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기장을 이용해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섬유를 만드는 전기방사(Electrospinning) 공법으로 기능성 나노섬유 드레싱을 제작했다. 이 드레싱은 당뇨발 환부에서 나타나는 포도당 증가와 산성도 변화에 반응해 색상이 변한다.
즉, 상처 상태가 악화되면 드레싱 색이 달라져 위험 신호를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조직 괴사로 이어질 수 있는 이상 징후를 비침습적(non-invasive·피부를 절개하거나 채혈하지 않는 방식)으로 감지하고 장기간 추적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여기에 광전자 시스템을 결합해 진단 정확도를 높였다. 패치에 내장된 발광다이오드(LED·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반도체 소자)와 빛을 감지하는 반도체 센서인 포토다이오드(Photodiode)가 드레싱의 색 변화를 빛의 반사율로 측정한 뒤 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한다.
이는 일반 카메라 촬영 방식보다 주변 조명 변화 영향을 덜 받아 더욱 정확하고 안정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
특히 해당 패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Near Field Communication·짧은 거리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무선 통신 기술) 기반 유연 회로를 적용해 별도의 배터리 없이 작동한다. 스마트폰을 센서 가까이 대면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아 작동하며, 측정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즉, 환자와 의료진은 별도의 복잡한 장비 없이 스마트폰 앱만으로 상처 상태를 즉시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눈으로 확인 가능한 직관적 신호와 정량적 전자 데이터를 동시에 제공하면서도 환자에게 신체적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높다. 또한 반복적인 채혈 없이 상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당뇨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인규 석좌교수는 “매일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야 하는 당뇨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한 연구가 합병증의 선제적 진단 기술로 이어졌다”며 “이번 기술은 향후 당뇨뿐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의 무채혈 진단 기술로 확장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조석주 박사와 국립한밭대학교 하지환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에 2026년 3월 26일 게재됐다. 또한 해당 학술지의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Wireless, Battery-Free, Optoelectronic, Multi-Modal Sensor Integrated With Colorimetric Dressing for Diabetic Ulcer Management, DOI: 10.1002/adfm.202532167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알키미스트 사업 및 대전 RISE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밤길 물웅덩이도 척척 인식”...KAIST, 자율주행 ‘눈’의 한계 넘었다
어두운 도로 위 물과 아스팔트를 구분하지 못하던 기존 센서의 한계를 넘어, 자율주행과 의료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기술이 등장했다. 우리 대학 연구팀이 빛의 ‘방향’까지 읽고 스스로 반응을 바꾸는 차세대 편광 센서를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서준기 교수 연구팀이 빛의 특정방향으로 진동하는 성질인 ‘편광(polarization)’정보를 활용해 스스로 최적 상태를 찾아 동작을 조절하는 ‘자기 재구성(self-reconfigurable)’편광 센서 배열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방대한 정보를 적은 에너지로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비전 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이미지 센서는 빛의 밝기 정보만을 감지하는 데 그쳐 물체의 방향성이나 표면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빛의 진동 방향까지 함께 인식할 수 있는 ‘편광’ 기반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텔루륨(Te)과 이황화레늄(ReS₂)이라는 서로 다른 두 물질을 결합해 새로운 기능을 구현한 ‘이종구조(heterostructure)’를 활용해, 결정 방향에 따라 빛에 대한 반응이 달라지는 특성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두 물질을 서로 교차하도록 정밀하게 쌓기 위해 연구팀은 원자층 단위로 물질을 정밀하게 쌓아 결정 구조를 제어하는 공정인 ‘에피택셜 원자층 증착(Epitaxial Atomic Layer Deposition)’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두 물질의 결정 구조가 정확히 맞물리도록 구현함으로써, 기존 대비 높은 재현성과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했다.
이 구조에서는 빛이 조사될 때 물질 경계에서 전하 이동 및 포획(interfacial carrier transfer & trapping, 전자가 이동하거나 특정 위치에 머무르는 현상)이 발생하며, 그 결과 빛의 세기, 파장, 방향 등 조건에 따라 전류 방향이 뒤집히는 광반응인 ‘양극성 광응답(bipolar photoresponse)’이 나타난다. 특히 외부 전기 신호 없이도 빛만으로 센서의 동작 상태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 기술은 센서 자체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인-센서 컴퓨팅(in-sensor computing) 구조에 적용될 수 있어, 복잡한 연산 과정 없이도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다차원 광학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실제 실험에서는 움직이는 물체 인식에서 95%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기록하며, 자율주행 및 의료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서준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편광 정보를 활용해 보다 풍부한 시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인공지능 비전 기술의 새로운 기반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저전력·고효율 AI 시스템 구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웬슈안 주(Wenxuan Zhu, 박사후 연구원)와 김창환(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서준기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센서스(Nature Sensors)에 4월 14일 자로 게재됐다.
※ 논문명: Self-reconfigurable polarization perception in dual-anisotropy heterostructures for high-dimensional in-sensor computing, DOI: https://doi.org/10.1038/s44460-026-00057-9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의 PIM 인공지능반도체 핵심기술개발(소자) 사업과 개인기초연구사업 및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사업의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리튬 금속 배터리 ‘망가지는 순간’ 첫 포착...전기차 주행거리 늘릴 핵심 단서
전기차 주행거리와 배터리 수명을 동시에 늘릴 수 있는 핵심 단서가 나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리튬 금속 배터리의 열화가 시작되는 순간을 나노 수준(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 분의 1)에서 직접 관찰하며, 성능 저하의 근본 원인을 밝혀냈다.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길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배터리 핵심 부품인 리튬 금속 음극(Lithium Metal Anode)의 열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리튬 금속은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월등히 높아 ‘꿈의 배터리 소재’로 불리지만, 충·방전을 반복할수록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혀왔다. 특히 리튬이 불규칙하게 쌓이거나 떨어져 나가며 전기적으로 단절된 ‘죽은 리튬(dead lithium)’이 형성되면 배터리 성능 저하는 물론 안전성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배터리 내부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실시간 전기화학 원자힘현미경(in situ EC-AFM)을 활용해 리튬이 쌓이고(도금) 사라지는(탈리) 전 과정을 직접 추적했다. 그 결과, 리튬 반응이 표면 전체에서 균일하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위치에서 선택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표면이 거칠거나 구멍이 많은 다공성(porous) 영역에서는 리튬이 떨어져 나갈 때 빈 공간이 쉽게 형성됐고, 이로 인해 리튬이 전기적으로 고립되는 ‘죽은 리튬’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배터리 성능을 급격히 저하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번 연구는 리튬 금속 배터리가 어디에서, 어떻게 손상되는지를 실험적으로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더 나아가 리튬이 처음 형성되는 ‘초기 표면 형상(initial morphology)’이 배터리의 장기 수명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임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향후 리튬이 형성되는 표면을 균일하고 정밀하게 제어할 경우, 배터리 수명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주행거리 증가와 장수명 배터리 개발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설계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홍승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배터리 성능 저하의 원인을 나노 수준에서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보다 오래가고 안전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과 김성현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신소재·화학·화학공학 분야의 국제적 권위 학술지인 ‘에이시에스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2026년 2월 24일자로 게재되었고,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다.
※ 논문 제목: Spatially Selective Lithium Plating and Stripping in Lithium Metal Anodes, DOI: https://doi.org/10.1021/acsenergylett.6c00122
한편, 본 연구는 LG에너지솔루션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미래개척융합과학기술개발사업(RS-2023-00247245)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복잡할수록 더 잘 만들어진다’ 나노입자의 역설 최초 규명
“복잡할수록 더 잘 만들어진다.”
나노소재 분야의 오랜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러 금속을 섞으면 오히려 구조가 망가진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복잡한 조성이 더 균일한 나노입자(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 분의 1 수준의 매우 작은 입자)를 만든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지며 차세대 에너지·촉매 기술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석좌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마테오 카르넬로(Matteo Cargnello) 교수팀과 공동으로, 여러 금속을 섞을수록 오히려 더 균일한 나노입자가 형성되는 ‘역설적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나노입자는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활용되며, 최근에는 성능 향상을 위해 여러 금속을 섞는 ‘다성분(multimetallic)’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구성 원소가 많아질수록 각 원소의 반응 속도가 달라 입자의 크기와 모양이 들쭉날쭉해지는 문제가 발생해, 정밀 제어가 어려운 대표적인 난제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단서로, 금속 원소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입자의 성분이 한 방향으로 모이며 더 균일해지는 ‘성분 집중(Composition-focusing, 여러 금속이 섞일수록 특정 조성으로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서로 다른 금속 원자들이 경쟁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먼저 자리 잡은 원자가 이후 들어오는 원자가 더 쉽게 붙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원자들이 무작위로 섞이는 것이 아니라, 층층이 질서 있게 쌓이며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즉, 그동안 나노소재 합성에서 문제로 여겨졌던 복잡한 화학 반응 환경이 오히려 원자들이 정돈된 구조를 이루도록 돕는다는 새로운 원리가 밝혀진 것이다. 이는 여러 금속이 섞인 복잡한 나노소재도 원하는 형태로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실제로 검증하기 위해 5가지 금속이 포함된 다성분(여러 금속이 섞인) 나노입자 촉매를 제작했다. 그 결과,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반응에서, 암모니아가 쉽게 분해되지 않아 높은 온도와 빠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촉매가 필수적인 가운데, 현재 산업 현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준 재료인 루테늄(Ru) 촉매보다 약 4배 높은 효율을 보였다.
정희태 KAIST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입자 합성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역설적 현상’을 발견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원리를 활용하면 원하는 성능에 맞춰 금속 조성을 설계할 수 있어, 수소 생산, 이산화탄소 전환 등 에너지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고성능 촉매와 친환경 에너지 소재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윤지수 박사과정생과 스탠퍼드대학교 오진원(Jinwon Oh)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KAIST 정희태 석좌교수와 스탠퍼드대학교 마테오 카르넬로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끌었다. BASF(Badische Anilin- & Soda-Fabrik)와 서울대학교도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5월 7일 게재됐다.
※ 논문명: Competitive reactivity drives size- and composition-focusing in multimetallic nanocrystals
※ DOI: 10.1126/science.aea804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인력양성사업,’ 그리고 BAS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수천 년 걸리던 컴퓨터 난제를 반도체로 푼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 수천 년이 걸리는 ‘조합 최적화 문제(가능한 모든 경우 중 가장 효율적인 답을 찾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KAIST 연구진이 기존 실리콘 공정만으로 구현 가능한 연산 하드웨어를 개발해, 별도 설비 없이 바로 생산·적용 가능한 전환점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물류, 금융, 반도체 설계 등 다양한 산업에서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양규 교수와 김상현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기존 실리콘 반도체 공정만을 활용해 차세대 최적화 전용 하드웨어인 ‘오실레이터 기반 아이징 머신(Oscillatory Ising Machine, 여러 진동 소자가 상호작용하며 최적 해를 찾아내는 특수 목적형 컴퓨터)’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오실레이터(일정한 주기로 신호를 반복하는 진동 소자)’다. 여러 개의 오실레이터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박자를 맞추는 과정에서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가장 안정적인 상태에 도달하고, 이 과정에서 최적의 해를 찾아낸다.
기존 아이징 머신은 오실레이터 간 미세한 주파수 편차(각 소자의 진동 속도 차이)를 정밀하게 제어하기 어렵고, 소자 간 연결도 제한적이어서 복잡한 문제를 푸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오실레이터와 이를 연결하는 커플러(Coupler, 소자 간 상호작용의 강도를 조절하는 장치)를 모두 단일 실리콘 트랜지스터(반도체의 기본 스위치 소자)로 구현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오실레이터 간 주파수 편차를 줄여 안정적인 동기화(여러 신호가 같은 리듬으로 맞춰지는 상태)를 가능하게 했으며, 커플러를 이용해 다중 상태 커플링(연결 강도를 여러 단계로 조절하는 방식)을 구현함으로써 문제의 가중치(각 조건의 중요도)를 보다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아이징 모델의 표현력과 해 탐색 성능을 동시에 크게 향상시켰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활용해 대표적인 조합 최적화 문제인 ‘최대 절단(Max-Cut, 네트워크를 두 그룹으로 나눌 때 연결을 최대화하는 문제)’ 해결에 성공했다.
이 문제는 물류 경로 최적화, 금융 포트폴리오 구성, 반도체 회로 배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특수 소재나 비표준 공정 없이, 현재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하는 CMOS* 공정을 그대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기술은 별도의 설비 투자 없이도 기존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대량 생산과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CMOS(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상보형 금속산화물 반도체): 현대 반도체 제조의 가장 표준이 되는 공정 기술로 전력 소모가 매우 적고 열이 많이 나지 않아 스마트폰, 컴퓨터의 CPU 등 거의 모든 디지털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을 만드는 데 사용
최양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실레이터와 커플러를 모두 실리콘 소자로 구현해 확장성과 정밀도를 동시에 확보한 아이징 머신 하드웨어”라며, “반도체 설계 자동화, 통신 네트워크 최적화, 자원 분배 등 대규모 조합 최적화가 필요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윤성윤 박사과정과 김준표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3월 27일자로 게재되며 그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 논문명: Scalable Ising machine composed entirely of Si transistors, DOI: 10.1126/sciadv.adz238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 PIM인공지능반도체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빛이 곧 열쇠가 된다’ 신개념 홀로그램 기술 개발...복제 어려운 보안 구현
빛의 움직임을 ‘열쇠’처럼 활용해, 특정 조건에서만 정보가 드러나는 신개념 홀로그램(빛의 정보를 이용해 물체가 실제로 있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 광통신과 보안 기술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으로 주목된다.
신소재공학과 신종화 교수 연구팀이 빛의 ‘총 각운동량(Total Angular Momentum, TAM)*’을 정보 선택의 핵심 열쇠로 활용해, 입사하는 빛의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차세대 벡터 홀로그램 메타표면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총 각운동량(TAM): 빛의 진동 방향(편광)과 회전(꼬임) 성질을 함께 나타내는 물리량으로, 이를 통해 빛의 상태에 따라 세기와 편광 분포가 달라지는 정밀한 입체 영상을 구현할 수 있음
기존에는 빛의 진동 방향을 의미하는 ‘편광’이나, 빛이 나선형으로 꼬이며 진행하는 성질인 ‘궤도 각운동량(Orbital Angular Momentum, OAM)’을 각각 활용하는 연구는 활발히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성질을 하나의 소자에서 서로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것은 광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난제로 여겨져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작은 나노 구조물을 정밀하게 설계해 두 층으로 쌓은 ‘이중층(Bi-layer) 메타표면’을 구현했다. 메타표면은 빛의 진행 방향과 성질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된 초미세 인공 구조 기반의 광학 소자다.
이 소자는 빛의 편광과 꼬임 정도가 결합된 ‘총 각운동량(TAM)’을 마치 복잡한 암호 열쇠처럼 활용한다. 즉, 특정한 방식으로 진동하고 특정한 횟수만큼 꼬인 빛이 들어올 때만 소자가 반응해 숨겨진 정보를 재현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겉으로는 동일해 보이는 빛이라도, 정해진 ‘빛의 열쇠’가 없으면 정보를 읽을 수 없어 높은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빛의 꼬임 상태(OAM)는 이론적으로 매우 다양한 값을 가질 수 있어, 하나의 빛에 실을 수 있는 정보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하는 초고용량 광통신 기술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순한 입체 영상 구현을 넘어, 영상의 각 지점마다 빛의 진동 방향(편광)까지 정밀하게 제어하는 ‘벡터 홀로그램’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벡터 홀로그램은 빛의 세기뿐 아니라 방향 정보까지 포함해 표현하는 고차원 홀로그램 기술이다.
이번 성과는 그동안 물리적으로 분리하기 어려웠던 빛의 두 가지 핵심 성질(편광과 꼬임)을 하나의 소자에서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실감형 홀로그램, 스마트 글래스,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기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뿐 아니라, 복제가 어려운 보안 라벨과 초고속 광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종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빛의 핵심 성질인 편광과 꼬임을 하나의 독립적인 정보 키로 결합해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복제 어려운 보안 시스템과 초고속·초고용량 광학 통신 기술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준교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3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Arbitrary Total Angular Momentum Vectorial Holography Using Bi-Layer Metasurfaces, DOI: 10.1002/adma.202519106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및 ‘집단연구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전자부품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버려진 낙엽이 ‘분해되는 농업용 필름’으로 변신
매년 버려지던 낙엽이 농촌의 골칫거리인 폐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으로 탈바꿈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낙엽으로 만든 생분해성 농업용 비닐을 개발해, 토양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기존 플라스틱 비닐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건설및환경공학과 명재욱 교수 연구팀이 캠퍼스와 대전 갑천 인근에서 수거한 낙엽을 활용해, 땅속에서 분해되는 친환경 농업용 멀칭 필름(mulch film·토양을 덮어 잡초를 억제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농업용 비닐)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쓸모없이 버려지던 비식용 바이오매스(non-edible biomass·식량으로 사용되지 않는 식물성 자원)인 낙엽을 고부가가치 기능성 소재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농업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멀칭 필름은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고 토양의 수분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자재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필름은 대부분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석유 기반의 대표적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사용 후 수거가 어렵고, 토양에 남은 잔여물이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플라스틱 입자)으로 변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낙엽에서 핵심 성분을 추출하기 위해 구연산(Citric acid)과 염화콜린(Choline chloride)을 혼합한 수화 심층공융용매(Hydrated Deep Eutectic Solvent, DES·친환경적이며 독성이 낮은 특수 용매)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식물 세포벽에서 얻을 수 있는 나노셀룰로오스(Nanocellulose·강도가 높고 친환경적인 식물 유래 나노섬유)를 추출하고, 생분해성 고분자인 폴리비닐알코올(Polyvinyl alcohol, PVA·물에 녹고 자연 분해가 가능한 고분자 소재)과 결합해 복합 필름을 제작했다. 특히 모든 제조 공정을 유해한 유기용매 대신 물을 기반으로 수행해 친환경성을 더욱 높였다.
이렇게 개발된 ‘낙엽 필름’은 실제 농업 환경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보였다. 실험 결과, 자외선(UVA·UVB)을 효과적으로 차단했으며 토양의 수분 손실을 14일 동안 약 5% 수준으로 억제하는 보습 성능을 나타냈다. 또한 이 필름을 적용해 재배한 호밀풀은 필름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더 우수한 생장 상태를 보였다.
생분해 성능 역시 확인됐다. 토양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개발된 필름은 약 115일 만에 34.4%가 분해되며 기존 생분해 필름보다 빠른 분해 속도를 보였다. 또한 분해 과정에서 식물 독성(plant toxicity·식물의 발아나 성장에 미치는 유해 영향)이 나타나지 않아, 호밀풀과 다채의 발아 및 초기 생장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재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낙엽을 단순히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농업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식량 자원과 경쟁하지 않는 낙엽과 물 기반 공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용 플라스틱 대체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건설및환경공학과 팜 탄 쭝 닌(Pham Thanh Trung Ninh)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화학 및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에 2026년 2월 6일자로 게재됐고, 저널 커버 논문(inside 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 All-water-based fabrication of biodegradable mulch films from dead leaves via complex hydrogen-bonded networks, DOI: 10.1039/d5gc06616f
(저자 정보 : Pham Thanh Trung Ninh (KAIST, 제1 저자), 최신형(KAIST), 조용준(KAIST), 문호성(KAIST), 명재욱(KAIST, 교신저자) 총 5명)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사업과 KAIST 그랜드 챌린지 30 사업 (Grand Challenge 30 사업) 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유전자 가위 ‘속도’ 조절로 여러 바이러스·변이 동시 식별
감염병 확산이 빨라질수록, 여러 바이러스를 한 번에 정확히 구별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 대학과 국제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의 ‘속도’를 설계해 다양한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판별하는 새로운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복잡한 검사 과정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감염병을 동시에 판별할 수 있어, 신종 감염병 대응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손성민 교수 연구팀이 미국 UC 버클리(UC Berkeley), 글래드스톤 연구소(Gladstone Institutes) 연구진과 손잡고,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를 활용해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리보핵산(이하 RNA)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이 활용한 무기는 Cas13이라 불리는 유전자 가위 단백질이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찾아 잘라내는 단백질로, 목표를 인식하면 활성화되는 특징을 가진다. Cas13은 특히 RNA를 표적으로 하며, 목표 RNA를 찾으면 주변 RNA를 자르면서 형광 신호를 발생시킨다.
기존 기술은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하기 위해 서로 다른 유전자 가위나 다양한 색의 형광 물질을 사용해야 해 구조가 복잡하고 실제 현장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여기서 발상을 전환했다. 유전자 가위가 목표물과 결합할 때,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가위질’을 하는 속도가 제각각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아주 작은 물방울(droplet) 안에서 단일 분자 단위로 관찰한 결과, 가이드 RNA와 표적 RNA의 조합에 따라 고유한 반응 속도 패턴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이드 RNA는 유전자 가위가 어떤 목표를 찾을지 안내하는 ‘위치 정보’ 역할을 하는 RNA 분자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반응 속도 차이를 ‘바코드’처럼 활용하는 ‘키네틱 바코딩(kinetic barcoding)’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반응 속도를 일종의 신호 패턴으로 읽어 서로 다른 바이러스를 구별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통해 단 하나의 유전자 가위만으로도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가이드 RNA 설계를 조정하면 유전자 가위질 속도를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매우 다양한 바이러스를 동시에 판별할 수 있는 확장성도 확보했다.
검사 과정 역시 크게 단순화됐다. 기존 방식에서는 RNA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 DNA로 변환하는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 과정이 필요했지만, 이번 기술은 RNA를 그대로 직접 검출할 수 있다. 역전사는 RNA를 DNA로 바꾸는 과정으로, 검사 시간을 늘리고 절차를 복잡하게 만드는 단계다.
실제 임상 샘플을 테스트한 결과,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와 SARS-CoV-2 변이를 한 번의 반응만으로 정확하게 구분해내는 데 성공했다.
손성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는 것을 넘어,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라는 새로운 정보를 진단에 활용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감염병을 현장에서 한 번에 진단하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손성민 교수가 제1 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바이오공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2026년 3월 31일 게재됐다.
※ 논문명 : Programmable kinetic barcoding for multiplexed RNA detection with Cas13a, DOI: 10.1038/s41551-026-01642-6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의 신임교수 정착연구비의 지원과 미국 국립보건원(NIH/NIAID)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