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곳만 쏙쏙 도핑… 손상 없이 성능 ‘260배’ 끌어올렸다
2차원 반도체 원자층을 완벽히 보호하면서도 저전압 구동 성능을 최대 260배까지 끌어올린 혁신적인 도핑 공정 기술이 개발됐다.
우리 대학 최성율·김용훈·강기범 교수 공동연구팀이 초박막 이중 보호층을 활용해 이황화몰리브덴(MoS2) 2차원 반도체*를 보호하면서 필요한 영역에 선택적으로 고농도 전자 도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이황화몰리브덴(MoS2) 2차원 반도체 : 몰리브덴(Mo) 원자 하나와 황(S) 원자 두 개가 결합하여 층상 구조를 이루는 대표적인 2차원 전이금속 반도체 소재.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 개발사업과 중견연구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8월 1일 게재됐다.
원자 한 층 수준으로 극도로 얇은 2차원 반도체는 소자를 미세화하더라도 우수한 전기적 제어력을 유지할 수 있어, 기존 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저항을 낮추는 필수 도핑 과정에서 기존 방식을 적용하면, 높은 에너지 입자에 의해 원자층 결정 구조가 파괴되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2차원 반도체의 상용화를 위해선 정교한 원자 구조를 보존하면서도 원하는 영역만 선택적으로 도핑하는 혁신적 공정 기술의 개발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두께가 2nm에 불과한 두 종류의 초박막을 쌓은 이중 보호층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보호층은 플라즈마의 강한 물리적 충격은 튕겨내 방어하면서도, 도핑에 필요한 반응 물질(NHx 활성종*)만 쏙 통과시키는 ‘화학 필터’ 역할을 한다. 그 결과 반도체의 결정 구조는 깨끗하게 보존하면서도 전자 농도를 크게 높여 접촉저항을 32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출 수 있었다.
* NHx 활성종(Reactive NHx species) : 질소(N) 하나에 수소(H)가 x개(1개 또는 2개 등) 결합하여 화학 반응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의 분자 조각(라디칼 또는 이온)을 의미한다.
특히 전자가 지나가는 길목 중 저항이 문제가 되는 특정 위치만 핀셋으로 집어내듯 선택 도핑하는 ‘영역 선택적 저항 제어’를 구현, 아주 낮은 전압에서도 전류 흐름을 최대 260배나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2차원 반도체의 결정성을 보존하면서 필요한 영역의 저항만 선택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되며, 향후 초미세 저전력 논리소자, 모놀리식 3차원 반도체* 및 2차원 CMOS**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모놀리식 3차원 반도체: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만들어 위로 쌓아 올리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하나의 실리콘 웨이퍼 위에서 층(Layer)을 직접 차례대로 쌓아가며 소자를 연속으로 제조하는 3차원 집적 기술.
** 2차원 CMOS(2D 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 원자 한 층 두께의 2차원 나노소재로 구현한 차세대 반도체 회로 기술
최성율 교수는 “실제 반도체 제조공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도핑 균일성 검증, 공정시간 단축, 극도로 미세화된 소자에서의 도핑 영역 제어 등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파란 소파 찾아가”…말 알아듣고 스스로 길 찾는 로봇, 국제대회 1·2위
“파란 소파를 찾아가.” 처음 들어간 건물에서도 사람의 말 한마디를 알아듣고 스스로 길을 찾은 뒤, 제대로 도착했는지까지 확인하는 로봇 기술이 국제 대회에서 잇달아 상위권에 올랐다. 우리 대학 연구팀은 로봇이 길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자신의 판단이 맞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명현 교수 미래도시 로봇연구실 연구팀이 세계적인 컴퓨터비전 학술대회 ECCV 2026(European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과 로보틱스 학술대회 RSS 2026(Robotics: Science and Systems)에서 열린 국제 챌린지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고 16일 밝혔다.
두 대회는 모두 로봇이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카메라로 주변을 살펴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체화 인공지능(Embodied AI)’ 능력을 겨룬다. 체화 인공지능은 질문에 답하는 AI에서 한발 더 나아가, 로봇이 실제 공간을 보고 판단해 직접 움직이는 기술이다.
먼저 명현 교수 연구팀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박세웅) 필드로봇연구실(실장 최승민)이 구성한 ‘URL-FRRS’ 팀은 지난 9월 9일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ECCV 2026 EMR 워크숍의 ‘VLNVerse 챌린지(Vision-Language Navigation Challenge)’에서 전 세계 112개 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는 “거실에 있는 파란 소파를 찾아가라”처럼 목적지만 알려주거나, “복도 끝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두 번째 문으로 들어가라”처럼 여러 단계의 지시를 주고 로봇이 제대로 목적지를 찾아가는지를 평가한다.
연구팀이 기존 로봇의 실패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의외로 길을 못 찾는 것보다 엉뚱한 곳에서 “도착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목적지를 지나치거나 비슷하게 생긴 다른 방을 목적지로 착각하는 식이다.
연구팀은 이에 로봇이 멈출 때 “여기가 정말 맞나?”라고 스스로 다시 확인하는 ‘CoRe-VLN(Coverage-based Recovery for VLN)’ 기술을 개발했다.
로봇이 목적지라고 판단하면 주변을 다시 둘러보고, 글과 사진을 함께 이해하는 AI를 이용해 지시받은 장소가 맞는지, 찾던 물건의 색과 모양이 맞는지, 실제로 가까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사람이 약속 장소에 도착한 뒤 간판이나 주변 모습을 다시 살펴보는 것과 비슷하다.
목적지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로봇은 새로운 길을 찾아 다시 움직인다. 별도의 추가 학습도 필요하지 않아 기존 로봇의 길 찾기 기술에 ‘스스로 확인하고 다시 찾는 능력’을 더한 셈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두 과제 평균 성공률 90.7%를 기록했다. 2위 팀과 성공률은 같았지만 제출 시각이 앞서 최종 1위를 차지했으며, 3위 팀은 89.7%를 기록했다.
우리 대학 연구팀은 지난 7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RSS 2026 OWN 워크숍의 ‘내비트레이스 챌린지(NaviTrace Challenge)’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는 로봇에게 사진 한 장과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라” 같은 짧은 명령만 주고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를 판단하게 한다.
사람은 주차장에 들어갈 때 노면 표시나 차량의 이동 방향을 보고 자연스럽게 입구와 출구를 구별한다. 하지만 명령에는 이런 설명이 없다. 로봇이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움직이려면 사람에게는 당연한 ‘보이지 않는 규칙’까지 주변을 보고 알아내야 한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하나의 AI에 모든 판단을 맡기는 대신 여러 AI가 역할을 나눠 협력하는 ‘PRISM-Nav’를 개발했다.
한 AI는 목적지를 찾고, 다른 AI는 계단이나 턱 같은 위험 요소를 살핀다. 또 다른 AI는 인도나 횡단보도처럼 사람이 지켜야 할 공간의 규칙을 파악한다. 마지막 AI가 이 정보를 모아 어느 길로 갈지를 결정한다.
마치 길을 찾는 사람, 위험을 살피는 사람, 교통규칙을 확인하는 사람이 함께 지도를 보고 가장 안전한 길을 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AI끼리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도 단순하게 만들었다. 위치를 글이나 숫자로 길게 설명하는 대신 사진 위에 목적지와 위험지역을 직접 표시해 공유한다. 말로 길을 설명하는 대신 지도에 직접 표시해 건네주는 방식이다. 이 기술도 새로운 환경에 맞춰 AI를 다시 학습시킬 필요가 없다.
연구팀은 이 대회에서 53점을 기록해 난징대·파이브에이지스(FiveAges) 공동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가벼운 AI 모델인 ‘Gemini 3 Flash’를 여러 역할로 나눠 사용하면서 주최 측이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고성능 모델 ‘Gemini 3.1 Pro Preview’보다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비싼 AI 하나에 모든 일을 맡기지 않고 가벼운 AI 여러 개가 협력해 성능과 비용을 함께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명현 교수는 “세계 연구진과 경쟁해 우리 기술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기쁘다”며 “이번 성과는 별도의 추가 학습 없이도 AI가 낯선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길 찾기를 넘어 물건을 집고 옮기는 작업까지 확장해, 자신의 판단을 스스로 확인하고 바로잡는 로봇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가 발전하면 로봇이 단순히 사람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여기가 맞나?”, “이 물건이 맞나?”, “이렇게 움직여도 안전한가?”를 스스로 확인한 뒤 행동하는 로봇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배송·안내 로봇뿐 아니라 물류·공장·병원 등 사람과 로봇이 함께 생활하고 일하는 다양한 공간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명현 교수 연구실은 지난 6월 로봇 분야 최고 학회인 ICRA 2026과 컴퓨터비전 분야 최고 학회인 CVPR 2026 국제 챌린지에서도 각각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공간인지 기술에서 축적한 역량을 피지컬 AI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자율행동체 온디바이스 응용지원 핵심기술개발사업’(RS-2026-25520169, 세부3 ‘자율행동체의 이동 임무 수행을 위한 온디바이스 VLM 및 실시간 이동 지능 기술 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EECV 대회 및 RSS 대회 영상: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9ixI7A68u5fTAqnqPY1U9glCVFlmQzeT
스마트폰으로 원격 통증 관리 가능성 제시…‘붙이는 마이크로니들 전자약’ 개발
통증이 생길 때마다 병원을 찾거나 진통제에 의존해야 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붙이는 전자약’이 개발됐다. 피부에 붙이면 전기자극으로 통증을 조절하고, 한국과 미국처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와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고성규) 이상훈 박사 공동 연구팀이 무선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피부에 붙이는 미세 바늘) 전자약과 사물인터넷(IoT·인터넷으로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기술) 기반 원격 제어 기술을 결합한 웨어러블 전자약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피부에 붙이는 하나의 작은 기기에 안정적인 전기자극, 스마트폰 원격 제어, 몸 상태에 따른 자동 자극 기능을 함께 구현했다는 점이다. 향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면 집이나 일상생활에서도 개인의 상태에 맞춰 통증을 관리하는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만성 통증 치료에는 진통제가 널리 사용되지만 장기간 약물을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나 의존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특히 암성 통증 등에 사용하는 마약성 진통제는 오래 사용할수록 내성과 오남용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약물 대신 전기자극으로 신경을 조절하는 ‘전자약’이 새로운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전자약에도 한계가 있다. 몸속에 기기를 심는 방식은 수술이 필요하고, 피부에 붙이는 전극은 땀이나 각질 등 피부 상태에 따라 전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특정 부위에 전류가 몰리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거나 화상을 입을 위험도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도에 반응하는 전도성·접착성 마이크로니들 전극(전기가 잘 흐르면서 피부에 붙는 미세 바늘 전극)을 개발했다.
미세한 바늘이 전기 저항이 높은 각질층을 통과하기 때문에 땀이나 각질 등의 영향을 줄이면서 전기자극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하이드로젤(Hydrogel·물을 많이 머금은 젤 형태의 소재)을 전극에 코팅하여 전류가 바늘의 끝에 몰리지 않고 고르게 퍼지도록 했다.
특히 피부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면 전극의 접착력이 약해져 전극이 스스로 피부에서 떨어지도록 설계했다. 전기자극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부 화상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다.
연구팀은 여기에 IoT 기술을 결합했다.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면 의료진이 환자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전자약의 작동 시간과 전기자극을 실시간 또는 예약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과 미국처럼 국가 간 거리가 먼 환경에서도 기기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향후 임상 검증을 거치면 환자가 매번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집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의료진의 관리 아래 전자약을 사용하는 재택·원격 통증 관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몸 상태에 따라 전자약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능도 구현했다. 연구팀은 광혈류(PPG·빛으로 맥박과 혈류 변화를 측정하는 기술) 센서를 이용해 통증과 관련된 스트레스 상태를 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기자극을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폐루프(Closed-loop·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치료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방식) 치료 기능을 구현했다.
즉, 사람이 매번 기기를 켜고 자극 세기를 조절하는 데서 나아가 ‘몸 상태 감지 → 필요한 전기자극 → 다시 상태 확인’으로 이어지는 자동 통증 관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동물실험에서는 기존 젤 전극보다 전류가 효과적으로 전달됐으며 통증 완화 효과도 확인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전기자극에 따른 피부 감각 통증 역치(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자극의 정도)의 변화를 확인해 사람에게 적용할 가능성을 살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직접적인 진통 효과는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한 단계다. 연구팀은 실제 만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와 장기간 사용에 따른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재웅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안정적인 피부 인터페이스 기술과 IoT 기반 원격 관리 기술을 결합해 웨어러블 전자약을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며 “향후 임상 검증을 거쳐 환자의 상태에 맞춰 통증을 관리하는 개인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가 향후 웨어러블 침 치료 기술과 융합돼 전기자극으로 경혈을 자극하는 새로운 비약물성 통증 관리 기술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김희수 박사과정과 한국한의학연구원 방세권 박사가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8월 28일 게재됐다.
※ 논문명: Wireless IoT-Enabled Microneedle Electroceutical for Personalized and Connected Pain Management, DOI: 10.1038/s41467-026-76527-y
※ 저자 정보: 김희수(KAIST, 공동 제1저자), 방세권(한국한의학연구원·UST, 공동 제1저자), 이상훈(한국한의학연구원, 공동 교신저자), 정재웅(KAIST, 교신저자) 외 10명
※ 연구성과 시연 동영상: https://www.dropbox.com/scl/fo/zrglys1t1c49l5u1xo08e/AJsbboH3sQMFag-6aO6sSSs?rlkey=dnux0jj80bdczws22u0dq7ugx&e=1&dl=0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전자약기술개발사업과 뇌과학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 한국한의학연구원 주관연구개발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파네시아·메타 ‘하나의 칩처럼 움직이는 AI 데이터센터 (AI DC)’ 구조 제시
우리 대학에서 축적된 반도체·컴퓨터 시스템 연구가 교원 창업을 거쳐 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와의 협력으로 확장되며 차세대 AI 데이터센터(AI DC)의 새로운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CPU·AI 가속기·메모리를 하나로 묶어 데이터센터 전체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칩’처럼 움직이도록 하는 구조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와 교원창업기업인 팹리스(fabless,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파네시아 연구진이 메타 연구진과 함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구조를 제시한 리뷰 논문을 네이처(Nature)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리뷰 일렉트리컬 엔지니어링(Nature Reviews Electrical Engineering, NREE)’에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KAIST에서 시작된 연구가 교원 창업을 통해 실제 반도체 기술로 발전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연구로 이어져 미래 AI 데이터센터의 기술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창업–산업–글로벌 협력으로 이어지는 KAIST 연구·창업 생태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배충식 KAIST 총장이 추진하는 5대 혁신 전략 가운데 연구성과를 산업과 창업으로 연결하는 ‘Beyond Laboratory’와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는 ‘Beyond KAIST–Global Connect’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KAIST의 연구성과가 창업을 통해 산업으로 이어지고, 다시 세계적인 기업과의 협력으로 확장돼 미래 기술의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사례”라며 “KAIST는 연구와 창업, 산업과 세계를 연결해 우리 기술이 글로벌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생성형 AI와 초거대 AI가 발전하면서 AI 연산에 수백~수천 개의 가속기(AI의 대규모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반도체)를 동시에 사용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가속기를 많이 연결한다고 무조건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러 사람이 한 줄로 물건을 전달할 때 한 사람만 늦어도 전체 작업이 밀리는 것처럼, 일부 가속기의 데이터 전달이 늦어지면 전체 AI 연산도 느려질 수 있다. 따라서 개별 반도체의 성능뿐 아니라 수많은 가속기와 메모리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KAIST 정명수 교수와 파네시아·메타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CXL(Compute Express Link, CPU·가속기·메모리를 빠르게 연결하고 자원을 공유하는 국제표준 기술)을 활용해 CPU와 AI 가속기, 메모리를 하나로 묶고 이를 데이터센터 전체로 확장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여러 컴퓨터가 네트워크를 통해 협업하는 방식이라면, 이번 구조는 서버 간 경계를 낮춰 CPU·가속기·메모리를 긴밀하게 연결한다. 데이터센터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움직이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엔비디아의 NVLink나 UALink 등도 여러 가속기를 빠르게 연결하지만 주로 랙(rack, 여러 서버와 장비를 층층이 설치하는 구조) 내부 연결에 초점을 둔다. 반면 이번 구조는 가속기뿐 아니라 CPU와 메모리까지 CXL로 연결하고 그 범위를 데이터센터 전체로 확대한다.
연구진이 제시한 구조에서는 하나의 연결 영역에 최대 960개의 가속기를 연결할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행 NVLink 기반 랙보다 약 13배 큰 규모다.
데이터 이동 시간도 기존 네트워크 기반 구조의 마이크로초(μs, 100만분의 1초) 수준에서 수백 나노초(ns, 10억분의 1초)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이러한 작은 지연도 반복되면 전체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운영도 유연해질 수 있다. CPU·가속기·메모리를 각각의 자원처럼 연결해 문제가 생긴 부품만 교체하거나, 남는 연산·메모리 자원을 필요한 곳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연구는 AI 데이터센터의 기본 단위를 ‘서버’에서 ‘데이터센터 전체’로 확장하는 설계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수많은 컴퓨터의 집합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데이터센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작동하도록 하는 개념이다.
이번 연구가 게재된 NREE의 리뷰 논문(review article, 특정 분야의 주요 연구와 기술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논문)은 학술지 측이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직접 집필을 요청하는 초청 방식으로 기획된다.
이번 논문에서 KAIST 정명수 교수와 파네시아 연구진은 메타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연구진과 함께 CXL 기술의 발전 현황을 분석하고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의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정 교수 연구진은 KAIST에서 CXL 기반 컴퓨터 시스템과 반도체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으며, 창업 이후에는 관련 핵심 기술을 실제 반도체 칩으로 제작해 작동을 검증하는 등 연구성과의 실용화를 이어가고 있다.
정명수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겸 파네시아 대표는 “AI가 거대해질수록 개별 가속기의 성능만큼 수많은 가속기와 메모리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CXL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전체를 하나의 컴퓨팅 시스템처럼 동작시키는 차세대 AI 인프라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논문명: One-Chip-Like Datacenter Design Enabled by CXL-Based Scale-Up Fabrics, 논문원본: https://www.nature.com/articles/s44287-026-00315-5
한편 이번 연구는 네이처 리뷰 일렉트리컬 엔지니어링(Nature Reviews Electrical Engineering)에 8월 10일 게재됐다.
미국서 한국의 ‘뇌 장치’ 원격 조절…뇌 연구도 IoT 시대
미국 시카고에서 한국 대전에 있는 초소형 뇌 이식 장치를 인터넷으로 원격 조절한다. 한국 연구진이 세계 어디서든 약물을 전달하고 빛으로 뇌 신경세포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무선 장치를 개발했다. 거리와 장소의 제약을 넘어 뇌 질환의 장기 연구와 미래 치료기기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의과대학 김화영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약물 전달, 빛 자극, 무선 통신, 인터넷 원격 제어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사물인터넷(IoT) 기반 무선 뉴럴 임플란트(뇌 이식 장치)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존에는 실험동물의 뇌 신경을 자극하거나 약물을 주입하기 위해 복잡한 선이 연결된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동물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무선 장치 역시 연구자가 가까운 곳에서 직접 조작해야 하는 등 거리와 실험 환경의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뇌 이식 장치를 인터넷에 연결했다. 연구자가 실험실에 직접 가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약물을 투여하거나 빛을 쬐어 특정 뇌 신경세포를 조절할 수 있다. 미리 설정한 시간에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프로그램하는 것도 가능하다.
장치는 각설탕 정도의 작은 크기로 제작돼 동물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 연구자가 실험동물 가까이에서 반복적으로 장비를 조작할 필요도 없어, 사람의 존재로 인한 스트레스가 동물의 행동과 실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장치 내부에는 뇌의 원하는 부위에 약물을 정밀하게 전달하는 미세 유체 시스템과 특정 신경세포를 빛으로 조절하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Micro LED)가 함께 탑재됐다. 약물과 빛을 각각 따로 조절할 수도 있고, 두 기능을 연계해 사용할 수도 있다.
특히 약물 저장소는 자석으로 쉽게 떼었다 붙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약물이 떨어져도 장치를 다시 이식하는 수술 없이 저장소를 교체하거나 약물을 보충할 수 있어 장기간 반복 실험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실제 쥐에 장치를 이식해 4주 동안 성능을 검증했다. 특히 미국 시카고에 있는 연구자가 인터넷을 통해 한국 대전에 있는 뇌 장치를 실시간으로 원격 조작하는 데 성공, 국가 간 거리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연구팀은 무선으로 쥐의 뇌에 코카인을 투여하고 동시에 특정 신경세포에 빛 자극을 가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중독과 관련된 행동 반응을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해 약물 전달과 빛 자극을 결합한 뇌 회로 연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기술은 연구자가 실험동물 옆에서 직접 장비를 조작해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동물이 자유롭게 행동하는 환경에서 장기간 뇌 회로와 행동의 관계를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독이나 우울증, 퇴행성 뇌 질환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뇌와 행동이 변화하는 질환을 연구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에는 뇌의 상태를 감지하는 센서와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결합해, 필요한 시점에 약물이나 신경 자극을 제공하는 지능형 이식형 의료기기 연구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KAIST 정재웅 교수는 “이번 기술은 빛과 약물을 이용한 무선 뇌 이식 장치를 단순한 근거리 조작 도구에서 장기간·반복적·원격 실험이 가능한 사물인터넷(IoT) 뇌공학 플랫폼으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뇌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지능형 이식형 의료기기 개발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김화영 교수는 “동물이 자유롭게 행동하는 환경에서 특정 뇌 회로를 장기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중독, 우울증, 퇴행성 뇌 질환 등 다양한 질환 모델에서 뇌 회로와 행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연구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은영 박사과정과 연세대 의대 박종우 박사과정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7월 29일 자에 게재됐다.
※ 논문명: IoT-enabled wireless neural implant for chronic, programmable neuropharmacology and optogenetics, DOI: 10.1126/sciadv.aee8648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산소 ‘전용 통로’로 3차원 메모리 난제 풀었다…AI 반도체 성능 높이고 전력 낮춘다
AI가 똑똑해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처럼 반도체를 계속 작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반도체를 위로 쌓는 3차원 구조의 약점까지 해결하면서, AI 반도체의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낮출 새로운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권지민 교수 연구팀이 UNIST(총장 박종래),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등 국내 연구진과 공동으로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ertical Channel Transistor, VCT)의 결함을 줄이고 성능과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다층 층간 절연막 구조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컴퓨터의 주기억장치로 사용되는 DRAM은 컴퓨터가 작업 중인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해 빠르게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메모리다. 지난 수십 년간 DRAM은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여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력 소모를 낮추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반도체를 평면에서 계속 작게 만드는 방식은 점차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소자를 옆으로만 줄이는 대신 위로 쌓아 올려 집적도를 높이는 3차원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좁은 땅에 단층 주택을 계속 촘촘하게 짓는 대신 고층 아파트를 세워 더 많은 가구를 수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가운데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는 전류가 흐르는 길인 ‘채널’을 기존의 수평 방향이 아닌 수직 방향으로 만든 소자다. 이를 활용하면 제한된 면적에 더 많은 소자를 배치할 수 있어 고집적 메모리 구현에 유리하다.
특히 채널 소재로 산화물 반도체(Oxide Semiconductor)를 사용하면 전류가 새어나가는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전력 소모가 적은 차세대 메모리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바로 ‘산소 공공(Oxygen Vacancy)’이다. 이는 산화물 반도체에서 원래 산소 원자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벽돌담에서 벽돌 몇 장이 빠지면 벽 전체가 불안정해지는 것처럼, 이러한 빈자리가 많아지면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이 달라져 소자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산소를 무작정 많이 공급할 수도 없다. 부족한 산소를 채우려다가 산소가 금속 전극까지 이동하면 전극이 산화돼 오히려 소자의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산소가 필요한 곳에는 보내고, 필요하지 않은 곳에는 가지 못하도록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화규소/이산화규소/질화규소(SiN/SiO₂/SiN)로 구성된 새로운 다층 층간 절연막을 개발했다. 층간 절연막은 반도체 내부의 여러 소자와 배선 사이를 전기적으로 분리하는 막으로, 쉽게 말해 아파트의 층과 층 사이를 나누는 바닥과 천장 같은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절연막을 단순히 전기를 차단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산소의 이동까지 조절하는‘산소 터널(Oxygen Tunnel)’로 활용했다.
마치 복잡한 건물 안에서 사람이 아무 곳으로나 돌아다니지 않고 정해진 통로를 따라 필요한 장소로 이동하도록 동선을 설계한 것과 같다. 산소가 필요한 산화물 반도체 쪽으로는 이동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산화되면 안 되는 전극 쪽으로는 이동을 억제한 것이다. 그 결과 산화물 반도체 내부의 빈 산소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우면서도 전극의 불필요한 산화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류 흐름과 데이터 유지 시간(Retention Time)을 달성했다. 데이터 유지 시간이란 메모리가 저장된 정보를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내구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소자에 1,000만 회(10⁷) 이상의 가혹한 동작 스트레스를 가한 뒤에도 문턱전압(트랜지스터가 켜지기 시작하는 기준 전압)의 변화는 50밀리볼트(mV) 이하에 그쳤다. 이는 수많은 반복 동작에도 소자의 특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높은 메모리 동작 안정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실리콘(Si) 기반 CMOS 반도체와 새로운 산화물 반도체를 하나로 결합하는 기술도 구현해 시스템 성능을 평가했다. CMOS는 현재 대부분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반도체를 구성하는 기본 회로 기술이다.>
이번 기술은 향후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컴퓨트 인 메모리(Compute-in-Memory, CIM)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컴퓨터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와 계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가 분리돼 있어 연산할 때마다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주방에 있는 재료를 요리할 때마다 멀리 떨어진 조리실로 옮겼다가 다시 가져오는 것과 같다. AI처럼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 이동 과정에서 시간과 전력이 많이 소모된다.
컴퓨트 인 메모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가 저장된 메모리 내부 또는 가까운 곳에서 연산까지 수행하는 기술이다. 재료가 있는 곳에서 바로 요리하는 셈이어서 데이터 이동을 줄이고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처럼 저전력 산화물 반도체와 기존 실리콘 회로를 3차원으로 결합하면, 좁은 면적에 더 많은 메모리와 연산 기능을 넣을 수 있어 AI가 대규모 데이터를 더 빠르고 적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지민 교수는 “고층 건물을 높이 지으려면 층수를 늘리는 것만큼 건물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듯, 3차원 반도체도 많이 쌓으면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기술은 AI 연산 속도를 높이면서 전력 소모는 줄이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구현호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용우 박사, 정학순 박사, 권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UNIST, 연세대학교, 한국화학연구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서울대학교 연구진도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5월 20일 게재됐으며, 연구의 학술적 중요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 Oxygen-Tunnel Indium Tin Oxide Vertical Channel Transistors with Enhanced Current Density and Reliability for Monolithic 3D Compute-in-Memory Systems DOI : https://doi.org/10.1002/adfm.202531989
※ 저자 정보 : 구현호 (KAIST, 제1 저자) 및 이용우 (KAIST, 교신저자), 정학순 (KAIST, 교신저자), 권지민 (KAIST, 교신저자), 정회창 (UNIST, 공동저자), Yanfeng Zhao (UNIST, 공동저자), 양희수 (UNIST, 공동저자), 박민호 (UNIST, 공동저자), 이현진 (UNIST, 공동저자), 백승훈 (UNIST, 공동저자), 송민주 (UNIST, 공동저자), 김정환 (UNIST, 공동저자), 조영민 (KAIST, 공동저자), 박현진 (한국화학연구원, 공동저자), 김문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공동저자), 김재준 (서울대학교, 공동저자), 이규호 (연세대학교, 공동저자), 김병조 (UNIST, 공동저자)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 및 우수신진연구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방송통신산업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초격차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데이터 속도 맞춰 스스로 반응하는 '카멜레온 AI 반도체' 개발
AI 반도체도 이제‘눈치'를 본다. 기존 AI 반도체는 입력 신호에 반응하는 속도와 정보를 기억하는 시간이 한 번 정해지면 바꿀 수 없는‘고정된 반응 특성'을 가졌지만, 이제는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맞춰 스스로 반응하는 시대가 열렸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 기술로 시간에 따라 변하는 데이터의 예측 오류를 기존보다 최대 40배 줄였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웨어러블 기기의 실시간 AI 성능을 높일 핵심 원천기술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반도체공학대학원 최신현 석좌교수 연구팀이 입력되는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따라 반응 특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새로운 AI 반도체 소자‘프로그래머블 동적 멤트랜지스터(Programmable Dynamic Memtransistor, PDM)'와 이를 집적한 어레이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멤트랜지스터(Memtransistor)는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Memory)와 계산을 수행하는 트랜지스터(Transistor)의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차세대 반도체 소자다. 데이터를 계산하면서도 이전 정보를 기억할 수 있어 입력되는 데이터에 맞춰 반응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실 세계의 데이터는 모두 같은 속도로 변하지 않는다. 심장 박동이나 음성처럼 매우 빠르게 변하는 정보가 있는가 하면, 날씨나 공장 설비 상태처럼 천천히 변하는 정보도 있다. 하지만 기존 AI 반도체는 입력 신호에 반응하는 속도와 그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시간 응답 특성)이 고정돼 있어, 서로 다른 속도의 데이터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적 정보를 저장하는 층(전하 저장층)과 전자를 저장해 반도체의 반응 속도를 조절하는 층(전자 포획층)을 하나의 트랜지스터 안에 결합한 새로운 구조를 개발했다.
PDM은 데이터가 입력되면 전하 저장층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전자 포획층이 반도체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속도를 조절한다. 마치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는 속도를 높이고 골목길에서는 속도를 줄이듯, 반도체도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맞춰 가장 적합한 반응 속도를 스스로 선택한다.
실험 결과 연구팀은 반도체가 입력 신호에 반응한 뒤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시간을 약 5배 범위에서 조절했으며, 빠르게 반복되는 신호를 처리하는 능력(주파수 특성)도 10배 이상 폭넓게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정보와 느리게 변하는 정보가 함께 포함된 시계열 데이터(Time-series data,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연속적으로 생성되는 데이터) 예측 실험에서는 기존의 고정형 반도체보다 예측 오류를 최대 40배 줄이는 성능을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PDM을 여러 개 연결한 어레이(Array, 동일한 반도체 소자를 일정한 형태로 집적한 구조)를 제작해 실험한 결과, 기존 소프트웨어 기반 AI 시스템과 비슷한 정확도를 유지하면서도 훨씬 적은 에너지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별도의 복잡한 데이터 전처리 없이도 다양한 속도로 변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한 한 번 설정한 반응 특성은 전원을 계속 공급하지 않아도 유지되는 비휘발성(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는 특성)을 갖춰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 현재 널리 사용되는 상용 반도체 공정(CMOS 공정)과도 호환돼 대량 생산과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신현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맞춰 반도체가 스스로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AI 반도체를 구현한 것”이라며 "자율주행차와 로봇,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AI 기기의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이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반도체공학대학원 김대원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조윤호, 서석호, 김유진, 박시온, 장태환, 박채빈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또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오영택 연구원과 이재덕 Fellow가 공동저자로 참여했으며, 최신현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게재됐다.
※논문명: Programmable memtransistor array with temporal dynamics modulation for efficient time-series data processing,
DOI : https://doi.org/10.1038/s41467-026-75211-5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신소자원천기술개발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ETRI연구개발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삼성전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AI가 '안 들리는데 들린다' 우기는 시대 끝낸다
AI가 ‘안 들리는데 들린다’, ‘없는데 있다’고 우기는 시대가 끝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AI가 여러 감각 정보를 스스로 구분하고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만들어내는 ‘환각’을 줄이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의료 AI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구현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노용만 교수 연구팀이 멀티모달 대형 언어모델(MLLM, 텍스트와 이미지·소리 등 여러 정보를 함께 이해하는 AI)의 감각 혼선을 줄이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카메라와 다양한 센서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하는 기술과 시각·청각 정보가 뒤섞이면서 발생하는 환각을 줄이는 기술로, 별도의 대규모 재학습 없이도 AI의 신뢰성을 크게 높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첫 번째 기술은 AI가 열화상(Thermal, 물체가 내는 열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센서), 깊이 영상(Depth,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센서), 엑스레이(X-ray) 등 다양한 센서가 담고 있는 물리적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센서 이해 AI’기술(DNA, Diverse Negative Attributes) 최적화 기법이다.
사람은 열화상 화면에서 밝게 보이는 부분이 ‘뜨거운 곳’이라는 것을 알지만, 기존 AI는 이를 일반 사진처럼 해석해 단순한 빛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AI가 열과 거리 등 센서가 측정하는 물리 정보를 이해하도록 새로운 학습 기술을 개발했다. AI가 자주 틀리는 사례를 반복적으로 학습하게 한 결과, 어둠이나 연기 속에서도 사물을 더욱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 기술은 시각과 청각 정보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발생하는 환각을 줄이는 ‘감각 혼선 방지' 기술(MAD, Modality-Adaptive Decoding) 기술이다.
예를 들어 CCTV 영상에 자동차가 지나가는 장면이 담겨 있지만 실제로는 소리가 녹음되지 않았을 때, 기존 멀티모달 AI는 자동차가 보인다는 이유만으로‘엔진 소리가 들린다’고 답하는 경우가 있었다. 연구팀은 AI가 먼저 ‘이번 질문은 영상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지, 소리를 듣고 판단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구분한 뒤, 더 중요한 감각 정보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이를 통해 AI를 처음부터 다시 학습시키지 않고도(Training-free) 이러한 감각 혼선과 환각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또한 연구팀은 AI를 막대한 컴퓨팅 자원으로 처음부터 다시 학습시키는 대신, DNA 기술은 적은 데이터만으로 다양한 센서를 이해하도록 성능을 높이고, ‘감각 혼선 방지' 기술(MAD)은 기존 AI에 프로그램을 추가하듯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따라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도 기존 멀티모달 AI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어 산업 현장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밤이나 안개 속에서도 보행자와 차량을 정확히 인식해야 하는 자율주행차, 연기로 앞이 보이지 않는 화재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는 구조 로봇,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하는 드론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공항 보안검색에서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하거나, 병원에서 CT·MRI·엑스레이 등 여러 의료영상을 함께 분석하는 AI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용만 교수는 "멀티모달 AI가 실제 환경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센서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여러 감각 정보를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대규모 재학습 없이도 AI의 감각 편향과 환각을 줄여 실제 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믿고 사용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상윤 박사과정이 두 기술 연구 모두 제1 저자로 참여해 연속성을 빛냈으며, 유영준 박사가 ‘센서 이해 AI' 기술(DNA) 연구에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관련 논문 중 ‘감각 혼선 방지' 기술(MAD) 연구는 인공지능 컴퓨터 비전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회인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인식 학술대회(CVPR)’에 지난 6월 발표되었다. 또한 ‘센서 이해 AI' 기술(DNA) 연구는 영상처리 분야 최고 국제 학술지인 ‘IEEE Transactions on Image Processing’에 게재가 되었다.
※ 논문명: Enhanced Vision-Language Models for Diverse Sensor Understanding: Cost-Efficient Optimization and Benchmarking, DOI:10.48550/arXiv.2412.20750
※ 저자 정보: 정상윤 (KAIST, 공동 제1 저자), 유영준 (KAIST, 공동 제1 저자), 김세연 (KAIST, 제3 저자), 지영채 (KAIST, 제4 저자), 노용만(KAIST, 교신저자)
※ 논문명: MAD: Modality-Adaptive Decoding for Mitigating Cross-Modal Hallucinations in Multimodal Large Language Models, DOI:10.48550/arXiv.2601.21181
※ 저자 정보: 정상윤 (KAIST, 제1 저자), 김세연 (KAIST, 제2 저자), 지영채 (KAIST, 제3 저자), 노용만(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사람중심인공지능 핵심원천기술 개발사업과 국방과학연구소 인공지능 특화연구센터(CARAI) 과제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AI 스스로 숨은 약점 찾는다…더 안전한 생성형 AI 만든다
튼튼한 성을 만들려면 먼저 약한 곳을 찾아야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AI의 숨은 취약점을 기존보다 약 7배 더 다양하게 찾아내는 안전성 검증 기술을 개발했다.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준모 교수 연구팀이 대규모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레드팀(Red Teaming, AI를 의도적으로 공격해 취약점을 찾는 안전성 검증 과정)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프레임워크 ‘스테이블-지플로우넷(Stable-GFlowNet)'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생성형 AI의 레드팀(Red Teaming)은 프로그램을 배포하기 전에 AI가 유해하거나 위험한 답변을 하도록 유도하는 공격 프롬프트(Attack Prompt, AI의 취약점을 시험하기 위한 질문)를 만들어 숨은 약점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가능한 한 다양한 공격 방법을 찾아낼수록 더 많은 취약점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어, 공격 성공률과 공격 다양성이 모두 중요하다.
기존에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보상을 최대화하도록 학습하는 AI 기법)을 이용해 공격 프롬프트를 생성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가장 성공률이 높은 한두 가지 공격 방법만 반복적으로 생성하는 모드 붕괴(Mode Collapse, 다양한 결과 대신 일부 결과에만 치우치는 현상)가 자주 발생해 여러 유형의 취약점을 충분히 찾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성 흐름 네트워크(Generative Flow Network, GFlowNet, 보상에 비례해 다양한 결과를 생성하도록 학습하는 AI 생성 기술)가 제안됐지만, 학습 과정에서 계산이 복잡하고 불안정하며 의미 없는 문장에도 높은 보상이 주어져 성능이 쉽게 무너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좋은 공격은 더 잘 배우고, 잘못된 공격은 걸러내는 세 가지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첫째, 여러 길 가운데 더 나은 길을 비교해 선택하듯, 대조 궤적 균형(Contrastive Trajectory Balance, CTB) 기법을 도입해 계산이 복잡한 과정을 줄이고 학습을 안정화했다.
둘째,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필요한 목소리만 골라 듣듯, 노이즈 경사 가지치기(Noise Gradient Pruning, NGP)를 적용해 불필요한 잡음은 제거하고 중요한 정보만 학습하도록 했다.
셋째, 횡설수설하는 말보다 자연스러운 문장을 우선 평가하듯 유창성 안정화 장치(MKS)를 적용해 사람이 실제 사용할 법한 공격 프롬프트를 생성하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스테이블-지플로우넷(Stable-GFlowNet)은 기존 기술이 찾아낸 17개의 고유 공격 유형보다 약 7배 많은 134개의 공격 유형을 발굴하면서도 92%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유지했다.
또한 스테이블-지플로우넷으로 학습한 방어 모델은 서로 다른 공격 기법을 이용해 평가하는 교차 공격(Cross Attack) 시험에서도 다양한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며 우수한 일반화 성능을 입증했다.
이번 기술은 AI 안전성 검증뿐 아니라 신약 후보 물질을 생성하는 분자 생성(Molecular Generation) 등 다양한 분포 매칭(Distribution Matching) 문제에서도 기존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 범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확인했다.
김준모 교수는 “이번 기술은 적은 데이터와 잡음이 많은 현실적인 환경에서도 AI의 다양한 취약점을 안정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생성형 AI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 전에 더 폭넓은 위험 요소를 찾아내고 방어할 수 있어,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의 핵심 기반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권민찬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인공지능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인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2026'에서 상위 2.2%에 해당하는 스포트라이트(Spotlight) 논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 논문명: Stable-GFlowNet: Toward Diverse and Robust LLM Red-Teaming via Contrastive Trajectory Balance,DOI : https://arxiv.org/abs/2605.00553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SW스타랩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웹툰 '보는 시대' 끝...'경험하는 시대' 연다
스마트폰 화면 속 웹툰이 현실 공간으로 뛰쳐나온다. ‘보는 웹툰'에서‘경험하는 웹툰'의 시대가 열린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다양한 독자들이 현실 공간에서 웹툰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차세대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가상현실·증강현실·혼합현실을 아우르는 기술) 만화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웹툰의 무대를 화면에서 현실로 넓히며 미래 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안 오클리(Ian Oakley) 교수 연구팀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Human-Computer Interaction, 사람이 컴퓨터와 보다 쉽고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 전문가와 실제 웹툰 창작자, 독자 등 15명이 참여한 체계적인 사용자 연구를 통해, 차세대 확장현실(XR) 만화가 갖춰야 할 핵심 디자인 원칙과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XR 환경에서 만화를 읽고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코믹스XR(ComiXR)'을 개발하고, 참가자들이 기존 인쇄 만화를 XR 환경으로 직접 변환해 제작하고 체험하도록 했다.
종이 만화책에서 출발한 만화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세로 스크롤 방식의 웹툰으로 진화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다. 연구팀은 웹툰의 다음 진화 단계로 XR 기기에 주목했다. 화면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공간감과 입체 음향, 시선 추적(Eye Tracking, 사용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술) 등을 만화에 접목하기 위해 메타 퀘스트 프로(Meta Quest Pro) 기반의 ComiXR 플랫폼을 구축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기기를 착용한 채 실제 방 안에 3차원(3D) 캐릭터와 말풍선, 의성어 등을 자유롭게 배치하며 자신에게 가장 편안하고 몰입감 높은 만화 공간을 직접 구성했다.
실험 결과, 독자들은 단순히 평면 만화 페이지를 가상 공간에 띄우는 방식보다 현실 공간의 깊이감을 적극 활용하는 연출을 훨씬 선호했다. 배경 뒤에 캐릭터를 배치하고 말풍선을 별도의 층으로 분리했을 때 몰입감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독자의 시선을 추적해 특정 캐릭터를 바라볼 때만 다음 대사가 나타나도록 하는 기능은 결말을 미리 보게 되는‘스포일러'를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독자의 표정 변화에 따라 특수효과가 나타나고, 햅틱(Haptic, 진동 등 촉각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 기능으로 등장인물의 심장 박동까지 전달하는 등 기존 만화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감각적 경험도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XR 만화를 위한 네 가지 핵심 디자인 개념도 제안했다. 첫째, 방 안 벽을 갤러리처럼 활용하는‘패널 갤러리(Panel Gallery)', 둘째, 책상이나 벽 위에 만화를 팝업북처럼 띄우는‘팝업(Pop-up)', 셋째, 야외 공간에 3D 캐릭터와 만화 요소를 배치하는‘어라운드 코믹(Around Comic)', 넷째, 저시력자를 포함한 다양한 독자의 접근성을 높이는‘인클루시브 코믹스(Inclusive ComiX, 모두를 위한 포용형 XR 만화)'다.
연구팀은 XR 만화가 기존 스마트폰 웹툰을 대체하기보다 작품의 세계관을 더욱 생생하게 체험하는 특별 전시와 교육 콘텐츠, 그리고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 등 다양한 이용자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안 오클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만화를 입체적으로 구현한 것이 아니라, 독자의 공간과 시선, 움직임까지 고려해 미래의 만화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를 제시한 연구”라며 "앞으로 XR 기술은 누구나 만화를 더욱 몰입감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정보전자연구소 아마르 알타이(Ammar Al-Taie)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전기및전자공학부 한현영 박사과정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및 디자인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인 에이씨엠 디아이에스 2026(ACM DIS, Designing Interactive Systems Conference 2026)에서 발표됐으며, ComiXR 플랫폼은 오픈소스로 공개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 논문명: ComiXR: Exploring Comic Layouts in eXtended Reality, DOI: https://doi.org/10.1145/3800645.3812857, 오픈소스: https://github.com/ammarjamal/ComiXR
※ 관련 동영상: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D9Efp3T0biDbUm1K5Gu6HLSSy89Uaq8R?usp=sharing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장영실 펠로우십 프로그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ITRC(Information Technology Research Center, 대학 ICT 연구센터)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나만의 AI’ 더 안전하게 만든다...AI 개인화 시대 핵심기술 개발
“우리 회사 문서만 학습한 AI 비서를 만들어줘.”
기업과 개인이 자신의 문서와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나만의 AI’를 만드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AI를 맞춤형으로 학습시키면 업무 능력은 높아지는 반면 기존의 안전장치가 약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맞춤형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안전성은 오히려 높이는 AI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창익 교수 연구팀이 챗GPT와 같은 대형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개인이나 기업의 데이터에 맞게 다시 학습시키는 파인튜닝(Fine-tuning, 기존 AI에 새로운 지식이나 업무를 추가로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안전성이 훼손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버퍼 앤드 리인포스(Buffer-and-Reinforce)’ 학습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에는 AI를 맞춤형으로 학습시키면 새로운 업무 능력은 향상되지만 기존의 안전 규칙이 함께 약화되는 문제가 AI 개인화 시대의 가장 큰 과제로 꼽혀왔다. 연구팀은 먼저 AI가 원래 거부해야 할 위험한 요청에도 응답할 수 있도록 만든 ‘탈옥(Jailbreak)’ 상태의 AI를 맞춤형으로 학습시키면 오히려 안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이에 연구팀은 탈옥 상태를 실제 서비스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완충 모듈인 ‘버퍼로라(BufferLoRA)’를 활용해 맞춤형 학습 과정에서만 일시적으로 적용한 뒤 제거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지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그 결과 탈옥 상태의 AI는 위험한 정보에는 더 이상 쉽게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사용자가 원하는 새로운 업무 능력은 그대로 효과적으로 학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위험한 정보는 추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필요한 지식은 계속 학습하는 원리를 밝혀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완충(Buffer)’과 ‘안전성 강화(Reinforce)’의 두 단계 학습 기법을 개발했다.
먼저 완충 모듈인 ‘버퍼로라(BufferLoRA)’를 AI에 임시로 적용해 맞춤형 학습 과정에서 악성 데이터가 AI 본체에 직접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도록 했다. 맞춤형 학습이 끝나면 이 모듈은 제거된다.
이후 안전성 강화 모듈인 ‘리인포스로라(ReinforceLoRA)’를 적용해 AI의 안전성을 다시 높였다. 이 과정에서는 큐알 분해(QR Decomposition, 서로 다른 정보를 분리해 필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반영하는 수학적 기법)를 활용해 사용자가 학습시킨 새로운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안전성만 선택적으로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쉽게 말해, 연구팀은 AI 본체에 임시 보호막(BufferLoRA)을 씌워 악성 데이터가 직접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한 뒤 필요한 업무만 학습시켰다. 이후 보호막을 제거하고 안전성 강화 모듈(ReinforceLoRA)을 적용해 AI의 안전장치를 다시 강화함으로써 맞춤형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안전성까지 높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실험 결과, 사용자 데이터가 모두 위험한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된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AI는 높은 안전성을 유지했다. 재학습 이후 위험한 답변을 생성하는 비율은 약 8%로, 재학습을 하지 않은 기존 모델의 약 18%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별도의 안전성 재학습이나 추가적인 계산 비용 증가 없이 맞춤형 성능과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해 실제 AI 개인화 서비스에도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창익 교수는 “이번 연구는 누구나 자신의 데이터로 맞춤형 AI를 자유롭게 만들면서도 더욱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반 기술”이라며 “AI 안전성이 더욱 강조되는 AI 개인화와 AI 에이전트 시대에 신뢰할 수 있는 AI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함석일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인공지능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 2026에서 7월 전체 투고 논문 중 상위 약 2.2%에만 주어지는 스포트라이트(Spotlight) 논문으로 채택되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 논문명 : Jailbreak to Protect: Buffering and Reinforcing via Temporary Jailbreaking for Safe Fine-Tuning in Large Language Models, DOI: 10.48550/arXiv.2605.24550
※ 저자 정보 : 함석일(한국과학기술원, 제1 저자), 장재혁(한국과학기술원, 제2 저자), 이원준(한국과학기술원, 제3 저자), 김창익(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 관련 동영상 파일: https://drive.google.com/file/d/1gfok06dE8699qtiUR7gVsRoVmBGADaWQ/view?usp=sharing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하는 ‘공존가능한 신뢰AI를 위한 AI Safety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꿈의 반도체’ 2차원 반도체 찾는 일 사람 대신 자동화한다
차세대 AI 반도체로 주목받는 2차원 반도체를 사람이 일일이 찾던 시대가 끝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반도체 선별과 소자 제작을 자동화해 수천 개의 소자를 분석하고, 그동안 규명하기 어려웠던 두께와 성능의 관계를 밝혀냈다. 이번 성과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를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고, AI 반도체와 초저전력 반도체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AI시스템학과 권지민 교수 연구팀이 UNIST, 국립한밭대, 한양대, 미국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와 공동 연구를 통해 광학 현미경 이미지만으로 2차원 반도체를 자동 선별하고 트랜지스터 제작까지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2차원 반도체는 원자 몇 개 층 두께에 불과한 초박막 반도체로,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더 작고 전기를 적게 쓰는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어 '꿈의 반도체'로 불린다. 현재 실리콘 반도체는 회로를 계속 작게 만들수록 전력 손실과 발열이 커지는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를 극복할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는 2차원 반도체는 앞으로 AI 반도체와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웨어러블 기기, 접거나 늘어나는 전자기기, 초소형 의료센서 등 다양한 미래 기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용액공정으로 만든 2차원 반도체는 작은 반도체 조각(flake)의 위치와 크기, 두께가 모두 달라 연구자가 현미경으로 원하는 시료를 하나씩 찾아야 했다. 이후 찾은 위치에 맞춰 전극을 직접 설계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수천 개 이상의 소자를 한꺼번에 분석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웠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2차원 반도체 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MoS₂)을 이용했다. 현미경에서 보이는 RGB(적·녹·청) 밝기 값이 두께에 따라 달라지는 특성을 활용해 컴퓨터가 원하는 반도체를 자동으로 찾아내고, 전극까지 자동 설계하도록 했다. 원자힘현미경(AFM)으로 검증한 결과, 3~8층의 미세한 두께 차이까지 정확히 구분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12만 개 이상의 반도체 조각 가운데 적합한 시료를 자동 선별해 1,615개의 트랜지스터를 제작·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대규모 분석 결과도 의미가 컸다. 반도체가 두꺼워질수록 전류는 더 잘 흐르지만, 전기를 켜고 끄는 성능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처음 명확히 규명했다. 기존에는 소수의 시료만 분석해야 했기 때문에 확인하기 어려웠던 특성을 대규모 데이터로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단순히 제작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경험에 의존하던 2차원 반도체 연구를 데이터 기반 연구로 바꿨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더 많은 반도체를 더 빠르게 제작·분석해 성능이 뛰어난 소재를 찾고, 나아가 AI가 새로운 반도체를 설계하는 연구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권지민 교수는 "기존에는 연구자가 현미경으로 원하는 반도체를 직접 찾아야 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현미경 사진만으로도 반도체의 전기적 성능을 예측하고, 더 우수한 차세대 반도체를 훨씬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권지민 교수, 정학순 박사, 이용우 박사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UNIST 이상현 연구원이 제1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4월 3일 게재됐으며, 2차원 소재 및 전자소자(2D Materials & Electronics) 분야 인사이드 백 커버(Inside Back Cover)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 논문명 : Statistically Resolbing Thickness-Dependent Electrical Characteristics in Multilayer-MoS2 Transistors,DOI : 10.1002/adfm.202532204
※ 저자 정보 : 권지민 교수 (KAIST, 교신저자), 정학순 박사 (KAIST, 교신저자), 이용우 박사 (KAIST, 교신저자), 이상현 연구원 (UNIST, 1저자), 공동연구기관 참여연구자 (UNIST 홍수민 연구원, UNIST 박민호 연구원, 한밭대 김성주 교수, 한양대 백상훈 교수, KAIST 서준기 교수, KAIST 양성욱 연구원, 미국 워싱턴대 배상훈 교수, TDS 이창수 박사)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첨단전략산업초격차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