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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채팅·검색·결제 습관에서 ‘스트레스’ 읽는다
스마트폰으로 매일 채팅하고 검색·결제하는 습관에 스트레스의 단서가 숨어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앱 안에서 반복되는 몇 가지 일상 행동을 분석해 하루의 스트레스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AI컴퓨팅학과 이의진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폰에서 반복되는 행동을 자동으로 찾아내고, 행동별 수행 시간과 빈도, 문자 입력 패턴 등을 활용해 일일 스트레스 상태를 판별하는 기술 ‘SHIRBT-MMF’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의 스마트폰 기반 스트레스 연구는 화면 사용 시간이나 앱 실행 횟수, 앱 종류별 사용 시간·빈도·타이핑 행동 등을 주로 분석해 왔다. 그러나 사용하는 앱이나 앱 화면이 바뀌면 분석 데이터도 달라져, 장기간 스트레스를 추적하는 모델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에 ‘어떤 앱을 사용했는가’보다 ‘무엇을 했는가’에 주목했다. 카카오톡에서 라인이나 왓츠앱으로 바꾸더라도 사용자가 하는 일은 여전히 ‘메신저 채팅’이다. 앱 이름 대신 행동의 목적을 기준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반복 행동을 ‘스마트폰 상호작용 기반 일상 행동 과업(SHIRBT)’으로 정의했다. 자체 개발한 ‘멀티 레벨 순차 패턴 마이닝(ML-SPM)’ 기법으로 여러 날에 걸쳐 반복되는 화면 전환 패턴을 찾아낸 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메신저 채팅’, ‘웹 탐색’, ‘금융 결제’, ‘이메일 읽기·작성’ 등 이해하기 쉬운 행동 이름을 붙였다. 서로 다른 이메일·웹브라우저·메신저 앱에서도 같은 행동을 일관되게 분류하는 평가에서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실제 입력한 문자나 메시지 내용은 저장하지 않고, 입력 여부와 횟수, 화면 전환 등 행동 정보만 기록했다. 메시지나 통화 상대 정보도 원래 정보를 직접 드러내지 않는 값으로 바꾸는 ‘해시 처리’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20~30대 대학생과 직장인 26명의 실제 생활 데이터를 분석했다. 스트레스 자기평가와 스마트폰 기록이 모두 확보된 기간은 단기 참여자 16명이 평균 30.5일, 장기 참여자 10명이 평균 105.1일이었다. 참가자가 매일 기록한 자기평가를 기준으로 스트레스가 있는 날과 없는 날을 구분하는 개인 맞춤형 모델을 만들었다.
참가자들의 스마트폰 사용에서 확인된 반복 행동은 모두 29종이었으며, 한 사람은 평균 약 7가지 행동을 일상적으로 반복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행동 패턴을 학습한 개인 맞춤형 인공지능으로 하루의 스트레스 여부를 판별했다. 가장 좋은 성능을 보인 모델의 평균 정확도는 단기 참여자 75.9%, 장기 참여자 73.8%로, 약 4번 중 3번을 맞힌 셈이다. 같은 인공지능 기법으로 앱 사용량을 분석한 기존 방식보다 각각 5.5%포인트, 3.5%포인트 높았다.
분석에 활용하는 행동을 줄여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같은 개인 맞춤형 모델에서 ‘메신저 채팅’과 ‘금융 결제’ 두 가지 행동만 활용하거나 ‘메신저 채팅’ 하나만 분석해도 기존 방식보다 높은 평균 판별 정확도를 보였다. 장기 데이터에서도 반복 행동을 기준으로 만든 분석 지표는 기존 방식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가 작고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번 실험에서는 기존 방식과 비교하기 위해 폭넓은 스마트폰 사용 기록을 수집했다. 연구팀은 향후 개인의 반복 행동을 파악한 뒤 관련 기록을 중심으로 수집·분석하면 데이터 수집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어떤 행동이 판별에 활용됐는지 이해하기 쉽고, 앱 환경 변화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디지털 정신건강 모니터링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의진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스마트폰을 단순히 사용 시간을 측정하는 기기가 아니라 개인의 의사소통과 정보 탐색, 금융 활동이 반복되는 생활 공간으로 바라봤다”며 “이번 연구는 복잡한 스마트폰 기록을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행동 단위로 바꿔 장기간 정신건강 변화를 보다 안정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행동과 스트레스의 연관성을 활용한 것으로, 특정 행동이 스트레스를 유발하거나 낮춘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20~30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에게서 확인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 스마트폰 환경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장기 안정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이한수 박사가 제1저자로, 이의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박태현·고영지 연구원과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모바일·웨어러블·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 국제 학술지 ‘Proceedings of the ACM on Interactive, Mobile, Wearable and Ubiquitous Technologies’에 2025년 12월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2026년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ACM UbiComp/ISWC 2026 발표 대상이다.
※ 논문명: Leveraging Smartphone Human Interaction Routine Behavior Task Mining and Modeling for Daily Stress Monitoring, DOI: https://doi.org/10.1145/3770644
※ 저자 정보: 제1저자(이한수), 공동저자(박태현·고영지·이재길), 교신저자(이의진)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ICT융합디지털 포용기술개발 과제와 한국연구재단(NRF) 세종펠로우십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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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키 있어도 시간 맞아야 읽는 반도체 암호화 기술 개발
시험 문제나 입찰 가격처럼 미리 전달해도 약속한 시간 전에는 내용을 볼 수 없도록 보호해야 하는 정보가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반도체 내부의 전류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특성을 이용해, 일정 시간이 지나야 정보가 드러나거나 특정 시간에만 올바른 정보를 읽을 수 있는 암호화 기술을 구현했다. 정보를 원래 내용으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암호 키’에 ‘언제 읽느냐’라는 조건까지 더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이 하나의 소자에서 장기기억과 단기기억을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이중 상태 프로그래머블 산화물 트랜지스터(Dual-State Programmable Oxide Transistor, DUPOT)’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시간 기반 암호화 기술을 구현했다고 14일 밝혔다.
트랜지스터는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작은 반도체 부품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DUPOT은 산화물 소재를 사용하며, 전압을 가해 두 가지 전기적 상태를 각각 설정할 수 있다. ‘프로그래머블’은 이처럼 소자의 상태를 원하는 수준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간을 조건으로 정보를 보호하는 암호화 방식은 기존에도 연구돼 왔다. 이번 연구는 외부 시계나 소프트웨어에만 의존하지 않고, 반도체 자체의 물리적 변화를 이용해 정보를 읽는 시점을 설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하나의 트랜지스터에 오래 유지되는 ‘장기기억’과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단기기억’을 함께 구현했다. 여기서 기억은 전압을 가해 바꾼 소자의 상태가 유지되는 성질을 뜻한다. 오래 유지되는 상태로 정보의 기준을 설정하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상태로 목표 정보가 드러나는 시점을 조절했다.
기존 메모리 트랜지스터는 주로 전류가 흐르기 시작하는 기준인 ‘문턱전압’을 바꿔 정보를 저장한다. DUPOT은 문턱전압과 일정한 동작 조건에서 유지되는 전류 수준인 ‘포화전류’를 각각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전류가 흐르기 시작하는 기준과 흐르는 전류의 크기를 따로 설정하는 것이다.
두 상태는 서로 다른 원리로 만들어진다. 전류를 조절하는 단자인 ‘게이트’에 양의 전압을 가하면, 전기가 쉽게 통하지 않는 절연막인 하프늄 산화물(HfO₂) 내부에 전자가 붙잡히면서 문턱전압이 변한다. 이 상태는 오래 유지돼 장기기억 역할을 한다.
반대로 게이트에 음의 전압을 가하면 전기적 성질을 띤 산소 입자인 ‘산소 이온’이 전류가 흐르는 통로와 절연막의 경계면으로 이동해 포화전류가 감소한다. 전압을 제거하면 산소 이온이 서서히 재분포하면서 전류가 회복된다. 연구팀은 이 변화를 단기기억으로 활용했다.
연구팀은 여러 트랜지스터를 배치한 소자 배열에서 각 소자의 전류 변화와 읽는 기준을 설정해 두 가지 암호화 방식을 시연했다.
‘시간 지연 암호화(Time-Release Encryption)’에서는 일정 시간이 지나야 정보가 나타나도록 했다. 실험에서는 목표 패턴과 배경의 전류 차이가 커지면서 8.4초 뒤 문자 ‘T’ 형태의 정보를 읽을 수 있게 됐다.
‘시간 제한 암호화(Time-Bound Encryption)’에서는 정해진 시간 조건에서만 올바른 정보가 나타나도록 했다. 실험에서는 1.5초에 미끼 패턴 ‘K’가, 목표로 설정한 37초에는 ‘T’가 나타났다. 같은 소자 배열도 언제 읽느냐에 따라 다른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시간들은 실험에서 설정한 값이다.
연구팀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외부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환경에 적용할 암호화 방식도 제안했다.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암호문과 사용자가 보유하는 복호화 키에 서로 다른 시간 조건을 적용했다. 암호문은 원래 정보를 알아볼 수 없도록 바꾼 데이터이며, 복호화 키는 이를 원래 내용으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정보다. 소자 배열을 이용한 시연에서는 각 시간 조건에 맞는 암호문과 키를 조합해 원래 정보를 복원했다.
이번 연구는 정보를 저장하는 반도체의 역할을 넘어, 정보를 읽는 시점까지 설정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향후 공개 시점을 제한하거나 특정 시간 조건에서만 읽도록 설정해야 하는 정보의 보호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미 읽거나 복사한 정보를 이후 회수하는 기술은 아니다.
김경민 교수는 “하나의 트랜지스터에서 오래 유지되는 기억과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기억을 각각 독립적으로 조절하고, 이를 시간 기반 암호화에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반도체 자체의 시간적 변화를 이용해 클라우드와 스마트기기 보안, 다양한 정보처리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는 소자 배열에서 시간 기반 암호화의 가능성을 입증한 단계다. 연구팀은 동작 전압을 낮추고 소자 간 특성과 반복 동작의 균일성을 높여,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간 기반 보안과 뇌의 신경세포 및 연결 방식을 모방하는 ‘뉴로모픽 소자’ 등으로 응용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노희수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김경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2026년 9월 10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Dual-State Programmable Oxide Transistor for Time-Based Cryptography, DOI: 10.1002/adma.74951
※ 저자정보: 노희수(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제1저자), 김경민(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RS-2025-02433006)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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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자라는 ‘시작점’까지 정했다…AI 반도체 여러 층 쌓는 난제 푼다
원자 몇 층 두께의 ‘2차원 반도체’는 기존 연산 회로 위에 반도체를 더 쌓아 올려 AI 칩을 더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게 만들 유망한 소재다. 하지만 반도체가 자라는 과정에서 결정이 여러 곳에 무작위로 생기면 원하는 위치에 고품질 반도체를 만들기 어렵다. 우리 대학 공동연구팀은 결정이 자라기 시작하는 위치를 미리 정하고 그곳에서 하나의 결정만 자라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반도체 성장의 ‘출발점’을 설계에 맞춰 제어함으로써 차세대 적층형 반도체 구현에 필요한 핵심 난제를 해결한 성과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강기범 교수 연구팀이 UNIST(총장 박종래), 한양대학교(총장 이기정), TDS Innovation(공동대표 강기범·모상현)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산화물 장벽에서 나오는 화학 성분을 이용해 2차원 반도체 결정이 처음 만들어지는 ‘핵생성’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성장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AI가 답변을 생성하거나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때는 연산뿐 아니라 칩 안에서 데이터를 옮기는 데도 시간과 전력이 든다. 연산과 데이터 저장에 필요한 소자들을 수직으로 쌓아 가깝게 배치하면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여 처리 지연과 전력 소모를 낮출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만들어진 회로 위의 필요한 위치에 고품질 반도체를 직접 형성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이처럼 필요한 표면에 반도체 물질을 얇은 막으로 직접 형성해 소자를 만드는 ‘증착형 반도체’는 적층형 칩을 구현할 유망한 기술이다. 특히 2차원 반도체는 두께가 원자 몇 층에 불과하면서도 반도체의 전기적 성질을 유지해, 소자를 얇게 쌓는 데 유리하다.
문제는 얇은 반도체 막이 자라는 과정에서 결정의 시작 위치가 본래 확률적으로 정해진다는 점이다. ‘결정’은 반도체를 이루는 원자들이 바닥의 타일처럼 일정한 규칙으로 가지런히 배열된 것을 말한다. 여러 곳에서 결정이 제각각 자라 서로 만나면 타일의 이음새 같은 경계가 생기고, 이 경계가 전자의 이동을 방해해 반도체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기존에도 반도체가 자랄 영역을 미리 정하는 ‘선택성장’ 기술은 있었지만, 그 영역 안에서 정확히 어느 지점에 몇 개의 결정이 처음 생길지까지 제어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일어나던 핵생성을 정해진 위치에서 하나씩 일어나도록 하는 ‘결정론적 핵생성’을 구현했다. 반도체를 키울 ‘자리’에 더해, 그 안에서 처음 자라날 ‘시작점’까지 정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식각 플럭스 매개 단일 중심 핵생성(EF-SCN, Etching Flux-mediated Single-Centered Nucleation)’이라고 이름 붙였다. 핵심은 성장 영역을 둘러싼 산화하프늄(HfO₂)과 같은 산화물 장벽에서 나오는 산소 성분이다. 이 성분은 대표적인 2차원 반도체인 이황화몰리브덴(MoS₂)의 결정핵 형성을 억제하는 ‘식각 플럭스’ 역할을 한다. 식각은 물질을 화학적으로 깎아내거나 제거하는 것을, 플럭스는 특정 성분이 이동·공급되면서 주변의 화학 반응에 영향을 주는 흐름을 뜻한다.
산화물 장벽과 가까운 가장자리에서는 억제 작용이 강하고, 장벽에서 가장 먼 중앙에서는 약해진다. 연구팀은 이 차이를 이용해 중앙의 한 지점에서만 하나의 결정이 자라기 시작하도록 유도했다. 중심에서 시작한 결정이 자라는 동안에도 주변에서 새로운 결정이 생기는 것을 억제해, 하나의 결정을 더 크게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실험 결과, 총 400개 패턴 가운데 99% 이상에서 정해진 중앙 위치에 하나의 이황화몰리브덴 단결정을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단결정은 원자 배열이 하나로 이어진 결정으로, 여러 결정이 만나 생기는 경계를 줄여 고품질 반도체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연구팀은 나아가 2차원 반도체 위 원하는 부분에만 루테늄(Ru) 금속을 얇게 입히는 데도 성공했고 성장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러한 위치 제어의 원리도 분석했다.
이번 성과는 반도체 박막 성장에서 무작위로 정해지던 출발점을 설계 가능한 공정 요소로 바꿨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2차원 반도체를 다른 곳에서 만든 뒤 옮기는 대신, 칩에서 필요한 위치에 직접 고품질 반도체를 성장시키는 제조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증착형 반도체는 2030년대 AI 칩의 성능 향상과 저전력 구동을 위해 도입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적층형 AI 칩에 적용되면 데이터 이동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 사용자가 AI의 답변을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강기범 교수는 “박막 성장에서 결정이 어디서 생길지는 본래 확률적으로 정해지는데, 이번 연구는 그 시작점을 원하는 위치로 제어할 수 있게 했다는 데 핵심적인 의미가 있다”며 “이는 고품질 2차원 반도체를 필요한 곳에 직접 성장시켜, 반도체 소자를 수직으로 쌓는 적층형 채널 공정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제1저자인 박정원 박사는 “2차원 반도체는 주변의 작은 화학적 변화에도 자라기 시작하는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반도체가 자라기 시작할 위치를 원하는 곳으로 조절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정원 박사, 김지윤 석사과정 학생, 강수민 석사, 한양대학교 재료화학공학과 오지은 석박통합과정 학생, UNIST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 선우영민 석박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본지에 10월 8일 자로 게재됐다.
※ 논문명: Spatially deterministic nucleation of 2D semiconductors by etching flux, DOI: 10.1038/s41586-026-11095-1
※ 저자정보: 박정원(KAIST, 공동 제1저자), 김지윤(KAIST, 공동 제1저자), 강수민(KAIST, 공동 제1저자), 오지은(한양대학교, 공동 제1저자), 선우영민(UNIST, 공동 제1저자), 강기범(KAIST, 교신저자), 이창수(TDS Innovation, 교신저자), 김우희(한양대학교, 교신저자), 김병조(UNIST, 교신저자), 최성율(KAIST), 양희준(KAIST), 김종환(POSTECH), 홍영준(성균관대학교), 김용주(고려대학교), 김지환(MIT) 등
※ 관련 논문 원문 링크: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1095-1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개인기초연구의 지원을 받았으며 추가로 원천기술국제협력개발사업·초고집적 반도체용 vdW 소재 및 공정기술개발사업,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연구성과사업화진흥원(COMPA),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중소벤처기업부 및 NVIDIA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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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근육으로 걷고 촉각으로 감지하는 ‘딱정벌레 로봇’ 개발
손가락을 굽혔다 펴며 작은 로봇을 움직이고, 로봇이 보내오는 영상과 접촉 정보를 확인하며 물체를 집어 옮기는 기술이 나왔다. 딱정벌레를 모사한 소형 소프트로봇에 인공근육과 카메라, 촉각센서를 결합한 것으로, 향후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좁은 공간을 살피거나 작은 물체를 회수하는 원격 작업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이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Caltech) 웨이 가오(Wei Gao) 교수 연구팀,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 히로타카 사토(Hirotaka Sato)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소형 소프트로봇 ‘비틀봇(BeetleBot)’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사람은 물체를 잡을 때 눈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손끝의 감각으로 접촉 상태를 살핀다. 로봇도 주변 상황에 맞춰 작업하려면 움직이는 기능과 감지하는 기능이 연결돼야 한다. 그러나 부드러운 소재를 활용하는 소프트로봇에서는 구동·감지·제어 기능이 따로 구현되거나 복잡한 장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작은 로봇으로 통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공동연구진은 생체근육처럼 수축하는 인공근육으로 로봇을 걷게 하고 물체를 잡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카메라와 압력센서, 손가락에 부착하는 신축성 센서 패치를 연계해 사용자가 로봇의 주변 상황과 물체 접촉 정보를 확인하며 조종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먼저 딱정벌레의 다리 근육과 관절 움직임의 관계를 분석하고, 이를 비틀봇의 인공근육 배치와 다리 구조에 반영했다. 열을 받으면 수축하는 고분자 소재인 액정탄성체(LCE·Liquid Crystal Elastomer)를 3D 프린팅해 인공근육을 제작하고, 전기로 열을 발생시키는 구동 모듈을 결합했다. 각 부위의 인공근육을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작동 순서를 조절해 전진 및 방향 전환 움직임을 구현했다.
딱정벌레가 먹이를 붙잡는 데 사용하는 집게 모양의 큰턱을 본떠, 부드러운 로봇 집게인 ‘소프트 그리퍼’를 만들었다. 여기에 인공근육과 압력센서를 결합해 물체를 잡고 접촉 상태를 감지하도록 했다.
인공근육이 수축하면 집게가 움직여 물체를 잡고, 압력센서는 물체와 접촉할 때 가해지는 압력을 감지한다. 물체가 센서를 누르면 내부 전극 사이의 간격과 전기적 특성이 달라지는 원리로 접촉 상태를 확인한다.
로봇 조종에는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전기저항이 달라지는 신축성 센서 패치를 사용했다. 손가락을 굽혀 패치가 늘어나면 내부 탄소나노튜브(CNT)의 전도 경로가 변하면서 저항 신호가 달라진다. 연구팀은 이 신호를 전진·좌회전·우회전·물체 집기 네 가지 명령으로 구분하고, 블루투스로 비틀봇에 전달해 해당 동작을 수행하도록 했다.
사용자는 로봇에 탑재된 소형 카메라로 주변 영상을 확인하고, 집게의 압력센서가 보내는 정보로 물체와의 접촉 상태를 살필 수 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다음 동작을 결정해 손가락 움직임으로 명령을 보낸다. 사용자의 명령이 로봇으로 전달되고, 로봇이 감지한 정보가 다시 사용자에게 돌아오는‘양방향 피드백’을 구현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제어 방식을 이용해 비틀봇이 장애물을 피해 목표 물체에 접근하고, 물체를 잡아 운반하는 작업을 시연했다. 인공근육 기반의 보행과 물체 집기, 시각·촉각 감지, 사용자 제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소형 소프트로봇의 작업 수행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성과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에서 주변 상황을 확인하고 작은 물체를 회수하는 원격 작업용 소프트로봇 개발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환경 탐사와 산업 설비 점검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려면 인공근육의 구동 속도와 에너지 효율, 전원 공급 방식 등을 개선하고 실제 작업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김상욱 교수는“이번 연구는 인공근육의 움직임과 감각, 사용자 제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소프트로봇의 활용 가능성을 넓힌 성과”라며“칼텍 등과의 공동연구를 바탕으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에서도 작업할 수 있는 소프트로봇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1저자인 김인호 성균관대학교 교수는“로봇이 감지한 정보를 사용자의 다음 동작으로 연결하는 양방향 피드백을 구현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향후 인공근육의 구동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감각 정보를 활용한 제어 기술을 고도화해, 다양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는 소프트로봇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신소재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인호 교수(현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김 교수는 연구 수행 당시 미국 칼텍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와 칼텍 웨이 가오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026년 8월 19일 게재됐다.
※ 논문명: BeetleBot: An integrated bioinspired soft robot for multimodal sensing and adaptive interaction, DOI: 10.1126/sciadv.aeg8849
※ 주요 저자정보: 김인호 교수(연구 수행 당시 칼텍 박사후연구원, 현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조교수, 제1저자), 김상욱 교수(KAIST 신소재공학과, 공동 교신저자), 웨이 가오 교수(미국 칼텍, 공동 교신저자)
※ 관련 시연 영상: https://drive.google.com/file/d/1ZUEwHmoDtKMBH6xdZYUi1FLSy5P-vYok/view?usp=sharing
이번 연구는 헤리티지 의학연구소(Heritage Medical Research Institute), 메타-칼텍 연구지원금(Meta Caltech Research Award), 한국연구재단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 RS-2025-25442577 고신뢰성 인공근육 복합소재 섬유의 대량생산 및 대면적화/다발화를 통한 텍스타일 로보틱스 개발), 싱가포르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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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에 정보 새겨지는 ‘찰나’의 비밀 밝혔다
메모리에 정보가 기록되는 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차세대 메모리 소재를 직접 들여다본 결과, 정보를 저장하는 작은 영역이 곳곳에서 새로 생겨나는 동시에 이미 생긴 영역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이론과 달리 두 현상이 함께 일어난다는 것을 규명해, 더 빠르고 안정적인 차세대 메모리 설계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전기및전자공학부 조병진 교수 연구팀 및 독일 드레스덴 공과대학교(TU Dresden) 연구진과 공동으로, 차세대 메모리 소재로 주목받는 하프늄-지르코늄 산화물(HZO)에서 정보가 기록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강유전체’다. 강유전체는 전기를 끊어도 내부의 전기적 방향을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물질로, 이 방향을 바꿔 0과 1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 이때 물질 내부에서 양전하와 음전하가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되는 전기적 상태를 ‘분극’이라고 한다.
연구에 사용된 하프늄-지르코늄 산화물(HZO)은 반도체 산업에서 널리 사용하는 하프늄 산화물에 지르코늄을 섞어 강유전성을 갖게 한 소재다. 기존 반도체 제조 공정과 함께 사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어, 전원을 꺼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강유전체에 전압을 가하면 내부에서는 같은 방향의 분극을 가진 아주 작은 영역인 ‘도메인(domain)’이 변화한다. 도메인은 같은 전기적 방향을 바라보는 원자들이 모여 있는 작은 구역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도메인이 생겨나고 이미 만들어진 도메인이 주변으로 넓어지면서 전체 분극 방향이 바뀌고 정보가 기록된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도메인이 처음 생겨나는 ‘핵생성(nucleation)’과 이미 생긴 도메인이 주변으로 퍼지는 ‘성장(growth)’ 가운데 어느 과정이 메모리 작동을 좌우하는지를 중심으로 설명해 왔다. 쉽게 말해 새로운 변화가 여기저기서 시작되는 것과, 이미 시작된 변화가 주변으로 번져가는 것을 각각 중심으로 본 것이다.
특히 HZO처럼 수많은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결정으로 이뤄진 얇은 막인 ‘하프니아계 박막’에서는 두 과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기존의 단순한 모델만으로 실제 메모리의 작동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현미경을 이용해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크기의 도메인이 전압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직접 관찰하고, 이를 실제 소자 전체에서 측정되는 전기적 변화와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정보가 기록되는 동안 새로운 도메인이 곳곳에서 계속 생겨나는 동시에 이미 만들어진 도메인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새로운 변화의 시작’과 ‘이미 시작된 변화의 확산’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정보가 기록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하나로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인 ‘동시 핵생성-성장(SNG, Simultaneous Nucleation and Growth) 모델’로 정립했다.
쉽게 말하면 호수 곳곳에 돌을 계속 던지는 것과 비슷하다. 먼저 떨어진 돌에서 생긴 물결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동안 다른 곳에서도 새로운 물결이 계속 만들어진다. 여러 물결이 동시에 생겨나고 커지며 호수 전체로 퍼지는 것처럼, 메모리 안에서도 새로운 도메인의 생성과 기존 도메인의 확장이 함께 진행되며 정보가 기록되는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현미경으로 관찰한 나노 수준의 변화와 실제 메모리 소자의 전기적 작동을 하나의 원리로 연결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가 단순히 ‘얼마나 빨리’ 바뀌는지를 넘어, 정보 기록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떤 방식으로 퍼져나가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메모리의 성능을 높이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도메인이 만들어지고 퍼지는 과정을 이해하면 소재의 구조나 제조 공정을 조절해 정보 기록이 보다 빠르고 균일하게 일어나도록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빠르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전력 소비를 줄인 비휘발성 메모리와 AI용 뉴로모픽 소자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휘발성 메모리는 전원을 꺼도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이며, 뉴로모픽 소자는 인간의 뇌처럼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방식을 전자소자로 구현하는 기술로 저전력 AI 반도체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홍승범 교수는 “전원을 꺼도 전기적 상태를 유지하는 강유전체에 정보가 기록될 때는 작은 변화가 곳곳에서 새로 시작되는 동시에 이미 시작된 변화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며 “이번 연구는 이 두 움직임이 함께 정보 기록을 완성하는 원리를 밝혀낸 것으로, 더 빠르고 안정적인 차세대 메모리를 설계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부얀톡톡 밭조릭(Buyantogtokh Batzorig)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2026년 6월 15일자로 게재됨과 동시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Nucleation-to-Propagation Switching Modes in Ferroelectric Hf0.5Zr0.5O2 Capacitors, DOI: https://doi.org/10.1021/acs.nanolett.6c01580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과제번호: RS-2026-25487626, RS-2026-25468150, RS-2023-00272257).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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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향하는 ‘BTS’…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5기 누리호로 발사
산불이나 홍수 피해 지역을 위성으로 살피려면 필요한 때에 그곳을 다시 촬영할 수 있어야 한다. 위성 한 기로는 같은 지역을 재방문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여러 기를 함께 운용하면 관측 기회를 늘릴 수 있다. 우리 대학이 개발사업을 총괄한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NEONSAT)’ 5기가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향한다.
우리 대학은 우주연구원 인공위성연구소에서 개발사업을 주관하는 초소형군집위성 2~6호가 10월 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예정된 누리호 5차 발사의 주탑재위성으로 발사된다고 6일 밝혔다. 발사 예정 시간은 12시 23분부터 13시 23분 사이이며, 정확한 시각은 발사 당일 확정된다.
배충식 총장은 “이번 발사는 우리 대학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소형위성 개발 역량을 여러 위성을 함께 제작하고 운용하는 군집위성 체계로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우리의 연구와 기술이 실제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구현되어 재난 대응과 공공안전 등 국민의 삶에 기여하는 실질적인 가치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온샛은 한 기의 무게가 100kg 미만인 지구관측위성으로, 흑백 영상은 지상 1m급, 컬러 영상은 4m급 고해상도로 촬영하도록 설계됐다. 2027년 예정된 누리호 6차 발사에서 초소형군집위성 7~11호 5기를 추가로 발사하여 양산위성 10기의 군집 운용 체계가 갖춰지면 한반도 지역을 하루 3회 이상 촬영하고, 재난·재해 등 위급 상황 발생 시 같은 지점을 24시간 이내에 다시 촬영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국내 최초의 실용급 양산형 군집위성 개발사업이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위성 시스템 개발을 포함한 사업 전체를 총괄하며, 여러 위성을 함께 개발·검증·운영하는 데 필요한 분석 방법과 관리 절차를 정립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군집위성 운영을 위한 지상시스템과 위성영상 검·보정 및 활용시스템 개발을 담당하며, ㈜쎄트렉아이는 위성 본체와 고해상도 광학카메라 개발에 참여했다. 이 사업은 우주항공청의 지원 아래 국내 학연산이 함께 수행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군집위성 개발의 흐름을 담아 각 발사 단계마다 임무명으로 ‘BTS’라는 공통 약칭을 붙였다. 시제기는 ‘Beginning of The Swarm’(군집의 시작), 검증기는 ‘Bridging of The Swarm’(군집으로의 연결), 이번 1차 양산기는 ‘Beholding of The Swarm’(군집 발사의 목도), 2027년 발사할 2차 양산기는 ‘Beyond The Swarm’(군집을 넘어)이다. 시제기와 검증기를 거쳐 본격적인 군집위성 발사와 운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나타낸다.
한재흥 KAIST 우주연구원장은 “이번 사업의 핵심은 위성 한 기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러 기를 같은 기준으로 제작·검증하고 궤도에서 함께 운용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며 “발사 후에는 위성 상태와 영상 품질을 차근차근 확인해 군집 관측이 계획대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누리호에는 네온샛 5기 외에도 10기의 큐브위성이 부탑재위성으로 실린다. 이 가운데 우리 대학의 또 다른 위성인 ‘지비샛’은 저궤도 우주환경을 조사할 예정이다.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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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있는데 AI가 못 찾는다?...데이터 바뀌어도 최신 정보 놓치지 않는다
회사 규정이 바뀌어 새 문서가 올라왔는데도 사내 AI가 예전 규정을 찾아 답한다면 어떨까. 새로운 정보가 계속 추가되고 오래된 정보가 사라지면, AI는 정답이 되는 자료가 있어도 이를 제대로 찾지 못할 수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데이터가 계속 바뀌어도 필요한 정보까지 찾아가는 ‘검색 길’을 유지해, AI가 최신 정보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찾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김민수 교수 연구팀이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삭제되는 환경에서도 높은 검색 정확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적 벡터 검색 기술인 ‘콘다(CONDA, Connectivity-Aware Dynamic Index)’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생성형 AI는 학습이 끝난 뒤 새롭게 등장한 정보를 스스로 알지 못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신 뉴스나 기업 내부 문서 등을 검색해 답변에 활용하는 ‘검색증강생성(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이 널리 쓰이고 있다.
RAG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수많은 자료 가운데 질문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검색 기술이 중요하다. 현재 많은 AI 서비스는 문서나 이미지의 의미를 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는 숫자 묶음인 ‘벡터(Vector)’로 바꾼 뒤, 의미가 비슷한 정보들을 서로 연결해 필요한 자료를 찾는다.
문제는 실제 기업이나 인터넷의 데이터는 계속 변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문서와 뉴스, 상품 정보가 들어오는 동시에 오래된 정보는 수정되거나 삭제된다. 이런 변화가 반복되면 데이터 사이에 만들어 놓은 연결망이 조금씩 끊어지는 ‘연결성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가 데이터베이스 안에 있는데도 AI가 그곳까지 찾아가지 못하면서 검색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내비게이션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도시에는 목적지가 그대로 있지만 건물이 생기고 사라질 때마다 주변 도로를 수정하다 중요한 길까지 하나씩 끊어진다면 목적지까지 찾아가기 어려워진다. AI 검색에서도 마찬가지로 정보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정보까지 찾아가는 ‘길’이 끊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CONDA는 데이터 사이의 거리뿐만 아니라, 필요한 정보까지 찾아갈 수 있도록 검색 경로가 제대로 연결돼 있는지를 함께 고려한다.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되거나 기존 데이터가 삭제돼도 중요한 연결을 유지해 특정 정보가 검색망에서 고립되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실험 결과, CONDA는 데이터가 쉴 새 없이 추가되고 삭제되는 환경에서도 기존 최신 기술 대비 검색 정확도를 최대 24.5% 높였으며, 데이터 처리 속도도 최대 1.90배 향상시켰다.
특히 연구팀은 1억 개의 데이터가 존재하는 대규모 환경에서 6시간 동안 검색과 데이터 업데이트를 동시에 수행했다. 그 결과 CONDA는 비교 기술 대비 가장 짧은 응답시간과 높은 검색 정확도를 유지해 대규모 AI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기업 내부 규정이나 업무 문서처럼 정보가 수시로 바뀌는 지식검색 시스템뿐만 아니라 최신 뉴스 검색, 상품 검색 및 추천 등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변하는 다양한 AI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외부 정보를 찾아 답변에 활용하는 RAG 환경에서 최신 정보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검색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실제 제품에도 적용된다. 김민수 교수가 창업한 인공지능 데이터 인프라 기업 그래파이(GraphAI)의 데이터베이스 제품인 ‘아카식DB(AkasicDB)’에 CONDA 기술이 적용돼 올해 4분기 상용화될 예정이다.
김민수 교수는 “검색증강생성(RAG)의 중요한 가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 미처 학습하지 못한 최신 정보를 필요한 순간 즉시 찾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연구는 데이터가 끊임없이 변하는 현실 환경에서도 인공지능이 오랜 시간 정확하게 최신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산학부 이다래 석사과정 졸업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김민수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2일 데이터베이스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인 VLDB 2026에서 발표됐다.
※ 논문명: CONDA: A Connectivity-Aware Dynamic Index for Approximate Nearest Neighbor Search over Evolving Data, DOI: 10.14778/3836663.3836694
※ 저자정보: 이다래(NAVER Corporation, 제1저자), 김민수(KAIST)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SW스타랩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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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 붓기·암 전이와 관련된 림프관 조절 ‘숨은 증폭 스위치’ 찾았다
림프관은 몸속에 고인 체액을 거두는 ‘배수로’다. 림프관이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못 하면 팔다리가 붓는 림프부종이 생길 수 있고, 종양 주변에 지나치게 늘어나면 암세포가 퍼지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한국 연구진은 림프관을 만드는 단백질들이 짝을 이룬 뒤 다시 서로 모여 신호를 키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모임을 조절하는 방식이 림프관 생성 신호를 높이거나 낮출 치료 전략을 연구하는 데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김호민 교수와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장석복) 이상규 박사 공동 연구팀이 림프관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VEGF-C’와 그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용체 ‘VEGFR-3’의 결합 구조를 규명하고, 이들이 모여 신호를 증폭하는 원리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VEGF-C가 세포 표면의 VEGFR-3에 결합하면 수용체가 활성화되고, 림프관의 형성과 기능을 조절하는 신호가 세포 안으로 전달된다. 지금까지는 이 과정에서 VEGFR-3 수용체 두 개가 짝을 이루는 것이 활성화의 핵심 단계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 뒤 신호가 어떻게 더 강해지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단백질의 입체적인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초저온전자현미경으로 VEGF-C와 VEGFR-3가 결합한 구조를 살펴봤다. 그 결과, 수용체 두 개가 짝을 이뤄 만든 복합체들이 다시 옆으로 맞물린 구조를 확인했다. 이는 복합체들이 세포막을 따라 나란히 모이는 새로운 구조적 방식을 보여준다.
쉽게 말해 두 사람이 짝을 이뤄 일을 시작한 뒤, 여러 팀이 모여 힘을 더하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 모임이 신호를 키우는지도 실험했다. 복합체끼리 맞닿는 부위를 바꾸거나 빛을 이용해 수용체가 모이도록 조절한 결과, 여러 복합체가 모이는 과정이 신호 증폭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림프관 생성 신호를 조절할 새로운 지점을 제시한다. 앞으로 림프관 생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신호를 높이고, 종양 주변에 림프관이 과도하게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신호를 낮추는 방법을 연구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림프부종 치료나 암 전이 억제 효과를 확인한 것은 아니며, 실제 치료에 적용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김호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림프관 생성 신호를 받는 수용체 두 개가 짝을 이룬 뒤, 이렇게 만들어진 여러 짝이 다시 모여 신호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원리를 밝혀낸 것”이라며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림프관 생성 신호의 ‘숨은 증폭 스위치’를 찾아낸 만큼, 향후 림프부종과 암 전이 등 관련 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이노코어(InnoCORE) AI-CRED 혁신신약연구단 조령은 박사와 KAIST 생명과학과 안진숙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KAIST 김호민 교수와 IBS 이상규 박사는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끌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9월 9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Structural basis of lymphangiogenic receptor VEGFR-3 activation mediated by distinctive clustering of the ligand–receptor complex, DOI: 10.1002/advs.77728
※ 관련 동영상:
단백질샘플을 초저온 급속 냉동으로 얼리는 Cryo-EM 샘플 준비영상 : https://drive.google.com/file/d/1OGPpkzmZMaWU3oxfswpbcEtt3NzX3n4q/view?usp=drive_link
Cryo-EM 이미지 수집을 위한 그리드 선별과정 영상 : https://drive.google.com/file/d/1Bg6zEPeS9NZDO8zFaj59Fe7L_f8tBWwQ/view?usp=drive_link
KAIST KARA에 구축된 Titan Krios Cryo-EM 장비 : https://drive.google.com/file/d/1c5Wmj44_9taYIW4N_mumg6tT21iOUYNQ/view?usp=drive_link
이번 연구에서 규명된 VEGF-C와 VEGFR-3 복합체 분자 구조 영상 : https://drive.google.com/file/d/198bcFoTb_pv__Ep-MHwcI47G4gv5yisx/view?usp=drive_link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노코어(InnoCORE) 프로그램,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자지원사업, NEXUS & CELINE 컨소시엄, KAIST 대규모 융합연구소 운영사업, 기초과학연구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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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반응하는 '분자 스위치'의 반세기 수수께끼 풀었다
빛으로 약효를 조절하는 약물이나 빛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스마트 소재는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빛에 반응하는 대표적인 분자 스위치가 ‘아조벤젠’이다. 하지만 이 분자가 찰나에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50년 가까이 수수께끼였다. 한국 연구진은 분자 중심부가 자전거 페달처럼 맞물려 움직이며 모양을 바꾼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발견은 빛으로 움직이는 소재와 초소형 분자 기계를 설계하는 데 새로운 단서가 될 전망이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이효철 교수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장석복) 첨단 반응동역학 연구단과 함께 빛에 반응하는 분자 ‘아조벤젠’의 구조 변화 과정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아조벤젠에는 두 개의 벤젠 고리가 가운데 질소 원자 두 개로 이루어진 연결부에 붙어 있다. 빛을 받으면 두 고리가 연결부의 서로 반대쪽에 놓인 형태에서 같은 쪽에 놓인 형태로 바뀔 수 있다. 원자는 그대로인데 놓인 자리만 달라지는 것이다. 이 성질을 이용해 약물의 활성을 빛으로 조절하거나, 빛에 반응하는 소재와 분자 기계를 만드는 연구가 진행돼 왔다.
그러나 분자의 바뀌기 전과 후 모습을 아는 것만으로는 그 사이에 어떻게 움직였는지 알 수 없었다. 두 고리가 크게 돌아가는지, 가운데 연결부가 펴지는지, 여러 부분이 함께 비틀리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움직이는 도중의 구조가 너무 빨리 사라져 확인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엑스선 자유전자레이저를 이용해 이 순간을 추적했다. 메탄올 용액에 녹인 아조벤젠에 레이저를 쏘아 반응을 일으킨 뒤, 초고속 엑스선으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를 측정했다.
관건은 주변 용액의 강한 신호에서 아조벤젠의 미세한 신호를 찾아내는 일이었다. 연구팀은 시끄러운 곳에서 작은 목소리를 가려내듯 분자의 신호를 분리했다. 이어 순간마다 얻은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움직임을 영상으로 재구성했다.
그 결과, 아조벤젠은 양쪽의 큰 벤젠 고리를 한꺼번에 크게 돌리지 않았다. 먼저 탄소와 질소가 이어진 부분이 비틀어지고, 이어 가운데 질소 연결부의 양쪽이 자전거 페달처럼 서로 맞물려 움직이며 전체 모양을 바꿨다.
이 발견은 주변 액체가 끈적해져도 반응 속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양쪽의 큰 고리를 돌려야 한다면 좁은 공간에서 큰 가구의 방향을 바꾸듯 주변 액체를 많이 밀어내야 한다. 중심부가 주로 움직이면 그럴 필요가 줄어든다.
이효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조벤젠이 빛을 받은 뒤 어떤 경로로 모양을 바꾸는지 밝힌 성과”라며 “빠르게 반응하는 유기분자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법을 발전시켜, 다양한 광반응 분자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아조벤젠을 이용한 약물이나 소재의 성능을 직접 높인 것은 아니다. 분자가 실제로 움직이는 경로를 밝혀, 빛에 반응하는 소재와 분자 기계를 설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는 김중민(현 IBS, KAIST 졸업), 기호성(현 IBS, KAIST 졸업)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수행하였으며,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9월 30일(영국 현지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X-ray liquidography decodes complex motions in azobenzene isomerization, DOI: 10.1038/s41586-026-11068-4
※ 저자 정보 : 김중민(공동 제1저자), 기호성(공동 제1저자), 이성곤(공동 제3저자, 現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박사후연구원), 알레코스 세갈리나(Alekos Segalina, 공동 제3저자), 이윤범(제5저자, 現 경북대학교 화학과 조교수) 및 이효철(교신저자). 모든 저자는 연구 수행 당시 KAIST 화학과 및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 반응동역학 연구단 소속
※ 연구 동영상 : https://drive.google.com/file/d/1NAG9doMmqNh26PIpD8aibaQPkiCNC0kl/view?usp=sharing
https://drive.google.com/file/d/1Kcm0biYqhIBYJ7SNjw38oV3kcsVcxV-B/view?usp=sharing
한편,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의 과기부의 IBS 기초과학연구단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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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옥처럼 물체 감지하고 빛 비추면 잡는 ‘로봇 손’ 소재 나왔다
파리지옥은 먹잇감의 자극을 느끼면 잎을 닫아 붙잡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여기에서 착안해, 물체의 접근을 느끼는 피부와 물체를 붙잡는 근육을 하나의 부드러운 소재에 담았다. 전기를 띤 물체가 다가오면 소재 안의 입자들이 움직여 전기 신호를 내고, 자외선을 비추면 굽어 물체를 붙잡는다. 빛을 끈 뒤에도 잡은 형태를 10분 이상 유지해, 부품과 배선을 줄인 소프트 로봇 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문홍철 교수 연구팀이 주변 물체를 감지하고 빛에 반응해 움직이는 이온성 소프트 로봇 ‘이오노그래스퍼(Ionograsper)’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온성 소재란 내부에 전하(양(+) 또는 음(−)의 전기적 성질)를 띤 작은 입자인 ‘이온’이 있어, 주변의 전기적 변화에 반응할 수 있는 소재를 말한다.
사람은 눈이나 피부로 물체를 알아차리고 근육을 움직여 잡는다. 로봇에도 주변을 감지하는 센서와 움직임을 만드는 구동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부드럽게 휘어지는 소프트 로봇에 이 장치들을 따로 붙이면 부품과 배선이 늘어나 구조가 복잡해진다.
연구팀은 로봇의 피부와 근육 역할을 하나의 부드러운 고분자 소재에 담았다. 고분자는 작은 분자들이 길게 이어진 물질로, 플라스틱이나 고무도 고분자의 한 종류다. 연구팀은 빛을 받으면 모양이 바뀌는 ‘아조벤젠’과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하는 고분자를 결합해, 내부에서 이온이 움직일 수 있는 그물망 구조를 만들었다.
전하를 띤 물체가 가까워지면, 그 물체가 주변에 미치는 전기적 영향으로 소재 안의 양이온과 음이온이 재배열된다. 풍선에 머리카락을 문지른 뒤 가까이 가져가면 머리카락이 반응하듯, 물체가 직접 닿지 않아도 주변의 전기적 영향으로 소재 내부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때 나타나는 전기 신호를 이용해 별도의 감지용 전압 없이 물체의 접근과 움직임을 알아냈다.
소재를 움직일 때는 자외선을 비춘다. 빛을 받은 아조벤젠의 모양이 바뀌고 소재의 한쪽 면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한쪽이 먼저 마른 얇은 종이처럼 소재가 굽는다. 연구팀은 이 움직임으로 물체를 붙잡는 모습을 시연했다.
빛을 끄면 소재 표면에 생긴 나노 크기의 작은 구멍을 통해 수분이 다시 들어온다. 이 과정에서 소재는 반대 방향으로 굽으며, 고분자 구조가 천천히 풀릴 때까지 변형된 형태를 10분 이상 유지했다. 붙잡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빛을 비출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물체를 알아채는 기능, 움직이는 기능, 바뀐 형태를 일정 시간 유지하는 기능을 하나의 소재에 구현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빛에 따른 분자와 수분의 변화가 어떻게 양방향 굽힘과 형태 유지로 이어지는지도 분석했다.
이 같은 소재 설계 방식은 향후 소프트 로봇의 센서와 구동부를 각각 장착할 때 필요한 부품과 배선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전기를 띤 물체를 감지하고 자외선으로 움직임을 일으키는 연구 단계다. 연구팀은 감지 거리와 움직이는 속도, 반복 사용 시 내구성, 물체를 지탱하는 힘을 높이고, 가시광선이나 근적외선으로도 움직일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문홍철 교수는 “로봇의 피부와 근육을 따로 붙이지 않고, 하나의 소재가 물체를 감지하고 빛을 받으면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빛을 끈 뒤에도 변형된 형태를 유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앞으로 AI 제어 기술을 결합해 피지컬 AI 로봇에 활용할 수 있는 감각·구동 소재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전북대학교 화학공학부 김용민 교수가 제1저자,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문홍철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 2026년 9월 14일 온라인 게재됐다. 또한 해당 논문은 59호지(Issue 59)의 표지논문(Front Cover)으로도 선정되었다.
※ 논문명: A Multifunctional Ionograsper Enabling Ion-Redistribution Proximity Sensing and Structural-Reconfiguration-Driven Bidirectional Actuation, DOI: 10.1002/adma.74981
※ 저자정보: 김용민 교수(전북대학교 화학공학부, 제1저자), 권진한·양현우·이경록 박사과정 및 김성룡 박사(KAIST 생명화학공학과, 공동저자), 문홍철 교수(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신저자)
※ 관련 영상 링크: https://advanced.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dma.74981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및 소재글로벌영커넥트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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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의 흐름 읽는 AI 반도체 개발…웨어러블 기기 활용 기대
몸에 착용하는 기기가 걷는 동작과 잠깐 팔을 흔드는 동작을 구별하려면 움직임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한국 연구진은 반응 속도가 다른 반도체를 층층이 쌓아 방금 일어난 변화와 앞선 변화를 함께 읽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몸에 붙이거나 착용하는 작은 기기가 움직임과 몸의 신호를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AI시스템학과 권지민 교수 연구팀이 UNIST(총장 박종래), POSTECH(총장 김성근) 연구진과 함께 이온을 담은 소재를 단단한 얇은 막으로 만들고, 이를 이용해 반응 속도가 다른 반도체 소자를 여러 층으로 쌓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반도체는 전기를 가하면 소재 안의 ‘이온’이 움직이면서 전류의 흐름이 바뀐다. 전기를 끊어도 이온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종을 친 뒤 소리가 잠깐 남듯, 반도체에도 앞서 들어온 신호의 흔적이 잠시 남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동안 단점으로 여겨졌던 이온의 느린 움직임을 지난 신호를 알아보는 데 활용했다.
관건은 그 흔적이 남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었다. 기존에는 이온을 담는 물질이 주로 액체나 부드러운 젤이어서 반도체를 정교하게 만들고 여러 층으로 쌓기도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온을 담은 물질을 단단한 얇은 막으로 만들고, 막 속 이온의 양과 두께를 조절했다. 그 결과 신호에 빠르게 반응하는 소자와 느리게 반응하는 소자를 만들 수 있었다. 두 소자를 층층이 쌓자 하나는 방금 들어온 신호에, 다른 하나는 조금 전부터 이어진 신호에 반응했다. 짧게 남는 메모와 오래 남는 메모를 함께 읽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네 차례 들어오는 신호가 켜지고 꺼지는 순서에 따라 만들어지는 16가지 패턴을 소자가 구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측정한 소자의 반응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숫자 영상을 판별하는 시스템을 모델링했다. 그 결과 서로 다른 속도의 영상 신호에 대해 90% 이상의 검증 정확도를 얻었다. 영상 판별 결과는 실제 소자의 측정값을 적용한 모델 검증 결과다.
연구팀은 이 소자를 4인치 웨이퍼 크기로 제작하고 휘어지는 기판에도 구현했다. 소자의 전기적 특성은 제작 후 55개월에 걸친 측정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번 연구는 움직임이나 몸에서 나오는 신호처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정보를 작은 기기 안에서 처리하는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스마트워치에 적용했을 때의 성능과 소비전력 절감 효과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권지민 교수는 “이번 소자는 기존의 얇은 반도체 제작 공정으로 넓은 기판에 만들 수 있고, 여러 층으로 쌓을 수도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워치처럼 전력을 적게 써야 하는 기기에서 움직임과 몸의 신호를 읽는 AI 반도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정학순 연구교수가 제1저자로, POSTECH 노용영 교수와 KAIST 권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6월 30일 게재됐다.
※ 논문명: Monolithic 3D-Integrated All-Solid Ion-Gated Carbon Nanotube Transistors With Tunable Ionic Conductance for Multi-Timescale Reservoir Computing, DOI: 10.1002/adma.202523703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 및 우수신진연구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초격차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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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효모 함께 쓰는 유전자 조절 장치 개발…원하는 물질 만들 미생물 찾는 길 열어
의약품 원료 등을 만드는 ‘미생물 공장’에는 세균인 대장균과 빵·술 발효에 쓰이는 효모도 활용된다. 두 미생물은 유전자를 읽는 방식이 달라 같은 생산 설계를 옮기기 어려웠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양쪽에서 작동하는 유전자 조절 장치를 개발하고, 여러 유전자가 함께 일해야 만들어지는 녹색 색소로 그 성능을 시험했다.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미생물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공학생물학대학원 이주영 교수 연구팀이 서로 다른 종류의 미생물인 대장균과 효모에서 모두 작동하는 유전자 조절 장치 ‘하이브리드 프로모터’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미생물이 원하는 물질을 만들려면 생산에 필요한 유전자들이 작동해야 한다. 프로모터는 유전자 앞에 놓여 그 유전자가 얼마나 활발하게 작동할지 조절하는 DNA 부분이다. 공장 기계의 속도를 조절하는 손잡이와 비슷하다.
문제는 대장균과 효모가 유전자를 읽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대장균에서 잘 작동하는 프로모터가 효모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같은 물질을 다른 미생물로 만들어 보려면, 그 미생물에 맞는 프로모터를 고르고 유전자의 작동 세기를 다시 맞춰야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프로모터’는 대장균과 효모가 각각 알아볼 수 있는 DNA 요소를 한데 합친 것이다. 두 미생물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유전자를 읽더라도, 각자 필요한 신호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든 공용 조절 장치인 셈이다. 연구팀은 DNA 요소의 조합을 바꿔 유전자를 약하게 작동시키는 장치부터 강하게 작동시키는 장치까지 여러 종류를 만들었다.
실험 결과, 개발한 프로모터는 대장균과 효모 모두에서 작동했다. 대장균에서 강하게 작동한 조합은 효모에서도 대체로 강하게 작동했다. 두 미생물이 똑같은 양의 물질을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미생물이 바뀌어도 어떤 조합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약한지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새 장치가 유전자 하나를 작동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물질 생산에도 쓸 수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 이를 위해 유전자 세 개가 차례로 작동해야 만들어지는 녹색 색소를 시험 대상으로 골랐다. 강한 조절 장치를 썼을 때 색소 생산량은 약한 장치를 썼을 때보다 대장균에서 약 3.1배, 효모에서 약 2.6배 높았다. 두 미생물에서 물질의 생산량까지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연구팀은 다른 종류의 세균과 효모에서도 프로모터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가 발전하면 원하는 물질을 만드는 데 어떤 미생물이 적합한지 찾는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러 미생물에 같은 유전자 조절 설계를 적용해 생산 결과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생물이 바뀔 때마다 조절 장치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생산량을 높이려면 각 미생물에 맞춘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
이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이 달라져도 프로모터의 상대적인 세기를 예측할 수 있는 공통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미생물 세포공장을 보다 빠르게 설계하고 비교해 바이오제조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손소희·문수영·안난영 연구자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 9월 23일 자에 게재됐으며, 9월 8일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됐다.
※ 논문명: Modular synthetic cross-kingdom promoters enable coordinated expression in Escherichia coli and Saccharomyces cerevisiae, DOI: https://doi.org/10.1093/nar/gkag868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개인기초연구사업 및 보스턴코리아 공동연구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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