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급속충전·배터리 수명’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전기차는 빠르게 충전하면서도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을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실제 배터리 내부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3차원 디지털 트윈’을 통해 그 해법을 찾았다. 배터리에서 전기를 저장하는 ‘전극’ 안의 재료와 빈 공간을 얼마나 넣느냐뿐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급속충전 성능과 수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팀이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팀과 공동으로, 실제 상용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되는 흑연 음극의 내부 구조를 3차원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고, 급속충전 과정에서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원인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배터리 전극은 리튬을 저장하는 흑연, 이를 붙여주는 바인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빈 공간으로 이뤄진다. 배터리를 충전하면 리튬이온이 음극의 흑연 입자 안으로 이동해 저장된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충전하면 일부 리튬이 흑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표면에 금속 리튬이 쌓이는 ‘리튬 도금(Li plating)’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주차장에 차가 한꺼번에 몰려 미처 들어가지 못한 차량이 입구에 쌓이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배터리 성능과 수명이 떨어질 수 있다.
충전 과정에서는 흑연 표면에 배터리를 보호하는 얇은 막인 ‘고체전해질 계면층(SEI)’도 만들어진다. 적절하게 형성된 보호막은 필요하지만 너무 두껍거나 고르지 않게 만들어지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충전할 때 흑연 입자가 팽창하면서 전극 내부에 힘이 가해지는 ‘기계적 응력’도 발생한다.
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매우 작은 배터리 내부에서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실험만으로는 어디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존 컴퓨터 모델도 전극 전체의 평균적인 특성을 주로 이용해 실제 배터리 내부의 복잡한 구조와 위치에 따른 차이를 충분히 보여주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실제 상용 흑연 음극의 구조를 바탕으로 배터리 전극의 ‘가상 쌍둥이’를 만들었다. 흑연 입자와 입자들을 서로 붙여주는 접착제 역할의 바인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빈 공간인 기공까지 3차원으로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 가상 전극에서 전극의 두께와 빈 공간의 양, 바인더의 위치를 바꿔가며 빠르게 충전했을 때 리튬이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석했다. 또 리튬이 어디에 쌓이고 보호막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극의 어느 부분에 힘이 집중되는지도 함께 살펴봤다.
그 결과, 전체 충전용량이 비슷해 보여도 전극 내부의 바인더와 빈 공간이 어떻게 배치돼 있느냐에 따라 배터리의 손상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두께 50마이크로미터(μm)의 전극에서는 바인더 배치에 따른 전체 충전용량 차이가 4% 이내였다. 겉으로 보이는 충전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전극 내부에서는 리튬이 저장되는 위치와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리는 반응이 일어나는 위치가 뚜렷하게 달랐다.
특히 바인더가 전극의 한쪽에 몰리면 리튬이온이 지나갈 수 있는 빈 공간이 줄어 이동이 어려워졌다. 도로가 좁아지면 교통체증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경우 전류가 모이는 부분인 집전체 주변에 쌓이는 리튬도금의 양이 바인더가 고르게 분포한 전극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바인더가 전극 전체에 비교적 고르게 퍼져 있으면 리튬이온이 보다 원활하게 이동했고, 배터리를 보호하는 막도 상대적으로 고르게 형성됐다.
이러한 차이는 전극이 두꺼워질수록 더욱 커졌다. 두께 83μm의 전극에서는 바인더 배치에 따른 충전용량 차이가 약 18%까지 벌어졌다. 전극을 두껍게 만들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려면 재료의 양뿐 아니라 내부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까지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빈 공간의 위치는 전극이 받는 힘에도 영향을 미쳤다. 빈 공간이 충분하면 충전할 때 팽창하는 흑연 입자를 주변 공간이 받아줘 힘이 분산됐다. 반면 빈 공간이 부족하면 흑연 입자가 팽창할 여유가 없어 특정 부분에 힘이 집중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급속충전용 배터리를 설계할 때 전극의 바인더와 빈 공간이 ‘얼마나 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분포하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새로운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3차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여러 종류의 전극을 일일이 만들어 실험하기 전에 가상공간에서 배터리 내부의 문제를 미리 살펴볼 수 있다. 향후 최적의 전극 구조를 찾는 데 활용돼 전기차 충전시간은 줄이고 배터리 수명은 늘리는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겉으로 보이는 충전 성능만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배터리 내부의 문제를 3차원 디지털 트윈으로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전극 안의 바인더와 빈 공간을 적절하게 배치하면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도 빠르게 충전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계공학과 강예진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인포맷(InfoMat, IF 19.6)’에 게재됐으며, 지난 7월 7일 후면 표지(Back Cover) 논문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Digital twin quantifies spatial-heterogeneity-driven failure in fast-charging lithium-ion battery anodes, DOI: https://doi.org/10.1002/inf2.70141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융합기술개발사업 및 InnoCORE 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표면 ‘결함’ 활용해 물방울 ‘잘 맺히고 잘 떨어지게’…열전달 5.5배 향상
물방울이 더 잘 맺히고, 더 빨리 떨어지게 해 열전달 성능을 최대 5.5배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발전소와 담수화 설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자기기의 냉각 성능을 개선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남영석 교수와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공동연구팀이 표면에 입히는 매우 얇은 고분자 코팅막의 두께와 구조를 조절해, 수증기가 물로 변할 때 물방울은 더 많이 생기고, 생긴 물방울은 더 빨리 떨어지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수증기가 물로 변하는 ‘응축’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차가운 음료수 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발전소의 증기를 다시 물로 바꾸거나, 바닷물에서 민물을 얻고, 전자기기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는 데 폭넓게 이용된다.
응축 과정에서는 표면에 생긴 물이 얼마나 빨리 빠져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일반 금속 표면에서는 작은 물방울들이 서로 합쳐져 얇은 물막을 만든다. 겨울철 옷을 여러 겹 입으면 체온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것처럼, 이 물막도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가로막는 ‘열저항’ 역할을 해 열전달 효율을 떨어뜨린다.
반대로 물이 작은 물방울 형태로 맺혔다가 계속 떨어져 나가면 새로운 표면이 반복해서 드러난다. 이렇게 물방울 형태로 응축되는 현상을 ‘적상응축’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물이 표면을 계속 덮고 있는 대신, 물방울이 생기고 떨어지는 과정이 빠르게 반복되는 것이다. 이 경우 열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기술에는 딜레마가 있었다. 물방울이 처음 만들어질 자리를 늘리기 위해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면 물방울이 그 구조에 걸려 잘 떨어지지 않았다. 반대로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면 물방울은 잘 떨어지지만 새 물방울이 만들어질 자리가 줄어들었다. 씨앗을 심을 자리를 많이 만들면 수확한 열매를 꺼내기 어렵고, 꺼내기 쉽게 만들면 씨앗을 심을 자리가 부족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기존에는 고분자막의 ‘결함’으로 여겨졌던 나노 크기의 작은 알갱이(응집체)를 활용해 해결했다. 고분자막은 플라스틱과 비슷한 성질의 고분자 물질을 표면에 매우 얇게 입힌 코팅막이다.
연구팀은 기체 상태의 원료를 표면에 입혀 아주 얇은 고분자막을 만드는 ‘개시제를 이용한 화학 기상 증착법(iCVD)’을 활용했다. 고분자막을 얇게 만들자 표면에 나노 크기의 작은 알갱이가 촘촘하게 생겼고, 이들이 물방울이 처음 맺히는 ‘씨앗 자리’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얇은 고분자막에서는 두꺼운 막보다 물방울이 약 3배 많이 생겼다.
여기에 열처리를 더해 물방울이 표면에 달라붙는 힘도 줄였다. 덕분에 물방울이 크게 자라기 전에 쉽게 떨어질 수 있었다. 즉, 고분자막을 얇게 만들어 물방울이 생길 자리는 늘리고, 열처리로 생긴 물방울은 빨리 떨어지게 한 것이다. 물방울을 많이 만드는 것과 빨리 없애는 것을 동시에 해결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물방울이 떨어진 자리에는 다시 새로운 물방울이 생긴다. 빈자리가 생기면 곧바로 다음 사람이 앉는 것처럼, 물방울이 생기고 떨어지는 과정이 빠르게 반복될수록 수증기를 물로 바꾸면서 열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응축기에 많이 쓰이는 구리관에 이 고분자막을 입혀 성능을 확인했다. 그 결과 열을 전달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응축 열전달계수’가 최대 약 88 kW·m⁻²·K⁻¹를 기록했다. 이는 물막이 생기는 일반 구리 표면보다 열전달 성능이 최대 약 5.5배 높은 수준이다. 물을 잘 튕겨내는 기존 발수 코팅 표면과 비교해도 50% 이상 높은 성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거나 물을 잘 튕겨내는 데 집중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표면의 작은 ‘결함’을 적극 활용했다. 그동안 없애야 할 것으로 여겼던 나노 크기의 작은 알갱이가 오히려 물방울이 잘 생기도록 돕는다는 점을 발견해 새로운 표면 설계에 활용했다.
향후 이 기술을 발전소나 산업용 열교환기에 적용하면 열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담수화·수분 포집 장치에서는 물을 더 효과적으로 모으고, 전자기기에서는 열을 빠르게 빼내 냉각 성능을 높이는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결함으로 여겨졌던 나노 구조를 물방울이 잘 생기도록 돕는 요소로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물방울의 생성과 제거를 각각 조절해 열전달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복잡한 모양의 표면에도 매우 얇고 균일하게 코팅할 수 있어 산업용 열교환기를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환경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기계공학과 김준수 연구원과 생명화학공학과 강민정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16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Rational design of polymer film morphology via structure–performance linkage for enhanced condensation performance,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6-75621-5
한편, 이번 연구는 중견연구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뇌로 로봇 움직이고 느끼는”세계 최초 Brain-to-Robot 기술 개발 나서
우리 대학 연구진이 사람의 뇌 신호로 외골격 로봇을 실시간 제어하고, 로봇이 감지한 촉각·힘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차세대 뇌-로봇 인터페이스 플랫폼 개발을 시작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공경철·김정 교수 연구팀이 ㈜엔젤로보틱스와 함께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플래그십 과제로 세계 최초 양방향 ‘Brain-to-Robot’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과제는 2026년 04월부터 2032년 12월까지다.
공경철 교수는 보행 보조 외골격 로봇 기업 엔젤로보틱스를 창업하고 국제 사이배슬론(Cybathlon·장애인 보조기술 국제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이끈 웨어러블 로봇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다. 김정 교수는 로봇 피부 기술 연구로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세계적 연구자로, 두 연구팀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뇌신경 인터페이스와 외골격 로봇을 결합한 Brain-to-Robot 플랫폼 연구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뇌 신호로 커서를 움직이거나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은 이미 인체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다. 미국 뉴럴링크(Neuralink), 싱크론(Synchron) 등 글로벌 기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기존 기술은 실제 움직임과 감각을 동시에 연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상 목표, 즉 뇌 신호가 실제로 무엇을 제어하고 어떤 감각을 되돌려 받는지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채 신호 해독 기술 자체의 발전에 집중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접근인 Brain-to-Robot은 외골격 로봇을 직접 제어 대상으로 삼아 사용자의 행동 의도를 뇌 신호로 읽어 로봇을 움직이고, 동시에 로봇이 감지한 지면 반력(바닥이 발을 밀어내는 힘)·관절 토크(관절 회전력)·촉각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완전한 양방향 인터페이스 구현을 목표로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외골격 로봇 제어와 감각 피드백(되돌려 전달되는 감각 정보)을 모두 포함한 완전한 양방향 Brain-to-Robot 시스템은 아직 세계적으로 구현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스템에서 우리 대학 연구팀은 핵심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웨어러블 로봇 제어와 AI 기반 동작 의도 해석 기술을 개발하며, 로봇이 감지한 감각 정보를 Brain Chip(뇌 신호 처리 반도체)으로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체성감각 인터페이스(신체 감각 전달 시스템) 설계를 수행한다. 김정 교수 연구팀은 장애인을 대신해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로봇 피부와 AI 기반 체성감각 해석 기술 개발을 맡는다.
또한 연구팀은 뇌 신호를 로봇 제어 명령으로 변환하고, 로봇이 감지한 감각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AI 기반 인코딩·디코딩(신호 변환·해석) 알고리즘 개발도 추진한다. 수백 개 채널에 달하는 피질 신호(대뇌피질에서 발생하는 신경신호)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극도로 짧은 지연시간의 폐루프(closed-loop·신호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순환 제어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 기술 과제다.
본 플래그십 과제의 사업화는 공경철 교수가 창업한 엔젤로보틱스(KOSDAQ:455900)가 맡는다. 연구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부터 실제 보급까지 전주기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공경철 교수는 “이번 기술이 성공하면 사지마비 장애인이 병원을 넘어 실제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걷고 물건을 집으며 손끝의 감촉까지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재활 패러다임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국내외를 통틀어 시도된 적 없는 세계 최고난도 수준의 융합기술인 만큼, 장기 안전성 확보와 임상 검증, 인허가 체계 마련이 기술 개발과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해서 안전성·유효성 검증, 임상 근거 축적, 위험관리 체계 구축, 뇌신호 데이터 보호 및 사이버보안, 윤리적 수용성 검토도 유기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한편 우리 대학에는 뇌 인터페이스 분야의 다양한 원천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기계공학과 박형순 교수 연구팀은 뇌신경계 질환의 효과적 치료를 위해 뇌신경계 의도인식 인터페이스(사용자의 움직임 의도를 뇌신호로 파악하는 기술) 기반 웨어러블 재활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전산학부 조성호 교수 연구팀은 AI 기반 뇌신호 해석 기술을 개발 중이다.
뇌인지과학과 이지훈 교수 연구팀은 초저전력 바이오·뉴럴 인터페이스 회로(생체·신경신호를 저전력으로 연결·처리하는 반도체 회로), 무선 신경 신호 계측(전선 없이 신경신호를 측정하는 기술), 온디바이스 AI 기반 폐루프(closed-loop·신호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순환 제어 구조) 신경조절 기술을 중심으로 차세대 뇌-기계 인터페이스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기및전자공학부 이현주 교수 연구팀은 초소형 멀티모달 신경 전극(여러 종류의 신경신호를 동시에 측정·자극할 수 있는 초소형 전극) 기반의 고해상도 신경신호 측정 기술과 정밀 뇌자극 연구를, AI시스템학과 제민규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신경인터페이스를 위한 AI 기반 반도체 집적회로(IC·Integrated Circuit) 및 시스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은 고정밀 뇌신호 계측(뇌에서 발생하는 신경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과 신경자극 기반 뉴로엔지니어링(neuroengineering·신경공학)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번 Brain-to-Robot 플래그십 과제는 공경철·김정 교수 연구팀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세계 최고난도 융합연구”라며 “KAIST에는 뇌 인터페이스, AI, 반도체, 로봇 분야의 다양한 연구진이 관련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Brain-to-Robot 기술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빛으로 흔들림없는 초고주파 신호 만든다...6G·우주 탐사 활용 기대
6G 통신이나 자율주행 레이더, 우주 관측 기술에는 매우 정확한 신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신호가 흔들려 오차가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빛을 이용해 이러한 신호의 흔들림을 크게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 연구팀이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콤(Micro-comb)’이라 불리는 광학 칩 기술을 이용해 초저잡음·초고안정 밀리미터파(millimeter-wave, 30~300 GHz) 대역 신호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밀리미터파는 넓은 대역폭을 활용할 수 있어 6G 통신과 정밀 센싱(sensing·정밀 감지), 차세대 레이더 기술의 핵심 주파수 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전자식 신호원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잡음(noise·원하지 않는 신호 흔들림)이 증가하고 장시간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마이크로콤은 밀리미터(mm) 크기, 즉 손톱보다 작은 광학 소자 안에서 매우 정밀한 빛의 주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빛으로 만든 초정밀 자’에 비유된다. 이번 연구는 기존 전자식 고주파 신호원의 한계를 광학(빛) 기술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안정적인 광학 기준 신호를 활용해 마이크로콤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주파 영역에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첫 번째 연구에서 마이크로콤의 고질적인 문제인 ‘장기적 주파수 흔들림’을 해결했다. 마이크로콤은 소형화와 저전력 구동이 가능해 차세대 신호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주변 온도 등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정밀한 광학 기준 신호를 마이크로콤과 일치시키는 ‘동기화(synchronization·두 신호의 주기를 정확히 맞추는 기술)’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장시간 동안 10-18 수준의 초고안정 주파수 성능을 확보했으며, 22 GHz 대역에서 100 Hz 오프셋(offset·기준 주파수에서 떨어진 거리) 기준 –125 dBc/Hz 수준의 낮은 위상잡음(phase noise·신호의 미세한 흔들림)을 기록했다. 이는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 가운데 낮은 오프셋 주파수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며, 오랜 시간 동안 거의 흔들리지 않는 매우 안정적인 고주파 신호를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10-18 수준의 주파수 안정도는 장시간에 걸쳐 주파수 변동이 극히 작은 초고정밀 성능을 의미한다. 또한 22 GHz 대역에서 100 Hz 오프셋 기준 –125 dBc/Hz의 낮은 위상잡음은 신호의 미세한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능은 높은 주파수 안정성과 정밀도가 요구되는 6G 통신, 정밀 레이더, 차세대 항공·우주 전자시스템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이러한 초저잡음 특성을 유지하면서 신호를 밀리미터파 대역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주파수를 높이면 신호의 흔들림도 커지지만, 연구팀은 ‘완전 솔리톤* 결정(Perfect Soliton Crystal)’이라는 특수한 물리 상태를 이용해 이를 극복했다.
*솔리톤: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수한 파동
즉, 일반적으로는 신호의 주파수를 높일수록 신호가 불안정해지고 잡음도 커진다. 하지만 연구팀은 빛의 펄스 형태 파동을 매우 규칙적으로 정렬시키는 ‘완전 솔리톤 결정’ 상태를 활용해 더 빠른 고주파 신호에서도 흔들림을 거의 없애는 데 성공했다. 이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장치일수록 진동과 불안정성이 커지기 쉬운 상황에서도,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연구팀은 보조 레이저를 이용해 광학 칩 내부의 광 펄스(light pulse·짧고 강한 빛 신호)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솔리톤 상태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신호의 반복 속도를 2배, 3배로 증가시키면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44 GHz 및 66 GHz 대역에서도 3 펨토초(fs, femtosecond·1,000조 분의 3초) 수준의 극도로 높은 시간 정밀도를 구현했다.
이는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신호의 타이밍 오차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줄였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수많은 신호가 초당 수십억 번 오가는 상황에서도 서로 충돌하거나 어긋나지 않도록 매우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 6G 통신이나 정밀 레이더 같은 기술의 성능과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초소형 광학 칩 기반 신호원이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고성능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초고속 통신의 데이터 전송 신뢰성을 높이고, 자율주행 및 국방 분야 레이더의 거리·속도 측정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천문·우주 계측 분야에서는 장거리 신호 간 정밀 동기화를 가능하게 해 블랙홀 관측과 같은 초고해상도 우주 관측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원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고주파 대역까지 확장한 데 의의가 있다”며 “현재는 100 GHz 이상의 영역은 물론, 300 GHz 이상의 서브밀리미터파(sub-millimeter-wave·밀리미터파보다 더 짧은 파장을 갖는 초고주파 대역으로 미래 6G·7G 통신, 초고해상도 이미징, 정밀 우주 관측 등에 활용될 차세대 핵심 주파수 영역)까지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안창민 박사와 김정원 교수가 주저자로 참여했으며, 이한석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성과는 광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Laser & Photonics Reviews 지(3월 19일)와 Optica 지(4월 8일)에 각각 게재되었다.
※논문명1: Optical-to-microcomb stability transfer for ultrastable timing and microwave/millimeter-wave generation, DOI:10.1002/lpor.71135
※논문명2: Preserving ultralow timing jitter in microcombs with repetition-rate multiplication via perfect soliton crystal formation, DOI:10.1364/OPTICA.581054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나노 물방울 기술'로 초미세먼지 99.9% 제거하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나노 물방울이 먼지를 붙잡는 기술’과 ‘스스로 물을 끌어올리는 나노 스펀지 구조’를 결합해, 필터 없이도 나노 물방울로 먼지를 제거하고 스스로 물을 공급하며 오랫동안 조용하고 안전하게 작동하는 새로운 물 기반 공기청정기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와 기계공학과 이승섭 교수 공동연구팀이 필터 없이 초미세먼지를 빠르게 제거하고, 오존이 발생하지 않으며 초저전력으로 구동되는 새로운 물 정전 분무 기반 공기정화 장치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장치가 기존 공기청정기의 한계를 넘어 필터 교체가 필요 없고 오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머리카락 굵기의 약 1/200에 불과한 PM0.3(지름 0.3㎛) 이하 크기의 극초미세먼지까지 단시간에 제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장시간 사용해도 성능 저하가 없는 높은 안정성과 내구성도 동시에 입증했다.
이 장치는 이승섭 교수의 ‘오존 없는 물 정전분무(electrospray)’ 기술과 김일두 교수의 ‘고흡습 나노섬유(hygroscopic nanofiber)’ 기술을 결합해 탄생했다.
장치 내부에는 고전압 전극, 물을 스스로 끌어올리는 나노섬유 흡수체, 모세관 현상으로 물을 이동시키는 폴리머 미세채널이 포함되어 있다. 이 구조 덕분에 펌프 없이도 물이 자동으로 공급되는 자기펌핑(self-pumped) 구조가 구현되며, 장시간 안정적인 물 정전분무가 가능하다.
연구팀이 0.1 m³실험 챔버에서 시험한 결과, 이 장치는 PM0.3~PM10 범위의 다양한 입자를 20분 내 99.9% 제거했다. 특히 기존 필터식 공기청정기로 제거가 어려운 PM0.3 극초미세먼지도 5분 내 97% 제거하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30회 연속 테스트와 50시간 연속 구동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전력소모는 스마트폰 충전기보다도 적은 수준의 전력인 약 1.3W로 기존 헤파(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미세먼지를 매우 잘 걸러주는 고성능 공기필터) 기반 공기청정기의 약 1/20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필터가 없어 공기 흐름의 압력손실이 없고 소음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번 기술은 오존이 전혀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고효율 정화 성능을 유지해, 차세대 친환경 공기정화 플랫폼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필터 교체 비용 제거, 초저전력 구동, 장시간 안정성 확보 등의 장점을 통해 실내 환경뿐 아니라 차량용·클린룸·휴대형·웨어러블 공기정화 모듈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이 기술은 이승섭 교수의 연구실 창업기업인 ㈜A2US를 통해 사업화가 진행 중이다.
㈜A2US는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2026년 휴대용 공기청정기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나노 물방울만으로 미세먼지 제거뿐 아니라 냄새 제거 및 병원균 살균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번 연구는 채지환 박사과정(KAIST 기계공학과), 조유장 박사(KAIST 신소재공학과)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승섭 교수(기계공학과)와 김일두 교수(신소재공학과)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및 나노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와일리(Wiley)사의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AFM)에 논문으로 11월 14일 자 게재되었다.
※ 논문명: Self-pumped Hygroscopic Nanofiber Emitter for Ozone-free Water Electrospray-based Air Purification, DOI: 10.1002/adfm.202523456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KAIST-MIT 미래 에너지 선도연구센터 (AI-로보틱스 기반 에너지 소재 혁신)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로봇 창업 붐 확산..휴보 창시자 계보 잇는 글로벌 도전
우리 대학은 최근 캠퍼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로봇 창업 기업들이 투자 유치를 성공하며 ‘한국형 로봇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기계공학과 오준호 교수가 창업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세계적 휴머노이드 기술력을 앞세워 상장에 성공하며 로봇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어서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가 창업한 재활·의료 로봇 전문기업 엔젤로보틱스도 상장에 성공, KAIST 출신 로봇 창업 기업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뒤를 이어 푸른로보틱스(2021, 함현철, 기계공학과 석사 졸업), 위로보틱스(2021, 이연백, 기계공학과 석사 졸업), 라이온로보틱스(2023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 트라이앵글로보틱스(2023, 최진혁, 전산학부 박사과정), 유로보틱스(2024. 유병호,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사 졸업), 디든로보틱스(2024, 김준하, 기계공학과 박사 졸업) 등은 사족보행, 협동로봇, 웨어러블, 자율보행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창업 후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가 창업한 ‘라이온로보틱스(Raion Robotics)’는 최근 SBVA,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퓨처플레이, 산은캐피탈, IBK기업은행, IBK벤처투자 등 국내 유수 투자사로부터 총 23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라이온로보틱스의 주력 제품인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Raibo)’는 강화학습 기반 AI를 탑재해 비정형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하다. 또 8시간 구동이라는 차별적 성능을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인간과 함께 마라톤 풀코스(42.195km) 완주에 성공, 실제 환경에서의 내구성을 입증하며 글로벌 로봇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같은 흐름은 전기및전자공학부 명현 교수 연구실에서 창업한 ‘유로보틱스(URobotics)’로도 이어지고 있다. 유로보틱스는 최근 35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고, 15억 원 규모의 딥테크 팁스에도 선정되며 자율보행 로봇 분야에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제어 및 자율보행 기술의 내재화와 휴머노이드 적용을 통해 국방·건설·물류·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산업 현장으로의 적용을 준비하고 있으며, 업계는 초기 단계부터 그 높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기계공학과 박해원 교수 연구실에서 창업한 디든로보틱스는 보행형 이동 로봇 기술의 산업 적용과 상용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핵심 부품 내재화를 통한 하드웨어 설계 역량, 강화학습 기반 제어를 포함한 고도화된 피지컬 AI(Physical AI) 기술, 특수 자석발 기술에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로봇은 철제 수직벽과 천장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용접, 비파괴 검사 등 고난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디든로보틱스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Pre-A 라운드에서 7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주요 조선소들과 공급 계약을 체결해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우리 대학은 최근 딥테크 스케일업 밸리 사업 주관기관으로 참여해 국비 105억 원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기술–인재가 선순환하는 로봇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차세대 로봇 허브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유로보틱스와 엔젤로보틱스도 함께 참여한다.
배현민 창업원장은 “KAIST 출신 연구진들이 도전적 창업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고 있다”며, “창업원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KAIST가 ‘딥테크 창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광형 총장은 “KAIST는 교육과 연구를 넘어 창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의 산실”이라며, “이번 로봇 창업 기업들의 성과는 KAIST가 세계 로봇 산업의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중심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인공지능을 물리적 세계와 융합한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를 준비하는 KAIST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앞으로도 KAIST는 학문과 산업을 잇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화재·재난 속 공간 입체적 느끼는 촉각기술 개발
재난 및 화재의 상황은 사람이 직접 투입되기 어렵고 시야가 제한될 수 있는 극한 상황이며, 드론이 수집한 공간 데이터를 촉감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입체적인 정보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KAIST 연구진이 원격 제어하는 드론이 수집한 공간 데이터를 촉각 피드백을 통해 직관적으로 조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웨어러블 햅틱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오일권 교수 연구팀이 형상기억합금 와이어를 직교 중첩 구조의 메타구조 패턴으로 매듭지은 독립적인 직교 방향 거동이 가능한 ‘직교 방향 제어 웨어러블 햅틱(이하 WHOA)’기술을 개발했다.
햅틱(Haptic)은 시·청각을 넘어 촉각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로, 스마트폰의 진동 알림처럼 피부로 감지할 수 있는 물리적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 기술의 핵심 소재인 형상기억합금은 특정 온도로 가열하면 변형된 상태에서 원래 형태로 돌아오는 특수 금속으로 촉각을 구현하는 작동기로 사용되었다. 연구팀은 가볍고 단순한 직교 메타구조로 3차원 공간정보를 촉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서 공간 인식 기반 햅틱 내비게이션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시각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도 주변 환경을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재난, 화재, 극한환경에서 효과적인 모빌리티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시각 정보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공간정보를 직접 감지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촉각 피드백은 좌, 우, 상, 하, 전진, 후진 같은 공간 이동뿐만 아니라 전방 장애물 감지 시 독특한 햅틱 패턴까지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이 기술은 재난 구조와 긴급 구호 작업 같은 중요한 상황에서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기술은 서로 수직인 독립된 촉감 모드를 생성하며, 이를 통해 팔이나 발에 착용했을 때 사용자에게 입체 공간정보를 촉감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는 내비게이션과 원격 조작을 보다 직관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
WHOA를 착용하면 가로, 세로 방향의 독립적인 촉각 모드 조합을 통해 사용자는 입체적인 공간정보 피드백을 받는다. 특히 이 기술은 신발 내부의 작은 공간에서도 동작하도록 설계되어 장시간 착용할 시 피로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직관적으로 다음 이동 방향을 파악할 수 있어 실용성이 뛰어나다.
연구팀은 WHOA를 적용한 드론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가상현실(VR) 환경에서 실증했다. 화재 현장의 건물을 배경으로 한 시뮬레이션에서 WHOA를 착용한 사용자는 드론을 조종하며 위험 구역을 회피하고 구조 작업을 수행했다.
드론이 수집한 공간 데이터는 촉각 피드백으로 사용자에게 전달되며, 연기와 잔해로 시야가 제한된 환경에서도 직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드론을 제어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
오일권 교수는 “이번 기술은 시각장애인이 촉감을 활용해 길을 안내받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내비게이션 기법”이며 "착용형 햅틱 인터페이스는 입체적 공간정보를 촉감으로 전달하여 재난, 화재 환경 또는 국방의 MUM-T(유무인 협력 전투체계)에서 드론이나 로봇의 원격제어에 활용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세웅 박사와 마난 칸(KHAN) 석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본 연구 성과는 첨단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지난 1월 8일 게재됐다.
(논문명: Wearable Haptics for Orthotropic Actuation Based on Perpendicularly Nested Auxetic SMA Knotting)
https://doi.org/10.1002/adma.202411353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 사업으로 수행됐다.
투명 스마트 복합 필름 상용화에 성공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이승섭 교수와 전기전자공학부 윤준보 교수 공동 연구팀이 `투명 스마트 복합 필름'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9일 발표했다.
`투명 스마트 복합 필름'은 투명한 필름 혹은 유리판 위에 안테나, 열선, 발광 기능이 복합적으로 구현된 것으로, 시야 방해 없이 원활한 5G 통신, 고효율 방열, 정보 전달 기능이 동시에 가능하다.
한편, 자동차부품 기업인 ㈜티에이치엔은 5G 안테나 기업인 ㈜센서뷰와 함께 관련 기술을 이용해 자동차용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며 시제품이 2022년 현대자동차 테크데이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승섭 교수 연구팀과 윤준보 교수 연구팀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투명 필름 연구를 수행했는데, 이승섭 교수팀은 투명 전도성 필름 기반의 안테나와 열선을 연구했고, 윤준보 교수팀은 초소형 3차원 패턴을 이용한 투명 발광을 연구했다.
이승섭 교수팀이 개발한 투명 전도성 필름은 투명도 90% (PET 필름 포함), 면저항 0.3옴/sq, 헤이즈 1%의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지고 있다.
투명 안테나 필름은 짧은 주파수 특성으로 많은 안테나를 요구하는 5G 특화망을 대상으로 개발됐는데, 스마트 빌딩과 팩토리는 물론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모빌리티 등에 적용이 예상된다.
투명 열선 필름은 저전력 고효율 방열이 가능해 유리창 서리 제거, 외부 카메라 시야 확보, 겨울철 라이더 적용은 물론 복사열을 이용한 실내 난방 등에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다.
윤준보 교수팀의 투명 발광 필름은 가장자리에 배치된 LED에서 도광된 빛이 필름의 한쪽 방향으로만 나오는 특징을 지니는데, 이미 `매직라이팅 시트' 라는 상표로 제품화됐다.
투명 발광 필름은 투명해서 하늘을 볼 수 있다가 밤이 되면 실내 조명으로 변하는 `라이팅 썬루프', 차량 유리에서 특정 모양으로 빛이 나오도록 하는 `라이팅 유리' 등 미래 모빌리티 조명을 주 시장으로 하고 있으며, 비전 검사 장비에 설치할 수 있는 `투명 비전 조명' 으로 출시된 바 있다.
이승섭 교수와 윤준보 교수는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각각 ㈜제이마이크로와 ㈜멤스룩스를 창업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승섭 교수는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진 투명 전도성 필름에 5G 통신, 고효율 방열 등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이번 투명 스마트 복합 필름의 상용화를 통해 차량, 실내 난방뿐만 아니라 나아가 스마트 빌딩,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등 광범위하게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ˮ라고 설명했다.
유해가스 및 와인을 구별하는 전자 코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 개발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양규 교수와 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 공동연구팀이 `인간의 후각 뉴런을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인간의 뇌, 시각 뉴런, 그리고 촉각 뉴런을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각각 개발하는 데 성공했던 연구팀은, 인간의 후각 뉴런과 같이 가스 성분을 인식해 스파이크 신호를 출력할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통해 뉴로모픽 기반의 전자코(eletronic nose)를 구현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보였다.
전기및전자공학부 한준규 박사과정과 강민구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2022년 4월 온라인판에 출판됐으며, 후면 표지 논문(Back Cover)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 Artificial olfactory neuron for an in-sensor neuromorphic nose)
인공지능을 이용한 후각 인식 시스템은 높은 정확도로 가스를 인식할 수 있어 환경 모니터링, 음식 모니터링,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 대부분은 CPU와 메모리가 분리된 구조인 폰노이만 컴퓨터가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므로, 데이터가 CPU와 메모리 사이를 이동할 때 높은 전력이 소모된다. 또한 센서에서 CPU로 데이터가 전송될 때 필요한 변환 회로에서도 추가 전력 소비가 발생한다. 따라서 모바일 또는 사물인터넷(IoT) 장치에 적용되기는 어렵다.
한편, 생물학적 후각 시스템은 감각 세포 자체에서 스파이크 형태로 감각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뇌에서 병렬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낮은 전력 소비만으로 가스를 판별할 수 있다. 따라서 저전력 후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생물학적 후각 시스템을 모방해 센서 단에서 스파이크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는 `인 센서 컴퓨팅(In-Sensor Computing)' 기반 뉴로모픽 후각 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뉴로모픽 후각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후각 뉴런처럼 화학 신호를 스파이크 형태의 전기 신호로 변환해주는 구성 요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스 센서는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연구팀은 반도체식 금속산화물 기반 가스 센서와 단일 트랜지스터 기반 뉴런 소자를 이용해, 가스를 인식해 스파이크 신호를 출력할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제작된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바탕으로 유해가스를 구분할 수 있는 가스 인식 시스템과 와인을 구분할 수 있는 전자 소믈리에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여러 가지 가스 분자가 섞여 있어 구분이 힘든 와인을 뉴로모픽 시스템을 이용해서 구분할 수 있음을 보인 것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연구를 주도한 한준규 박사과정은 "개발된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은 전자코에 적용되어 사물인터넷(IoT) 분야, 환경 모니터링, 음식 모니터링, 헬스케어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며, "이는 `인-센서 컴퓨팅(In-Sensor Computing)' 시대를 앞당기는 발판이 될 것이다ˮ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사업, 국민위해인자대응기술개발사업 및 반도체설계교육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꽃향기, 이젠 눈으로 보세요!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유체 및 계면 연구실 김형수 교수와 생명과학과 생태학 연구실 김상규 교수 연구팀이 공동 융합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꽃향기가 나오는 것을 실시간으로 가시화하여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두 연구팀은 기존 꽃향기 측정 방법과 완전히 다른 레이저 간섭계 기반의 휘발성 유기물 증기(VOCs, Volatile Organic Compounds)의 상대 굴절율 측정을 통해 백합에서 나오는 꽃향기를 시공간으로 직접 측정할 수 있는 결과를 획득했다. 기존 향기 측정 방법은 물질 포집 후 질량분석을 통해 양을 측정했기 때문에 꽃이 어떤 주기로 향기를 뿜어내는지 직접 알 수가 없었다.
꽃향기는 인간의 삶과 밀접한 화장품, 향수, 장식용 꽃 사업 등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화 식물이 여러 화분매개곤충과 교류하는 대표적인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꽃의 생식 및 진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꽃향기 분비 주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이번 기술은 꽃향기 합성 및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고 화분매개곤충과 상호작용을 통한 꽃향기 물질 진화 연구에 활용될 것이다. 또한 향기 물질 분비를 제어할 수 있다면 원예 및 농작물 생산 증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공학과 이길구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플랜트 사이언스(Frontiers in Plant Science)' 2022년 4월호에 출판됐다(논문명 : Real-Time Visualization of Scent Accumulation Reveals the Frequency of Floral Scent Emissions, https://doi.org/10.3389/fpls.2022.835305).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는 "공기 중 증기나 가스를 가시화할 수 있는 기술이 더욱 발전될 수 있다면 위험 유해물질(HNS, Hazardous Noxious Substances)이 한정된 공간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직접 알 수 있어 산업용이나 군사용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다ˮ고 말했다. 한편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는 "이번 기술을 활용해 향기 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고 그 메커니즘을 밝혀나갈 것ˮ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글로벌특이점 프렙 연구를 통해서 시작됐고, 연구재단의 중견연구와 농진청의 부분 지원으로 수행됐다.
칩 스케일 초 저잡음 펄스 신호 발생기술 개발
우리 대학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와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실리카 *마이크로공진기를 이용해 매우 낮은 잡음으로 펄스 신호를 주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 마이크로공진기(microresonator): 특정 공진 주파수에서 공진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한 마이크로미터~밀리미터 크기의 소자이다. 굴절률 차이에 의한 내부전반사로 공진기 내부에서 광 파워가 공진 형태로 집약되는 특성을 보인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3 밀리미터(mm) 지름의 칩으로부터 22 기가헤르츠(GHz)의 높은 *반복률과 2.6 펨토초(385조 분의 1초)의 매우 낮은 *펄스 간 시간 오차를 동시에 가지는 광 펄스열(optical pulse train)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초고속 광대역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analog-to-digital converter, ADC)의 샘플링 클럭이나 5G·6G 통신용 초 저잡음 마이크로파 신호원으로 활용이 기대된다.
☞ 반복률(repetation rate): 단위 시간(1초) 동안 지나가는 펄스의 수로 주기의 역수에 해당한다. 반복률이 22GHz일 경우, 펄스틑 1초 동안 220억 번 지나간다.
☞ 펄스 간 시간 오차(timing jitter): 펄스가 이상적인 주기로부터 얼마나 어긋나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펨토초 펄스 레이저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이며 일반적으로 레퍼런스 신호원과 비교하여 어긋나는 정도를 나타낸다.
펨토초(1펨토초는 1,000조분의 1초) 수준의 펄스 폭을 가지는 광 펄스를 생성하는 모드 잠금 레이저(mode-locked laser)는 광 주파수 빗 분광학(optical frequency comb spectroscopy, 2005년 노벨 물리학상)이나 펄스 확장 증폭 기술(chirped pulse amplification, 2018년 노벨 물리학상)과 같이 기초 과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광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펨토초 펄스를 레이저 장비가 아닌 칩-스케일의 마이크로공진기 소자에서 생성하는 마이크로콤(micro-comb) 기술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모드 잠금 레이저가 100메가헤르츠(MHz) 정도의 반복률을 가진 것에 반해 마이크로콤은 기존보다 100배 이상인 수십 기가헤르츠(GHz) 이상의 높은 반복률을 가지기 때문에 다양한 ICT 시스템의 개발 및 제작 등에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이크로콤은 이론적으로는 1펨토초 수준의 매우 낮은 시간 오차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기존에는 측정의 한계 때문에 이러한 성능을 정확하게 규명할 수 없었고 잡음 성능을 최적화할 수도 없었다.
공동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이한석 교수팀이 보유한 1억 이상의 매우 높은 *Q 인자를 갖는 온칩 마이크로공진기 제작기술과 김정원 교수팀이 보유한 100아토초(100아토초는 1경분의 1초) 분해능의 펄스 간 타이밍 측정기술의 결합으로 가능했다.
☞ Q 인자(Quality factor): 진동자나 공진기(resonator)가 얼마나 오랫동안 에너지(여기서는 빛)를 담아둘 수 있는지를 나타내며, 중심주파수에 따른 공진기의 대역폭을 특성 짓는 값이다. 공진기는 높은 Q 인자 값을 가질수록 더 오래 진동할 수 있으며, 외부로부터 주입되는 에너지를 내부에 더욱 고밀도로 집중시킬 수 있다. 반도체 미세공정기술을 기반으로 칩 상에 제작된 마이크로공진기는 높은 Q 인자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대략 1000만 정도의 값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동연구팀은 기존 연구보다 100배 이상 정밀한 타이밍 측정기술을 이용해 펄스 간 시간 오차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고, 그 결과를 이용해 마이크로공진기의 최적 동작 조건을 찾아냄으로써 마이크로콤의 잡음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공동연구팀 관계자는 이 신기술을 활용할 경우 다양한 온-칩 광신호처리 시스템의 구현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의 경우 샘플링 클럭의 지터 성능에 의해 제한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의 타이밍 성능은 22 기가헤르츠(GHz)의 샘플링 속도에서 12비트의 유효 비트 수(effective number of bits, ENOB)를 달성할 수 있어 기존 장비의 성능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한석 교수는 "펄스 발생효율과 잡음 성능을 더욱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광소자 구성기법을 연구 중ˮ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정원 교수도 "개발된 기술을 매우 낮은 위상잡음의 K-밴드 마이크로파 신호원과 초고속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용 샘플링 클럭으로 활용하는 후속연구를 진행 중ˮ이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정동인 박사과정 학생과 기계공학과 권도현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공동연구팀의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옵티카(Optica)' 8월 28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Ultralow jitter silica microcomb)
한편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양자센서핵심원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미세 입자 질량 측정용 파이펫 형태 공진기 개발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이정철 교수 연구팀과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고상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일반 실험실에서 쉽고 간단하게 제작 가능한 액상 부유입자 정밀 질량 측정용 마이크로 파이펫 공진기를 개발했다.
위 기술은 유리 캐필러리를 열 인장하는 방법으로 간단하게 제작한 공진기를 이용해 캐필러리 내부 채널을 통과하는 액상 부유 입자의 질량을 정밀하게 계측할 수 있는 기술이다.
고주희 석사과정과 서울대학교 이동혁 박사가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센서 분야 대표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센서스(ACS Sensors)’ 2019년 12월 27일 자 내부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 Micropipette Resonator Enabling Targeted Aspiration and Mass Measurement of Single Particles and Cells, 단일 세포의 선택적 흡입 및 질량 측정을 위한 마이크로 파이펫 공진기)
모든 물체는 각각의 고유한 진동수를 가지고 진동하며 이 고유 진동수는 질량의 영향을 받는다. 마이크로 유체 채널 또한 마찬가지로 유체 채널을 공진 센서 플랫폼으로 제작해, 입자를 포함한 유체가 공진 센서 내부로 주입됐을 때 바뀌는 고유 진동수의 변화로 미세 입자의 질량을 측정하는 연구들이 지금까지 널리 진행돼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기술은 주로 고가의 복잡한 마이크로 및 나노 공정에 의존해왔고 측정 표본이 밀폐된 공간에 보관됨으로써 필요한 영양분들이 고갈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열린 구조의 파이펫 공진기를 고안하고 제작해 배양 접시와 같이 실제 세포가 배양되는 환경에서 선택적으로 원하는 세포만을 흡입해 측정하는 시스템을 최초로 구현했다.
실험 시에 여러 입자(또는 세포) 중 특정 입자(세포)를 측정하기 위해 파이펫 공진기를 통과하는 유량을 제어했고, 도립현미경 위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선택된 특정 입자는 파이펫의 열린 입구에서부터 측정부로 이동하게 된다.
연구팀은 초당 수십만 번 떨리는 진동을 측정하기 위해 CD 및 DVD와 같은 광디스크 재생장치에 사용되는 광 픽업 장치(Optical PickUp, OPU)를 이용했다.
연구팀은 레이저 다이오드에서 렌즈를 통과해 조사된 빛이 공진기에서 반사된 후 광센서로 입사되는 신호를 분석해 공진기의 진동주파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 추가로 고유 진동수에서 공진기의 떨림 현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압이 걸리면 기계적인 변형이 발생하는 압전 소자가 사용됐다.
이정철 교수는 “기존의 복잡한 마이크로/나노공정을 이용해 웨이퍼로 제작하던 초미세 정밀 센서를 일반 실험실 환경에서 유리 모세관을 이용해 간단하게 제작해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라며 “또한 해당 장치는 이미 바이오 연구자들에게 친숙한 파이펫 형태로서 별도의 학습 및 훈련 없이 널리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기초연구실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ACS Sensors 저널 내부표지
그림2. 유리 파이펫 공진기계장치의 개요와 제작방법
그림3. 입자의 질량 측정을 위한 파이펫 공진기의 실험 장치 구성도
그림4. 질량 따른 공진주파수의 변화 및 측정된 질량 스펙트럼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