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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수소결합이 ‘결합 1등’ 구리 밀어냈다…금속 선택의 새 길 열어
늘 ‘결합 1등’이던 구리가 밀려났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금속과 직접 결합하는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주변의 약한 수소결합만 조절해 구리가 가장 안정적으로 결합한다는 오랜 금속 안정성 순서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원하는 금속을 골라내는 분리 기술과 촉매 설계 등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백윤정 교수 연구팀이 비타민 B2의 핵심 구조인 플라빈(flavin)을 이용해 금속을 중심으로 여러 분자가 둘러싸 결합한 ‘금속 착물’을 개발하고, 금속 주변의 수소결합(hydrogen bonding)을 조절해 기존 ‘어빙-윌리엄스 계열(Irving–Williams series)’과 반대되는 금속 안정성 경향을 구현했다고 6일 밝혔다.
어빙-윌리엄스 계열은 철·니켈·구리처럼 다른 물질과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는 전이금속이 주변 분자와 얼마나 안정적으로 결합하는지를 순서로 나타낸 경험 법칙이다. 망간(Mn), 철(Fe), 코발트(Co), 니켈(Ni), 구리(Cu), 아연(Zn) 가운데 일반적으로 망간에서 구리로 갈수록 안정성이 높아지고, 특히 구리가 매우 안정한 결합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차이는 금속 안에서 전자들이 어떻게 배치돼 있는지를 뜻하는 ‘전자 구조(electronic structure)’에 따라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돼 왔다. 다시 말해 어떤 금속이 더 잘 붙는지는 각 금속이 원래 가진 특성에 크게 좌우된다고 본 것이다.
지금까지 이 순서를 바꾸려면 금속을 직접 붙잡는 분자인 ‘리간드(ligand)’를 새롭게 만들거나, 금속과 주변 분자가 결합하는 방식인 ‘배위 구조(coordination structure)’를 바꾸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금속과 직접 결합하는 부분이 아니라 그 바깥에서 작용하는 ‘수소결합’에 주목했다. 수소결합은 분자와 분자 사이에서 작용하는 비교적 약한 힘으로, 주변 구조를 일정한 형태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플라빈의 일부 화학 구조를 변형한 ‘플라빈 유도체’를 이용해 망간부터 아연까지 서로 다른 금속을 넣되, 각 금속을 둘러싼 분자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결합하도록 만들었다. 금속 주변의 기본 조건을 같게 한 뒤, 수소결합이 각 금속의 안정성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살펴본 것이다.
그 결과 수소결합이 특히 구리가 안정해지는 데 필요한 구조 변화를 막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구리는 주변의 결합 구조를 조금 변형해 자신에게 유리한 형태를 만들면서 더욱 안정해지는 특성이 있다. 사람이 몸을 조금 움직여 자신에게 가장 편한 자세를 찾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연구팀이 만든 구조에서는 주변의 수소결합이 구리를 단단히 잡아주면서 이러한 ‘편한 자세’를 취하기 어려워졌다. 그 결과 구리가 안정해지는 데 얻었던 이점이 줄어들면서, 기존과 반대되는 ‘반(反) 어빙-윌리엄스 경향(anti-Irving–Williams trend)’이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구리가 ‘결합 1등’에서 밀려났다는 것 자체보다, 금속마다 정해져 있다고 여겨졌던 ‘잘 붙는 순서’를 주변 환경을 바꿔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여러 금속이 섞여 있을 때 원하는 금속은 잘 붙게 하고 다른 금속은 덜 붙게 만들 수 있다면, 필요한 금속만 골라내거나 회수하는 기술에 활용할 수 있다.
이 원리는 원하는 금속이 더 잘 작용하도록 주변 환경을 조절하는 촉매 설계에도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우리 몸의 단백질과 효소가 철·구리·아연 등 여러 금속 가운데 필요한 금속을 골라 사용하는 것처럼, 생명체의 작동 원리를 본떠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는 ‘생체모사 시스템(biomimetic system)’을 설계하는 데도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윤정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구리의 안정성을 낮췄다는 것 자체보다, 금속이 가진 고유한 특성으로 여겨졌던 결합 안정성의 순서를 주변 환경을 통해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있다”며 “앞으로 원하는 금속을 선택적으로 붙잡거나 반응시키는 새로운 화학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덴마크에서 개최된 국제배위화학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ordination Chemistry, ICCC)에서도 주목받았다. 제1 저자인 KAIST 화학과 임하늘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은 이번 연구를 포스터로 발표해 한국인 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임하늘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에 9월 3일자로 게재됐다.
※ 논문명: When Copper Falls: Overriding the Irving–Williams Stability Trend through Outer-Sphere Hydrogen Bonding, DOI: 10.1021/jacs.6c10430
※ 저자 정보: 임하늘(KAIST, 제1 저자), Neetu Singh(KAIST, 공동 제2 저자), 권성연(IBS, 공동 제2 저자), 서창현(KAIST, 제3 저자), 정낙관(KRISS, 제4 저자), 백윤정(KAIST, 교신저자) 등 총 6명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의 ‘우수신진연구’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한 KAIST 국제협력처의 ‘신진연구자 대상 미국 국제공동연구 오픈트랙 사업’및‘KARA Partnership 연구협력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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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식품 ‘산업화 시대’ 연다…차세대 단백질 시장 성장 전략 제안
'미생물 식품을 만들 수 있느냐'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누가 먼저 산업으로 만들 수 있느냐'의 시대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미생물 식품 산업의 성공 조건을 제조·시장·규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차세대 단백질 산업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과 교원창업기업 (주)실리코바이오(SilicoBio) 공동 연구진이 미생물 식품 산업의 성공 조건을 제조·시장·규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산업화 전략과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미생물이나 생산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연구실의 원천기술을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제조 준비성(Manufacturing Readiness, 연구실 기술을 산업 규모에서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보하는 것)과 시장 진입 전략, 규제 대응을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미생물 식품을 차세대 단백질 산업을 넘어 미래 바이오제조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향을 제안했다. 이는 향후 국가 바이오제조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지속가능 식품 산업 육성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미생물 식품 산업의 경쟁력이 연구실 수준의 생산성 경쟁에서 제조 준비성(Manufacturing Readiness)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료의 안정적 수급과 품질 관리, 비모델 미생물(Non-model Microorganism, 산업적 활용 가능성은 높지만 연구 기반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미생물)의 제어와 안전성 확보, 후공정(Downstream Processing, 발효 후 원하는 성분을 분리·정제·농축·건조하는 공정) 비용 절감, 부산물 재활용에 대한 규제 적합성 등이 실제 상용화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앞으로의 경쟁력이 단일 기술의 우수성보다 통합 제조 플랫폼(Integrated Manufacturing Platform, 균주 개발부터 대량 발효, 정제, 품질관리, 제품화까지 하나의 체계로 운영하는 생산 시스템) 구축 능력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미생물 식품이라도 어떤 원료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전처리 비용과 품질 변동성이 달라지고, 어떤 균주와 발효 공정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생산 원가와 에너지 사용량, 제품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향후 산업 경쟁력이 개별 기술이 아니라 이러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최적화하는 제조 플랫폼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측면에서도 연구진은 미생물 식품 산업의 성공 조건을 제시했다. 소비자 조사와 산업 사례를 종합한 결과, 미생물 식품의 확산은 단순한 친환경성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는 맛과 식감, 친숙성, 안전성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식품 제조기업은 실제 제품에 적용 가능한 기능성을, 기업과 투자자는 허가 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시장 진입 속도를 더욱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미생물 식품 시장은 기술 경쟁을 넘어 제품화 역량과 규제 대응 능력까지 함께 평가받는 산업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한 미생물 식품을 단순한 대체 단백질 산업으로 보지 않았다. 정밀발효(Precision Fermentation, 미생물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이나 기능성 물질을 선택적으로 생산하는 기술) 기반의 기능성 식품 원료와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나아가 순환형 바이오제조(Circular Biomanufacturing, 부산물과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바이오 제품을 생산하는 지속가능한 제조 시스템)를 구현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미생물 식품이 미래 먹거리를 넘어 글로벌 식품·소재·바이오 제조 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생산 체계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산업화 전략은 공동 연구에 참여한 실리코바이오의 사업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실리코바이오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제조 준비성 확보 전략을 바탕으로 미생물 기반 단백질과 기능성 식품 원료를 실제 산업 규모 발효와 스케일업(Scale-up, 실험실 규모 생산을 산업 규모 생산으로 확대하는 과정), 제품화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상엽 KAIST 특훈교수는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과 바이오제조(Biomanufacturing)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생물 식품은 미래 식량을 넘어 국가 바이오제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원천기술보다 이를 실제 생산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산업화 생태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코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산업화 전략을 실제 생산과 사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 라며 “미생물 기반 차세대 식품과 기능성 바이오소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명화학공학과 정석영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실리코바이오 연구진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하여, 국제학술지 '원 어스(One Earth)'(Impact Factor 15.3, JCR 상위 2.07%)에 7월 17일 게재되었다.
※논문명 : Microbial foods as scalable platforms toward a circular protein economy for sustainable nutrition, DOI:
※저자 : 이상엽(KAIST, 교신저자), 정석영(KAIST, 제1저자), 최솔(실리코바이오, 제2저자), 김준우(실리코바이오·인하대, 제3저자) 외 2명
실리코바이오는 합성생물학의 세계적 석학인 KAIST 이상엽 특훈교수가 2025년 6월 설립한 교원창업기업으로, 연구실 수준의 시스템대사공학 성과를 실제 산업화 단계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KAIST 연구진의 원천기술에 CJ BIO 출신 인력의 산업화 경험이 더해져, 균주 설계뿐 아니라 산업 규모 발효와 스케일업, 소재 정제와 제품화, 파일럿 생산과 공정 검증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는 팀 구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실리코바이오는 차세대 단백질 제품에서 출발해 기능성 원료, 나아가 신약·신물질 후보로 이어지는 단계적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이 지원하는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의 ‘합성생물학 기반 산업용 세포공장 플랫폼 고도화 및 고부가가치 기능성 바이오소재 사업화’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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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한국의 ‘뇌 장치’ 원격 조절…뇌 연구도 IoT 시대
미국 시카고에서 한국 대전에 있는 초소형 뇌 이식 장치를 인터넷으로 원격 조절한다. 한국 연구진이 세계 어디서든 약물을 전달하고 빛으로 뇌 신경세포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무선 장치를 개발했다. 거리와 장소의 제약을 넘어 뇌 질환의 장기 연구와 미래 치료기기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의과대학 김화영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약물 전달, 빛 자극, 무선 통신, 인터넷 원격 제어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사물인터넷(IoT) 기반 무선 뉴럴 임플란트(뇌 이식 장치)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존에는 실험동물의 뇌 신경을 자극하거나 약물을 주입하기 위해 복잡한 선이 연결된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동물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무선 장치 역시 연구자가 가까운 곳에서 직접 조작해야 하는 등 거리와 실험 환경의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뇌 이식 장치를 인터넷에 연결했다. 연구자가 실험실에 직접 가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약물을 투여하거나 빛을 쬐어 특정 뇌 신경세포를 조절할 수 있다. 미리 설정한 시간에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프로그램하는 것도 가능하다.
장치는 각설탕 정도의 작은 크기로 제작돼 동물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 연구자가 실험동물 가까이에서 반복적으로 장비를 조작할 필요도 없어, 사람의 존재로 인한 스트레스가 동물의 행동과 실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장치 내부에는 뇌의 원하는 부위에 약물을 정밀하게 전달하는 미세 유체 시스템과 특정 신경세포를 빛으로 조절하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Micro LED)가 함께 탑재됐다. 약물과 빛을 각각 따로 조절할 수도 있고, 두 기능을 연계해 사용할 수도 있다.
특히 약물 저장소는 자석으로 쉽게 떼었다 붙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약물이 떨어져도 장치를 다시 이식하는 수술 없이 저장소를 교체하거나 약물을 보충할 수 있어 장기간 반복 실험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실제 쥐에 장치를 이식해 4주 동안 성능을 검증했다. 특히 미국 시카고에 있는 연구자가 인터넷을 통해 한국 대전에 있는 뇌 장치를 실시간으로 원격 조작하는 데 성공, 국가 간 거리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연구팀은 무선으로 쥐의 뇌에 코카인을 투여하고 동시에 특정 신경세포에 빛 자극을 가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중독과 관련된 행동 반응을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해 약물 전달과 빛 자극을 결합한 뇌 회로 연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기술은 연구자가 실험동물 옆에서 직접 장비를 조작해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동물이 자유롭게 행동하는 환경에서 장기간 뇌 회로와 행동의 관계를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독이나 우울증, 퇴행성 뇌 질환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뇌와 행동이 변화하는 질환을 연구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에는 뇌의 상태를 감지하는 센서와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결합해, 필요한 시점에 약물이나 신경 자극을 제공하는 지능형 이식형 의료기기 연구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KAIST 정재웅 교수는 “이번 기술은 빛과 약물을 이용한 무선 뇌 이식 장치를 단순한 근거리 조작 도구에서 장기간·반복적·원격 실험이 가능한 사물인터넷(IoT) 뇌공학 플랫폼으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뇌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지능형 이식형 의료기기 개발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김화영 교수는 “동물이 자유롭게 행동하는 환경에서 특정 뇌 회로를 장기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중독, 우울증, 퇴행성 뇌 질환 등 다양한 질환 모델에서 뇌 회로와 행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연구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은영 박사과정과 연세대 의대 박종우 박사과정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7월 29일 자에 게재됐다.
※ 논문명: IoT-enabled wireless neural implant for chronic, programmable neuropharmacology and optogenetics, DOI: 10.1126/sciadv.aee8648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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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 ‘결함’ 활용해 물방울 ‘잘 맺히고 잘 떨어지게’…열전달 5.5배 향상
물방울이 더 잘 맺히고, 더 빨리 떨어지게 해 열전달 성능을 최대 5.5배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발전소와 담수화 설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자기기의 냉각 성능을 개선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남영석 교수와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공동연구팀이 표면에 입히는 매우 얇은 고분자 코팅막의 두께와 구조를 조절해, 수증기가 물로 변할 때 물방울은 더 많이 생기고, 생긴 물방울은 더 빨리 떨어지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수증기가 물로 변하는 ‘응축’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차가운 음료수 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발전소의 증기를 다시 물로 바꾸거나, 바닷물에서 민물을 얻고, 전자기기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는 데 폭넓게 이용된다.
응축 과정에서는 표면에 생긴 물이 얼마나 빨리 빠져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일반 금속 표면에서는 작은 물방울들이 서로 합쳐져 얇은 물막을 만든다. 겨울철 옷을 여러 겹 입으면 체온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것처럼, 이 물막도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가로막는 ‘열저항’ 역할을 해 열전달 효율을 떨어뜨린다.
반대로 물이 작은 물방울 형태로 맺혔다가 계속 떨어져 나가면 새로운 표면이 반복해서 드러난다. 이렇게 물방울 형태로 응축되는 현상을 ‘적상응축’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물이 표면을 계속 덮고 있는 대신, 물방울이 생기고 떨어지는 과정이 빠르게 반복되는 것이다. 이 경우 열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기술에는 딜레마가 있었다. 물방울이 처음 만들어질 자리를 늘리기 위해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면 물방울이 그 구조에 걸려 잘 떨어지지 않았다. 반대로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면 물방울은 잘 떨어지지만 새 물방울이 만들어질 자리가 줄어들었다. 씨앗을 심을 자리를 많이 만들면 수확한 열매를 꺼내기 어렵고, 꺼내기 쉽게 만들면 씨앗을 심을 자리가 부족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기존에는 고분자막의 ‘결함’으로 여겨졌던 나노 크기의 작은 알갱이(응집체)를 활용해 해결했다. 고분자막은 플라스틱과 비슷한 성질의 고분자 물질을 표면에 매우 얇게 입힌 코팅막이다.
연구팀은 기체 상태의 원료를 표면에 입혀 아주 얇은 고분자막을 만드는 ‘개시제를 이용한 화학 기상 증착법(iCVD)’을 활용했다. 고분자막을 얇게 만들자 표면에 나노 크기의 작은 알갱이가 촘촘하게 생겼고, 이들이 물방울이 처음 맺히는 ‘씨앗 자리’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얇은 고분자막에서는 두꺼운 막보다 물방울이 약 3배 많이 생겼다.
여기에 열처리를 더해 물방울이 표면에 달라붙는 힘도 줄였다. 덕분에 물방울이 크게 자라기 전에 쉽게 떨어질 수 있었다. 즉, 고분자막을 얇게 만들어 물방울이 생길 자리는 늘리고, 열처리로 생긴 물방울은 빨리 떨어지게 한 것이다. 물방울을 많이 만드는 것과 빨리 없애는 것을 동시에 해결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물방울이 떨어진 자리에는 다시 새로운 물방울이 생긴다. 빈자리가 생기면 곧바로 다음 사람이 앉는 것처럼, 물방울이 생기고 떨어지는 과정이 빠르게 반복될수록 수증기를 물로 바꾸면서 열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응축기에 많이 쓰이는 구리관에 이 고분자막을 입혀 성능을 확인했다. 그 결과 열을 전달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응축 열전달계수’가 최대 약 88 kW·m⁻²·K⁻¹를 기록했다. 이는 물막이 생기는 일반 구리 표면보다 열전달 성능이 최대 약 5.5배 높은 수준이다. 물을 잘 튕겨내는 기존 발수 코팅 표면과 비교해도 50% 이상 높은 성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거나 물을 잘 튕겨내는 데 집중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표면의 작은 ‘결함’을 적극 활용했다. 그동안 없애야 할 것으로 여겼던 나노 크기의 작은 알갱이가 오히려 물방울이 잘 생기도록 돕는다는 점을 발견해 새로운 표면 설계에 활용했다.
향후 이 기술을 발전소나 산업용 열교환기에 적용하면 열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담수화·수분 포집 장치에서는 물을 더 효과적으로 모으고, 전자기기에서는 열을 빠르게 빼내 냉각 성능을 높이는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결함으로 여겨졌던 나노 구조를 물방울이 잘 생기도록 돕는 요소로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물방울의 생성과 제거를 각각 조절해 열전달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복잡한 모양의 표면에도 매우 얇고 균일하게 코팅할 수 있어 산업용 열교환기를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환경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기계공학과 김준수 연구원과 생명화학공학과 강민정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16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Rational design of polymer film morphology via structure–performance linkage for enhanced condensation performance,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6-75621-5
한편, 이번 연구는 중견연구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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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전용 통로’로 3차원 메모리 난제 풀었다…AI 반도체 성능 높이고 전력 낮춘다
AI가 똑똑해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처럼 반도체를 계속 작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반도체를 위로 쌓는 3차원 구조의 약점까지 해결하면서, AI 반도체의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낮출 새로운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권지민 교수 연구팀이 UNIST(총장 박종래),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등 국내 연구진과 공동으로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ertical Channel Transistor, VCT)의 결함을 줄이고 성능과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다층 층간 절연막 구조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컴퓨터의 주기억장치로 사용되는 DRAM은 컴퓨터가 작업 중인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해 빠르게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메모리다. 지난 수십 년간 DRAM은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여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력 소모를 낮추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반도체를 평면에서 계속 작게 만드는 방식은 점차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소자를 옆으로만 줄이는 대신 위로 쌓아 올려 집적도를 높이는 3차원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좁은 땅에 단층 주택을 계속 촘촘하게 짓는 대신 고층 아파트를 세워 더 많은 가구를 수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가운데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는 전류가 흐르는 길인 ‘채널’을 기존의 수평 방향이 아닌 수직 방향으로 만든 소자다. 이를 활용하면 제한된 면적에 더 많은 소자를 배치할 수 있어 고집적 메모리 구현에 유리하다.
특히 채널 소재로 산화물 반도체(Oxide Semiconductor)를 사용하면 전류가 새어나가는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전력 소모가 적은 차세대 메모리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바로 ‘산소 공공(Oxygen Vacancy)’이다. 이는 산화물 반도체에서 원래 산소 원자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벽돌담에서 벽돌 몇 장이 빠지면 벽 전체가 불안정해지는 것처럼, 이러한 빈자리가 많아지면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이 달라져 소자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산소를 무작정 많이 공급할 수도 없다. 부족한 산소를 채우려다가 산소가 금속 전극까지 이동하면 전극이 산화돼 오히려 소자의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산소가 필요한 곳에는 보내고, 필요하지 않은 곳에는 가지 못하도록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화규소/이산화규소/질화규소(SiN/SiO₂/SiN)로 구성된 새로운 다층 층간 절연막을 개발했다. 층간 절연막은 반도체 내부의 여러 소자와 배선 사이를 전기적으로 분리하는 막으로, 쉽게 말해 아파트의 층과 층 사이를 나누는 바닥과 천장 같은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절연막을 단순히 전기를 차단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산소의 이동까지 조절하는‘산소 터널(Oxygen Tunnel)’로 활용했다.
마치 복잡한 건물 안에서 사람이 아무 곳으로나 돌아다니지 않고 정해진 통로를 따라 필요한 장소로 이동하도록 동선을 설계한 것과 같다. 산소가 필요한 산화물 반도체 쪽으로는 이동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산화되면 안 되는 전극 쪽으로는 이동을 억제한 것이다. 그 결과 산화물 반도체 내부의 빈 산소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우면서도 전극의 불필요한 산화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류 흐름과 데이터 유지 시간(Retention Time)을 달성했다. 데이터 유지 시간이란 메모리가 저장된 정보를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내구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소자에 1,000만 회(10⁷) 이상의 가혹한 동작 스트레스를 가한 뒤에도 문턱전압(트랜지스터가 켜지기 시작하는 기준 전압)의 변화는 50밀리볼트(mV) 이하에 그쳤다. 이는 수많은 반복 동작에도 소자의 특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높은 메모리 동작 안정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실리콘(Si) 기반 CMOS 반도체와 새로운 산화물 반도체를 하나로 결합하는 기술도 구현해 시스템 성능을 평가했다. CMOS는 현재 대부분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반도체를 구성하는 기본 회로 기술이다.>
이번 기술은 향후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컴퓨트 인 메모리(Compute-in-Memory, CIM)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컴퓨터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와 계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가 분리돼 있어 연산할 때마다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주방에 있는 재료를 요리할 때마다 멀리 떨어진 조리실로 옮겼다가 다시 가져오는 것과 같다. AI처럼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 이동 과정에서 시간과 전력이 많이 소모된다.
컴퓨트 인 메모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가 저장된 메모리 내부 또는 가까운 곳에서 연산까지 수행하는 기술이다. 재료가 있는 곳에서 바로 요리하는 셈이어서 데이터 이동을 줄이고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처럼 저전력 산화물 반도체와 기존 실리콘 회로를 3차원으로 결합하면, 좁은 면적에 더 많은 메모리와 연산 기능을 넣을 수 있어 AI가 대규모 데이터를 더 빠르고 적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지민 교수는 “고층 건물을 높이 지으려면 층수를 늘리는 것만큼 건물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듯, 3차원 반도체도 많이 쌓으면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기술은 AI 연산 속도를 높이면서 전력 소모는 줄이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구현호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용우 박사, 정학순 박사, 권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UNIST, 연세대학교, 한국화학연구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서울대학교 연구진도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5월 20일 게재됐으며, 연구의 학술적 중요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 Oxygen-Tunnel Indium Tin Oxide Vertical Channel Transistors with Enhanced Current Density and Reliability for Monolithic 3D Compute-in-Memory Systems DOI : https://doi.org/10.1002/adfm.202531989
※ 저자 정보 : 구현호 (KAIST, 제1 저자) 및 이용우 (KAIST, 교신저자), 정학순 (KAIST, 교신저자), 권지민 (KAIST, 교신저자), 정회창 (UNIST, 공동저자), Yanfeng Zhao (UNIST, 공동저자), 양희수 (UNIST, 공동저자), 박민호 (UNIST, 공동저자), 이현진 (UNIST, 공동저자), 백승훈 (UNIST, 공동저자), 송민주 (UNIST, 공동저자), 김정환 (UNIST, 공동저자), 조영민 (KAIST, 공동저자), 박현진 (한국화학연구원, 공동저자), 김문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공동저자), 김재준 (서울대학교, 공동저자), 이규호 (연세대학교, 공동저자), 김병조 (UNIST, 공동저자)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 및 우수신진연구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방송통신산업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초격차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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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만 ‘쏙’ 골라내는 원자 크기 그물망 설계…청정수소 정제 새 길 열어
여러 기체가 뒤섞인 혼합가스에서 수소만 쏙 골라낼 수 있는 ‘원자 크기 그물망’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고분자 안에 작은 수소 분자만 선택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초미세 통로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데 성공해, 향후 수소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리·정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배태현 교수 연구팀이 고분자 분리막 내부에 원자나 분자 크기인 옹스트롬(Å) 수준의 초미세 수소 이동통로를 만들고, 이 통로가 얼마나 완전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네트워크 완결성(Network Completeness)’을 통해 수소 분리 성능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1Å은 100억 분의 1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0만 분의 1 수준이다.
수소는 사용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 질소 등 다른 기체와 섞여 나오는 경우가 많아 수소만 높은 순도로 골라내는 분리·정제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수소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분리막’이다. 분리막은 크기가 다른 모래알을 체로 걸러내듯 작은 수소는 통과시키고, 상대적으로 큰 다른 기체는 걸러내는 ‘아주 촘촘한 체’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동안 기체 분리에는 분자가 지나가는 미세한 구멍을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금속유기골격체(MOF)와 공유결합유기골격체(COF) 같은 다공성 소재가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결함 없이 넓은 면적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고분자 분리막은 얇고 넓게 만들기 쉽고 가공이 편해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유리하지만, 기체가 지나가는 아주 작은 공간을 원하는 크기로 정밀하게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정밀한 구멍을 만들 수 있는 소재’와 ‘가공하기 쉬운 고분자’의 장점을 결합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를 위해 고분자 사슬을 서로 이어주는 연결 물질인 ‘가교제’를 이용해 촘촘한 그물망 구조를 만들었다. 고분자를 실이라고 한다면 가교제는 실과 실을 이어주는 매듭과 같다. 이 매듭을 이용해 작은 수소가 지나갈 수 있는 초미세 통로를 고분자 내부에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여기서 연결의 ‘개수’보다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로가 아무리 많더라도 중간중간 끊겨 있으면 수소가 제대로 지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고분자 내부의 연결이 얼마나 완전하게 이뤄졌는지를 나타내는 ‘가교 연결 완성도(Bridge Connectivity Degree, BCD)’라는 새로운 지표를 제안했다. 쉽게 말해 기존에는 ‘매듭이 얼마나 많은가’를 주로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매듭들이 제대로 이어져 하나의 온전한 그물을 만들었는가’를 평가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분리막(ms-oDMB-DB50)은 가교 연결 완성도가 73%에 달했다. 그 결과 수소가 분리막을 통과하는 성능과 질소가 섞인 기체에서 수소만 골라내는 성능이 원재료(DB50)보다 동시에 크게 향상됐다. 즉, 수소는 잘 통과시키면서 다른 기체는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빠르고 정교한 체’를 구현한 셈이다.
연구팀은 실제로 분리막 내부에 3Å 이하의 초미세 공간이 다수 만들어진 것도 확인했다. 이 공간은 상대적으로 큰 기체는 들어가기 어렵고 작은 수소가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작다.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공간이 실제 존재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수소보다도 작은 헬륨 분자를 활용했다. 아주 작은 구멍에 그보다 더 작은 구슬을 넣어보는 것처럼, 헬륨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확인해 초미세 구멍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정성과 내구성도 확인했다. 새로 개발한 분리막은 100시간 동안 연속으로 운전해도 수소 분리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또한 잡아당기는 힘에 견디는 정도도 기존 최고 성능 수준의 고분자 분리막보다 약 2배 높았다. 수소를 잘 골라내는 성능뿐 아니라 실제 공정에서 필요한 튼튼함까지 갖춘 것이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단순히 성능이 뛰어난 수소 분리막을 개발한 데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고분자 내부에 작은 공간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이 공간들을 서로 잘 연결해 수소가 지나갈 수 있는 온전한 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도로가 아무리 많아도 중간중간 끊겨 있으면 목적지까지 갈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번 연구는 수소가 지나가는 ‘길의 완성도’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분리막을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앞으로는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해 분리하려는 기체의 크기와 특성에 맞춰 초미세 통로를 만드는 ‘맞춤형 분리막’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이 기술이 다양한 고분자 분리막으로 확장되면 수소 정제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포집, 천연가스 정제 등 특정 기체만 선택적으로 골라내야 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홍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고분자 내부의 작은 통로가 얼마나 완전하게 연결돼 있는지가 수소 분리 성능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더 정교한 고성능 분리막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태현 교수는 “레고 블록을 맞추듯 고분자를 촘촘하게 연결해 수소만 빠져나갈 수 있는 초미세 그물망을 만들었다”며 “향후 수소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리·정제하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이홍주 박사(현 KIST 박사후연구원)가 제 1저자로, 최수현 연구원이 제 2저자로 참여했으며 배태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23일 게재됐다.
※ 논문명: Network completeness enables angstrom-scale transport pathways in polymer membranes, DOI: 10.1038/s41467-026-73860-0
※ 저자 정보: 이홍주((전) KAIST, (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1저자), 최수현(KAIST, 제2저자), 배태현(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2025년도 글로벌 C.L.E.A.N 사업과 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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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세계 이해하는 AI' 세계 최고…ICML 2026 국제 AI 챌린지 우승
그림과 글을 함께 이해해 물리 법칙을 적용하고 스스로 추론하는 인공지능(AI)이 항공기와 로봇 등 실제 물리 세계를 설계하는 시대가 한 걸음 가까워졌다. 우리 대학 연구팀이 세계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AI)·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계학습) 학회인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국제 챌린지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며 이 같은 기술력을 입증했다.
우리 대학은 AX학과 문일철 교수 연구팀이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 국제머신러닝학회) 2026의 공식 워크숍인 ‘AI4Math Workshop(AI for Mathematics Workshop, AI 기반 수학·과학 추론 워크숍)’이 개최한 ‘시각적으로 정의된 물리 문제 풀기(Visual Grounded Physics Problem Solving)’ 국제 챌린지에서 우승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챌린지는 지난 5월 1일부터 6월 16일까지 진행됐으며, ETH 취리히(ETH Zurich), 푸단대(Fudan University), 상하이 이노베이션 연구소(Shanghai Innovation Institute) 등 세계 유수 연구기관을 포함한 139개 참가팀이 경쟁했다. 연구팀은 최종 평가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으며, 7월 11일 서울에서 열린 ICML 공식 시상식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는 그림과 텍스트로 제시된 물리 문제를 이해한 뒤, 물리 법칙을 적용해 정답뿐 아니라 풀이 과정까지 생성하는 AI의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국제 챌린지다.
참가 AI는 멀티모달(Multimodal, 텍스트·이미지 등 서로 다른 형태의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는 기술) 정보를 통합하고, 뉴턴 역학 등 물리 법칙을 적용해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단순 계산 능력이 아니라 복잡한 물리 현상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AI가 시험 문제를 푸는 수준을 넘어 실제 물리 환경을 이해하고 설계·운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성과다. 향후 항공기와 로봇, 자율주행, 우주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물리 환경을 고려한 설계와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차세대 AI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는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곽지석 박사과정 학생을 비롯한 총 5명의 KAIST 응용인공지능연구실(AAILab) 연구진이 참가했다. 연구팀은 여러 AI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다양한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 AI 모델)을 각각 독립적인 에이전틱 AI(Agentic AI,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여러 단계를 수행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AI)로 구성한 뒤, 서로 답을 검증하고 토론하는 멀티에이전트 AI(Multi-Agent AI,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구조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개별 AI의 오류를 줄이고 추론의 신뢰성을 높여 세계 최고 성능을 달성했으며, 복잡한 물리 현상에 대한 AI 추론과 에이전틱 AI 모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문일철 교수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에이전트로 변환시키며, 다양한 에이전트가 토론과 검증을 통해 올바른 답을 찾아내는 과정을 보고, 하나의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미래를 독점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우승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는 물리 문제를 푸는 시험문제와 같았지만, 사실 보잉(Boeing, 미국 항공우주기업) 등에서 시험하고 있는 AI 기반 항공기 설계 및 운용과 같이 물리적 상황의 최적 설계 및 운용에 쓰이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기술이 본질이다.”라고 분석했다.
배충식 총장은 “문일철 교수 연구팀의 ICML 국제 챌린지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이번 성과는 AI가 단순히 정보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물리 세계를 이해하고 산업과 사회의 난제를 해결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 쾌거”라고 말했다. 이어 “KAIST는 미래 산업을 이끌 차세대 AI 원천기술 개발과 글로벌 AI 인재 양성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사람중심 인공지능 핵심원천기술개발사업인 '이종 데이터 기반 상식 추출·이해·추론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개발'(연구책임자 문일철)과 ITRC 국방군집체계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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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대신 미생물이 만드는 화학공장 시대 앞당긴다
석유 대신 미생물이 화학제품을 만드는 '바이오제조' 시대가 한 걸음 가까워졌다. 우리 대 연구진이 바이오제조 상용화를 가로막는 핵심 난제를 분석하고, AI를 활용한 산업화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바이오제조 상용화의 핵심 병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화 전략과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플라스틱과 섬유, 의약품 원료 등 대부분의 화학제품은 석유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탄소배출과 환경오염 문제가 커지면서 미생물을 이용해 화학물질을 만드는 바이오제조(Biomanufacturing)가 차세대 제조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실제 공장에서 경제성 있게 대량 생산하는 것은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다.
바이오제조의 핵심 기술인 시스템대사공학(Systems Metabolic Engineering)은 미생물의 대사 경로를 설계·최적화해 원하는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Cell Factory)'을 만드는 기술이다. 하지만 연구실에서는 높은 생산성을 보인 기술도 산업 현장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지고 생산비가 증가하거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상용화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실과 산업 현장 사이의 간극(죽음의 계곡, Death Valley)'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바이오 기반 화학원료인 숙신산(Succinic acid)과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를 분석했다.
숙신산은 친환경 플라스틱과 다양한 화학소재를 만드는 핵심 원료다. 연구팀은 숙신산이 기존 석유화학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량뿐 아니라 원료 가격, 발효 공정, 분리·정제 비용, 시장 규모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약품과 화장품, 식품 소재 등 고부가가치 시장부터 단계적으로 진입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PHA는 미생물이 세포 안에 축적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사용 후 자연에서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다. 하지만 생산비와 회수 비용이 높아 아직은 기존 플라스틱과 가격 경쟁력이 낮다. 연구팀은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고 의료용과 식품 포장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부터 적용한 뒤 범용 시장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AI가 바이오제조 산업화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AI는 효소와 미생물 설계는 물론 생산 공정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분석하는 기술 등을 통해 바이오제조 전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 기간과 생산 비용을 줄이고 상용화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팀은 기술경제성 평가(TEA, Techno-Economic Analysis)와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를 연구가 끝난 뒤 수행하는 평가가 아니라 연구 초기부터 기술 설계의 기준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원료 수급과 국제 정세 변화에 대비한 공급망 회복탄력성도 바이오제조의 새로운 설계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생산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바이오제조 산업화의 성공 조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원료 확보부터 미생물 설계, 발효, 분리·정제, 시장 진입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산업화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바이오 기반 화학산업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장기적으로는 석유 중심의 화학산업을 친환경 바이오경제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바이오제조의 상용화는 어느 한 공정만 잘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원료-균주-발효-정제-시장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가능하다"며 "시스템대사공학과 AI의 융합은 이러한 병목을 해결하고 바이오제조 시대를 앞당기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지연 박사과정과 유혜은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5월 30일 게재됐다.
※ 논문명 : Beyond petrochemical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in industrial-scale biomanufacturing DOI: 10.1038/s41467-026-73835-1
※ 저자 정보 : 김지연(KAIST, 공동 제1 저자), 유혜은(KAIST, 공동 제1 저자), 김민호(KAIST), 이상엽(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사업(과제번호: 2022M3J5A1056117)’ 및 ‘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사업(과제번호: RS-2024-00399424)’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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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가 뜨거울수록 공장 오염은 늘어난다?… 숨은 메커니즘 규명
정치권에서 이민이나 난민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때, 우리 주변 공장에서는 독성물질이 더 많이 배출될 수도 있다. 얼핏 관련 없어 보이는 두 현상이 사실은 정부의 한정된 행정력과 예산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우리 대학과 국제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우리 대학은 기술경영학부 이나래 교수와 싱가포르경영대학교(SMU) 헬리 왕(Heli Wang) 교수 공동 연구팀이 미국 전역의 이민 관련 입법과 환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정치적으로 이민 이슈가 핵심 의제로 부상할수록 정부의 환경감독이 약화되고 기업의 독성물질 배출이 증가하는 현상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제도적 혼잡(Institutional Crowding)'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행정력과 예산은 무한하지 않다. 새로운 정치적 현안이 등장하면 정부의 관심과 자원이 그 분야에 집중되고, 그 과정에서 환경 감독처럼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정책 분야의 집행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민 이슈를 사례로 분석했지만, 이러한 현상은 특정 이슈에 국한되지 않고 정부의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정치적 의제 경쟁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독성물질배출목록(Toxics Release Inventory, TRI)과 미국 각 주의 이민 관련 입법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전역 1만4,390개 제조시설에서 수집된 총 8만2,377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민 관련 법안이 한 건 증가할 때마다 제조시설 한 곳의 독성물질 배출량은 평균 약 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장당 약 25kg(56파운드)의 독성물질이 추가 배출되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증가가 환경 규제 기준이 완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환경감독이 상대적으로 느슨해지면서 기업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오염 저감과 독성 폐기물 처리 노력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지방정부의 재정이 어려울수록 더욱 두드러졌다. 부채가 많거나 재정 부담이 큰 주에서는 정치적 관심이 새로운 이슈로 쏠릴수록 환경감독이 더욱 약화됐다. 정부 예산이 부족할수록 정치적으로 시급한 현안에 자원이 먼저 투입되고, 환경감시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나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민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제의 변화가 환경감독을 약화시켜 기업의 오염을 늘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부의 한정된 자원이 특정 이슈에 집중되더라도 환경감독은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치적 의제 경쟁이 기업의 환경오염 관리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규명하고, 환경오염의 부담이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 실현과 공공정책 수립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이나래 교수가 제 1저자로 경영학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저널 오브 매니지먼트(Journal of Management)'에 5월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포스코(POSCO) 기업시민연구상, 미국경영학회(Academy of Management) 로버트 릿처트상(Robert J. Litschert Award), 전략경영학회(Strategic Management Society) 우수논문상 등을 수상하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 논문명: There's More Than Meets the Eye: Assessing the Impact of Immigrants on Firm Environmental Performance, DOI: https://doi.org/10.1177/01492063261442451
20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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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원인 물질이 치료 ‘스위치’를 켠다
치매를 악화시키는 물질이 치료를 시작하는 ‘스위치’가 됐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증가하는 과산화수소(H₂O₂,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종)를 이용해 병든 뇌에서만 약물이 활성화되는 새로운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동물실험에서도 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하며 차세대 치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이 전남대학교(총장 이근배) 김민근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원장 권석윤) 이철호·김경심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원장 직무대행 황금숙) 이영호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알츠하이머병의 병든 뇌에서만 활성화되는 전구약물(Prodrug)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전구약물은 처음에는 약효가 없지만 몸속 특정 환경에서만 활성형 치료제로 바뀌는 약물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증가하는 과산화수소를 만나야만 활성화되도록 설계돼 병든 뇌에서만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치료제' 역할을 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세포를 손상시키는 과산화수소가 정상보다 많이 생성된다. 지금까지는 이를 제거해야 할 유해물질로만 여겨졌지만, 연구팀은 오히려 이를 약을 작동시키는 신호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구약물(BE-1, BE-2)은 건강한 뇌에서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치매가 진행되는 뇌에서 과산화수소를 만나면 활성형 치료 물질(AP-1, AP-2)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과산화수소 포함 활성산소종들을 줄이는 동시에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뇌 속에 쌓여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단백질)이 서로 뭉쳐 독성이 강한 응집체(단백질 덩어리)를 만드는 것도 막아준다.
연구팀은 첨단 분석기술을 이용해 활성화된 약물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구조를 변화시켜 큰 덩어리로 자라는 것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효과는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에서도 확인됐다. 약물은 혈액-뇌 장벽(BBB, 혈액 속 물질이 뇌로 들어가는지를 조절하는 보호막)을 통과해 실제 뇌 안에서 치료 물질로 바뀌었다. 장기간 약물을 투여한 생쥐에서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산화 스트레스가 감소했고,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도 줄어들었다. 또한 새로운 물체를 기억하거나 길을 찾는 행동 실험에서도 인지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특정 단백질 하나만 표적으로 하는 기존 치매 치료제와 달리, 병든 뇌의 환경 자체를 이용해 약이 필요한 곳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치매 치료 전략을 제시했으며, 앞으로 파킨슨병 등 다른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기대된다.
임미희 KAIST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과산화수소를 약을 작동시키는 신호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병든 조직에서만 약이 활성화되는 이번 기술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복합 질환을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이지민·홍은서 석박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Small(IF 12.1, 화학 분야 상위 10%)에 2026년 5월 31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A Prodrug Approach for Activity-Based Chemical Modulation toward Multiple Pathological Targets in Alzheimer's Disease, DOI: 10.1002/smll.74013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 글로벌 선도연구센터, 세종과학펠로우십,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KRIBB 및 KBSI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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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도 언어다… 동물 행동의 의미 읽는 AI 개발
생쥐의 몸짓을 단어처럼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행동 데이터를 언어처럼 학습해 자폐 모델 생쥐의 사회적 행동 결함을 스스로 찾아내는 AI 모델 ‘비헤이버트(BehaVERT)’를 개발하며 해석 가능한 뇌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 뇌인지과학과 김대수 교수 연구팀이 동물의 움직임을 언어처럼 읽고 해석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생쥐의 골격 움직임을 자연어의 단어에 해당하는 ‘토큰(token)’으로 변환해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행동의 의미를 이해하는 AI 모델 ‘비헤이버트'를 구현했다. 이 모델은 별도의 사전 지식 없이도 자폐 모델 생쥐의 핵심 사회행동 결함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동물 행동을 언어처럼 분석하는 새로운 인공지능 접근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AI가 단순한 행동 분류를 넘어 행동의 의미를 이해하고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단서를 찾아낼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향후 신약 개발과 정신질환 연구, 행동유전학 분야를 위한 차세대 '행동 파운데이션 모델(Behavior Foundation Model)'의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팀은 생쥐의 코, 귀, 척추, 사지, 꼬리 등 신체 부위의 골격 좌표를 토큰으로 변환한 뒤 자연어 처리에 널리 사용되는 BERT 기반 트랜스포머 모델에 입력해 학습시켰다. 그 결과 비헤이버트는 단순히 행동을 분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행동의 의미를 스스로 학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된 모델은 사회적 상호작용, 다개체 행동, 3차원 움직임 분석, 자폐 행동 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국제 표준 벤치마크 5종에서 기존 최고 수준의 성능을 뛰어넘었다. 비헤이버트는 자신이 어떤 행동에 주목해 판단을 내렸는지 연구자에게 알려주는 해석 가능성(interpretability)도 갖추고 있다.
실험 결과, 모델은 자폐 모델 생쥐(Shank3B 유전자 결손)와 정상 생쥐를 구분하는 과정에서 ‘입과 입을 맞대는 접촉(oral-oral contact)’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폐 모델 생쥐가 접근 행동은 정상적으로 수행하지만 실제 사회적 상호작용에는 결함을 보인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즉, AI가 사전에 생물학적 지식을 학습하지 않았음에도 행동 관찰만으로 자폐 행동의 핵심 특징을 스스로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은 AI가 행동을 단순히 분류하는 것을 넘어 행동의 의미까지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AI 내부에서는 움직임과 주의, 사회성 같은 행동 특성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었으며, 이는 동물 행동에도 언어와 유사한 의미 구조가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에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도전이 담겨 있다. 제1저자인 신승재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은 모두 생명과학을 전공한 연구자들로, 인공지능을 직접 익혀 행동 분석에 특화된 모델과 학습 전략을 설계했다. 김대수 교수 연구실은 그동안 동물 행동 데이터를 활용한 AI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쥐의 행동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아바타(AVATAR)’ 기술을 개발해 ㈜액트노바를 창업한 바 있다.
제1저자인 신승재 박사는 “동물의 움직임에도 언어와 같은 구조가 존재할 수 있다는 질문에서 연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사람이 정답을 알려주지 않아도 AI가 행동 데이터만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을 도입했으며, 쥐의 행동으로 학습한 모델이 생쥐의 행동 분석에도 성공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향후 여러 동물 종에 적용 가능한 '행동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대수 교수는 “비헤이버트는 단순히 행동을 분류하는 것을 넘어 행동의 의미까지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이라며 “향후 신약 개발과 정신질환 연구, 행동유전학 등 다양한 생명과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이끄는 핵심 연구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인지과학과 신승재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컴퓨터비전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International Journal of Computer Vision(IJCV)에 2026년 3월 24일 게재됐다.
※ 논문명: BehaVERT: A Transformer-Based Motion Language Model for Decoding Behavioral Semantics in Mice, DOI: 10.1007/s11263-026-02834-y
※ 관련 동영상:
● BehaVERT — 사회적 행동 분석 시각화 (Investigation & Mount), https://youtu.be/JshCr-ZBQR0
● BehaVERT — 사회적 행동 분석 시각화 (Investigation & Attack), https://youtu.be/p9RPhZM__Js
● BehaVERT — 자폐 모델 생쥐의 핵심 사회행동을 AI가 스스로 발견하다, https://youtu.be/D6zUyDu3t9I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뇌과학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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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로 옷부터 자동차까지 쓰이는 친환경 나일론 핵심 원료 만든다
나일론은 옷부터 자동차까지 우리 일상 곳곳에 쓰이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소재다. 하지만 그 원료 대부분은 석유화학 공정으로 만들어져 많은 탄소를 배출해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미생물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나일론 핵심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미생물의 대사 경로를 설계·최적화해 원하는 물질 생산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활용해 재생 가능한 탄소원인 ‘글리세롤(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친환경 바이오 부산물)’로부터 ‘나일론 6’ 및 ‘나일론 6,6’의 핵심 단량체(고분자를 구성하는 기본 분자 단위) 3종(아디픽산,헥사메틸렌다이아민, 엡실론 카프로락탐)을 생산할 수 있는 대장균 기반 모듈형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나일론 6’는 유연성이 높아 의류·필름 등에 사용되며, ‘나일론 6,6’은 강도와 내열성이 우수해 자동차·기계 부품 등에 활용된다. 나일론 이름 뒤 숫자는 원료 분자에 포함된 탄소 개수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생산 경로를 상·하류 균주 두 개로 나누고,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대장균이 이를 나눠 맡도록 한 점이다. 상류 균주는 글리세롤로부터 아디픽산을 생산하고, 하류 균주는 이를 다시 헥사메틸렌다이아민 또는 엡실론 카프로락탐으로 전환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나일론 6,6의 핵심 원료인 아디픽산과 헥사메틸렌다이아민, 나일론 6의 핵심 원료인 엡실론 카프로락탐을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효소(생체 내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단백질)인 카복실산 환원효소와 트랜스아미나아제를 비교·검증해 최적의 조합을 적용했고, 이를 통해 헥사메틸렌다이아민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엡실론 카프로락탐 생산 과정에서는 여러 기능을 결합한 융합효소를 설계해 반응 효율을 높였다.
상류 모듈에서는 생합성 경로(생체 내 화합물이 생성되는 일련의 반응 과정)를 재구성하고, 인공지능(AI) 기반으로 핵심 효소 성능을 개선해 생산량을 높였다. 그 결과 발효 공정에서 아디픽산을 6그램 퍼 리터(g/L) 수준까지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또 연구팀은 두 종류의 대장균을 동시에 넣지 않고, 먼저 아디픽산을 충분히 만든 뒤 두 번째 균주를 나중에 투입하는 ‘지연 접종(delayed inoculation·시간차 공배양)’ 전략도 적용했다. 이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미생물을 시간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 전략을 유가 배양식(영양분을 단계적으로 공급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발효 방식) 발효 공정에 적용한 결과, 글리세롤만을 사용해 헥사메틸렌다이아민 230 밀리그램 퍼 리터(mg/L), 엡실론 카프로락탐 808 마이크로그램 퍼 리터(μg/L)를 생산했다. 아직 생산량은 높지 않지만, 글리세롤에서 직접 생산한 사례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석유화학 공정에 의존하던 나일론 원료를 바이오 기반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향후 AI 기반 효소 설계와 추가적인 시스템 대사공학을 접목해 생산성을 더욱 높이고, 다양한 고분자(여러 단량체가 반복적으로 결합한 물질) 원료 생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일론 6와 나일론 6,6 생산에 필요한 핵심 단량체를 재생 가능한 탄소원으로부터 생산할 수 있는 모듈형 미생물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효소와 대사 흐름을 더욱 고도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다양한 바이오 기반 고분자 원료를 지속가능하게 생산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화학공학과 안다희 박사가 제 1저자로 참여한 논문으로,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에 5월 4일 게재됐다.
※논문명: Metabolic engineering of Escherichia coli for the biosynthesis of nylon 6 and nylon 6,6 monomers 저자: 이상엽(KAIST, 교신저자), 안다희 (KAIST, 제1저자), 채동언 (KAIST, 제2저자), 총 3명 DOI: https://doi.org/10.1073/pnas.2535786123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 및 합성생물학 핵심기술 개발사업의 ‘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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