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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전용 통로’로 3차원 메모리 난제 풀었다…AI 반도체 성능 높이고 전력 낮춘다
AI가 똑똑해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처럼 반도체를 계속 작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반도체를 위로 쌓는 3차원 구조의 약점까지 해결하면서, AI 반도체의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낮출 새로운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권지민 교수 연구팀이 UNIST(총장 박종래),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등 국내 연구진과 공동으로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ertical Channel Transistor, VCT)의 결함을 줄이고 성능과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다층 층간 절연막 구조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컴퓨터의 주기억장치로 사용되는 DRAM은 컴퓨터가 작업 중인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해 빠르게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메모리다. 지난 수십 년간 DRAM은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여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력 소모를 낮추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반도체를 평면에서 계속 작게 만드는 방식은 점차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소자를 옆으로만 줄이는 대신 위로 쌓아 올려 집적도를 높이는 3차원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좁은 땅에 단층 주택을 계속 촘촘하게 짓는 대신 고층 아파트를 세워 더 많은 가구를 수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가운데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는 전류가 흐르는 길인 ‘채널’을 기존의 수평 방향이 아닌 수직 방향으로 만든 소자다. 이를 활용하면 제한된 면적에 더 많은 소자를 배치할 수 있어 고집적 메모리 구현에 유리하다.
특히 채널 소재로 산화물 반도체(Oxide Semiconductor)를 사용하면 전류가 새어나가는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전력 소모가 적은 차세대 메모리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바로 ‘산소 공공(Oxygen Vacancy)’이다. 이는 산화물 반도체에서 원래 산소 원자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벽돌담에서 벽돌 몇 장이 빠지면 벽 전체가 불안정해지는 것처럼, 이러한 빈자리가 많아지면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이 달라져 소자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산소를 무작정 많이 공급할 수도 없다. 부족한 산소를 채우려다가 산소가 금속 전극까지 이동하면 전극이 산화돼 오히려 소자의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산소가 필요한 곳에는 보내고, 필요하지 않은 곳에는 가지 못하도록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화규소/이산화규소/질화규소(SiN/SiO₂/SiN)로 구성된 새로운 다층 층간 절연막을 개발했다. 층간 절연막은 반도체 내부의 여러 소자와 배선 사이를 전기적으로 분리하는 막으로, 쉽게 말해 아파트의 층과 층 사이를 나누는 바닥과 천장 같은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절연막을 단순히 전기를 차단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산소의 이동까지 조절하는‘산소 터널(Oxygen Tunnel)’로 활용했다.
마치 복잡한 건물 안에서 사람이 아무 곳으로나 돌아다니지 않고 정해진 통로를 따라 필요한 장소로 이동하도록 동선을 설계한 것과 같다. 산소가 필요한 산화물 반도체 쪽으로는 이동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산화되면 안 되는 전극 쪽으로는 이동을 억제한 것이다. 그 결과 산화물 반도체 내부의 빈 산소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우면서도 전극의 불필요한 산화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류 흐름과 데이터 유지 시간(Retention Time)을 달성했다. 데이터 유지 시간이란 메모리가 저장된 정보를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내구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소자에 1,000만 회(10⁷) 이상의 가혹한 동작 스트레스를 가한 뒤에도 문턱전압(트랜지스터가 켜지기 시작하는 기준 전압)의 변화는 50밀리볼트(mV) 이하에 그쳤다. 이는 수많은 반복 동작에도 소자의 특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높은 메모리 동작 안정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실리콘(Si) 기반 CMOS 반도체와 새로운 산화물 반도체를 하나로 결합하는 기술도 구현해 시스템 성능을 평가했다. CMOS는 현재 대부분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반도체를 구성하는 기본 회로 기술이다.>
이번 기술은 향후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컴퓨트 인 메모리(Compute-in-Memory, CIM)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컴퓨터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와 계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가 분리돼 있어 연산할 때마다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주방에 있는 재료를 요리할 때마다 멀리 떨어진 조리실로 옮겼다가 다시 가져오는 것과 같다. AI처럼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 이동 과정에서 시간과 전력이 많이 소모된다.
컴퓨트 인 메모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가 저장된 메모리 내부 또는 가까운 곳에서 연산까지 수행하는 기술이다. 재료가 있는 곳에서 바로 요리하는 셈이어서 데이터 이동을 줄이고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처럼 저전력 산화물 반도체와 기존 실리콘 회로를 3차원으로 결합하면, 좁은 면적에 더 많은 메모리와 연산 기능을 넣을 수 있어 AI가 대규모 데이터를 더 빠르고 적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지민 교수는 “고층 건물을 높이 지으려면 층수를 늘리는 것만큼 건물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듯, 3차원 반도체도 많이 쌓으면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기술은 AI 연산 속도를 높이면서 전력 소모는 줄이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구현호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용우 박사, 정학순 박사, 권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UNIST, 연세대학교, 한국화학연구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서울대학교 연구진도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5월 20일 게재됐으며, 연구의 학술적 중요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 Oxygen-Tunnel Indium Tin Oxide Vertical Channel Transistors with Enhanced Current Density and Reliability for Monolithic 3D Compute-in-Memory Systems DOI : https://doi.org/10.1002/adfm.202531989
※ 저자 정보 : 구현호 (KAIST, 제1 저자) 및 이용우 (KAIST, 교신저자), 정학순 (KAIST, 교신저자), 권지민 (KAIST, 교신저자), 정회창 (UNIST, 공동저자), Yanfeng Zhao (UNIST, 공동저자), 양희수 (UNIST, 공동저자), 박민호 (UNIST, 공동저자), 이현진 (UNIST, 공동저자), 백승훈 (UNIST, 공동저자), 송민주 (UNIST, 공동저자), 김정환 (UNIST, 공동저자), 조영민 (KAIST, 공동저자), 박현진 (한국화학연구원, 공동저자), 김문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공동저자), 김재준 (서울대학교, 공동저자), 이규호 (연세대학교, 공동저자), 김병조 (UNIST, 공동저자)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 및 우수신진연구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방송통신산업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초격차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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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움직이던 기체 ‘줄 세웠다’…탄소 포집·수소 저장 새 길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는 골라 잡고,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는 작은 공간에 효율적으로 담아야 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기체를 ‘얼마나 많이 담을까’를 넘어, 원하는 모양으로 ‘줄 세우는’새로운 소재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이산화탄소와 수소 등에 적용되면, 탄소는 더 잘 골라 잡고 수소는 더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맞춤형 소재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이 아주 작은 구멍이 무수히 뚫린 다공성 물질 안에서 기체를 결정처럼 규칙적으로 ‘줄 세우고’, 원하는 기체 배열을 만드는 소재까지 인공지능(AI)으로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세한 구멍에 기체를 담거나 골라낼 수 있는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활용했다. MOF는 스펀지가 물을 머금듯 미세한 구멍에 기체를 담을 수 있어 일종의 ‘분자 스펀지’와 같다. 연구팀은 수많은 MOF 구조를 탐색해 기체가 제멋대로 흩어지지 않고 결정처럼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가스 격자(Gas Lattice)’ 현상을 찾아냈으며, 나아가 AI를 활용해 원하는 기체 배열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다공성 구조를 직접 설계하는 데도 성공했다.
*금속-유기 골격체(MOF):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해 만들어진 물질로, 내부에 미세한 구멍이 무수히 있어 기체 저장·분리 등에 활용되는 다공성 소재
지금까지 다공성 소재 연구에서는 기체가 얼마나 많이 흡착되는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기체 분자 역시 소재 내부의 빈 공간에 무질서하게 흩어져 붙는다고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체가 들어가는 미세 공간을 정교하게 설계하면 기체가 자리 잡는 위치와 배열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쉽게 말해 기체를 담는 ‘그릇’의 크기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기체가 어디에 자리 잡을지까지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단일 원소 기체인 제논(Xe)을 이용해 이를 확인했다. 방대한 금속-유기 골격체 구조를 탐색한 결과, 특정 코발트 기반 다공성 물질(Co-CAU-36) 안에서 제논이 규칙적인 격자를 이루는 현상을 찾아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GCMC) 결과, 제논은 기공 안에 제멋대로 흩어지는 대신 ‘체심 입방 격자(BCC)’라는 일정한 결정 형태로 정렬됐다. 상자 안에 공을 아무렇게나 쏟아 넣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자리에 공을 하나씩 맞춰 놓은 것처럼 제논 원자들이 일정한 위치에 규칙적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는 MOF의 미세한 기공이 일종의 ‘틀’ 역할을 해 제논 원자들이 자리 잡을 위치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즉, 기체 자체에 극한의 조건을 가해 결정화하는 것과 달리, 기체가 들어가는 공간을 이용해 규칙적인 배열을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서로 다른 기체를 섞었을 때는 흥미로운 분리 현상도 나타났다. 산업적으로 분리 가치가 높은 제논(Xe)과 크립톤(Kr)을 함께 넣자 제논이 먼저 규칙적인 껍질 형태의 격자를 만들고, 크립톤은 그 중심부에 자리 잡았다. 두 기체가 뒤섞이는 대신 서로 다른 공간에 나뉘어 자리 잡은 것이다.
이는 혼합기체를 분리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주로 소재에 더 잘 달라붙는 기체를 선택적으로 잡아내는 방식에 주목했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기체가 만드는 ‘배열’에 따라 서로 다른 기체가 공간적으로 나뉘는 새로운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원하는 모양으로 기체를 배열하려면 어떤 소재가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도전했다.
이를 위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과 유전 알고리즘을 결합했다. 수많은 후보 가운데 좋은 소재를 하나씩 찾아가는 대신, 원하는 기체 배열을 먼저 정하고 AI가 이에 적합한 다공성 구조를 거꾸로 찾아가는 ‘역설계’ 방식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체심 입방(BCC)은 물론 면심 입방(FCC) 형태로 기체를 배열할 수 있는 새로운 다공성 구조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좋은 스펀지를 먼저 찾고 그 안에서 기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확인했다면, 이제는 ‘기체를 이런 모양으로 배열하고 싶다’는 목표에서 출발해 그에 맞는 스펀지 구조를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향후 이 기술이 이산화탄소와 수소 등 다양한 기체로 확대되면, 목적에 따라 필요한 기체를 선택적으로 포집·분리하거나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소재 설계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분자의 위치와 배열에 따라 화학반응이 달라지는 촉매 분야에서도 원하는 반응을 유도하는 소재 설계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김지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체를 다공성 물질 안에서 결정처럼 줄 세운 첫 사례”라며 “기체를 얼마나 많이 담을지만 고민하던 데서 나아가, 원하는 배열까지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산화탄소 등 다양한 분자에 적용하면 목적에 맞는 분리·저장 소재를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영훈 박사과정과 김도훈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고, 김승우 석사과정과 임윤성 박사가 제2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6월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Framework-templated gas lattices in metal-organic frameworks, DOI: 10.1038/s41467-026-74776-5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연구재단 이종소재지원사업과 한국연구재단 탑-티어 연구기관 간 협력 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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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돌'로 바꿔 영구 저장하는 해양 탄소 제거 기술 개발
바다가 지구를 정화하는 능력을 키우는 길이 열렸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다시 대기로 나오지 않는‘돌(광물)'로 바꿔 영구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바다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차세대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의 T. 앨런 해튼(T. Alan Hatton)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인 돌(광물) 형태인 탄산칼슘(CaCO₃)으로 바꿔 사실상 영구 저장하는 ‘전기화학 기반 해양 탄소 제거(e-DOC, Electrochemical Dissolved Ocean Carbon Removal)’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바다는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흡수하는 지구 최대의 탄소 저장고다. 큰 물통에서 물을 조금 퍼내면 다시 물이 채워지듯,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면 바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게 된다.
연구팀은 바닷물에 녹아 있는 탄소 성분인 용존무기탄소(DIC, Dissolved Inorganic Carbon)를 다시 대기로 나오지 않는 돌(광물) 형태로 바꿔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저장된 탄소는 사실상 영구적으로 대기로 돌아가지 않아 바다가 계속해서 새로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기술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 탄소 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기술은 주전자에 물때가 끼듯 탄산칼슘 등 광물이 전극 표면에 달라붙어 장치가 막히는 스케일링(Scaling) 현상이 발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떨어져 장치를 자주 세척하거나 교체해야 했고, 에너지 소비와 유지관리 비용도 높았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속이 빈 실처럼 생긴 전극 안에 이온만 통과시키는 막과 전기 반응을 함께 일으키는 상대전극(짝을 이루는 전극)을 동심구조(한 중심을 기준으로 여러 층을 원통형으로 배치한 구조)로 내장한 중공사 전극 조립체(HFEA, Hollow Fiber Electrode Assembly, 속이 빈 실 모양 전극을 묶어 만든 장치)를 개발했다. 쉽게 말해, 광물이 전극에 달라붙지 않고 전극 바깥에서 만들어지도록 장치 구조를 새롭게 설계한 것이다. 이 구조에서는 대부분의 광물이 전극 표면이 아니라 바깥쪽에서 생성되고, 전극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수소 기포가 칫솔처럼 전극 표면을 계속 닦아주는 역할을 해 광물이 달라붙는 것을 막는다.
실제로 제주 용암 해수를 이용한 실험에서 장치를 12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연속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 바닷물 속 용존무기탄소의 80~90%를 제거했으며, 기존 기술보다 전력 소비를 최대 54% 줄였다. 또한 탄소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고순도 수소(H₂)와 수산화마그네슘(Mg(OH)₂, 친환경 소재와 산업 원료로 활용되는 물질)도 함께 생산해 경제성까지 높였다.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소형·모듈형으로 제작할 수 있어 선박이나 해양플랜트(바다에서 운영되는 산업시설) 등에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대규모 해양 탄소 제거 시스템으로 확대해 탄소중립 실현과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동연 교수는 "이번 기술은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다시 대기로 나오지 않는 돌(광물) 형태로 바꿔 영구 저장함으로써 바다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돕는 기술”이라며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탄소중립 사회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인환 박사과정과 MIT 이영훈 박사(KAIST 2023년 졸업, 現 MIT 화학공학과)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2026년 6월 19일자로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 논문명 : A Compact Hollow Fiber Electrode Assembly Architecture for Continuous Electrochemical Marine Carbon Dioxide Removal, DOI: https://doi.org/10.1002/aenm.71205
이번 연구는 현대자동차·기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C.L.E.A.N.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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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원인 물질이 치료 ‘스위치’를 켠다
치매를 악화시키는 물질이 치료를 시작하는 ‘스위치’가 됐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증가하는 과산화수소(H₂O₂,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종)를 이용해 병든 뇌에서만 약물이 활성화되는 새로운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동물실험에서도 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하며 차세대 치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이 전남대학교(총장 이근배) 김민근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원장 권석윤) 이철호·김경심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원장 직무대행 황금숙) 이영호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알츠하이머병의 병든 뇌에서만 활성화되는 전구약물(Prodrug)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전구약물은 처음에는 약효가 없지만 몸속 특정 환경에서만 활성형 치료제로 바뀌는 약물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증가하는 과산화수소를 만나야만 활성화되도록 설계돼 병든 뇌에서만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치료제' 역할을 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세포를 손상시키는 과산화수소가 정상보다 많이 생성된다. 지금까지는 이를 제거해야 할 유해물질로만 여겨졌지만, 연구팀은 오히려 이를 약을 작동시키는 신호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구약물(BE-1, BE-2)은 건강한 뇌에서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치매가 진행되는 뇌에서 과산화수소를 만나면 활성형 치료 물질(AP-1, AP-2)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과산화수소 포함 활성산소종들을 줄이는 동시에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뇌 속에 쌓여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단백질)이 서로 뭉쳐 독성이 강한 응집체(단백질 덩어리)를 만드는 것도 막아준다.
연구팀은 첨단 분석기술을 이용해 활성화된 약물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구조를 변화시켜 큰 덩어리로 자라는 것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효과는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에서도 확인됐다. 약물은 혈액-뇌 장벽(BBB, 혈액 속 물질이 뇌로 들어가는지를 조절하는 보호막)을 통과해 실제 뇌 안에서 치료 물질로 바뀌었다. 장기간 약물을 투여한 생쥐에서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산화 스트레스가 감소했고,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도 줄어들었다. 또한 새로운 물체를 기억하거나 길을 찾는 행동 실험에서도 인지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특정 단백질 하나만 표적으로 하는 기존 치매 치료제와 달리, 병든 뇌의 환경 자체를 이용해 약이 필요한 곳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치매 치료 전략을 제시했으며, 앞으로 파킨슨병 등 다른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기대된다.
임미희 KAIST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과산화수소를 약을 작동시키는 신호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병든 조직에서만 약이 활성화되는 이번 기술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복합 질환을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이지민·홍은서 석박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Small(IF 12.1, 화학 분야 상위 10%)에 2026년 5월 31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A Prodrug Approach for Activity-Based Chemical Modulation toward Multiple Pathological Targets in Alzheimer's Disease, DOI: 10.1002/smll.74013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 글로벌 선도연구센터, 세종과학펠로우십,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KRIBB 및 KBSI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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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구리만 될까?”… KAIST, 탄소를 연료로 바꾸는 촉매의 핵심 한계 밝혀
이산화탄소(CO₂)를 전기로 연료와 플라스틱 원료로 바꾸는 기술이 탄소중립 시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틸렌과 에탄올은 플라스틱, 연료, 화학제품 생산에 널리 쓰이는 고부가가치 물질이지만, 지금까지 이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금속은 사실상 구리(Cu)뿐이었다. 한국 연구진이 이번 연구를 통해 그 원리를 설명해 온 기존 촉매 이론의 한계를 밝혀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오지훈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화학과 스테판 링에(Stephan Ringe)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기화학적 CO₂환원 반응(CO₂reduction reaction, 전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다른 화학물질로 바꾸는 반응)의 새로운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금(Au)·은(Ag)·팔라듐(Pd)을 섞은 합금 촉매(alloy catalyst, 여러 금속을 혼합해 만든 촉매)를 제작하고, 이 촉매가 CO₂를 어떤 물질로 바꾸는지 분석했다.
기존 촉매 이론은 촉매 표면 전자의 반응성을 나타내는 ‘d-밴드 센터(d-band center, 촉매의 전자 반응성을 나타내는 지표)’와 ‘일함수(work function, 금속이 전자를 밖으로 내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구리와 비슷하면, 구리처럼 에틸렌·에탄올 같은 다탄소(C2+) 화합물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해왔다.
연구팀은 공동-스퍼터링(co-sputtering, 여러 금속을 동시에 얇게 입혀 원하는 비율의 새 합금을 만드는 기술) 공정을 활용해 전자적 특성이 구리와 매우 유사한 삼성분계 합금(AuAgPd, 금·은·팔라듐 세 종류 금속을 섞어 만든 합금)을 정밀하게 제작했다.
하지만 실제 실험 결과는 달랐다. 이 합금은 일산화탄소(CO) 같은 단순 생성물은 만들었지만, 에틸렌·에탄올 같은 복잡한 다탄소 화합물은 전혀 생성하지 못했다. 이는 촉매의 전자적 특성만으로는 복잡한 CO₂전환 반응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즉, 촉매 표면에서 원자들이 어떤 구조로 배열돼 있는지까지 반응 성능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향후 구리를 대체할 차세대 고효율 촉매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단순 전자 구조 중심의 기존 설계를 넘어, 원자 배열까지 고려하는 정밀 촉매 설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지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촉매 이론만으로는 복잡한 다단계 탄소 전환 반응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전자의 특성과 국소 원자 배열(local atomic arrangement, 촉매 표면에서 원자들이 배치된 방식)을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촉매 설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AIST 김범일 박사와 왕순언 박사과정생, 고려대 한승창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2026년 5월호에 게재됐다.
※ 논문명: Peaks and pitfalls of electrocatalytic CO2 reduction descriptor models, DOI: 10.1038/s41929-026-01526-7
※ 주저자: 김범일(KAIST, 제1저자), 한승창(고려대, 제1저자), 왕순언(KAIST, 제1저자), 오지훈(KAIST, 교신저자), 스테판 링에(고려대, 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탑-티어 연구기관 간 협력 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 지원사업, 개인연구사업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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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기술로 공기 중 탄소 제거...‘지구 청소’ 기술 세계서 인정
우리가 숨 쉬는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빨아들이는 ‘공기 청소 기술’이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전기차 배터리 제조 방식에서 착안한 고효율 ‘직접공기포집(Direct Air Capture, DAC)’기술로, 세계 최고 권위의 탄소 제거 대회에서 최종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기술은 높은 비용과 낮은 효율이라는 한계를 넘어, 탄소 제거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이 탄소 제거 기술 확산을 지원하는 글로벌 비영리 단체 오픈에어(OpenAir)가 주최하는 ‘2026 탄소 제거 챌린지(Carbon Removal Challenge)’에서 전 세계 상위 4개 팀에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대회는 차세대 탄소 제거 기술의 실용성과 확장성을 평가하는 세계적인 경연으로, 단순한 연구 성과를 넘어 실제 공정에 적용 가능한지와 대규모 확산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올해는 전 세계 30여 개 대학에서 40여 개 팀이 참가했으며, KAIST를 포함해 단 4개 팀(KAIST, 미시간대학교, 러트거스대학교(Rutgers), 코넬-프린스턴-컬럼비아 연합팀)만이 최종 선정됐다.
직접공기포집 기술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혁신적 방법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낮은 효율과 높은 비용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제조 방식에서 해답을 찾았다.
연구팀은 배터리 전극 제조에 사용되는 ‘건식 공정(Dry process)’을 DAC 기술에 적용했다. 즉, 액체를 쓰지 않고 분말을 그대로 눌러 단단한 필름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탄소를 흡수하는 물질을 빈틈없이 촘촘하게 채울 수 있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한 번에 붙잡을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탄소 흡착 소재의 함량을 최대 97 wt%*까지 끌어올리며, 기존보다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는 스펀지를 더 촘촘하게 만들어 더 많은 물을 흡수하게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전기차 배터리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지구를 청소하는 기술로 변신한 셈이다.
*wt%(Weight percent): 전체 무게 중 특정 성분이 차지하는 비율
포집된 탄소를 다시 분리해내는 재생 과정에서도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연구팀은 ‘전기 저항 가열(Joule heating)’ 방식을 도입해 전기를 흘려 내부에서 즉시 열을 발생시키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는 전기를 넣으면 바로 뜨거워지는 토스터기처럼, 내부에서 빠르게 열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단 1분 만에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방출하고 재사용이 가능해졌으며, 전기차 냉각 시스템을 접목해 열을 식히는 시간까지 약 60% 단축했다. 그 결과 전체 공정 속도와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고동연 교수는 “이번 성과는 탄소포집 기술의 혁신성과 실제 적용 가능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결과”라며 “향후 글로벌 협력을 통해 기술 상용화와 확산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오는 5월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글로벌 컨퍼런스 ‘2026 카본 언바운드(Carbon Unbound 2026)’에 초청돼 수상을 진행하고, 전 세계 전문가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KAIST 박인준 박사과정생이 주도했으며, 김시은, 김준성, 박인환, 이민형, 강주연 학생과 카롤리네 헤비쉬(Karoline L. Hebisch), 천무진 박사가 참여했다.
한편, 본 연구는 Saudi Aramco-KAIST 이산화탄소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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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 원료 만든다'...전환효율 86% 전극 기술 개발
이산화탄소를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인 에틸렌과 같은 화학물질로 바꾸는 과정에서, 전기가 흐르며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핵심 부위인 ‘전극’ 내부에 물이 스며들어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팀은 물은 차단하면서도 전기의 흐름과 촉매 반응을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설계한 새로운 전극 구조를 개발해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송현준 교수 연구팀이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은 실들이 거미줄처럼 얽힌 구조인 ‘은 나노선 네트워크’를 활용한 새로운 전극 구조를 개발해,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효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6일 밝혔다.
전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전해 공정에서는 전극 내부가 전해액으로 가득 차면서 이산화탄소가 반응할 공간이 줄어드는 ‘침수(Flooding) 현상’이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였다. 이를 막기 위해 물을 밀어내는 소재를 사용하면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단점이 있어,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는 등 공정이 복잡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은 막고 전기는 잘 흐르게 하는 ‘3층 구조’ 전극을 고안했다. 이 전극은 물을 튕겨내는 기판 위에 촉매층을 형성하고, 그 위를 은 나노선 네트워크로 덮은 구조로, 전해액의 침수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전기 전달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이번 연구의 핵심은 전극 표면에 사용된 ‘은 나노선’이 단순히 전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직접 화학 반응에도 참여한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은 나노선은 이산화탄소를 반응시키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CO)를 생성하고, 이 물질이 인접한 구리 촉매로 전달되며 다음 단계 반응이 이어진다. 이러한 방식으로 두 촉매가 협력해 반응을 진행하는 ‘협동 촉매(탠덤 촉매)’ 시스템이 형성되며, 그 결과 에틸렌과 같은 다중 탄소 화합물 생성이 촉진됐다.
이러한 구조를 적용한 전극은 알칼리성 전해질에서 79%, 중성 전해질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86%의 높은 선택성을 기록했다. 이는 생성물 중 대부분이 원하는 물질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또한 50시간 이상의 장시간 작동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인 반응을 유지해, 기존 기술에서 나타났던 성능 감소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했다.
송현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은 나노선이 전기를 전달하는 동시에 화학 반응에도 직접 참여한다는 점을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며, “이 기술은 앞으로 이산화탄소를 에탄올이나 연료 등 다양한 물질로 바꾸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KAIST 화학과 박종혁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3월 24일 게재되었다.
※논문 제목: Overlaid Conductive Silver Nanowire Networks on Gas Diffusion Electrodes for High-Performance Electrochemical CO2-to-C2+ Conversion, DOI: http://doi.org/10.1002/advs.75003
※주저자 정보: 박종혁(KAIST, 제1저자), 김성주 박사(KAIST, 제2저자), 한윤경(KAIST, 제3저자), 송현준 교수(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InnoCORE 지능형 수소기술 연구단과 한국연구재단 우수연구자교류지원사업(Brain Link),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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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개 팔린 그래핀 항균 칫솔 기술 원리 밝혔다
우리 일상에서 옷, 마스크, 칫솔처럼 몸에 닿는 물건의 위생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핀이 세균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원리가 밝혀졌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인체에는 안전하면서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항균 소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와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공동 연구팀이 산화그래핀(Graphene Oxide; GO)이 세균에는 강력한 항균 효과를 보이면서도 인체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산화그래핀은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은 탄소층(그래핀)에 산소가 붙은 나노 소재로, 물에 잘 섞이고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그래핀의 항균 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자석이 특정 금속에만 붙듯이 산화그래핀은 세균의 막에만 달라붙어 파괴하고, 사람 세포는 건드리지 않는 방식으로 ‘선택적 항균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산화그래핀 표면의 산소 작용기가 세균 세포막에만 있는 특정 성분(POPG)과 선택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세균의 막에만 있는 ‘표적’을 인식해 달라붙고 파괴하는 구조다. 여기서 인지질은 세포를 감싸는 막을 이루는 지방 성분이며, POPG는 이 중에서도 세균에 주로 존재하는 성분이다.
이 원리를 적용한 나노섬유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를 포함한 다양한 병원성 세균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으며, 동물 실험에서도 염증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해당 소재를 적용한 섬유는 여러 차례 세탁 이후에도 항균 기능이 유지돼 의류, 의료용 섬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보였다.
이 기술은 이미 생활 제품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교원창업기업인 (주)소재창조의 원천특허를 통해 출시된 그래핀 항균 칫솔은 1,000만 개 이상 판매되며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한, 지난 2024년 파리 올림픽 태권도 시범단의 도복에도 이 기술이 적용된 그래핀 텍스(GrapheneTex) 소재가 쓰였으며, 향후 아시안 게임 등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도 신기능성 스포츠 의류로 활약할 예정이다.
김상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래핀이 왜 인체에는 안전하면서 세균만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혀낸 사례"라고 설명하며, "이 원리를 활용하면 독한 화학 성분 없이도 안전한 의류는 물론,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나 의료용 섬유 시스템까지 무궁무진하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차수진 박사과정과 생명과학과 정주연 석박통합과정이 제 1저자로 참여하고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하였고, 재료 분야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3월 2일 자로 게재됐다.
※ 논문명 : Biocompatible but Antibacterial Mechanism of Graphene Oxide for Sustainable Antibiotics, DOI: 10.1002/adfm.202313583
또한, 나노기술 분야의 세계적 포털사이트인 Nanowerk (http://www.nanowerk.com/)는 이번 연구결과를 ‘산화그래핀은 인체 조직에는 무해하면서 세균을 파괴한다(Graphene oxide destroys bacteria without harming human tissue)’라는 제목의 스포트라이트(Spotlight)로 소개하기도 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R&D)’사업, ‘개인기초연구’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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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회복하는‘자가 재생’ 촉매 개발...이산화탄소 전환 기술 돌파구
공장과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를 유용한 화학 원료로 바꾸는 기술은 탄소 중립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지만 촉매 성능이 빠르게 떨어지는 문제가 상용화를 가로막아 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작동하는 동안 스스로 성능을 회복하는 ‘자가재생’ 촉매를 개발해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정동영 교수 연구팀은 이산화탄소(CO₂)를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는 전기화학 반응에서 촉매 성능이 저하되는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촉매가 반응 중 스스로 활성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새로운 설계 전략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에서 널리 사용되는 구리(Cu) 촉매에 주목했다. 구리 촉매는 반응 과정에서 단순히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표면 구조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재구성(reconstruction)’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이러한 재구성 방식에 따라 촉매의 성능과 수명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구리 촉매의 재구성 과정이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첫 번째는 촉매 표면에 산화물이 형성됐다가 다시 환원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일시적으로 활성이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촉매 성능 저하로 이어진다.
반면 두 번째 방식은 촉매 금속이 전해질 속으로 일부 녹아 나왔다가 다시 촉매 표면에 붙는 과정을 반복하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촉매 표면에 새로운 반응 자리인 활성점(active site) 이 계속 만들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원리를 활용해 촉매가 반응 중에도 스스로 활성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전해질에 극미량의 구리 이온을 넣어주면 촉매 표면에서 금속이 녹았다가 다시 붙는 과정이 균형을 이루며 반복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활성점이 지속적으로 형성된다. 이를 통해 촉매가 오랜 시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별도의 복잡한 공정이나 높은 전압 조건 없이도 구현할 수 있어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면서, 에틸렌이나 에탄올과 같은 고부가가치 C₂화합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C₂ 화합물은 탄소 원자 두 개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플라스틱이나 연료 등의 원료로 활용되는 산업적으로 중요한 화학 물질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촉매를 단순히 잘 만드는 것을 넘어, 반응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촉매가 스스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새로운 설계 개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개념은 향후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전기화학 에너지 변환 기술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정동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촉매 성능 저하를 불가피한 현상이 아니라 제어 가능한 과정으로 이해하고 접근한 결과”라며 “반응 중에도 촉매가 지속적으로 최적의 활성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김한주 박사과정생과 안홍민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하였으며, 화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 (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2월 5일 온라인으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Dynamic Interface Engineering via Mechanistic Understanding of Copper Reconstruction in Electrochemical CO2 Reduction Reaction,DOI: 10.1021/jacs.5c1624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소재 글로벌 영커넥트 사업과 국가전략기술소재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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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 '영원한 화학물질' 1,000배 빠르게 없앤다
프라이팬 코팅제와 반도체 공정 등에 쓰이는 ‘과불화합물(PFAS)’은 자연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며, 전 세계 수돗물과 하천을 오염시켜 장기적인 인체 건강 위협 요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에 우리 대학과 국제 공동연구진이 PFAS를 기존보다 1,000배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건설및환경공학과 강석태 교수 연구팀은 부경대 김건한 교수, 미국 라이스대 마이클 S. 웡(Michael S. Wong) 교수 연구팀, 옥스퍼드대, 버클리국립연구소, 네바다대와 함께, 기존 정수용 소재보다 최대 1,000배 빠르고 효율적으로 물속 PFAS를 흡착·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과불화합물(PFAS)은 탄소(C)와 플루오르(F)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화학물질의 집합물질로, 절연성과 내열성이 뛰어나 프라이팬 코팅제, 방수 의류, 윤활유, 반도체 공정, 군수·우주 장비 등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쓰인다.
하지만 사용 및 폐기 단계에서 환경으로 쉽게 유출되어 토양·물·대기를 오염 시키고, 식품이나 공기를 통해 인체에 축적된다.
2020년 조사 결과, 미국 수돗물의 45%, 유럽 하천의 50% 이상에서 PFAS 농도가 환경기준을 초과했다. 인체에 축적된 PFAS는 거의 배출되지 않아 면역력 저하, 이상지질혈증, 성장 저해, 신장암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EU는 산업 전반에서 PFAS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 미국은 2023년부터 제조·수입업체 보고를 의무화, 2024년에는 대표 물질인 PFOA(퍼플루오로옥탄산)·PFOS(퍼플루오로옥탄산)의 음용수 기준을 4 ppt로 강화했다. 즉, 아주 미세한 양이라도 인체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물 1리터 속에 이 물질이 4조분의 1그램(즉, 4ppt)만 있어도 기준을 넘는다는 뜻이다.
PFAS 정화 과정은 일반적으로 오염수를 흡착해 농축한 뒤, 광촉매 또는 고도산화(Advanced Oxidation) 공정을 통해 분해하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적절한 흡착제의 부재로 정화 효율이 매우 낮았다. 활성탄이나 이온교환 수지의 경우 흡착 속도와 흡착량이 모두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공동연구팀은 기존의 활성탄이나 이온교환수지보다 최대 1,000배 더 많은 PFAS를 빠르게 흡착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구리와 알루미늄이 결합된 점토 형태의 물질(Cu–Al 이중층 수산화물, LDH)로, PFAS를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붙잡아 물에서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열이나 화학 처리를 통해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해,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정화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부경대 김건한 교수(제1저자 및 교신저자), 라이스대학교 정영균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 KAIST 강석태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어(Advanced Materials)(IF 26.8) 9월 25일 자 온라인 커버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Regenerable Water Remediation Platform for Ultrafast Capture and Mineralization of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DOI: 10.1002/adma.202509842
이번 성과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난제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의 과학난제 도전형 연구사업 및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202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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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메모리의 비밀을 풀다
차세대 메모리와 뉴로모픽 컴퓨팅 소자로 주목받는 ‘산화물 기반 저항 메모리(Resistive Random Access Memory, ReRAM)’는 빠른 속도와 데이터 보존 능력, 단순한 구조 덕분에 기존 메모리를 대체할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연구진이 이 메모리 작동 원리를 밝혀내 앞으로 고성능·고신뢰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핵심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신소재공학과 박상희 교수 연구팀과 협업해,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산화물 기반 메모리의 작동 원리를 세계 최초로 정밀하게 밝혀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현미경*을 하나로 결합한 ‘다중모드 주사 탐침 현미경(Multi-modal SPM)’을 활용해, 산화물 박막 내부에 전자가 흐르는 통로와 산소 이온의 움직임, 그리고 표면 전위(재료표면에 전하의 분포) 변화를 동시에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에 정보를 기록하고 지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류 변화와 산소 결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여러 종류 현미경: 전류 흐름을 보는 전도성 원자간력 현미경(Conductive atomic force microscopy, C-AFM), 산소 이온 움직임을 보는 전기화학적 변형률 현미경(Electrochemical strain microscopy, ESM), 전위 변화를 보는 켈빈 탐침 힘 현미경(Kelvin probe force microscopy, KPFM)
이 특별한 장비로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TiO2) 박막에 전기 신호를 주어, 메모리에 정보를 기록하고 지우는 과정을 직접 구현해서 전류가 달라지는 이유가 산소 결함 분포의 변화 때문임을 나노 수준에서 직접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산소 결함이 많아지면 전자의 이동 통로가 넓어져 전류가 잘 흐르고, 반대로 흩어지면 전류가 차단되는 등, 전류의 흐름이 산소 결함의 양과 위치에 따라 달라짐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산화물 내의 산소 결함 분포가 메모리의 켜짐(on)/꺼짐(off) 상태를 결정한다는 점을 정밀하게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단일 지점의 분포에 국한되지 않고, 수 마이크로미터(µm2) 크기의 넓은 영역에서 전기 신호를 인가한 뒤, 변화된 전류 흐름, 산소 이온의 움직임, 표면 전위 분포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메모리의 저항이 바뀌는 과정이 단순히 산소 결함 때문만이 아니라 전자들의 움직임(전자적 거동)과도 긴밀히 얽혀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메모리를 ‘지우는 과정(소거 과정)’에서 산소 이온이 주입되면, 메모리가 안정적으로 꺼진 상태(고저항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곧 메모리 소자의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원리으로 향후 안정적인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홍승범 교수는 “다중모드 현미경을 통해 산소 결함, 이온, 전자의 공간적 상관관계를 직접 관찰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향후 이러한 분석 기법이 다양한 금속 산화물 기반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연구와 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재공학과 공채원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에서 발간하는 신소재·화학공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에 7월 20일 자로 출판됐다.
※ 논문 제목: Spatially Correlated Oxygen Vacancies, Electrons and Conducting Paths in TiO2 Thin Films
※ DOI: https://pubs.acs.org/doi/full/10.1021/acsami.5c10123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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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자코 칩 3D 프린팅 + AI 융합 생산 플랫폼 개발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김지태 교수, 박인규 교수 공동연구팀은 3차원 프린팅 기술과 인공지능(AI)을 융합해 98%에 달하는 가스 판별 정확도를 지닌 나노선 기반 전자코 마이크로 칩 개발에 성공했다.
금속산화물 반도체 나노선은 극미량의 가스를 검출할 수 있는 유망한 소재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종류의 가스의 농도와 성분을 함께 읽어내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특성의 여러 나노선들을 하나의 마이크로 칩에 심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제조 방식으로는 매우 어려웠다.
연구팀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초정밀 나노 3차원 프린터를 활용해 24종류의 서로 다른 반도체 나노선을 매우 작은 하나의 마이크로 칩 위에 제작하였다. 고성능 전자코 모델 구현을 위해서는 다양한 센서를 동시에 활용하는 스케일업이 중요한데, 본 공정은 나노선에 금속과 금속산화물의 양을 원하는 대로 조성하고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수십 종의 서로 다른 소재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가스에 반응하는 24개 나노선의 각기 다른 전기 신호 패턴을 조합해 이를 컨볼루션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 AI 모델에 학습시켜 가스를 인식하고 분류하였다. 그 결과 메탄 (CH₄), 암모니아(NH₃), 에탄올(CH₃CH₂OH), 일산화탄소(CO), 황화수소(H₂S) 등 5가지 표적 가스 판별 정확도를 98% 까지 향상시켰다.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3D 프린팅의 유연성과 AI의 지능이 결합된 새로운 제조 플랫폼은 환경 모니터링, 의료 진단, 산업 안전, 스마트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형 고성능 가스 센서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권위 학술지 『Advanced Science』 (IF: 14.1) 8월 2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신진연구, 국가전략기술 소재개발사업,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Universal 3D-Printing of Suspended Metal Oxide Nanowire Arrays on MEMS for AI-Optimized Combinatorial Gas Fingerprinting”
DOI: https://doi.org/10.1002/advs.202511794
202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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