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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원격 통증 관리 가능성 제시…‘붙이는 마이크로니들 전자약’ 개발
통증이 생길 때마다 병원을 찾거나 진통제에 의존해야 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붙이는 전자약’이 개발됐다. 피부에 붙이면 전기자극으로 통증을 조절하고, 한국과 미국처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와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고성규) 이상훈 박사 공동 연구팀이 무선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피부에 붙이는 미세 바늘) 전자약과 사물인터넷(IoT·인터넷으로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기술) 기반 원격 제어 기술을 결합한 웨어러블 전자약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피부에 붙이는 하나의 작은 기기에 안정적인 전기자극, 스마트폰 원격 제어, 몸 상태에 따른 자동 자극 기능을 함께 구현했다는 점이다. 향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면 집이나 일상생활에서도 개인의 상태에 맞춰 통증을 관리하는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만성 통증 치료에는 진통제가 널리 사용되지만 장기간 약물을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나 의존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특히 암성 통증 등에 사용하는 마약성 진통제는 오래 사용할수록 내성과 오남용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약물 대신 전기자극으로 신경을 조절하는 ‘전자약’이 새로운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전자약에도 한계가 있다. 몸속에 기기를 심는 방식은 수술이 필요하고, 피부에 붙이는 전극은 땀이나 각질 등 피부 상태에 따라 전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특정 부위에 전류가 몰리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거나 화상을 입을 위험도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도에 반응하는 전도성·접착성 마이크로니들 전극(전기가 잘 흐르면서 피부에 붙는 미세 바늘 전극)을 개발했다.
미세한 바늘이 전기 저항이 높은 각질층을 통과하기 때문에 땀이나 각질 등의 영향을 줄이면서 전기자극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하이드로젤(Hydrogel·물을 많이 머금은 젤 형태의 소재)을 전극에 코팅하여 전류가 바늘의 끝에 몰리지 않고 고르게 퍼지도록 했다.
특히 피부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면 전극의 접착력이 약해져 전극이 스스로 피부에서 떨어지도록 설계했다. 전기자극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부 화상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다.
연구팀은 여기에 IoT 기술을 결합했다.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면 의료진이 환자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전자약의 작동 시간과 전기자극을 실시간 또는 예약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과 미국처럼 국가 간 거리가 먼 환경에서도 기기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향후 임상 검증을 거치면 환자가 매번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집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의료진의 관리 아래 전자약을 사용하는 재택·원격 통증 관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몸 상태에 따라 전자약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능도 구현했다. 연구팀은 광혈류(PPG·빛으로 맥박과 혈류 변화를 측정하는 기술) 센서를 이용해 통증과 관련된 스트레스 상태를 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기자극을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폐루프(Closed-loop·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치료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방식) 치료 기능을 구현했다.
즉, 사람이 매번 기기를 켜고 자극 세기를 조절하는 데서 나아가 ‘몸 상태 감지 → 필요한 전기자극 → 다시 상태 확인’으로 이어지는 자동 통증 관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동물실험에서는 기존 젤 전극보다 전류가 효과적으로 전달됐으며 통증 완화 효과도 확인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전기자극에 따른 피부 감각 통증 역치(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자극의 정도)의 변화를 확인해 사람에게 적용할 가능성을 살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직접적인 진통 효과는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한 단계다. 연구팀은 실제 만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와 장기간 사용에 따른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재웅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안정적인 피부 인터페이스 기술과 IoT 기반 원격 관리 기술을 결합해 웨어러블 전자약을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며 “향후 임상 검증을 거쳐 환자의 상태에 맞춰 통증을 관리하는 개인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가 향후 웨어러블 침 치료 기술과 융합돼 전기자극으로 경혈을 자극하는 새로운 비약물성 통증 관리 기술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김희수 박사과정과 한국한의학연구원 방세권 박사가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8월 28일 게재됐다.
※ 논문명: Wireless IoT-Enabled Microneedle Electroceutical for Personalized and Connected Pain Management, DOI: 10.1038/s41467-026-76527-y
※ 저자 정보: 김희수(KAIST, 공동 제1저자), 방세권(한국한의학연구원·UST, 공동 제1저자), 이상훈(한국한의학연구원, 공동 교신저자), 정재웅(KAIST, 교신저자) 외 10명
※ 연구성과 시연 동영상: https://www.dropbox.com/scl/fo/zrglys1t1c49l5u1xo08e/AJsbboH3sQMFag-6aO6sSSs?rlkey=dnux0jj80bdczws22u0dq7ugx&e=1&dl=0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전자약기술개발사업과 뇌과학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 한국한의학연구원 주관연구개발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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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는 어떻게 시작될까… 전자들의 숨은 질서 확인
초전도는 전기가 저항 없이 흐르고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어 양자컴퓨터, 자기부상열차, 차세대 전력망 등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초전도 상태에 도달하는지는 아직까지 완벽히 밝혀지지 못한 미스터리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초전도가 시작되기 전 전자들이 먼저 '숨은 질서'를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성과는 초전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차세대 초전도체와 양자기술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물리학과 김용관·한명준·이성빈 교수 공동연구팀이 차세대 양자물질로 주목받는 카고메 금속(CsV₃Sb₅)에서 초전도가 나타나기 전 전자들이 먼저 '숨은 질서'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실험과 이론을 통해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초전도가 시작되기 전 전자들이 먼저 질서를 갖춰 움직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자들이 규칙적인 무늬를 만들기 전부터 작은 고리 모양으로 함께 순환하며 '숨은 질서(고리전류 질서)'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는 초전도가 만들어지기 전 전자들이 어떤 준비 과정을 거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실험 결과다.
카고메 금속은 일본 전통 바구니 문양인 '카고메'처럼 삼각형이 반복되는 원자 구조를 가진 물질이다. 이러한 독특한 구조에서는 전자들이 서로 강하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일반 금속에서는 보기 어려운 다양한 양자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CsV₃Sb₅는 초전도와 전하밀도파가 모두 나타나는 대표적인 물질로, 차세대 양자소재 연구의 핵심 플랫폼으로 꼽힌다.
그동안 세계 연구진은 이 물질에서 초전도가 나타나기 전에 또 다른 숨은 전자 질서가 존재하는지를 두고 논쟁을 이어왔다. 일부 실험에서는 시간반전대칭성 깨짐(시간을 거꾸로 되돌려도 같은 물리 현상이 유지되지 않는 것으로, 전자들이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의미)의 흔적이 관측됐다. 하지만 이것이 전자들이 규칙적인 무늬를 만드는 전하밀도파가 생긴 뒤 나타나는 현상인지, 아니면 그보다 먼저 독립적으로 형성되는 숨은 전자 질서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특별한 빛을 이용했다. 왼쪽으로 도는 빛과 오른쪽으로 도는 빛을 시료에 번갈아 비추고, 그때 물질 밖으로 튀어나오는 전자들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살펴봤다. 쉽게 말해, 빛을 이용해 물질 속 전자들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상태로 움직이는지 들여다본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실험 장치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잡음은 제거하고, 물질 자체에서 나오는 신호만 골라냈다.
그 결과, 전자들이 규칙적인 무늬를 만드는 현상인 전하밀도파가 시작되는 온도 약 94K(영하 179℃)보다 훨씬 높은 약 140~145K(영하 133℃)에서 이미 전자들의 움직임에 방향성이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초전도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전자들이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작은 고리 모양으로 함께 돌며 숨은 질서를 만들고 있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온도를 낮추면서 전자들이 변하는 과정을 순서대로 확인했다. 처음에는 전자들이 작은 고리 모양으로 함께 순환하는 고리전류 질서를 만들고, 이어 일정한 간격으로 모여 규칙적인 무늬를 이루는 전하밀도파를 형성한 뒤, 마지막으로 전기가 저항 없이 흐르는 초전도 상태에 도달했다. 이는 전자들이 '고리전류 질서 → 전하밀도파 → 초전도'의 순서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론 계산을 통해서도 실험 결과를 검증했다. 계산 결과, 실험에서 관측된 신호가 실제로 전자들이 작은 고리 모양으로 움직일 때 나타나는 특징과 잘 맞았다. 이는 이번 결과가 단순한 실험 오차가 아니라, 물질 안에서 전자들이 스스로 만든 숨은 질서에서 나온 신호임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초전도가 만들어지기 전 전자들이 어떤 준비 과정을 거치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초전도는 전기가 저항 없이 흐르는 꿈의 기술로 양자컴퓨터, 초저전력 전자소자, 차세대 전력망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초전도가 왜 생기는지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새로운 초전도체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전도가 나타나기 전 전자들이 어떤 순서로 움직이며 숨은 질서를 만드는지를 처음으로 보여준 연구"라며 "초전도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하고 새로운 초전도 물질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명준 교수는 "실험 결과가 이론에서 예측한 전자들의 움직임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실험과 이론을 함께 검증해 숨은 전자 질서의 존재를 더욱 명확하게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성빈 교수는 "이번 결과는 전하 고리전류 질서와 전하밀도파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얽혀 복합적인 양자상태를 만든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향후 이러한 상전이 계층을 제어하면 새로운 초전도 상태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물리학과 차재훈·이형근·심상준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2026년 6월 15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Evidence of time-reversal symmetry breaking above the charge density wave order in a kagome metal, DOI: https://doi.org/10.1038/s41567-026-03331-2
본 연구는 우수연구-중견연구 및 가속기인력양성사업 (과기부, 한국연구재단),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미 공군과학연구소, 미국 에너지부 기초에너지과학실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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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속도’ 조절로 여러 바이러스·변이 동시 식별
감염병 확산이 빨라질수록, 여러 바이러스를 한 번에 정확히 구별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 대학과 국제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의 ‘속도’를 설계해 다양한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판별하는 새로운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복잡한 검사 과정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감염병을 동시에 판별할 수 있어, 신종 감염병 대응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손성민 교수 연구팀이 미국 UC 버클리(UC Berkeley), 글래드스톤 연구소(Gladstone Institutes) 연구진과 손잡고,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를 활용해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리보핵산(이하 RNA)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이 활용한 무기는 Cas13이라 불리는 유전자 가위 단백질이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찾아 잘라내는 단백질로, 목표를 인식하면 활성화되는 특징을 가진다. Cas13은 특히 RNA를 표적으로 하며, 목표 RNA를 찾으면 주변 RNA를 자르면서 형광 신호를 발생시킨다.
기존 기술은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하기 위해 서로 다른 유전자 가위나 다양한 색의 형광 물질을 사용해야 해 구조가 복잡하고 실제 현장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여기서 발상을 전환했다. 유전자 가위가 목표물과 결합할 때,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가위질’을 하는 속도가 제각각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아주 작은 물방울(droplet) 안에서 단일 분자 단위로 관찰한 결과, 가이드 RNA와 표적 RNA의 조합에 따라 고유한 반응 속도 패턴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이드 RNA는 유전자 가위가 어떤 목표를 찾을지 안내하는 ‘위치 정보’ 역할을 하는 RNA 분자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반응 속도 차이를 ‘바코드’처럼 활용하는 ‘키네틱 바코딩(kinetic barcoding)’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반응 속도를 일종의 신호 패턴으로 읽어 서로 다른 바이러스를 구별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통해 단 하나의 유전자 가위만으로도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가이드 RNA 설계를 조정하면 유전자 가위질 속도를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매우 다양한 바이러스를 동시에 판별할 수 있는 확장성도 확보했다.
검사 과정 역시 크게 단순화됐다. 기존 방식에서는 RNA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 DNA로 변환하는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 과정이 필요했지만, 이번 기술은 RNA를 그대로 직접 검출할 수 있다. 역전사는 RNA를 DNA로 바꾸는 과정으로, 검사 시간을 늘리고 절차를 복잡하게 만드는 단계다.
실제 임상 샘플을 테스트한 결과,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와 SARS-CoV-2 변이를 한 번의 반응만으로 정확하게 구분해내는 데 성공했다.
손성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는 것을 넘어,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라는 새로운 정보를 진단에 활용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감염병을 현장에서 한 번에 진단하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손성민 교수가 제1 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바이오공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2026년 3월 31일 게재됐다.
※ 논문명 : Programmable kinetic barcoding for multiplexed RNA detection with Cas13a, DOI: 10.1038/s41551-026-01642-6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의 신임교수 정착연구비의 지원과 미국 국립보건원(NIH/NIAID)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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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경화 실시간 감시하는 전자파 걱정 없는 저주파 무선 센서 개발
몸에 착용하는 스마트 기기나 의료 장비에 쓰이는 무선 센서는 아주 작은 변화도 잘 찾아내야 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기술은 주파수를 너무 높게 사용하여 전자파가 서로 방해를 일으키거나(전자기 간섭, EMI) 사람의 몸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문제를 국내 연구진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저주파 기반 무선 센서 기술이 개발했다.
우리 대학 조천식모빌리티대학원 안승영 교수팀과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김도환 교수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이온 기반 소재와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결합한 ‘저주파 무선 전기화학 센싱 플랫폼(WiLECS)’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무선 센서는 전기를 저장하는 능력(정전용량)이 부족해, 이를 보충하려고 메가헤르츠(MHz) 단위의 높은 주파수를 써야했다. 그러나 이런 고주파 방식은 몸속 조직을
뜨겁게 만들거나 신호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쓰기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양대학교 연구팀이 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를 많이 저장할 수 있는(높은 정전용량) 생체 친화적 이온 소재를 개발하였다. 여기에 KAIST 연구팀이 무선으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회로(무선 LC 공진 시스템)를 결합했다. 그 결과, 사람 몸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낮은 주파수 형태의 무선 센서를 구현했다.
특히, 연구팀은 금 나노입자 표면에 이온을 붙여두었다가, 평상시에는 이동을 억제하고, 압력이 가해질 때만 이온이 방출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하면 작은 자극에도 전기 저장량이 크게 변한다. 이 변화를 무선 주파수의 흔들림으로 확인하면 아주 미세한 압력 변화를 알아낼 수 있다. 1 메가헤르츠(MHz) 이하의 낮은 주파수 대역에서도 성능이 뛰어나며, 전자파 영향이 적어 신호가 깨끗하여 높은 신호대잡음비(SNR)를 달성했다.
연구팀은 이 센서를 인공 혈관 모델에 넣어 실험한 결과, 혈관이 딱딱해지거나 좁아지는 질환(동맥경화)이 있을 때 혈압이 어떻게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향후 심혈관 질환 모니터링 등 의료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주파수를 높여 성능을 올리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센서가 작동하는 근본적인 원리(물리적 메커니즘) 자체를 변화시켜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전자파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차세대 바이오 기기 설계에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안승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온 소재와 무선 기술을 결합한 공동연구 성과로, 기존 고주파 기반 무선 센서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라며 “전자파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무선 센싱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KAIST 김해림 박사와 한양대학교 김지홍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11일 자 게재됐다.
※ 논문명: Low-frequency ionic-electronic coupling for energy-efficient noise-resilient wireless bioelectronics
※ DOI: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0331-4
※ 주저자: 김해림(KAIST, 제1저자), 김지홍(한양대, 제1저자), 이재원(KAIST, 공저자), 안승영(KAIST, 공동교신저자), 김도환(한양대, 공동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 (NRS-2025-00515479), 집단연구지원사업, (No. RS-2024-00405818), 미래개척융합과학기술개발 사업 (RS-2022-NR067540), 교육부가 지원하는 이공학학술연구기반구축사업(RS-2024-00436346),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방송통신산업기술개발사업(No.RS-2020-II200839)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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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곤충 맞춰 피고 향기 내는 ‘생체시계’ 있다
아침에 피는 나팔꽃, 밤이 되면 향기를 내뿜는 꽃들은 마치 시간을 아는 듯하다. 우리 대학 연구팀이 식물이 곤충 행동에 맞춰 ‘생체시계’를 통해 꽃의 개화와 향기 방출 시점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개화 시간와 향기 조절 기술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 연구팀이 식물 생체시계의 조절을 받는 유전자가 꽃이 열리는 시간과 향기 방출의 일주기 리듬을 통합적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7일 밝혔다.
식물은 하루 주기에 맞춰 스스로 시간을 인식하는 ‘생체시계’에 의해 생리 현상이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꽃이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쳐 열리며, 이 과정이 생체시계 유전자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밤에 꽃을 활짝 열고 향기를 방출하는 식물인 ‘코요테담배(Nicotiana attenuata)’를 모델로 연구를 진행했다. 코요테담배는 미국 유타주 사막 지역에 자생하는 식물로, 밤에 활동하는 꽃가루 전달자를 유인하기 위해 야간에 꽃을 열고 향기를 방출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현상에 착안해 생물학자 린네는 서로 다른 시간에 꽃이 피고 지는 식물들을 한곳에 모으면 꽃의 개화 상태만으로도 시간을 알 수 있을 것이라 보고, ‘꽃 시계(flower clock)’를 제안하기도 했다.
기존 연구는 꽃의 발달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 변화를 분석하는 데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실제 꽃이 열리는 현상과 이를 조절하는 유전자 기능을 직접 규명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체시계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돌연변이체를 분석하고, 분자생물학적 접근을 통해 꽃의 개화와 향기 방출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특정 생체시계 유전자가 꽃이 열리는 시점과 향기 방출의 리듬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식물이 자신의 생존과 번식에 가장 유리한 시간대에 꽃을 열고 수분 매개자를 유인하도록 생체시계를 정교하게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꽃의 개화와 향기 방출을 조절하는 유전자 네트워크를 생체시계의 관점에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식물의 시간 조절 전략과 생태적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식물의 생체시계가 꽃의 개화와 향기 방출 시간을 어떻게 연결해 조절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시했다”며 “식물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번식 전략을 최적화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명과학과 최유리 박사, 강문영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더 플랜트 셀(The Plant Cell)에 1월 29일 자 게재됐다.
※논문명: CONSTANS-LIKE 5 facilitates flower opening and scent biosynthesis in Solanaceae https://doi.org/10.1093/plcell/koag016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농촌진흥청 차세대농작물신육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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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가스 전기로 제어해 치료도구로 전환...황화수소 ‘두 얼굴’
‘달걀 썩는 냄새’로 알려진 독성 가스가 치료 도구로 바뀌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황화수소를 전기 신호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부작용 없이 원하는 부위만 치료하는 정밀 의료 시대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박지민 교수 연구팀이 황화수소의 생성과 전달을 원하는 시간과 위치에서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전기화학 기반 ‘황화수소 전달 바이오전자(Bioelectronic)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흔히 ‘달걀 썩는 냄새’로 불리는 황화수소(H2S)는 그간 악취와 독성을 지닌 위험 물질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포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단백질 기능을 조절하는 ‘생체 신호 전달자’로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황화수소는 단백질의 구조를 미세하게 변화시켜 기능을 조절하는 ‘화학적 스위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농도 조절이 까다롭고 특정 부위에만 정밀하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전기 스위치처럼 황화수소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자연계 박테리아의 순환 시스템에서 착안해, 생체에 무해한 원료인 티오황산염(Thiosulfate, S2O32-)에 전기를 가해 황화수소를 생성하는 방식을 설계했다. 이는 기존의 화학적 투여 방식보다 안전성과 제어 정밀성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다양한 금속 전극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은(Ag) 전극’이 가장 효율적인 소재임을 확인했다. 이는 은(Ag) 전극이 다른 금속에 비해 황화수소 생성 반응을 선택적으로 촉진하고, 전자 전달 효율이 높아 생성량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전압의 세기와 자극 시간만으로 황화수소의 방출량과 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환자의 상태나 치료 부위에 맞춰 최적의 시점에 전달이 가능하다.
실제로 연구팀이 인간 유래 세포(HEK293T)에 적용한 결과, 전기 신호를 통해 세포 내부에서 통증과 자극을 감지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이온 채널(TRPA1)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활성산소 증가 등으로 손상된 상태(산화 스트레스)에 놓인 세포에 적용했을 때, 황화수소가 세포의 균형을 회복시키며 치유 효과를 나타냈다. 세포 독성은 거의 관찰되지 않아, 인체 적용 가능성에 대한 안전성도 확인했다.
박지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독성 물질로만 여겨졌던 황화수소를 전기 신호로 정밀하게 제어해 생체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로 전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계 및 심혈관계 질환 치료를 위한 정밀 의료기기뿐 아니라, 실시간 건강 관리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KAIST 임리안 석사, 이창호 박사과정, 이재웅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김지한 교수가 공저자로, 박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3월 19일 자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Bioelectronic Synthesis of Hydrogen Sulfide Enables Spatiotemporal Regulation of Protein Modification and Cellular Redox, DOI: https://doi.org/10.1126/sciadv.aeb3401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지원사업과 글로벌매칭형사업에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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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메모리’ 구현할 전자의 공전 ‘오비탈’ 원리 규명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발열 문제를 줄이고 더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은 ‘꿈의 메모리’를 구현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 연구진이 반도체 속 전자의 회전 성질인 ‘스핀(spin)’의 교환상호작용 대신,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도는 공전과 같은 움직임인 ‘오비탈(orbital)’의 교환상호작용을 이용해 자성을 제어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물리학과 이경진 교수와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물리학과 김경환 교수 공동연구팀이 전류를 이용해 자성을 제어하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넘어, 전자의 ‘오비탈 교환상호작용(Orbital exchange interaction)’*을 통해 자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 체계를 세계 최초로 정립했다고 16일 밝혔다.
*오비탈 교환상호작용: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돌며 형성하는 궤도(오비탈)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자석의 방향이나 성질을 조절하는 현상
지금까지 차세대 메모리 연구는 전자의 ‘스핀’에 주로 집중해 왔다. 스핀은 전자가 마치 작은 팽이처럼 스스로 회전하며 만들어내는 성질로, 이 회전 방향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자는 동시에 원자의 중심에 있는 원자핵 주위를 돌며 ‘오비탈’이라는 궤도 운동도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전자의 오비탈 에너지가 자성체의 오비탈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정보를 전달한다는 원리를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이를 통해 기존 스핀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자석의 성질을 바꿀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전류가 단순히 자석의 방향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석이 특정 방향을 선호하는 성질이나 회전 특성 등 고유한 물성 자체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특히 연구팀의 계산 결과, 오비탈을 이용한 제어 효과는 기존 스핀 기반 방식보다 훨씬 강력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향후 반도체 소자에서 스핀 대신 오비탈이 핵심 역할을 하는 ‘오비탈 기반 전자소자’ 시대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실험에서 이러한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까지 함께 제시해 향후 산업계의 기술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학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교자성(Altermagnet) 물질에서도 이 원리가 적용될 수 있다. 교자성은 원자 속 전자의 스핀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규칙적으로 배열된 새로운 형태의 자성 물질로, 겉으로는 자석처럼 보이지 않지만 전자의 움직임에는 큰 영향을 준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전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메모리 제어와 고속·저전력 반도체 소자 개발에 유리한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미래형 논리 소자와 메모리 소자 개발을 위한 강력한 이론적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근희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전류로 자성을 제어할 때 반드시 ‘스핀’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라며 “전자의 궤도 운동인 오비탈을 활용해 자성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새로운 관점은 차세대 초고속·저전력 메모리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이근희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연세대 김경환 교수와 KAIST 이경진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월 2일 게재되며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 논문 제목: Orbital exchange-mediated current control of magnetism,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6-68846-x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SRC), 신진연구자지원사업,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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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 그리면 전자기기 작동”… 액체금속 파우더 개발
종이나 나뭇잎 위에 연필로 선을 그리듯 전자회로를 만들고, 이를 말랑말랑한 소프트 로봇이나 피부 부착형 건강 모니터링 기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국내 연구진이 전기가 통하는 액체금속을 미세한 파우더 형태로 구현해 다양한 표면 위에 회로를 직접 그릴 수 있는 전자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종이와 플라스틱은 물론 유연 로봇 시스템과 웨어러블 기기 등 차세대 유연 전자기기 구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박인규 석좌교수 연구팀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방승찬) 김혜진 박사팀과 공동으로 원하는 표면 위에 직접 전자회로를 그릴 수 있는 ‘액체금속 파우더(Liquid Metal Powder)’ 기반 전자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소재는 액체처럼 흐르면서도 금속처럼 전기가 잘 통하는 ‘액체금속’이다. 하지만 기존 액체금속은 표면장력이 매우 크고 대부분의 표면에서 잘 퍼지지 않는 젖음성 문제 때문에 원하는 위치에 정밀하게 회로를 만들기 어렵고 쉽게 번지거나 뭉치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별도의 표면 처리나 추가 공정이 필요해 활용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금속을 미세한 가루(파우더) 형태로 만드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했다. 이 파우더는 액체금속 입자를 얇은 산화막이 감싸고 있는 구조로, 평소에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 산화막은 금속이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하면서 표면에 형성되는 매우 얇은 막이다. 하지만 붓으로 문지르거나 손가락으로 누르는 등 가벼운 물리적 자극을 주면 산화막이 깨지면서 내부 금속이 서로 연결돼 전기가 흐르게 된다.
즉, 파우더를 표면에 바른 뒤 필요한 부분만 눌러 전자회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존 액체금속 회로의 번짐과 정밀 패터닝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장소와 재질의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별도의 열처리 없이도 종이, 유리, 플라스틱은 물론 섬유나 살아있는 나뭇잎 표면에도 즉석에서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 기존 액체금속 회로에서 문제가 되었던 번짐, 침전, 패턴 변형 문제를 크게 줄여 다양한 표면에서 안정적인 회로 제작이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피부 부착형 무선 건강 모니터링 기기와 형태가 자유롭게 변형되는 소프트 로봇 회로 등을 구현하며 실제 응용 가능성을 시연했다. 별도의 복잡한 장비 없이도 다양한 표면 위에 정밀한 회로를 만들 수 있어 웨어러블 헬스케어, 소프트 로보틱스, 유연 전자소자 등 차세대 전자기기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사용이 끝난 회로는 물에 녹여 분해한 뒤 간단한 화학 처리(수산화나트륨, NaOH)를 거치면 액체금속을 다시 회수할 수 있으며, 회수된 금속은 다시 파우더 형태로 만들어 재사용할 수 있다. 이는 전자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친환경 전자기기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성능 또한 안정적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된 파우더는 상온에서 1년 이상 보관해도 성능을 유지하며 수만 번 굽히거나 비틀어도 회로가 끊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사용 후 사라지는 일시적 전자회로나 사용자 맞춤형 전자기기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박인규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회로 제작을 마치 그림을 그리듯 직관적으로 만들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재활용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입는 컴퓨터나 형태가 변하는 적응형 IoT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기계공학과 굴 오스만(Osman Gul)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2025년 12월 9일 온라인 게재됐다. 또한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학술지 후면 표지(Back Cover) 논문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Mechanochemically Activatable Liquid Metal Powders for Sustainable, Reconfigurable, and Versatile Electronics, DOI: 10.1002/adfm.202527396
한편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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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병원급 혈압 도전..심혈관 질환 조기 진단 성큼
혈액의 흐름은 생명의 신호다. 이 흐름이 느려지거나 불안정해지면 심혈관 질환과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혈류를 정확히 측정하려면 병원 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혈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무선 전자패치를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권경하 교수 연구팀이 딥러닝(AI)과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결합한 무선 웨어러블 혈류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장치는 혈관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도(비침습 방식) 혈류 속도와 혈관 깊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혈관이 피부 속 얼마나 깊이 위치하느냐에 따라 센서 신호가 달라지기 때문에, 깊이 정보는 혈류를 정확히 계산하는 핵심 변수다.
기존에는 초음파나 광학 방식이 주로 사용됐지만, 장비가 크거나 혈관 깊이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혈액이 흐르면 주변에 미세한 열 이동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깊이에 온도 센서를 배치해 열의 이동 경로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복잡한 체온 분포 속에서 혈관의 깊이와 실제 혈류 속도를 실시간으로 분리·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AI를 적용해 복잡한 체온 분포 속에서 혈관의 깊이와 실제 혈류 속도를 정확히 구분해 냈다.
실험 결과, 초당 1~10mm 범위의 혈류 속도를 오차 0.12mm/s 이내로, 1~2mm 범위의 혈관 깊이를 오차 0.07mm 이내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수준의 오차로, 일반적인 웨어러블 기기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정밀도다.
특히 이 기술을 스마트워치에 사용되는 광혈류(PPG) 센서와 결합하면 혈압 측정 오차를 최대 72.6%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마트워치 혈압 측정값이 병원 장비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웨어러블 기기의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성과다.
이 전자패치는 응급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상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고혈압·당뇨 환자의 맞춤형 건강관리, 쇼크와 같은 급성 위험 신호의 조기 감지에도 적용 가능하다.
권경하 교수는 “이번 기술은 혈류와 혈압을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원천 플랫폼”이라며 “스마트워치와 결합해 일상 속 건강 모니터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심영민 석박통합과정이 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으며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월 6일 게재되었다.
※ 논문명: Deep learning–integrated multilayer thermal gradient sensing platform for real-time blood flow monitoring, DOI: 10.1126/sciadv.aea8902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SAIT) 및 한국연구재단(NRF) 우수신진연구(2022R1C1C1010555),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2020R1A5A8018367), BK21 FOUR 프로그램,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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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속 ‘유전자 지도’ 한번에 해독...치매·암 연구 게임체인저
질병의 시작점은 단 한 개의 세포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개별 세포의 변화를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데 한계가 있어, 수천~수만 개 세포의 평균값을 분석하다 보니 질병의 ‘초기 신호’를 정확히 포착하기 어려웠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마치 구글어스로 지구를 확대하듯, 그 세포 속 유전 설계도를 입체적으로 동시에 해독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암과 치매, 파킨슨병 등 복잡 질환 연구의 판을 바꿀 성과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연구팀이 미국 듀크대학교 야루이 디아오(Yarui Diao)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단일 세포에서 ▲유전자 발현(전사체) ▲후성유전체 ▲게놈 3차 구조를 동시에 분석하는 세계 최초의 초정밀 분자지도 해독 기술 ‘scHiCAR(에스씨하이카, single-cell Hi-C with assay for transposase-accessible chromatin and RNA sequencing)’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세포의 상태를 결정하는 핵심은 결국 유전자의 작동 방식이다. 유전자는 단순히 켜지고 꺼지는 스위치가 아니다. 어떤 유전자가 실제로 작동하는지(전사체), 왜 작동하는지(후성유전체), 어떤 공간 구조 속에서 작동하는지(게놈 3차 구조)가 함께 맞물려 세포의 운명을 결정한다. 기존 기술은 이 정보를 각각 다른 세포에서 따로 얻은 뒤 사후에 맞춰야 했기 때문에, 미세한 변화가 왜곡되거나 누락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전사체, 후성유전체, 3차 게놈 구조 등 이 세 가지 유전 정보를 단일 세포에서 동시에 분석하는 통합 정밀 분석 기술인 ‘트라이모달 멀티오믹스(trimodal Trimodal Multi-omics)’ 기술을 구현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분석을 접목해 정확도와 재현성을 크게 높였다. 그 결과, 세포 내부의 유전 정보를 ‘한 장의 입체 지도’처럼 읽어내는 통합 분석 플랫폼을 완성했다.
특히 세포 하나당 분석 비용을 약 0.04달러(한화 약 50원) 수준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생쥐 뇌 조직 내 160만 개 세포에 대한 고해상도 분자지도를 구축했다. 이는 질병 유전자가 언제, 어디서, 어떤 구조 속에서 켜지고 꺼지는지를 세포 단위에서 정밀하게 규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뇌 조직과 근육 재생 과정에 적용해 22개 주요 세포 유형의 서로 다른 유전자 작동 원리를 밝혀냈다. 특히 근육 줄기세포가 재생되는 과정에서 유전자의 입체 구조가 동적으로 변화하며 세포 운명을 결정하는 과정을 단일 세포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노화 및 난치 질환 치료 전략 개발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인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를 관찰하는 수준을 넘어, 세포 내부 유전체 설계도를 정밀하게 읽고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파킨슨병과 암 등 복잡 질환의 발생 기전을 밝히고 환자 맞춤형 신약 타깃을 발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양동찬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그리고 KAIST 김규광 박사가 주요 연구진으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IF=46.9)’에 2월 19일 자로 게재됐다.
※ 논문명: Trimodal single-cell profiling of transcriptome, epigenome and 3D genome in complex tissues with scHiCAR, DOI: 10.1038/s41587-026-03013-7
한편, 이번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과 삼성미래기술연구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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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 비밀 밝힐 극저온 ‘전자 질서’ 양자현상 포착
전류가 손실 없이 흐르는 초전도 현상을 비롯한 물질 내부 양자현상의 비밀은 전자들이 언제 함께 움직이고, 언제 흩어지는지에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전자들이 질서를 만들고 깨뜨리는 순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물리학과 양용수·이성빈·양희준·김용관 교수팀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양자물질 내부에서 전하밀도파(Charge Density Wave)*가 형성되고 사라지는 과정을 공간적으로 시각화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전하밀도파: 특별한 양자물질을 매우 낮은 온도로 식혔을 때 전자들이 마치 군무를 추듯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며 이루는 줄무늬 또는 그물 무늬 같은 패턴
초전도 상태는 에너지 손실 없이 전류가 100% 흐르는 상태로, 아주 낮은 온도에서 특정한 물질에서만 나타난다. (-)전하를 띠는 전자들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서로 밀어내지만, 초전도 상태의 전자들은 놀랍게도 둘씩 짝을 이뤄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성질은 MRI 병원 검사 기계와 자기부상열차 등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전하들이 서로 강하게 얽혀 만들어내는 특별한 양자상태는 양자컴퓨터와 같은 차세대 양자기술의 기반이 된다.
초전도 현상을 비롯한 극저온 양자현상을 양자컴퓨터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물질 속 전자들을 원하는 대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극저온 환경에서 전자들이 만들어 내는 전하밀도파의 무늬 패턴은 어떻게 생기고 사라지는지 직접 관측하기 어려워 많은 부분 베일에 싸여 있었다.
연구진은 액체헬륨으로 냉각한 특수 전자현미경과 4차원 주사투과전자현미경(4D-STEM)을 이용해 전자 무늬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이번 연구는 물이 얼면서 얼음 결정이 자라는 모습을 초고배율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물 대신 약 –253℃의 극저온에서 전자들이 배열되는 모습을 관찰했고, 카메라 대신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까지 볼 수 있는 전자현미경을 사용했다는 점이 다르다.
연구 결과, 전자 무늬는 물질 전체에 균일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어떤 영역에서는 선명한 무늬가 보이지만, 바로 옆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마치 호수가 한 번에 얼지 않고, 얼음과 물이 섞여 있는 모습과 같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물질 내부의 아주 미세한 변형(strain)과 깊이 연결돼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눈으로는 거의 느낄 수 없는 작은 압력이나 뒤틀림이 전자 무늬의 형성을 방해하는 것이다.
반대로 일부 영역에서는 온도가 올라가도 전자 무늬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현상도 관찰됐다. 이는 작은 섬처럼 고립된 ‘양자 질서’가 고온에서도 유지되는 모습으로,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결과다.
연구팀은 또 하나의 중요한 성과를 냈다. 전하밀도파 전자 무늬를 이루는 전자들이 서로 얼마나 멀리까지 영향을 주는지를 세계 최초로 정량적으로 밝혀낸 것이다. 이는 단순히 ‘무늬가 있다, 없다’를 넘어서 전자 질서가 어떻게 연결되고 유지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양자물질 연구에 새로운 분석 틀을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
전하밀도파와 초전도 상태는 때로는 서로 경쟁하고 때로는 서로를 돕는 관계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고온 초전도체 연구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즉, 전자 무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조건을 알게 되면 초전도 전류가 더 잘 흐르는 재료를 설계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양용수 교수는 “그동안은 이론이나 간접 측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극저온에서의 전자 질서와 양자상태의 미세한 변화를 이제는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양자물질의 숨겨진 질서를 밝혀냄으로써 미래 양자기술의 재료 개발을 가속할 중요한 돌파구”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홍석조·오재환·박제민 연구원(KAIST)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물리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2026년 1월 6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Spatial correlations of charge density wave order across the transition in 2H-NbSe₂, DOI: https://doi.org/10.1103/776d-dnmf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기초연구실,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KAIST 특이점교수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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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오랜 난제인 유전자 기능 규명 전략 제시
“유전자는 알지만 기능은 모른다”는 미생물 연구의 오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반 미생물 유전자 기능 발견의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최신 연구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UCSD 생명공학과 버나드 폴슨(Bernhard Palsson) 교수와 함께 AI를 활용해 미생물 유전자 기능 발견을 획기적으로 가속할 수 있는 최신 연구 접근법을 체계적으로 정리·분석한 리뷰논문을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2000년대 초 전장 유전체 해독 기술이 본격화되며 생명체의 유전자 구성을 완전히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도 미생물 유전체 내 상당수 유전자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유전자 결실 실험, 발현량 조절, 시험관 내 활성 측정 등 다양한 실험이 시도돼 왔지만 ▲ 대규모 실험의 한계 ▲ 복잡한 생물학적 상호작용 ▲ 실험실 결과와 실제 생체 내 반응 간 불일치 등으로 인해 유전자 기능 규명에는 여전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산생물학과 실험생물학을 결합한 AI 기반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문에서는 기존의 서열 유사성 분석 기법부터 최신 심층학습 기반 AI 모델에 이르기까지, 유전자 기능 발견을 촉진해 온 다양한 전산생물학적 접근법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특히 AlphaFold(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단백질 구조 예측 AI), RoseTTAFold(미국 워싱턴대에서 개발한 또 다른 고성능 단백질 구조 예측 AI)와 같은 단백질 3차원 구조 예측 기술은 단순한 기능 추정을 넘어, 유전자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더 나아가 생성형 인공지능은 원하는 기능을 가진 단백질을 설계하는 단계로까지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연구팀은 전사인자(유전자를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와 효소(생체 내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단백질)를 중심으로, 유전자 서열 정보, 단백질 구조 예측, 다양한 메타유전체 분석을 결합한 다양한 응용 사례와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기능 발견의 편향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가 실험을 안내하는 ‘능동적 학습(Active Learning)’ 기반 연구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능동적 학습은 AI 모델이 불확실성이 높은 예측을 스스로 선별해 실험을 제안하고, 그 결과를 다시 학습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중요한 유전자 기능부터 효율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자동화된 실험 플랫폼과 바이오파운드리 등 공유 연구 인프라와의 긴밀한 통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실험적으로 검증되지 못한 ‘실패 데이터’ 역시 향후 연구를 위한 중요한 학습 자산으로 공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저자인 김기배 KAIST 박사는 “딥러닝 기반 예측 성능은 크게 향상됐지만, 예측 결과의 근거를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해석 가능한 인공지능 모델 개발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유전자 기능 발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연구자의 지휘하에 AI가 안내하는 체계적 실험 프레임워크와 자동화 연구 인프라의 결합이 핵심”이라며, “예측과 검증이 반복적으로 연결되는 연구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네이처(Nature) 誌가 발행하는 생명공학 분야 권위 저널인 `네이처 마이크로볼로지(Nature Microbiology)'에 01월 07일 자 게재됐다.
※ 논문명: Approaches for accelerating microbial gene function discovery using artificial intelligence, DOI: 10.1038/s41564-025-02214-1
※ 저자 정보 : Bernhard O. Palsson (UCSD, 제1 저자), 이상엽(KAIST 제2 저자, 교신저자), 김기배(KAIST, 제3 저자) 포함 총 3명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 그리고 합성생물학핵심기술개발 사업의 ‘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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