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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심혈관 질환인 폐동맥 고혈압의 새로운 모델 및 병리기전 제시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및 의과학센터 연구진(책임자: 김인준 교수)과 서울대학교병원 연구진(책임자: 박준빈 교수)이 협력하여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의 새로운 동물모델을 구축하고 치료방법을 제시하였다고 지난 10월 7일 소개됐다. 연구팀은 혈관내피세포에서 Sox17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에 저산소 환경을 제공하여 새로운 폐동맥 고혈압 동물모델을 성공적으로 개발하였으며, 전사체 분석(transcriptomic analysis)으로 Sox17과 관련된 폐동맥 고혈압 발생의 병리현상에 Dll4/Notch 신호경로가 연관됨을 확인하였다. 또한 심혈관계 질환에서 역할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HGF/c-Met 경로가 활성화됨을 발견하고, 기존의 폐동맥 고혈압 치료 약물 투여와 함께 해당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동물모델에서 폐동맥 고혈압을 효과적으로 치료/예방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동물모델과 유사하게,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폐조직에서 정상군에 비해 Sox17 발현이 감소하고 HGF 발현은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졸업생 박찬순 박사가 (현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임상강사) 1저자로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 기초연구 분야 최고 학술지인 Circulation Research에 온라인 게재되었다. 기존 폐동맥 고혈압 동물모델은 실제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이 보이는 만성 진행성 임상양상을 잘 나타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저산소-유발 폐동맥 고혈압 동물모델은 정상 산소 농도에 다시 두면 증상이 종종 호전되는데, 이는 환자의 질병 경과와는 차이가 있다. Sox17 내피결핍 생쥐에서 발생한 폐동맥 고혈압은 질병 상태가 만성적으로 유지되는 등 실제 병태생리를 잘 반영하였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새로운 모델은 약제 개발 및 치료반응 확인에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이번 연구는 사망률을 경감시키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폐동맥 고혈압 치료 분야에 HGF/c-Met 신호경로를 새로운 약제 개발의 타겟으로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10.12
조회수 4820
고규영 교수, 녹내장 발생에 관여하는 신호전달체계 규명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고규영 교수가 녹내장(Glaucoma)이 발생하고 진행되는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방법을 제시했다. 김재령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 임상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임상연구학회지(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9월 1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또한 10월 발간되는 인쇄본의 표지 및 커버스토리로 실린다. 녹내장은 안압이 상승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시신경이 망가지고 실명에 이르는 병이다. 증상이 나타날 땐 이미 시신경이 크게 손상된 상태라 완치가 어렵다. 전 세계 40세 이상 성인 인구의 3.5%가 녹내장을 앓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전체 환자의 약 75% 이상을 차지하는 원발개방각녹내장의 경우 원인을 분자적 수준에서 밝히기 어려워 근본적인 치료법 마련에 한계가 있었다. 원발개방각녹내장 발병 기전의 이해를 넓힌 이번 연구로 그간 더뎠던 치료법 개발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작동원리와 신호전달체계를 규명했다. 안압 조절에 중요한 기관인 쉴렘관의 항상성 유지를 Angiopoietin-TIE2 수용체 신호전달체계(이하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수행함을 밝혔다. 녹내장은 방수배출장치가 고장 나면서 발생한다. 눈 내부에서 생성된 방수는 섬유주를 지나 쉴렘관을 거쳐 혈관으로 배출된다. 안압은 방수가 생성되는 만큼 배출되어야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방수배출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안압이 상승한다. 원발개방각녹내장의 경우, 방수유출경로의 저항이 커지면서 방수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어떤 이유 때문에 저항이 커지는지는 알 수 없었다. 김재령 연구원과 박대영 연구원(박사후연구원/안과 전문의)은 혈관 성숙과 안정화에 필수적인 ANG 단백질과 TIE2 수용체가 각각 쉴렘관 주변부와 내피세포에 두드러지게 발현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생후 초기 쉴렘관의 발달뿐만 아니라 성체가 된 이후에도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험 결과, 연구진은 쉴렘관 형성과 유지, 안압 조절에 있어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함을 확인했다. ANG-TIE2 신호전달체계는 쉴렘관을 형성하고 내강을 유지해 방수 유출을 가능케 한다. 쉴렘관이 형성되는 동안에는 Prox1 전사인자 발현을 촉진하고 성체가 된 이후에는 적절한 양의 방수, 거대액포, Prox1 전사인자 발현을 유지하여 쉴렘관의 항상성을 지킨다. 연구진은 녹내장이 유발된 상황에서 ANG-TIE2 신호전달체계의 활성화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TIE2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실험적 항체(ABTAA)가 쉴렘관의 내피세포에 작용하여 방수 유출을 증가시키고 안압을 낮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쉴렘관이 망가져 안압 상승으로 녹내장이 유발된 실험군의 눈 속에 항체를 투여한 결과, 쉴렘관이 회복되면서 안압이 내려가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쉴렘관의 항상성을 유지함으로써 안압을 조절해 녹내장이 발병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녹내장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녹내장을 재현한 질병 모델에 TIE2 활성 항체를 주사해 안압 하강 효과를 얻은 만큼 추후 임상 연구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연구진은 방수배출장치의 또 다른 요소인 섬유주와 ANG-TIE2 신호전달체계의 관계를 밝히는 실험과 실제 환자에게 TIE2 활성 항체를 사용할 수 있을지 전임상 실험을 계획 중이다. 연구를 이끈 고규영 교수는 “이번 논문에는 이십여 개에 달하는 연구 이미지 세트가 실렸다. 일반적인 경우의 두 배에 달한다”며 “쉴렘관 항상성 유지의 기전을 자세히 밝히는 방대한 양의 연구를 수행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 그림 설명 그림1. 녹내장의 증상과 원인 그림2. ANG-TIE2 신호전달체계의 역할 그림3. ANG-TIE2 신호전달체계 억제 시 쉴렘관 항상성 저해 현상
2017.09.20
조회수 14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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