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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 최초 합성으로부터 신개념 광스위치 개발
자연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화학 반응은 에너지적으로 안정한 형태를 취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구조를 가진 세큐린진 B의 합성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다. 우리 연구진이 천연물 합성 원리를 바탕으로 빛으로 on/off가 가능한 분자 스위치 신소재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우리 대학 화학과 한순규 교수와 윤동기 교수 공동연구팀이 항암 및 퇴행성 뇌 질환 치료 효과로 학계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있는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 천연물 군에 속하는 세큐린진(securingine) B의 합성 방법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고, 이 과정에서 발견한 화학적 반응성을 응용해 새로운 타입의 분자 광스위치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한 교수 연구팀은 천연물 합성에 머무르지 않고 이 분자 재배열 원리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통해 가역적으로 형태와 성질이 바뀌는 분자 광스위치를 고안했다. 천연물에 전자주개 치환기*를 달자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흡수하면서, 무색인 기본 천연물과 달리 신물질은 노란색을 띠었다. 이렇게 새로 만든 천연물 유래 소재에 파란색 빛을 쬐었더니 수 초 뒤 색이 없어졌다. 빛에 의해 분자구조가 변형되면서 물질의 성질이 바뀌어 더 이상 색을 띄지 않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 변형된 구조의 물질에 310나노미터(nm) 파장의 자외선을 쬐었더니 다시 구조가 원래대로 돌아오면서 노란색이 됐다. *전자주개 치환기: 상대적으로 전자밀도가 풍부하여 전자가 부족한 시스템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탄화수소의 모체 사슬 상의 한 개 이상의 수소 원자를 대체하는 원자 또는 원자단 한 교수 연구팀은 새로이 개발한 광 감응 물질을 고분자에도 적용했다. 연구팀은 PDMS(polydimethylsiloxane, 연성고분자의 일종) 고분자에 분자 광스위치 물질을 혼합하고 굳혀서 427 nm 파장의 파란색 가시광선을 쬐어쬐어주면 무색이 되고 310 nm 파장의 자외선을 쬐어주면 노란색으로 변하는 젤리 물질을 개발하였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광스위치 소재를 광학재료 분야에 접목하고자 같은 학과 윤동기 교수 연구팀과 광 감응 카이랄* 혼입제 개발에 착수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액정 물질에 파란색 빛을 쬐었을 때 카이랄 액정의 꼬임 주기가 변하면서 광스위치의 성질도 여전히 가지는 것을 관찰했다. *카이랄: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거울 쌍을 이루지만, 둘이 서로 겹쳐지지 않는 성질로 화학의 핵심 개념이자 물질의 광학적 특성을 결정하는 근본 요소 중 하나. 이번에 개발한 광스위치는 분자 내에서 결합이 이동해 분자구조가 바뀌는 혁신적인 작동 원리에 기반해 분자 광스위치 관련 분야 연구자의 눈길을 끌었다. 파장에 따른 색 변화뿐 아니라 형광의 on/off도 가능하기 때문에 형광 탐침자로써 생물학 분야에도 응용가능하다. 한 교수는 “이번 성과는 천연물 합성이라는 기초과학 연구 과정에서 발견한 원리를 다양하게 응용 가능한 새로운 분자 광스위치 개발로 연결한 사례”라며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위해서는 자연현상의 작동 원리를 탐구하는 기초과학 연구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다”라고 밝혔다. 화학과 박상빈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셀 프레스(Cell Press)’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켐(Chem)’에 10월 31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Synthesis of securingine B enables photoresponsive materials design)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인 KAIST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에(센터장: 이희승 교수) 속한 한순규-윤동기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이 밖에도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사업과 KAIST의 도약연구(UP) 사업, KC30 사업, 그리고 초세대 협업연구실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11.11
조회수 1053
7배 이상 높은 발광 3차원 퀀텀닷 나노구조체 개발
3차원 광학 나노구조체는 빛의 진폭, 위상, 편광 상태를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어 포토닉스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연구진이 기존 기술로는 구현이 어려웠던 3차원 퀀텀닷 나노구조체를 정교하게 쌓아 올리는 적층 방식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전기및전자공학부 장민석 교수, 동국대학교 최민재 교수 공동 연구팀이 초미세 전사 프린팅 기반으로 3차원 퀀텀닷 구조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대부분의 나노입자에 적용될 수 있어 범용성이 뛰어나고 우수한 패턴 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프린팅 방식으로 대면적화가 가능해 고성능 소자 양산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특히 편광 빛에 대한 선택적 반응을 보이는 구조적 비대칭성을 가진 대면적 카이랄 구조체를 구현해 기존 최고 기록인 19도* 대비 향상된 약 21도의 세계 최고 수준 **원편광 이색성(Circular dichroism) 성능을 달성했다. *참조: https://www.nature.com/articles/ncomms14180/figures/2 **원편광 이색성(Circular dichroism): 광학 활성이 있는 물질이 왼쪽과 오른쪽의 편광을 다르게 흡수해 나타나는 현상. 주로 단백질 등 유기화합물들의 구조체를 분석하는 용도로 활용됨. 높은 원편광이색성(단위: 도) 세기를 갖는 물질을 활용할수록 보다 정밀하고 빠른 검출이 가능해짐. 이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댓값은 45도임. 따라서 이 기술은 카이랄 특성을 가진 바이오 물질들을 검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높은 반응성 덕분에 더 정밀하고 빠른 약물 스크리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장민석 교수팀이 설계한 그물 형태의 퀀텀닷 나노 패턴을 해당 기술을 활용하여 실험적으로 구현한 결과, 일반 퀀텀닷 필름 대비, 약 7배 이상 높은 발광 효율을 달성해 향후 고성능 퀀텀닷 디스플레이 소자에의 응용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정연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퀀텀닷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성능 콜로이드 소재를 3차원 나노 구조화함으로써, 차세대 광학 메타물질 및 고감도 바이오센서 분야 등에서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광학 설계 및 분석 연구와 초미세 나노공정 기술이 융합해 이룬 성공 사례의 하나로도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소재공학과 김건영 박사와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신호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8월 14일 게재됐다. (논문명: Chiral 3D structures through multi-dimensional transfer printing of multilayer quantum dot patterns)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교육부가 추진하는 이공분야 학술연구사업,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하는 전자부품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9.28
조회수 1578
카이랄 과학 혁신으로 암질환 치료제부터 인공효소까지
많은 약물은 카이랄 분자로 이루어져 있고 카이랄 분자의 두 거울상(이성질체)은 서로 다른 생물학적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면, 하나의 형태는 의학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다른 형태는 독성을 가져올 수 있다. 암 치료 사용 약물은 특정 암세포에만 작용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카이랄성을 활용하면 특정한 형태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런 카이랄성 원리를 통해 암 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 전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한 분자과학의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었다. 우리 대학 화학과 이희승 교수 연구팀이 원자 수준의 정밀도 로 극미세 나선형 카이랄 통로를 만드는 방법을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통로는 인간 머리카락 직경의 약 5만분의 1에 해당하며, 그 특별한 나선 형태 때문에 특정 분자와만 세밀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약물의 효율적인 개발부터 첨단 소재 설계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응용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은 자연의 카이랄성 원리에 착안해, 짧은 비천연 펩타이드(아미노산으로 이뤄진 단백질 조각)와 구리 클러스터(다발)를 이용해 규칙적인 나선형 채널을 가진 금속-펩타이드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합성했다. 특히, 연구팀은 카이랄 채널의 세밀한 구조 조절로 이 금속-펩타이드 네트워크가 특정 카이랄성 분자에만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단결정 분석을 통해 이러한 복잡한 상호작용 원리를 명확히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금속-유기 프레임워크와는 달리, 폴대머(비천연 펩타이드) 기반의 방법을 도입해 3차원 구조 내에서 분자와의 상호작용을 더욱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분자 공학과 첨단 소재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 단위로 정의된 카이랄 채널의 제작은 다양한 분야, 특히 카이랄 촉매, 카이랄 광학센서, 암 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 전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혁신적인 기술적 발전을 기대하게 한다. 연구를 주도한 이희승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막 채널 단백질 또는 효소의 활성부위에서 분자의 기질 특이적 상호작용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으며, 복잡한 미세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기능기를 원하는 3차원 위치에 모듈식 치환을 통해 도입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한 의의가 있다” 고 전하며 “앞으로 약물 전달, 고분자 및 나노기술에 응용이 가능하며 특정 카이랄 반응에 반응하는 인공효소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로 간주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소감을 밝혔다. 화학과 김재욱 석박사통합과정이 제1 저자로 주도한 이번 연구는 화학소재 분야 최정상급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SSN: 0935-9648 print, 1521-4095 online, Impact Factor: 29.4)' 9월 18일 字 온라인판에 발표됐다.(논문명: Tailoring Enantiomeric Chiral Channels in Metal-Peptide Networks: A Novel Foldamer-Based Approach for Host-Guest Interactions, https://doi.org/10.1002/adma.202305753)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사업(멀티스케일 카이랄구조체 연구센터, CMCA)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2023.10.19
조회수 7335
저렴한 촉매로 간단하게 항생제 만드는 전략 개발
자연에 풍부한 탄화수소를 원료로 페니실린 등 항생제를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가 나왔다. 우리 대학 화학과 장석복 특훈교수(기초과학연구원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 연구팀은 서상원 전(前) 기초과학연구원 차세대 연구 리더(現 DGIST 화학물리학과 교수)와의 협업으로 경제적인 니켈 기반 촉매를 이용해 탄화수소로부터 항생제 원료물질인 ‘카이랄 베타-락탐’을 합성하는 화학반응을 개발했다. 1928년 영국의 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은 푸른곰팡이에서 인류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견했다. 이후 1945년 영국 화학자 도로시 호지킨이 베타-락탐으로 불리는 고리 화합물이 페니실린을 구성하는 주요 구조임을 밝혀냈다. 베타-락탐은 탄소 원자 3개와 질소 원자 1개로 이루어진 고리 구조(4원환 구조)로 페니실린 외에도 카바페넴, 세팔렉신과 같은 주요 항생제의 골격이기도 하다. 페니실린 구조 규명 덕분에 인류는 베타-락탐 계열의 항생제를 화학적으로 합성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8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베타-락탐 합성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베타-락탐은 카이랄성(거울상 이성질성)을 지닐 수 있는데, 구성하는 원소의 종류나 개수가 같아도 완전히 다른 성질을 내는 두 유형의 거울상 이성질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판 베타-락탐 의약품은 유용성을 가진 유형만 선택적으로 제조하기 위해 합성과정에서 카이랄 보조제를 추가로 장착시킨다. 합성 단계가 복잡해지고, 제조 단가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보조제 제거를 위해 추가로 화학물질을 투입해야 해서 폐기물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장석복 교수 연구팀은 2019년 탄화수소로부터 합성 가능한 다이옥사졸론과 새로 개발한 촉매를 이용해 카이랄 감마-락탐을 합성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Nature Catalysis). 당시 5원환 구조인 감마-락탐은 카이랄 선택적으로 합성했지만, 4원환 구조의 베타-락탐을 합성하지는 못했다. 또, 이 반응을 위해서는 값비싼 이리듐 촉매를 써야 한다는 한계도 있었다. 베타-락탐은 감마-락탐보다 더 쓰임이 많지만, 합성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더 제조가 까다롭다. 이번 연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풍부하게 존재하는 니켈 촉매를 이용하여 제조가 까다로운 베타-락탐을 카이랄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시판 공정에서는 항생제 합성에 필요한 베타-락탐 원료를 8단계에 거쳐 합성했지만, 연구진이 제시한 촉매반응은 보조제 장착 및 제거 과정이 필요 없어 약 3단계 정도로 절차를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게다가, 원료물질에 비해 합성된 물질은 시장 가치가 700배가량 높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서상원 교수는 “니켈과 다이옥사졸론의 반응 과정에서 생기는 니켈-아미도 중간체가 베타 위치의 탄소와 선택적으로 반응하여 원하는 베타-락탐 골격을 얻을 수 있다”이라며 “두 유형의 카이랄 베타-락탐 중 한쪽만을 95% 이상의 정확도로 골라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천연물 등 복잡한 화학 구조의 물질에 베타-락탐 골격을 높은 정확도로 도입하는 데도 성공했다. 기존 의약품 합성 전략보다 간단하게 후보 약물이 될 새로운 물질을 합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를 이끈 장석복 교수는 “페니실린, 카바페넴과 같은 주요 항생제의 골격인 카이랄 베타-락탐을 손쉽게 합성해냈다”며 “유용 물질의 합성과정을 간소화해 산업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신약 개발을 위한 다양한 후보물질 발굴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8월 25일(한국시간) 화학 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IF 37.8)’ 온라인판에 실렸다.
2023.08.25
조회수 5162
차세대 정보전달 핵심 기술, 위상학적 솔리톤의 형성과정 실시간 관찰 성공
우리 대학 화학과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카이랄(비대칭성) 액정 물질의 자발적 조립으로 위상학적 솔리톤의 형성을 규칙적으로 대면적에서 제어하고 형성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솔리톤은 특정한 파동이 주변과 상호작용을 통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파동이 멀리까지 전달될 때도 그 고유의 정보를 잃지 않고 끝까지 원하는 지점까지 도달하는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최근 해킹에 자유로울 수 없는 디지털 사회에서 솔리톤은 고유의 높은 안정성으로 인해 미래 통신의 핵심이 되리란 기대가 크다. 더 나아가 유기 액정 분자를 이용해 만들어진 위상학적 솔리톤은 스핀(spin)이라는 특별한 방향성을 갖고 있기에 차세대 복제 방지 장치 및 메모리 소자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교수팀은 특별히 이번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는 상온과 같은 온화한 조건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없었던 위상학적 솔리톤의 형성과정을 밝혔다. 이는 공기기둥으로 만들어진 한정된 공간에서의 자기조립 카이랄 액정 물질을 이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화학과 박건형 박사과정 학생, 서아람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하고 같은 그룹 최윤석 박사, 이창재 박사과정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 (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지난 6월 5일자에 게재되고, 7월호에 뒤 속표지로 선정될 예정이다. (논문명 : Fabrications of Topological Solitons Array in Patterned Chiral Liquid Crystals for Real-time Observation of Morphogenesis) 윤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액정영상표시장치(liquid crystal display; LCD)의 핵심 재료로 사용되는 일반형 액정분자가 아닌 카이랄(비대칭성) 액정 물질을 이용해 상온과 유사한 섭씨 30도 정도에서 위상학적 솔리톤 구조를 구현했다. 일반적으로 위상학적 솔리톤의 형성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고, 이들의 형성되는 시간이 매우 짧아 형성과정에 관한 연구가 그동안 진행되지 못했다. 윤 교수팀은 카이랄 액정분자들의 이루는 위상학적 솔리톤의 규칙적 형성과 제어를 위해, 분자들을 수직 방향으로 세울 수 있는 수직 배향막과 공기기둥 조합을 정밀하게 조절했다. 자세히는 수직 배향막이 코팅된 수 마이크론(백만분의 1미터) 크기의 동그란 실리콘 물질 기반의 음각 패턴과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간격을 수 마이크론으로 조절해 카이랄 액정 물질을 주입했을 때 음각 패턴 위로 공기기둥이 자발적으로 형성하게 했다. 그 후 모든 기판에서 액정분자들이 수직으로 배향하게 되고 기판과 기판, 기판과 공기기둥 사이 부분에서는 어쩔 수 없이 규칙적으로 뒤틀림(distortion) 현상을 유발할 수밖에 없어 카이랄 분자체, 즉 위상학적 솔리톤이 형성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위상학적 솔리톤의 형성 및 제어에 있어 핵심은 등방상(isotropic) 온도(약 섭씨 40도)에서 액정상 온도(약 섭씨 30도)로 냉각시킬 때 공기기둥 근처에 있는 액정 물질이 유리 기판과 실리콘 패턴 부분 사이의 액정 물질보다 온도가 더 낮아 열적 상전이를 원하는 대로 규칙적으로 일어나게 제어하는 데 있다. 이는 뚝배기에 요리된 계란찜을 먹을 때 뜨거운 뚝배기 부분(실리콘 혹은 유리기판 부분)보다 공기에 노출되어 상대적으로 식은 부분(공기 기둥 근처)부터 떠먹는 일상생활의 지혜와 일맥상통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형성된 공기기둥에 의해 제어된 열적 상전이를 통해 위상학적 결함이 형성되고 결함이 있는 위치에서만 위상학적 솔리톤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실시간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 이 분석기술은 전자기학의 스커미온 입자와 같은 다른 물리현상에서 발견되는 위상학적 솔리톤 형성의 해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진다. 윤동기 교수는 "일반적인 위상학적 솔리톤이 생성이나 소멸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질 만큼 안정성이 높은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솔리톤의 형성과정을 더욱 자세히 이해하고 정보를 저장하고 기록하는 등, 차세대 반도체 소자로 손꼽히는 스핀트로닉스 응용기술로써 사용될 수 있을 것ˮ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콜로라도 대학 물리학과의 이반 스말륙((Ivan Smalyukh) 연구실과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 전략과제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7.11
조회수 6569
빛에 담긴 비대칭성을 증폭하는 카이랄 초분자 형성원리 규명
우리 대학 화학과 서명은 교수를 주축으로 한 연구팀이 분자 자기조립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통해 빛으로부터 *초분자 나선 방향이 결정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초분자(supermolecule): 분자 간 결합 또는 인력을 통해 둘 또는 그 이상의 작은 분자들이 모여 생성된 거대한 분자들의 집합을 말한다. 효소 등 기능성 생체 분자들도 초분자로 볼 수 있다.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분자는 오른손과 왼손처럼 모양은 같지만 서로 겹칠 수 없는 거울상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탄생한 생명은 한 종류의 거울상 아미노산만을 선택해 단일한 *카이랄성을 띠게끔 진화했다. 아미노산에 담긴 카이랄 정보가 단백질로 전달되면 한쪽으로 꼬인 나선과 같이 분자를 넘어선 초분자 수준에서 증폭돼 나타나며, 이는 단일 카이랄성이 만들어지는 데 중요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즉, 어떻게 카이랄성이 탄생하고 증폭됐는지는 자연이 단일 카이랄성을 지니게 된 이유와 연관 지을 수 있어, 생명의 기원과 깊게 관련된 문제다. ☞ 카이랄(Chiral):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비대칭성을 가리키는 용어중 하나다. 이는 어떤 대상의 모양이 거울에 비춘 모양과 일치되지 않을 때 카이랄 성이 존재한다고 일컫는다. (Ex) 오른손 & 왼손) 태초에 같은 양씩 존재했을 거울상 분자 한 쌍 중에 한쪽의 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 원인으로 시계 방향 혹은 반대로 회전하면서 나아가는 빛인 원편광이 흔히 거론되는데, 거울상 분자가 원편광을 흡수하는 정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자연적으로 지구에 내리쬐는 원편광은 그 회전 방향이 무작위할 것이므로 분자와 원편광에 담긴 카이랄 정보가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 어느 순간 한쪽 거울상이 과잉되면서 단일한 카이랄성이 출현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으나, 분자와 원편광으로부터 카이랄 정보가 동시에 전달될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거의 연구된 바 없었다. 우리 대학 서명은 교수 연구팀은 빛에 반응해 자기조립되는 프로펠러 모양의 분자를 찾고, 분자와 빛에 담긴 카이랄 정보가 전달돼 초분자 나선으로 나타날 때 각각 얼마나 효과적인지 연구했다. 먼저 원편광의 회전 방향과 분자 프로펠러 방향이 맞을 때 광화학 반응이 우세하게 일어나고, 이는 자기조립을 유도해 정해진 나선 방향으로 성장함을 밝혔다. 나아가 한쪽 거울상 분자가 과잉된 조건에서 원편광을 쬐어 나선 방향이 어느 쪽을 따라가는지 살핀 결과, 양자의 정보가 일치할 때 초분자 카이랄성이 증폭되고 반대일 때 상쇄되며, 심지어 빛으로 분자 카이랄 정보를 눌러 나선 방향을 반전할 수 있음을 정량적으로 보였다. 또한 일정 비율 이상의 거울상 분자가 축적되면 빛과 관계없이 단일한 나선 방향이 유지되는 것 역시 확인했다. 원편광을 선택적으로 걸러내는 소재는 현재 OLED, 3D 안경 등 디스플레이에 널리 쓰이고 있고, 원편광을 내는 재료 등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초분자 나선 구조는 개개의 분자에 비해 원편광을 훨씬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다. 따라서 초분자 나선 구조를 한번 더 조립하여 분자-초분자-거시적 스케일에서 모두 카이랄성을 띠는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를 구현한다면 카이랄성을 극도로 증폭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약물로 쓰이는 화합물은 탈리도마이드처럼 반대 거울상 분자가 기형을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한쪽 카이랄성만을 가지게끔 합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는 이러한 비대칭 합성에서도 강력한 카이랄 환경을 제공하여 입체 선택성이 높은 촉매를 제조하거나, 거울상 분자를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만드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빛에 담긴 비대칭성이 어떻게 분자 및 초분자 수준으로 전달되고 증폭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분자에 담긴 정보와 별개로 초분자 카이랄성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ˮ며, "이번 연구를 발판으로 카이랄 광학 소재, 비대칭 촉매 등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멀티스케일 카이랄 신소재 개발로 연구를 확장하겠다ˮ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대학 화학과 강준수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연구를 주도하고, 화학과 김우연 교수, 임미희 교수,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협업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2월 4일 字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Circularly Polarized Light Can Override and Amplify Asymmetry in Supramolecular Helices)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에서 선정한 선도연구센터인 카이스트 화학과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주로 진행됐다.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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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역 광학 활성을 갖는 카이랄 세라믹 물질 최초 개발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염지현 교수 연구팀이 광대역 광학 활성을 갖는 *카이랄 세라믹 물질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신소재공학과 박기현 석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개재됐다. (논문명 : Broad Chiroptical Activity from Ultraviolet to Short-Wave Infrared by Chirality Transfer from Molecular to Micrometer Scale) ☞ 카이랄(Chiral):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비대칭성을 가르키는 용어중 하나다. 이는 어떤 대상의 모양이 거울에 비춘 모양과 일치되지 않을 때 카이랄 성이 존재한다고 일컫는다. 카이랄 나노물질은 입사하는 원형 편광의 오른쪽 또는 왼쪽 방향성에 따라 다른 광학적 성질을 보이는 광학 활성도(chiroptical activity)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같은 물질이어도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광학 성질을 보이는 특이성을 활용해 많은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로 최근 주목을 받는 물질이다. 하지만, 기존에 보고된 대부분의 카이랄 나노물질은 자외선(ultraviolet) 및 가시광선(visible) 영역에서만 제한적으로 광학 활성을 갖고 있어 바이오 및 통신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응용에 한계가 있었다. 염지현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자외선에서부터 근적외선 영역을 넘어 단적외선 영역에서까지 광범위한 광학 활성을 갖는 카이랄 소재를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황화구리(copper sulfide) 세라믹 물질에 원자 수준에서부터 마이크로 수준에까지 체계적으로 카이랄 특성을 부여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그와 동시에 황화구리 나노입자의 화학적 상태를 긴 파장의 빛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상으로 변화되도록 유도하여 적외선 영역 광학 활성 효율을 극대화하였다. 연구팀은 먼저 아미노산이 가지고 있는 원자 수준 카이랄 특성을 무기 나노입자에 전이시켜 나노 수준 카이랄 특성을 구현한 후, 나노입자 사이의 인력 및 척력을 조절해 1~2 마이크로미터(㎛) 길이의 카이랄 나노꽃(nanoflower, NF)이 자가조립으로 만들어지도록 유도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디자인된 나노꽃이 자외선에서부터 수 마이크로미터의 파장을 갖는 적외선에서까지 빛의 원형 편광 방향 따라 특이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이 광대역 광학 활성은 연구팀이 유도한 대로 적외선을 흡수할 수 있는 황화구리 상으로 화학적 변화가 잘 변이됐기 때문이고, 나노꽃의 구조적 카이랄 특성이 원형 편광의 방향성에 따른 비대칭적 상호작용을 유도하기 때문인 것을 컴퓨팅 시뮬레이션으로도 밝혔다. 이렇게 개발된 광대역 광학 활성 나노 플랫폼 기술은 바이오센서, 바이오이미징, 적외선 신경 자극, 나노온열치료, 텔레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1 저자로 이 연구에 참여한 박기현 석사과정은 “이 연구를 통해 카이랄 물질군 라이브러리를 만들고 그들의 자가조립 제어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나노소재를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세계 최초로 단적외선 영역에서도 광학 활성을 갖는 소재를 개발함으로써 카이랄 나노소재의 응용과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 같다”며 이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삼성 반도체연구기금, 연구재단 우수신진사업, KAIST 창의도전사업 (C2 프로젝트)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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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기 교수, 카이랄 물질 육안으로 검출 방법 개발
우리 대학 화학과/나노과학기술대학원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나선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액정 물질을 이용해 광결정(photonic crystal) 필름을 제작하고, 이를 이용해 식품이나 약물 등에 함유된 카이랄 물질을 별다른 기기 없이 눈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의 광 식각공정(photolithography)으로 제작이 어려웠던 나노미터 크기의 카이랄 광결정 제작에 성공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액정기반의 나노 재료를 활용해 디스플레이, 광학 및 화학 센서 등의 응용기술에 다양하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원기 박사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NPG 아시아 머티리얼즈(NPG Asia Materials)’ 8월 16일 자 온라인판과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즈(Advanced Optical Materials)’ 12월 4일 자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논문명 : Directed self-assembly of a helical nanofilament liquid crystal phase for use as structural color reflectors/Direct visualization of optical activity in chiral substances using a helical nanofilament (B4) liquid crystal phase) 잘 정렬된 나선형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일은 산업적 및 학문적으로 수요가 높은 기술로 여겨져 디스플레이 산업 및 광학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바나나 모양의 굽은형 액정분자는 고온에서 서서히 냉각될 때 무작위로 배향된 나선형 구조체를 형성한다. 이들을 잘 정렬할 수 있다면 카이랄 광결정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LCD용 액정 재료와는 달리 굽은형 액정분자를 정렬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복잡한 분자구조의 액정 재료를 활용하기 위해선 극한으로 분자들의 거동을 제어하고 균일한 배향을 유도하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관련 기술의 부재로 응용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LCD의 핵심 재료로 사용되는 일반형 액정분자보다 분자구조가 더 복잡한 굽은 형태의 액정분자가 형성하는 200~300나노미터의 나선 주기를 갖는 나선형 나노 구조체를 대면적에서 배향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빛을 반사하는 광결정을 제작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이들 분자를 제어하고 응용하기 위해, 빛에 의해 분자의 모양 및 배향이 바뀌는 현상인 광이성질체화(photoisomerization)를 유도할 수 있는 광 반응성 굽은형 액정분자를 설계했다. 연구팀은 이 액정분자들이 마치 해바라기가 빛을 따라가듯이 빛에 나란히 배향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이 형성하는 나선 나노 구조체도 빛의 방향에 따라 매우 균일하게 세워질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렇게 방향이 제어된 나선 나노 구조체는 분자의 길이에 따라 다양한 색을 보여 푸른색에서 초록색의 빛을 선택적으로 반사하는 일종의 카이랄 색상 거울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거울을 이용하면 왼쪽 혹은 오른쪽의 카이랄성을 갖는 일상생활 속의 다양한 화학물질, 한 예로 설탕을 이루는 과당과 포도당의 경우 별다른 도구 없이 왼쪽 혹은 오른쪽의 카이랄성을 갖는다는 점을 관찰할 수 있었다. 윤동기 교수는 “의약품 및 관련 화학산업에서 물질의 카이랄성은 독성 및 부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60여 년 전에 임산부 입덧 방지용으로 쓰이던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라는 약은 카이랄성이 다를 경우 기형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금지된 바가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카이랄성에 따라 부작용을 갖는 화학약품들을 제조단계에서부터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 전략과제,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아사업과 교육부의 글로벌연구네트워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즈 표지 그림2. 배향된 액정필름을 이용하여 카이랄 시료를 검출하는 모식도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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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기 , 김형수 교수, DNA 마이크로패치 제작 기술 개발
〈 윤동기 교수, 김형수 교수, 박순모 연구원 〉 우리 대학 화학과/나노과학기술대학원 윤동기,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 공동 연구팀이 마이크로 크기의 DNA 2차원 마이크로패치 구조체를 제작하고 이를 제어, 응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윤 교수 연구팀은 커피가 종이에 떨어지고 물이 마르면 동그랗게 환 모양이 생기는 이른바 ‘커피링 효과’라 불리는 현상을 DNA 수용액에 적용해 세계 최초로 DNA 기반의 마이크로패치를 제작했다. 차윤정 박사, 박순모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월 7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Microstructure arrays of DNA using topographic control)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을 하는 DNA는 이중나선 구조와 나노미터 주기의 규칙적인 모양을 가져 소재 분야에서 일반적인 합성방법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정밀한 구조재료이다. 정밀한 DNA 합성과 오리가미(Origami) 기술을 이용해 스마일 패치(smile patch) 등의 재미있는 모양을 구현해 왔지만, 재료의 가격이 높아 실제 응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윤 교수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어에서 추출한 DNA 물질을 이용해 기존보다 1천 배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잘 정렬된 뜨개질(knit) 혹은 아이스크림콘 모양의 기존에 없던 마이크로패치 구조체를 대면적에서 구현했다. 연구팀은 DNA가 물에 녹으면 마치 물풀과 끈적끈적해지면서 서로 적당한 힘으로 끌어당기며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하는 액정상(liquid crystal phase)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액정 표시장치(LC display 혹은 LCD)에서 액정분자들이 전기장을 통해 방향성이 제어되는 것처럼 수용액 상태의 DNA 액정상이 두 기판 사이에서 문질러지며 물의 증발이 이뤄질 때 DNA 나노 구조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렬하게 된다. 과일 잼을 식빵에 바르면 과일 알맹이(pulp)가 한 방향으로 잘 펴 발라지면서 마르는 현상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DNA가 한 방향으로 문질러져서 마를 때 바닥에 평평한 기판 대신 일정한 모양을 갖는 수 마이크론 크기의 기둥(혹은 요철)들이 있는 기판을 사용하면 2차원의 뜨개질 모양, 아이스크림콘 모양 등 좀 더 흥미로운 들을 제작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금 나노막대와 같은 플라즈몬 공명(plasmon resonance)을 나타내는 소재와 결합해 디스플레이 소자에 응용을 시도했다. 플라스몬 공명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판에 빛을 쪼일 때 그 표면 위에서 전자가 일정하게 진동하면서 자신의 에너지와 일치하는 빛에만 반응하는 현상으로 특정한 색만 반사하여 선명도와 표현력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이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방향으로 금 나노막대가 정렬하는지를 나타내는 배향(orientation)이다. 즉 막대들이 한 방향으로 나란히 정렬될 때 광학·전기 특성이 극대화된다. 윤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DNA 마이크로패치를 일종의 틀로 삼아 금 나노막대들을 독특한 형태로 배향하고 플라즈몬 컬러 기판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DNA 2차원 마이크로패치 제작 기술은 DNA를 구조재료 및 전자소재로써 활용할 수 있는 단서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증발 현상과 DNA 액정물질이 접목될 때 나타나는 독특한 형태의 복잡한 분자 거동 해석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 교수는 “연구를 통해 밝힌 것처럼 DNA가 금 나노막대와 같은 광학 소재와 복합체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자연계에 무한히 존재하는 DNA를 디스플레이 관련 분야의 신소재로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전략과제,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아사업과 신진연구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DNA 분자 배향 모식도 그림2. DNA-금 막대 입자 복합체의 배향 양상과 나타나는 플라즈모닉 광학 현상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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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복 교수, 한 종류의 분자만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새 촉매 개발
〈 박윤수 연구원, 장석복 교수 〉 자연계의 많은 분자들은 자신과 똑 닮은 ‘쌍둥이 분자’를 갖고 있다. 이들은 구성하는 원소의 종류와 개수가 같아도 서로 완전히 다른 성질을 나타낸다. 특히 쌍둥이 분자가 서로를 거울에 비친 모습과 같은 형상을 띈 경우를 ‘거울상 이성질체’라고 한다. 우리 대학 화학과 장석복 교수(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와 IBS 박윤수 연구원은 두 개의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 종류의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또 이 촉매를 이용해 자연에 풍부한 탄화수소화합물을 의약품의 필수재료인 카이랄 락탐으로 제조하는 데도 성공했다. 거울상 이성질체는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를 거울에 비춰보면 같은 모양이지만, 아무리 회전시켜도 겹칠 수 없는 이성질체를 말한다. 거울상 이성질성 또는 카이랄성(Chirality)이라고 불리는 이 특성은 의약품 개발에도 매우 중요하다. DNA, 단백질 등 생체물질 역시 카이랄성을 지녀 개발된 약물의 유형에 따라 각각 다른 생리활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 한 쪽 유형이 유용할지라도, 다른 유형의 이성질체는 독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유용한 이성질체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비대칭반응(asymmetric synthesis)은 아직까지 현대 화학의 난제로 꼽히고 있다. 연구진은 새로운 촉매 개발로 이 난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2018년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자연계에 풍부한 탄화수소를 고부가가치의 감마-락탐 화합물로 전환시키는 이리듐 촉매 개발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개발된 촉매 역시 두 가지 형태의 거울상 이성질체가 선택성 없이 모두 얻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수십여 개의 후보 촉매 중 카이랄 다이아민(Chiral Diamine) 골격을 포함한 이리듐 촉매가 99% 이상의 정확도로 거울상을 선택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개발된 촉매는 필요에 따라 카이랄성 감마-락탐을 골라서 합성할 수 있다. 왼손잡이성 이리듐 촉매를 사용할 경우엔 왼손잡이성 감마-락탐이, 오른잡이성 이리듐 촉매를 사용하면 오른손잡이성 감마-락탐을 제조할 수 있다. 이후 연구진은 계산화학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높은 선택성의 원인을 분석했다. 가령, 왼손잡이성 촉매를 사용한 경우에는 락탐의 합성과정에서 카이랄 다이아민 촉매와 탄화수소화합물 사이에는 일시적인 수소 결합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왼손잡이성 락탐 형성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개발한 촉매를 통해 다양한 구조를 갖는 카이랄 락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렇게 합성된 카이랄 락탐은 독특한 입체적 특성 때문에 생체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이 유용하다. 특히 우리 신체를 구성하는 아미노산 유도체나, 천연물도 모두 카이랄성 분자인 만큼, 신체 내 생리활성을 효과적으로 높인 약물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장석복 단장은 “약효를 갖는 의약품의 핵심 단위만 선택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로 향후 유기합성 및 의약분야 연구로 이어져 부작용을 덜고 효과는 높인 신약개발까지 이어지리라 기대한다”며 “자연계에 풍부한 탄화수소화합물을 재료로 고부가가치 원료를 제조할 수 있다는 경제적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2월 19일자(한국시간) 온라인 판에 실렸다. □ 그림 설명 그림1. 비대칭반응을 통한 카이랄성 감마-락탐 합성 그림2. 연구 성과 개요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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