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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탄소 보호층’을 통한 차세대 고성능 리튬-황 전지 개발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한정우 교수 연구팀, LG 에너지솔루션 미래기술연구센터와 공동연구를 통해 차세대 고성능 리튬-황 전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리튬-황 전지는 차세대 이차전지 후보군 중 하나로, 상용 리튬이온전지에 사용되고 있는 양극 소재에 비해 황이 가볍고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한 번에 저장할 수 있어, 무인기 및 드론과 같이 가볍고 오래 작동될 수 있는 응용분야에 필요한 핵심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지닌 리튬-황 전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전지 내부에 들어가는 무거운 전해액의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데, 전해액 양이 줄어들면 양극에서 발생하는 황의 전기화학적 반응성이 대폭 줄어들어 높은 에너지를 지닌 리튬-황 파우치셀을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진우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리튬황전지 양극에 추가되어 황의 전기화학적 반응성을 개선해줄 수 있는 금속 나노입자의 표면에 얇은 기능성 탄소 보호층을 도입함으로써, 양극에서 발생하는 황의 전기화학 전환 반응의 반응성과 수명 안정성을 대폭 향상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이 탄소 보호층은 반응 생성물인 리튬 폴리설파이드와 금속 나노입자 간의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해 기존에 발생했던 부반응 및 상변화를 예방하여 수명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해당 탄소 보호층은 전자 전달에 도움이 되는 질소 원자가 첨가되어 있어, 금속 나노입자와의 전자교환이 원활히 이루어진다. 금속 입자의 종류를 제어함으로써, 탄소 보호층 내의 질소 원자의 최적화된 전자구조를 유도함으로써, 양극 반응성 또한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기능성 탄소 보호층을 양극 첨가제에 활용함으로써, A h 수준의 리튬-황 파우치셀에서 400 W h kg-1 수준의 에너지 밀도 (전지의 단위 무게 당 저장할 수 있는 총 에너지 양) 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더욱이, 기능성 탄소 보호층 합성법이 간단하면서도 대량화에 적합해, 향후 적절한 후속 연구를 통해 리튬-황 전지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는 “차세대 고성능 리튬-황 전지 개발을 위해서는 전지 내부에 제한된 전해액 사용량에도 황 전환 반응의 속도와 수명 안정성을 모두 높은 수준으로 확보하는게 핵심이다”고 설명하면서, “양극 기능성 소재의 전자구조 최적화 및 표면 안정성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진우 교수 연구실의 김서아 박사, 임원광 박사, 그리고 한정우 교수 연구실의 정현정 박사가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하였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에 2025년 2월 14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Protective catalytic layer powering activity and stability of electrocatalyst for high-energy lithium-sulfur pouch cell)
202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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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리튬황전지로 세대교체 가능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에 이어, 항공 교통을 연결하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 시장이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공 모빌리티를 위한 에너지원으로는 쓰이는 기존 상용 리튬이온전지는 무게당 에너지밀도가 낮은 한계점이 있어 대학과 기업 공동연구진이 이를 극복할 차세대 기술로 활용될 혁신적인 리튬황전지를 개발해서 화제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팀이 LG에너지솔루션 공동연구팀과 협력 연구를 통해 배터리의 안정적 사용을 위해 전해액 사용량이 줄어든 환경에서 리튬황전지 성능 저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능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중국 CATL社는 2023년 ‘응축 배터리(Condensed battery)’기술을 발표하며 항공용 배터리 시장을 준비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기존 리튬이온전지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로 리튬황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리튬황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 대비 2배 이상의 무게당 에너지밀도를 제공할 수 있어 UAM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기존 리튬황전지 기술은 배터리의 안정적 구동을 위해 많은 양의 전해액이 필요해 전지 무게가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에너지밀도가 감소하는 문제가 있었다. 더불어 전해액 사용량을 줄이는 희박 전해액 환경에서는 성능 열화가 가속화되는 한편, 퇴화 메커니즘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UAM용 리튬황전지 개발이 난항을 겪어 왔다.
연구팀은 전해액 사용량을 기존 대비 60% 이상 줄이고도 400Wh/kg 이상의 에너지밀도를 구현하는 리튬황전지를 개발했다. 이는 상용 리튬이온전지보다 60% 이상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지며, 안정적인 수명 특성을 확보해 UAM용 배터리의 가장 큰 장애물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다양한 전해액 환경을 실험하며, 성능 저하의 주요 원인이 전극 부식으로 인한 전해액 고갈임을 밝혀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불소화 에테르 용매를 도입해 리튬 금속 음극의 안정성과 가역성을 높이고 전해액 분해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생명화학공학과 김일주 박사과정 학생이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게재되며 그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논문 제목: Moderately Solvating Electrolyte with Fluorinated Cosolvents for Lean-Electrolyte Li-S Batteries,
DOI: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enm.202403828)
연구 책임자인 우리 대학 김희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리튬황전지에서 전해액 설계를 통한 전극 계면 제어의 중요성을 밝힌 의미 있는 연구로 대학과 기업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UAM과 같은 차세대 모빌리티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KAIST와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도 차세대 모빌리티를 위한 배터리 기술 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2021년 KAIST와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 설립한 ‘프론티어 리서치 랩(Frontier Research Laboratory)’에서 수행됐으며, 또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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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로 반도체 발열문제 실마리
기존 정보처리 기술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켜 초고속 초고집적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스핀트로닉스와 오비트로닉스는 줄발열*로 인한 에너지 소모 문제가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었다. 한국 연구진이 초저전력 오비탈** 기반 정보처리 기술의 기틀을 세울 수 있을 기술을 개발하여 화제다.
*줄 발열: 도체에 전류가 흐를 때 일어나는 발열 현상.
**오비탈: 입자 회전 운동으로 발생되는 각운동량을 뜻함.
우리 대학 물리학과 김세권 교수 연구팀이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이현우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로 반강자성체*에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를 세계 최초로 발견해 물리 및 화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반강자성체: 인접한 원자의 전자스핀이 서로 반대로 정렬하여 순 자성이 없는 물질을 말함.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 축구의 바나나킥처럼, 마그논이 회전방향(오비탈)에 따라 진행궤적이 휘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마그논계에서의 오비탈 홀 효과는 기존에 예측된 바가 없는 새로운 현상이기에 학문적으로 흥미로우며, 기존 스핀 자유도에 국한되었던 마그논 동역학을 오비탈 자유도를 통해 한 단계 확장하는 의의가 있음.
마그논*을 이용한 스핀트로닉스 소자의 경우 줄 발열로 인한 에너지 소모 없이 기존의 컴퓨팅 기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전 세계 각국 학계에서 경쟁적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마그논 스핀에 관해서는 지난 수십 년간 활발히 연구됐으나, 마그논 오비탈의 특성에 관한 이론 정립은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문제였다.
*마그논: 양자화된 스핀 파동을 뜻함.
물리학과 김세권 교수 연구팀은 MnPS3(삼황화린망간)와 같이 벌집 격자를 이루는 2차원 반강자성체에서 강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기존에 알려진 마그논 홀 효과는 스핀궤도결합에 기인하기에 그 크기가 작은 데 반해,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는 스핀궤도결합과 무관하게 결정구조에서 기인해 크기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연구팀이 이론적으로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전기적으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실험방법도 제시했다. 이는 스핀 자유도에만 국한되어 있던 마그논 연구의 범위를 스핀과 오비탈로 확장한 연구 결과로 마그논 오비트로닉스라는 연구의 새 장을 열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권 교수는 "마그논 오비탈과 그 수송이론의 정립은 아직 세계적으로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문제이고, 기존 정보처리 기술의 한계를 혁신적으로 뛰어넘는 초저전력 오비탈 기반 정보처리 기술의 기틀을 세울 수 있을 것ˮ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연구는 우리 대학 김세권 교수, 고경춘 박사, 안대현 학생, 그리고 포항공과대학교 이현우 교수의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으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 해외우수과학자 유치사업 플러스(브레인 풀 플러스),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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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2차원 반도체 다기능 전자 소자 개발
공급 전압에 의한 2차원 반도체의 극성 전환을 이용해 새로운 전자 소자로의 응용이 보고된 바 있으나, 모두 누설 전류가 크거나 낮은 전류점멸비로 인해 실제 집적 회로(IC)칩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우리 대학 연구팀은 다기능 전자 소자를 통해 프로그램 및 기능성 변환이 가능한 회로 구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IC칩에서의 2차원 반도체의 활용성을 확장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이가영 교수 연구팀이 양극성 반도체 특성을 가진 2차원 나노 반도체 기반의 다기능 전자 소자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다기능 전자 소자란 기존 트랜지스터와 달리 전압에 따라 기능을 변환할 수 있는 소자로, 연구팀의 소자는 양극성 트랜지스터, N형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항복 다이오드 그리고 광 감지 소자로 변환 가능하여 폭 넓은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성능이 뛰어난 이황화 몰리브덴(MoS2)는 층상 구조의 2차원 반도체 나노 소재로, 전자가 흐르는 N형 반도체 특성을 가지면서 대기에서 안정적이다. 또한, 기존 실리콘 반도체가 미세화될수록 성능 저하에 취약함에 반해, 이황화 몰리브덴은 관련 문제가 적어 차세대 반도체로서 학계뿐만 아니라 삼성, TSMC, 인텔과 같은 산업계에서의 연구도 활발하다.
그러나 상보적 금속산화막 반도체(CMOS) 구현을 위해서는 음(N) 전하를 띄는 전자뿐만 아니라 양(P) 전하를 띄는 정공 유도도 필요한 데, 이황화 몰리브덴에서는 정공 유도가 어려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황화 몰리브덴에 추가적인 공정을 도입하거나 다른 P형 물질을 사용하는 방법이 시도됐으나, 공정 난이도가 높다. 이러한 문제점은 현재까지도 이황화 몰리브덴을 상용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가영 교수 연구팀은 채널 하부에 전극을 배치하고 금속/반도체 접합 특성을 개선해 전자와 정공 모두 선택적으로 흐를 수 있는 양극성 특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전류의 점멸 비율을 대폭 높일 뿐만 아니라, 양극성 트랜지스터, N형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항복 다이오드 그리고 광감지 소자로 다기능 변조 동작이 가능한 이황화 몰리브덴 전자 소자를 개발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집적도가 개선된 논리 연산이 가능함도 보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송준기, 이수연 학생은 “기존 실리콘 금속산화막 반도체(CMOS) 공정 호환성이 높은 공정 과정을 통해 차세대 2차원 반도체의 다양한 기능을 구현했다”며 “IC칩에서 이황화 몰리브덴의 전자소자로의 활용성 및 실용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전자 소자는 주어진 전압 특성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각 기능의 성능이 우수하다”며 “서로 다른 기능의 소자들은 대개 구조와 공정 방법들이 달라 함께 집적시 공정 난이도가 높고 회로 도면 변화에 따른 공정 전환이 까다롭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신개념 소자는 하나의 소자에서 다기능을 할 수 있어서 현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맞춤형 반도체의 제작 및 공정 전환을 용이하게 할 것이다. 목적에 따라 회로 자체의 기능성을 변환할 수 있어 단일 칩 시스템의 소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송준기 석박통합과정 학생과 이수연 석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나노과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ACS Nano'에 2024년 1월 26일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논문명 : Drain-induced multifunctional ambipolar electronics based on junctionless MoS2)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및 BK21, KAIST의 C2 사업, 그리고 LX 세미콘-KAIST 미래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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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보다 30% 향상된 고성능 리튬-황 전지 개발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 연구팀이 POSTECH 한정우 교수 연구팀,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전지연구센터(센터장 손권남 박사)와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와 수명 안정성을 대폭 늘린 리튬-황 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리튬-황 전지는 상용 리튬 이온 전지에 비해 2~3배 정도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차세대 이차전지 후보군 중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 및 전자기기와 같이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양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응용 분야의 경우, 리튬-황 전지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지닌 리튬-황 전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지 내부에 들어가는 무거운 전해액의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높은 용량과 구동 전압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전지 내부의 전해액 양이 줄어들면, 양극에서 발생하는 리튬 폴리 설파이드 용해 현상에 의한 전해액 오염정도가 극심해져 리튬 이온 전도도가 낮아지고 전기화학 전환 반응 활성이 떨어져 높은 용량과 구동 전압을 구현하는 것이 제한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진이 리튬 폴리 설파이드의 지속적인 용해 현상 및 전환 반응 활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능성 소재들을 개발해왔으나, 현재까지는 리튬-황 파우치셀 수준에서의 높은 에너지 밀도와 수명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우치셀이란 양극, 음극, 분리막과 같은 소재를 쌓은 후, 필름으로 포장된 형태의 배터리이다. 파우치셀은 가장 진보된 형태의 베터리 중 하나로 간주되며, 응용분야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진우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리튬 폴리 설파이드의 용해 현상과 전기화학 전환 반응성을 대폭 향상할 수 있는 철(Fe) 원자 기반의 기능성 양극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최적화된 전자구조를 지닌 철 원자 기반 기능성 소재를 양극에 도입함으로써, 리튬 폴리 설파이드의 용해 현상을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효과뿐만 아니라 리튬 폴리 설파이드가 불용성의 리튬 설파이드로 전환될 수 있는 반응성 또한 개선할 수 있었고, 전지 내부에 소량의 전해액 양을 사용하더라도 높은 가역 용량, 구동 전압, 그리고 수명 안정성을 구현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양극 기능성 소재를 활용함으로써, 기존의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약 30% 정도 향상된 에너지 밀도인 A h 수준의 리튬-황 파우치셀에서 320W h kg-1 이상의 에너지 밀도 (베터리의 단위 무게 당 저장할 수 있는 총 에너지의 양)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더욱이, 철(Fe)은 가격이 매우 저렴한 소재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양극 기능성 소재가 향후 리튬-황 전지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는 "우수한 리튬-황 전지 양극 기능성 소재를 개발함에 있어, 전자 교환 현상 유도를 통한 전자구조 제어 기술이 전도유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ˮ고 설명하면서, "앞으로도 기능성 소재의 전자구조를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개발을 통해, 리튬-황 파우치셀 수준에서의 높은 에너지 밀도와 수명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ˮ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이진우 교수 연구실의 임원광 박사(現 퍼시픽 노스웨스트 내셔널 레보터리 박사후 연구원), 박철영 박사과정, 그리고 POSTECH 한정우 교수 연구실의 정현정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였으며,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에 2022년 12월 17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와 LG에너지솔루션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진우 교수 연구팀은 다년간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연구를 수행해오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연구팀과 산학 협업을 통해 리튬 폴리 설파이드의 용해 현상 억제 및 전기화학 전환 반응성 개선 등을 위한 핵심 아이디어를 도출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리튬-황 전지 상업화에 기여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리튬-황 전지 내 반응 현상에 대한 설명과 소재 개발에 대해서 지속적인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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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수 있는 OLED로 소아 황달 치료기술 개발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 연구팀이 을지대학교 병원(김승연 교수, 임춘화 교수), 가천대학교(전용민 교수), 선문대학교(권정현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실제 직물 기반의 웨어러블 청색 OLED를 개발하고, 황달 질환을 앓는 신생아의 혈청에서 청색 OLED 광원에 의한 *빌리루빈 감소로 인한 황달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 빌리루빈: 혈액에서 산소를 공급해주는 적혈구가 수명을 다해 분해된 결과물로, 보통 간에 의해 해독되고 담즙으로 배설된다. 혈장 내 빌리루빈의 농도가 올라가면 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누런색을 띠는 황달 증상이 나타난다. 신생아는 수명이 짧은 적혈구를 갖고 있으나 간 대사가 미숙해 빌리루빈을 많이 생산한다.
최경철 교수 연구실의 최승엽 박사, 가천대학교 의공학과 전용민 교수, 선문대학교 권정현 교수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10월 30일 게재되었고, 속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신생아의 황달 치료는 광선 요법, 약물 투여, 교환 수혈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행된다. 이 중 광선 요법은 체내에 축적된 빌리루빈을 빛에 노출해 변형시켜 체외로 방출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대부분의 신생아 황달은 광선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어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다.
병원에서는 신생아의 혈액 내 빌리루빈 농도가 치료 범위를 초과하면 신생아를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에 입원시켜 인큐베이터의 스탠드에 장착된 청색 LED의 빛으로 치료한다. 이 방법은 신생아 황달 증상을 완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지만 신생아를 부모로부터 격리하고 치료하는 동안 모유 수유 중단, 청색광에 의한 망막 손상 방지를 위해 신생아의 눈은 반드시 눈가리개로 완전히 가려야 하는 등의 문제와 더불어 기존에는 LED 기반 설치형 플랫폼이 사용돼 웨어러블 치료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최경철 교수 연구팀은 황달 치료에 효과적인 470nm(나노미터) 파장의 고출력 고신뢰성의 청색 OLED를 사람이 착용 가능한 직물 위에 구현했으며, 직물과 같은 높은 유연성을 유지하는 옷 OLED 소아 황달 치료 플랫폼을 개발했다. 직물 기반의 청색 OLED는 4V 미만의 저전압에서도 황달치료에 충분한 출력(> 20 μW/cm2/nm)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100시간 이상의 구동 수명, 35℃ 미만의 낮은 구동 온도, 물세탁 신뢰성, 2mm(밀리미터) 수준의 낮은 곡률 반경에서 1,000회 이상을 견디는 유연성 등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470nm 파장을 갖는 청색 OLED를 신생아의 혈청에 조사했을 시, 3시간 이내에 황달 치료가 완료됐다고 판단되는 빌리루빈 수치(12 mg/dL)에 도달했으며, 기존 병원에서 활용되는 LED 황달 상용 치료기기 대비 균일하면서도 효과적인 황달 치료 성능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공동 제1 저자인 최승엽 박사, 전용민 교수(가천대), 권정현 교수(선문대)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 신생아가 착용해 황달 치료가 가능한 성능 및 신뢰성을 갖는 섬유 기반의 청색 OLED 개발에 성공했다ˮ며 "설치형 LED 치료기기의 단점을 보완하며 더욱 균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웨어러블 황달 치료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ˮ고 말했다.
최경철 교수는 "OLED 분야는 우리나라가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 추격이 예사롭지 않은 이 시점에, OLED의 다양한 응용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국과의 OLED 기술격차를 더 벌릴 수 있고, OLED 응용 중, 직물 위 OLED 기반 웨어러블 의료 기술개발로 바이오 헬스케어 시대에 맞는 OLED 응용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우리나라의 OLED 기술이 계속 선두를 유지하기를 바란다ˮ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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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장비의 높은 전력 소모 한계를 뛰어넘는 저전력 고성능 다이오드 소자 최초 개발
우리 대학 물리학과 조성재 교수 연구팀이 기존 흔히 쓰이는 쇼트키 다이오드(Schottky diode)가 갖는 열적 거동의 한계를 뛰어넘는 저전력 정류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조 교수 연구팀은 단층 흑연, 즉, 그래핀(graphene)이 가지는 선형적 분산 관계의 전자 띠 구조 (linear dispersion band structure)를 이용해 열적 거동 한계(thermionic limit)를 극복한 다이오드를 최초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다이오드 전극으로 기존 다이오드에서 활용되었던 금속을 사용하는 대신, 그래핀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다이오드의 이상지수 (ideality factor)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 이상적(super-ideal) 저전력 정류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물리학과 조성재 교수 연구실의 명규호 박사, 신원길 박사, 성경환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 7월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논문명 : Dirac-source diode with sub-unity ideality factor).
현대 정보화 기술 발전에 따라 트랜지스터 소형화 및 집적도 증가가 꾸준히 이뤄졌고, 열 전하 방출(thermionic emission)의 물리적 특성에 의해 제한되는 문턱전압이하 스윙(subthreshold swing, SS, 트랜지스터에서 전류를 10배 증가시키는 데 필요한 전압의 값)이 60mV/dec 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트랜지스터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왔다. 다이오드는 믹서, 셀렉터, 스위치, 광센서, 태양광 소자 등 많은 전자 장비에 쓰임에도 불구하고 열 전하 방출에 의한 열적 거동 한계를 뛰어넘는 연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도체 물질과 금속이 접합됐을 때 두 물질의 계면에서 형성되는 쇼트키 장벽에 의해 정류 현상이 일어나는 쇼트키 다이오드의 성능은 크게 정류비(rectifying ratio, 온(on) 상태와 오프(off) 상태 전압의 비)와 이상 지수 (ideality factor)로 나눌 수 있다. 쇼트키 다이오드의 이상 지수는 다이오드의 전류를 10배 증가시키는 데 필요한 전압의 값과 연관된 수치이며, 열적 거동 한계로 인해 상온에서의 일반적인 쇼트키 다이오드는 이상 지수 1 이상의 값을 반드시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단층의 이황화 몰리브덴에 일함수가 다른 단층 그래핀과 다층 그래핀의 비대칭적 접촉을 통해 계면 문제를 해결한 쇼트키 다이오드를 구현했다. 단층의 흑연, 즉, 그래핀은 선형적 분산 관계의 전자 띠 구조를 가지고 있는 물질로, 일반적인 금속과는 달리 에너지에 따라 전하 밀도가 급격히 증감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개발한 그래핀 소스를 이용한 디랙 소스(Dirac-source) 다이오드는 넓은 전류 작동범위 (1-10,000배 전류 범위)에서 이상 지수의 값이 1 미만을 갖는 열적 거동의 한계를 극복한 성능을 달성했으며, 다이오드의 온(on) 상태와 오프(off) 상태의 비율인 정류비가 1억(108) 이상으로, 기존에 보고되어왔던 다이오드보다 2-10배 낮은 전압으로도 기존의 다이오드보다 높은 전류의 정류 작동이 가능함을 보였다.
연구팀이 1 미만의 이상 지수를 갖는 고성능 저전력 쇼트키 다이오드를 개발한 것은 세계 최초로서 2차원 물질 기반의 저전력 다이오드 소자가 미래의 저전력 트랜지스터의 개발과 발맞춰 다양한 저전력 집적회로의 구성이 가능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리학과 조성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물리적인 열적 거동 한계를 뛰어넘는 저전력, 고성능의 다이오드 소자를 발명한 것으로, 최소한의 전압과 전력으로 태양광 소자나 광검출기와 같은 미래 산업에서의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ˮ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능형 반도체 선도기술 개발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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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 제어 기술로 차세대 재료의 대면적 다기능 나노박막 제작기술 개발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김일두 교수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차세대 *전도성 금속유기골격체(이하 c-MOF) 재료 중 하나인인 니켈-헥사이미노트리페닐렌 (Ni3(HITP)2) 고품질 다공성 나노 박막을 유체 제어 기술로 제작하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공정 과정에서 *탈양성자화를 필요로 하는 재료들의 새로운 박막 합성 방법을 제시하였으며, 그동안 한계로 남아있던 대면적 박막 제작을 넘어서 높은 투명도와 유연성, 그리고 최고 수준의 민감도를 가지는 이산화황 가스 센서 제작을 성공하는 성과를 이뤘다.
☞ 전도성 금속유기골격체(Conductive Metal-Organic Framework, c-MOF): 금속유기골격체는 금속 이온과 유기 연결물질(리간드)가 연결되어 구조체를 이루는 다공성 고분자 재료이다. 이 중, 2D 구조를 가지며 전도성을 가지는 전도성 금속유기골격체는 최근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 차세대 재료이다.
☞ 탈양성자화(Deprotonation): 산-염기 반응을 통해 양성자(H+)를 제거하는 반응을 말한다.
신소재공학과 이태훈 석사, 김진오 박사, 박충성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내지 삽화와 함께 3월 24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Large-area synthesis of ultrathin, flexible, and transparent conductive metal-organic framework thin films via a microfluidic-based solution shearing process)
c-MOF는 다공성, 전기적 특성 제어, 전기전도성 등의 재료적 특성을 기반으로 트랜지스터, 전극, 가스 센서 등의 분야에서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Ni3(HITP)2는 c-MOF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전기전도도를 가지고 있어 지속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합성의 어려움으로 고품질 박막 제조는 난제로 남아있었다.
공동연구팀은 미세 유체(Microfluidic) 시스템을 도입하여 Ni3(HITP)2 나노 박막 제작 신기술을 개발했다. 공정을 두 단계 과정으로 분리해 비정질(Amorphous) 박막을 우선적으로 제작한 후 추가 공정을 통해 결정화(Crystallization)를 진행하여 이전 연구들의 한계점을 극복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유연 소재로의 활용 가능성 및 높은 투명도(최대 약 88%)를 확인해 다기능 차세대 재료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미세 유체 시스템을 활용한 이 공정은 연속적이고 일정한 용액의 공급을 기반으로 박막 제작 속도와 기판의 온도 등 다양한 변수(Parameter) 제어를 통하여 진행됐다. 특히, 미세 유체 반응기와 기판 사이에 수백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단차(Gap)를 주어 균일한 계면(Meniscus)을 형성해 일정한 용매 증발을 야기해 균일한 박막 제조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수십 나노미터 영역의 두께 제어가 가능함을 검증함과 동시에 박막 결정의 고배향성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결정의 배향성은 센서 성능과 투명 소재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박막의 성능을 향상시켜준다.
공동연구팀은 배향성을 가지는 해당 c-MOF 나노 박막을 사용해 날숨 내의 바이오마커(Biomarker)로 쓰이는 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황 (H2S) 기체만을 선택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가스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기존에 보고된 본 재료 기반 최고 성능의 가스 센서 대비 약 30.2배의 성능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가스 센서는 유연한 특성을 가지며 습한 환경에서도 높은 민감도를 보여 마스크에 적용이 가능한 점 등 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 제1 저자인 이태훈 석사, 김진오 박사, 박충성 박사과정은 "이번 연구에서 후처리 공정의 도입으로 비정질 박막에서 전도성을 가지는 높은 결정성의 박막으로 빠르고 정교하게 결정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ˮ며, "이는 고품질 나노 박막 제작에 한계점을 가지고 있던 다양한 재료에 응용 가능함을 의미하며, 이를 토대로 개발된 가스 센서는 앞서 언급한 다양한 기능을 통해 관련 산업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ˮ라고 말했다.
202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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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황 전지 성능 높일 다공성 2차원 무기질 나노소재 개발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팀이 서로 다른 크기의 기공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다공성 2차원 무기질 *나노코인을 합성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 나노코인: 동전과 같이 둥근 모양이면서 두께가 약 3나노미터인 2차원 나노 소재
연구팀의 합성기술은 다공성 무기질 소재를 동전처럼 둥글고 납작한 형상으로 제어할 수 있고, 크기 및 두께 등의 물성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원천 기술이다. 이는 리튬-황 이차전지의 분리막에 사용돼 리튬-황 전지의 성능 저하 원인으로 꼽히는 리튬폴리설파이드의 용출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성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진우 교수 연구실의 김성섭 박사(現 전북대학교 교수)가 주도하고 임원광 박사가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 2021년 9월 1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Polymer Interface-Dependent Morphological Transition toward Two-Dimensional Porous Inorganic Nanocoins as an Ultrathin Multifunctional Layer for Stable Lithium–Sulfur Batteries)
기존의 다공성 2차원 무기질 소재의 합성 방법은 기판을 이용하거나 별도의 주형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소재의 형상 원판처럼 제어함과 동시에 두께를 조절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또한, 다공성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공정을 도입해야만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용액에서 양친성 분자를 이용한 구조를 도입하려 시도했지만, 무기질 전구체의 반응을 제어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블록공중합체와 단일중합체의 고분자 블렌드의 상거동을 이용해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합성 방식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서 연구팀은 다공성 2차원 무기질 나노코인을 3나노미터(㎚) 두께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서로 섞이지 않는 단일중합체와 블록공중합체의 계면에너지가 달라짐에 따라서 나노구조의 배향과 입자의 모양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했다. 또한, 나노구조의 형성을 위해서 무기질 소재 내부에 함께 자기조립 된 블록공중합체가 제거되면서 마이크로 기공이 형성됐다.
이 합성 방법은 별도의 주형이 필요하지 않은 간단한 원팟(one-pot) 방법으로 기존의 복잡한 과정을 혁신적으로 줄여 생산력을 증대시켰다. 이를 이용해 연구팀은 다공성 2차원 알루미노실리케이트 나노코인을 차세대 전지인 리튬-황 이차전지의 분리막에 코팅해 리튬-황 전지의 성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리튬 이온 이차전지보다 약 2~3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발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고 있는 리튬-황 이차전지의 큰 문제점은 황이 충·방전 과정에서 새어나가는 현상이다. 다공성 2차원 알루미노실리케이트 나노코인은 분리막에 약 2 마이크로미터(㎛)로 얇게 코팅돼 용출되는 리튬폴리설파이드를 물리적, 화학적으로 억제했다. 나노코인의 다공성 구조는 전해질과 리튬이온은 통과시키는 반면, 리튬폴리설파이드는 필터처럼 걸러 물리적으로 막아준다. 또한 알루미노실리케이트는 고체산으로 염기성질을 가진 리튬폴리설파이드를 흡착하여 용출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서 분리막의 두께 대비 용량 향상시켜 세계 최고 수준의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의 합성기술은 블록공중합체의 분자량 및 고분자 대비 질량을 조절해 손쉽게 나노구조(넓이 및 두께)를 조절할 수 있고 다른 소재로의 확장도 가능하여 맞춤형 나노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는 "고분자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이용한 새로운 다공성 2차원 무기 소재를 합성기술이 기존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ˮ고 설명하면서 "고분자 분야와 무기 소재 합성을 잇는 연구가 실용적인 에너지 장치 성능 향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ˮ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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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숨 속 황화수소 가스 검출을 통한 구취 센서 개발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극소량의 나트륨과 백금 촉매를 금속산화물에 기능화하여 호흡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가스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가스 센서 플랫폼은 사람의 날숨에 포함된 다양한 질병과 관련된 미량의 생체지표(biomarker) 가스를 선택적으로 감지해 관련된 특정 질병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혈액 채취나 영상 촬영 없이 내뱉는 숨(호기)만으로 각종 질병 여부를 파악하는 비침습적 호흡 지문 센서 기술은 핵심 미래 기술이다. 호기 속 특정 가스들의 농도변화를 검사해 건강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구취의 생체지표 가스인 황화수소 가스와 높은 반응성을 갖는 나트륨 촉매를 금속산화물 나노섬유 감지 소재 층에 도입해 가스 선택성을 극도로 향상하고, 활성도가 좋은 백금 촉매를 추가로 기능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황화수소 감지 성능을 구현한 기술이다.
호기 가스의 성분에는 수분 외에도 아세톤, 톨루엔, 암모니아, 수소뿐만 아니라 구취의 생체지표 가스인 황화수소(hydrogen sulfide), 메틸머캅탄(methyl mercaptan), 디메틸설파이드(dimethyl sulfide)의 3종 황 화합물이 포함된다. 그중에서 황화수소 가스는 구취 환자에게서 높은 농도로 배출되는 생체지표 가스로서 상기 3종 황화합물 가스 중에서 선택적으로 감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호흡을 이용한 질병 진단은 테들라(Tedlar) 백에 포집된 날숨 가스를 소형 센서 장치로 주입한 후 수분 이내의 빠른 속도로 분석할 수 있는 비침습 진단 방법으로 최근 조명을 받고 있다. 또한, 질병 대사가 일어나는 시점에서 검출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용이하다.
하지만 생체지표 가스들은 매우 미량의 농도인 10억분의 1(ppb)에서 100만분의 1(ppm) 수준으로 호흡 속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기술의 진보가 필요하다. 호기 속 수백 종 이상의 방해 가스들 속에서 목표 가스만을 선택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저항 변화식 센서의 취약점으로 남아있다.
기존 가스 센서는 산화물 감지 소재 표면에 백금, 팔라듐 등 특정 촉매를 결합하거나 n-형 반도체식 금속산화물과 p-형 반도체식 금속산화물의 헤테로 접합 구조를 도입해 감지 특성을 높이려는 등의 시도가 있었으나 여전히 ppb 농도에서 생체지표 가스 감지 특성이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미량의 염화 나트륨(NaCl)과 백금 촉매를 전기방사를 통해 넓은 비표면적과 다공성 구조를 갖는 금속산화물 나노섬유에 결착시켜 특정 생체지표 가스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감지 소재를 개발했다. 나트륨과 백금의 복합촉매가 결착된 나노섬유 센서는 백금 촉매만 결착되거나 촉매가 결착되지 않은 센서 대비 각각 10배 및 200배 이상 감지 특성이 향상됨을 확인했다.
특히 1 ppm의 황화수소 가스에 대해 감도가 780배 수준으로 바뀌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감도 특성을 확인했고, 호기 속 방해 가스 중 반응성이 좋다고 알려진 에탄올 가스 대비 약 277배 수준의 선택도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기존에도 호흡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센서를 개발했으나 이번 기술은 가스 감지 성능 및 정확도와 신뢰도가 큰 폭으로 향상됐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초고성능의 가스 센서를 상용화된 압력센서, 온도센서, 습도센서와 결합해 간단하게 날숨을 불어넣는 것(호기 가스 직접 측정)만으로도 개개인의 호흡을 분석해 일반인도 쉽게 건강 이상을 판별할 수 있는 휴대용 복합센서 디바이스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법 기반 상용 구취 진단기를 활용한 호기 가스의 정성적 정량적 비교분석을 바탕으로 80건의 날숨 분석을 진행한 결과, 이번 복합센서 플랫폼이 86.3%의 정확도로 구취 유무를 판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구취 유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헬스케어 기기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김일두 교수는 "기존 센서에 사용되지 않은 알칼리 금속 기반 촉매를 잘 알려진 백금 촉매와 함께 도입함으로써, 질병과 연관된 생체지표 가스에 초고감도 및 고 선택성으로 반응하는 센서 소재를 구현할 수 있었다ˮ며 "감지 소재 개발에 머물지 않고 실제 센서 디바이스 구현 및 호기 가스 임상시험을 통해 높은 정확도로 구취 유무를 판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연구 결과다. 누구나 손쉽게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자가 진단 기기의 진보는 의료비 지출 상승을 막고 지속적인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ˮ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공동 제1 저자인 신하민, 김동하 박사과정(KAIST 신소재)과 정원종 전문연구원(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의 주도하에 진행됐으며, 남궁각 전문연구원(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김일두 교수(KAIST 신소재)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적인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8월호 표지 논문으로 발행될 예정이며, `미국화학학회(ACS) 위클리 프레스팩(Weekly PressPac)'에 7월 21일 자로 소개되어 전 세계 수천 명의 기자단에게 홍보됐다. 또한, 관련 기술은 국내를 포함해 유럽, 미국, 중국에 특허로 출원됐다.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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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서 작동하는 급속충전 가능한 전지 개발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강정구 교수 연구팀이 물에서 작동하는 우수한 성능의 급속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전지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전극 물질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금속 산화물보다 전도성이 좋은 *다가의 금속 황화물을 양쪽의 전극 물질로 활용했다. 그리고 표면적이 높은 메조 다공성의 전극 구조를 기반으로 높은 에너지 밀도와 고출력을 갖는 하이브리드 수계 이온 에너지 저장 소재를 구현했다.
☞*전자를 잃고 (+)전기를 띄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2+ 는 2가 이온으로 전자를 2개, 3+ 는 3가 이온으로 전자를 3개 잃어버린 상태다.
이 기술은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 및 다른 수계 배터리보다 안전성 및 경제성 등에서 우수성을 가져 급속충전이 필요한 휴대용 전자기기 및 안전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배터리 사용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정구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IF 25.245)' 2월 9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Mesoporous thorn-covered core-shell cathode and 3D reduced graphene oxide aerogel composite anode with conductive multivalence metal sulfides for high-performance aqueous hybrid capacitors)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는 대표적인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배터리 발화와 전해액 누출 같은 안정성 문제 및 리튬 광물의 높은 가격, 이온의 느린 삽입/탈리과정에 의한 낮은 출력 특성과 짧은 수명 등의 문제가 있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반면 물에서 작동하는 금속 산화물 기반 에너지 저장 소자는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고 전해질 이온이 전극 물질의 표면에서만 반응해 빠른 충전-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리튬 이온을 대체하면서 기존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전기 전도성이 낮은 금속 산화물은 충전/방전 속도 면에서 성능이 떨어졌고 질량 당 표면적이 낮아 많은 양의 이온이 반응하지 못하면서 고용량을 구현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강정구 교수 연구팀은 전도성이 금속 산화물보다 100배 정도 높은 다가의 금속 황화물을 수계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각각 양극과 음극의 전극 물질로 활용해 고용량과 고출력의 성능을 달성했다. 양극 물질로 쓰인 니켈 코발트 황화물과 음극 물질로 쓰인 철 황화물은 모두 두 개의 산화수 상태로 존재해 작동 전압 범위 내에서 더 풍부한 레독스 반응을 일으켜 고용량을 달성할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양극 물질은 표면이 가시로 둘러싸인 메조 다공성 코어-쉘 구조로 표면이 30nm(나노미터) 크기의 니켈 코발트 황화물 나노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표면적이 높고 이온 확산 통로가 풍부하게 존재해 수계 이온 기반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서 고용량과 고출력의 에너지 저장성능을 달성했다.
또한 음극 물질은 환원된 산화 그래핀이 쌓이지 않고 무질서하게 엉킨 3D 환원된 산화 그래핀 에어로젤 구조를 뼈대로 삼고 30nm(나노미터) 크기의다가의 철 황화물 나노입자들이 무수히 올려져 있는 구조로서 역시 풍부한 나노입자에 의해 활성 표면적이 높고 3D 그래핀 구조가 가지고 있는 이온 확산 통로 덕분에 높은 출력의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다.
이러한 풍부한 메조 다공성의 이온 확산 통로가 있는 구조는 전해질 이온이 빠른 속도로 전극 깊숙이 빠른 침투가 가능해 고출력의 충전-방전 속도를 나타낼 수 있어 고출력 에너지 요구에 응할 수 있다. 또한 모든 활성물질이 나노입자로 이루어져서 기존의 표면적이 낮은 금속 산화물 전극의 낮은 용량의 문제를 해결했다.
이 수계 하이브리드 저장 소자는 기존의 수계 배터리에 비해 같은 수준의 저장용량을 유지하면서 100배 이상의 높은 에너지 저장용량을 보이며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높은 빠른 출력 밀도를 보인다. 또한 고용량으로 수십 초 내 급속충전이 가능해 안전성이 요구되는 여러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 교수는 "친환경적인 이 기술은 물에서 작동해 전해액 누출 및 화재의 위험성이 없어 안전성이 뛰어나고 리튬을 이용하지 않아 저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고 활용성이 뛰어나다ˮ라고 소개하면서 "표면에서의 빠른 화학반응을 이용한 고 표면적의 전극 물질을 이용해 기존보다 높은 전력 밀도와 에너지 밀도를 갖는 시스템 구현이 가능하므로 수계 에너지 저장 장치의 상용화에 이바지할 것이다ˮ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하이브리드인터페이스기반 미래소재연구단과 수소에너지 혁신기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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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미술사 빅데이터 분석으로 회화 속 구도 변화 규명
우리 대학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 연구팀이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한승기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르네상스부터 동시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약 500년에 걸친 풍경화 1만 5천여 점을 정보이론과 네트워크 이론으로 분석해 서양 미술사 속 풍경화의 구도와 구성 비율의 점진적 변화를 수치적으로 규명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이병휘 박사과정 학생과 충북대 서민경 학생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SA, 이하 PNAS)’에 10월 117권 43호에 출판됬다. (논문명: Dissecting Landscape Art History with Information Theory, 정보이론으로 해부한 풍경화의 역사). 해당 논문은 PNAS의 In this issue 섹션에 이번 호의 대표 논문으로 선정되었고, 코멘터리와 함께 게재됐다.
화가는 그림을 그릴 때 선, 색, 형태, 모양 등 여러 가지 시각적 구성 요소들을 다양한 ‘구성 원리’를 바탕으로 조화로운 최종 작품을 완성한다. 미술사와 미학 연구자들은 작가들이 작품을 생성할 때 잠재적으로 적용한 구성 원리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는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는지, 혹은 시대나 문화적 환경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해하고자 시도해왔다. 특별히 대표적인 구성 원리중 하나인 작품구도 속 사용된 ‘비례’와 ‘비율’은 미술사가들과 미학자들의 오랜 관심사였다. 역사적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킨 사례로는 황금비(Golden ratio)가 있다. 기원전 300년 전 유클리드의 원론에 의해 처음 제시된 황금비는 1500년대 초 이탈리아의 수학자 루카 파치올리의 책을 통해 ‘신성한 비율’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적으로 소개되며 유명해졌다. 최근까지도 황금비의 미적 선호도에 관한 논란은 계속되어 왔는데, 파르테논 신전이나 밀로의 비너스 등 여러 아름다운 미술 작품 속에 황금비가 발견되었다는 대부분의 주장들은 오늘날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렇다면 미술사 속에서 화가들이 특별히 선호한 비율은 과연 존재했을까? 혹은 시대에 따라 선호한 비율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연구팀은 회화 속 색상의 공간적 배치를 특징짓는 정보이론적 분할 방법론을 적용해 서양 미술사 풍경화 역사 속에서 사용된 구도와 구성 비율을 수치화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림1 참조) *두 가지 대규모 온라인 갤러리 로부터 16세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20세기 미술까지 500년 이상의 시간에 걸친 서양 미술사 속 풍경화 1만 5천여 점을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화가들이 선호한 거시적 작품 구도와 구성 비율이 시대에 따라 일정하거나 무작위적이지 않고,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변화과정을 거쳐왔음을 확인했다.
* 온라인 시각 예술 백과사전인 위키 아트(‘WikiArt’)와 헝가리 부다베스트 물리학 컴퓨터 네트워킹 연구센터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갤러리인 웹 갤러리 오브 아트(‘Web Gallery of Art’)의 풍경화 데이터를 활용
연구팀은 먼저 정보이론적 분할 방법론을 이용해 풍경화 구도를 특징지었는데, 16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의 풍경화는 지배적인 수평 구조와 수직 구조가 함께 존재하는 ‘수평-수직’ 형태의 구도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전경-중경-후경과 같이 두 개의 수평 구조가 존재하는 ‘수평-수평’ 형태의 구도 사용이 점차 증가해 19세기 중반 이후부터는 ‘수평-수평’ 형태의 구도가 가장 지배적인 구도가 되었음을 확인했다. (그림 2 참조) 흥미롭게도 이러한 시간에 따른 구도 변화 패턴은 여러 국적에 걸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색상 사용 패턴이 급격하게 달라지는 지배적인 수평선의 위치를 기반으로 시대와 작가별로 풍경 구도를 잡는데 자주 사용한 구성 비율을 측정했는데, 선호된 구성 비율은 시간에 따라 매우 점진적이고, 부드러운 변화 과정을 보였다. 작가들의 선호한 풍경화 속 지배적인 수평선은 바로크 시대 17세기 무렵 그림의 절반 아래에 해당하는 낮은 위치에서 발견되었으나, 그 후 점차 위쪽으로 움직여 19세기 이후에는 작품 위에서부터 1/3 지점에서 가장 많은 빈도로 발견됐다. 신기하게도 1/3 구성 비율을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특징은 다양한 현대 미술 주의(ism)에 걸쳐 유사하게 발견됐는데, 이러한 발견은 미술 양식의 폭발적인 다양성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의 여러 주의들이 색채 사용과 표현 방법에선 다양성과 차별성을 추구했으나, 구도와 구성 비율의 관점에서는 유사한 사용 패턴을 보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견이다.
연구팀은 또한 네트워크 과학 방법론을 적용해 서로 유사한 구도를 적용한 작가들과 사조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분석했다. 이 작가-사조 네트워크는 크게 세 가지 거대 군집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구도 사용의 유사성만을 바탕으로 한 작가들과 사조 속 군집은 시기적으로도 근접한 시기에 활동을 보인 작가들과 사조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는 기존 알려진 개별 작가들의 생애와 개별 사조의 시간 범위를 초월하는 미술사 구도 양식 속 거대 군집이 있음을 시사한다.
정하웅 교수는 ‘이 같이 시대에 따른 깔끔하고 체계적인 서양 미술사 속 구도변화는 미술의 실제 역사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동시에 높을 확률로 그동안 미술사가들과 비평가들에 의해 평가되고 정리돼 온 주류 미술사의 편향을 나타내고 있을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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