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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있는데 AI가 못 찾는다?...데이터 바뀌어도 최신 정보 놓치지 않는다
회사 규정이 바뀌어 새 문서가 올라왔는데도 사내 AI가 예전 규정을 찾아 답한다면 어떨까. 새로운 정보가 계속 추가되고 오래된 정보가 사라지면, AI는 정답이 되는 자료가 있어도 이를 제대로 찾지 못할 수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데이터가 계속 바뀌어도 필요한 정보까지 찾아가는 ‘검색 길’을 유지해, AI가 최신 정보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찾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김민수 교수 연구팀이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삭제되는 환경에서도 높은 검색 정확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적 벡터 검색 기술인 ‘콘다(CONDA, Connectivity-Aware Dynamic Index)’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생성형 AI는 학습이 끝난 뒤 새롭게 등장한 정보를 스스로 알지 못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신 뉴스나 기업 내부 문서 등을 검색해 답변에 활용하는 ‘검색증강생성(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이 널리 쓰이고 있다.
RAG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수많은 자료 가운데 질문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검색 기술이 중요하다. 현재 많은 AI 서비스는 문서나 이미지의 의미를 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는 숫자 묶음인 ‘벡터(Vector)’로 바꾼 뒤, 의미가 비슷한 정보들을 서로 연결해 필요한 자료를 찾는다.
문제는 실제 기업이나 인터넷의 데이터는 계속 변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문서와 뉴스, 상품 정보가 들어오는 동시에 오래된 정보는 수정되거나 삭제된다. 이런 변화가 반복되면 데이터 사이에 만들어 놓은 연결망이 조금씩 끊어지는 ‘연결성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가 데이터베이스 안에 있는데도 AI가 그곳까지 찾아가지 못하면서 검색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내비게이션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도시에는 목적지가 그대로 있지만 건물이 생기고 사라질 때마다 주변 도로를 수정하다 중요한 길까지 하나씩 끊어진다면 목적지까지 찾아가기 어려워진다. AI 검색에서도 마찬가지로 정보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정보까지 찾아가는 ‘길’이 끊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CONDA는 데이터 사이의 거리뿐만 아니라, 필요한 정보까지 찾아갈 수 있도록 검색 경로가 제대로 연결돼 있는지를 함께 고려한다.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되거나 기존 데이터가 삭제돼도 중요한 연결을 유지해 특정 정보가 검색망에서 고립되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실험 결과, CONDA는 데이터가 쉴 새 없이 추가되고 삭제되는 환경에서도 기존 최신 기술 대비 검색 정확도를 최대 24.5% 높였으며, 데이터 처리 속도도 최대 1.90배 향상시켰다.
특히 연구팀은 1억 개의 데이터가 존재하는 대규모 환경에서 6시간 동안 검색과 데이터 업데이트를 동시에 수행했다. 그 결과 CONDA는 비교 기술 대비 가장 짧은 응답시간과 높은 검색 정확도를 유지해 대규모 AI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기업 내부 규정이나 업무 문서처럼 정보가 수시로 바뀌는 지식검색 시스템뿐만 아니라 최신 뉴스 검색, 상품 검색 및 추천 등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변하는 다양한 AI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외부 정보를 찾아 답변에 활용하는 RAG 환경에서 최신 정보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검색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실제 제품에도 적용된다. 김민수 교수가 창업한 인공지능 데이터 인프라 기업 그래파이(GraphAI)의 데이터베이스 제품인 ‘아카식DB(AkasicDB)’에 CONDA 기술이 적용돼 올해 4분기 상용화될 예정이다.
김민수 교수는 “검색증강생성(RAG)의 중요한 가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 미처 학습하지 못한 최신 정보를 필요한 순간 즉시 찾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연구는 데이터가 끊임없이 변하는 현실 환경에서도 인공지능이 오랜 시간 정확하게 최신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산학부 이다래 석사과정 졸업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김민수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2일 데이터베이스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인 VLDB 2026에서 발표됐다.
※ 논문명: CONDA: A Connectivity-Aware Dynamic Index for Approximate Nearest Neighbor Search over Evolving Data, DOI: 10.14778/3836663.3836694
※ 저자정보: 이다래(NAVER Corporation, 제1저자), 김민수(KAIST)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SW스타랩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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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의 흐름 읽는 AI 반도체 개발…웨어러블 기기 활용 기대
몸에 착용하는 기기가 걷는 동작과 잠깐 팔을 흔드는 동작을 구별하려면 움직임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한국 연구진은 반응 속도가 다른 반도체를 층층이 쌓아 방금 일어난 변화와 앞선 변화를 함께 읽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몸에 붙이거나 착용하는 작은 기기가 움직임과 몸의 신호를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AI시스템학과 권지민 교수 연구팀이 UNIST(총장 박종래), POSTECH(총장 김성근) 연구진과 함께 이온을 담은 소재를 단단한 얇은 막으로 만들고, 이를 이용해 반응 속도가 다른 반도체 소자를 여러 층으로 쌓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반도체는 전기를 가하면 소재 안의 ‘이온’이 움직이면서 전류의 흐름이 바뀐다. 전기를 끊어도 이온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종을 친 뒤 소리가 잠깐 남듯, 반도체에도 앞서 들어온 신호의 흔적이 잠시 남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동안 단점으로 여겨졌던 이온의 느린 움직임을 지난 신호를 알아보는 데 활용했다.
관건은 그 흔적이 남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었다. 기존에는 이온을 담는 물질이 주로 액체나 부드러운 젤이어서 반도체를 정교하게 만들고 여러 층으로 쌓기도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온을 담은 물질을 단단한 얇은 막으로 만들고, 막 속 이온의 양과 두께를 조절했다. 그 결과 신호에 빠르게 반응하는 소자와 느리게 반응하는 소자를 만들 수 있었다. 두 소자를 층층이 쌓자 하나는 방금 들어온 신호에, 다른 하나는 조금 전부터 이어진 신호에 반응했다. 짧게 남는 메모와 오래 남는 메모를 함께 읽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네 차례 들어오는 신호가 켜지고 꺼지는 순서에 따라 만들어지는 16가지 패턴을 소자가 구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측정한 소자의 반응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숫자 영상을 판별하는 시스템을 모델링했다. 그 결과 서로 다른 속도의 영상 신호에 대해 90% 이상의 검증 정확도를 얻었다. 영상 판별 결과는 실제 소자의 측정값을 적용한 모델 검증 결과다.
연구팀은 이 소자를 4인치 웨이퍼 크기로 제작하고 휘어지는 기판에도 구현했다. 소자의 전기적 특성은 제작 후 55개월에 걸친 측정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번 연구는 움직임이나 몸에서 나오는 신호처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정보를 작은 기기 안에서 처리하는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스마트워치에 적용했을 때의 성능과 소비전력 절감 효과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권지민 교수는 “이번 소자는 기존의 얇은 반도체 제작 공정으로 넓은 기판에 만들 수 있고, 여러 층으로 쌓을 수도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워치처럼 전력을 적게 써야 하는 기기에서 움직임과 몸의 신호를 읽는 AI 반도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정학순 연구교수가 제1저자로, POSTECH 노용영 교수와 KAIST 권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6월 30일 게재됐다.
※ 논문명: Monolithic 3D-Integrated All-Solid Ion-Gated Carbon Nanotube Transistors With Tunable Ionic Conductance for Multi-Timescale Reservoir Computing, DOI: 10.1002/adma.202523703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 및 우수신진연구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초격차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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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배운 풀이 기억…스마트폰 AI가 비슷한 문제 스스로 푼다
어려운 문제를 풀 때마다 전문가에게 다시 묻는 대신, 한 번 배운 풀이를 공책에 적어두고 비슷한 문제에 활용하는 AI 기술이 나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스마트폰 속 소형 AI가 서버의 대형 AI에게서 얻은 지식을 기기에 쌓아두고 재사용하도록 해,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서버 호출을 평균 55.61% 줄였다. 비슷한 문제를 만날수록 서버에 덜 의존하고 더 빠르게 판단하는 모바일 AI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기기의 소형 AI와 서버의 대형 AI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기기-서버 협업 기술 ‘CURE(Cumulative Knowledge Reuse, 누적 지식 재사용)’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는 계산 능력과 메모리가 제한돼 가벼운 소형 AI 모델을 주로 사용한다. 소형 모델은 간단한 문제는 빠르게 처리하지만, 복잡하거나 낯선 이미지를 구분할 때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모든 문제를 고성능 서버의 대형 AI에 맡기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지만, 데이터를 보내고 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통신량과 서버 연산량도 늘어나 이용자의 대기 시간과 서비스 운영 비용이 커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기의 소형 AI가 먼저 판단하고 어려운 문제만 서버로 보내는 협업 방식이 연구돼 왔다. 그러나 기존 방식은 서버에서 받은 답을 그때만 사용하기 때문에, 비슷한 문제가 다시 들어와도 서버에 같은 도움을 반복해서 요청해야 했다. 마치 학생이 어려운 문제의 답을 듣고도 기록해 두지 않아, 같은 유형의 문제를 만날 때마다 다시 물어보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서버가 알려준 답을 일회성으로 사용하지 않고, 기기가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지식으로 축적하는 데 주목했다.
CURE는 먼저 기기의 소형 AI가 입력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 해결하기 어렵다면 기기에 저장된 서버 지식을 활용하고, 저장된 지식으로도 부족할 때만 서버에 도움을 요청한다. ‘혼자 풀기→배운 내용 찾아보기→전문가에게 묻기’의 3단계로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소형 AI가 사진 속 특정 차종을 구분하지 못하면 서버의 대형 AI에 답을 요청한다. 이때 CURE는 서버의 판단 결과와 이미지의 특징을 기기의 지식 저장소에 반영한다. 이후 비슷한 차종의 사진이 들어오면 앞서 저장한 지식을 참고해 서버에 다시 묻지 않고 기기에서 직접 판단한다.
특히 CURE는 서버가 처리한 사진을 하나씩 그대로 저장하지 않는다. 여러 사진이 공유하는 특징과 서로 다른 점을 요약해 지식으로 보관한다. 자동차 사진을 통째로 외우는 대신 차체 모양이나 전조등처럼 차종을 구분하는 핵심 특징을 정리해 두는 것과 같다. 이를 통해 이전에 본 사진뿐 아니라 처음 접하는 유사한 사진을 판단할 때도 축적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미지와 글을 함께 이해하는 ‘비전-언어 모델’을 이용해 CURE의 성능을 검증했다. 비전-언어 모델은 사람처럼 이미지를 보고, 그 내용을 언어와 연결해 이해하는 AI다.
기기용 소형 모델로는 MobileCLIP2를, 서버용 대형 모델로는 18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EVA-CLIP을 사용했다. 매개변수는 AI가 학습 과정에서 익힌 정보를 담고 있는 내부 수치로, 사물을 구분하고 관계를 판단할 때 활용하는 ‘판단 기준’과 같다.
다양한 이미지 분류 데이터셋을 이용한 실험에서 CURE는 모든 입력을 대형 서버 모델로 처리하는 방식에 근접한 정확도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서버의 지식을 축적하지 않는 기존 기기-서버 협업 방식보다 서버 호출 횟수를 평균 55.61% 줄였다.
처리 속도는 기존 기기-서버 협업 방식보다 최대 2.80배 빨랐으며, 모든 입력을 서버로 보내는 방식보다 최대 3.67배 빨랐다. 서버에 묻는 횟수를 줄여 데이터를 주고받고 답을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한 결과다.
CURE는 소형 모델과 서버 모델을 별도로 다시 학습시키지 않고도 적용할 수 있다. 기존 AI 모델은 그대로 두고 서버에서 얻은 지식을 담는 별도의 저장소를 붙이는 방식이어서, 다양한 AI 모델과 서비스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 기술은 모바일 사진 인식과 이미지 검색 등에서 반복적인 데이터 전송과 서버 연산을 줄여 이용자의 대기 시간과 서비스 운영 부담을 낮추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제한된 기기 자원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야 하는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에도 응용할 수 있다. 특히 통신이 느리거나 불안정한 환경에서 로봇이 서버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이전에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더 많은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실제 적용 효과는 기기의 성능과 저장 공간, 통신 환경, 입력 데이터의 특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다양한 기기와 환경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이재길 교수는 “CURE는 기기의 소형 AI가 서버에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묻지 않고, 한 번 얻은 지식을 기억해 다시 활용하도록 한 기술”이라며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통신 부담과 응답 시간을 줄여 스마트폰과 로봇, 웨어러블 등 다양한 기기에서 고성능 AI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정보전자연구소 이영준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Amazon 김도영 연구원, LG AI연구원 강준혁 연구원,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송환준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8일부터 12일까지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컴퓨터 비전 분야 주요 국제학술대회 ‘유럽컴퓨터비전학회(ECCV 2026, European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에서 10일 발표됐다.
※ 논문명: CURE: Cumulative Knowledge Reuse for Efficient Device-Server Hybrid Inference in Vision-Language Models, DOI: https://doi.org/10.1007/978-3-032-37627-5_21
※ 저자정보: 이영준 박사후연구원(KAIST 정보전자연구소, 제1저자), 김도영 연구원(KAIST 졸업, 현 Amazon, 공동저자), 강준혁 연구원(KAIST 졸업, 현 LG AI연구원, 공동저자), 송환준 교수(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공동저자), 이재길 교수(KAIST 전산학부, 교신저자)
※ 관련 영상 링크: https://drive.google.com/file/d/1oIn-eYW4IEI_dOFWeTeaDotf1IBDjRLt/view?usp=share_link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사람중심인공지능핵심원천기술개발사업’ 중 ‘AI학습능력개선기술개발’ 과제(과제번호 RS-2022-II220157)의 지원 등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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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종류 달라도 ‘전기 잘 통하게’…AI 반도체 더 작고 효율적으로
더 작고 전기를 덜 쓰는 AI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우리 대학 공동 연구진이 원자 몇 개 두께의 초박막 반도체에서 전기가 잘 드나들지 못하던 문제를 하나의 소재로 해결했다. 앞으로 반도체를 더 얇게 만들고 여러 층으로 쌓아 성능을 높이는 차세대 AI·저전력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서준기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중국 베이징 계산과학연구센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박종래), 삼성전자 연구진과 공동으로 이셀레늄화주석(SnSe2)이라는 하나의 소재를 이용해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초박막 반도체에 모두 전기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범용 반데르발스 터널링 주입기’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트랜지스터는 전기를 흐르게 하거나 막는 ‘초소형 스위치’다. 스마트폰부터 컴퓨터, AI 반도체까지 거의 모든 반도체 칩에는 수많은 트랜지스터가 들어간다. 트랜지스터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전자가 움직여 전기를 전달하는 ‘n형’과, 전자가 빠진 빈자리인 ‘정공’이 움직여 전기를 전달하는 ‘p형’이다. 실제 반도체 칩에서는 이 두 종류를 짝지어 사용해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빠르게 작동하도록 하는데, 이를 CMOS(상보형 금속산화물반도체) 방식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반도체를 더 작게 만들고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두께가 원자 몇 개 수준에 불과한 ‘2차원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매우 얇아 여러 층으로 쌓을 수 있어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소자를 넣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얇은 반도체에 전기를 원활하게 넣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처럼 금속 전극을 직접 붙이면 제조 과정에서 반도체가 손상되거나, 전자나 정공이 지나가기 어려운 장벽이 생길 수 있다.
아무리 빠른 고속도로를 만들어도 진입로가 막히면 자동차가 제대로 들어갈 수 없는 것과 같다. 초박막 반도체에서는 이 ‘전기가 드나드는 입구’가 성능을 높이는 데 중요한 걸림돌이었다. 게다가 n형과 p형은 필요한 조건이 달라 각각에 맞는 전극을 따로 사용해야 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이셀레늄화주석(SnSe2) 하나로 해결했다. 이셀레늄화주석은 주석(Sn)과 셀레늄(Se)으로 이루어진 얇은 층상 소재다. 다른 반도체와 강한 화학결합을 하는 대신 원자 사이의 약한 인력인 ‘반데르발스 힘’으로 포개지듯 맞닿기 때문에, 원자 수준으로 얇은 반도체의 손상을 줄이면서 매끄러운 접촉면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이셀레늄화주석은 연결되는 반도체에 따라 전자나 정공이 지나가기 좋은 길을 다르게 만들어준다. p형 이셀레늄화텅스텐(WSe2)에서는 높은 에너지 장벽을 넘어가지 않고 마치 터널을 통과하듯 지나가는 ‘밴드 간 터널링’이 일어나고, n형 이황화몰리브덴(MoS2)에서는 전기장을 이용해 전자가 지나가야 할 장벽을 얇게 만들어 터널링을 유도한다.
쉽게 말해 지금까지 n형과 p형에 각각 다른 진입로가 필요했다면, 이번에는 이셀레늄화주석 하나가 두 종류 모두에 맞는 ‘공용 진입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실제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이셀레늄화주석을 적용한 p형 WSe2 트랜지스터는 기존 니켈 전극을 사용한 소자보다 최대 구동 전류가 1,00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트랜지스터를 켰을 때 흘려보낼 수 있는 최대 전류가 그만큼 크게 늘어났다는 의미다.
n형 MoS2 트랜지스터도 전류를 켜고 끄는 성능이 개선돼 ‘온·오프 전류비’가 10억(109) 이상을 기록했다. 스위치를 켰을 때는 전기가 잘 흐르고, 껐을 때는 거의 흐르지 않도록 뚜렷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n형과 p형 트랜지스터를 결합한 실제 반도체 회로의 기본 구조인 ‘CMOS 인버터’도 제작해 반복적인 전기 신호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n형과 p형에 각각 다른 전극을 사용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소재로 두 종류의 초박막 반도체 모두에 전기를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향후 대면적 제조와 집적 공정 기술이 더해지면 원자 수준으로 얇은 2차원 반도체를 아파트처럼 여러 층으로 쌓아 같은 공간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는 3차원 반도체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같은 크기에서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하면서 전력 소모는 줄이는 차세대 AI 반도체와 초저전력 전자기기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준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층 2차원 반도체에서 전하가 드나드는 가장 까다로운 관문을 한 종류의 소재로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향후 직접 성장과 대면적 공정 기술이 더해지면 저전력 2차원 CMOS 집적회로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조한빈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연세대학교 고경민 교수와 KAIST 서준기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8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A Universal van der Waals Tunneling Injector for Monolayer CMOS, DOI: 10.1002/adma.74597
※ 저자 정보: 조한빈(KAIST, 제1저자), 고경민(연세대학교, 공동교신저자), 서준기(KAIST, 공동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신진산학연구과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우수신진연구사업 및 개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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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시아·메타 ‘하나의 칩처럼 움직이는 AI 데이터센터 (AI DC)’ 구조 제시
우리 대학에서 축적된 반도체·컴퓨터 시스템 연구가 교원 창업을 거쳐 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와의 협력으로 확장되며 차세대 AI 데이터센터(AI DC)의 새로운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CPU·AI 가속기·메모리를 하나로 묶어 데이터센터 전체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칩’처럼 움직이도록 하는 구조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와 교원창업기업인 팹리스(fabless,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파네시아 연구진이 메타 연구진과 함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구조를 제시한 리뷰 논문을 네이처(Nature)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리뷰 일렉트리컬 엔지니어링(Nature Reviews Electrical Engineering, NREE)’에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KAIST에서 시작된 연구가 교원 창업을 통해 실제 반도체 기술로 발전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연구로 이어져 미래 AI 데이터센터의 기술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창업–산업–글로벌 협력으로 이어지는 KAIST 연구·창업 생태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배충식 KAIST 총장이 추진하는 5대 혁신 전략 가운데 연구성과를 산업과 창업으로 연결하는 ‘Beyond Laboratory’와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는 ‘Beyond KAIST–Global Connect’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KAIST의 연구성과가 창업을 통해 산업으로 이어지고, 다시 세계적인 기업과의 협력으로 확장돼 미래 기술의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사례”라며 “KAIST는 연구와 창업, 산업과 세계를 연결해 우리 기술이 글로벌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생성형 AI와 초거대 AI가 발전하면서 AI 연산에 수백~수천 개의 가속기(AI의 대규모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반도체)를 동시에 사용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가속기를 많이 연결한다고 무조건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러 사람이 한 줄로 물건을 전달할 때 한 사람만 늦어도 전체 작업이 밀리는 것처럼, 일부 가속기의 데이터 전달이 늦어지면 전체 AI 연산도 느려질 수 있다. 따라서 개별 반도체의 성능뿐 아니라 수많은 가속기와 메모리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KAIST 정명수 교수와 파네시아·메타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CXL(Compute Express Link, CPU·가속기·메모리를 빠르게 연결하고 자원을 공유하는 국제표준 기술)을 활용해 CPU와 AI 가속기, 메모리를 하나로 묶고 이를 데이터센터 전체로 확장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여러 컴퓨터가 네트워크를 통해 협업하는 방식이라면, 이번 구조는 서버 간 경계를 낮춰 CPU·가속기·메모리를 긴밀하게 연결한다. 데이터센터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움직이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엔비디아의 NVLink나 UALink 등도 여러 가속기를 빠르게 연결하지만 주로 랙(rack, 여러 서버와 장비를 층층이 설치하는 구조) 내부 연결에 초점을 둔다. 반면 이번 구조는 가속기뿐 아니라 CPU와 메모리까지 CXL로 연결하고 그 범위를 데이터센터 전체로 확대한다.
연구진이 제시한 구조에서는 하나의 연결 영역에 최대 960개의 가속기를 연결할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행 NVLink 기반 랙보다 약 13배 큰 규모다.
데이터 이동 시간도 기존 네트워크 기반 구조의 마이크로초(μs, 100만분의 1초) 수준에서 수백 나노초(ns, 10억분의 1초)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이러한 작은 지연도 반복되면 전체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운영도 유연해질 수 있다. CPU·가속기·메모리를 각각의 자원처럼 연결해 문제가 생긴 부품만 교체하거나, 남는 연산·메모리 자원을 필요한 곳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연구는 AI 데이터센터의 기본 단위를 ‘서버’에서 ‘데이터센터 전체’로 확장하는 설계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수많은 컴퓨터의 집합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데이터센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작동하도록 하는 개념이다.
이번 연구가 게재된 NREE의 리뷰 논문(review article, 특정 분야의 주요 연구와 기술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논문)은 학술지 측이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직접 집필을 요청하는 초청 방식으로 기획된다.
이번 논문에서 KAIST 정명수 교수와 파네시아 연구진은 메타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연구진과 함께 CXL 기술의 발전 현황을 분석하고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의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정 교수 연구진은 KAIST에서 CXL 기반 컴퓨터 시스템과 반도체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으며, 창업 이후에는 관련 핵심 기술을 실제 반도체 칩으로 제작해 작동을 검증하는 등 연구성과의 실용화를 이어가고 있다.
정명수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겸 파네시아 대표는 “AI가 거대해질수록 개별 가속기의 성능만큼 수많은 가속기와 메모리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CXL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전체를 하나의 컴퓨팅 시스템처럼 동작시키는 차세대 AI 인프라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논문명: One-Chip-Like Datacenter Design Enabled by CXL-Based Scale-Up Fabrics, 논문원본: https://www.nature.com/articles/s44287-026-00315-5
한편 이번 연구는 네이처 리뷰 일렉트리컬 엔지니어링(Nature Reviews Electrical Engineering)에 8월 10일 게재됐다.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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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업무비서 실수해도 ‘처음부터 다시’ 없다…틀린 곳만 고친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을 찾아줘.” AI가 회사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존재하지 않는 항목을 잘못 사용하면 검색이 실패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작은 오류 하나에도 검색 명령 전체를 다시 만들어야 했지만, 우리 대학 연구진이 틀린 부분만 찾아 바로잡는 기술을 개발했다. AI의 데이터 검색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어 기업의 ‘AI 업무비서’ 활용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김민수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일상적인 질문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는 컴퓨터 명령어인 SQL(Structured Query Language)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찾아 수정하는 기술 ‘세이프큐엘(SafeQL)’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최근에는 “지난해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품은?”, “재고가 부족한 상품은?”처럼 일상적인 말로 질문하면 AI가 이를 SQL로 바꿔 회사의 매출·고객·재고 자료를 찾아주는 ‘Text-to-SQL’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복잡한 컴퓨터 명령어를 몰라도 말이나 글로 질문해 필요한 데이터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문제는 AI가 검색 명령을 만들면서 데이터베이스에 실제로 없는 테이블이나 항목의 이름을 잘못 사용하거나, 자료를 잘못 연결하는 등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SQL이 실행되지 않아 AI가 필요한 데이터를 가져오지 못한다.
기존에는 이런 작은 오류 하나에도 오류 내용을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기반인 대형언어모델(LLM)에 다시 보내 검색 명령 전체를 새로 만들게 했다. 보고서에서 단어 하나가 틀렸다는 이유로 문서 전체를 다시 쓰는 것과 비슷하다. 이미 맞았던 부분까지 달라지거나 새로운 오류가 생길 수 있고, AI를 반복해서 사용하는 만큼 비용과 시간도 늘어난다.
SafeQL은 이 방식을 바꿨다. AI에게 검색 명령 전체를 다시 만들게 하는 대신, 데이터베이스가 알려주는 오류와 실제 저장된 정보를 이용해 어디가 잘못됐는지 찾아 해당 부분만 고친다. 존재하지 않는 테이블이나 항목을 사용했는지 확인하고, 빠진 자료의 연결이나 잘못 사용한 함수·검색값 등도 찾아 수정한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데이터베이스에서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여러 수정안 가운데 원래 AI가 만든 명령과 가장 가까운 답부터 찾아가는 ‘안전 질의 공간(Safe Query Space)’ 방식을 설계했다. 쉽게 말해 가능한 수정안을 모두 확인하는 대신, 제대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은 답부터 골라 확인하는 방식이다. 맞지 않는 후보를 미리 제외해 수정에 필요한 시간도 줄였다.
또한 SafeQL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공개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프로그램인 PostgreSQL 내부에 구현해 복잡한 명령에서도 오류가 발생한 위치를 정확하게 찾도록 했다. 틀린 부분만 고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LLM을 다시 사용하도록 해 불필요한 AI 사용도 줄였다.
연구팀은 전 세계 연구자들이 AI의 데이터베이스 검색 능력을 비교하는 데 널리 사용하는 BIRD와 Spider 벤치마크를 통해 SafeQL의 성능을 검증했다.
특히 BIRD 벤치마크 평가에서 SafeQL은 AI가 처음 만든 SQL의 실행 오류를 최대 87.4% 해결했으며, 원하는 답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실행 정확도도 기존 최고 기술보다 최대 5.8%포인트 높였다. 검색 명령 전체를 AI에게 다시 만들게 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하면 토큰 사용량은 최대 15.1배 줄이고, 오류 수정 시간은 최대 29.6배 단축했다.
SafeQL은 많은 데이터 요청을 처리하는 기업에서 특히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매출·고객·재고 등 사내 데이터를 찾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도 검색 명령 전체를 다시 만들지 않고 잘못된 부분만 빠르게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AI 운영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기업 데이터를 보다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AI 에이전트’ 기반 업무 자동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수 교수는 “기업에서 AI가 실제 업무를 맡으려면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SafeQL은 AI가 검색 과정에서 실수하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하는 대신 틀린 부분만 바로잡아 오류와 비용, 시간을 함께 줄이는 기술로, 신뢰할 수 있는 AI 업무 자동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산학부 이건호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김민수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9월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데이터베이스 분야 국제학술대회 VLDB(International Conference on Very Large Data Bases)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 논문명: SafeQL: Search-based Refinement for Safe and Efficient LLM-based Text-to-SQL, DOI: 10.14778/3819518.3819545
※ 저자정보: 이건호(KAIST, 제1저자), 김민수(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은 한국연구재단(NRF)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SW스타랩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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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설계해줘”... 소버린 바이오 AI 'K-Fold' 공개
“이 단백질에 잘 결합하는 신약 후보를 설계해줘.”
연구자가 AI에게 이렇게 요청하면 AI가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고, 어떤 물질이 잘 결합할지 분석해 유망한 신약 후보를 설계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단백질 구조 예측을 수행하는 바이오 AI 모델 ‘K-Fold(케이폴드)’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주관기관으로 ‘팀 KAIST’를 구성하고, 차세대 바이오 AI 모델 ‘K-Fold’를 공개했다고 28일 밝혔다.
‘팀 KAIST’는 화학과 김우연 교수가 연구를 총괄하고, 김우연 교수 그룹과 김재철AI대학원 황성주·안성수 교수 그룹 연구원들이 AI 모델 개발을, 생명과학과 오병하·김호민·이규리 교수가 단백질 데이터 구축과 검증을 담당한다. KAIST 교원창업기업 히츠(HITS)는 K-Fold를 연구자가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웹 기반 AI 연구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과 연계해 서비스로 구현했다. K-Fold의 성과 확산과 산업계 활용 촉진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바이오협회가 맡는다.
K-Fold의 가장 큰 특징은 신약 개발에 필요한 단백질과 약물의 ‘결합’을 AI로 예측한다는 것이다.
신약을 개발하려면 먼저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이 어떤 모양인지 파악하고, 수많은 물질 가운데 어떤 것이 그 단백질에 잘 붙어 원하는 작용을 하는지 찾아야 한다. K-Fold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 약물 후보가 단백질의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결합할지까지 미리 계산해 유망한 후보를 빠르게 찾도록 돕는다.
단백질 하나의 구조만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단백질과 단백질, 단백질과 약물 후보 물질, DNA·RNA 등 여러 생체분자가 서로 만났을 때 어떤 구조를 만드는지까지 예측할 수 있다.
성능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지난 3월 과제 단계평가에서 K-Fold의 분자 복합체 구조 예측 정확도는 구글 딥마인드의 AlphaFold3(알파폴드3)에 근접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이 8월 자체 수행한 성능평가에서는 일부 평가 항목에서 기존 글로벌 모델보다 높은 성능도 확인했다.
특히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의 주요 신약 표적인 G-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와 인산화효소(Kinase),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직접 제거하는 새로운 신약 기술인 표적단백질분해(TPD) 분야에서 약물이 표적 단백질에 어떻게 결합하고 작용하는지를 예측하는 데 높은 성능을 보였다.
구조 예측 속도도 크게 높였다.
기존 단백질 구조 예측 AI는 구조를 계산하기 전에 비슷한 단백질의 서열 정보를 대량으로 찾아 비교하는 복잡한 사전 작업이 필요했다. K-Fold는 이러한 과정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사전 계산 단계를 없애고, 기존 모델 대비 구조 예측 속도를 최대 25배 높였다.
이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신약 후보를 살펴볼 수 있다는 의미다. 구조 예측에 필요한 시간과 컴퓨팅 자원을 줄이면서 수많은 후보 가운데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빠르게 골라내 연구자가 실제 실험할 대상을 좁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핵심 기술을 우리 스스로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소버린 AI’ 역량에 달려 있다”며 “K-Fold는 국내 독자 AI 기술을 바이오와 결합해 세계 수준의 기술에 도전하고, 실제 신약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연결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KAIST는 앞으로도 AI 원천기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해 대한민국의 AI 기술 주권과 미래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K-Fold를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연구자가 웹에서 대화하듯 사용할 수 있는 AI 연구 서비스로 구현했다.
KAIST 교원창업기업 히츠의 멀티에이전트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에 K-Fold를 탑재해 별도의 고성능 컴퓨터를 직접 구축하거나 복잡한 AI 프로그램을 다루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연구자가 “이 단백질에 강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설계해줘”라고 요청하면 AI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결합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설계한 뒤 계산을 통해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이 암 표적 단백질에 적합한 펩타이드 후보를 찾아줘”라고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쉽게 말해 연구자가 직접 여러 프로그램을 옮겨 다니며 구조를 계산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대신, AI에게 연구 목표를 말하면 필요한 분석과 설계를 차례로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하이퍼랩은 이를 위해 구조 예측과 약물 설계, 유전체·단백질 등 생명과학 데이터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120여 개의 계산 도구와 160여 개의 전문 기능을 갖췄다. 또한 100여 개의 전문 데이터베이스와 대규모 지식그래프를 연결해 필요한 연구 정보를 찾아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 질문을 이해하고 필요한 도구를 선택해 구조를 예측하고, 결과를 분석한 뒤 다시 설계를 개선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연구자를 돕는 ‘AI 공동연구자(Co-Scientist)’를 지향한다.
바이오 AI는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미국·영국·중국의 글로벌 빅테크와 주요 연구기관들이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K-Fold 개발은 바이오 AI 핵심 기술을 해외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고 국내 기술로 확보해 실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소버린 바이오 AI’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성과는 지난 6월 23일 열린 ‘2026 한국생체분자과학연합학술대회’에서 김우연 교수가 ‘에이전틱 AI 기반 생성형 신약 설계(Generative Drug Design Powered by Agentic AI)’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처음 공개했다.
김우연 KAIST 화학과 교수는 “K-Fold는 기존 모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AI 구조를 적용해 기존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개발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AI를 연구자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과학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팀 KAIST’ 컨소시엄은 K-Fold를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며, 하이퍼랩은 국내외 연구자를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제공한 뒤 올해 안에 단계적으로 상용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Fold의 산업 현장 확산을 위한 교육도 본격화됐다. 8월 27일 한국바이오협회 온라인 교육에는 85명이 참여했으며, 9월 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진행하는 온·오프라인 교육에는 현재 118명이 신청했다. 교육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K-Fold 활용법과 신약 설계 적용 사례를 소개해 소버린 바이오 AI의 산업 현장 도입을 지원한다.
※ 관련 사이트: HyperLab Co-Scientist: https://hyperlab.ai/features-co-scientist
K Fold-하이퍼랩 3.0 소개영상: https://drive.google.com/file/d/1MxhZr-C3pQdIVn1EP44hQICj8G70is3_/view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차세대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 K-Fold 개발’ 과제(PJT-25-100009) 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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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전용 통로’로 3차원 메모리 난제 풀었다…AI 반도체 성능 높이고 전력 낮춘다
AI가 똑똑해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처럼 반도체를 계속 작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반도체를 위로 쌓는 3차원 구조의 약점까지 해결하면서, AI 반도체의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낮출 새로운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권지민 교수 연구팀이 UNIST(총장 박종래),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등 국내 연구진과 공동으로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ertical Channel Transistor, VCT)의 결함을 줄이고 성능과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다층 층간 절연막 구조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컴퓨터의 주기억장치로 사용되는 DRAM은 컴퓨터가 작업 중인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해 빠르게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메모리다. 지난 수십 년간 DRAM은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여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력 소모를 낮추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반도체를 평면에서 계속 작게 만드는 방식은 점차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소자를 옆으로만 줄이는 대신 위로 쌓아 올려 집적도를 높이는 3차원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좁은 땅에 단층 주택을 계속 촘촘하게 짓는 대신 고층 아파트를 세워 더 많은 가구를 수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가운데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는 전류가 흐르는 길인 ‘채널’을 기존의 수평 방향이 아닌 수직 방향으로 만든 소자다. 이를 활용하면 제한된 면적에 더 많은 소자를 배치할 수 있어 고집적 메모리 구현에 유리하다.
특히 채널 소재로 산화물 반도체(Oxide Semiconductor)를 사용하면 전류가 새어나가는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전력 소모가 적은 차세대 메모리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바로 ‘산소 공공(Oxygen Vacancy)’이다. 이는 산화물 반도체에서 원래 산소 원자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벽돌담에서 벽돌 몇 장이 빠지면 벽 전체가 불안정해지는 것처럼, 이러한 빈자리가 많아지면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이 달라져 소자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산소를 무작정 많이 공급할 수도 없다. 부족한 산소를 채우려다가 산소가 금속 전극까지 이동하면 전극이 산화돼 오히려 소자의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산소가 필요한 곳에는 보내고, 필요하지 않은 곳에는 가지 못하도록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화규소/이산화규소/질화규소(SiN/SiO₂/SiN)로 구성된 새로운 다층 층간 절연막을 개발했다. 층간 절연막은 반도체 내부의 여러 소자와 배선 사이를 전기적으로 분리하는 막으로, 쉽게 말해 아파트의 층과 층 사이를 나누는 바닥과 천장 같은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절연막을 단순히 전기를 차단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산소의 이동까지 조절하는‘산소 터널(Oxygen Tunnel)’로 활용했다.
마치 복잡한 건물 안에서 사람이 아무 곳으로나 돌아다니지 않고 정해진 통로를 따라 필요한 장소로 이동하도록 동선을 설계한 것과 같다. 산소가 필요한 산화물 반도체 쪽으로는 이동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산화되면 안 되는 전극 쪽으로는 이동을 억제한 것이다. 그 결과 산화물 반도체 내부의 빈 산소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우면서도 전극의 불필요한 산화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류 흐름과 데이터 유지 시간(Retention Time)을 달성했다. 데이터 유지 시간이란 메모리가 저장된 정보를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내구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소자에 1,000만 회(10⁷) 이상의 가혹한 동작 스트레스를 가한 뒤에도 문턱전압(트랜지스터가 켜지기 시작하는 기준 전압)의 변화는 50밀리볼트(mV) 이하에 그쳤다. 이는 수많은 반복 동작에도 소자의 특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높은 메모리 동작 안정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실리콘(Si) 기반 CMOS 반도체와 새로운 산화물 반도체를 하나로 결합하는 기술도 구현해 시스템 성능을 평가했다. CMOS는 현재 대부분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반도체를 구성하는 기본 회로 기술이다.>
이번 기술은 향후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컴퓨트 인 메모리(Compute-in-Memory, CIM)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컴퓨터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와 계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가 분리돼 있어 연산할 때마다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주방에 있는 재료를 요리할 때마다 멀리 떨어진 조리실로 옮겼다가 다시 가져오는 것과 같다. AI처럼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 이동 과정에서 시간과 전력이 많이 소모된다.
컴퓨트 인 메모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가 저장된 메모리 내부 또는 가까운 곳에서 연산까지 수행하는 기술이다. 재료가 있는 곳에서 바로 요리하는 셈이어서 데이터 이동을 줄이고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처럼 저전력 산화물 반도체와 기존 실리콘 회로를 3차원으로 결합하면, 좁은 면적에 더 많은 메모리와 연산 기능을 넣을 수 있어 AI가 대규모 데이터를 더 빠르고 적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지민 교수는 “고층 건물을 높이 지으려면 층수를 늘리는 것만큼 건물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듯, 3차원 반도체도 많이 쌓으면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기술은 AI 연산 속도를 높이면서 전력 소모는 줄이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구현호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용우 박사, 정학순 박사, 권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UNIST, 연세대학교, 한국화학연구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서울대학교 연구진도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5월 20일 게재됐으며, 연구의 학술적 중요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 Oxygen-Tunnel Indium Tin Oxide Vertical Channel Transistors with Enhanced Current Density and Reliability for Monolithic 3D Compute-in-Memory Systems DOI : https://doi.org/10.1002/adfm.202531989
※ 저자 정보 : 구현호 (KAIST, 제1 저자) 및 이용우 (KAIST, 교신저자), 정학순 (KAIST, 교신저자), 권지민 (KAIST, 교신저자), 정회창 (UNIST, 공동저자), Yanfeng Zhao (UNIST, 공동저자), 양희수 (UNIST, 공동저자), 박민호 (UNIST, 공동저자), 이현진 (UNIST, 공동저자), 백승훈 (UNIST, 공동저자), 송민주 (UNIST, 공동저자), 김정환 (UNIST, 공동저자), 조영민 (KAIST, 공동저자), 박현진 (한국화학연구원, 공동저자), 김문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공동저자), 김재준 (서울대학교, 공동저자), 이규호 (연세대학교, 공동저자), 김병조 (UNIST, 공동저자)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 및 우수신진연구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방송통신산업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초격차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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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1천만 뉴스 댓글서 ‘외국발 여론 흔들기’ 찾는 AI 기술 개발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온라인 갈등 뒤에 조직적인 여론 개입이 숨어 있다면 어떨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20년간 축적된 1억 1,000만 건의 뉴스 댓글을 AI로 분석해,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으로 의심되는 흔적과 그 판단 근거까지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 전산학부 차미영 교수(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단장 겸임), 오혜연 교수 공동연구팀이 막스플랑크 연구소 토르스텐 홀츠 교수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온라인 뉴스 댓글에서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으로 의심되는 패턴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그 판단 근거까지 제시하는 ‘설명 가능한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특정 세력이 댓글이나 게시물을 조직적으로 확산해 사람들의 인식이나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활동을 ‘온라인 영향력 공작’이라고 한다. 기존 AI 탐지 기술은 특정 계정을 의심 계정으로 분류하더라도 “왜 이 계정을 의심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앞서 식별한 외국 연계 계정 70개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 계정들과 연관되거나 같은 기사에 반복적으로 댓글을 작성한 계정들을 추적해 2006년부터 2025년까지 20년간 네이버 뉴스에 작성된 약 1억 1,000만 건의 댓글을 분석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AI는 댓글을 단계적으로 분석한다. 먼저 작성자가 외국과 연계됐다고 의심할 만한 표현이나 맥락이 있는지를 살피고, 이어 도덕적 비난이나 맹목적 찬양처럼 사회적 양극화를 키울 수 있는 감정이 나타나는지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감정이 어느 국가나 대상을 향하는지 파악한다.
특히 이번 기술의 핵심은 AI가 단순히 ‘의심스럽다’는 결과만 내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AI가 판단을 내리는 데 근거가 된 댓글 속 표현을 함께 제시해 사람이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계정의 활동 빈도와 활동 기간, 다른 의심 계정과의 활동 연관성 등 다양한 행동 패턴을 함께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네이버 뉴스 이용자 약 400만 명 가운데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이 의심되는 계정 2만 3,998개를 식별했다. 분석 과정에서는 이들 의심 계정의 활동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도 발견됐다. 특정 정치 진영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기보다는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과 대립을 증폭시키는 방향의 메시지가 두드러진 것이다.
실제로 대중의 호응을 많이 얻은 상위 10개 표적 가운데 7개가 국내 유명 정치인으로 나타났다.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집중되지 않고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전·현직 대통령과 대선 후보, 정당 등이 폭넓게 대상이 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을 단순히 ‘어느 정치 세력을 지지하는가’의 관점만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정 진영을 직접 지원하기보다 기존의 정치적 갈등을 자극해 사회적 불신과 양극화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온라인 영향력 활동을 계정 단위의 단순 분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어떤 메시지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지를 AI가 찾아내고 그 판단 근거까지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이 기술은 선거 또는 국가적 위기처럼 사회적 관심과 갈등이 급격히 높아지는 시기에 활용될 수 있다. 포털과 모니터링 기관이 대규모 댓글 가운데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할 계정이나 메시지를 AI로 선별하고, 전문가가 AI가 제시한 근거를 검토해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다. 다만 연구팀은 AI가 의심 계정을 자동으로 차단하거나 제재하는 방식보다 전문가의 판단을 지원하는 ‘설명 가능한 콘텐츠 관리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재 교수는 “2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의심 계정들은 외국을 직접 찬양하기보다 한국과 국내 정치인을 비난하며 갈등을 키우는 패턴을 보였다”며 “선거 등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는 시기에 우선 검토해야 할 메시지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혜연 교수는 “AI가 댓글의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 갈등을 유발하는 감정과 계정의 조직적인 행동 패턴까지 함께 분석했다”며 “갈수록 교묘해지는 온라인 영향력 활동을 탐지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미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데이터 과학을 실제 사회 문제 해결로 연결한 ‘액셔너블 데이터 과학(Actionable Data Science)’의 사례”라며 “디지털 공론장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는 실질적인 도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동 제1저자인 KAIST 김재홍 박사과정과 김현승 석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컴퓨터 보안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인 ‘USENIX Security Symposium 2026(유즈닉스 시큐리티 심포지엄 2026)’에서 8월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 논문명: Cross-National Information Attacks: A Two-Decade Analysis of Troll Behavior in Korea, DOI: 10.48550/arXiv.2606.22785
이번 연구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글로벌 정보보호 고급 인력 양성과제(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 RS-2024-00441762),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RS-2022-00165347), 첨단데이터컴퓨팅연구실 (KAIST, N11250080)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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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속도 맞춰 스스로 반응하는 '카멜레온 AI 반도체' 개발
AI 반도체도 이제‘눈치'를 본다. 기존 AI 반도체는 입력 신호에 반응하는 속도와 정보를 기억하는 시간이 한 번 정해지면 바꿀 수 없는‘고정된 반응 특성'을 가졌지만, 이제는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맞춰 스스로 반응하는 시대가 열렸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 기술로 시간에 따라 변하는 데이터의 예측 오류를 기존보다 최대 40배 줄였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웨어러블 기기의 실시간 AI 성능을 높일 핵심 원천기술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반도체공학대학원 최신현 석좌교수 연구팀이 입력되는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따라 반응 특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새로운 AI 반도체 소자‘프로그래머블 동적 멤트랜지스터(Programmable Dynamic Memtransistor, PDM)'와 이를 집적한 어레이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멤트랜지스터(Memtransistor)는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Memory)와 계산을 수행하는 트랜지스터(Transistor)의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차세대 반도체 소자다. 데이터를 계산하면서도 이전 정보를 기억할 수 있어 입력되는 데이터에 맞춰 반응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실 세계의 데이터는 모두 같은 속도로 변하지 않는다. 심장 박동이나 음성처럼 매우 빠르게 변하는 정보가 있는가 하면, 날씨나 공장 설비 상태처럼 천천히 변하는 정보도 있다. 하지만 기존 AI 반도체는 입력 신호에 반응하는 속도와 그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시간 응답 특성)이 고정돼 있어, 서로 다른 속도의 데이터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적 정보를 저장하는 층(전하 저장층)과 전자를 저장해 반도체의 반응 속도를 조절하는 층(전자 포획층)을 하나의 트랜지스터 안에 결합한 새로운 구조를 개발했다.
PDM은 데이터가 입력되면 전하 저장층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전자 포획층이 반도체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속도를 조절한다. 마치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는 속도를 높이고 골목길에서는 속도를 줄이듯, 반도체도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맞춰 가장 적합한 반응 속도를 스스로 선택한다.
실험 결과 연구팀은 반도체가 입력 신호에 반응한 뒤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시간을 약 5배 범위에서 조절했으며, 빠르게 반복되는 신호를 처리하는 능력(주파수 특성)도 10배 이상 폭넓게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정보와 느리게 변하는 정보가 함께 포함된 시계열 데이터(Time-series data,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연속적으로 생성되는 데이터) 예측 실험에서는 기존의 고정형 반도체보다 예측 오류를 최대 40배 줄이는 성능을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PDM을 여러 개 연결한 어레이(Array, 동일한 반도체 소자를 일정한 형태로 집적한 구조)를 제작해 실험한 결과, 기존 소프트웨어 기반 AI 시스템과 비슷한 정확도를 유지하면서도 훨씬 적은 에너지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별도의 복잡한 데이터 전처리 없이도 다양한 속도로 변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한 한 번 설정한 반응 특성은 전원을 계속 공급하지 않아도 유지되는 비휘발성(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는 특성)을 갖춰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 현재 널리 사용되는 상용 반도체 공정(CMOS 공정)과도 호환돼 대량 생산과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신현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맞춰 반도체가 스스로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AI 반도체를 구현한 것”이라며 "자율주행차와 로봇,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AI 기기의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이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반도체공학대학원 김대원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조윤호, 서석호, 김유진, 박시온, 장태환, 박채빈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또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오영택 연구원과 이재덕 Fellow가 공동저자로 참여했으며, 최신현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게재됐다.
※논문명: Programmable memtransistor array with temporal dynamics modulation for efficient time-series data processing,
DOI : https://doi.org/10.1038/s41467-026-75211-5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신소자원천기술개발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ETRI연구개발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삼성전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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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시대 '거대한 배터리' 상용화 앞당긴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AI 데이터센터 시대를 뒷받침할‘거대한 배터리'의 상용화가 한층 가까워졌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대용량 배터리의 핵심 소재 생산 시간을 67% 줄이는 공정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의 가장 큰 생산 병목을 해결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 연구팀이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유력 후보인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의 핵심 전해질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최근 24시간 끊임없이 가동되는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대량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대용량 ESS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는 화재 위험이 거의 없고, 전해질을 담는 탱크만 크게 만들면 저장 용량도 쉽게 늘릴 수 있어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용 초대형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의‘연료' 역할을 하는 바나듐 전해질을 최적 상태(V3.5+)로 만드는 과정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기존 공정은 먼저 화학적 환원(환원제를 이용해 바나듐 이온이 전자를 얻도록 하는 화학 반응)으로 전해질을 만든 뒤, 전기화학적 환원(전기를 흘려 바나듐 이온의 전자 상태를 원하는 수준으로 조절하는 공정)을 거쳐 최종 전해질을 생산했다. 그러나 마무리 단계인 전기화학적 환원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공정으로, 대량 생산과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화학 반응으로 전해질을 만드는 과정이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병목 구간에서 차량이 막히는 것처럼, 특정 단계에서 반응 속도가 급격히 느려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바나듐 전해질이 배터리 구동에 최적화된 상태(V3.5+)로 변해가는 중간 단계인 평균 산화수(바나듐 이온이 전자를 잃은 정도를 나타내는 값)가 약 +4.1인 지점이 바로 그 병목 구간이었다.
연구팀은 이 병목 구간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던 기존의 전기화학적 환원 공정 대신, 백금-탄소(Pt/C) 촉매를 이용한 촉매 환원 공정을 적용하도록 생산 공정을 설계했다. 마치 자동차가 정체된 도로에서 더 빠른 우회도로를 이용하듯,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던 마지막 공정만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그 결과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에서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핵심 소재인 V3.5+전해질의 생산 시간이 기존보다 67% 단축됐다. 또한 공정 중 남아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잔류 옥살산(불순물)도 함께 제거됐으며, 같은 촉매를 2,500회 이상 반복 사용해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전해질을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김희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용량 배터리 상용화의 가장 큰 숙제였던 전해질 생산 과정을 반응공학적으로 정밀 분석해 새롭게 설계한 성과”라며 "촉매가 전해액 환경에서 손상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조건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산업 현장의 생산 병목을 해결한 만큼 대용량 에너지저장 기술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석경화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인‘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5월 7일 온라인 게재됐다. 특히 연구의 학술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34호(Issue 34)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으며, 해당 호는 9월 초 온라인 공개될 예정이다.
※ 논문명 : Streamlined V3.5+ Eectrolyte Production by Leveraging Chemical and Catalytic Reductions, DOI: https://doi.org/10.1002/aenm.71029, ※ 저자 정보 : 석경화 (KAIST, 제1 저자), 강민성 (KAIST, 제2 저자) 및 김희탁 (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롯데케미칼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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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택배 배송·인력 배치까지 스스로 짠다...‘실행 가능한 계획’ 만드는 기술 개발
택배 배송과 공장 생산계획, 병원 근무표까지.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이 현실의 모든 조건을 고려해‘실제로 실행 가능한 계획'을 스스로 만드는 시대가 열린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외부 전문 최적화 프로그램의 도움 없이 AI가 스스로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김민수 교수 연구팀이 외부의 전문 최적화 프로그램(솔버, Solver·복잡한 최적화 문제의 정답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프로그램) 없이도 AI가 스스로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만들도록 학습하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더 나은 선택을 배우는 AI 학습 방식) 기술‘RL-SPH(Reinforcement Learning-based Start Primal Heuristic)'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AI가 현실의 여러 제약조건을 스스로 만족하는 계획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향후 물류와 제조, 반도체 생산, 인력 운영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 기반 의사결정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류 배송과 차량 경로 탐색, 공장 생산 일정, 병원 근무표 작성은 모두 여러 조건을 만족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계획을 찾아야 하는 대표적인 정수선형계획법(ILP, Integer Linear Programming·여러 조건을 만족하는 최적의 계획을 찾는 계산 기법) 문제다. 예를 들어 택배 배송은 배송 시간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차량 적재량과 기사 근로시간을 지키고 모든 배송지를 빠짐없이 방문해야 한다. 조건 하나만 어겨도 아무리 빠른 경로라도 실제로 사용할 수 없다.
기존 AI는 비용이 적게 드는 계획을 제안하더라도 차량 적재량이나 근로시간 같은 현실의 조건을 위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Gurobi나 SCIP 같은 전문 솔버가 마지막으로 오류를 수정해야 했기 때문에 AI만으로는 완전한 해결이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RL-SPH는 처음부터 정답을 예측하는 대신 사람이 계획을 하나씩 고쳐 나가듯 현재 계획을 단계적으로 수정한다. 변수(인원 수, 차량 수, 생산량처럼 조정 가능한 값)를 하나씩 바꾸며 제약조건(반드시 지켜야 하는 현실의 조건)을 해결하고, 그 결과를 학습해 점점 더 나은 계획을 만들어간다.
특히 연구팀은‘가장 좋은 계획'보다‘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계획'을 먼저 찾도록 AI를 설계했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는 먼저 납기일과 설비 용량, 작업 인력 등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생산계획을 만든 뒤,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생산비와 시간을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먼저 실행가능해(모든 제약조건을 만족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계획)를 찾고, 이후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2단계 탐색 전략을 적용했다.
또한 변수와 제약조건의 관계를 학습하는 새로운 AI 모델‘ILP-GT'와, 문제 해결에 가장 효과적인 변수부터 우선 수정하는 실행가능성 인식 탐색 전략을 적용해 계산 효율도 크게 높였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5종의 벤치마크에서 RL-SPH를 평가한 결과 모든 문제에서 100%의 실행가능해를 찾는 데 성공했다. 일반 정수 변수가 포함된 더욱 복잡한 문제에서도 같은 성능을 유지했다.
기존 기술과 비교하면 최적해와의 차이를 나타내는 프라이멀 갭(Primal Gap)은 평균 28.6배, 탐색 과정 전체의 품질과 속도를 평가하는 프라이멀 인터그럴(Primal Integral)은 2.6배 개선됐다. 또한 처음으로 실행 가능한 계획을 찾는 시간도 평균 2.5배 빨라졌다.
PAS, DDIM, DiffILO 등 최신 AI 기술과 비교한 결과에서도 RL-SPH만이 모든 벤치마크에서 실행 가능한 계획을 100% 찾아냈다. 학습 시간도 평균 30분으로 기존 기술보다 14.7배, 최근 비지도학습(정답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데이터에서 스스로 규칙을 찾는 AI 학습 방식) 기반 기술보다 약 34배 빨랐다.
특히 산업계와 학계에서 널리 사용하는 국제 최적화 벤치마크인 MIPLIB(Mixed Integer Programming Library)에서도 높은 범용성을 입증했다. 기존보다 최대 67배 큰 문제는 물론, 학습 과정에서 한 번도 접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문제에서도 실행 가능한 계획을 안정적으로 찾아냈다.
김민수 교수는 "현실에서는 가장 좋은 답보다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이 더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전문 최적화 프로그램의 도움 없이 AI가 스스로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로, 앞으로 물류와 제조, 반도체 생산, 인력 운영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AI 기반 의사결정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전산학부 이태훈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김민수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7월 6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된 세계 최고 권위의 기계학습 국제 학술대회인 ‘국제 기계학습 학회(ICML,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에서 발표됐다.
※ 논문명: RL-SPH: Learning to Achieve Feasible Solutions for Integer Linear Programs, DOI: https://doi.org/10.48550/arXiv.2411.19517
※ 저자정보: 이태훈(KAIST, 제1 저자), 김민수(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SW스타랩 및 대학ICT연구센터(ITRC) 사업,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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