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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 최초 합성으로부터 신개념 광스위치 개발
자연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화학 반응은 에너지적으로 안정한 형태를 취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구조를 가진 세큐린진 B의 합성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다. 우리 연구진이 천연물 합성 원리를 바탕으로 빛으로 on/off가 가능한 분자 스위치 신소재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우리 대학 화학과 한순규 교수와 윤동기 교수 공동연구팀이 항암 및 퇴행성 뇌 질환 치료 효과로 학계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있는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 천연물 군에 속하는 세큐린진(securingine) B의 합성 방법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고, 이 과정에서 발견한 화학적 반응성을 응용해 새로운 타입의 분자 광스위치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한 교수 연구팀은 천연물 합성에 머무르지 않고 이 분자 재배열 원리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통해 가역적으로 형태와 성질이 바뀌는 분자 광스위치를 고안했다. 천연물에 전자주개 치환기*를 달자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흡수하면서, 무색인 기본 천연물과 달리 신물질은 노란색을 띠었다. 이렇게 새로 만든 천연물 유래 소재에 파란색 빛을 쬐었더니 수 초 뒤 색이 없어졌다. 빛에 의해 분자구조가 변형되면서 물질의 성질이 바뀌어 더 이상 색을 띄지 않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 변형된 구조의 물질에 310나노미터(nm) 파장의 자외선을 쬐었더니 다시 구조가 원래대로 돌아오면서 노란색이 됐다. *전자주개 치환기: 상대적으로 전자밀도가 풍부하여 전자가 부족한 시스템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탄화수소의 모체 사슬 상의 한 개 이상의 수소 원자를 대체하는 원자 또는 원자단 한 교수 연구팀은 새로이 개발한 광 감응 물질을 고분자에도 적용했다. 연구팀은 PDMS(polydimethylsiloxane, 연성고분자의 일종) 고분자에 분자 광스위치 물질을 혼합하고 굳혀서 427 nm 파장의 파란색 가시광선을 쬐어쬐어주면 무색이 되고 310 nm 파장의 자외선을 쬐어주면 노란색으로 변하는 젤리 물질을 개발하였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광스위치 소재를 광학재료 분야에 접목하고자 같은 학과 윤동기 교수 연구팀과 광 감응 카이랄* 혼입제 개발에 착수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액정 물질에 파란색 빛을 쬐었을 때 카이랄 액정의 꼬임 주기가 변하면서 광스위치의 성질도 여전히 가지는 것을 관찰했다. *카이랄: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거울 쌍을 이루지만, 둘이 서로 겹쳐지지 않는 성질로 화학의 핵심 개념이자 물질의 광학적 특성을 결정하는 근본 요소 중 하나. 이번에 개발한 광스위치는 분자 내에서 결합이 이동해 분자구조가 바뀌는 혁신적인 작동 원리에 기반해 분자 광스위치 관련 분야 연구자의 눈길을 끌었다. 파장에 따른 색 변화뿐 아니라 형광의 on/off도 가능하기 때문에 형광 탐침자로써 생물학 분야에도 응용가능하다. 한 교수는 “이번 성과는 천연물 합성이라는 기초과학 연구 과정에서 발견한 원리를 다양하게 응용 가능한 새로운 분자 광스위치 개발로 연결한 사례”라며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위해서는 자연현상의 작동 원리를 탐구하는 기초과학 연구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다”라고 밝혔다. 화학과 박상빈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셀 프레스(Cell Press)’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켐(Chem)’에 10월 31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Synthesis of securingine B enables photoresponsive materials design)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인 KAIST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에(센터장: 이희승 교수) 속한 한순규-윤동기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이 밖에도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사업과 KAIST의 도약연구(UP) 사업, KC30 사업, 그리고 초세대 협업연구실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11.11
조회수 810
34배의 큰 힘을 내는 인공근육 소자 개발
우리 일상에 스며든 소프트 로봇, 의료기기, 웨어러블 장치 등에 적용시킬때 초저전력으로 구동되며 무게 대비 34배의 큰 힘을 내는 이온성 고분자 인공근육을 이용한 유체 스위치가 개발됐다. 유체 스위치는 유체 흐름을 제어함으로써 특정 방향으로 유체가 흐르게 하여 다양한 움직임을 유발하도록 한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오일권 교수 연구팀이 초저전력에서 작동하며 협소한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 유체 스위치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인공근육은 인간의 근육을 모방한 것으로 전통적인 모터에 비해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제공해 소프트 로봇이나 의료기기, 웨어러블 장치 등에 사용되는 기본 소자 중 하나이다. 이러한 인공근육은 전기, 공기 압력, 온도 변화와 같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여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데, 인공근육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 움직임을 얼마나 정교하게 제어하는지가 중요하다. 또한 기존 모터를 기반으로 한 스위치는 딱딱하고 큰 부피로 인해 제한된 공간 내에서 사용하는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좁은 관 속에서도 큰 힘을 내며 유체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이온성 고분자 인공근육을 개발하여 이를 소프트 유체 스위치로써 활용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온성 고분자 인공근육은 금속 전극과 이온성 고분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기에 반응하여 힘과 움직임을 발생시킨다. 초저전력(~0.01V)에서 구동하면서 무게 대비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인공근육 전극의 표면에 유기 분자가 결합하여 만든 다공성의 공유결합성 유기 골격구조체 (pS-COF)를 활용했다. 그 결과, 머리카락 정도의 얇은 180 마이크로미터의 두께로 제작된 인공근육은 가벼운 무게 (10mg) 대비 34배 이상의 큰 힘을 내며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였고, 이를 통해 연구팀은 낮은 전력으로 유체 흐름 방향을 정교하게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일권 교수는 “초저전력으로 작동하는 전기화학적 연성 유체 스위치는 유체 제어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 로봇, 소프트 일렉트로닉스, 미세유체공학 분야에서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며, “스마트 섬유에서 생체 의료 기기에 이르기까지, 이 기술은 우리 일상에서 초소형 전자 시스템에 쉽게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기계공학과 연구 교수인 만마싸 마하토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2023년 12월 13일에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논문명: Polysulfonated Covalent Organic Framework as Active Electrode Host for Mobile Cation Guests in Electrochemical Soft Actuator)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리더과학자지원사업(창의연구단)과 미래융합파이어니어 사업을 지원받아 수행됐다.
2024.01.04
조회수 8590
수학 모델로 불안정한 수면 사이클 원인 밝혀
우리 대학 연구진이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세포질 혼잡을 유발하는 비만과 치매, 노화가 어떻게 불안정한 수면을 유발하는지를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세포 내 분자 이동을 방해하는 세포질 혼잡(Cytoplasmic congestion)이 불안정한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과 수면 사이클을 유발함을 예측하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 이주곤 교수 연구팀과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수리과학과 김대욱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0월 26일 字 온라인판에 실렸다. (논문명 : Wake-sleep cycles are severely disrupted by diseases affecting cytoplasmic homeostasis) 우리 뇌 속에 있는 생체시계(Circadian clock)는 인간이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아갈 수 있도록 행동과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생체시계는 밤 9시경이 되면 우리 뇌 속에서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유발해 일정 시간에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운동 능력이나 학습 능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영, 제프리 홀 그리고 마이클 로스바쉬 교수는 *PER 단백질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PER 유전자의 전사를 일정 시간에 스스로 억제하는 음성피드백 루프를 통해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만드는 것이 생체시계의 핵심 원리임을 밝혔다. ☞ PER 단백질: 포유류의 일주기 리듬을 통제하는 핵심 생체시계 단백질이다. 세포질에서 번역(translation)된 PER 단백질은 핵 안으로 들어가 자기 자신의 DNA 전사(transcription)를 조절한다. 이로 인해 세포 내 PER 단백질의 농도는 24시간 주기로 변화한다. 하지만 다양한 물질이 존재하는 복잡한 세포 내 환경에서 어떻게 수천 개의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일정한 시간에 들어갈 수 있는지는 오랫동안 생체시계 분야의 난제로 남아있었다. 이는 서울 각지에서 출발한 수천 명의 직원이 혼잡한 도로를 통과해서 매일 같은 시간에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과도 같은 문제다. 김 교수 연구팀은 난제 해결을 위해 세포 내 분자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시공간적 확률론적 모형(Spatiotemporal Stochastic model)을 자체 개발했다. 또 이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PER 단백질이 세포핵 주변에서 충분히 응축돼야만 동시에 인산화돼 핵 안으로 함께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 교수는 "인산화 동기화 스위치 덕분에 수천 개의 PER 단백질이 일정한 시간에 함께 핵 안으로 들어가 안정적인 일주기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ˮ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또 PER 단백질의 핵 주변 응축을 방해하는 지방 액포와 같은 물질들이 세포 내에 과도하게 많아져 세포질이 혼잡해지면 인산화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아 불안정한 일주기 리듬과 수면 사이클이 유발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김재경 교수팀의 수리 모델 예측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 이주곤 교수 팀과 협업을 통해 실험으로 검증하는 한편 한 발짝 더 나가 비만·치매·노화가 세포질 혼잡을 일으킴으로써 수면 사이클의 불안정을 가져오는 핵심 요인임을 규명하는 데도 성공했다. 세포질 혼잡 해소가 수면 질환 치료의 핵심이기 때문에 김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수면 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재경 교수는 "비만과 치매, 그리고 노화가 불안정한 수면을 유발하는 원인을 수학과 생명과학의 융합 연구를 통해 밝힌 연구ˮ라고 소개하면서 "이번 성과를 통해 수면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ˮ라고 말했다.
2020.11.09
조회수 36366
뼈의 단단함을 모사해 광학적 특성을 매우 증대시킨 신물질 개발
우리 연구진이 동물 뼈가 그의 구성성분인 단백질보다 수천 배 단단할 수 있는 생체역학적 원리를 모사해 광학적 비선형성이 기존 물질 대비 수천에서 수십억 배나 큰 신물질을 개발했다. 비선형성이란 입력값과 출력값이 비례관계에 있지 않은 성질인데 광학에서 큰 비선형성을 확보할 경우, 빛의 속도로 동작하는 인공 신경망이나 초고속 통신용 광 스위치 등의 광소자를 구현할 수 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신종화 교수 연구팀은 벽돌을 엇갈려 담을 쌓는 것과 같이 나노 금속판을 3차원 공간에서 엇갈리게 배열하면 물질의 광학적 비선형성이 매우 크게 증대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신종화 교수 연구팀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비선형성 증대원리는 광학뿐만 아니라 역학, 전자기학, 유체역학, 열역학 등 다양한 물리 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장태용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피직스(Communications Physics)' 5월 8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Mimicking bio-mechanical principles in photonic metamaterials for giant broadband nonlinearity). 영화 스타워즈의 광선 검처럼 잘 제어된 빛을 만드는 것이나 빛만으로 구동되는 광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비선형성을 이용할 때 가능한데,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강한 비선형성을 가진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자연 물질의 작은 비선형성으로도 초고속 광소자, 3차원 광식각 공정, 초 고분해능 현미경 등의 기술들이 구현될 수 있지만, 이들은 크고 비싼 고출력 레이저를 사용하거나, 큰 장비 혹은 소자가 필요하다는 공통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에는 미세한 인공 구조체를 설계해서 그 틈에 빛을 모으는 방법이 많이 시도돼왔다. 비선형성은 빛의 세기에 비례하기 때문에 이 같은 방법을 이용하면 같은 부피의 자연 물질 대비 작은 빛의 세기로 비슷한 수준의 비선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최대로 얻을 수 있는 비선형 효과의 크기는 결국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응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신 교수 연구팀은 물질의 근본적인 전기적 특성인 유전분극(물체가 전기를 띠는 현상)을 매우 크게 조절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나노 금속판이 3차원에서 엇갈려 배열돼있으면 국소분극이 공간을 촘촘하게 채우면서, 마치 시냇물이 모여서 강이 되듯, 전체적으로 매우 큰 분극을 만들게 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빛의 세기가 아닌 분극의 크기를 조절해 큰 비선형성 및 비선형 효과를 얻는 방법은 이번 신 교수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인데 비선형 광학이 60년 동안 달성하고자 했던 고효율의 작은 비선형 광소자 개발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고안한 메타물질(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매우 작은 크기로 만든 인공 원자의 주기적인 배열로 이루어진 물질)이 시간적으로 짧은 광신호에 대해서도 큰 비선형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통해 기존보다 효율적이면서도 더 빠른 광소자 구현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 연구에서 활용된 소자는 비슷한 신호 시간을 가지는 기존 소자보다는 에너지 효율이 약 8배나 뛰어나고 비슷한 에너지 효율을 가지는 기존 소자보다도 신호 시간은 약 10배 정도 짧다. 즉, 신호의 시간과 소요되는 에너지의 곱으로 표현되는 성능 기준으로 보면, 이 소자는 현재까지 개발된 광소자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또 고안한 메타물질이 광학 이외의 물리 현상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단백질의 단단함 대비 뼈의 단단함을 설명하는 모델이 이번 연구에서 고안한 광학적 비선형성 증대원리와 수학적으로 매우 유사함을 증명했다. 따라서 유체역학에서의 물질전달률, 열역학에서의 열전도율 등의 증대에도 신 교수 연구팀의 연구방법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종화 교수는 "올해는 지난 1960년 레이저가 발명된 지 60년이 되는 해로, 레이저의 발명이 `센 빛'을 최초로 만든 것이라면 이번 연구성과는 `센 물질', 즉 광대역에서 매우 큰 유전분극 증대율을 보이는 물질을 최초로 발견하고 증명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ˮ며 "기계학습을 위한 초고속 인공 신경망 등 다양한 광 응용 소자의 구현을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 하고 있다ˮ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6.09
조회수 14911
허원도 교수, 변화무쌍 스위치 단백질 관찰하는 바이오센서 개발
〈 허 원 도 교수 〉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이 신호전달 스위치단백질의 활성을 모니터링하는 새로운‘바이오센서’를 개발하고 살아있는 생쥐의 신경세포 활성화를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이동과 신경세포 활성화 등 다양한 세포 기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스위치 단백질의 변화무쌍한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1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세포의 신호전달 스위치 단백질은 스위치가 켜지면 기계가 작동하듯 활성화 여부로 세포의 기능을 제어한다. 대표적인 신호전달 스위치단백질인 small GTPase은 세포의 이동, 분열, 사멸과 유전자 발현 등에 관여한다. 핵심 단백질인 small GTPase를 제어할 수 있다면 세포의 기능도 조절할 수 있어 많은 연구팀들이 연구주제로 삼고 있다.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그간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새로운 바이오센서는 small GTPase 활성의 모든 변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도구다. 광유전학과 결합해 다양한 방식으로 관찰이 가능하고 민감도가 커 생체 내 두꺼운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변화까지도 정밀하게 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고감도 성능을 이용하면 살아있는 동물의 암세포 전이 및 뇌 속 신경세포의 구조변화를 관찰할 수 있어 향후 강력한 이미징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small GTPase의 활성을 관찰하는 데엔 형광 공명 에너지전달(FRET) 방식을 이용했다. 하지만 FRET 방식은 광유전학과 광 파장이 겹쳐 정작 관찰해야 할 세포신호의 변화는 보기가 어려웠다. 또 민감도가 낮아 동물 모델에 적용하는 것도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단백질 공학 기술로 5가지 종류의 small GTPase 단백질의 바이오센서를 개발하고 두 가지 파장(488nm, 561nm)에서 관찰이 가능한 바이오센서를 개발, 이를 동시에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센서는 기존 바이오센서가 청색광을 활용하는 광유전학 기법의 파장과 겹치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해 세포의 이동방향을 살피면서 동시에 공간적 기능도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유방암 전이 암세포에 바이오센서를 발현시키고, 광유전학 기술로 암세포 이동 방향을 조절하자 small GTPase 단백질이 활성화됨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암세포의 이동 방향이 변할 때, 세포 내 small GTPase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활성화하는 모습을 실시간 이미징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small GTPase의 활성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추후 암치료물질을 탐색하는 등 다방면의 기술 접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더 나아가 IBS 연구진은 미국 막스 플랑크 플로리다 연구소(Max Plank Florida Institute)의 권형배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공 위를 달리는 실험으로 깨어있는 생쥐인 실험군과 마취된 대조군의 뇌 영역의 운동 피질의 신경세포에서의 small GTPase단백질의 활성을 비교하는데 성공했다. 살아있는 쥐에서 수 나노미터 단위의 신경세포 수상돌기 가시 수상돌기 가시에서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small GTPase 단백질의 활성을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개발된 바이오센서는 시냅스처럼 수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한 구조에서도 목표한 단백질을 관찰할 수 있을 만큼 민감도가 크다. 실험쥐의 운동행동과 같은 생리학적 현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뇌 영역을 바로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 뇌 관련 연구에도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허원도 교수는 “이번 연구는 small GTPase 단백질을 생체 내에서 관찰하기 위한 기존의 바이오센서들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데 성공했다”며 “특히 청색 빛을 활용한 광유전학 기술과 동시에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세포막 수용체와 관련된 광범위한 세포신호전달연구와 뇌인지과학연구에 접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그림 설명 그림1. small GTPase 바이오센서 개발 그림2. small GTPase 바이오센서를 이용해 유방암 전이 암세포 관찰 그림3. 운동 행동 중인 생쥐 실시간 관찰
2019.01.15
조회수 10577
김학성 교수, 빛에 의해 스위치처럼 작동하는 단백질 개발
〈 김 학 성 교수 〉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학성 교수 연구팀이 빛으로 결합력을 제어할 수 있는 결합 단백질을 개발해 빛을 이용한 세포 신호전달 제어에 새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제한적이었던 기존 광 제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다양한 세포신호 전달 제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허우성, 최정민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앙케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6월 2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빛을 이용한 세포의 신호전달 조절은 물리, 화학적 방법보다 비 침습적이고 빠르기 때문에 신호전달 연구에 효과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자연에 존재하는 광 스위치 단백질에 의존했기 때문에 이 단백질들을 각각의 신호전달 조절에 맞도록 다시 설계해야 하는 복잡하고 힘든 과정으로 인해 응용이 극히 제한됐다. 최근에는 합성된 광스위치 분자를 단백질에 결합시켜 빛에 따라 그 기능을 조절하려는 연구가 진행됐다. 그러나 이 경우 빛에 따라 스위치처럼 작동하는 단백질의 설계방법이 단백질 종류에 따라 다르고 복잡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LRR(Leucine-rich repeat) 단백질을 기반으로 아조벤젠 유래 광 스위치 분자를 합리적 방법으로 단백질 모듈에 결합시켰다. 이를 통해 빛으로 단백질의 구조변화를 유도해 표적에 대한 결합력을 조절했다. 또한 빛에 의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epi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에 대한 결합력 조절이 가능한 단백질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세포 내 EGFR 신호 전달을 빛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LRR 모듈로 구성된 단백질의 구조 특성을 기반으로 광스위치 분자를 반복 모듈 사이에 결합시켜 빛으로 표적에 대한 결합력이 효과적으로 조절되는 단백질의 합리적 설계 방법을 개발했다. 이는 다양한 표적에 대해 결합하는 LRR 단백질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빛을 이용한 세포 내 다양한 신호 전달 조절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 창출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연구실사업(GRL)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LRR 단백질 기반으로 합리적 설계를 통해 광스위치 단백질 개발 및 이를 이용한 세포 신호전달 조절
20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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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통해 생체시계 유지 원리 60여년 만에 밝혀
김 재 경 교수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가 미분방정식을 이용한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온도 변화에도 생체시계의 속도를 유지하는 원리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저명 학술지 셀(Cell) 자매지 몰라큘러 셀(Molecular Cell) 10월 1일자에 게재됐다. 우리 뇌에 위치한 생체시계는 밤 9시 경이 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시작되게 하고 아침 7시 경에 멈추게 한다. 그로 인해 우리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고 기상할 수 있다. 생체시계는 온도가 변화해도 빨라지거나 느려지지 않고 일정한 속도가 유지된다. 따라서 우리의 체온이 변화해도 규칙적인 삶을 살 수 있고, 이는 환경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 동물에게도 적용된다. 이러한 생체시계의 성질은 1954년에 발견됐지만 그 원리는 밝혀지지 않아 지난 60여 년간 생체시계 분야의 가장 큰 미스테리로 남아 있었다. 김 교수는 수학 모델링을 통해 이 원리를 밝혀냈고 모델링 결과는 듀크-싱가폴 국립 의과대학 데이빗 벌쉽(David Virshup) 교수 연구팀의 실험을 통해 검증돼 60년의 난제가 풀렸다. 생체시계에는 Period2라는 핵심 단백질이 존재한다. 이 단백질은 12시간 동안 증가하고 나머지 12시간 동안 분해되는 리듬을 평생 반복한다. 김 교수는 이 Period2 분해가 두 가지 방법으로 발생하는 것을 밝혔다. 하나는 매우 빠른 속도로 분해가 일어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매우 느린 속도로 분해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리고 두 가지 방법의 비율을 조절하는 것이 Period2에 존재하는 인산화 스위치(Phosphoryltion switch)이다. 인산화 스위치의 역할은 온도가 올라갔을 때 느리게 분해되는 Period2의 양을 늘림으로써 전체적인 분해 속도가 천천히 이뤄지게 만든다. 반대로 온도가 내려갔을 때는 빠르게 분해되는 비율을 늘려 생체시계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결국 생체시계 속도 유지의 핵심은 인산화 스위치이고, 다른 생화학 반응이 빨라져도 생체시계의 속도 유지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인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인산화 스위치는 생체시계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 인산화 스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한다면 잦은 해외 출장으로 인한 시차, 주야 교대 근무 등에 의한 생체 시계 고장 예방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이번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에선 아직은 부족한 생물학과 수학의 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며 “수학이 생물학의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듀크-국립 싱가폴 의과 대학 데이빗 벌쉽 (David Virshup) 교수 연구팀, 미국 미시간 대학 (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 데니 폴저 (Daniel Forger)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 1 .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인산화 스위치와 그 과정에서 사용된 수학 방정식의 일부 그림 2. Period2 단백질이 인산화 스위치에 의해 낮은 온도(30도) 에서 분해되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
20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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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나노튜브의 자기조립 분자스위치 발견
- 한국, 미국, 이스라엘 국제 공동 연구 성과 - - 암 치료와 뇌 질환 메커니즘 단서 - 우리 학교 바이오및뇌공학과 최명철 교수와 송채연 연구교수는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교,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와 공동으로 세포분열과 세포간 물질수송에 열쇠가 되는 단백질 나노튜브의 자기조립 구조를 제어하는 분자스위치를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IF=35.7)’ 19일자에 게재됐다. 마이크로튜불(microtubule, 미세소관)은 사람의 몸속에서 세포분열·세포골격·세포간 물질수송 도구로 사용되는 튜브 형태의 단백질로 굵기가 25나노미터(1나노미터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암 치료 약물은 마이크로튜불의 형성을 교란해 암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것으로 작용 메커니즘이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세포간 물질수송을 담당하는 마이크로튜불의 구조적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신경세포에서의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대표적 뇌질환이다. 연구팀은 싱크로트론 X선 산란장치(synchrotron x-ray scattering: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강력한 X선을 발생시키는 장치)와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단백질 나노튜브의 자기조립 구조를 서브나노미터(1나노미터 미만)의 정확도로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분자 레벨에서 레고 블록을 쌓아 올리는 것에 비유해 가로×세로×폭이 각각 4×5×8 나노미터인 단백질 블록을 쌓아 올려 25나노미터 굵기의 튜브를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레고 블록의 형태를 제어하는 분자스위치를 발견했다. 또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는 전혀 새로운 크기와 형태의 단백질 튜브 구조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최명철 교수는 “인간의 생명 시스템은 고도의 자기조립 구조체를 형성해 복잡한 생물학적 기능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극히 단순한 물리학적 원리에 의해 제어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이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또 “이번 연구는 암 치료와 뇌질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자하는 작은 발걸음이며 앞으로 바이오 나노튜브를 이용한 공학적 응용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국제협력사업, 신진연구자지원사업,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 KAIST 고위험 고수익 프로젝트(High Risk High Return Project)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1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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