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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대응, 농경지 12.8% 줄여 식량 위기 경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협력과 강력한 기후변화 감축 목표 설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제 공동연구진이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이 실제로는 전 세계 농경지 면적을 약 12.8% 줄여 식량 위기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대학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와 베이징 사범대 페이차오 가오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이 파리협정의 1.5도 목표 달성이 전 세계 농경지와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2일 밝혔다.
연구팀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기후 정책이 전 세계 농경지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분석했다. 5제곱킬로미터(㎢) 단위로 전 세계 토지 변화를 예측했고 정밀하게 분석하였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1.5도 시나리오에서 농경지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으나, 연구팀은 기후 정책이 분야 간에 미치는 영향과 토지 이용 강도를 함께 고려하면 전 세계 농경지가 12.8%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남미는 24%나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고, 전체 농경지 감소의 81%가 개발도상국에 몰릴 것으로 분석됐다.
더 큰 문제는 주요 식량 수출국의 수출 능력이 12.6% 줄어들어 식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식량 생산 대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농산물 수출 능력이 각각 10%, 25%, 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해원 교수는 “전 세계적 탈탄소화 전략을 세울 때는 여러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에만 집중한 나머지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더 큰 맥락을 보지 못하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개발도상국은 농경지가 줄어들고 수입 의존도는 높아지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어, 탄소중립을 이루면서도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한 국제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우리 대학 전해원 교수와 베이징 사범대 송창칭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3월 24일자로 게재되었고 4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논문명: Meeting the global 1.5-degree goal could result in large-scale heterogeneous loss in croplandsHeterogeneous pressure on croplands from land-based strategies to meet the 1.5 °C target, DOI. https://doi.org/10.1038/s41558-025-02294-1)
이번 연구는 카이스트와 중국 베이징사범대학교, 북경대학교,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들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참고로, 본 연구팀은 2021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첫 연구를 통해 현재 감축안으로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아래로 유지할 확률이 11%에 그친다는 사실을 밝혔고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하는 경우에도 2도 이상 기온이 오를 확률을 예측했다.
※ Ou et al. 2021. Can updated climate pledges limit warming well below 2 degrees C? Science, 374(6568)
이어 2022년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된 두 번째 연구에서 연구팀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한 세 가지 핵심 전략은 첫째, 2030년까지 각국의 단기 감축목표를 상향하고, 둘째, 2030년 이후 탈탄소화 속도를 기존 연평균 2%에서 최대 8%까지 높이며, 셋째, 각국의 탄소중립 달성 시점을 최대 10년까지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2030년 이후로 목표 상향을 미루면 1.5도 달성이 가능하더라도 수십 년간 지구 온도가 크게 오르는‘오버슈트’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Iyer et al. 2022. Ratcheting of climate pledges needed to limit peak global warming. Nature Climate Change, 12(12).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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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된 시력 회복 망막 치료제 개발 성공
시각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감각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3억 명 이상의 인구가 다양한 망막질환으로 시력 상실의 위험에 놓여 있다. 최근 망막질환 치료제들이 개발돼 병증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으나, 이미 손상된 시력 회복까지 가능하게 하는 실효적 치료제의 개발은 부재한 상황이다. 우리 연구진이 시력 회복을 위한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 연구팀이 망막 신경 재생을 통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망막 재생을 억제하는 프록스원(PROX1) 단백질을 차단하는 물질을 질환 모델 생쥐 안구에 투여해 망막 조직의 신경 재생과 시력 회복을 유도하고, 그 효과를 6개월 이상 지속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포유류 망막에서 장기간 신경 재생을 유도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치료제가 전무했던 퇴행성 망막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전 세계적인 인구 노령화와 함께 망막질환자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손상된 환자의 망막과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환자 망막의 회복이 어려운 주요 원인은 손상된 망막의 재생이 되지 않는 것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망막 재생이 활발한 어류와 같은 변온동물에서 연구된 바에 따르면, 망막 손상 시 망막 내부에 존재하는 뮬러글리아(Müller glia)라는 세포가 신경전구세포로 역분화한 후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인간과 같은 포유류는 이 기능이 사라져 망막 재생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손상이 영구적으로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포유류 뮬러글리아 세포의 역분화를 억제하는 인자로 프록스원(PROX1) 단백질을 발견하였다. 프록스원은 망막과 해마, 척추 등의 신경 조직 내 신경세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로 신경줄기세포의 분열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로 분화를 유도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프록스원 단백질이 손상된 생쥐 망막 내 뮬러글리아에는 축적이 되지만, 재생이 활발한 어류의 뮬러글리아에는 축적이 되지 않음을 발견하였다. 또한, 뮬러글리아에 있는 프록스원은 내부에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신경세포가 분해하지 못하고 분비한 것을 뮬러글리아가 받아들인 것이라는 것도 증명하였다.
이러한 프록스원 단백질의 이동 현상에 착안해 신경세포에서 분비된 프록스원이 뮬러글리아로 도달하기 전에, 세포 외부에서 제거하여 뮬러글리아의 신경재생 능력을 복원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이 방법은 프록스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활용하는 것으로, 김진우 교수가 연구실 벤처로 창업한 ㈜셀리아즈에서 발굴하였으며 기존 항체들보다 탁월한 결합력을 보였다. 이 프록스원 중화항체를 투여한 질환 모사 생쥐 망막에서는 신경 재생이 활발히 일어났고, 선천성망막퇴행성질환 생쥐 망막에 유전자 치료제 형태로 전달하면 지속적인 신경세포의 생성과 시력의 회복이 6개월 이상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망막 재생 유도 치료제는 KAIST 교원 창업 기업인 (주)셀리아즈에서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여러 퇴행성망막질환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으며, 2028년에는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논문의 제1 저자인 이은정 박사는 "프록스원(PROX1) 중화항체(CLZ001)의 효능을 개선하는 작업이 마무리 되어 곧 여러 동물을 이용한 시력 회복 효능과 안전성 평가를 마친 후 망막질환자에 투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ˮ 라며 "적절한 치료제가 없이 실명의 위험에 노출된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연구를 진행하겠다ˮ 라고 말했다.
(주)셀리아즈 이은정 박사와 KAIST 김무성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3월 26일자 온라인에 발표됐다. (논문명 : Restoration of retinal regenerative potential of Müller glia by disrupting intercellular Prox1 transfer. DOI: 10.1038/s41467-025-58290-8).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국가신약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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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웨어러블 로봇, 2025 F/W 서울패션위크 개막 무대에
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F/W 서울패션위크 개막 무대에 KAIST의 웨어러블 로봇이 등장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이번 패션쇼에서 선보인 로봇은 KAIST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엔젤로보틱스 의장)가 이끄는 엑소랩(EXO-Lab)과 ㈜엔젤로보틱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하고, 박현준 교수가 이끄는 무브랩(Move Lab)이 디자인한 ‘워크온슈트 F1 (WalkON Suit F1)‘이다.디자이너 한나 신(Hannah Shin)은 KAIST와 협업을 통해 오프닝 쇼에서 워크온슈트 F1 (WalkON Suit F1)를 필두로 기술과 패션의 경계를 허물며, 미래 지향적인 패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워크온슈트 F1 (WalkON Suit F1)은 하반신 마비 장애인의 보행을 지원하는 웨어러블 로봇으로, 단독으로 사용자의 위치로 스스로 보행하며 장애인이 보조인의 도움없이 혼자서도 착용할 수있는 혁신적인 로봇이다.
이번 오프닝 쇼에서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패션과 결합하며, ‘워크온슈트F1’이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위한 로봇을 넘어 새로운 패션의 영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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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국제사이보그올림픽 2연패, 세계 최고 아이언맨 재탄생
우리 연구진이 로봇 기술로 장애를 극복하자는 취지의 사이배슬론 국제대회에서 2016년 제1회 대회 동메달, 2020년 제2회 대회 금메달에 이어 제3회 대회인 2024년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디펜딩 챔피언의 타이틀을 지켜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엔젤로보틱스 의장)가 이끄는 엑소랩(EXO-Lab)과 무브랩(Move Lab), ㈜엔젤로보틱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F1’으로, 27일에 열린 제3회 사이배슬론(Cybathlon)에 출전하여 우승을 차지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이배슬론은 로봇 기술로 장애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스위스에서 처음 개최된 국제대회로, 일명 사이보그 올림픽이라 불린다. 매번 대회를 마친 후 바로 다음 대회의 미션들이 발표되고, 전 세계 연구팀들이 주어진 미션을 통과하기 위하여 4년여 동안 로봇 기술을 연구 개발한다.
웨어러블 로봇 종목 뿐만 아니라, 로봇 의수, 로봇 의족, 로봇 휠체어 등 8가지 종목이 열린다. 이번 제3회 사이배슬론 대회에는 총 26개 국가에서 71개 팀이 참가했다.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웨어러블 로봇 종목에 참가했다.
웨어러블 로봇 종목은 사이배슬론의 핵심이라고 부를 만큼 하이라이트를 받는 종목이다. 의수나 의족 종목에서는 로봇이 아닌 고전적인 보조기를 착용한 장애인 선수가 우승을 하는 등, 로봇 기술보다 장애인 선수의 능력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웨어러블 로봇 종목은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이 로봇에 완전히 의존하여 직접 걸으면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기술적 난이도도 높고 로봇 기술에 대한 의존도 또한 높다.
실제로 이번 대회의 미션을 보고 많은 팀이 출전을 포기했고, 기술 개발 과정에서도 반 이상의 연구팀들이 포기를 선언했다. 결국, 실제 경기에는 한국,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등의 총 6팀만이 참가했다. 스위스 본진의 연구팀마저 포기를 선언했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웨어러블 로봇 종목에 중도 포기한 팀이 많이 발생한 이유는 유난히 미션의 난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연구팀들이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일으켜 걷는 것도 버거운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는데, 지팡이 없이 걷도록 한다거나, 양손을 사용하여 칼질을 해야 하는 등 무리한 미션이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션의 난이도가 올라간 이유는 지난 대회 때 공 교수 연구팀이 주어진 모든 미션을 너무 빠르게 완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대회에서는 워크온슈트4를 착용한 김병욱 선수(하반신마비 장애인)에게 진짜 장애인이 맞느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공 교수 연구팀은 미션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워크온슈트F1을 개발해냈다. 모터가 장착된 관절이 6개에서 12개로 늘었고, 모터의 출력 자체도 지난 대회보다 2배 이상 출력이 강화되었다. 발에 있는 6채널 지면반력 센서는 로봇의 균형을 1초에 천 번 측정하여 균형을 유지시키도록 하였다. 장애물을 감지하기 위하여 카메라를 설치하였고 인공지능 신경망 구현을 위한 AI 보드도 탑재시켰다.
그리고 대회 미션과는 관계 없이, 착용자 스스로 로봇을 착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걸어와 휠체어에서 도킹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였다. 이 과정에서 모든 부품을 국산화했고, 모든 기초기술을 내재화했다. 로봇의 디자인은 우리 대학 산업디자인학과 박현준 교수가 맡아 사람과 로봇의 조화를 추구했다.
결국, 대회의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애초에 공 교수 연구팀을 겨냥해 만들어진 미션들을 수행할 수 있는 팀은 공 교수 연구팀 밖에 없었다. 좁은 의자 사이로 옆걸음, 박스 옮기기, 지팡이 없는 자유 보행, 문 통과하기, 주방에서 음식 다루기 등의 미션들을 6분 41초 기록으로 성공했다.
2위, 3위를 차지한 스위스와 태국 팀들은 10분을 모두 사용하면서도 2개 미션을 수행하는데 그쳤다. 애초에 적수가 되지 않는 경기였다. 사이배슬론 중계진도 경쟁보다는 워크온슈트F1의 성능에 더 큰 놀라움과 관심을 보였다.
이번 Team KAIST의 주장인 박정수 연구원은 “애초에 우리 스스로와의 경쟁이라 생각하고 기술적 초격차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까지 따라와서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아직 공개하지 않은 워크온슈트F1의 다양한 기능을 계속해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팀의 하반신마비 장애인 선수인 김승환 연구원은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의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내 몸으로 알릴 수 있어서 너무나 감격스럽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공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20년 대회 이후로 ㈜엔젤로보틱스를 통하여 웨어러블 로봇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2022년에는 의료보험 수가의 적용을 받는 최초의 웨어러블 로봇인 “엔젤렉스M20”을 보급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엔젤로보틱스는 지난 3월에 성공적으로 코스닥 상장했다.
이번 대회로 쌓인 다양한 노하우와 기초기술을 바탕으로 또 어떤 웨어러블 로봇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바꿀 것인지, 미래가 더 기대된다.
<영상 목록>
결승경기 (자체촬영) : https://youtu.be/3ASAtvkiOhw
결승경기 및 인터뷰 (공식영상) : https://youtu.be/FSfxOTpDjSE
결승경기 및 인터뷰 (요약) : https://youtu.be/Sb_vd5-3f_0
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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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로봇이 걸어와 장애인에게 착용되다니!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해 우리 연구진이 이제는 휠체어에서 내릴 필요 없이 로봇이 직접 걸어와서 타인의 도움 없이 바로 착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새로운 웨어러블 로봇을 공개하였다. 또한, 공경철 교수팀은 2020년 사이배슬론(Cybathlon)의 웨어러블 로봇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제3회 사이배슬론에 출전한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엔젤로보틱스 의장) 연구진이 하반신마비 장애인용 웨어러블 로봇의 새로운 버전, 워크온슈트 F1 (WalkON Suit F1)을 24일 공개했다.
워크온슈트는 연구팀이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이다. 이번 로봇은 하반신마비 중에서도 중증도가 가장 높은 ASIA-A(완전마비)레벨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현재 ㈜엔젤로보틱스의 상용화를 통해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재활치료 및 근력 보조 웨어러블 로봇과는 개발 목적이 다르다.
이미 공 교수 연구팀은 2016년에 워크온슈트1을 처음으로 발표한 이후, 2020년에 워크온슈트4를 발표하면서 보행속도를 시속 3.2km까지 끌어올려 비장애인의 정상 보행속도를 달성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일상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좁은 통로, 문, 계단 등의 장애물을 통과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그러나, 로봇을 착용하기 위해 타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모든 웨어러블 로봇이 가진 본질적인 문제를 똑같이 갖고 있었다. 로봇을 입고 나면 타인의 도움 없이 걸을 수 있는데, 로봇을 입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에 새로 공개한 워크온슈트 F1은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기술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 타인의 도움 없이 로봇을 바로 착용할 수 있도록 후면 착용 방식이 아닌, 전면 착용 방식을 적용했다.
또한 로봇을 착용하기 전에는 마치 휴머노이드처럼 스스로 걸어와 착용자에게 다가온다. 무게중심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기능을 적용해서, 착용자가 로봇을 잘못 밀더라도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도 구현됐다. 휴머노이드와 웨어러블 로봇을 넘나드는 워크온슈트 F1의 디자인은 우리 대학 산업디자인학과 박현준 교수가 맡았다.
웨어러블 로봇 본연의 기능도 대폭 개선됐다. 직립 상태에서는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지팡이 없이 수 걸음을 걸을 수 있도록 균형 제어 성능이 향상됐다.
부품 단위에서의 기술 발전도 주목할 만하다. ㈜엔젤로보틱스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로봇의 핵심부품인 모터와 감속기, 모터드라이버, 메인 회로 등을 전부 국산화했으며, 모터와 감속기 모듈의 출력밀도는 기존 연구팀의 기술에 비해 약 2배(무게당 파워 기준), 모터드라이버의 제어 성능은 해외 최고 기술 대비 약 3배(주파수 응답속도 기준) 향상됐다.
특히, 고가의 상위제어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고급 모션제어 알고리즘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모터드라이버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이 대폭 향상됐다. 이외에도 장애물 감지를 위한 비전, 인공지능 적용을 위한 AI보드 등이 탑재됐다.
공 교수는, “워크온슈트는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결정체”라고 설명하면서, “워크온슈트에서 파생된 수많은 부품, 제어, 모듈 기술들이 웨어러블 로봇 산업 전체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 교수 연구팀은 워크온슈트F1을 공개하면서, 4년 만에 열리는 제3회 사이배슬론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10월 27일 열리는 이번 대회는 박정수 연구원을 주장으로, 김승환 연구원(완전마비 장애인)이 선수로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에 새로 열리는 대회는 지난 대회보다 미션의 난이도가 대폭 올랐으며, 그 수도 6개에서 10개로 늘어났다. 일부 미션은 일상생활에서 마주할 만한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도전적으로 설정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대해 박정수 주장은 “이미 지난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순위 경쟁보다는 기술적 초격차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이배슬론 대회는 스위스에서 4년마다 개최되는 장애 극복 사이보그 올림픽이다. 이번 대회는 10월 27일 일부 참가자는 스위스 현지에서, 일부는 각국의 경기장에서 생중계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 교수 연구팀은 엔젤로보틱스의 선행연구소(플래닛대전) 내에 설치된 경기시설에서 온라인으로 참가한다.
한편, 워크온슈트F1의 시연 영상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KyoungchulKong_EXO-Lab)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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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민 교수팀, 다이슨 어워드 세계 상위 20 선정
우리 대학 산업디자인학과 배상민 교수팀이 디자인한 개발도상국을 위한 무전력 의료용 산소 발생기 ‘옥시나이저(Oxynizer)’가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4(James Dyson Award 2024) 세계 상위 20에 선정되었다. 동시에 ‘인류를 위한 프로토타입(Prototypes for Humanity)’ 2024 상위 100에 선정되어 두바이에서 11월 전시될 예정이라 16일 밝혔다.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는 다이슨의 창립자 제임스 다이슨 경이 주관하는 디자인 어워드로, 전 세계 차세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로부터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응모 받아 혁신적이고 우수한 디자인을 매년 선정해 시상한다.
배상민 교수팀이 개발한 ‘옥시나이저(Oxynizer)’는 국내 122개 팀과 경쟁해 9월 국내전 우승작으로 선정됐으며, 아이디어 고도화와 제품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상금 5,000파운드가 수여됐다.
또한, 10월 16일에는 전 세계 29여 개국에서 출품된 1,911개의 경쟁작 중 국제적 우승 후보작 Top 20에 선정됐다. 국제전 우승작은 제임스 다이슨 경이 최종 선정하며, 오는 11월 13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국제전 우승 후보작에 5,000파운드의 상금이 수여되며, 국제전 우승자로 선정될 경우 30,000파운드의 상금이 추가 지급되어 아이디어의 상업화 기회를 얻게 된다.
‘인류를 위한 프로토타입’은 아트 두바이 그룹(Art Dubai Group)이 주최하고 두바이 미래재단, 두바이 문화예술청, 두바이 국제금융센터와 협력해 진행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하버드대,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등 전 세계 유수 대학들이 참여하여 글로벌 문제와 해결책에 대해 논의하는 국제적 협력의 장이다.
‘옥시나이저’는 100개국 이상의 대학에서 제출한 3,000여 개의 경쟁작 중 우수 100점으로 지난 9월 11일 선정되어, 오는 11월 17일부터 22일까지 두바이 미래재단의 주메이라 에미레이트 타워(Jumeirah Emirates Towers)에서 개최되는 전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전시 기간 중 상위 5개를 선정하며, 대상자에게는 총상금 100,000달러를 수여하여 연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옥시나이저’는 산업디자인학과 배상민 교수의 지도하에 김지원, 박경호, 이승준, 이지원, 정여현, 김정우 학생이 참여해 개발한 장치로, 산업디자인학과 대학원 대상의 ‘디자인 프로젝트 1’ 수업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물이다.
이 장치는 높은 설치 및 유지 비용으로 인해 개발도상국에서 산소 공급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됐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전거 공기 펌프를 활용해 산소를 만들어 환자들에게 공급하는 장치를 고안하게 됐다.
배상민 교수는 “이 장치는 자전거 공기 펌프를 이용해 산소를 생성해 환자에게 공급하며, 필터의 주요 재료인 실리카겔과 제올라이트를 사용해 공기 중 수증기와 질소를 분리해 최대 50% 농도의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또한, 120시간 사용 후 필터를 가열해 재사용이 가능하므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디자인학과 수업에서 파생된 자체 연구 결과물이 전 세계 우수 대학들과의 경쟁에서 세계적 어워드 수상 및 전시작으로 선정되어, KAIST 산업디자인학과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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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난지원금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켰는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역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된 재난지원금이 실제로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우리 연구진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소상공인 매출 증가는 지역 내 소비 확산으로 이어져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음을 밝혀냈다.
우리 대학 기술경영학부의 김지희 교수팀이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 매출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경기도와 인천이 서로 다른 정책을 추진했다는 점에 착안하여 연구를 진행했다. 경기도는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4월부터 모든 주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고, 해당 금액은 오직 지역 소상공인 가게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됐다. 반면, 인천은 같은 시기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연구 결과, 인천과 비교하여 경기도에서는 소상공인 매출이 재난지원금 지급 후 첫 5주 동안 약 4.5% 증가했으며, 소상공인 총매출 증가분은 재난지원금으로 지급된 예산의 1.09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연구진은 경기도와 인천이라는 두 지역의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를 활용해,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경기 지역에서 소상공인 매출 증대 효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 파악했다.
*매출 데이터: 한국신용데이터(Korea Credit Data)의 2020년 시군구별 주간 소상공인 매출 정보를 기반으로 하며, 이는 경기와 인천 지역의 40,000여 소상공인 업장에서 발생한 거래 데이터를 포함해, 지역별 경제 회복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기여함
분석 결과,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첫 5주 동안 경기도 내 소상공인 매출은 인천 대비 4.5% 증가했고, 이후 재난지원금 소비 기한이 다가오면서 그 영향은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재난지원금이 소비자들에게 단기적인 소비 촉진 효과를 일으켰지만, 그 효과가 지속되지는 않았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사용 종료 시점에서 경기도 소상공인 매출의 총 증가분은 재난지원금으로 지급된 예산보다 9% 많은 것으로 나타나, 해당 재난지원금 정책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효과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재난지원금의 경기 활성화 효과는 경기도 내에서 지역별 소득 수준이나 구매력의 차이와는 관계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김지희 교수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시민들에게 현금으로 지급한 미국, 싱가포르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소상공인 업장에서만 재난지원금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가계와 지역경제를 살리는 두 가지 목적을 한 번에 달성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정책 설계에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재난 상황에서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최적의 정책 방안을 도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경영대학 기술경영학부 이수상 박사가 제 1저자로 참여하였고, 저널 `경제 분석과 정책(Economic Analysis and Policy)'에 8월 24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되었다.
(논문명: Can stimulus checks to households save the local economy? The impact of South Korea`s COVID-19 stimulus on small business sales, 경기 부양을 위한 가계지원금이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한국의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 매출에 미친 영향)
논문링크: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313592624002091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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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보다 26배 효과적인 폐질환 흡입치료 가능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 이후, 폐 등 호흡기 질병에 대비하기 위한 mRNA 백신 및 치료제는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mRNA 백신용 전달체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극복하고 우리 대학 연구진이 호흡기 바이러스 및 난치성 폐질환의 mRNA 흡입 치료를 가능케 하며 유전자 폐 치료 연구의 근간이 될 연구에 성공했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연구팀이 유전자 폐 치료에 최적화된 나노 전달체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mRNA 전달을 위해 활용되던 지질나노입자(이하 lipid nanoparticle, LNP)의 에어로졸화 과정에서의 불안정성과 폐 미세환경에서의 낮은 전달 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이온화성 지질나노복합체(ionizable lipocomplex, iLPX)를 개발했다.
iLPX는 이온화성 리포좀의 외부에 mRNA를 결합한 형태로, 에어로졸화 과정에서 입자의 구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흡입 전달에 용이하다. 또한, 폐 미세환경 내에서 폐계면활성제와의 상호작용을 유도해 호흡 운동을 활용, mRNA를 높은 효율로 폐 세포 내로 전달할 수 있다.
흡입 전달 및 폐 미세환경을 고려한 모방 환경 및 마우스 폐에서의 단백질 발현을 토대로 한 다차원 선별 과정을 통해 iLPX의 구성 요소들을 최적화시킴으로써 흡입용 mRNA 전달체(Inhalation optimized-iLPX, 이하 IH-iLPX)를 완성했다.
연구팀은 에어로졸화 전후의 입자 크기, 균일도, mRNA 탑재율을 비교함으로써 IH-iLPX의 월등한 에어로졸화 안정성을 증명했다. 나아가, IH-iLPX를 전달한 마우스에서 LNP 전달 마우스보다 26배 높은 단백질 발현이 유도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동물 모델에서 흡입 전달된 IH-iLPX가 폐 특이적으로 단백질을 발현시키며, 폐포 상피세포와 기관지 상피세포에서 mRNA를 효과적으로 전달함을 확인했다. 또한 혈액 생화학 분석과 조직 검사를 토대로 IH-iLPX가 폐와 혈액 환경에서 독성이 없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효과적인 폐내 mRNA 발현뿐만 아니라 생체 안전성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mRNA를 반드시 내부에 탑재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새로운 구성의 입자를 제시함으로써 기존에 불가능했던 흡입형 유전자 치료의 길을 열었다”며 “본 연구실에서 개발한 흡입형 유전자 전달체는 치료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mRNA를 탑재해 폐질환에 적용되어 유전자 폐 치료의 적용 범위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및뇌공학과 장민철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Nano)’ 9월 3일 자 18권 35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Inhalable mRNA Nanoparticle with Enhanced Nebulization Stability and Pulmonary Microenvironment Infilration)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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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기억 조절해 정신질환 치료 가능성 열어
우리 뇌에 과도한 기억이 형성되면 극심한 공포와 관련된 기억이 제대로 소멸되지 않아 발생하는 PTSD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우리 연구진이 빛으로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과도한 기억 형성을 억제해 PTSD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화제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뇌에서 기억 형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다양한 뇌 신경전달물질들에 의해 활성화되는 대표적인 세포내 신호전달분자효소인 PLCβ1 단백질*에 집중했다. 이번 연구는 기억 형성과 소멸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PLCβ1)의 기능을 규명하였으며, PTSD와 같은 과도한 기억 형성에 의한 정신질환의 새로운 분자적 기전을 밝히는데 기여했다.
*PLCβ1 단백질: 인산지질 가수분해효소 C 베타 1
우리 뇌는 매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고 소멸시킨다. 기억 형성과정은 해마라는 뇌 부위에서 이루어지며, 여기서는 양성적 신호와 음성적 신호가 균형을 맞추어 최적의 기억 형성을 유지한다. 그러나 양성 조절 인자가 부족하면 기억 형성에 문제가 생기고, 음성 조절 인자가 손상되면 과도한 기억이 형성된다. 이러한 과도한 기억 형성은 PTSD와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허원도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단백질(PLCβ1)이 해마에서 기억 억제자로 작용하여 과도한 기억 형성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동 단백질이 해마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팀은 단백질(PLCβ1)을 결핍시킨 마우스에서 과도한 기억 형성과 공포 반응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였고, 반대로 동 단백질이 과발현하거나 광유전학으로 활성화시키면 과도한 공포 반응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동 단백질이 기억 형성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적절한 기억 형성을 유도함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빛으로 제어하는 광유전학 기술을 개발하여 단백질(PLCβ1)의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하였다. 이 기술은 빛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을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할 수 있어, 뇌의 특정 부위에서 일어나는 신경 활동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동 단백질이 기억 형성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이는 광유전학 기술이 신경 과학 연구뿐만 아니라 PTSD와 같은 정신질환 원인 규명 및 치료에도 혁신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단백질(PLCβ1) 결핍 마우스에서 나타난 과도한 공포 반응은 PTSD 환자의 증상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동 단백질 활성화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과도한 공포 기억이 형성되는 마우스 모델에서 공포 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동 단백질이 PTSD와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동 단백질을 조절함으로써 과도한 기억 형성을 억제해 PTSD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교신저자인 허원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백질(PLCβ1)이 해마에서 기억 형성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는 PTSD와 같은 정신질환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동 단백질의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함으로써 과도한 공포 기억 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정신질환 치료에 혁신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제 치료에 적용되거나 동 단백질 신호 억제가 다른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인간에게 적용 가능한지에 대한 임상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고 첨언했다.
생명과학과 이진수 박사가 제1 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s Advances)’2024년 7월호 인쇄판에 게재될 예정이며, 2024년 6월 28일자로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Phospholipase C beta 1 in the dentate gyrus gates fear memory formation through regulation of neuronal excitability). (Impact Factor: 13.6). (DOI: 10.1038/s41592-023-02122-4)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KAIST 글로벌특이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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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군집위성 1호 발사 및 교신 성공
우리 대학 인공위성연구소가 과기정통부와 국가정보원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초소형군집위성 1호'가 발사와 교신에 성공했다.
초소형군집위성(총11기)은 한반도 및 주변 해역을 고빈도로 정밀 감시하고 국가안보 및 재난·재해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2020년부터 개발해온 지구 관측 위성이다.
미국 로캣랩(RocketLab) 社의 일렉트론(Electron) 발사체에 탑재된 '초소형군집위성 1호'는 24일 오전 07시 32분(현지시간 오전 10시 32분)에 뉴질랜드 마히아 발사장에서 발사됐다.발사 후 2분 27초와 9분 15초 뒤 발사체 1·2단이 각각 분리됐으며, 약 50분 만인 오전 8시 22분경 발사체와 최종 분리돼 위성이 최종 궤도에 투입됐다. 이후, 11시57분경(한국시간), 항우연 대전 지상국에서 수신한 위성정보를 분석한 결과, 태양전지판이 정상적으로 전개되어 안정적인 전력을 생산하는 등 위성 상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오후 14시 13분 및 15시44분경에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 교신한 결과, 양방향 교신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져 성공적인 위성 발사를 확인했다.
초소형군집위성 1호는 당초 계획한 궤도(약 500km 상공)에서 위성체 및 광학 탑재체의 성능을 1개월간 시험하고 관측 영상의 품질을 5개월 동안 점검할 계획이다. 점검이 마무리되는 2024년 11월부터 1호 위성은 본격적으로 지구관측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초소형군집위성은 이번에 발사 성공된 1호 위성을 시작으로 2026년 및 2027년에 각5기, 총10대의 위성이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로 후속 발사될 예정이다. 2027년 하반기부터 총 11대의 위성이 군집의 형태로 운영‧활용될 경우 한반도를 하루 3번 이상 관측할 수 있게 되어 기존의 중대형 지구관측위성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한편, 초소형 위성군집시스템 개발사업은 우리 대학이 총괄하는 사업으로, 우리 대학 인공위성연구소가 ㈜쎄트렉아이와 함께 위성시스템을 공동 개발했으, 항우연이 국내 다수 우주기업과 함께 지상시스템‧검보정 및 활용시스템을 개발했다.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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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과 음주가 구강암 촉진 밝혀
흡연과 음주는 세포에서 활성산소의 부하를 증가시키고 높은 수준의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 산화스트레스가 구강암의 발달을 촉진하는 구체적인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김준 교수 연구팀이 발암 위험 인자인 흡연과 음주가 구강암의 발생과 성장에 관여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흡연 및 음주가 직접적인 DNA 손상뿐 아니라 산화스트레스를 통한 전사 조절(발암 유전자의 발현 증가)로 구강암의 증식을 촉진하는 경로를 밝혀서 항암제 개발의 새로운 단서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구강암 환자에서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되는 TM4SF19 (Transmembrane 4 L Six Family Member 19)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산화스트레스에 의해 두 개의 분자가 중합해 형성되는 이합체 물질을 형성해 발암 유전자로 알려진 YAP(yes-associated protein)의 발현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킴을 구강암 세포주를 이용한 단백질 생화학 실험을 통해 밝혔다. 이 단백질(TM4SF19)은 대부분의 정상 조직에서는 낮게 발현되며, 아직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단백질이다. 구강암 세포에서 이 단백질(TM4SF19)을 억제하면 발암유전자(YAP) 발현이 감소했고, 이는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 능력을 저하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의과학대학원 김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흡연과 음주가 암 발달을 촉진하는 새로운 분자 기전을 규명했을 뿐 아니라 구강암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약물 표적인 단백질(TM4SF19)을 발굴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졸업생 신은비 박사후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2월 5일 자로 게재됐다. (논문명: TM4SF19 controls GABP-dependent YAP transcription in head and neck cancer under oxidative stress conditions)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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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계산데이터 전격 공개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기존의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계산을 할 수 있는 컴퓨터다. 양자컴퓨터는 암호 해독, 배터리 소재 개발,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동안 풀지 못한 난제들을 해결할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안재욱 교수 연구팀이 1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로 조합 최적화 문제를 계산해 계산 결과 데이터베이스와 계산 프로그램을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조합 최적화 문제 중 하나인 최대 독립집합 문제(Maximum independent set problem)는 SNS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찾는 문제, 전력망을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법을 찾는 문제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문제다. 지난 2023년 KAIST 연구진은 20큐비트급 리드버그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최대 독립집합 문제의 풀이를 시연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1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직접 양자컴퓨터를 제작하거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KAIST 연구진이 공개한 데이터는 관련 분야 연구자뿐 아니라 양자 컴퓨터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이 무료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대 141큐비트를 활용해 70만 종류 이상의 그래프 최적화를 계산했고, 양자컴퓨터의 계산 결과와 데이터분석 프로그램 일체를 공개했다.
연구를 주도한 안재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1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난제 계산 결과 및 계산 프로그램을 모두 공개하여 그동안 양자컴퓨터에 접근이 어려웠던 연구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양자 컴퓨팅 연구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고성능 양자컴퓨터 개발에 필요한 잡음 분석에도 연구팀이 계산한 데이터베이스가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김강흔, 박주영, 변우정 석박사통합과정, 김민혁 박사(現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가 참여한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데이터(Scientific data)’1월 11권에 게재됐다. (논문명: Quantum computing dataset of maximum independent set problem on king lattice of over hundred Rydberg atoms).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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