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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도 교수, 빛만 비춰도 유전자 발현 조절하는 효소 개발
〈 허 원 도 교수 〉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이 살아있는 생쥐의 머리에 빛만 비춰도 생쥐 뇌 유전자 발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매우 약한 빛에도 반응하도록 유전자 재조합 효소를 설계해 원하는 위치와 타이밍에 효소를 활성화할 수 있다. 많은 시간과 재원이 소요되는 유전자 변형 실험 모델을 만들지 않아도 특정 유전자 발현을 유도할 수 있어 활용이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월 1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Flp 유전자 재조합 효소는 빛에 민감하게 반응해 활성화된다. 수술이 아닌 LED 빛을 쏘는 비침습성(non-invasive) 방식만으로도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할 수 있어 물리적․화학적 손상에 의한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Flp 유전자 재조합 효소는 말 그대로 유전자를 자르고 재조합하는 기능을 지녀 유전자 형질 전환 실험모델을 만드는 등 다방면으로 활용됐다. 광유전학 기술에 응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빛 없이도 스스로 조립(auto-assembly)돼버려 제어가 어려웠다. 뇌 속으로 빛을 직접 전달하려면 광섬유를 집어넣는 수술 과정도 필요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광활성 Flp 유전자 재조합 효소(이하 PA-Flp 단백질)는 비활성화 상태에서도 빛을 받으면 결합되면서 활성화된다. 연구진은 단백질 공학을 통해 기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Flp 재조합 효소를 활성화하는 위치를 찾는 힌트를 얻어 PA-Flp 단백질을 설계했다. PA-Flp 단백질의 발현 정도는 적색 형광단백질을 붙여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PA-Flp 단백질은 매우 적은 양으로도 반응하는 민감도를 지녔다. 연구진은 기억을 관장하는 쥐의 뇌 해마 부위에 PA-Flp 단백질을 넣은 뒤 약 30초 동안 LED를 머리 부분에 비추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생쥐 뇌의 깊은 조직 영역에 도달하는 매우 적은 양의 빛으로도 PA-Flp 단백질이 활성화된 것을 확인했다.
생쥐에게 쏜 빛은 1-2mW/mm2로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휴대폰의 손전등 혹은 발표 시 이용하는 레이저 포인터 정도의 세기다. 연구진은 물리적 손상을 전혀 일으키지 않는 비침습성 방식으로도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행동을 재현하고 검증하는 실험에 나섰다. 해마보다 더 깊숙한 곳에 있는 내측 중격(~3.5mm) 뇌 내측 중격(medial septum): 기억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해마와 연결된 부위에는 칼슘 채널이 존재하는데 이 칼슘 채널의 발현이 억제되면 물체를 탐색하는 능력이 증가한다는 기존의 연구에 착안하여 실험을 설계했다.
연구진은 내측 중격에 PA-Flp 단백질을 도입하고 LED 빛을 쏘자 칼슘 채널의 발현이 억제됨을 확인했다. 실제 PA-Flp 단백질이 활성화된 실험군은 물체를 탐색하는 능력이 대조군에 비해 훨씬 커져 물체 주변으로 더 많은 움직임을 기록했다.
이번 연구는 빛으로 원하는 타이밍에 유전자를 자르고 재조합하는 효소를 개발해 향후 광유전학에 응용가치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정 유전자가 변형된 실험모델을 제작하는데 오랜 시일과 연구비가 투입되는데 반해 이 기술을 활용하면 빛만 쏘는 방식으로도 원하는 유전자를 쉽고 빠르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광섬유를 심는 별도의 수술 없이도 연구자가 사용하기 간편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허원도 교수는 “실험쥐의 생리학적 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리적, 화학적 자극이 거의 없이 LED로 원하는 특정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라며 “향후 다양한 뇌 영역을 탐구하는데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그림 설명
그림1. PA-Flp 단백질 작동원리 및 발현
그림2. 물체 탐색 능력이 증가함을 실험으로 확인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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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두 교수, 3D 프린팅 통한 맞춤형 디자인 배터리 제작
〈 왼쪽부터 안복엽 박사, 김찬훈 박사, 김일두 교수, 제니퍼 루이스 교수 〉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미국 하버드 공과대학 제니퍼 루이스(Jennifer A. Lewis)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배터리 디자인의 자유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KAIST-하버드 공동 연구팀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배터리의 형상을 반지 모양, 대문자 알파벳 H, U 등의 글자 모양을 포함해 원하는 구조로 자유롭게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한국화학연구원 최영민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소형 인체 착용형 광센서 반지에 3D 프린팅 배터리를 적용했다.
신소재공학과 김찬훈 박사, 하버드 공과대학 안복엽 박사가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의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12월호에 게재됐다.
현재 사용되는 배터리 형상은 코인셀 또는 파우치셀 제작에 최적화된 원형 또는 사각형 구조로 제한돼 있다. 각기 다른 디자인을 갖는 소형 전자소자의 경우 배터리 저장장치가 부피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서는 배터리의 형상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자유로운 디자인을 갖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친환경 물 기반 아연 이차전지(Zn-Ion battery) 시스템을 도입했다. 리튬이온 대신 아연이온(Zn2+)을 전하 운반체로 사용하는 이 시스템은 물을 전해질의 일부로 사용하기 때문에 높은 인화성의 유기용매를 전해질로 사용하는 기존 리튬 이차전지보다 안전하다.
유기용매는 수분 및 산소에 노출될 경우 배터리 열화의 원인이 돼 리튬 이차전지의 제조 공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연구팀이 도입한 수계 아연 이차전지는 대기 중의 수분 및 산소에 안정적이기 때문에 보다 간편한 대기 공정 조건에서 제조할 수 있다.
특히 3D 프린터를 이용한 플라스틱 패키징 적용에도 물은 플라스틱 패키징을 녹이지 않아 보다 간편하게 패키징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자유로운 형태로 재단이 간편하고 고속 충, 방전이 가능하도록 양극을 설계하기 위해서 전기방사 기술을 이용해 탄소섬유(Carbon fiber) 전류집전체를 제조했다.
이후 전기화학적 활성이 높은 폴리아닐린 전도성 고분자를 탄소섬유 표면에 매우 균일하게 코팅해 전류집전체 일체형 양극을 제조했다.
3D 구조를 갖는 얇은 섬유로 이루어진 폴리아닐린 기반 양극은 2분 동안 50%를 충전하는 매우 빠른 충전 속도를 보였고, 활물질의 손실 없이 쉽게 재단할 수 있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수용성 전해질을 이용하는 아연 이차전지는 일반 대기 환경에서 배터리 패키징 조립을 할 수 있어 3D 프린팅을 활용하면 고객 요구에 맞는 맞춤형 배터리 팩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라며 “초소형 마이크로 로봇의 외형에 잘 맞는 전력 장치나 특이한 디자인의 소형 전자소자의 저장장치로 응용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 및 웨어러블 플랫폼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김일두 교수는 이번 12월부터 연구가 게재된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부편집장(Associate Editor)으로 선임이 돼 투고 논문의 심사 여부를 판단하고 심사자(reviewer) 선정 및 게재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미국과 유럽, 중국이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환경에서 40대의 나이에 권위학술지의 부편집장 선임은 대한민국의 과학발전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김 교수는 “2018년도 13.709의 피인용지수와 134,596회에 달하는 인용횟수를 갖는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 부편집장으로 선임돼 영광이다”라며 “에너지 및 센서 분야에 투고된 논문들에 대한 에디터 활동을 통해 KAIST의 위상을 높이고,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저변 확대와 세계적인 연구팀들과의 국제협력 기회를 더욱 만드는데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 그림 설명
그림1.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자유형상 배터리 제조
그림2. 3D 프린팅 방법으로 제조된 자유형상 배터리 및 응용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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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형 교수, 간암 복합면역치료 적용 가능성 확인
〈 박 수 형 교수 〉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황신, 송기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간암 환자의 탈진(exhausted)된 종양 침투 면역세포 구성의 차이에 따른 간암 환자군을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간암 환자의 새로운 면역치료법 적용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맞춤 의학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임상 연구팀과 KAIST 의과학대학원이 동물 모델이 아닌 임상을 통해 새 면역 항암 치료법을 위한 협업을 진행한 것으로 중개 연구(translational research)의 우수 모델로 평가받는다.
김형돈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소화기학(Gastroenterology)’ 12월 4일 자에 게재됐다.
암이 발생하면 인체는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하는데, 종양은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기 위한 환경을 구성한다. 이때 침투한 T세포들은 ‘피디-1(PD-1)’ 단백질과 같은 면역 관문 수용체를 세포 표면에 발현하면서 활성이 저하되고 탈진된 상태가 된다.
‘PD-1 억제제’로 대표되는 면역 관문 억제제는 PD-1 신호에 의해 저하된 T세포의 활성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암세포는 생존을 위해 면역세포로부터 몸을 숨기는데, 면역 관문 억제제는 암세포가 숨는 데 도움을 주는 PD-1, PD-L1의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면역세포가 정상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면역 관문 억제제는 약 2~30%의 환자에게만 효능이 있고 70% 이상의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연구팀은 간암 환자의 탈진한 T세포 중에서 PD-1 단백질을 많이 발현하는 T세포가 그렇지 않은 T세포에 비해 면역세포의 기능이 더 많이 저하돼 있고, PD-1 이외의 다양한 면역 관문 수용체를 동시에 발현하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간암 환자 중에서 약 절반 정도의 환자만이 PD-1을 많이 발현하는 탈진 T세포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환자들이 복합 면역 관문 억제제에 의해 T세포의 기능이 효과적으로 회복됨을 확인했다.
이번 결과를 통해 복합 면역 관문 억제제의 대상이 되는 환자군을 제시함으로써 효과적인 면역 치료를 효율적으로 적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교수는 “이번에 새롭게 제시된 환자군은 현재 적용 중인 면역 관문 억제제 치료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로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라며 “복합 면역 관문 억제제가 특정 환자에게만 효능이 있음을 제시해 맞춤 의학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임상적 의의를 갖는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첨단의료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PD-1 발현에 따른 각 세포군의 특징적인 유전자 발현 양상
그림2. PD-1을 과발현하는 세포군의 존재 유무에 따른 특징적인 두가지 환자군
201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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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용, 이대엽, 임성갑 교수, 암 줄기세포 제작 원천기술 개발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전상용, 이대엽 교수와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공동 연구팀이 특수 고분자박막을 이용해 3차원 암 줄기세포 스페로이드(spheroids)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세포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개시제를 이용한 화학 기상 증착법’을 이용한 고분자 박막을 형성해 암 줄기세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줄기세포 기초 연구 및 약물 개발 플랫폼의 원천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민석, 최윤정 박사, 유승정 박사과정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 암학회(AACR) 대표 국제학술지인‘암 연구(Cancer Research)’ 10월 2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논문명 : Polymer thin film-induced tumor spheroids acquire cancer stem cell-like properties)
암 줄기세포는 항암제에 대한 내재적 저항성을 가져 암의 전이와 재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종양 안에 극히 일부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다양한 암 줄기세포의 대량 확보가 어려워 암 연구 및 약물 개발에 제약이 있었다. 생체 내에서 암은 3차원 조직 덩어리 형태로 존재하므로 암 줄기세포를 스페로이드 형태로 배양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개시제를 이용한 화학 기상 증착법(iCVD : initiated chemical vapor deposition)’을 이용해 세포배양 기판 위에 특정 고분자 (pV4D4)박막을 형성했다.
그 위에 다양한 암세포를 배양한 결과 암세포들이 고분자박막 표면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서로 뭉치면서 3차원 스페로이드 형태를 만들었고, 이와 동시에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 종양 암 줄기세포로 변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표면자극 유도 암 줄기세포(Surface stimuli-induced cancer stem cell-like cell)’를 고효율로 손쉽게 대량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특정 고분자 박막에서 배양된 표면 자극 유도 암 줄기세포 스페로이드가 약 24시간 안에 형성되며 분석결과 암 줄기세포 관련 유전자의 양이 배양시간에 따라 증가함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을 통해 형성된 암 줄기세포 스페로이드는 실제 항암제를 처리했을 때 뛰어난 약물저항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종양 동물모델에서 비교그룹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전체염기서열분석(Whole-genome sequencing)을 통해 표면 자극 유도 암 줄기세포와 실제 암 환자 암 줄기세포와의 유사성을 확인했다.
전상용 교수는 “이미 시판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암 세포주들 뿐만 아니라 환자에서 유래한 생체 내 환경과 유사한 3차원 스페로이드 형태로 양질의 암 줄기세포를 고효율로 손쉽게 대량 배양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라며 “향후 암 줄기세포 기초 연구 및 약물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나아가 암 줄기세포 제작용 플랫폼 소재에 대한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해 거대한 암 관련 의료시장에서의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재단에서는 이 연구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해 올해 9월부터 후속 과제 사업을 통해 3년 연장 지원을 결정했다.
□ 그림 설명
그림1. 3차원 암줄기세포 스페로이드 형성 모식도
그림2. 형성된 암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약물 저항성 확인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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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현 교수, 뇌파 생성, 변조 담당하는 신경회로 원리 규명
〈 조광현 교수 연구팀 〉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뇌파의 생성 및 변조를 담당하는 핵심 신경회로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뇌의 동작원리를 밝힐 뿐 아니라 향후 여러 뇌질환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비정상적 뇌파활동을 신경세포 네트워크 수준에서 규명하는 데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주목받는 IT와 BT의 융합연구인 시스템생물학 연구로 규명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병욱 박사과정, 신동관 박사, 스티븐 그로스 박사가 함께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11월 6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뇌의 다양한 기능은 신경세포(뉴런)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뉴런들의 동시다발적인 발화에 의해 형성되는 뇌파는 뇌의 활동 상태를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며,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영역 간 선택적 통신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뇌파의 비정상적인 생성 및 변조 현상은 다양한 뇌질환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신경생물학 연구자들은 뇌파의 생성 및 변조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뇌파의 생성 및 변조는 수많은 뉴런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예측할 수 없는 창발적 특성(emergent property)을 갖기 때문에 기존의 신경 생물학 실험을 통해 그 원리를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조 교수 연구팀은 시스템생물학 기반의 연구방법을 통해 뇌파의 생성 및 변조 원리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여러 뇌 영역 중 특히 감각 피질(sensory cortex)에 주목했다. 감각 피질은 외부 감각 정보를 처리하고 통합, 조절하는 핵심 영역으로 여러 주파수 대역의 뇌파와 변조를 관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최근 커넥토믹스 (connectomics) 연구를 통해 밝혀진 쥐의 감각피질 내 뉴런의 종류 및 뉴런 간 연결성 정보를 이용해 감각피질을 구성하는 뉴런들과 이들을 연결하는 시냅스를 수학 모델을 통해 표현하고 이로부터 신경회로를 구축해 뇌파의 생성 및 변조 과정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흥분성 뉴런과 억제성 뉴런으로 구성된 양성피드백과 음성피드백의 중첩된 구조(interlinked positive and negative feedback)가 뇌파의 생성 및 주파수 변조 현상의 핵심회로임을 최초로 규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기존의 전기생리학 실험을 통해 측정된 뉴런 간 시냅스의 특정 연결강도가 신경회로의 뇌파 생성 및 변조 기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조합임을 밝혀냈다.
이번에 개발한 수학모형을 활용하면 전통적 생물학 실험을 통해 파악이 어려웠던 뉴런들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신경회로의 복잡한 설계원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여러 뇌질환 환자의 뇌에서 관측되는 비정상적인 뇌파 활동을 신경네트워크 차원에서 분석하고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생물학 접근을 통한 신경회로의 구조 및 기능 분석은 인공지능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뇌 신경회로의 작동원리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면 컴퓨터 과학자들이 이를 이용해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자폐증이나 집중력 조절장애 등과 관련된 신경회로 규명, 두뇌 치료 기술 개발 등의 원천 의료기술 개발에도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 교수는 “지금껏 뇌파의 생성 및 변조를 담당하는 핵심 신경회로가 밝혀진 바가 없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최근 커넥토믹스 (connectomcis) 연구를 통해 점차 밝혀지고 있는 뉴런간의 복잡한 연결성에 숨겨진 설계원리를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찾아냄으로써 뇌의 동작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그리고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뉴런 간 연결 강도에 내제된 기능적 설계원리 파악
그림2. 뇌파의 생성 및 변조를 담당하는 핵심 신경회로
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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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균 교수, 신경치료 후 몸에서 자연 분해되는 전자약 개발
〈 강 승 균 교수 〉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강승균 교수 연구팀이 美 노스웨스턴 대학 구자현 박사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절단된 말초신경을 전기치료하고 역할이 끝나면 몸에서 스스로 분해돼 사라지는 전자약을 개발했다.
몸에 녹는 수술용 실이 대중화된 것처럼 생분해성 무선 전자약을 통해 앞으로는 병원을 찾지 않고도 집에서 물리치료를 받듯 전기치료를 받는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10월 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비약리학적 신경재생 치료를 위한 생분해성 무선전자 시스템, Wireless bioresorbable electronic system enables sustained nonpharmacological neuroregenerative therapy)
말초신경 손상은 국내에서 연간 1만 건 이상 발생할 정도로 빈도가 높은 외상 중 하나이다. 신경의 재생 속도가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느냐가 근육 회복율 및 후유증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이며 재생속도가 현저히 저하되면 슈반세포의 소멸로 신경재생이 불가능해지거나 탈 신경 지연에 의한 영구 근육장애를 유발한다.
따라서 신경재생을 가속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 왔고 전기적 자극을 통해 신경재생을 촉진시키는 전자약의 효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자약이란 전기 신호를 통해 체내의 장기, 조직, 신경 등을 자극해 세포의 활성도를 높여 재생속도 향상과 생체반응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치료하는 기술이다. 전자약을 통해 손상된 신경을 전기자극하면 신경 세포가 활성화되며 축색돌기의 분화가 가속돼 신경재생이 빨라져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러한 전자약의 효과적인 성능에도 불구하고 치료 수술의 복잡성과 이로 인한 2차 손상의 위험성이 커 신경 치료에 직접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전기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선으로 머리카락 두께의 신경을 감싸야 하는데 치료 후에 신경을 감쌌던 전선을 다시 제거하는 과정이 매우 어렵고 자칫하면 제거 과정에서 2차 신경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장기적인 전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매번 수술을 반복해야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초박막형 실리콘과 유연성을 갖춘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해 300마이크로 수준 두께의 매우 얇고 유연성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체내에서 수개월 내에 분해되는 전자약을 개발했다.
개발한 전자약은 체내에서 무선으로 작동되고 사용이 종료된 후 몸속에서 녹아 흡수되기 때문에 별도의 제거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추가 수술 없이도 반복적인 전기치료를 할 수 있으며 제거를 위한 수술도 필요하지 않아 2차 위험성과 번거로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생분해성 무선 전자약 기술이 말초신경의 치료와 더불어 외상성 뇌손상 및 척추손상 등 중추신경의 재활과 부정맥 치료 등을 위한 단기 심장 박동기에도 응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 교수는 “최초로 생분해성 뇌압측정기를 개발해 2016년 네이처 紙에 논문을 게재한 뒤 약 2년 만에 치료기술로서의 의료소자를 성공적으로 제시했다”며 “생분해성 전자소자의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생분해성 무선 전자소자의 생분해성 데모 예시
그림2. 다리신경 모델에 적용된 생분해성 무선 전자약의 삽입 모형도
그림3. 생분해성 전자약의 신경치료 시나리오 모식도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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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교수, 생체 친화적 전도성 실크 접착제 개발
〈 (왼쪽부터)서지원 박사, 이현주 교수, 김효중 박사과정 〉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이현주 교수 연구팀이 생체 친화적 실크 고분자를 이용해 생체적합 전도성 접착제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인간 피부에 잘 부착되는 경피형 전자소자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실크 전도성 접착제 필름은 생체친화적 실크 고분자에 금속이온을 도입해 접착성을 갖도록 만든 기술로 접착성이 높은 경피형 전자소자의 구현이 가능해 장기간 모니터링 및 약물 투여가 필요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지원 박사, 김효중 박사과정이 주도하고 생명화학공학과 최시영 교수, 김기한 박사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9월 5일자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논문명 : 피부부착형 전자소자를 위한 생체적합 및 고접착성을 지닌 칼슘이 도입된 실크 접착제, Calcium-modified silk as a biocompatible and strong adhesive for epidermal electronics)
최근 생체친화성 실크 고분자는 구조의 변형 및 생분해성이 가능해 유연기판 및 희생층으로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 2년 간의 연구로 칼슘금속이온에 의한 실크 고분자의 접착 특성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인간의 피부에 고 접착으로 붙어 장기간 모니터링 및 재사용이 가능한 경피형 전자소자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해 왔다. 연구팀은 기존 실크 고분자의 한계와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 칼슘이온을 도입을 통해 생체 적합하고 고접착력을 갖는 실크 접착제를 개발했다.
실크 고분자에 도입된 칼슘이온은 물을 흡수하는 능력과 고분자를 결합해주는 능력을 갖고 있어 단단한 실크 고분자에 점탄성특성을 부여해준다. 강한 점탄성특성을 갖는 실크 고분자는 인체 피부 및 다양한 고분자 기판의 계면에서 물리적으로 결합해 강한 접착특성을 갖는다.
고접착 특성과 더불어 실크 고분자의 칼슘이온은 실크 접착제가 이온전도성을 갖게 도와주며, 원래의 실크 고분자가 갖고 있는 생분해특성에 의해 특정 조건에서 쉽게 접착력이 사라지는 특성을 보인다.
연구팀은 이 특성을 통해 실크접착제를 경피형 전자소자와 인체피부사이에 삽입해 고접착을 가지는 유연성 캐패시터 터치센서를 제작하고 장기간 부착이 가능하고 쉽게 탈부착 및 재사용 할 수 있는 터치센서를 개발했다.
또한 인체 장기의 조직 중 신축성이 강한 방광 조직에 고 접착성을 가지는 변형센서를 집적해 방광 조직의 변형률에 따른 저항변화를 이용한 변형정도를 확인했다.
연구팀의 기술은 생체적합성과 접착력이 높아 체내 이식용 전자소자에도 활용돼 장기간 모니터링 및 치료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생체친화적인 실크고분자를 이용해 재사용이 가능하며 쉽게 생분해가 되는 고접착 접착제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실크 물질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바이오공학 분야에서 경피형 및 체내이식형 전자소자에 적용할 수 있고 장기간 모니터링 및 약물전달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표지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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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협 교수, 무기LED 상응하는 고효율 OLED 구현
〈 유승협 교수, 송진욱 박사과정 〉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연구팀이 무기 LED에 상응하는 높은 효율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김장주 교수, 경상대 화학과 김윤희 교수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이 기술을 통해 OLED 조명의 대중화 및 시장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진욱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8월 1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OLED는 수많은 모바일 기기와 고품질 TV 등의 디스플레이 기술에 광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소자로, 두께가 얇고 유연 소자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조명, 차량용 광원에도 OLED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응용에는 광원의 효율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지속적인 연구 개발에 의해 OLED의 효율이 꾸준히 상승했고 일부는 기존 고효율 무기 LED 수준에 준하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효율 OLED의 연구 결과들은 OLED가 갖는 면광원(面光源)의 장점을 해치는 반구형 렌즈가 쓰이거나 소자 내부에 빛을 추출하는 나노 구조가 도입돼 안정적인 동작을 방해하는 등의 문제로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OLED의 광 추출용으로 개발됐던 여러 방법 중 실용화 가능성이 가장 큰 기술인 나노입자 기반의 광 산란층을 소자 외부에 도입하는 방법에 주목했다.
특히 광 산란을 이용한 기존 OLED 광 추출 향상 연구가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경험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던 것과는 다르게 연구팀은 종합적이고 분석적 방법론을 정립해 최대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조를 이론적으로 예측했다.
OLED에 광 추출 구조를 적용해 가능한 최대의 효율에 도달하기 위해선 광 추출 구조와 OLED 구조를 각각이 아닌 전체로 보고 최적화를 이뤄야 한다.
연구팀은 산란 현상을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이론을 OLED 발광 특성 예측 모델과 최초로 결합해 여러 구조를 가지는 수많은 소자들의 특성을 짧은 시간에 예측했고, 이를 기반으로 최대 효율을 갖는 최적 구조를 이론적으로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론적으로 예측된 최적의 광 산란 필름을 실험적으로 구현하고 이를 고효율 유기 발광소재를 이용한 소자 구조에 접목해 56%의 외부 양자 효율 및 221lm/W의 전력 효율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는 큰 렌즈나 내부 광 추출구조 없이 구현된 OLED 단위 소자 효율로는 최고의 결과이다.
유승협 교수는 “다양한 OLED 광 추출 효율 향상 기술이 개발됐지만 실용화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구는 상용화 가능성에서 가장 의미가 큰 기술을 활용하면서 고효율 LED의 효율에 상응하는 OLED 구현 방법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낮은 전력소모가 특히 중요한 조명용 광원이나 웨어러블 기기의 센서용 광원에 OLED가 활용되는 데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초저가플렉서블 Lightning Surface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외부 산란층과 결합된 OLED 구조 모식도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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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교수, 플라즈마 내 전자의 가열 원리 규명
〈 최원호 교수, 박상후 연구교수〉
우리 대학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최원호 교수 연구팀이 약하게 이온화된 플라즈마(weakly ionized plasma)에서 전자가 가열되는 구조와 제어 원리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플라즈마 내의 모든 반응이 전자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으로 볼 때 전자의 가열 원리를 규명함으로써 플라즈마를 더욱 자유롭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대기압 플라즈마 내에 존재하는 자유 전자에 대한 기초 연구 자료로 기존 플라즈마의 활용 및 응용 가능성을 높이는 등 플라즈마 물리학 및 응용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후 연구교수가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5월 14일자와 7월 5일자 온라인 판에 연달아 게재됐다. (논문명 : Electron information in single- and dual-frequency capacitive discharges at atmospheric pressure, 단일 및 이중 주파수 대기압 플라즈마의 전자 정보 / Electron heating in rf capacitive discharges at atmospheric-to-subatmospheric pressures, 대기압과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에서 라디오 주파수 플라즈마 내의 전자 가열)
물질의 세 가지 상태인 고체, 액체, 기체와 더불어 ‘물질의 네 번째 상태’라 불리는 플라즈마는 표준 온도 및 압력(25 ℃, 1 기압)의 상태에서는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나 인위적으로 기체에 에너지를 가하면 플라즈마 상태가 된다.
학계 및 산업계는 활용 목적과 조건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플라즈마 발생원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특히 대기압 플라즈마는 응용 가능 분야가 다양하고 활용도가 높아 학술적, 산업적 활용성 측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플라즈마 내의 다양한 화학적, 물리적 반응은 전자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전자의 밀도와 온도의 시공간적 변화는 아주 중요한 정보이다. 플라즈마 및 가속기 물리학 분야에서 자유 전자의 가열 여부는 과학자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은 연구 주제이다.
그러나 대기압 조건에서는 자유 전자와 중성기체의 충돌이 빈번하기 때문에 이온화된 플라즈마 내 자유 전자의 밀도와 온도를 측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자유 전자의 가열 구조 및 원리를 실험적으로 규명할 수 없었다.
또한 전자 가열의 제어 방법 및 주요 요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플라즈마의 반응성과 활용성 개선이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전자-중성입자 제동복사(electron-neutral bremsstrahlung)란 기술을 이용해 플라즈마 내 자유 전자의 밀도, 온도를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2차원으로 영상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진단 기술을 이용해 대기압 플라즈마에서 수 나노초(10억분의 1초) 단위로 자유 전자의 온도(에너지)를 측정해 전자가 에너지를 얻는 가열 과정의 시공간적 분포 및 근본 원리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
0.25~1기압 압력구간에서의 전자 온도의 시공간적 분포의 변화를 실험적으로 최초로 확인해 대기압 및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에서 전자가 에너지를 얻는 가열의 기본 원리를 규명했다.
최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자유 전자와 중성입자의 충돌이 매우 빈번한 조건에서 발생하는 플라즈마에서의 전자 가열 원리를 학문적으로 이해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며 “이를 통해 경제적, 산업적 활용 가능한 대기압 플라즈마 발생원을 개발하고 다양하게 활용하는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핵융합연구소의 미래선도플라즈마-농식품융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측정된 파장의 제동복사 및 전자 온도의 시공간적 변화
그림2. 단일 및 이중 주파수로 구동하는 플라즈마에서 측정된 제동복사 및 전자 온도의 시공간적 변화
2018.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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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영, 정유성 교수, 합금 촉매의 화학반응 실시간 관찰 성공
〈 박 정 영, 정 유 성 교수〉
우리 대학 EEWS 대학원 박정영, 정유성 교수 연구팀이 합금 촉매 표면에서 벌어지는 화학 반응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합금 촉매의 반응성 향상과 직결된 반응 원리를 규명했다.
연구팀의 관찰 결과는 차세대 고성능 촉매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반응성 향상 원리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GIST 물리․광과학과 문봉진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종합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7월 1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Adsorbate-driven reactive interfacial Pt-NiO1-x nanostructure formation on the Pt3Ni(111) alloy surface, 백금-니켈 합금 표면위의 촉매 활성도가 높은 금속-산화물 경계 나노구조물 형성의 실시간 관찰)
합금 촉매는 단일 금속 또는 금속 산화물 촉매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보여 연료전지반응이나 탄소계열 공업화학반응 등에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합금 촉매 반응의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아 촉매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설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의 표면 직접 관찰 기기의 한계점을 크게 개선한 ‘상압 주사 터널링 전자 현미경’과 ‘상압 X-선 광전자분광기’를 활용해 백금-니켈 합금 촉매 표면의 역동적인 변화 과정을 관찰했다.
이를 통해 실제 반응 환경에서 백금-니켈 합금 촉매의 반응성 향상 이유가 금속-산화물 계면 나노구조의 표면 형성으로부터 시작됨을 밝혀냈다.
또한 일산화탄소 산화반응 과정에서 백금 혹은 니켈 산화물 단일 촉매에 비해 금속-산화물 계면 나노구조가 갖는 비교적 낮은 활성화 에너지는 촉매 반응 원리 상 반응성 향상에 보다 유리한 화학 반응 경로를 제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밀도범함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양자역학 모델링 계산 결과를 통해 입증됐다.
박정영 교수는 “초고진공 환경을 기반으로 한 기존의 표면 과학이 풀지 못한 실제 반응 환경에서의 합금 촉매 반응 과정을 직접 관찰한 첫 연구사례이다”며 “합금 촉매의 계면이 촉매 향상도를 높일 수 있고, 현재 진행 중인 촉매전자학 연구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실제 반응 환경에 근접한 촉매 표면 반응을 연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론적 원리 규명 연구를 주도한 정유성 교수는 “직접 관찰과 양자 계산을 통해 합금 촉매의 주된 활성 자리가 계면임을 규명한 연구로, 다양한 합금 촉매의 설계 및 최적화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상압 표면 분석을 주도한 GIST 문봉진 교수는“이 연구는 외부의 분자들과 쉴 새 없이 반응하면서 움직이는 마치 살아서 숨쉬고 있는 원자의 움직임과 반응성을 동시에 측정한 완벽한 표면물리연구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 및 한국연구재단, GIST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주사 터널링 전자 현미경을 이용한 실시간 표면 관찰 이미지
그림2. 시간에 따른 표면 직접 관찰 이미지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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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영, 정유성 교수, 합금 나노촉매 성능 향상 원리 밝혀
〈 박 정 영 교수, 정 유 성 교수〉
우리 대학 EEWS 대학원 및 화학과 박정영 교수 연구팀이 정유성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합금 나노 촉매 표면에 형성된 금속-산화물 계면이 촉매 성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임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합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월 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합금 나노입자는 높은 효율의 촉매 활성도를 가져 석유화학 공정뿐만 아니라 수소 연료 전지, 물 분해 등 친환경 촉매로 주목받고 있다. 합금 나노입자는 화학적 조성에 따라 촉매 표면의 전자 구조 및 결합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어 활용성이 크다.
이런 우수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촉매 환경에서는 반응물과 조건에 따라 나노 입자 표면 구조가 쉽게 달라져 합금 나노 촉매의 반응 원리 규명에 어려움이 있었다.
촉매 반응의 원리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핫전자이다. 화학반응이 일어날 때 촉매 표면에 순간적으로(펨토초, 1천조분의 1초) 발생하고 사라지지만 촉매 반응의 활성도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와 같다. 촉매 활성도가 증가하면 핫전자 양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핫전자를 직접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히 없던 중 2015년 박정영 부연구단장 연구진이 핫전자를 관찰할 수 있는 핫전자 촉매센서를 개발했다. 이후 박 부연구단장은 핫전자 촉매센서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를 통해 다양한 결과를 내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백금과 코발트가 합금된 나노입자를 핫전자 촉매센서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설계했다. 백금-코발트 합금 나노입자는 화학산업 및 에너지·환경 분야에 중요한 촉매 구성요소다. 백금-코발트 합금 나노입자처럼 복잡한 구조를 가진 나노 촉매 구조에 핫전자 촉매센서를 적용해 실시간으로 핫전자를 관찰하는 것이 이번 실험의 큰 관건이었다.
먼저 연구진은 여러 비율로 백금과 코발트를 합성해 합금 나노 촉매들을 제작하고 핫전자 촉매센서를 적용했다. 그 결과 75% 백금과 25% 코발트 비율로 합금 나노입자를 합성할 경우, 가장 많은 핫전자가 발생하고 촉매 성능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핫전자 발생량과 촉매 성능의 상관관계를 보다 명확히 밝히고자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TEM,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으로 실험 과정을 관찰했다.
수소산화 반응에 합금 나노촉매를 적용하자 한 층의 코발트 산화물이 백금-코발트 합금 나노 입자 표면 위에 형성되면서 금속-산화물(백금-코발트 산화물)계면이 만들어졌다. 금속-산화물 계면에서 전하 이동이 늘어나면서 핫전자 검출 효율이 증가한 것이다. 다시 말해 금속-산화물 계면이 합금 나노 촉매의 활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임을 실제로 입증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실험 뿐 아니라 이론적으로도 계면과 촉매 성능 간 상관관계를 입증했다. 정유성 교수 연구진은 밀도범함수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 기반의 양자계산을 통해 백금-코발트 산화물 계면에서 낮은 활성화 에너지로 일어나는 반응 원리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해 핫전자 발생 및 촉매 성능에 대한 근원적인 해석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이번 결과는 촉매 연구자들이 금속-산화물 계면의 중요성을 다시 주목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로 합금 나노촉매의 반응 중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두 물질 사이의 계면이 촉매 반응성과 핫전자의 생성을 증폭시킨다는 점을 규명했다”며 “실제 촉매반응이 일어나는 상압과 고온 환경에서 얻어진 결과를 토대로 향후 고효율의 차세대 촉매물질을 개발하는데 연구 결과를 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그림 설명
그림1. 나노 촉매계면에서의 핫전자 움직임 실시간 관찰
그림2. 핫전자 촉매센서를 이용한 합금 나노입자에서의 핫전자 움직임 관찰
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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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순 교수, 유전체 편집의 글로벌 관측소 설립 제안
〈 박 범 순 교수 〉
우리 대학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범순 교수 연구팀의 유전체 편집 관련 ‘글로벌 관측소(Global Observatory)’ 설립 제안 논문이 국제학술지 셀의 자매지인 ‘트렌드 인 바이오테크놀로지(Trends in Biotechnology)’ 6월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유전자가위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 생식세포의 손쉬운 편집이 가능해지고 인류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국제적 협치의 장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2015년 12월 영국 왕립학회, 중국 과학한림원, 미국 과학한림원의 공둥 주관으로 열린 ‘인간유전체 편집에 대한 국제 회의’에서 유전체 편집기술의 안전성과 효능의 검증, 기술의 적절성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합의 확보, 관련 규제 관리 마련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폭넓은 합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를 어떻게 확보할 지에 대한 합의점은 명확하지 않았다.
박 교수 논문은 이 문제를 세 가지로 정리해 제시했다. ▲ 유전체 편집기술에 대한 국제적 논의에는 지정학적 의미에서 많은 국가의 관점이 적절히 고려돼야 하고 ▲ 기술의 적용이 사회를 지탱하는 규범과 법적 권리 및 의무와 깊이 연관돼 있기 때문에 기술의 미래에 대한 질문은 기술적, 윤리적 영역으로 쉽게 구분할 수 없고 ▲ 무엇이 중요한 이슈이고, 우선적으로 무엇을 다뤄야 하는가, 합의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관측소의 설립 목적과 목표가 소개됐다. 이 관측소는 인간 유전체편집기술에 대해 보다 포괄적이며 ‘코스모폴리탄 윤리’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의 숙의의 장으로 제안됐다. 가장 주된 기능으로는 글로벌 인류 공동체 내의 다양한 관점들을 가시화하고 이를 통해 숙의과정에서 보다 확장된 질문들이 다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글로벌 관측소는 ▲유전체편집에 대한 글로벌 수준의 윤리적, 정책적 반응들을 수집하고 가시화하는 작업 ▲‘합의’에 대한 개념적 발전, 긴장관계들, 그리고 합의가 필요한 영역들에 대한 실질적 분석을 제공하고 ▲기존의 논의에서 무시되었던 중요한 질문들, 목소리를 높일 수 없었던 행위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주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는 포럼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범순 교수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로 대표되는 유전체편집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법적, 윤리적, 종교적, 철학적 이슈를 각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논의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글로벌 관측소 설립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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