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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불소계 전해질 대체할 고성능 비불소계 전해질 개발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 연구팀이 포항공과대학교 조창신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장수명 소듐(나트륨) 금속 음극 및 고출력 해수 전지를 위한 비불소계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불소(F)는 전지의 전기화학적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여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전지 외에도 다양한 차세대 전지 전해질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비싼 가격, 인체 및 환경에 유해하며 강한 독성이라는 문제점을 가져 이를 대체할 비불소계 전해질 (F-free electrolyte)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 교수 연구팀은 기존 불소계 전해질을 대체할 수 있는 비불소계 전해질을 설계해 매우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불소계 전해질의 전기화학적 성능을 상회하는 전기화학적 성능을 달성했다.
생명화학공학과 김진욱 박사과정, 김지오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인바이론멘탈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10월 10권 15호에 출판됐으며, 후면 표지논문(outside back cover)로 선정됐다. (논문명 : Designing Fluorine-Free Electrolytes for Stable Sodium Metal Anodes and High-Power Seawater Batteries via SEI reconstruction)
소듐 금속 음극은 기존 리튬 이온 전지의 흑연 음극을 대체할 수 있는 높은 이론적 용량과(흑연: 372 mAh g-1, 소듐 금속: 1,166 mAh g-1) 리튬에 비해 매우 높은 지각 내 존재비로 인해(리튬: 0.002%, 소듐: 2%) 각광받고 있는 차세대 음극 소재 중 하나다.
하지만 소듐 금속 음극은 매우 강한 화학적, 전기화학적 반응성 때문에 지속적으로 유기 전해액과 반응해 소듐 표면에 불균일하고 두꺼운 고체-전해질 계면을 형성하고, 이는 충전 과정에 소듐 금속의 수지상 성장(나뭇가지 모양 성장)을 일으킨다. 소듐 금속의 수지상 성장은 고체-전해질 계면을 파괴해 새로운 소듐 금속을 유기 전해액에 노출시키고 추가적인 전해질 분해를 일으키며, 낮은 쿨롱 효율, 전지 단락 등을 발생시켜 전지 구동에 치명적이다.
기존 불소계 전해질은 소듐 금속 표면에 불화 소듐을(NaF) 형성해 앞서 언급한 소듐 금속의 수지상 성장을 억제한다. 불화 소듐은 강한 기계적 성질로 인해 소듐 금속의 수지상 성장을 물리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이 널리 알려져 있으나 불소계 전해질의 높은 가격, 불산(HF) 부산물 형성 등의 치명적인 문제점이 수반된다.
연구팀은 수소화 소듐(NaH)이 불화 소듐을 대체할 수 있다는 최근 연구 보고에 착안해 수소화붕소 소듐(NaBH4) 염을 이써 (ether, C-O-C 결합을 포함) 계열 유기용매에 녹인 전해질을 설계했다. 수소화붕소 소듐은 환원제의 일종으로 유, 무기 합성이 필요한 산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물질이다. 따라서, 같은 부피의 불소계 전해질을 제작하는 것에 비해 5~10% 정도의 비용만이 소요돼 큰 가격 경쟁력을 가진다.
연구팀은 비행시간형 이차이온 질량 분석을 통해(Time of Flight Secondary Ion Mass Spectrometry, TOF-SIMS) 수소화붕소 소듐 기반의 전해질이 수소화 소듐이 우세한 고체-전해질 계면을 형성함을 밝혔다.
또한, 산화된 소듐 금속을 수소화붕소 소듐에 장시간 담가뒀을 때, 산화막이 점차 수소화 소듐으로 전환되는 것을 비행시간형 이차이온 질량 분석을 통해 확인했으며, 온라인 전기화학 질량 분석(Online Electrochemical Mass Spectrometry)을 통해, 수소화붕소 소듐 전해질을 이용해 전지 제작 후 8시간 정도의 휴지기에 수소 기체가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소듐 금속은 산화하려는 성질이 강해 표면에 불가피하게 산화막을 형성하는데, 수소화붕소 소듐은 환원성이 강해 표면 산화막을 환원시킬 수 있다. 소듐의 표면 산화막이 환원되면서 수소 기체가 발생함과 동시에 다시 소듐 금속과 반응해 수소화 소듐이 생성되며 연구팀은 이를 `고체-전해질 계면 재건 현상'이라고 명명했다.
이를 통해, 수소화붕소 소듐 기반의 전해질은 소듐-소듐 대칭전지에서 600 사이클, 소듐-알루미늄 반쪽 전지에서 99.67%의 쿨롱 효율을 보여 불소계 전해질에 비해 매우 우수한 전기화학적 성능을 제공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수소화붕소 소듐 기반 전해질을 해수 전지에 적용했다. 높은 전류밀도인 1 mA cm-2에서 기존 불소계 전해질은 35회 정도의 수명 특성을 보인 반면, 수소화붕소 소듐 기반 전해질은 150회 이상의 장수명 특성을 달성했다. 마찬가지로, 기존 불소계 전해질의 출력밀도는 2.27 mW cm-2 에 그친 반면, 수소화붕소 소듐 기반 전해질의 출력밀도는 2.82 mW cm-2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수소화붕소 소듐 기반의 전해질은 비용 절감, 수명 특성 향상을 통해 해수전지의 상용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1 저자인 김진욱 박사과정은 "기존 소듐 전해질의 필수 원소였던 불소 없이도 불소계 전해질의 성능을 상회하는 전해질을 개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ˮ 라며 "앞으로 비불소계 소듐 전해질과 그에 따른 고체-전해질 계면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판단된다ˮ 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한국전력 사외공모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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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피부의 압력 감지 능력을 뛰어넘는 로봇용 전자 피부 개발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이 인간 피부의 압력 감지 능력을 뛰어넘는 고감도 및 광범위 압력 측정이 가능한 로봇용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 피부는 인간 피부에 비해 더 높은 민감도와 더 넓은 압력 측정 범위를 보여 최근 각광받는 로봇 산업, 헬스케어 산업, 증강 현실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시목 박사과정과 변상혁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 버전에 10월 3일 字 출판됐다. (논문명 : Beyond the Human Touch Perception: Adaptive Robotic Skin Based on Gallium Microgranules for Pressure Sensory Augmentation)
인간 피부의 촉각 인지 능력을 모방하는 전자 피부는 원격으로 감도 및 외압 측정이 가능해 메타버스, 로봇 공학, 의료 기기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자 피부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특히 전자 피부의 핵심 기술인 압력 센서의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하지만 개발된 고감도 압력 센서는 압력 감지 범위가 좁다는 단점을 가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광범위 압력 감지 센서가 등장했으나 기존 고감도 센서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민감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상황과 목적에 맞춰 별개의 센서를 사용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측정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번거롭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갈륨(Gallium)과 중합체(Polymer)를 합성해 온도에 따라 민감도와 압력 감지 범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변 강성 압력 센서를 개발했다. 개발된 압력 센서는 사용자가 상황과 목적에 맞게 고감도 감지 모드와 광범위 압력 감지 모드를 손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압력 센서의 핵심 소재는 액체금속 중 하나인 갈륨으로, 금속임에도 불구하고 미온(29.76 ℃)에서 녹는점을 가져 쉽게 고체와 액체 간의 상태 변화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내장된 갈륨의 상태에 따라 센서의 강성률이 변화하는 점에 기반해 온도에 따라 민감도와 감지 범위 변화가 가능한 압력 센서를 제작했다.
연구팀은 미세 유체기반 제작 방식을 통해 균일한 갈륨 미립자를 형성/활용해 압력 센서를 제작했고 이를 통해 센서 간 균일성 및 재현성을 극대화해 신뢰성 높은 대면적 전자 피부 제작을 가능하게 했다.
제작된 전자 피부는 인간 피부와 비교 시 97% 높은 민감도와 262.5% 넓은 압력 측정 범위를 보였다. 연구팀은 전자 피부의 가변성을 활용해 맥박 측정과 같이 높은 압력 민감도가 필요한 상황과 몸무게 측정과 같이 넓은 감지 범위가 필요한 상황 모두에 개발된 로봇 피부가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정재웅 교수는 "액체금속의 상변화를 활용한 이번 기술은 전자 피부를 넘어 상황과 목적에 맞게 전기/기계적 특성을 변환시킬 수 있는 다양한 다목적 전자기기, 센서, 로봇 기술의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ˮ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는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 ICT 핵심기술개발사업,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내부연구개발사업 개방형융합선행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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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블 없이 훈련 가능한 그래프 신경망 모델 기술 개발
최근 다양한 분야 (소셜 네트워크 분석, 추천시스템 등)에서 그래프 데이터 (그림 1) 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래프 신경망(Graph Neural Network)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 구축을 위해서는 심층 학습 모델을 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훈련 데이터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훈련 데이터에 정답지를 만드는 레이블링(labeling) 과정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소셜 네트워크의 특정 사용자에 `20대'라는 레이블을 부여하는 행위), 이 과정은 일반적으로 수작업으로 진행되므로 노동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그래프 신경망 모델 훈련 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효과적으로 타개하는 방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 대학 산업및시스템공학과 박찬영 교수 연구팀이 데이터의 레이블이 없는 상황에서도 높은 예측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그래프 신경망 모델 훈련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정점의 레이블이 없는 상황에서 그래프 신경망 모델의 훈련은 데이터 증강을 통해 생성된 정점들의 공통된 특성을 학습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점의 공통된 특성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기존 훈련 방법은 표상 공간에서 자신을 제외한 다른 정점들과의 유사도가 작아지도록 훈련을 한다. 하지만 그래프 데이터가 정점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데이터 구조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런 일차원적인 방법론은 정점 간의 관계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게 된다.
박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그래프 신경망 모델에서 정점들 사이의 관계를 보존해 정점의 레이블이 없는 상황에서 모델을 훈련시켜 높은 예측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이남경 석사과정이 제1 저자, 현동민 박사, 이준석 석사과정 학생이 제2, 제3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최고권위 국제학술대회 `정보지식관리 콘퍼런스(CIKM) 2022'에서 올 10월 발표될 예정이다. (논문명: Relational Self-Supervised Learning on Graphs)
기존 연구에서는 정점의 레이블이 없는 상황에서 정점에 대한 표상을 훈련하기 위해 표상 공간 내에서 자기 자신을 제외한 다른 정점들과의 유사도가 작아지도록 훈련을 한다. 예를 들어서, 소셜 네트워크에 A, B, C 라는 사용자가 존재할 때, A, B와 C가 표상 공간에서 서로 간의 유사도가 모두 작아지도록 모델을 훈련하는 것이다. 이때 박 교수팀이 착안한 점은 그래프 데이터가 정점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데이터이므로 정점 간의 관계를 포착하도록 정점의 표상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었다.
즉, A, B와 C 서로 간의 유사도가 모두 작아지게 하는 훈련 메커니즘과는 달리, 실제 그래프상에서는 이들이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A, B와 C 사이의 관계를 긍정/부정의 이진 분류를 통해 표상 공간에서 유사도가 작아지도록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닌, 이들의 관계를 정의해 그 관계를 보존하도록 학습하는 모델을 연구팀은 개발했다(그림 2). 연구팀은 정점 간의 관계를 기반으로 정점의 표상을 훈련함으로써, 기존 연구가 갖는 엄격한 규제들을 완화해 그래프 데이터를 더 유연하게 모델링했다.
연구팀은 이 학습 방법론을 `관계 보존 학습'이라고 명명했으며, 그래프 데이터 분석의 주요 문제(정점 분류, 간선 예측)에 적용했다(그림 3). 그 결과 최신 연구 방법론과 비교했을 때, 정점 분류 문제에서 최대 3% 예측 정확도를 향상했고, 간선 예측 문제에서 6%의 성능 향상, 다중 연결 네트워크 (Multiplex network)의 정점 분류 문제에서 3%의 성능 향상을 보였다.
제1 저자인 이남경 석사과정은 "이번 기술은 데이터의 레이블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그래프 신경망을 학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ˮ 이라면서 "그래프 기반의 데이터뿐만이 아닌 이미지 텍스트 음성 데이터 등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어, 심층 학습 전반적인 성능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ˮ고 밝혔다.
연구팀을 지도한 박찬영 교수도 "이번 기술은 그래프 데이터상에 레이블이 부재한 상황에서 표상 학습 모델을 훈련하는 기존 모델들의 단점들을 `관계 보존`이라는 개념을 통해 보완해 새로운 학습 패러다임을 제시하여 학계에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ˮ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사람중심인공지능핵심원천기술개발 과제로 개발한 연구성과 결과물(No. 2022-0-00157, 강건하고 공정하며 확장 가능한 데이터 중심의 연속 학습)이다.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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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만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사용가능한 로봇 팔 뇌-기계 인터페이스 개발
우리 대학 뇌인지과학과 정재승 교수 연구팀이 인간의 뇌 신호를 해독해 장기간의 훈련 없이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의대 신경외과 정천기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 정 교수 연구팀은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팔을 뻗는 동작을 상상할 때 관측되는 대뇌 피질 신호를 분석해 환자가 의도한 팔 움직임을 예측하는 팔 동작 방향 상상 뇌 신호 디코딩 기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디코딩 기술은 실제 움직임이나 복잡한 운동 상상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운동장애를 겪는 환자가 장기간 훈련 없이도 자연스럽고 쉽게 로봇 팔을 제어할 수 있어 앞으로 다양한 의료기기에 폭넓게 적용되리라 기대된다.
바이오및뇌공학과 장상진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뇌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뉴럴 엔지니어링 (Journal of Neural Engineering)' 9월 19권 5호에 출판됐다. (논문명 : Decoding trajectories of imagined hand movement using electrocorticograms for brain-machine interface).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인간이 생각만으로 기계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로, 팔을 움직이는 데 장애가 있거나 절단된 환자가 로봇 팔을 제어해 일상에 필요한 팔 동작을 회복할 수 있는 보조기술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로봇 팔 제어를 위한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팔을 움직일 때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측정하고 기계학습 등 다양한 인공지능 분석기법으로 뇌 신호를 해독해 의도한 움직임을 뇌 신호로부터 예측할 수 있는 디코딩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상지 절단 등으로 운동장애를 겪는 환자는 팔을 실제로 움직이기 어려우므로, 상상만으로 로봇 팔의 방향을 지시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절실히 요구된다. 뇌 신호 디코딩 기술은 팔의 실제 움직임이 아닌 상상 뇌 신호에서 어느 방향으로 사용자가 상상했는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상상 뇌 신호는 실제 움직임 뇌 신호보다 신호대잡음비(signal to noise ratio)가 현저히 낮아 팔의 정확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오랫동안 난제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기존 연구들에서는 팔을 움직이기 위해 신호대잡음비가 더 높은 다른 신체 동작을 상상하는 방법을 시도했으나, 의도하고자 하는 팔 뻗기와 인지적 동작 간의 부자연스러운 괴리로 인해 사용자가 장기간 훈련해야 하는 불편함을 초래했다.
따라서 팔을 뻗는 상상을 할 때 어느 방향으로 뻗었는지 예측하는 디코딩 기술은 정확도가 떨어지고 환자가 사용법을 습득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이 문제가 오랫동안 뇌-기계 인터페이스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난제였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팔 동작 상상을 공간해상도가 우수한 대뇌 피질 신호(electrocorticogram)로 측정하고, 변분 베이지안 최소제곱(variational Bayesian least square) 기계학습 기법을 활용해 직접 측정이 어려운 팔 동작의 방향 정보를 계산할 수 있는 디코딩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연구팀의 팔 동작 상상 신호 분석기술은 운동피질을 비롯한 특정 대뇌 영역에 국한되지 않아, 사용자마다 상이할 수 있는 상상 신호와 대뇌 영역 특성을 맞춤형으로 학습해 최적의 계산모델 파라미터 결괏값을 출력할 수 있다.
연구팀은 대뇌 피질 신호 디코딩을 통해 환자가 상상한 팔 뻗기 방향을 최대 80%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나아가 계산모델을 분석함으로써 방향 상상에 중요한 대뇌의 시공간적 특성을 밝혔고, 상상하는 인지적 과정이 팔을 실제로 뻗는 과정에 근접할수록 방향 예측정확도가 상당히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연구팀은 지난 2월 인공지능과 유전자 알고리즘 기반 고 정확도 로봇 팔 제어 뇌-기계 인터페이스 선행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 `어플라이드 소프트 컴퓨팅(Applied soft computing)'에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후속 연구는 그에 기반해 계산 알고리즘 간소화, 로봇 팔 구동 테스트, 환자의 상상 전략 개선 등 실전에 근접한 사용환경을 조성해 실제로 로봇 팔을 구동하고 의도한 방향으로 로봇 팔이 이동하는지 테스트를 진행했고, 네 가지 방향에 대한 의도를 읽어 정확하게 목표물에 도달하는 시연에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팔 동작 방향 상상 뇌 신호 분석기술은 향후 사지마비 환자를 비롯한 운동장애를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 팔을 제어할 수 있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정확도 향상, 효율성 개선 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 정재승 교수는 "장애인마다 상이한 뇌 신호를 맞춤형으로 분석해 장기간 훈련을 받지 않더라도 로봇 팔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은 혁신적인 결과이며, 이번 기술은 향후 의수를 대신할 로봇팔을 상용화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ˮ고 말했다.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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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 신진우 교수팀, 스스로 새로운 환경 적응하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성주 교수와 AI대학원 신진우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스스로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테스트타임 적응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NOTE: Robust Continual Test-time Adaptation Against Temporal Correlation”라는 제목으로 인공지능 분야 최고권위 국제학술대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2022'에서12월 발표될 예정이다.
이성주 교수와 신진우 교수 공동 연구팀이 스스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테스트타임 적응 (Test-Time Adaptation)”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였다. 연구팀이 제안한 알고리즘은 기존의 최고 성능 알고리즘보다 평균 11% 향상된 정확도를 보였다.
기계학습 모델들의 한계점은 학습했던 데이터와 다른 분포의 데이터에 적용되면 성능이 급격히 하락한다는 것이다. 이를 푸는 여러 방법 중에서 데이터를 미리 수집할 필요없이 모델이 스스로 테스트 데이터를 분석하여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인 테스트타임 도메인 적응 (Test-Time Adaptation) 방법이 최근 산학계에서 크게 각광을 받고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의 테스트타임 도메인 적응 기술들이 모두 데이터가 이상적인 균일분포를 따른다는 가정을 한다는 문제점에 착안했다. 실제 데이터는 환경 변화나 시간 변화에 따라 데이터 분포가 변하거나 비균일분포의 데이터에 대해서는 기존 기술을 동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연구팀이 제시한 “NOTE” 기술은 비균일분포의 데이터에서도 기존 최대 성능 알고리즘 보다 평균 11%만큼 향상된 정확도를 보였다.
이성주 교수 연구팀과 신진우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로, 공태식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연구를 이끌었고, 정종헌 박사과정, 김태원 학사과정, 김예원 석사과정이 공동 저자로 기여하였다.
이성주 교수와 신진우 교수는 ”테스트타임 도메인 적응은 인공지능이 스스로 환경 변화에 적응하여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로,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이번에 발표될 NOTE 기술은 실제 데이터 분포에서 성능향상을 보인 최초의 기술이고 자율주행, 인공지능 의료, 모바일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 (No. NRF-2020R1A2C1004062)과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의 지원(UD190031RD)으로 한국과학기술원 미래 국방 인공지능 특화연구센터에서 수행된 연구이다.
202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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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에서도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세계 최고의 4D 레이더 인공지능 기술 개발
우리 대학 조천식모빌리티대학원 공승현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악천후 상황에서 안정적인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4D 레이더(Radar)의 주변 객체 인지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구축된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셋(Dataset)인 KAIST-레이더(이하 K-레이더)와 개발된 인공지능 신경망(RTN4D) 그리고 전 세계 연구자를 위한 4D 레이더 인공지능 개발 플랫폼(Platform)과 관련 벤치마크(Benchmark)를 모두 공개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주로 카메라와 라이다(LiDAR)에서 출력되는 이미지와 포인트 클라우드(Pointcloud) 데이터를 적절한 인공지능 신경망으로 처리해 자동차 주변의 객체들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구현돼 있다. 그러나 카메라와 라이다는 각각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사용하므로 눈비 또는 안개 상황에서 측정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데, 이로 인해 주변 객체들에 대한 인식이 어려워져 안전한 자율주행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차내에 설치할 수 있는 카메라와 달리 자동차의 지붕에 설치하는 라이다는 외부 환경에 노출돼 있어서 그 표면에 눈비 또는 흙먼지가 묻는 경우 라이다를 이용한 전방 탐지가 어려워진다. 공승현 교수는 "젖은 도로에서 전방에 주행 차량이 있는 경우, 그 바퀴에서 일어나는 흙먼지가 섞인 물보라로 라이다 표면이 빠르게 더럽혀지고, 결과적으로 모든 전방 객체에 대한 라이다 측정이 불가능해진다ˮ고 설명한다. {그림 1 참조}
적외선을 사용하는 라이다와는 달리 77기가헤르츠(GHz) 대역의 자동차 레이더는 눈, 비, 안개 등의 악천후 상황에 매우 강건하며 표면에 눈비나 흙먼지가 묻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측정 결과를 보인다. 최근에는 고해상도의 4D 레이더(대상까지의 거리, 방위각, 높이, 도플러 주파수를 측정)가 개발돼 상용화되고 있으며, 그 성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4D 레이더에 인공지능을 이용한 주변 인지 기술 연구가 시작되고 있지만, 4D 레이더에 필요한 인공지능 연구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카메라나 라이다와 달리, 고성능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충분한 데이터셋이 구축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부터 4D 레이더의 포인트 클라우드 데이터셋이 일부 공개됐으나, 데이터의 양이 충분하지 않고 측정치가 매우 희소해 신뢰할 만한 객체 인식 인공지능 신경망 개발이 쉽지 않다.
연구팀이 공개하는 K-레이더는 악천후를 포함한 다양한 날씨 및 교통 상황에서 수집된 다양성 높은 데이터셋이며, 정확히 동기된 카메라와 라이다 측정 데이터와 함께 구축된 13테라바이트(TB)에 이르는 대용량으로 세계 최초의 4D 레이더 데이터셋이다. 특히, K-레이더는 포인트 클라우드 형태가 아닌 인공지능 신경망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텐서(Tensor) 형태의 데이터셋으로, 이는 일반적인 레이더의 잡음 제거 방식을 사용하지 않아 잡음 수준의 미약한 미세 측정치를 온전히 담고 있는 형태의 데이터셋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4D 레이더 인공지능 신경망(RTN4D)은 K-레이더로 수많은 학습을 진행했고, 그 결과 다양한 날씨와 도로 상황에서 70m 이내의 객체에 대해 객체 판별, 위치 추정 및 주행 방향 추정의 3가지 추정을 정확히 수행하는 경우가 최종 62.5%인 세계 최고의 성능을 가진다.
또한, 연구팀은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추가 구축하고 신경망 기술을 개발하며 그 성능을 자체 평가할 수 있도록 레이더용 인공지능 신경망 개발 플랫폼과 벤치마크도 공개 제공한다.
조천식모빌리티대학원 공승현 교수는 "눈이나 비가 오는 날씨에서 4D 레이더 인공지능 신경망은 기존 라이다 인공지능 신경망 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주변 객체 인지 성능을 갖는데, 이는 4D 레이더가 악천후에서 자율주행을 위한 필수 센서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며{그림 2 참조}, 최근 미국의 웨이모(Waymo)와 이스라엘의 모빌아이(Mobileye)가 수년 내로 4D 레이더를 자율주행의 주요 인지 센서로 활용할 계획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유다ˮ라며 "우리 연구팀이 공개한 K-레이더와 4D 레이더 인공지능 개발 플랫폼 및 벤치마크를 통해, 향후 4D 레이더에 관한 인공지능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ˮ라고 말했다.
K-레이더, 4D 레이더 인공지능 신경망(RTN4D), 4D 레이더 인공지능 개발 플랫폼과 벤치마크는 연구실 홈페이지(http://ave.kaist.ac.kr/)와 깃허브(https://github.com/kaist-avelab/K-Radar)를 통해서 배포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과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협력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백동희 박사과정 학생이 2022년 12월에 열리는 세계적인 인공지능 컨퍼런스인 `뉴립스(NeurIPS) 2022' 데이터셋&벤치마크 트랙(Datasets and Benchmark Track)에서 발표할 예정이다(논문명: K-Radar: 4D Radar Object Detection Dataset and Benchmark for Autonomous Driving in Various Weather Conditions)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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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캐치(KaiCatch), 악성 동영상 위변조 탐지 기술 개발
우리 대학 전산학부 이흥규 명예교수 연구팀이 KAIST 창업기업인 ㈜디지탈이노텍의 후원으로 악성 위변조에 활용되는 프레임 업 변환, 보간법에 의해 생성된 프레임, 영상내 위변조 영역 등을 탐지하는 동영상 위변조 탐지 기술을 개발했다.
위변조 분야 최상위 저명 논문지인 Forensic Science International 11월호에 논문으로도 발표했다.
CCTV의 대량 보급과 함께 동영상은 수많은 분쟁시 주요 증거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동영상에 대한 편집 도구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함께 동영상의 편집, 프레임 삭제 및 추가 등의 위변조를 포함하여 프레임 업 변환 이라는 기술을 사용하여 위변조 동영상을 고품질 영상으로 변환함으로써 위변조 동영상을 원본과 유사하게 변환함으로써 위변조 탐지를 더욱 어렵게 하는 악성 변조 기술 등도 등장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동영상내 특정 영역들의 편집 변조를 포함하여 프레임 추가, 삭제, 프레임률 변환 탐지를 포함하여 공간정보와 시간정보를 연속적으로 활용하는 프레임-업 변환을 탐지하기 위해 프레임-업 특징들을 추출하는 4개 유형의 네트워크블럭들과 보팅(voting) 기능을 채택한 프레임-업 탐지 뉴럴 네트워크를 제시하였다.
개발된 기술은 특히 동영상의 극히 작은 영역들의 정보를 사용하여 무결성 여부를 판독하기 때문에 동영상 위변조 탐지를 고속으로 수행할 수 있어 기존 기술들과 비교하여 기술의 유용성과 실용성이 매우 뛰어나다.
이번 연구는 KAIST 윤민석 박사, ㈜네이버웹튠AI의 남승훈 박사 등이 참여하였으며 KAIST에서 위변조를 잡아낸다는 의미인 카이캐치(KaiCatch) 위변조 탐지 소프트웨어 기능을 동영상으로도 크게 확장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개발된 기술은 영상 위변조 분야 최상위 저명 논문지인 Forensic Science International 2022년 11월호(Vol 340)에 ‘Frame-rate Up-conversion Detection based o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 for Learning Spatiotemporal Features’ 논문으로 발표 되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창의도전연구기반지원사업과 KAIST 창업기업인 ㈜디지탈이노텍의 후원으로 수행하였다.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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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스마트 복합 필름 상용화에 성공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이승섭 교수와 전기전자공학부 윤준보 교수 공동 연구팀이 `투명 스마트 복합 필름'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9일 발표했다.
`투명 스마트 복합 필름'은 투명한 필름 혹은 유리판 위에 안테나, 열선, 발광 기능이 복합적으로 구현된 것으로, 시야 방해 없이 원활한 5G 통신, 고효율 방열, 정보 전달 기능이 동시에 가능하다.
한편, 자동차부품 기업인 ㈜티에이치엔은 5G 안테나 기업인 ㈜센서뷰와 함께 관련 기술을 이용해 자동차용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며 시제품이 2022년 현대자동차 테크데이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승섭 교수 연구팀과 윤준보 교수 연구팀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투명 필름 연구를 수행했는데, 이승섭 교수팀은 투명 전도성 필름 기반의 안테나와 열선을 연구했고, 윤준보 교수팀은 초소형 3차원 패턴을 이용한 투명 발광을 연구했다.
이승섭 교수팀이 개발한 투명 전도성 필름은 투명도 90% (PET 필름 포함), 면저항 0.3옴/sq, 헤이즈 1%의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지고 있다.
투명 안테나 필름은 짧은 주파수 특성으로 많은 안테나를 요구하는 5G 특화망을 대상으로 개발됐는데, 스마트 빌딩과 팩토리는 물론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모빌리티 등에 적용이 예상된다.
투명 열선 필름은 저전력 고효율 방열이 가능해 유리창 서리 제거, 외부 카메라 시야 확보, 겨울철 라이더 적용은 물론 복사열을 이용한 실내 난방 등에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다.
윤준보 교수팀의 투명 발광 필름은 가장자리에 배치된 LED에서 도광된 빛이 필름의 한쪽 방향으로만 나오는 특징을 지니는데, 이미 `매직라이팅 시트' 라는 상표로 제품화됐다.
투명 발광 필름은 투명해서 하늘을 볼 수 있다가 밤이 되면 실내 조명으로 변하는 `라이팅 썬루프', 차량 유리에서 특정 모양으로 빛이 나오도록 하는 `라이팅 유리' 등 미래 모빌리티 조명을 주 시장으로 하고 있으며, 비전 검사 장비에 설치할 수 있는 `투명 비전 조명' 으로 출시된 바 있다.
이승섭 교수와 윤준보 교수는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각각 ㈜제이마이크로와 ㈜멤스룩스를 창업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승섭 교수는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진 투명 전도성 필름에 5G 통신, 고효율 방열 등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이번 투명 스마트 복합 필름의 상용화를 통해 차량, 실내 난방뿐만 아니라 나아가 스마트 빌딩,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등 광범위하게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ˮ라고 설명했다.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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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노면 소음과 모터 소음을 동시에 차단하는 초경량 차음 메타패널 개발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전원주 교수 연구팀이 전기차의 저주파 대역 노면 소음과 고주파 대역 모터 소음을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 신개념 음향 메타물질 기반 초경량 차음 메타패널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음향 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음향학적 유효 물성(음의 질량, 음의 강성 등)을 갖도록 인공적으로 설계된 구조물로, 음향 은폐, 고투과-고집속, 완벽 차음/흡음 등 기존 재료로는 구현이 어려운 성능을 달성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내연기관을 대신해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전기차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시끄럽다고 느끼던 엔진 소음이 더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엔진 소음에 의한 마스킹 효과가 사라지면서 오히려 저주파 대역의 노면 소음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들리거나 엔진을 대신하는 전기모터의 고주파 소음이 또렷하고 거슬리게 들리기도 한다.
미래 모빌리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기차가 단순히 하나의 운송 수단을 넘어 이동 중 휴식이나 레저 및 업무 활동 등 탑승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의 실내 정숙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전기차 노면 소음과 모터 소음은 각각 저주파와 고주파로 나뉜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에서 나타날 뿐만 아니라 각각의 대역도 광대역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소음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과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상용화된 전기차에서는 소음 차단을 위해 폴리에스터, 열가소성 고무, EVA(에틸렌초산비닐 공중합체) 시트, 금속판 등의 전통적인 흡·차음재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흡·차음재의 성능은 재료 자체의 열/점성 소산 특성이나 질량 법칙(투과 손실 6dB(데시벨) 증가를 위해 질량 밀도가 2배 높아져야 함)에 의존하기 때문에 높은 차음 성능을 위해서는 재료의 무게 증가가 불가피하며, 이는 곧 전기차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우수한 차음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경량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전기차 적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데, 기존의 음향학적 재료나 법칙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점에서 학문적으로도 도전적인 문제였다.
전원주 교수 연구팀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높은 차음 성능으로 전기차 노면 소음과 모터 소음을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 초경량 차음 메타패널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메타패널은 저주파 대역(노면 소음)에서는 음의 유효 질량을 가지면서 고주파 대역(모터 소음)에서는 음의 유효 강성을 갖도록 설계됐으며, 면적밀도 1.51kg/m2의 매우 가벼운 무게로 100~1,750Hz의 넓은 주파수 대역에서 투과 손실 16.7dB(에너지 기준 98%) 이상 차단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예측했고 제작과 실험을 통해 그 성능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동일 차음 성능을 갖는 기존 기술과 비교해 20배 이상 가벼운 무게의 초경량화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1 참고)
다중 스케일 격자 구조와 멤브레인(얇은 막)으로 구성된 차음 메타패널은 분리된 두 광대역에서 높은 투과 손실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음향학적 특징이 있어, 전기차에 적용될 때 저주파 노면 소음과 고주파 모터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메타패널의 기하학적 인자를 쉽게 조절함으로써 원하는 주파수 대역에서 높은 차음 성능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전기차뿐 아니라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erial Mobility, UAM)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에 적합하게 주파수 선택적 설계가 가능하다는 장점과 더불어 제작이 쉽다는 응용 측면의 장점도 갖고 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김지완 박사과정(제1 저자), 최은지 박사과정(제2 저자)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기계공학 분야 최상위권 국제 학술지인 `메카니컬 시스템 앤 시그널 프로세싱(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 (IF: 8.934, JCR 상위 4/137(2.55%)'에 지난 8월 30일 字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Lightweight soundproofing meta-panel for separate wide frequency bands)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글로벌프론티어사업-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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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자성체의 새로운 특성 발견
우리 대학 물리학과 김갑진 교수와 이상민 교수 공동연구팀이 희토류-전이금속 페리자성체 필름에서 자화를 결정하는 에너지 레벨에 따른 새로운 특성과 스핀-글라스 현상을 관측하였다고 밝혔다.
두 연구팀은 수직자기이방성이 있는 희토류-전이금속 페리 자성체/비자성금속 필름 구조에서 면내 방향의 외부 자기장을 인가하여 측정 에너지 레벨이 다른 분석 방법에 따라 다른 반응을 확인하였으며, 저온에서 스핀상태가 굳는 현상을 확인하였다. 이는 기존 희토류-전이금속 페리 자성체 관련 연구 결과들이 분석법에 따라 상이된 결과를 보여준 이유를 설명 할 수 있는 결과로써 관련 연구들이 고려하고 나아갈 방향을 시사하였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박지호 연구원과 물리학과 김원태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본 연구는,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박병국 교수팀,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함병승 교수팀, KBSI 조영훈 박사팀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으며,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9월 21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Observation of spin-glass-like characteristics in ferromagnetic TbCo through energy-level-selective approach)
기존의 연구들은 희토류와 전이금속의 자화를 유도하는 전자의 에너지 레벨을 고려하지 않고 분석을 하거나 두 개의 자화를 거시적인 관점에서만 해석한 연구 결과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에너지 레벨에 따른 분석과 미시적인 관점을 통한 측정 및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서로 다른 에너지 레벨(페르미 레벨(EF), EF~1.55 eV/3.1 eV, whole energy level)에서의 특성을 4가지의 측정 방법을 통하여 분석하였다. 전이금속의 자화가 지배적인 페르미 레벨에서는 면내 방향의 외부 자기장에 빠르게 반응하는 반면 희토류의 자화가 지배적인 에너지 레벨에서는 매우 느리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위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기반으로 온도를 20 K 까지 낮추었을 때에는 스핀 방향이 굳는 스핀-글라스와 같은 특성이 나타나는 것을 관측하였다. 본 결과는 다른 에너지 레벨에서 자성 특성이 유도되는 물질들로 이루어진 자성체를 분석하는 방향을 시사하며, 페리자성체가 스핀-글라스로써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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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빛과 전기를 이용한 미세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구축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 연구팀이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교(TU Delft) 프랭크 홀만(Frank Hollmann) 교수팀과의 협력을 통해 태양빛과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을 화학연료로 변환하고, 미세플라스틱 *업사이클링(upcycling)과 생체촉매 반응을 접목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 5 mm 이하의 플라스틱
*업사이클링(upcycling): 업그레이드와 리사이클링의 합성어로, 폐기물을 새로운 활용가치를 가진 것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지칭. 우리말은 새활용.
관련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신세시스 (Nature Synthesis)' 10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Photoelectrocatalytic biosynthesis fueled by microplastics).
플라스틱(plastic)은 현대 생활에서 필수적인 재료로, 매년 약 3억 9천만 톤이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대유행 때문에 포장재와 개인 보호 장비의 사용이 증가해 플라스틱 수요가 더욱 증가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소각되거나 자연환경에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어 환경적/경제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미세플라스틱은 생체에 축적되기 때문에 생태적 위협이 되고 있다.
신소재공학과 김진현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에서는 태양에너지와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미세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하는 광전기화학 방식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자연에 널리 존재하는 헤마타이트(hematite)를 광촉매로 이용해 폴리에틸렌 테레프타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미세플라스틱을 포름산염(formate)과 아세트산염(acetate) 화학연료로 전환했다. 또한, 연구팀은 *분광학 및 (광)전기화학적 분석을 통해 헤마타이트의 *광여기홀(photoexcited hole)이 해당 업사이클링 반응에 핵심적이라는 과학적 원리를 밝혔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스타벅스와 코카콜라 회사의 플라스틱 용기에서도 동일한 재활용 반응이 일어났다는 것을 입증해 해당 시스템의 실생활 적용 가능성을 확립했다.
*분광학: 분자나 재료에 의한 빛의 흡수, 복사를 분석해 물질의 특성을 파악하는 학문
*광여기홀: 빛에 의해 원자가띠에 존재하던 전자가 전도띠로 전이되면서 생성되는 준입자
또한 연구팀은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광촉매반응을 여러 생체촉매 반응과 연합했다. *산화환원 효소(redox enzyme)를 활성화하는 기존의 광전기화학 시스템은 *물 산화 반응(water oxidation reaction)에 의존했다. 그러나 물 산화 반응은 속도가 느리고 경제적으로 가치가 낮은 산소를 생성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물 산화 반응보다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반응이 더 빠르다는 것을 이용해 산화환원 효소의 반응을 가속했을 뿐만 아니라 양극과 음극에서 동시에 고부가가치 화합물(*키랄성 화합물, 의약물질 중간체, 화학연료 등)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산화환원 효소(redox enzyme): 전자를 얻거나 잃는 방식으로 화학 반응을 가속화시키는 효소
*물 산화 반응(water oxidation reaction): 물에서 전자를 추출하는 산화 반응
*키랄성 화합물: 왼손과 오른손처럼 구조와 모양이 똑같이 생겼지만 마치 거울에 비친 듯이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어 서로 겹쳐질 수 없는 분자
박찬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속가능한 태양-화학에너지 전환을 위한 광 전기화학적 방식을 제시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ˮ면서, "미세플라스틱을 더 빠르게 업사이클링(새활용)할 수 있는 광촉매를 개발하고,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을 새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ˮ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과 한국연구재단 글로벌박사 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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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소용돌이의 역학적 제어 구현
우리 대학 물리학과 서민교 교수, 김동하 박사, 신소재공학과 신종화 교수 공동연구팀이 자기장에 의해 자발적으로 생성되고 동역학적 움직임을 보이는 빛 소용돌이(optical vortex)를 구현했다고 13일 밝혔다.
빛 소용돌이는 전기장의 위상 분포의 공간적인 꼬임으로서, 기초 물리량중 하나인 궤도 각운동량을 전자기파에 싣는 역할을 수행한다.
전자기파의 궤도 각운동량은 고전적 또는 양자화된 회전 특성을 광학 기술에 도입할 수 있기에, 광 집게, 초고해상도 현미경, 고차원 광통신, 양자 얽힘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의 빛 소용돌이/궤도 각운동량 생성은 나선형의 구조적 특이점을 갖는 소자를 통해서만 구현되어 왔기에, 역학적 변화를 가할 수 없는 수동적 형태로서만 활용되어 왔다.
연구팀은 구조적 특이점 없이도 빛 소용돌이가 자발적으로 생성될 수 있는 플랫폼을 다층 박막 구조를 통해 구현하였다. 이 플랫폼은 반사율이 이상적으로 0이 되는 수학적 특이점을 가지는 위상학적 상(相)을 실 공간에 만들어 내며, 특이점을 중심으로 빛 소용돌이가 나타난다.
다층 박막 구조내의 자기 광학 효과를 이용하여, 위상학적 상의 생성과 소멸이 외부 자기장에 의해 제어된다. 나아가, 빛 소용돌이들이 외부 자기장 하에서 위상전하에 따라 다른 양상의 움직임들을 보이거나 빛 소용돌이-반(反)소용돌이 쌍이 생성되는 등의 준입자적 (quasiparticle) 양상을 관측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은 구성 물질에 따라 전기장이나 열에 의한 구동도 가능하며, 제작 방식의 단순화로 인해 여러 다양한 능동적 위상 광학 소자 개발 및 빛 소용돌이 생성 소자의 개발이 기대된다.
서민교 교수는 "자발적 생성 및 역학적 움직임을 보이는 등의 준입자적 양상을 가지는 빛 소용돌이가 구현될 수 있음을 보였다. 광학 시스템내의 다양한 위상학적 전자기장 텍스처와 그들의 준입자적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의 시작점이 될 것이 기대된다.ˮ라고 말했다.
김동하 박사가 제1 저자이자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Nature)' 10월 13일 온라인 판본에 출판됐다. (논문명 : Spontaneous generation and active manipulation of real-space optical vortices).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기초연구실,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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