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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으로 정확하게 로봇팔 조종이 가능한 뇌-기계 인터페이스 개발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재승 교수 연구팀이 3차원 공간상에서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높은 정확도 (90.9~92.6%)로 조종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정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과 유전자 알고리즘을 사용해 인간의 대뇌 심부에서 측정한 뇌파만으로 팔 움직임의 의도를 파악해 로봇팔을 제어하는 새로운 형태의 뇌-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 뇌 활동만으로 사람의 의도를 파악해 로봇이나 기계가 대신 행동에 옮기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은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손을 움직이는 정도의 의도 파악을 넘어, 팔 움직임의 방향에 대한 의도를 섬세하게 파악해 정교하게 로봇팔을 움직이는 기술은 아직 정확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조종 `방향'에 대한 의도를 뇌 활동만으로 인식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고, 그 결과 3차원 공간상에서 24개의 방향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정교하게 해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게다가 딥러닝 등 기존 기계학습 기술은 높은 사양의 GPU 하드웨어가 필요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축적 컴퓨팅(Reservoir Computing) 기법을 이용해 낮은 사양의 하드웨어에서도 인공지능 학습이 가능하여 스마트 모바일 기기에서도 폭넓게 응용될 수 있도록 개발해, 향후 메타버스와 스마트 기기에도 폭넓게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김훈희 박사(現 강남대 조교수)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소프트 컴퓨팅(Applied Soft Computing)' 2022년 117권 3월호에 출판됐다. (논문명 : An electrocorticographic decoder for arm movement for brain-machine interface using an echo state network and Gaussian readout).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사용자의 뇌 활동을 통해 의도를 읽고 로봇이나 기계에 전달하는 기술로서 로봇, 드론, 컴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 모바일 기기, 메타버스 등에서의 이용될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기존의 인터페이스가 외부 신체 기관을 통해 명령을 간접 전달(버튼, 터치, 제스처 등)해야 하지만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명령을 뇌로부터 직접적 전달한다는 점에서 가장 진보된 인터페이스 기술로 여겨진다.
그러나 뇌파는 개개인의 차이가 매우 크고, 단일 신경 세포로부터 정확한 신호를 읽는 것이 아니라 넓은 영역에 있는 신경 세포 집단의 전기적 신호 특성을 해석해야 하므로 잡음이 크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첨단 인공지능 기법의 하나인 `축적 컴퓨팅 기법'을 이용해 뇌-기계 인터페이스에서 필요한 개개인의 뇌파 신호의 중요 특성을 인공신경망이 자동으로 학습해 찾을 수 있도록 구현했다.
또한 유전자 알고리즘(Genetic Algorithm)을 이용해 인공지능 신경망이 최적의 뇌파 특성을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게 시스템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심부 뇌파를 최종 해석하는 리드아웃(Readout)을 가우시안(Gaussian) 모델로 설계해 시각피질 신경 세포가 방향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방하는 인공신경망을 개발했다. 이런 리드아웃 방식은 축적 컴퓨팅의 선형 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일반적 사양의 간단한 하드웨어에서도 빠르게 학습할 수 있어 메타버스, 스마트기기 등 일상생활에서 응용이 가능해진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만들어진 뇌-기계 인터페이스 인공지능 모델은 3차원상에서 24가지 방향 즉, 각 차원에서 8가지 방향을 디코딩할 수 있으며 모든 방향에서 평균 90% 이상의 정확도 (90.9%~92.6% 범위)를 보였다. 또한 연구된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3차원 공간상에서 로봇팔을 움직이는 상상을 할 때의 뇌파를 해석해 성공적으로 로봇팔을 움직이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였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든 제1 저자인 김훈희 박사는 "공학적인 신호처리 기법에 의존해 온 기존 뇌파 디코딩 방법과는 달리, 인간 뇌의 실제 작동 구조를 모방한 인공신경망을 개발해 좀더 발전된 형태의 뇌-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해 기쁘다ˮ면서 "향후 뇌의 특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용한 `뇌 모방 인공지능(Brain-inspired A.I.)'을 이용한 다양한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개발할 계획이다ˮ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연구책임자 정재승 교수는 "뇌파를 통해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구동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들이 대부분 고사양 하드웨어가 필요해 실시간 응용으로 나아가기 어렵고 스마트기기 등으로 적용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시스템은 90%~92%의 높은 정확도를 가진 의도 인식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어 메타버스 안에서 아바타를 생각대로 움직이게 하거나 앱을 생각만으로 컨트롤하는 스마트기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다ˮ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지마비 환자나 사고로 팔을 잃은 환자들을 위한 로봇팔 장착 및 제어 기술부터, 메타버스, 스마트기기, 게임, 엔터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시스템에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적용할 가능성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뇌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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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명 리튬 금속 배터리를 위한 새로운 액체 첨가제 개발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강지형 교수와 박찬범 교수, 충남대학교 송우진 교수 공동연구팀이 새로운 대칭성 이온성 액체 첨가제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장수명 리튬 금속 배터리를 구현했다고 21일 밝혔다.
리튬 금속 배터리는 기존의 흑연 음극재를 리튬 금속 음극으로 대체한 배터리로, 흑연 전극이 사용된 배터리에 비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는 차세대 전지다.
하지만 리튬 금속은 증착 시 발생하는 침상(dendrite)의 리튬이 내부 단락을 일으켜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저해시킨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침상의 성장은 리튬 팁(Tip)이 평평한 부분에 비해 강한 전기장을 띄는 것으로 인해 리튬 이온 흐름이 돌출부에 집중되는 현상으로부터 발생한다.
이온성 액체는 이러한 침상의 리튬을 억제할 수 있는 유망한 첨가제다. 이온성 액체의 양이온은 리튬 팁에 흡착돼 알킬 사슬 기반의 반(反)리튬성 보호층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리튬 이온을 팁 주변으로 반발시켜 균일한 리튬 증착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이온성 액체는 비대칭적인 분자 구조를 가져 높은 양친매성(amphiphilic, 극성인 물과 비극성인 기름 모두에 친화적인 성질)을 보이기 때문에 자가 응집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이온성 액체가 부족한 부분이 발생해 불완전한 보호층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강지형 교수 연구팀은 최적의 반리튬성 보호층을 형성하는 분자 구조가 대칭성을 띠는 이온성 액체 첨가제를 새롭게 개발해 침상의 리튬 성장을 억제하고 리튬 금속 배터리의 안정성을 크게 개선했다.
공동연구팀은 이온성 액체에 대칭성의 알킬 사슬을 도입해 양친매성을 완화했으며, 이에 따라 이온성 액체가 응집 현상 없이 균일한 반리튬성 보호층을 형성한다는 것과 대칭 사슬 중에 `n-헥실 사슬'이 최적의 보호층을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대칭성의 이온성 액체 첨가제를 삼원계(니켈·고발트·망간) 배터리에 사용한 경우, 600 사이클 동안 쿨롱 효율 99.8%와 초기 용량의 80%를 유지하며 우수한 성능을 보였고, 희박 전해액(E/C, electrolyte/cathode ratio=3.5 g/Ah), 초박막 리튬(두께 40μm)과 같은 실용적인 조건에서도 250 사이클 동안 전극의 용량이 80% 이상 유지되는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이는 기존 기술 대비 3배 향상된 결과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장진하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재료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 (Advanced Energy Materials)' 2월 10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Self-assembled Protective Layer by Symmetric Ionic Liquid for Long-cycling Lithium-Metal Batteries).
강지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수명 리튬 금속 배터리 구현을 위한 전해질 설계 방향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ˮ고 하면서, "이번에 개발된 신개념 전해질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소재 시장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ˮ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 지원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2020 과학기술연구원 공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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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담긴 비대칭성을 증폭하는 카이랄 초분자 형성원리 규명
우리 대학 화학과 서명은 교수를 주축으로 한 연구팀이 분자 자기조립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통해 빛으로부터 *초분자 나선 방향이 결정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초분자(supermolecule): 분자 간 결합 또는 인력을 통해 둘 또는 그 이상의 작은 분자들이 모여 생성된 거대한 분자들의 집합을 말한다. 효소 등 기능성 생체 분자들도 초분자로 볼 수 있다.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분자는 오른손과 왼손처럼 모양은 같지만 서로 겹칠 수 없는 거울상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탄생한 생명은 한 종류의 거울상 아미노산만을 선택해 단일한 *카이랄성을 띠게끔 진화했다. 아미노산에 담긴 카이랄 정보가 단백질로 전달되면 한쪽으로 꼬인 나선과 같이 분자를 넘어선 초분자 수준에서 증폭돼 나타나며, 이는 단일 카이랄성이 만들어지는 데 중요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즉, 어떻게 카이랄성이 탄생하고 증폭됐는지는 자연이 단일 카이랄성을 지니게 된 이유와 연관 지을 수 있어, 생명의 기원과 깊게 관련된 문제다.
☞ 카이랄(Chiral):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비대칭성을 가리키는 용어중 하나다. 이는 어떤 대상의 모양이 거울에 비춘 모양과 일치되지 않을 때 카이랄 성이 존재한다고 일컫는다. (Ex) 오른손 & 왼손)
태초에 같은 양씩 존재했을 거울상 분자 한 쌍 중에 한쪽의 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 원인으로 시계 방향 혹은 반대로 회전하면서 나아가는 빛인 원편광이 흔히 거론되는데, 거울상 분자가 원편광을 흡수하는 정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자연적으로 지구에 내리쬐는 원편광은 그 회전 방향이 무작위할 것이므로 분자와 원편광에 담긴 카이랄 정보가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 어느 순간 한쪽 거울상이 과잉되면서 단일한 카이랄성이 출현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으나, 분자와 원편광으로부터 카이랄 정보가 동시에 전달될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거의 연구된 바 없었다.
우리 대학 서명은 교수 연구팀은 빛에 반응해 자기조립되는 프로펠러 모양의 분자를 찾고, 분자와 빛에 담긴 카이랄 정보가 전달돼 초분자 나선으로 나타날 때 각각 얼마나 효과적인지 연구했다. 먼저 원편광의 회전 방향과 분자 프로펠러 방향이 맞을 때 광화학 반응이 우세하게 일어나고, 이는 자기조립을 유도해 정해진 나선 방향으로 성장함을 밝혔다.
나아가 한쪽 거울상 분자가 과잉된 조건에서 원편광을 쬐어 나선 방향이 어느 쪽을 따라가는지 살핀 결과, 양자의 정보가 일치할 때 초분자 카이랄성이 증폭되고 반대일 때 상쇄되며, 심지어 빛으로 분자 카이랄 정보를 눌러 나선 방향을 반전할 수 있음을 정량적으로 보였다. 또한 일정 비율 이상의 거울상 분자가 축적되면 빛과 관계없이 단일한 나선 방향이 유지되는 것 역시 확인했다.
원편광을 선택적으로 걸러내는 소재는 현재 OLED, 3D 안경 등 디스플레이에 널리 쓰이고 있고, 원편광을 내는 재료 등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초분자 나선 구조는 개개의 분자에 비해 원편광을 훨씬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다. 따라서 초분자 나선 구조를 한번 더 조립하여 분자-초분자-거시적 스케일에서 모두 카이랄성을 띠는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를 구현한다면 카이랄성을 극도로 증폭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약물로 쓰이는 화합물은 탈리도마이드처럼 반대 거울상 분자가 기형을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한쪽 카이랄성만을 가지게끔 합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는 이러한 비대칭 합성에서도 강력한 카이랄 환경을 제공하여 입체 선택성이 높은 촉매를 제조하거나, 거울상 분자를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만드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빛에 담긴 비대칭성이 어떻게 분자 및 초분자 수준으로 전달되고 증폭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분자에 담긴 정보와 별개로 초분자 카이랄성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ˮ며, "이번 연구를 발판으로 카이랄 광학 소재, 비대칭 촉매 등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멀티스케일 카이랄 신소재 개발로 연구를 확장하겠다ˮ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대학 화학과 강준수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연구를 주도하고, 화학과 김우연 교수, 임미희 교수,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협업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2월 4일 字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Circularly Polarized Light Can Override and Amplify Asymmetry in Supramolecular Helices)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에서 선정한 선도연구센터인 카이스트 화학과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주로 진행됐다.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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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실험을 결합하여 생체시계의 역설 규명
수학과 실험을 결합한 융합연구를 통해 생체시계가 안정적 리듬을 유지하면서도 환경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원리가 밝혀졌다.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가 이끄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과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연구팀, 그리고 아주대 의과대학 뇌과학과 김은영 교수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초파리 뇌의 생체시계 뉴런들의 생체시계 작동원리를 분석했다.
생체시계(Circadian clock)는 생명체가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아갈 수 있도록 행동과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생체시계는 밤 9시경이 되면 뇌에서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유발해 일정 시간이 되면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우리 운동 능력이나 학습 능력에 이르는 거의 모든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따라서, 평소에는 일정한 시간을 안정적으로 몸에 제시하면서, 동시에 계절 변화에 따른 낮밤의 길이 변화나 해외여행으로 인한 시차 등 환경변화가 생겼을 때는 새로운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해서 변화한 시간을 몸에 제시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유지하는 생체시계의 역설적인 성질의 원리는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초파리 생체시계 뉴런들의 경우, 마스터 뉴런(master neuron)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빛 정보를 취합하여 시간 정보를 슬레이브 뉴런(slave neuron)에 전달하면, 이에 맞춰 슬레이브 뉴런이 일주기 행동을 조절하는 계층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뉴런의 생체시계는 동일한 원리로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영, 제프리 홀 그리고 마이클 로스바쉬 교수는 PER 단백질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PER 유전자의 전사를 일정 시간에 스스로 억제하는 음성피드백 루프를 통해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만드는 것이 생체시계의 핵심 원리임을 밝혔다.
연구진은 초파리에서 CLK에 변이가 생겼을 때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에서 서로 다른 PER변화 양상이 나타나는 것에 착안하여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이 만들어내는 PER 단백질의 변화 양상을 1000여 개 수리 모델을 개발하여 분석한 결과, 마스터 뉴런의 PER이 슬레이브 뉴런의 PER에 비해 빠르게 합성되었다 분해되고 있음을 예측하였다. 이러한 마스터 뉴런의 독특한 성질 덕분에, 평소에 강한 PER 리듬을 생성해서 안정적인 시계 역할을 하다가 외부 환경에 변화가 일어났을 때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음 역시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하였다. 이러한 마스터 뉴런에 관한 수리모델링 예측은 초파리 생체 실험을 통해서도 검증되었다.
김재경 교수는 “모든 세포의 생체시계는 당연히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될 것이란 오래된 믿음이 수학을 이용한 분석 덕분에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며 “수학과 실험을 융합한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였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은영 교수는 “마스터 뉴런 생체시계의 독특한 성질 덕분에 생체시계가 안정성과 유연성이라는 역설적인 성질을 모두 가질 수 있었다”며 “모든 세포의 생체시계가 천편일률적으로 작동하는 대신 자신의 역할에 맞게 다른 작동 방식을 취한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생체시계가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유지하지 못하면 다양한 환경에서 일정한 수면패턴을 유지할 수 없고,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가 발생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찾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민, 권미리, 조은주 박사가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2월 15일 오후 5시(한국시간) 자연과학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IF 11.205)에 게재됐다.
* 논문명: Systematic modeling-driven experiments identify distinct molecular clockworks underlying hierarchically organized pacemaker neurons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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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세포 RNA 시퀀싱을 통한 꽃향기 합성 유전자 발굴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 연구팀이 꽃향기 합성 유전자를 발굴하기 위해 꽃잎 단일세포 RNA 시퀀싱 기술을 개발하고 벤질아세톤(benzylacetone) 꽃향기 합성 경로를 밝혔다.
벤질아세톤은 코요테담배(Nicotiana attenuata) 꽃에서 합성되고 밤에 분비가 되는 향기 물질이다. 이 향기물질은 밤에 활동하는 박각시나방을 유인한다. 그리고 꽃은 꿀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나방은 화분pollen을 멀리 날라준다. 또한 벤질아세톤은 코요테담배 꽃을 먹는 해충을 쫓아내는 기능을 하고 있다. 생태적으로 재미있는 기능을 하고 있는 물질이지만 생합성 경로에 대해서는 완전히 알려진 상태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물질의 생합성 유전자를 밝히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꽃잎 단일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의 연관도를 이용하여 물질대사 경로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서 증명하였다. 특히 유전정보가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고 다양한 생태형 ecotype을 가진 식물 집단이 없어도 비모델 식물에서 물질합성 경로에 있는 효소와 그 효소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인자 등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단일세포 RNA 시퀀싱의 장점을 활용하여 향기합성 유전자가 만들어지는 세포를 구별하고 꽃잎에서 향기가 합성되는 위치도 밝힐 수 있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강문영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New Phytologist' 학술지에 게재됐다. (관련 논문명: Single-cell RNA-sequencing of Nicotiana attenuata corolla cells reveals the biosynthetic pathway of a floral scent)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포스코사이언스펠로십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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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을 응용한 신속한 박테리아 검출 방법 개발
우리 대학 전산학부 조성호 교수,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공동 연구팀이 딥러닝(deep learning) 기법과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ERS)의 결합을 통해 효율적인 박테리아 검출 플랫폼 확립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질량분석법, 면역분석법(ELISA),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등과 같은 일반적인 박테리아 검출 방법보다 획기적으로 빠르게 신호 습득이 가능한 SERS 스펙트럼을 연구팀 고유의 딥러닝 기술로 분석해 다양한 용액 속 박테리아 신호 구분에 성공했다.
전산학부 노어진 석박사통합과정 학생과 신소재공학과 김민준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바이오센서 및 바이오일렉트로닉스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1월 18일 字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Separation-free bacterial identification in arbitrary media via deep neural network-based SERS analysis)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한 질병 예방과 원인 분석을 위해 소변 또는 음식물에서 신속한 박테리아 검출법이 요구되며, 다양한 바이오마커 분석물의 스펙트럼 신호를 높은 민감도로 수초~수십초 이내에 측정하는 SERS가 검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테리아 대상의 기존 SERS 신호 분석은 그 복잡성과 수많은 신호 겹침 현상 때문에 주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과 같은 통계적인 방법으로도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박테리아의 고유 신호와 간섭현상을 일으키는 환경 매질의 신호를 제거하기 위해 번거로운 박테리아 분리 과정을 거쳐 시간 소모가 큰 것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따라서 SERS를 이용한 박테리아 검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분리 단계를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높은 정확도로 분석하는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분리 단계를 완전히 생략해 박테리아가 담긴 서식 용액을 SERS 측정 기판에 올려 신호를 측정하고 딥러닝을 이용해 분석하는 방법을 시도했으며, 이를 위해 서로 다른 커널 크기(kernel size)를 가지는 이중 분기 네트워크로 구성된 `듀얼 WK넷' (DualWKNet, Dual-Branch Wide Kernel Network)라는 효율적인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특정 매질 속 박테리아의 신호는 매질의 신호와 유사해 사람의 눈으로는 구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연구팀은 DualWKNet을 이용해 스펙트럼 신호의 특징을 추출하고 물, 소변, 소고기 용액, 우유, 배양 배지 등 다양한 환경 내 대장균(Escherichia coli)과 표피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의 신호를 학습해 최대 98%의 정확도로 검출 및 구분했다.
조성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실제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라만 신호 분석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ˮ며 "의료 분야와 식품 안전 분야로 확장하여 사용돼 발전에 이바지할 것ˮ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향후 추가 연구와 기술이전을 통해 KAIST 교원/학생 공동 창업 기업인 ㈜피코파운드리에서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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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적 항체 디자인을 통한 범용성 코로나바이러스 중화항체 개발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오병하 교수 연구팀이 계산적 항체 디자인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해 오미크론을 포함해 현재 유행 중인 모든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는 중화항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병원체가 신체에 침투했을 때 생화학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중화하여 세포를 방어하는 치료용 항체.
코로나19 감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알려진 SARS-CoV-2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당단백질 부위에 있는 수용체 결합 부위(이하 항원)를 인간 세포막에 붙어있는 hACE2(human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2) 수용체에 결합시켜 세포 내로 침입하는 기전을 보인다. 이러한 기전에 착안해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들의 연구진은 수용체 결합 부위에 붙는 중화항체 에테세비맙(Etesevimab), 밤라니비맙(Bamlanivimab) 등을 개발했다.
*현재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팬데믹을 일으키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RNA 바이러스이며 바이러스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인간 ACE2 단백질과 결합하여 세포 내로 침투.
하지만, 이 항체들은 최초에 유행한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적인 것과 다르게 알파, 베타, 델타 등과 같은 변이에는 중화능이 없거나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기존 항체들의 중화능이 떨어지는 이유는 바이러스의 항체 인식부위 서열에 변이가 생겨 항체가 더 이상 제대로 결합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계산적 단백질 디자인 방법으로 바이러스 항원에서 변이가 생기지 않는 부분에 강력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개발했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개발한 항체는 오미크론을 포함해 알려진 SARS-CoV-2의 모든 변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SARS-CoV-1, 천산갑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강력한 결합력*을 보이며 우수한 중화 능력 지표**도 확인했다.
* picomolar(리터당 10-12 mole)에서 femtomolar (리터당 10-15 mole)의 결합력을 보임.
** Neutralization constant 50 (NC50) 가 0.10-8.3 nM로써 높은 중화능을 보임.
연구진이 개발한 항체는 미래에 출현할지 모르는 새로운 중증호흡기증후군 유발 코로나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범용 코로나 치료항체 후보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에 개발된 계산적 항체 디자인 기술은 항원의 특정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를 발굴하는 새로운 방법으로서 그 응용성이 넓고 기술적 가치가 높다.
오병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항체는 아미노산 서열이 거의 바뀌지 않는 표면에 결합하기 때문에 향후 출현할 수 있는 신·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치료 물질이 될 수 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ˮ라고 밝혔으며, 아울러,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계산적 항체 디자인 방법은 실험적으로는 얻기 어려운 항체를 개발하는데 널리 이용될 것으로 기대한다ˮ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보성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항체 전문 학술지 ‘mAb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조현수 교수 연구팀과 한국화학연구소 김균도 박사 연구팀도 참여했다. (관련 논문명: Computational design of a neutralizing antibody with picomolar binding affinity for all concerning SARS-CoV-2 variants)
참고로, 상기 논문 발표 후 오미크론이 새롭게 출현하였으며, 연구진은 개발한 중화항체가 이 변종에도 효과가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코로나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단과 한국과학재단 기초과학연구실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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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화학 분야의 오랜 난제인 전기 이중층 구조 규명
우리 대학 화학과 김형준 교수 연구팀이 GIST 신소재공학부 최창혁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전기화학 분야의 오랜 난제 중 하나인 전기 이중층 구조를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전기를 화학연료의 형태로 변환 및 저장하는 기술은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미래전략이다. 2019년 리튬이온 배터리의 노벨 화학상 수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기화학 기술은 이러한 지속 가능한 탄소 중립 사회의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코어 기술로 여겨진다. 그러나 전기화학 분야에서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100년 가까운 오래된 난제 중 하나가 있는데, 이는 바로 `전기 이중층'이라 불리는 특별한 액체 구조를 밝혀내는 것이다.
전기 이중층은 전기를 가한 금속 전극 주변에 액체 속의 이온이 쌓이면서 생성되는 특이한 층 구조를 의미한다. 이 구조적 특성에 따라 에너지 변환/저장 성능이 결정되기 때문에, 전기 이중층의 구조를 밝히려는 노력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전기 이중층은 금속 전극과 액체 전해질 사이 계면에 파묻혀 생성되는 나노 크기 정도 공간 속, 물과 이온들의 복잡한 배열을 가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직접 관측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으며 지난 수십 년간 난제의 풀이에 대한 뚜렷한 진보를 이룰 수 없었다.
김형준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 속 디지털 세상에 전기 이중층을 구현해 이러한 실험적 한계를 돌파하고자 했다. 양자 역학 및 분자동역학에 기반한 높은 정확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을 개발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전기 이중층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가상공간에서의 결과는 GIST 최창혁 교수 연구팀이 실제로 실험에서 측정한 전기 이중층의 물리적 특성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지식의 진보를 바탕으로, `주인-손님 화학' (특정 `손님'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주인' 분자의 특이한 화학적 성질을 의미)이라는 특별한 화학 반응을 활용해 전기 이중층 구조를 실제로 제어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했으며, 이를 통해 탄소 저감에 중요한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의 연료화 반응 효율 제어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기화학 분야의 오래된 난제인 전기 이중층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이를 제어해 친환경 전기 에너지의 변환 및 저장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가능성에 첫 단추를 끼웠다ˮ며, 이어 "이번 연구를 시발점으로 연료전지, 배터리, 질소 고정화 등 인류의 생존에 꼭 필요한 신 전기화학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ˮ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대학 화학과 신승재 박사과정 학생과 GIST 신소재공학부 김동현, 배근수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에 1월 10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On the importance of the electric double layer structure in aqueous electrocatalysis)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사업 및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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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 칩과 광섬유로 초안정 마이크로파 발생 기술 개발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와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광학 칩과 광섬유를 이용해 손바닥만 한 작은 장치로부터 2조분의 1(5×10-13) 수준의 주파수 안정도를 가지는 초안정 마이크로파를 발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의 마이크로파 발생 기술들보다 월등하게 우수한 위상잡음과 주파수 안정도의 마이크로파를 핸드폰 크기 면적의 작은 장치로부터 생성할 수 있어, 향후 5G/6G 통신, 전파망원경을 이용한 천체 관측, 군용 레이더, 휴대용 양자 센서 및 초고속 신호 분석 기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권도현 박사(現 한국표준과학연구원)와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정동인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공동연구팀의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월 19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Ultrastable microwave and soliton-pulse generation from fibre-photonic-stabilized microcombs)
최근 초소형 마이크로공진기(microresonator)를 이용해 광 펄스를 생성하는 마이크로콤(micro-comb)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마이크로콤은 광 펄스가 나오는 속도를 수십 기가헤르츠(GHz, 1초에 10억 번 진동)에서 테라헤르츠(THz, 1초에 1조 번 진동)까지 높일 수 있어 고주파 마이크로파(microwave)나 밀리미터파(millimeter-wave) 생성이 쉽고 시스템의 소형화가 가능해 다양한 정보통신기술 시스템의 대역폭 향상과 성능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이크로콤은 이론적으로 펨토초(femtosecond, 10-15초=1,000조분의 1초) 수준의 펄스 간 시간 오차를 가지지만, 소형 소자의 특성상 주변 환경에 의해 쉽게 변해 장시간 그 성능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콤을 기계적으로 안정한 장치에 주파수 잠금해 안정도를 향상할 수 있으나, 지금까지는 이러한 안정화 장치가 매우 복잡하고 진동에 민감하며 부피가 커서 초소형 마이크로콤이 가지는 장점을 살릴 수 없고 실험실 밖 응용에 활용할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섬유를 이용해 마이크로콤의 주파수를 안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1km 길이의 광섬유는 열 기계적(thermomechanical) 잡음 한계에 의한 이론적인 길이 안정도가 1,000조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우수하면서도, 부피가 작고 매우 가벼우면서 가격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광섬유 기반의 안정화 장치를 108 mm × 73 mm × 54 mm 크기로 구현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생성된 22-기가헤르츠(GHz) 마이크로파의 시간 오차를 상용 고성능 신호 발생기보다 6배 이상 향상된 10펨토초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으며, 주파수 안정도는 2조분의 1(5×10-13) 수준까지 낮출 수 있었다.
이 기술은 매우 우수한 위상잡음과 주파수 안정도의 마이크로파와 광 펄스를 동시에 생성할 수 있어, 다양한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들에서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전파망원경 기반의 초장기선 간섭계(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er, VLBI)의 경우 보다 높은 주파수와 낮은 잡음을 가지는 마이크로파와 광 펄스를 사용하면 측정 분해능과 관측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 기존에는 관측할 수 없었던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과 같은 새로운 천체 현상들을 탐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초안정 기술을 통신, 레이더, 데이터 변환기와 전파망원경 등 다양한 분야들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 연구들을 진행 중ˮ이라고 밝혔으며,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는 "향후 성능을 더욱 끌어올리고자, 실리콘 칩 상에 구현된 핵심 소자인 마이크로공진기의 광학적 특성을 개선하는 연구를 수행 중ˮ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양자센서핵심원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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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공성 나노소재를 활용한 고신뢰성 시냅스 소자 개발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신현 교수 연구팀이 다공성 구조를 갖는 *차세대 저항 변화 소자(멤리스터)를 활용해 우리 뇌의 신경전달물질 시냅스를 모방한 고신뢰성 소자(시냅스 소자)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 멤리스터(Memristor): 메모리와 레지스터의 합성으로 이전의 상태를 모두 기억하는 메모리 소자. 전원공급이 끊어졌을 때도 직전에 통과한 전류의 방향과 양을 기억한다.
최 교수 연구팀은 기존 양이온 저항 변화 방식과 음이온 저항 변화 방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매개체를 구성해, 비정질로 이루어진 다공성 구조 및 버퍼 층을 이용해 고신뢰성 시냅스 소자를 설계했다. 해당 구조는 저온 공정을 통해 형성함으로써 기존 실리콘 상보형 산화금속 반도체(CMOS)에 집적 및 적층 가능해 집적도 높은 대용량 로직/인공신경망 컴퓨팅 시스템 제작에 활발히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최상현 연구원과 박시온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1월호에 출판됐다. (논문명 : Reliable multilevel memristive neuromorphic devices based on amorphous matrix via quasi-1D filament confinement and buffer layer)
멤리스터는 저전력으로 인메모리(In-memory) 컴퓨팅, 가중치 저장, 행렬 계산 능력(vector-matrix multiplication) 등으로 차세대 논 폰노이만 구조에 쓰일 수 있는 차세대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멤리스터로 실용적인 대용량 인공신경망 컴퓨팅 (Large-scale neural computing)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멤리스터 단위 소자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소자의 신뢰성 저하는 전통적으로 비정질 물질 내에 무작위적으로 움직이는 결함 및 이온의 배치에서 기인한다. 최신현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단결정 물질을 사용해 결함 및 이온의 무작위적인 움직임을 제어함으로써 소자 신뢰성 확보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단결정을 이용하는 문제 및 제작에 고온 공정이 필요하므로 기존 실리콘 CMOS에 집적 및 적층이 어려워 집적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의 비정질 물질을 사용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다공성 구조의 양이온 제어층 및 버퍼층으로 이용되는 음이온 제어층을 설계했고, 이를 통해 적층 및 집적 가능한 소자를 제작했다. 연구팀은 기존 소자 대비 6배 이상 신뢰성을 개선할 수 있었으며, 이와 동시에 인공 시냅스 소자로서 필요한 다른 특성들도 확보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최신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고신뢰성 시냅스 소자는 안정적인 대용량 어레이 제작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차세대 신소자를 기반으로 한 뉴로모픽 컴퓨팅 등 빅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응용 분야에 적합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미국, 대만 기업에서 활발히 진행 중인 차세대 신소자 기반 기술 개발이 국내에서도 활성화되기를 희망한다ˮ며 "다른 물질계에서도 구조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활발히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된다ˮ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종합기술원,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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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전달 복합체를 이용한 신개념 디스플레이 소재 개발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전덕영 명예교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권병화 박사 공동 연구팀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에 적용 가능한 신개념 금속 산화물 복합 나노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KAIST-ETRI 공동 연구팀은 특정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가 다른 산화물 내부에서 나노미터(nm) 크기로 분산될 경우, 접촉면(인터페이스)에서 전하가 교환되면서 전하 전달 복합체(Charge transfer complex)를 형성하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부가가치 디스플레이에 적용해 기존 상용 유기 소재 기반의 소자 성능을 뛰어넘는 데 성공했다.
오는 2월에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 박사학위 취득 예정인 김무현 연구원이 주도하고 조남명 박사, ETRI 주철웅 선임연구원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월 10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Metal Oxide Charge Transfer Complex for Effective Energy Band Tailoring in Multilayer Optoelectronics)
디스플레이 발광 셀 등 다층구조를 가지는 광전자소자에서 금속 산화물은 우수한 전기적 특성 및 안정성 덕분에 전하 수송 및 주입 층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에서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 페로브스카이트 발광다이오드(PeLED)로 이어지는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이러한 금속 산화물 소재를 더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레벨 및 전기전도도와 같은 특성들이 더 넓은 범위에서 제어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유기 발광 소재, 퀀텀닷, 페로브스카이트 등으로 발광층 소재가 매우 다양해짐에 따라 디스플레이 소자들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시스템에 최적화된 전기적 특성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에너지 레벨 차이가 있는 두 금속 산화물 사이에서 일어나는 전하 전달(Charge transfer) 현상에 주목했다. 전하 전달 복합체는 마치 건포도 빵의 형태와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건포도(나노입자)를 더 넣게 되면 더 많은 당분(전하)이 빵(매트릭스)으로 이동하여 빵 전체가 더 달콤해지는 원리로 비유될 수 있다.
이 새로운 개념을 산화 몰리브덴(MoO3) 나노입자와 산화니켈(NiO)의 조합으로 구현해 두 금속 산화물의 전하 전달 현상을 효과적으로 유도했으며, 광범위한 에너지 레벨 조절 능력 및 최대 2.4배의 전기전도도 향상을 달성했다. 이를 녹색과 청색 OLED에 적용했고 기존의 상용 유기 소재를 적용한 소자보다 32% 더 우수한 외부양자효율을 달성함으로 높은 범용성과 성능을 입증했다.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는 "이번 기술은 핵심 소재의 성능 제어 방법을 혁신함으로써, 실감형 메타버스 구현에 꼭 필요한 최첨단 디스플레이 구현에 기여할 것ˮ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지원사업(단장 최성율), 글로벌프런티어 사업(단장 김광호) 및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그리고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하는 소재부품장비혁신 Lab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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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고무형태의 고체 전해질로 세계 최고성능 전고체전지 구현 성공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범준 교수 연구팀이 미국 조지아공대(Georgia Tech) 이승우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엘라스토머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성능의 전고체전지를 구현했다고 13일 밝혔다.
우리 대학 한정훈 및 조지아공대 이승훈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1월 13일에 출판됐다. (논문명: Elastomeric electrolytes for high-energy solid-state lithium batteries).
전고체 리튬메탈전지(all-solid-state Li-metal battery)는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휘발성이 높은 액체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화재 및 자동차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는 미래기술로서,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Li-ion battery)에 비해 에너지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해 자동차 주행거리 확보 및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꿈의 배터리 기술'이다.
공동 연구팀은 상온에서 리튬(Li) 이온의 전도도가 탁월하며, 기계적 신축성이 모두 확보된 엘라스토머(고무) 형태의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했으며, 이를 전고체전지에 적용해 410Wh/kg의 세계 최고성능을 보이는 전고체 리튬 메탈전지를 구현했다. 이러한 기술을 도입하면 현재 한번 충전으로 800 km까지 주행 가능한 전기자동차의 구현(현재 500 km수준)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기존의 액체 전해질을 적용한 리튬이온전지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체 전해질은 크게 고분자 기반, 산화물 기반, 황화물 기반의 전해질로 나뉘는데, 현재 황화물 기반에서 가장 활발한 연구가 되고 있으나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고분자 기반 고체전해질은 원료가 매우 싸고, 저온 대량생산 공정, 가벼움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상온에서 낮은 이온전도도를 가지는 문제점이 있으며, 전지 충‧방전 시 안정성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고무처럼 신축성이 탁월한 엘라스토머 내부에 리튬 이온전도도가 매우 높은 플라스틱 결정 물질을 3차원적으로 연결한 엘라스토머 고분자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해질은 기존에 대표적인 폴리에틸렌옥사이드(PEO) 기반의 고분자 전해질에 비해 100배 정도 향상된 10-3 S/cm의 이온전도도를 가진다. 또한, 고무처럼 신축성이 우수한 전해질은 전지 충‧방전 시 안정성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리튬 덴드라이트(dendrite)의 성장을 억제해, 탁월한 전지 성능 및 안정성을 확보했다.
개발된 고분자 전해질은 얇은 리튬금속 음극과 니켈 리치 양극(NCM-Ni83)으로 구성된 전고체전지에서 4.5V 이상의 고전압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을 보였으며, 410Wh/kg 이상의 세계 최고의 에너지밀도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의 최경환 차세대 배터리 센터장은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주행거리와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며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여부는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과제로, 김범준/이승우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엘라스토머 전해질은 기존의 고분자계 고체전해질의 한계를 해결한 획기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분야의 권위자인 서울대 강기석 교수는 “전고체 이차전지에 대한 세계적인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존 고체전해질과 차별되는 엘라스토머 기반의 신규 고체전해질 개발은 이 분야의 발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김범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미래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세계 최고 성능 전고체전지를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엘라스토머 전해질이라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종류의 고체전해질을 개발해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ˮ라고 밝혔으며, 미국 조지아공대 이승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엘라스토머 전해질은 기존의 고체전해질이 가진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제조 공정이 매우 간단해, 전고체전지의 전해질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ˮ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에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도약연구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한국화학연구원의 김병각 박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정규남 박사가 공동연구에 참여했다.
202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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