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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포핵 단백질의 이동 루트 발견
인간의 생명 정보를 담고 있는 DNA는 세포핵(nucleus) 내에 존재하며 이 정보는 전령 RNA(messenger RNA, mRNA)에 담겨 세포질로 이동 후 단백질 생성의 기초가 된다는 것이 소위 유전자 발현의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 of eukaryotic gene expression)다. 이 과정이 온전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유전자 발현의 최종 산물인 단백질 중 DNA 정보를 유지 및 활용하는 단백질들이 다시 세포핵으로 이동하여 작용하는 순환의 과정이 필요하다.
세포핵은 단백질의 투과가 불가능한 이중의 지질막(double-layered lipid membrane)으로 둘러싸인 구조이기 때문에 세포질에서 생성된 단백질이 핵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핵공(nuclear pore)라는 작은 구멍을 통과해야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핵공을 통해 세포핵으로 이동이 가능한 단백질들은 핵 이동 신호(nuclear localization signal, NLS)라는 부위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단백질 이동 신호 발견의 공로로 군터 블로벨 (Gunter Blobel)교수가 1999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도 있다.
다만, 세포핵은 특정한 크기로 유지가 되고 있기 때문에 세포질에서 생성된 단백질들이 지속적으로 핵으로 운송이 되기만 해서는 안 되고, 기능을 완수한 단백질들은 핵공을 통해 다시 세포질로 이동하거나 핵 내에서 분해되어 핵 내에 특정 농도 이상 단백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문제는 핵 이동 신호는 대부분 핵단백질들에 공통적으로 존재하지만 핵 탈출 신호(nuclear export signal)는 일부 핵단백질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세포핵에서 세포질로 단백질 방출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 연구실에서는 특정 DNA 정보를 인식해 유전자 발현을 유도 또는 억제하는 전사인자의 한 종류인 호메오단백질의 기능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인간에 200여 종이나 있는 호메오단백질은 동물 배아의 특정한 부분에서만 집중적으로 작용하여 머리, 몸통, 팔, 다리 등 다양한 신체 기관과 조직들을 생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특정 호메오단백질이 정상적 기능을 하지 못하면 여러 신체 기관들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심각한 발달 이상이 나타난다.
호메오단백질들은 세포핵 내에서 전형적 전사인자 기능을 하는 것 외에도 세포와 세포 사이를 이동하여 작용하는 세포 간 신호전달자의 기능도 있다는 것을 김진우 교수 연구실이 규명한 바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호메오단백질들의 세포 외부로의 분비는 이들 단백질 생성되는 세포질이 아니라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핵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이 과정은 핵공을 통한 세포핵-세포질 경로가 아니라 세포막 구조를 매개할 것이라는 간접 증거도 확인했다. 결국, OTX2라는 호메오단백질이 세포핵 내부에서 이중층 핵막 돌기(double-layered nuclear membrane bud)에 포집되는 모습을 전자현미경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별첨한 모식도에서 설명되어 있듯이, OTX2가 핵막 돌기에 포집되는 과정은 여러 분자의 OTX2 단백질이 핵막 이중층의 내막에 있는 SUN1이라는 단백질에 직접 결합을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 되는데, SUN1은 핵막 외막의 SYNE2라는 단백질과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핵막의 변형이 이중층에 걸쳐 이루어지게 된다. 그 후 OTX2가 포집된 핵막 돌기의 내막을 TORSINA1(TOR1A)이라는 세포막 절단 단백질이 한번 자르고 DYNAMIN(DNM)이라는 또다른 세포막 절단 단백질이 외막을 잘라서 이중층의 세포 소낭(double-layered membrane vesicle)으로 만들어 세포질에 방출하는 새로운 방식의 핵단백질의 세포질 운송 방식을 증명하였다.
더 나아가 김 교수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OTX2 포집 세포소낭의 외막은 세포의 물질 소각 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리소좀(lysosome) 막과 융합되어 리소좀 내부의 지질 분해효소와 단백질 분해효소가 남은 소낭의 내막과 OTX2 단백질을 순차적으로 분해하도록 하는 기존의 핵단백질 분해 과정과 완전히 다른 방식의 핵단백질 분해 루트를 증명했다. 이러한 일련의 세포핵 탈출 과정 중 일부에 문제가 생기면 핵 내부에 과도하게 쌓인 OTX2가 응집체를 만들어 해당 세포의 핵 내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한편 주변 세포로 이동도 되지 않아 이를 필요로 하는 동물의 시각 기능 발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증명했다.
이 연구를 통해 김 교수팀은 세포핵과 세포질 사이의 단백질 이동 과정이 기존 알려진 핵공을 통한 루트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제시하였고, 이 논문에서 예시로 증명한 OTX2 이외에도 많은 핵단백질들이 핵막 소포를 통해 이동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핵막 소포를 통한 핵단백질의 방출이 원활하지 않을 때 암이나 퇴행성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어서, 이와 관련된 질병 연구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Nature Communcations(https://doi.org/10.1038/s41467-023-36697-5)에 2월 27일자로 발표됐다. KAIST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 연구팀 박준우 박사가 제1 저자로 연구를 주도하였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권희석 박사 연구팀과 가톨릭의과대학 김인범 교수 연구팀이 함께 참여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연구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사업, 그리고 KAIST 국제공동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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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에도 문제없는 초저에너지 메모리 최초 개발
지상에서 잘 동작하던 반도체 메모리가 우주나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오동작을 일으키는 일이 있는데, 이는 고고도에 존재하는 방사선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자율 주행 운송 수단과 같이 사람의 안전이 중요한 장치에 사용되는 반도체 메모리도 대기 방사선에 의해 오동작할 확률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면서 방사선에 대해 높은 안정성을 갖는 메모리 소자의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윤준보 교수 연구팀이 나노종합기술원(원장 이조원) 강민호 박사와의 협업을 통해 우주 부품 수준의 내방사선 특성을 가지면서도 일반적인 비휘발성 플래시 메모리보다 30,000배 이상 프로그래밍 에너지가 낮은 나노 전자 기계식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용복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 2023년 1월호에 출판됐다. (논문명: Sub-10 fJ/bit radiation-hard nanoelectromechanical non-volatile memory). (Impact Factor : 17.690).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3-36076-0)
반도체 메모리 소자들은 동작 원리상 근본적으로 방사선에 취약해,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회로나 추가적인 데이터 프로세싱을 수반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즉, 일반적인 반도체 메모리 소자들은 내방사선과 낮은 동작 에너지를 동시에 만족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준보 교수 연구팀은 방사선에 원천적으로 강인한 특성을 가진 나노 전자 기계 기술(Nano Electro Mechanical System, NEMS)을 활용해 고에너지 방사선에도 강인할 뿐만 아니라 매우 낮은 프로그래밍 에너지를 가지고,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도 저장된 정보를 유지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반도체 메모리를 사용하는 대신, 나노 크기의 매우 작은 기계 구조에 전기 신호를 가함으로써 나노 기계 구조체가 실제로 움직여서 하부 전극에 붙고 떨어지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또한, 매우 낮은 프로그래밍 에너지를 달성하기 위해 파이프-클립 스프링 구조와 구부러진 외팔보 구조로 구성된 상부 전극을 도입했으며, 특히 파이프-클립 모양의 나노 기계 구조에 전류를 가해 열을 내는 구동 방식을 통해 프로그램된 구조체가 초기 상태로 복구할 수 있도록 하여 반복적인 프로그램 동작에도 낮은 프로그래밍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진은 나노종합기술원의 반도체 장비·시설 인프라를 활용해 8인치 웨이퍼 수준의 대면적 기판에 신뢰적으로 소자를 제작했고, 제작한 나노 전자 기계식 비휘발성 메모리의 프로그래밍 에너지는 차세대 메모리들과 비교했을 때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또한, 기계적인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는 동작 방식 덕분에 고에너지 방사선 조사 후에도 누설 전류 증가, 동작 전압 변화, 비트 오작동 등의 성능 저하 없이 우수한 내방사선 특성을 보였다.
연구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이용복 박사과정은 “이번 연구 결과는 연구팀이 보유한 나노 전자 기계 설계 기술과 나노종합기술원의 첨단 공정 기술이 만나 내방사선 특성과 낮은 동작 에너지 소모를 동시에 만족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해당 기술은 우주 환경에서의 인공지능, 초안정성 자율주행 시스템 등 내방사선과 높은 에너지 효율성이 필요한 다양한 미래 응용 분야에서 핵심 기술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계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메모리 원천 기술을 선도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해당 기술과 관련해 미국, 중국, 대만, 한국 등에 6건의 특허가 출원돼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과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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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 합성에서 ‘기다림의 미학’ 규명
DNA에서 RNA를 생성하는 과정을 마무리 짓는 전사종결인자가 단백질 로(이하 Rho)이다. 일반 단백질이 작용물질에 미리 붙어 있으면 반응이 빨리 된다는 통념과 다르게 RNA 중합효소에 붙어 기다리는 Rho는 중합효소가 오래 멈출수록 종결 효율이 높아진다는 유의미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자연에서 기다림의 미학이 증명된 것이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강창원 명예교수(KAIST 줄기세포연구센터 고문)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홍성철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우리 대학 화학과 강진영 교수,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서연수 교수 연구팀과 협업 연구를 통해 RNA 합성 종결인자의 동역학적 특성을 발견했으며 그런 특성이 유전자 발현 조절에 미치는 생물학적 기능을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세균의 전사 종결에 단백질 Rho가 관여하는 분자기작에 관해 작년에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Rho가 중합효소에 미리 결합해 RNA의 특수부위를 기다린 후 중합효소‧DNA‧RNA의 전사 복합체를 해체하는 방식과 Rho가 RNA에 먼저 결합해 중합효소를 쫓아간 후 복합체를 해체하는 방식, 쫓아간 후 RNA만 방출하고 중합효소가 DNA에 남는 방식 등 세 갈래로 나뉘어 진행된다. (아래 그림 참조)
그런데 흥미롭게도 세 갈래 진행하는 속도가 기존 통념과는 다른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기존에는 Rho가 RNA에 붙어 중합효소를 쫓아가서 끝내는 방식과 비교하면 Rho가 중합효소에 미리 붙어 기다렸다가 끝내는 방식이 쫓아가는 시간이 들지 않기 때문에 더 빠를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기다려서 끝내는 방식이 오히려 더 느렸다. 그런데 느린 기다림 방식은 중합효소의 멈춤 시간이 길수록 종결 효율이 높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반면에 쫓아가는 빠른 방식은 종결 효율이 중합효소 멈춘 시간과 상관이 없으며 상황에 따라 변화의 여지도 없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
RNA가 방출되는 전사 종결이 일어나려면 RNA의 연장 합성이 일단 멈춰야 한다. 종결이 더디게 일어나려면 멈춤이 오래 유지되어야 하므로 전사 멈춤 시간과 전사 종결 효율의 상관관계를 이번 공동 연구에서 분석했다. 연구 결과, 기다려서 전사의 세 갈래 끝내기 방식이 진행하는 속도가 제각각 다를 뿐 아니라 그 조절 양상도 다르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다.
생물물리학 분야 첨단 기술인 단일분자 실험을 수행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송은호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제목: Transcriptional pause extension benefits the stand-by rather than catch-up Rho-dependent termination)은 저명 국제학술지 핵산연구(Nucleic Acids Research, 최근 영향지수 = 19.160)에 지난 2월 10일 자 게재됐다. KAIST 팔린다 무나싱하 박사, KAIST 황승하 박사과정 대학원생도 참여해 저자가 총 7명이다.
송은호 제1 저자는 "기존 통념과 상반된 결과를 처음 발견했을 때 당황스러웠지만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가고 적절한 통계 모델을 통해서 그 결과를 검증해냈을 때 뿌듯했고, 또 이 발견의 생물학적 역할을 규명했을 때 더욱 기뻤다ˮ며 "항생제 개발 등에 중요한 단서를 줄 것이다ˮ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공동 연구에는 단일분자 형광 기술을 구사하는 물리학자, 유전자 발현을 탐구하는 생명과학자, 중합체 구조를 분석하는 화학자가 두루 참여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가 꾸준히 협업하는 다학제 기초과학 연구의 우수 사례이며,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KAIST 고위험‧고성과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고, 논문게재비는 KAIST에서 지원했다.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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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인 반도체 소자 설계를 위한 2차원 공진기 개발
빛을 이용한 광공진기가 현대 정보·통신 산업에 필수적인 것과 같이, 양자 정보를 처리하는 차세대 반도체 소자를 설계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는 2차원 전자를 가두는 공진기*를 세계 최초로 구현하여 화제다.
*공진기란 한정된 공간 안에 파동을 가두는 장치로서 빛이나 음파, 혹은 통신 기술에 쓰이는 전자기파와 같은 파동을 제어하는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활용됨.
우리 대학 응집상 양자 결맞음 센터(센터장 물리학과 심흥선 교수)는 우리 대학 물리학과 최형순 교수, 부산대학교 정윤철 교수, 전북대학교 최형국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2차원 전자의 파동성을 이용한 공진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빛은 파동이면서도 다양한 매질 내에서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빛은 마주보는 거울 사이에 가두어 두더라도 소실되지 않고 여러 차례 왕복이 가능하여 광공진기 개발에 용이하고 실제로 다양한 광학소자들이 이미 폭넓게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반면에 물질 내부의 전자는 매질 내에서 쉽게 산란되어 빛의 파동성을 유효하게 활용하는 기술이나 소자 개발이 쉽지 않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전자를 이용하여 광학 기술을 모사하는 것을 '전자광학'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는 전자가 단순히 파동성을 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에 그치지 않고 광공진기의 2차원 전자광학적 소자에 대응되는 전자공진기를 실제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직진하는 1차원 전자를 가둬 공진기를 만든 사례는 있었지만, 2차원 평면상에서 반사나 회절, 간섭 등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전자를 가둬 공진기를 만든 처음 사례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형태로 전자를 제어할 수 있는 원천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연구팀은 반도체 나노소자 공정을 통해 전자의 파동을 반사할 수 있는 곡면거울을 제작하고 광공진기의 구조를 2차원 전자에 적용하여 물질 파동 또한 빛과 동일한 방법으로 가두어 둘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를 극저온으로 냉각하면 반도체 내부의 전자가 수 미크론(백만분의 1미터) 정도 양자역학적 특성이 보존되는 2차원 전자 파동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이 반도체 위에 전극을 입히고 강한 음전압을 걸어주면 전극이 있는 영역으로는 전자가 진입하지 못하게 되므로 전자가 반사되는 거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원리를 적용하여 두 개의 마주 보는 곡면거울로 이루어진 공진기 구조를 만들고 그 내부에 전자 파동을 주입하여 그 전도도를 측정함으로써 실제로 전자가 공명하는 특성이 관측하였다. 이를 통해 양자역학적 특성을 갖는 물질 파동 또한 빛과 동일한 방법으로 가두어 둘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박사과정 박동성학생과 부산대학교 박사과정 정환철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26일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논문명 : Observation of electronic modes in open cavity resonator)
최형순 교수는 “동 기술은 2차원 전자계의 전자광학 발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원천기술로써 향후 다양한 양자기술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SRC)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외에도 한국연구재단의 다양한 연구 사업(양자컴퓨팅 개발사업, 기본연구, 중견연구 지원사업 등)의 지원이 있었다.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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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 암 치료제를 만들 단백질 코드 규명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이지민 교수 연구팀이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미하일 사비스키(Mikhail Savitski) 교수, 서울대학교 백성희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질환의 억제와 촉진의 실마리가 되는 단백질 수명을 결정하는 단백질 *번역 후 조절(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 이하 PTM) 코드를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 번역 후 조절(PTM): DNA가 mRNA가는 전사 과정을 거쳐 최종 단백질로 번역까지 일어난 이후에 추가적으로 생기는 현상으로, 단백질의 구조나 효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주로 알려져 있음
연구팀은 기존에 단백질의 운명 조절과 연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됐던 PTM 신호를 `PTM-활성화(PTM-activated) 데그론'과 `PTM-불활성화(PTM-inactivated) 데그론'으로 구분해 단백질 수명 조절과의 관련성을 규명했다.
*PTM 활성화 데그론과 PTM 볼활성화 데그론: PTM에 의해 데그론이 활성화 되는 것은 단백질의 번역후 변화가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불활성화 데그론은 번역 후 조절 신호가 단백질의 분해를 억제하여 단백질의 축적이 일어났음을 의미
여기서 데그론 코드란 단백질 수준을 조절 가능한 아미노산 서열의 조합 개념으로 질병의 진행이나 억제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수명 조절 코드를 말한다.
연구팀은 이를 규명한 결과 기존 치료제가 접근할 수 없는 `기존에 약으로 만들지 못했던(Undruggable)' 신규 타깃의 정확도 높은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또한 연구팀은 신규 PTM 관련 코드를 다각화함으로 인해 단백질 분해 및 생성의 근본 원인을 알 수 없었던 기존의 신호 전달 체계에 PTM을 유도하거나 제거하는 효소의 역할을 재조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질병 관련 단백질 수명 변화 기원을 PTM 코드로 디지털화해서 미리 규명을 함으로써 그동안 단백질 수준을 마지막 단계에서 조절하는 *유비퀴틴 신호에만 집중했던 부분을 변경하도록 제안했다.
* 유비퀴틴: 단백질이 분해되기 전에 먼저 일어나는 대표적인 화학적 변화로 알려져 있으며 없어져야 할 단백질에 붙는 표지자로 널리 알려져 있음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이지민 교수가 제1 저자로 초청돼 기고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7.69)' 에 지난 1월 13일 字 출판됐다. (논문명 : Control of protein stability by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s).
이지민 교수는 "새롭게 제시한 PTM-활성화 또는 PTM-불활성화 데그론 코드의 규격화는 기존 약에 반응하지 않거나 저항성이 생기는 단백질 수준을 조절 가능한 다양한 질병 (대표적으로 암이나 퇴행성 뇌질환)의 진단 및 의약품 개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 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사업,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의사과학자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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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보’ 로봇, 해변을 거침없이 달리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이 모래와 같이 변형하는 지형에서도 민첩하고 견고하게 보행할 수 있는 사족 로봇 제어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황보 교수 연구팀은 모래와 같은 입상 물질로 이루어진 지반에서 로봇 보행체가 받는 힘을 모델링하고, 이를 사족 로봇에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사전 정보 없이도 다양한 지반 종류에 스스로 적응해가며 보행하기에 적합한 인공신경망 구조를 도입해 강화학습에 적용했다. 학습된 신경망 제어기는 해변 모래사장에서의 고속 이동과 에어 매트리스 위에서의 회전을 선보이는 등 변화하는 지형에서의 견고성을 입증해 사족 보행 로봇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공학과 최수영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 1월 8권 74호에 출판됐다. (논문명 : Learning quadrupedal locomotion on deformable terrain)
강화학습은 임의의 상황에서 여러 행동이 초래하는 결과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사용해 임무를 수행하는 기계를 만드는 학습 방법이다. 이때 필요한 데이터의 양이 많아 실제 환경의 물리 현상을 근사하는 시뮬레이션으로 빠르게 데이터를 모으는 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보행 로봇 분야에서 학습 기반 제어기들은 시뮬레이션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서 학습된 이후 실제 환경에 적용돼 다양한 지형에서 보행 제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바 있다.
다만 학습한 시뮬레이션 환경과 실제 마주친 환경이 다른 경우 학습 기반 제어기의 성능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 실제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변형하는 지형을 극복하는 학습 기반 제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뮬레이터는 유사한 접촉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입상 매체의 추가 질량 효과를 고려하는 지반 반력 모델을 기반으로 보행체의 운동 역학으로부터 접촉에서 발생하는 힘을 예측하는 접촉 모델을 정의했다.
나아가 시간 단계마다 하나 혹은 여러 개의 접촉에서 발생하는 힘을 풀이함으로써 효율적으로 변형하는 지형을 시뮬레이션했다.
연구팀은 또한 로봇의 센서에서 나오는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하는 순환 신경망을 사용함으로써 암시적으로 지반 특성을 예측하는 인공신경망 구조를 도입했다.
학습이 완료된 제어기는 연구팀이 직접 제작한 로봇 `라이보'에 탑재돼 로봇의 발이 완전히 모래에 잠기는 해변 모래사장에서 최대 3.03 m/s의 고속 보행을 선보였으며, 추가 작업 없이 풀밭, 육상 트랙, 단단한 땅에 적용됐을 때도 지반 특성에 적응해 안정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또한, 에어 매트리스에서 1.54 rad/s(초당 약 90°)의 회전을 안정적으로 수행했으며 갑작스럽게 지형이 부드러워지는 환경도 극복하며 빠른 적응력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지면을 강체로 간주한 제어기와의 비교를 통해 학습 간 적합한 접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드러냈으며, 제안한 순환 신경망이 지반 성질에 따라 제어기의 보행 방식을 수정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뮬레이션과 학습 방법론은 다양한 보행 로봇이 극복할 수 있는 지형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로봇이 실제적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1 저자인 최수영 박사과정은 "학습 기반 제어기에 실제의 변형하는 지반과 가까운 접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변형하는 지형에 적용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보였다ˮ 라며 "제시된 제어기는 지형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기용될 수 있어 다양한 로봇 보행 연구에 접목될 수 있다ˮ 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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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 음의 정전용량 플래시 메모리 최초 개발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전상훈 교수 연구팀이 `음의 정전용량 효과(Negative Capacitance Effect, 이하 NC 효과)*'를 활용해 기존 플래시 메모리의 물리적 성능 한계를 뛰어넘는 음의 정전용량 플래시 메모리 (NC-Flash Memory)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음의 정전용량 효과: 음의 정전용량 현상은 인가되는 전압이 증가하면 전하량이 감소함을 의미한다. 음의 정전용량 특성을 가지는 유전체 사용시, 트랜지스터에 인가되는 전압을 내부적으로 증폭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동작전압을 사용할 수 있어, 파워소모를 줄일 수 있다.
전기및전자공학부 김태호 박사과정과 김기욱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2년 12월호에 출판됐다. (논문명 : The Opportunity of Negative Capacitance Behavior in Flash Memory for High-Density and Energy-Efficient In-Memory Computing Applications) 이 국제학술지는 독일 와일리 출판사(Wiley-VCH)에서 발행하는 피어리뷰 과학 저널이다. (Impact Factor : 19.924)
현대 전자 소자에서 축전기(Capacitor)는 매우 중요한 구성 요소의 하나로, 전자 소자가 소형화되고 수직 방향으로 적층 되면서 축전기에 저장되는 전하량(Charge, Q)이 감소하는 문제가 생기므로 높은 정전용량(Capacitance, C)을 가진 유전체 물질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여기에 일반적인 축전기와 다르게 정전용량이 음의 값을 갖는(Negative Capacitance) 축전기를 활용한다면 다층의 축전기의 전체 정전용량을 오히려 더 증가시킬 수 있고, 차세대 소자에 적합한 높은 정전용량 소자 개발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제안되었다.
최근 메모리 공급업체들은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와 더 높은 용량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및 더 빠른 액세스 시간에 대한 요구로 인해 기술 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스토리지의 핵심 기술인 3D 낸드 플래시는 지속적으로 더 높은 층을 적층할 수 있는 기술을 요구하고 있고, 2028년에는 1,000단 이상의 메모리 적층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강유전체* 물질에서 보이는 `음의 정전용량 효과(NC 효과)'은 전자 소자에 인가된 외부 전압을 내부적으로 증폭해 전력 소모를 줄이는 특성이 있어, 전자 소자의 물리적 성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최근 페로브스카이트 강유전체에서 NC 효과를 실험적으로 관찰했으나, 페로브스카이트 강유전체의 소형화 한계 및 CMOS 공정과의 부적합성으로 인해 NC 효과를 활용한 전자 소자의 구현에 대해 상당한 회의론을 불러일으켰다.
*강유전체: 전기적으로는 절연체이지만 자연상태에서 외부 전기장이 없어도 전기 편극을 지닐 수 있는 특이한 물리적 성질을 가진 물질
전상훈 교수 연구팀은 기존 플래시 메모리의 물리적 성능 한계를 극복하고 동작전압을 낮추기 위해,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하프늄옥사이드(HfO2) 강유전체 박막의 NC 효과를 안정화해 저전압 구동이 가능한 강유전체 소재의 NC-플래시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개발된 NC-플래시 메모리는 기존 플래시 메모리 대비 전력 소모가 10,000배 이상 낮은 저전력 고성능 특성을 달성했다.
연구팀은 그뿐만 아니라 기존 컴퓨팅 구조인 폰노이만 아키텍처를 대체하여 새롭게 지향하는 인메모리 컴퓨팅을 NC-플래시 메모리를 기반으로 구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 또한 달성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빠른 스토리지를 필요로 하는 최신 컴퓨팅과 네트워킹의 요구를 충족하는 차세대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와 협업을 통해서 이루어졌고, 한국 연구재단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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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상호작용 예측하는 美 FDA 수식, 틀렸다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면, 약물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약효가 달라질 수 있다.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연구팀(기초과학연구원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CI)은 채정우‧김상겸 충남대약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사용을 권장하는 약물 상호작용 예측 수식이 부정확했던 원인을 규명하고, 정확도를 2배 이상 높인 새로운 수식을 제시했다.
체내 흡수된 약물은 간을 비롯한 여러 장기의 효소에 의해 대사되어 체내에서 사라진다. 두 가지 이상의 약을 함께 복용할 경우, 하나의 약이 다른 약의 대사를 변화시켜 체외 배설을 촉진하거나 억제할 수 있다. 목표로 한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약물 상호작용(DDI)’이라고 한다.
약물 상호작용에 따라 약물의 제거 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의약품 처방 및 신약 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의료진은 약물을 복합처방할 때 의약품 사용설명서에 명시된 약물 상호작용 정보를 토대로 처방을 내린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도 약물 상호작용을 필수로 연구하여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FDA는 약물 상호작용을 평가하고, 다약제 복용 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이던스(Guidance‧지침서)를 1997년 처음 발행했다(2020년 1월 개정). 신약 개발과정에서 신약 후보물질과 시판된 모든 약물의 상호작용을 모두 평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FDA는 가이던스에서 제시한 수식을 활용해 약물 상호작용을 간접적으로 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이 수식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FDA가 제시하는 수식은 효소의 반응속도를 설명하는 ‘미카엘레스-멘텐 식’을 기반으로 한다. 이 수식은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체내 효소의 농도가 낮다는 것을 전재로 한다. 연구진은 실제 간에서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농도는 예측에 사용돼온 값보다 10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함으로써 기존 FDA 수식이 부정확한 원인을 찾았다.
채정우 충남대약대 교수는 “연구자들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한 인위적인 수를 곱하는 식으로 FDA의 수식을 보정해서 사용해왔다”며 “과거의 과학자들이 당시의 정설이던 천동설을 기반으로 행성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궤도를 도입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수학-약학 협력연구를 통해 약물 상호작용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수식을 개발했다. 의심 없이 사용돼 온 기존 식 대신 효소의 농도에 상관없이 정확하게 약물의 대사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수식을 유도했다.
이후, 새로 쓰인 수식을 이용해 약물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실제 실험으로 측정된 값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인위적인 보정 없이도 예측 정확도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FDA 수식은 약물 상호작용을 2배의 오차범위 내에서 예측한 비율이 38%인데 반해, 수정된 식은 80%에 달했다.
생물학적 제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약품은 FDA 가이던스에 따라 약물의 상호작용을 평가한다. 이 결과는 약효와 부작용에 직결된다. 정확한 수식을 활용한 약물 상호작용 연구 및 약물 처방이 필요한 이유다.
김상겸 충남대약대 교수는 “약물 상호작용 예측 정확도의 개선은 신약개발의 성공률과 임상에서의 약물 효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임상약리학 분야 최고의 저널에 논문을 발표한 만큼,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FDA 가이던스가 수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경 교수는 “수학과 약학의 협력 연구 덕분에 당연히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수식을 수정하고,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며 “미국 FDA 가이던스에 ‘K-수식’이 들어가길 꿈꿔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22년 12월 15일(한국시간) 임상약리학 분야 권위지인 ‘임상약리학 및 약물치료학(Clinical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 IF 7.051)’ 온라인 판에 실렸다.
※ 논문명: Beyond the Michaelis-Menten: Accurate Prediction of Drug Interactions through Cytochrome P450 3A4 Induction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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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빠른 속도로 철제 벽면과 천장을 보행하는 사족 로봇 개발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박해원 교수 연구팀이 철로 이뤄진 벽면과 천장을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사족 보행 로봇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박 교수 연구팀은 이를 위해 전자기력을 온-오프(on-off)할 수 있는 영전자석(Electropermanent Magnet)과 고무와 같은 탄성체에 철가루와 같은 자기응답인자를 섞어 만든 탄성체인 자기유변탄성체(Magneto-Rheological Elastomer)를 이용해 자석의 접착력을 빠르게 끄거나 켤 수 있으면서도 평탄하지 않은 표면에서 높은 접착력을 지니는 발바닥을 제작해, 연구실에서 자체 제작한 소형 사족 보행 로봇에 장착했다. 이러한 보행 로봇은 배, 교량, 송전탑, 대형 저장고, 건설 현장 등 철로 이루어진 대형 구조물에 점검, 수리, 보수 임무를 수행하는 등 폭넓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공학과의 홍승우, 엄용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 12월호에 표지를 장식하는 논문으로 출판됐다. (논문명 : Agile and Versatile Climbing on Ferromagnetic Surfaces with a Quadrupedal Robot)
기존의 벽면을 오르는 등반 로봇은 바퀴나 무한궤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단차나 요철이 있는 표면에서는 이동성이 제한되는 단점을 가졌다. 이에 반해 등반용 보행로봇은 장애물 지형에서의 향상된 이동성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동 속도가 현저히 느리거나 다양한 움직임을 수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보행 로봇의 빠른 이동을 가능하게 하려면 발바닥은 흡착력이 강하면서도 흡착력을 빠르게 온-오프 스위칭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거칠거나 요철이 있는 표면에서도 흡착력의 유지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전자석과 자기유변탄성체를 보행 로봇의 발바닥 디자인에 최초로 이용했다. 영전자석은 짧은 시간의 전류 펄스로 전자기력을 온-오프할 수 있는 자석으로 일반적인 전자석과 달리 자기력의 유지를 위해 에너지가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사각형 구조 배열의 새로운 영전자석을 제안해, 기존 영전자석과 비교해 스위칭에 필요한 전압을 현저하게 낮추면서도 보다 빠른 스위칭이 가능하게 했다.
또한, 연구팀은 자기유변탄성체를 발바닥에 씌어, 발바닥의 자기력을 현저히 떨어트리지 않으면서도 마찰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이렇게 제안한 발바닥은 무게는 169그램(g)에 불과하지만 약 *535뉴턴(N)의 수직 흡착력, 445뉴턴(N)의 마찰력을 제공해 무게 8킬로그램(kg)의 사족보행로봇에 충분한 흡착력을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535N을 kg으로 환산하면 54.5kg, 445N을 kg으로 환산하면 45.4kg이다. 즉, 수직 방향으로 최대 54.5kg, 수평 방향으로는 최대 45.4kg 정도의 외력이 가해져도 (혹은 이에 해당하는 무게 추가 매달려도) 발바닥이 철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연구팀이 제작한 사족 보행 로봇은 초속 70센티미터(cm)의 속도로 직벽을 고속 등반하였고, 최대 초속 50센티미터(cm)의 속도로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보행할 수 있었다. 이는 보행형 등반 로봇으로는 세계 최고의 속도다. 또한, 연구팀은 페인트가 칠해지고, 먼지, 녹으로 더러워진 물탱크의 표면에서도 로봇이 최대 35센티미터(cm)의 속도로 올라갈 수 있음을 보여, 실제 환경에서의 로봇의 성능을 입증했다. 로봇은 빠른 속도를 보여줄 뿐 아니라, 바닥에서 벽으로, 벽에서 천장으로 전환이 가능하고, 벽에서 돌출돼 있는 5센티미터(cm) 높이의 장애물도 무난히 극복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등반 사족 보행 로봇은 배, 교량, 송전탑, 송유관, 대형 저장고, 건설 현장 등 철로 이루어진 대형 구조물의 점검, 수리, 보수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러한 곳에서의 작업은 추락, 질식 등의 심각한 위험성이 존재하고 있어, 자동화의 필요성이 시급한 곳이다.
공동 제1 저자인 기계공학과 엄용 박사과정은 "영전자석과 자기유변탄성체으로 구성된 발바닥과 등반에 적합한 비선형 모델 예측제어기를 이용해, 지면뿐만 아니라 벽과 천장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에서도 보행 로봇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음을 보였고 이는 보행 로봇의 이동성과 작업 공간을 2D에서 3D로 확장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ˮ라며 “이러한 로봇은 조선소와 같은 철제 구조물에서 위험하고 힘든 작업을 수행하는 데 활발히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ˮ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과 한국조선해양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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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표피에서 추출한 젤라틴 활용해 고성능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개발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돼지 표피에서 추출한 젤라틴을 활용해 수백 나노 수준의 매우 얇은 고 치밀성 다중도핑 세라믹 박막 제조 기술을 적용한 고성능의 양방향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양방향 고체산화물 연료전지(R-SOFC)는 하나의 연료전지 소자에서 수소 생산과 전력생산이 모두 가능한 시스템으로서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에너지 변환장치다.
이러한 에너지 소자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700oC 이하의 중저온에서 고활성을 갖는 전극의 개발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코발트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전극이 집중적으로 연구돼왔다. 하지만 이러한 코발트 기반 전극 소재는 범용으로 사용되는 지르코니아(ZrO2) 전해질과 고온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성능을 저하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극과 전해질 사이에 세리아(CeO2) 기능층을 도입하는 연구가 진행돼왔지만, 세리아와 지르코니아 사이의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서 공정온도가 제한되며 이로 인해 두꺼운 다공성 구조를 갖게 되어 연료전지의 성능 및 안정성이 저하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젤라틴을 활용해 매우 얇으면서도 치밀한 다중도핑의 세리아 나노박막 제조 공정기술을 개발해 양방향 고체산화물연료전지에 기능층으로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화학 및 구조 분석을 통해 치밀한 기능층의 도입으로 산소이온의 이동경로가 크게 감소하며 전기화학적 활성영역이 크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또한 개발된 양방향 연료전지는 기존 공정을 적용한 연료전지 대비 2배 이상 높은 성능을 보였으며 동일소재를 사용한 연료전지 중 가장 높은 성능(3.5 W/cm2, 750oC) 을 나타냈으며, 수소 생산도 세계 최고성능을 발휘했다. 또한, 개발된 연료전지 소자는 1,500시간 동안 열화 없이 구동돼 매우 높은 안정성을 갖고 있음을 실증했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공정들은 대면적 양산시스템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기 때문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고성능 양방향 연료전지 상용화에 본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ˮ이라며 연구의 의미를 강조했다.
기계공학과 유형민 석사과정, 임하니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벤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 19.924) 지난 9월 8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Exceptionally High-performance Reversible Solid Oxide Electrochemical Cells with Ultra-thin and Defect-free Sm0.075Nd0.075Ce0.85O2-���� Interlayers). 또한 해당 논문은 연구의 파급력을 인정받아 표지논문 (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수소에너지혁신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 그리고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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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대용량 데이터 처리용 컴퓨팅 구현을 위한 고신뢰성 인공 시냅스 트랜지스터 개발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신현 교수 연구팀이 부가적인 회로 없이 소자의 특성을 이용해 인공지능(AI)의 학습 정확도를 높이면서, 높은 내구성을 바탕으로 신뢰성 높은 반복 동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인간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모사한 고신뢰성 인공 *시냅스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 시냅스 트랜지스터(Synapse Transistor): 신경 세포간 연결부인 시냅스를 모사하는 트랜지스터 소자로, 연결 강도를 의미하는 가중치(Weight)를 채널의 저항(또는 컨덕턴스)값으로 나타내 이전 단에서 다음 단으로 흐르는 전류의 양을 조절한다.
최 교수 연구팀은 기존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 사용되는 구조를 이용하면서도, 기존 낸드 플래시의 단점인 낮은 내구성을 개선하는 방법을 차용해, 안정적인 시냅스 역할을 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높은 전압을 이용해, 소자의 구성 물질을 손상시키는 방법(FN 터널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낮은 전압으로도 동작해, 기존 플래시 메모리에 비해 높은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많은 데이터를 하나의 소자에 넣을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저장이 가능해, 부가적인 회로 없이도, AI의 학습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하여, 뉴로모픽 반도체 칩의 소형화 및 전력 소모 감소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높은 학습 정확도와 더불어, 높은 내구성을 바탕으로 뉴로모픽 시스템에서, 실시간 온라인 데이터 학습에 적합한 시냅스 소자로 활발히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서석호, 김범진, 김동훈, 박승우 석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0월호에 출판됐다. (논문명 : The gate injection-based field-effect synapse transistor with linear conductance update for online training)
인공지능의 발전과 빅데이터 처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데이터 병목현상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현대의 폰 노이만 컴퓨팅 구조를 탈피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중 '뉴로모픽 컴퓨팅'을 위한 하드웨어 기술은 우리 뇌의 계산 알고리즘을 모사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낮은 전력으로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차세대 지능형 하드웨어 시스템으로서 각광받고 있다. 기존 상용화된 구조의 메모리 소자뿐만 아니라, 멤리스터(Memristor)를 비롯해 다양한 차세대 메모리 소자들이 뉴로모픽 컴퓨팅 구현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다. 이 중 3단자(게이트, 소스, 드레인 전극) 형태의 시냅스 트랜지스터는 기존 상용화된 반도체 공정을 적용하기 쉽고, 데이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주로 연구된 플래시 메모리 소자를 이용한 CTF(Charge Trap Flash) 구조의 시냅스 트랜지스터는 가중치를 변경하기 위해 높은 전압이 필요하며, 이로 인한 낮은 내구성, 비선형적인 가중치 변화라는 단점을 지닌다. 이는 전자가 이동할 때, 소자 구조상 존재하는 높은 에너지 장벽을 뚫고 지나가야 하는 것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낮은 내구성 및 비선형적 가중치 변화에 의한 낮은 학습 정확도 때문에 기존의 소자는 수천만 번 이상의 데이터를 쓰고 지우는 동작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해 실시간 온라인 학습에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존재해왔다.
최신현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 FN 터널링이 아닌, 열전자 방출 현상을 이용해, 전자를 게이트 전극에서 전하 저장층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동작하는 소자를 고안했다. 이 방법은 전자가 높은 에너지 장벽을 뚫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낮은 에너지 장벽 위로 넘어서 이동하는 방법이므로, 낮은 전압을 이용하면서 이상적인 선형적 형태로 가중치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또한, 장벽층을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에 높은 내구성을 지니며, 2억 번 이상의 시냅스 업데이트 동작을 증명했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제작한 열전자 방출 기반 시냅스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손글씨 숫자 이미지 데이터(MNIST, Modified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database)를 학습한 후, 이를 바탕으로 무작위의 손글씨 이미지를 분류한 결과 약 93.17%의 높은 정확도를 달성했다.
제1 저자인 전기및전자공학부 서석호 석사과정은 "이번에 개발한 고신뢰성 인공 시냅스 트랜지스터는 선형적인 가중치 업데이트와 높은 내구성을 바탕으로 기존 시냅스 트랜지스터가 지닌 온라인 학습 한계에 대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음을 기대한다. 특히, 기존 CMOS 공정과 호환을 할 수 있고 가장 일반적인 트랜지스터인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 Metal-Oxide-Semiconductor Field Effect Transistor)과 구조 및 동작이 유사하므로 뉴로모픽 하드웨어 시스템에 적용하는데 다른 차세대 메모리 소자에 비해 실현 가능성이 보다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ˮ며 "이 연구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뉴로모픽 컴퓨팅을 위한 신소자 기술 개발에 힘쓰고 싶다ˮ라고 말했다.
공동 제1 저자인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승우 석사과정은 “뉴로모픽의 관점뿐만 아니라, 기존 낸드 플래시의 낮은 내구성이라는 한계점을 개선하는 연구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연구의 또 다른 의의를 제시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나노종합기술원, 삼성미래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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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뇌종양 탐지 대식세포 발견 및 기능 규명
뇌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교모세포종은 미국에서만 매년 1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지만 최근 주목받는 면역치료제도 유의미한 효과를 보지 못한, 치료가 매우 어려운 암 중 하나다. 국내 연구진은 이러한 교모세포종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대식세포와 그 작용 기전을 밝혀 새로운 면역치료법의 가능성을 열었다.
☞ 대식세포: 세포 찌꺼기, 이물질, 미생물, 암세포 등을 집어삼켜서 분해하는 식세포작용을 하는 백혈구의 한 유형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교모세포종 내에서 항암 면역반응에 중요한 대식세포를 찾고, 이 세포가 *세포독성 T 세포를 활성화하고 *포식작용으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 세포독성 T 세포: 바이러스에 감염된 체세포나 종양 세포를 파괴하는, 흉선에서 유래한 림프구
☞ 포식작용: 세균이나 죽은 세포 등 체내의 이물질을 섭취하여 제거하는 작용
교모세포종 환자는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8개월에 불과하며 5년 이상 생존율은 6.8%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종양 치료를 위한 활발한 연구로 면역관문 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돼 지난 30년간 전체 암 환자의 생존율이 20% 가까이 증가했지만,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율 증가는 2%에 그쳤다.
종양 내 면역세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대식세포는 일반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대신 종양 환경에 적응해 종양세포의 성장 및 전이를 돕고 다른 면역세포들의 활성 및 작용을 억제해 항암 면역반응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흑색종 등에서 큰 효과를 나타내는 면역관문 치료제가 교모세포종 치료에서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 보고됐는데, 그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 이러한 면역 억제성 대식세포의 과다한 유입이다. 하지만 최근 보고된 연구 결과들은 종양 내 대식세포는 매우 다양한 표현형을 나타내는 여러 대식세포 아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 세포들이 면역관문 치료제 등이 효과를 나타내는 데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 연구팀은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와 국립인간유전체연구소(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 NHGRI)에서 운영하는 암 유전체 아틀라스(The Cancer Genome Atlas, TCGA)에 공개된 교모세포종 환자의 유전자 발현을 비교해 교모세포종 내에서 항암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대식세포의 마커로 CD169 유전자를 발굴하고, 마우스 교모세포종 모델을 사용해 CD169 단백질을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없으면 항암 면역반응이 감소해 마우스의 생존이 감소하는 것을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CD169를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세포독성 T 세포의 종양 내 유입에 중요한 CXCL10과 같은 *케모카인을 증가시켜 활성화된 T 세포의 종양 내 유입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CD169는 이 대식세포의 마커일 뿐 아니라 암세포에 대한 포식작용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하며, CD169로 인해 포식작용이 증가한 대식세포는 암세포 특이적인 세포독성 T 세포의 활성을 직접 증가시키는 것을 밝혔다.
☞ 케모카인(chemokine): 백혈구 유주작용, 활성화 작용을 하는 단백질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교모세포종에 대한 항암 면역반응에 중요한 대식세포의 마커를 발굴한 것뿐만 아니라, 이들 대식세포가 항암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확인해 면역관문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는 복합치료제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ˮ고 밝혔다.
의과학대학원 연수연구원 김현진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0월 20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Blood monocyte-derived CD169⁺ macrophages contribute to antitumor immunity against glioblastoma)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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