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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 막는 핵심인자‘최초 발견’폐암 치료 새 길 열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공격할 수 있게 도와주는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치료)의 개발은 암 치료의 획기적인 도약을 불러왔다. 반면 실제로는 전체 환자의 20% 미만만이 반응하므로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하거나 비반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면역항암치료를 방해하는 핵심인자(DDX54)를 최초로 발굴하여 폐암 치료의 새 길을 열었다. 이 기술은 교원창업기업 바이오리버트(주)로 기술이전되어 면역항암치료제의 실제 동반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2028년 임상진행 예정이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폐암세포의 면역회피능력을 결정짓는 핵심인자(DDX54)를 발굴하는데 성공하였고, 이를 억제할 경우 암 조직으로의 면역세포 침투가 증가해 면역항암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면역항암치료(Immunotherapy)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도와주는 항PD-1(anti-PD-1) 또는 항PD-L1(anti-PD-L1) 항체를 이용한 뛰어난 치료법이다. 하지만 면역항암치료의 반응률이 낮아 실제 치료 혜택을 받는 환자군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로 최근 종양돌연변이부담(Tumor Mutational Burden, TMB)이 FDA에서 면역항암치료의 주요 바이오마커로 승인되었다. 즉,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이 생긴 암일수록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TMB가 높아도 면역세포의 침윤이 극도로 제한되는 소위 ‘면역사막(Immune-desert)' 형태의 암이 여전히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이 경우 면역항암치료 반응 또한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특히 면역세포 침윤이 매우 낮은 폐암 조직을 대상으로, 발굴한 핵심인자를 억제함으로써 면역관문억제제를 활용한 면역항암치료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면역회피가 발생된 폐암 환자 유래 전사체 및 유전체 데이터로부터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유전자 조절네트워크를 추론하고 이를 분석해 폐암세포가 면역회피능을 획득하는 핵심 조절인자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 핵심인자를 동종(Syngeneic) 폐암 마우스 모델에서 억제한 뒤 면역항암치료 반응성을 조사한 결과, T 세포, NK세포 등 항암 면역세포의 조직 내 침윤이 크게 증가함과 동시에 면역항암치료 반응성도 현저히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세포 수준에서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는 기술인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및 공간전사체 분석 결과, 발굴된 핵심인자를 제어하는 동반치료가 면역항암치료를 통해 암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는 T 세포와 기억 T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였다. 동시에, 암세포 성장을 돕는 조절 T 세포와 탈진된 T 세포의 침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발굴된 핵심인자의 억제가 폐암세포의 신호 전달 경로인 JAK-STAT, MYC, NF-κB 경로를 불활성화해 면역회피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들 CD38과 CD47 발현을 억제하고, 이들 분자의 억제가 암 발달을 촉진하는 순환 단핵구(Circulating monocyte)의 침윤을 억제하는 한편 항암 기능을 수행하는 M1 대식세포(M1 macrophage)의 분화를 유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조광현 교수는 "폐암세포가 면역회피능력을 획득하게 하는 핵심조절인자를 처음으로 찾아내 이를 제어함으로써 면역회피능을 되돌려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암의 반응을 유도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한 것이 주요 성과”라며 말했다.
이에 "암세포내 복잡한 분자네트워크에 숨겨진 핵심인자인 DDX54를 시스템생물학이라는 IT와 BT의 융합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실험검증할 수 있었다”고 그 의의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공정렬 박사(제1저자), 이정은 연구원(공동 제1저자), 한영현 박사가 참여했으며, 미국 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 NAS)에서 출간하는 국제 저널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에 4월 2일자로 게재되었다.
(논문 제목: DDX54 downregulation enhances anti-PD1 therapy in immune-desert lung tumors with high tumor mutational burden, DOI: https://doi.org/10.1073/pnas.2412310122)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및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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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종 화학물질 친환경 생산 ‘세포공장 설계도’ 완성
기후 위기와 화석 연료 고갈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화학물질 생산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의 BioMADE (바이오메이드) 사업 등 바이오 제조 경쟁력 강화는 전 세계 중요한 국가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미생물 5종을 컴퓨터 시뮬레이션하여 산업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바이오 연료, 플라스틱 등 원료가 되는 235가지 화학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데 성공하였고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하여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다양한 산업용 미생물 세포공장의 생산 능력을 가상 세포를 이용해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특정 화학물질 생산에 가장 적합한 미생물 균주를 선정하고 최적의 대사 공학 전략을 제시했다.
미생물 세포 공장은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여 친환경적인 화학물질 생산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미생물을 개량하기 위한 대사공학 기술은 이러한 세포공장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미생물 세포 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균주 선정의 어려움과 복잡한 대사 경로 최적화 등의 문제점은 실질적인 공정 적용에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방대한 생물 실험과 정교한 검증 과정을 통해 수많은 미생물 균주 중 최적의 균주와 효율적인 대사공학 전략을 도출하려 했으나, 이 과정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미생물 전체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유기체 내 대사 네트워크를 재구성한 유전체 수준의 대사 모델을 이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사 흐름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존의 생물 실험 한계를 극복하고 최적의 균주 선정 및 대사 경로 설계 문제를 혁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대장균 (Escherichia coli), 효모 (Saccharomyces cerevisiae), 고초균 (Bacillus subtilis),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 (Corynebacterium glutamicum), 슈도모나스 푸티다 (Pseudomonas putida) 이상 5종의 대표적인 산업 미생물의 화학물질 생산 능력을 235가지 유용 물질을 대상으로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연구팀은 유전체 수준의 대사 모델을 이용하여 이들 미생물이 생산할 수 있는 화학물질의 최대 이론 수율과 실제 공정에서 달성 가능한 최대 수율을 계산하여 각 화학물질 생산에 가장 적합한 균주를 선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였다.
연구팀은 특히 타 생물에서 유래한 효소 반응을 미생물에 도입하거나, 미생물이 사용하는 보조인자를 교환하여 대사 경로를 확장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기존 미생물의 선천적 대사능력을 초과하는 수율 향상이 가능함을 확인했으며, 메발론산, 프로판올, 지방산, 아이소프레노이드와 같은 산업적으로 중요한 다양한 화학물질의 생산 수율이 증가했다.
또한 연구팀은 가상세포 내 대사흐름 분석 기법을 사용하여 각 화학물질 생산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필요한 균주 개량 전략을 제시하였다. 특정 효소 반응과 목표 화학물질 생산의 상관관계 및 효소 반응과 대사물질 간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상향 및 하향 조절해야할 효소 반응을 도출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단순히 높은 이론적 수율뿐 아니라 실제 생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논문의 제 1저자인 김기배 박사는 “타 생물에서 유래한 대사 경로의 도입과 보조인자 교환 전략을 활용하면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미생물 세포공장을 설계할 수 있다.”며, “본 연구에서 제공하는 전략은 미생물 기반 생산 공정을 더욱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발전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시스템 대사공학 분야에서 미생물 균주 선정과 대사경로 설계 단계에서 어려움을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을 위한 핵심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며, “향후 바이오 연료, 바이오플라스틱, 기능성 식품 소재 등 다양한 친환경 화학물질 생산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 밝혔다.
생물공정연구센터 김기배 박사가 참여한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誌가 발행하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동료 심사를 거쳐 3월 24일 字 게재됐다.
※ 논문명 : 미생물 세포 공장의 역량에 대한 종합적 평가 (Comprehensive evaluation of the capacities of microbial cell factories)
※ 저자 정보 : 김기배 (한국과학기술원, 제1 저자), 김하림 (한국과학기술원, 제2 저자) 및 이상엽(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포함 총 3 명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 그리고 합성생물학핵심기술개발 사업의‘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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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대응, 농경지 12.8% 줄여 식량 위기 경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협력과 강력한 기후변화 감축 목표 설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제 공동연구진이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이 실제로는 전 세계 농경지 면적을 약 12.8% 줄여 식량 위기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대학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와 베이징 사범대 페이차오 가오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이 파리협정의 1.5도 목표 달성이 전 세계 농경지와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2일 밝혔다.
연구팀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기후 정책이 전 세계 농경지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분석했다. 5제곱킬로미터(㎢) 단위로 전 세계 토지 변화를 예측했고 정밀하게 분석하였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1.5도 시나리오에서 농경지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으나, 연구팀은 기후 정책이 분야 간에 미치는 영향과 토지 이용 강도를 함께 고려하면 전 세계 농경지가 12.8%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남미는 24%나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고, 전체 농경지 감소의 81%가 개발도상국에 몰릴 것으로 분석됐다.
더 큰 문제는 주요 식량 수출국의 수출 능력이 12.6% 줄어들어 식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식량 생산 대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농산물 수출 능력이 각각 10%, 25%, 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해원 교수는 “전 세계적 탈탄소화 전략을 세울 때는 여러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에만 집중한 나머지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더 큰 맥락을 보지 못하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개발도상국은 농경지가 줄어들고 수입 의존도는 높아지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어, 탄소중립을 이루면서도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한 국제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우리 대학 전해원 교수와 베이징 사범대 송창칭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3월 24일자로 게재되었고 4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논문명: Meeting the global 1.5-degree goal could result in large-scale heterogeneous loss in croplandsHeterogeneous pressure on croplands from land-based strategies to meet the 1.5 °C target, DOI. https://doi.org/10.1038/s41558-025-02294-1)
이번 연구는 카이스트와 중국 베이징사범대학교, 북경대학교,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들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참고로, 본 연구팀은 2021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첫 연구를 통해 현재 감축안으로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아래로 유지할 확률이 11%에 그친다는 사실을 밝혔고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하는 경우에도 2도 이상 기온이 오를 확률을 예측했다.
※ Ou et al. 2021. Can updated climate pledges limit warming well below 2 degrees C? Science, 374(6568)
이어 2022년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된 두 번째 연구에서 연구팀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한 세 가지 핵심 전략은 첫째, 2030년까지 각국의 단기 감축목표를 상향하고, 둘째, 2030년 이후 탈탄소화 속도를 기존 연평균 2%에서 최대 8%까지 높이며, 셋째, 각국의 탄소중립 달성 시점을 최대 10년까지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2030년 이후로 목표 상향을 미루면 1.5도 달성이 가능하더라도 수십 년간 지구 온도가 크게 오르는‘오버슈트’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Iyer et al. 2022. Ratcheting of climate pledges needed to limit peak global warming. Nature Climate Change, 12(12).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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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촉매 개발, 반도체 핫전자 기술을 통해 해결하다
우리 대학 화학과 박정영 석좌교수,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그리고 KIST 김동훈 박사 공동 연구팀이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여 촉매 성능에 특정 변인이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이를 통해 대표적인 다경로 화학 반응인 메탄올 산화 반응에서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이번 연구는 차세대 고성능 이종 촉매 개발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1일 밝혔다.
다경로 화학 반응에서는 반응성과 선택성의 상충 관계로 인해 특정 생성물의 선택성을 높이는 것이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다. 특히, 메탄올 산화 반응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고부가 가치 생성물인 메틸 포르메이트가 생성되므로, 메틸 포르메이트의 선택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불규칙적인 구조의 이종 촉매에서는 금속-산화물 계면 밀도를 비롯한 여러 변인이 동시에 촉매 성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특정 변수가 개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어렵다. 이에 KAIST-KIST 공동 연구팀은 균일하게 정렬된 금속산화물 나노 패턴을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여 이종 촉매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인을 통제하고, 오로지 금속산화물의 물성만이 촉매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산소 공극 (Oxygen Vacancy)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에서 열처리한 세륨 산화물 (CeOx) 나노 패턴을 제작하고, 이를 백금(Pt) 박막 촉매 위에 전사하여 금속산화물의 산소 공극이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산소 공극이 가장 풍부하게 생성된 진공 환경에서 열처리한 CeOx-Pt 이종 촉매의 경우, 열처리를 하지 않은 CeO2-Pt 이종 촉매 대비 약 50% 향상된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을 보였으며, 이는 반응 중 발생하는 핫 전자의 검출을 통해 실시간으로도 확인되었다. 또한, 연구팀은 양자역학 기반의 DFT 시뮬레이션을 통해 금속산화물 내부의 산소 공극이 이종 촉매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으로 규명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산소 공극은 금속/산화물 계면에 많은 양의 전자를 축적시키면서 반응 중간체 간 결합을 촉진하였고, 이로 인해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이 향상됨을 확인하였다.
이에 대해 박정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반도체기반 플랫폼을 통해 핫전하와 촉매 선택성의 정량적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핫전하 기반의 광촉매 센서의 상용화 개발 및 핫전하 기반 광열촉매 시스템의 상용화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는 “기존의 무작위 구조를 가진 촉매에서는 특정 변수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어려웠으나,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이번 연구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이종 촉매 설계와 선택성 조절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소재공학과 이규락 박사, 화학과 송경재 박사, KIST 홍두선 박사가 공동 제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25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 제목: Unraveling Oxygen Vacancy-Driven Catalytic Selectivity and Hot Electron Generation on Heterointerfaces using Nanostructured Platform)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혁신인재양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전략기술소재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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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1,000분의 1 나노섬유 혁신, 세계 최고 CO₂ 전해전지 개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시장 가치가 높은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만 있다면, 환경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CO2)를 일산화탄소(CO)로 전환하는 고성능 ‘세라믹 전해전지’를 개발하여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신소재 세라믹 나노 복합섬유를 개발해 현존 최고 성능의 이산화탄소 분해 성능을 갖는 세라믹 전해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세라믹 전해전지(SOEC)는 이산화탄소를 가치 있는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유망한 에너지 변환 기술로 낮은 배출량과 높은 효율성이라는 추가적인 이점이 있다. 하지만 기존 세라믹 전해전지는 작동 온도가 800℃ 이상으로, 유지 비용이 크고 안정성이 낮아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전기가 잘 통하는 ‘초이온전도체’ 소재를 기존 전극에 함께 섞어 만든 ‘복합 나노섬유 전극’을 개발해 전기화학 반응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설계하고, 이를 통해 세라믹 전해전지가 더 낮은 온도에서도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나아가, 이러한 소재 복합을 통해 나노섬유의 두께를 약 45% 감소시키고, 전극을 머리카락보다 1,000배 가는 두께(100나노미터)로 제작하여 전기분해 반응이 일어나는 면적을 극대화하여, 세라믹 전해전지의 작동 온도를 낮추는 동시에 이산화탄소 분해 성능을 약 50%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복합 나노섬유가 적용된 세라믹 전해전지는 기존에 보고된 소자 중 가장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이산화탄소 분해 성능(700℃에서 1.25 A/cm2)을 기록했으며, 300시간의 장기 구동에도 안정적인 전압을 유지해 소재의 탁월함을 입증했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안된 나노섬유 전극의 제작 및 설계 기법은 이산화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그린수소 및 친환경 전력 생산과 같은 다양한 차세대 에너지 변환 소자의 개발에 있어 선도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김민정 석사, 김형근 박사과정, 아크롬존 석사가 공동 제 1 저자로 참여하고, 한국지질지원연구원 정인철 박사, 기계공학과 오세은 박사과정, 윤가영 석사과정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촉매·재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 환경과 에너지,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 and Energy (IF:20.3)’에 3월 3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Exceptional CO2 Reduction Performance in Symmetric Solid Oxide Electrolysis Cells Enabled via Nanofiber Heterointerface Engineering, https://doi.org/10.1016/j.apcatb.2025.125222)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 개인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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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초저잡음 중적외선 광원을 초소형 칩 상에서 구현
브릴루앙 레이저(Brillouin laser)는 물질 내 빛과 음파의 상호작용을 통해 매우 안정적이고 잡음이 적은 레이저 빛을 만들어 내는 광원이다. 그동안 이 기술은 가시광선이나 근적외선 영역에서만 구현되었으며, 중적외선 영역에서는 기술 부족으로 구현이 어려웠다. 국제 공동 연구진이 초소형 저잡음 브릴루앙 레이저를 해당 파장 영역에서 세계 최초 개발하여 더욱 정밀한 분자물리·화학 연구 및 다양한 차세대 응용 기술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 연구팀이 호주국립대 최덕용 교수, 예일대 피터 라키치 교수, 한국원자력연구원 고광훈 박사, 닝보대학교 롱핑 왕 교수 연구팀과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중적외선 파장 대역에서 주파수 흔들림이 매우 작은 브릴루앙 레이저를 초소형 반도체 칩 위에 최초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칩 상에서 저잡음 브릴루앙 레이저를 구현하는 기술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으나, 중적외선 파장 대역에서는 레이저 구현에 필수적인 낮은 광 손실의 고성능 광소자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일반 산화규소 유리와 같이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에서 투명해 광소자 제작에 사용되었던 많은 물질이 중적외선 파장에서는 빛을 강하게 흡수해 이용 불가하고, 중적외선의 특징인 빛과 분자 사이 강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여러 광 손실이 추가 발생해 고성능 광소자를 제작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중적외선에서 높은 투과도를 보이지만 가공이 까다로운 칼코겐화합물 유리를 독창적인 기법으로 성형해 초고품질 광공진기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중적외선 광소자에 고유한 표면 흡착 분자에 의한 광손실을 정량분석하고 억제하는 기술을 최초로 구현해 중적외선 파장 광 손실이 기존 세계기록 대비 30분의 1에 불과한 고성능 광소자 칩을 개발할 수 있었다.
브릴루앙 레이저의 발진을 위해 필요한 최소 동작 전력은 광 손실의 제곱에 비례해 줄어들기에, 해당 광소자를 이용해 기존보다 최소 동작 전력을 1,000배 이상 낮춰 최초로 중적외선 파장에서 해당 현상을 구현할 수 있었다.
중적외선 대역에 상용화된 광파라메트릭 레이저(optical parametric oscillator laser)나 양자폭포레이저(quantum cascade laser)는 주파수 선폭이 1 메가헤르츠(MHz)가량으로 넓어 이를 이용한 분석 정밀도에 한계가 있었는데, 개발된 레이저 소자는 이보다 만분의 일 정도 작은 선폭의 고순도 중적외선광을 생성할 수 있다.
공동연구팀 관계자는 중적외선 파장 대역의 소형 저잡음 레이저 개발이 분자 과학의 응용범위를 넓히고 정밀도를 개선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언급하며, 이를 분자의 특성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하거나 빛을 이용해 화학 반응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를 주도한 교신저자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는 "개발된 레이저 소자를 현재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칩 크기 양자폭포레이저 및 중적외선 광검출기와 결합한다면 화학, 생물학 및 재료학에 사용되는 거대한 중적외선 측정 장비들을 획기적으로 소형화해 좀 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ˮ이라 내다봤다.
또 다른 교신저자인 최덕용 교수는 “칼코겐화합물 유리가 뛰어난 중적외선 광학 특성에도 불구하고 가공이 어려워 칩 상에서 널리 사용되지 않았는데, 본 연구에서 이를 이용한 고성능 광소자를 실증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많은 중적외선 연구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물리학과 고기영 박사과정 학생과 석대원 박사과정 학생(현재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공동연구팀의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지난 3월 19자로 게재됐다. (논문명: A mid-infrared Brillouin laser using ultra-high-Q on-chip resonators, DOI: 10.1038/s41467-025-58010-2)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ITP), 그리고 한국연구재단 (NRF)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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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된 시력 회복 망막 치료제 개발 성공
시각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감각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3억 명 이상의 인구가 다양한 망막질환으로 시력 상실의 위험에 놓여 있다. 최근 망막질환 치료제들이 개발돼 병증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으나, 이미 손상된 시력 회복까지 가능하게 하는 실효적 치료제의 개발은 부재한 상황이다. 우리 연구진이 시력 회복을 위한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 연구팀이 망막 신경 재생을 통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망막 재생을 억제하는 프록스원(PROX1) 단백질을 차단하는 물질을 질환 모델 생쥐 안구에 투여해 망막 조직의 신경 재생과 시력 회복을 유도하고, 그 효과를 6개월 이상 지속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포유류 망막에서 장기간 신경 재생을 유도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치료제가 전무했던 퇴행성 망막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전 세계적인 인구 노령화와 함께 망막질환자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손상된 환자의 망막과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환자 망막의 회복이 어려운 주요 원인은 손상된 망막의 재생이 되지 않는 것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망막 재생이 활발한 어류와 같은 변온동물에서 연구된 바에 따르면, 망막 손상 시 망막 내부에 존재하는 뮬러글리아(Müller glia)라는 세포가 신경전구세포로 역분화한 후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인간과 같은 포유류는 이 기능이 사라져 망막 재생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손상이 영구적으로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포유류 뮬러글리아 세포의 역분화를 억제하는 인자로 프록스원(PROX1) 단백질을 발견하였다. 프록스원은 망막과 해마, 척추 등의 신경 조직 내 신경세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로 신경줄기세포의 분열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로 분화를 유도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프록스원 단백질이 손상된 생쥐 망막 내 뮬러글리아에는 축적이 되지만, 재생이 활발한 어류의 뮬러글리아에는 축적이 되지 않음을 발견하였다. 또한, 뮬러글리아에 있는 프록스원은 내부에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신경세포가 분해하지 못하고 분비한 것을 뮬러글리아가 받아들인 것이라는 것도 증명하였다.
이러한 프록스원 단백질의 이동 현상에 착안해 신경세포에서 분비된 프록스원이 뮬러글리아로 도달하기 전에, 세포 외부에서 제거하여 뮬러글리아의 신경재생 능력을 복원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이 방법은 프록스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활용하는 것으로, 김진우 교수가 연구실 벤처로 창업한 ㈜셀리아즈에서 발굴하였으며 기존 항체들보다 탁월한 결합력을 보였다. 이 프록스원 중화항체를 투여한 질환 모사 생쥐 망막에서는 신경 재생이 활발히 일어났고, 선천성망막퇴행성질환 생쥐 망막에 유전자 치료제 형태로 전달하면 지속적인 신경세포의 생성과 시력의 회복이 6개월 이상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망막 재생 유도 치료제는 KAIST 교원 창업 기업인 (주)셀리아즈에서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여러 퇴행성망막질환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으며, 2028년에는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논문의 제1 저자인 이은정 박사는 "프록스원(PROX1) 중화항체(CLZ001)의 효능을 개선하는 작업이 마무리 되어 곧 여러 동물을 이용한 시력 회복 효능과 안전성 평가를 마친 후 망막질환자에 투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ˮ 라며 "적절한 치료제가 없이 실명의 위험에 노출된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연구를 진행하겠다ˮ 라고 말했다.
(주)셀리아즈 이은정 박사와 KAIST 김무성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3월 26일자 온라인에 발표됐다. (논문명 : Restoration of retinal regenerative potential of Müller glia by disrupting intercellular Prox1 transfer. DOI: 10.1038/s41467-025-58290-8).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국가신약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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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촉감 전달 패치 개발
기계공학과 경기욱 교수 연구팀이 피부에 부착하여 다양한 촉감을 전달할 수 있는 초경량의 얇고 유연한 인공근육기반 촉감 전달 패치를 개발했다. 최근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의 기술이 각광받으면서, 더욱 현실감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시각과 청각뿐만 아니라 촉각을 전달하는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사용자가 로봇을 원격조종하여 세밀한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촉감 전달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순한 진동이나 압력을 넘어서, 세밀하고 다양한 촉감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은 여전히 큰 도전이다.
개발된 촉감 구동기는 지름 6 mm, 두께 1.1 mm로 매우 작고 얇은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압력에서부터 고주파 진동까지 다양한 촉감을 전달할 수 있다. 또한 개발된 구동기는 32 mg 의 매우 가벼운 무게에도 불구하고 25 g의 추를 빠르게 밀어 올릴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출력밀도를 갖고 있다.
연구팀은 이 구동기를 손가락 끝 좁은 크기에 다수 배열하여 개별적으로 제어함으로써 다양한 촉감을 생성할 수 있는 햅틱 패치를 개발했다. 개발된 촉감 전달 패치는 얇고 유연하여 피부에 쉽게 부착되며, 가상 환경 속 물체의 3차원 형상과 표면질감을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가상/증강 현실에서의 새로운 상호작용 방식을 제시하며, 차세대 촉감 전달 장치로서뿐만 아니라 초소형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졸업생 윤정환 박사의 박사학위 논문 연구로,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벤시스(Science Advances)’ Vol.11(12)에 게재됐다. (논문명: Skin-attached haptic patch for versatile and augmented tactile interaction) 본 연구는 ETRI, UCLA와 공동으로 수행되었으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CRC23021-000)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24YB1700)의 지원을 받았다.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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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행성 감지 중적외선 광검출기 혁신, 환경·의료 개척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은 중적외선 스펙트럼을 활용해 외계 행성 대기의 수증기, 이산화황 등 분자 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각 분자가 ‘지문’처럼 고유한 패턴을 나타내는 중적외선 분석의 핵심은, 아주 약한 빛의 세기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 광검출기 기술이다. 최근 KAIST 연구진이 중적외선 스펙트럼의 넓은 영역을 감지할 수 있는 혁신적 광검출기 기술을 개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상현 교수팀이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중적외선 광검출기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초소형 광학 센서 상용화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광검출기는 기존 실리콘(Silicon) 기반 CMOS 공정을 활용해 저비용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연구팀은 이 광검출기를 적용한 초소형·초박형 광학 센서를 이용해 이산화탄소(CO2) 가스를 실시간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 환경 모니터링 및 유해가스 분석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기존 중적외선 광검출기는 상온에서의 높은 열적 잡음(Thermal noise)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냉각 시스템이 요구된다. 이러한 냉각 시스템은 장비의 크기와 비용을 증가시켜, 센서의 소형화 및 휴대용 기기 응용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기존 중적외선 광검출기는 실리콘 기반 CMOS 공정과 호환되지 않아 대량생산이 어렵고 상용화가 제한됐다.
이에 연구팀은 실리콘과 같은 주기율표 4족 원소인 저마늄(Germanium)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광학 플랫폼을 활용해, 넓은 대역의 중적외선 검출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동시에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도파로형(waveguide-integrated) 광검출기를 개발했다.
‘도파로’란 빛을 특정한 경로로 손실 없이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구조물을 의미한다. 온-칩(on-chip) 상에서 다양한 기능의 광학 회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도파로형 광검출기를 포함해 도파로를 기반으로 하는 광학 소자의 개발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번 기술은 기존에 광검출기 동작에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밴드갭 흡수 원리와는 다르게 볼로미터 효과(Bolometric effect)*를 활용해 중적외선 스펙트럼 영역 전체를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분자들의 실시간 센싱에 범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볼로미터 효과(Bolometric effect): 빛을 흡수하면 온도가 올라가고, 그 온도 변화에 따라 전기적인 신호가 달라지는 원리
연구팀이 개발한 상온 동작 및 CMOS 공정 호환 중적외선 도파로형 광검출기는 기존 중적외선 센서 기술이 가진 냉각 필요성, 대량 생산의 어려움, 높은 비용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환경 모니터링, 의료 진단, 산업 공정 관리, 국방 및 보안, 스마트 디바이스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차세대 중적외선 센서 기술의 핵심적인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중적외선 광검출기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며, 향후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실용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또한, “특히 CMOS 공정과 호환되는 센서 기술로, 저비용 대량생산이 가능해 차세대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스마트 제조 현장 등에서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준섭 박사(現 하버드대학교 박사후 연구원)가 제1 저자로 참여해 국제 저명 학술지인 ‘빛, 과학과 응용(Light: Science & Applications, JCR 2.9%, IF=20.6)’에 2025년 3월 19일 자 발표됐다. (논문제목: Room-temperature waveguide-integrated photodetector using bolometric effect for mid-infrared spectroscopy applications, https://doi.org/10.1038/s41377-025-01803-3)
한편, 해당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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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밀리초에 단백질 반응 순간 포착 성공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나아가 신약 개발을 위해 단백질 상호 작용 및 효소-기질 반응 등 마이크로초(micro-second)~밀리초(milli-second) 수준의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KAIST 연구진이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생화학 반응의 변화를 수 밀리초 수준에서 정지시키고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 화학과 강진영 교수와 물리학과 이원희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초고속 생화학 반응 연구를 위한 ‘패릴렌(parylene)’* 기반 박막 미세유체 혼합-분사 장치’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패릴렌: 단백질 반응을 초고속으로 관찰하기 위한 미세유체(microfluidics) 장치를 만드는 핵심 재료로 수 마이크로미터의 얇은 박막형태로 스프레이 제작이 가능하게 만든 소재임
이번 연구는 기존에 제시됐던 시간 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이하 TRCEM, Time-resolved cryo-electron microscopy) 기법의 한계를 극복해 기존 대비 시료 소모량을 1/3 수준으로 줄이면서 분석가능한 최소 반응시간을 기존 기술 대비 수십 배 향상하여 6밀리초(1,000분의 6초)까지 단축했다.
시간 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은 단백질 복합체의 반응 중간 상태를 초저온에서 빠르게 냉동해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로 최근 특별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적인 초저온 전자현미경 분석에서는 짧은시간 존재하고 사라지는 반응 중간체를 포착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TRCEM 기법이 개발됐으나, 기존 기술은 많은 시료 소비와 제한된 시간 해상도 등의 한계로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침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박막 패릴렌 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혼합-분사장치를 개발했다.
본 장치는 시료의 양을 기존 대비 1/3 수준으로 줄여 실질적인 연구의 어려움을 개선했으며, 미세유체역학 소자 내에서 반응 개시에 드는 시료 혼합 시간을 0.5밀리초로 줄여 전체 반응시간을 6밀리초까지 줄였다. 연구팀은 또한 소자의 일체형 설계를 통해 실험의 정밀도와 재현성을 향상했다.
강진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TRCEM 기법을 더욱 실용적으로 만들었으며, 구조 생물학 및 신약 개발, 효소 반응연구, 바이오 센서 개발 등 다양한 생명과학 및 의약 분야에서 패럴린 박막 소자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원희 교수는 “연구팀은 앞으로 이를 활용한 생화학 반응 연구와 더 빠른 반응 분석을 위한 성능 향상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과 석·박통합과정 황혜랑 연구원이 제 1저자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5년 1월 28일 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Integrated Parylene-Based Thin-Film Microfluidic Device for Time-Resolved Cryo-Electron Microscopy, doi.org/10.1002/adfm.20241822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CELINE 컨소시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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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로 친환경 나일론 유사 플라스틱 개발 성공
폴리에스터 아마이드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인 PET(폴리에스터)와 나일론(폴리아마이드)의 장점을 모두 갖춘 차세대 소재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화석 연료에서만 생산할 수 있어 환경오염 문제를 피할 수 없었다. 우리 연구진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미생물을 이용한 신규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을 이용하여 미생물 균주를 개발하고 여러 가지 신규 유형의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인 폴리에스터 아마이드를 생산하여,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연구진과 공동 분석을 통해 생산된 이 플라스틱의 물성 확인까지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미생물 대사회로를 설계해 폴리(3-하이드록시뷰티레이트-ran-3-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 폴리(3-하이드록시뷰티레이트-ran-4-아미노뷰티레이트) 등을 포함한 9종의 다른 폴리에스터 아마이드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
폐목재, 잡초 등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바이오매스의 주원료인 포도당을 원료로 사용해 폴리에스터 아마이드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연구팀은 해단 균주의 유가 배양식 발효 공정을 이용해 고효율 생산 (54.57 g/L)을 보임으로써 추후 산업화될 가능성도 확인했다.
우리 연구진은 한국화학연구원 정해민, 신지훈 연구원과 함께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의 물성을 분석한 결과, 기존의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유사한 성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친환경적이면서도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균주 및 전략들은 여러 가지 폴리에스터 아마이드 뿐만 아니라 다른 그룹의 여러가지 고분자들을 생산하는 대사회로들을 구축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석유화학 산업 기반에 의존하지 않고도 폴리에스터 아마이드(플라스틱)을 재생가능한 바이오기반 화학산업을 통해 만들수 있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것으로 앞으로 생산량과 생산성을 더욱 높이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쳐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에 3월 17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 Biosynthesis of poly(ester amide)s in engineered Escherichia coli, DOI:10.1038/s41589-025-01842-2)
※ 저자 정보 : 채동언(KAIST, 제1저자), 최소영(KAIST, 제2저자), 안다희(KAIST, 제3저자), 장우대(KAIST, 제4저자), 정해민(한국화학연구원, 제5저자), 신지훈(한국화학연구원, 제6저자), 이상엽(KAIST, 교신저자) 포함 총 7명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과제 책임자 이상엽 특훈교수)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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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랄 나노 페인트’ 기술로 항암, 코로나 치료 혁신
기존의 의료용 나노 소재는 체내에서 잘 전달되지 않거나 쉽게 분해되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 연구진은 카이랄 나노 페인트 기술로 의료용 나노 소재에 카이랄성을 부여한 자성 나노 입자를 개발했다. 그 결과 항암 온열 치료 효과가 기존보다 4배 이상 향상됐고, 약물 전달 시스템에도 적용하여 코로나 19 백신 등 mRNA 치료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신소재공학과 염지현 교수 연구팀이 바이오 나노 소재의 표면에 카이랄성*을 부여할 수 있는 ‘카이랄 나노 페인트’기술을 최초로 개발했고 후속 연구로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팀과 함께 mRNA를 전달하는 지질전달체** 표면에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들은 각각 국제 학술지 ACS Nano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에 게재됐다.
*카이랄성(Chirality): 카이랄성은 물체가 거울에 비친 모습과 겹치지 않는 성질을 의미함. 우리 몸에서도 카이랄성을 가진 분자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나노 소재의 성능을 개선함
**지질전달체(Lipid Nanoparticle, LNP): mRNA, 유전자, 약물 등의 생체물질을 감싸서 세포 내부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나노입자임. mRNA 백신(예: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유전자 치료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
염지현 교수 연구팀은 우리 몸은 왼손잡이(L-형)와 오른손잡이(D-형) 구조를 가진 분자들이 서로 다르게 작용하는 카이랄 선택성(Chiral Selectivity)에 주목하고 나노 소재의 표면에 ‘카이랄 나노 페인트’를 적용해 카이랄성을 부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십수 나노미터(nm) 크기의 작은 나노 입자부터 수 마이크로미터 (μm) 크기의 큰 마이크로 구조체까지 다양한 크기의 소재에 카이랄성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카이랄 나노 페인트 기술을 활용해 카이랄 자성 나노 입자를 합성하고, 이를 종양에 주입한 뒤 자기장 처리로 생성되는 열을 통해 종양 조직을 괴사시키는 항암 온열 치료 기술을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D-카이랄성을 가진 자성 나노 입자가 L-카이랄성을 가진 자성 나노 입자보다 암세포에 더 많이 흡수되고, 그 결과 4배 이상 향상된 항암 치료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이와 같은 암세포 내부로의 흡수 효율 및 항암 치료 효율의 차이가 나노 입자 표면에 처리된 카이랄 나노 페인트와 세포 표면의 수용체 간의 ‘카이랄 선택적 상호작용’에 의한 것임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세포 실험을 통해 밝혔다.
향후, 카이랄 나노 페인트 기술은 의료용 바이오 소재를 비롯해 차세대 약물 전달 시스템, 바이오 센서, 촉매 및 나노 효소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소재공학과 정욱진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2일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Universal Chiral Nanopaint for Metal Oxide Biomaterials) DOI: 10.1021/acsnano.4c14460
후속 연구로 mRNA를 전달하는 지질전달체 표면에 카이랄 페인트 기술을 도입했다. mRNA 기반 치료제는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직접 합성할 수 있도록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지만, 전달체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카이랄 나노 페인트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여 mRNA 치료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 결과, D-카이랄성 페인트를 도입한 지질전달체를 사용한 경우 mRNA의 세포 내 발현을 2배 이상 안정적으로 증가시켰다.
이 연구는 생명과학과 이주희 연구원과 신소재공학과 정욱진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1 저자로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응용 재료 및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3월 17일 게재됐다. (논문명: Chirality-controlled Lipid Nanoparticles for mRNA Delivery, DOI: https://doi.org/10.1021/acsami.5c00920)
염지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바이오 나노 소재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고 다양한 크기 및 모양을 가진 혁신적 나노 소재 합성 방법론을 제시했다. 앞으로는 이러한 카이랄 나노 소재를 활용해 암, 코로나 등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부터 진단 및 치료하는 차세대 바이오 플랫폼 개발 및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연구재단 우수신진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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