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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밀리초에 단백질 반응 순간 포착 성공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나아가 신약 개발을 위해 단백질 상호 작용 및 효소-기질 반응 등 마이크로초(micro-second)~밀리초(milli-second) 수준의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KAIST 연구진이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생화학 반응의 변화를 수 밀리초 수준에서 정지시키고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 화학과 강진영 교수와 물리학과 이원희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초고속 생화학 반응 연구를 위한 ‘패릴렌(parylene)’* 기반 박막 미세유체 혼합-분사 장치’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패릴렌: 단백질 반응을 초고속으로 관찰하기 위한 미세유체(microfluidics) 장치를 만드는 핵심 재료로 수 마이크로미터의 얇은 박막형태로 스프레이 제작이 가능하게 만든 소재임
이번 연구는 기존에 제시됐던 시간 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이하 TRCEM, Time-resolved cryo-electron microscopy) 기법의 한계를 극복해 기존 대비 시료 소모량을 1/3 수준으로 줄이면서 분석가능한 최소 반응시간을 기존 기술 대비 수십 배 향상하여 6밀리초(1,000분의 6초)까지 단축했다.
시간 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은 단백질 복합체의 반응 중간 상태를 초저온에서 빠르게 냉동해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로 최근 특별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적인 초저온 전자현미경 분석에서는 짧은시간 존재하고 사라지는 반응 중간체를 포착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TRCEM 기법이 개발됐으나, 기존 기술은 많은 시료 소비와 제한된 시간 해상도 등의 한계로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침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박막 패릴렌 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혼합-분사장치를 개발했다.
본 장치는 시료의 양을 기존 대비 1/3 수준으로 줄여 실질적인 연구의 어려움을 개선했으며, 미세유체역학 소자 내에서 반응 개시에 드는 시료 혼합 시간을 0.5밀리초로 줄여 전체 반응시간을 6밀리초까지 줄였다. 연구팀은 또한 소자의 일체형 설계를 통해 실험의 정밀도와 재현성을 향상했다.
강진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TRCEM 기법을 더욱 실용적으로 만들었으며, 구조 생물학 및 신약 개발, 효소 반응연구, 바이오 센서 개발 등 다양한 생명과학 및 의약 분야에서 패럴린 박막 소자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원희 교수는 “연구팀은 앞으로 이를 활용한 생화학 반응 연구와 더 빠른 반응 분석을 위한 성능 향상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과 석·박통합과정 황혜랑 연구원이 제 1저자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5년 1월 28일 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Integrated Parylene-Based Thin-Film Microfluidic Device for Time-Resolved Cryo-Electron Microscopy, doi.org/10.1002/adfm.20241822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CELINE 컨소시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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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시대 이끌 초고해상도 화면 구현 패터닝 기술 개발
생동감 있는 색상, 높은 효율과 긴 수명을 자랑하는 양자점(Quantum Dot) 기반 디스플레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친환경 인듐 포스파이드(InP) 양자점은 현재 TV와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디스플레이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를 현실감 있게 구현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서는 초고해상도 양자점 패턴 제작 기술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조힘찬 교수 연구팀이 신규 양자점 리간드*를 개발하여 InP 양자점의 초고해상도 패턴을 형성하는 동시에 소자 효율을 향상시키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리간드: 양자점 표면에 결합하여 양자점을 보호하고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는 물질.
InP 양자점은 외부 환경에 민감하여 패턴 형성 공정 중 광학적 특성이 크게 저하되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디스플레이 효율에 직결되는 리간드를 조절하는 과정에서도 광학적 특성이 손상되는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소재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초고해상도 패턴을 구현하고, 소자의 효율까지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은 큰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조힘찬 교수 연구팀은 양자점의 광학적 특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초고해상도 패턴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리간드를 개발하였다. 개발된 리간드는 빛에 의해 절단되어 길이가 짧아지는 특성을 보이는 물질로, 양자점 표면이 변화하면서 용해도 차이가 생겨 패턴 형성이 가능해지는 원리이다. 더불어 짧아진 리간드는 소자에서의 전기 전도도를 증가시켜 향상된 효율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었다.
조힘찬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광민감성 양자점 소재와 패터닝 기술은 기존 기술과 달리 초고해상도 패턴 제작과 양자점 박막의 전기 전도도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여 차세대 양자점 LED 기반 디스플레이, 양자점 이미지 센서 등 다양한 미래 산업 분야에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언급했다.
연구팀의 이재환 박사과정, 연성범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에너지 레터스 (ACS Energy Letters)’에 12월 13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1월 호 부록 표지(Supplementary Cover)로 출판될 예정이다.(논문명: Photocleavable Ligand-Induced Direct Photolithography of InP-Based Quantum Dots).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및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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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장 줄기세포 대량 배양, 재생 치료 길 열렸다
우리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화학적으로 규명되고 동물 성분이 완전히 배제된 완전 무이종 (xenogeneic-free) 환경에서 인간 장 줄기세포를 대량 배양하여 줄기세포 치료제로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로 향후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활용한 첨단 재생 치료에 적용 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연구팀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기관장 김장성) 국가아젠다연구부 손미영 박사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무이종(xenogeneic-free) 인간 장 줄기세포 재생 치료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에 사용되던 쥐 섬유아세포, 매트리젤 코팅 없이, 기상 증착된 유기 고분자를 활용한 혁신적인 배양 및 재생 치료 플랫폼을 개발했다.
고분자 스크리닝을 통해 장 줄기세포를 동물 유래 물질 없이 배양하기에 최적인 ‘XF-DISC’ 표면을 발굴했으며, 개발된 XF-DISC는 장 줄기세포의 장기배양, 대량 배양, 동결 보관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적용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 플랫폼에서 배양된 장 줄기세포는 분화 모델로 확장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생체 내 이식 (in vivo) 실험에 적용되어 장 상피 손상 및 염증성 모델의 쥐 대장에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
이식 이후, 인간 장 줄기세포는 쥐의 대장 조직과 효과적으로 융합되었고, 손상 부위를 재생하고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데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사람의 세포가 동물 모델에 이종이식(xenogaft) 된 후에도 기능을 유지하고 조직 재생 효과를 발휘한 것은, 이 플랫폼이 줄기세포 치료제로서의 실질적인 임상 적용 가능성을 입증한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재생 의학 분야에서 인간 만능줄기세포(hPSC)로부터 유도된 장 줄기세포의 신뢰성 있는 대량 배양과 임상 적용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연구는 이 플랫폼의 상용화 가능성과 대규모 생산성을 평가하고, 환자 유래 줄기세포에 대한 적용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환자 유래 장 줄기세포가 무이종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배양될 경우,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효과를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임성갑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기존 줄기세포 배양 방식을 넘어, 동물 유래 성분을 완전히 배제한 혁신적인 무이종 배양 플랫폼을 개발한 중요한 전환점이다. 특히, 인간 장 줄기세포의 대량 배양, 장기배양 및 이식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함으로써 줄기세포 치료제의 신뢰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이는 재생 의학 분야에서 중요한 진전을 의미하며, 향후 연구는 이 플랫폼의 상용화 가능성과 환자 맞춤형 임상 성능을 평가하는 데 집중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 대학 박성현 박사과정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권오만 박사, 이하나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지에 12월 2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 Xenogeneic-free culture of human intestinal stem cells on functional polymer-coated substrates for scalable, clinical-grade stem cell therapy)
한편 과학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연구재단, 한국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보건복지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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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의 치아 부식 예방 방법 과학적 규명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가 치아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나노기술로 영상화하고 과학적으로 입증했던 한국 연구진이 이번에는 동일한 음료로부터 치아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의 메커니즘을 규명해 화제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팀이 화학과 변혜령 교수팀과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소아치과학교실 및 구강미생물학교실과 협업하여 은다이아민플루오라이드(SDF)*가 치아 표면에 불소 함유 방어막을 형성시켜서 콜라의 부식 작용을 효과적으로 막는 메커니즘을 나노기술로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은다이아민플로오라이드(SDF): 치과에서 사용되는 약제로, 주로 충치(우식증) 치료와 예방을 위해 사용됨. SDF는 충치 부위를 강화하고, 세균 성장을 억제하며, 충치의 진행을 멈추는 데 효과적임.
연구팀은 치아 에나멜의 표면 형상과 기계적 특성을 원자간력 현미경(AFM)을 활용해서 나노 단위에서 분석하고, SDF 처리로 형성된 나노피막의 화학적 특성을 엑스선 광전자 분광법(XPS)*과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법(FTIR)*을 활용해서 분석했다.
*엑스선 광전자 분광법(XPS): 물질 표면의 화학적 조성과 전자 구조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강력한 표면 분석 기술임.
*적외선 분광법(FTIR): 물질이 적외선(IR) 빛을 흡수하거나 통과시키는 특성을 분석하여, 분자의 화학 구조와 조성을 파악하는 분석 방법임.
그 결과, 콜라에 노출된 치아가 SDF 처리 여부에 따라 표면 조도 및 탄성계수 변화에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SDF를 도포한 치아는 부식으로 인한 표면 거칠기 변화가 최소화되고(64 nm에서 70 nm), 탄성계수도 높은 수준(215 GPa에서 205 GPa)을 유지한 것을 발견했다.
이는 SDF가 플루오로아파타이트(fluoroapatite)* 피막을 형성하고, 이 피막이 보호층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플로오로아파타이트: Ca₅(PO₄)₃F (칼슘 플루오로인산염)의 화학식을 가진 인산염 무기물로 자연적으로 존재하거나 생물학적/인공적으로 생성될 수 있고, 치아와 뼈의 구조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
서울대 소아치과 김영재 교수는 “이 기술은 어린이와 성인의 치아 부식 예방 및 치아 강화에 활용될 수 있으며, 비용 효율적이고 접근 가능한 치과 치료법이다”라고 전망했다.
홍승범 교수는 “치아 건강은 개인의 삶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구는 치과 영역에서 초기 치아 부식을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기존의 외과적 치료가 아닌, SDF의 간단한 도포만으로 치아 부식을 예방하고 강화할 수 있어 통증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라고 강조했다.
신소재공학과 아디티 사하(Aditi Saha)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 리서치(Biomaterials Research)'에 11월 7일 자 출판되었다. (논문 제목: Nanoscale Study on Noninvasive Prevention of Dental Erosion of Enamel by Silver Diamine Fluoride), 관련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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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반도체 소재 나노 분석 정확도 획기적 향상
머리카락 두께의 수만 분의 1도 관찰할 수 있는 초정밀 현미경으로 특수 전자소자를 측정할 때 발생하던 오차의 원인이 밝혀졌다. 한미 공동 연구진이 그동안 측정 대상 물질의 특성으로 여겨졌던 오차가, 실제로는 현미경 탐침 끝부분과 물질 표면 사이의 극미세 공간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는 반도체, 메모리 소자, 센서 등에 활용되는 나노 소재 특성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관련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미국 버클리 대학 레인 마틴(Lane W. Martin) 교수팀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주사탐침현미경 측정의 최대 난제였던 신호 정확도를 저해하는 핵심 요인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현미경 탐침과 시료 표면 사이에 존재하는 비접촉 유전 간극이 측정 오차의 주요 원인임을 밝혀냈다. 이 간극은 측정환경에서 쉽게 변조되거나 오염물질로 채워져 있어 전기적 측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진은 물과 같은 고유전율 유체를 이용해 이 간극을 채우는 방법을 고안, 나노스케일 분극 전환 전압 측정의 정밀도를 8배 이상 향상했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의 대칭 커패시터 구조에서 얻은 결과와 거의 일치하는 값을 얻을 수 있어, 강유전체 박막의 특성 분석에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연구진은 규칙적으로 위아래 전기적 특성이 정렬된 리튬 니오베이트(PPLN, 광학 및 전자 소자에 사용되는 특수 결정) 물질에 물을 매개체로 사용했을 때, 기존보다 월등히 높은 정밀도의 압전 반응력 현미경(PFM, 물질의 미세 전기적 특성을 관찰하는 특수 현미경) 측정에 성공했다.
물로 제어된 유전 간극에서는 다른 분극 신호 간의 비대칭성이 4% 이하까지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물 분자가 표면 전하를 중화시켜 정전기력 영향을 최소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는 마치 건조한 겨울철에 발생하는 정전기를 물로 없앨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홍승범 교수는 "이번 발견은 미세 탐침을 활용한 나노스케일 측정 기술의 불확실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 연구이며, 강유전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재료의 전기적 특성 분석에 널리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소재공학과 엄성문 박사과정이 제 1저자로, 김연규 박사과정이 공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9월 2일 자 출판되었다. (논문 제목: Unveiling the Nanoscale Dielectric Gap and Its Influence on Ferroelectric Polarization Switching in Scanning Probe Microscopy)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KAIST 글로벌 특이점 사업의 지원 및 미국 연구진과의 국제공동 연구를 통해 수행되었다.
202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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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 치료제 개발에 최적화된 동물모델 개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은 전 세계 인구의 30%, 비만하지 않은 인구의 19%가 앓고 있으며, 지방간에서 시작해 간암까지 진행되는 심각한 만성질환이다. 현재 FDA에서 승인된 치료제인 레스메티롬(Resmetirom)이 있지만, 치료받은 환자의 70% 이상에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 한국 연구진이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사람의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을 잘 모사하는 새로운 동물모델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박준용 교수 연구팀, 한미약품 R&D센터(최인영 R&D센터장/전무이사) 및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대표 안진희)와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의 유병률은 20~30%에 이르고, 지방간염 질환은 전 세계 성인 인구의 5% 이상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유병률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제품화된 치료제가 전혀 없다.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은 지방간에서 시작해 지방간염, 섬유화,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는 만성질환이며, 심혈관질환 및 간 관련 합병증 등에 의해 사망률이 증가하므로 발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람의 질환을 모사할 수 있는 적절한 동물모델이 없어 병인 기전의 규명과 치료제의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기존의 동물모델들은 당뇨와 비만과 같은 대사이상이 간경화와 간암의 발병에 유발하는지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김하일 교수 연구팀은 베타세포의 기능이 부족한 아시아인에서 비만과 당뇨병을 동반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의 유병률이 더 높다는 점에 착안했다. 마우스에 약물을 통해 베타세포를 파괴해 당뇨를 유발한 다음 고지방식이를 먹여서 비만과 당뇨를 동반한 지방간 질환이 빠르게 진행하는 동물모델을 개발했다.
이 마우스 모델은 1년 동안 점진적으로 지방간, 지방간염, 간 *섬유화 및 간암이 나타나는데, 해당 마우스의 간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그 특징이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들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모델에서 발생하는 간암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에서 발생하는 간암과 조직학적, 분자생물학적 특성이 유사한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 섬유화: 간의 일부가 굳는 현상으로, 지방간염 개선의 주요 지표로 쓰임
연구팀은 개발한 동물모델을 사용해, 최근 비만치료효과로 각광을 받고 있는 GLP-1 유사체의 효과를 시험했다. GLP-1 유사체의 투여가 이 마우스 모델에서 지방간, 간염과 간 섬유화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해, 마우스 모델이 신약 개발을 위한 전임상 모델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연구팀은 보였다. 또한 GLP-1 유사체의 투여가 간암의 발생을 억제함을 최초로 규명해,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의 주요 사망 요인인 간암의 발병 억제를 위한 GLP-1 유사체의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는 “현재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의 넓은 스펙트럼과 당뇨,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으나, 우리 연구팀이 개발한 마우스 모델은 만성 대사질환의 특징을 잘 모사해,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로서 관련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정병관 박사, 최원일 교수,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최원석 교수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에 2024년 8월 2일 게재됐다.
(논문명: A male mouse model for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and hepatocellular carcinoma)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및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JD Bioscience Inc.)에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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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종양 미세환경에서 항암면역세포 억제 기전 규명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구팀이 종양 관련 대식세포(Tumor-associated macrophage; TAM)와 간 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 HSC)의 대사성 상호작용을 통한 세포독성 CD8+ T세포의 증식 억제를 간암 병인 기전으로 규명하고 이를 새로운 간암 치료 표적으로 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정원일 교수 연구팀은 대식세포 침윤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호 전달 분자인 CX3CR1 케모카인을 발현하는 특정 종양 관련 대식세포가 섬유화로 진행된 암 주변 조직 내로 이동해 활성화된 간 성상세포와 상호작용함을 확인했다. 이때, 활성화된 간 성상세포에서 분비되는 레티노익산이 종양 관련 대식세포의 아르기나아제 1(Arginase-1, 이하 Arg1) 발현을 유도해 아르기닌의 대사를 촉진함으로 세포독성 CD8+ T세포의 증식이 억제되며 간암 발병이 촉진됨을 밝혔다.
특히, 간암 환자의 간 조직을 이용한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에서 종양 미세환경 내 CX3CR1과 Arg1을 발현하는 특정 대식세포 군집을 발견하고, 해당 특성을 가진 대식세포들은 활성화된 간 성상세포와 근접해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CX3CR1이 결손된 쥐에 발암물질(diethylnitrosamine, DEN)을 이용해 간암을 유발했을 때, 암 주변 조직으로 이주한 종양 관련 대식세포의 수가 감소하고 종양의 발생 또한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암 발병 시 종양 미세환경 내에는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존재하고 있고, 특히 세포독성 CD8+ T세포는 항암 면역반응을 일으켜 종양 발생을 억제한다. 그러나 CD8+ T세포의 증식에 필요한 아르기닌이 대식세포의 Arg1으로 인해 고갈되면 CD8+ T세포 군집 감소와 이에 따른 항암 면역반응 감소로 종양 발생이 유도된다. 이러한 대식세포의 Arg1 발현은 근접해 있는 간 성상세포 유래 레티노익산으로 유도되며, 쥐의 간 성상세포 내 레티놀 대사를 억제했을 시 간암이 호전된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간암 종양 미세환경 내 면역세포와 비실질 세포인 간 성상세포의 상호작용 기전을 대사적 측면에서 최초로 밝히고, 이를 억제했을 시 간암이 호전됨을 통해 간암 치료의 새로운 전략으로 제시했다.
의과학대학원 정종민 박사와 최성은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간학 (Hepatology)’ 7월 19일 자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논문명: CX3CR1+ macrophages interact with hepatic stellate cells to promote hepatocellular carcinoma through CD8+ T cell suppression)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 (2021R1A2C3004589)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2022M3A9B6017654, RS-2023-00223831)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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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로 반도체 발열문제 실마리
기존 정보처리 기술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켜 초고속 초고집적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스핀트로닉스와 오비트로닉스는 줄발열*로 인한 에너지 소모 문제가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었다. 한국 연구진이 초저전력 오비탈** 기반 정보처리 기술의 기틀을 세울 수 있을 기술을 개발하여 화제다.
*줄 발열: 도체에 전류가 흐를 때 일어나는 발열 현상.
**오비탈: 입자 회전 운동으로 발생되는 각운동량을 뜻함.
우리 대학 물리학과 김세권 교수 연구팀이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이현우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로 반강자성체*에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를 세계 최초로 발견해 물리 및 화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반강자성체: 인접한 원자의 전자스핀이 서로 반대로 정렬하여 순 자성이 없는 물질을 말함.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 축구의 바나나킥처럼, 마그논이 회전방향(오비탈)에 따라 진행궤적이 휘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마그논계에서의 오비탈 홀 효과는 기존에 예측된 바가 없는 새로운 현상이기에 학문적으로 흥미로우며, 기존 스핀 자유도에 국한되었던 마그논 동역학을 오비탈 자유도를 통해 한 단계 확장하는 의의가 있음.
마그논*을 이용한 스핀트로닉스 소자의 경우 줄 발열로 인한 에너지 소모 없이 기존의 컴퓨팅 기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전 세계 각국 학계에서 경쟁적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마그논 스핀에 관해서는 지난 수십 년간 활발히 연구됐으나, 마그논 오비탈의 특성에 관한 이론 정립은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문제였다.
*마그논: 양자화된 스핀 파동을 뜻함.
물리학과 김세권 교수 연구팀은 MnPS3(삼황화린망간)와 같이 벌집 격자를 이루는 2차원 반강자성체에서 강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기존에 알려진 마그논 홀 효과는 스핀궤도결합에 기인하기에 그 크기가 작은 데 반해,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는 스핀궤도결합과 무관하게 결정구조에서 기인해 크기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연구팀이 이론적으로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전기적으로 마그논 오비탈 홀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실험방법도 제시했다. 이는 스핀 자유도에만 국한되어 있던 마그논 연구의 범위를 스핀과 오비탈로 확장한 연구 결과로 마그논 오비트로닉스라는 연구의 새 장을 열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권 교수는 "마그논 오비탈과 그 수송이론의 정립은 아직 세계적으로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문제이고, 기존 정보처리 기술의 한계를 혁신적으로 뛰어넘는 초저전력 오비탈 기반 정보처리 기술의 기틀을 세울 수 있을 것ˮ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연구는 우리 대학 김세권 교수, 고경춘 박사, 안대현 학생, 그리고 포항공과대학교 이현우 교수의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으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 해외우수과학자 유치사업 플러스(브레인 풀 플러스),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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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암 데이터베이스 구축하다
디지털 암 정보 축적의 시대에는 데이터 생산을 넘어서, 데이터의 수집 및 관리 방법을 정립하고 거대 규모의 빅 데이터를 운용하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전략적으로는 정밀 임상 정보와 연계할 수 있는 국내 생산 데이터와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 데이터를 모두 수집해 통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박종은 교수, 바이오및뇌공학과 최정균 교수 공동 연구팀(제1 저자: 강준호 박사, 이준형 박사)이 세계 최대 규모의 암 조직 단일세포 및 공간전사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삼성서울병원 이세훈 교수 연구팀과 함께 면역 치료의 예후 예측에 중요한 세포 생태계 타입을 보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단일세포 및 공간전사체: 모든 유전자의 발현 양상을 개별 세포 단위에서 혹은 3차원 조직 구조상에서 분석한 데이터
암은 우리 몸 안에서 스스로 진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암 조직 내의 세포 생태계를 구성하는 각 세포의 이질성과 이들의 상호작용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발달하고 있는 단일세포 및 공간 전사체는 미세환경을 구성하는 세포들과 그들의 3차원적 배열 및 상호작용을 정량적으로 측정 및 표현한다는 점에서 미세환경의 이질성 개념을 생태계 수준으로 확장해 디지털 정보의 형태로 저장 및 분석할 수 있게 한다.
연구팀은 암세포 생태계 타입들을 전 암종(pan-cancer) 수준에서 규명하기 위해 약 1,000개의 암 환자 조직 샘플, 500여 명의 정상 조직 샘플에 대한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30종 이상의 암종에 대해 수집하여 모든 암에 대한 세포 지도가 총망라된 전 암종 단일세포 지도(pan-cancer single-cell atlas)를 구축했다.
내과 전문의가 포함된 연구진이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메타데이터 재처리 및 암종 분류를 진행함으로써 암 조직을 구성하는 100여 개의 세포 상태를 규정하고, 이들의 발생빈도를 바탕으로 각 암종별 조직의 상태를 분류했다. 또한 미국의 암 환자 공공 데이터베이스(TCGA) 등의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해 각 세포 상태가 암 환자의 치료 및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특히 여러 세포 상태 간의 상호작용 분석을 통해서 암세포 생태계 네트워크를 구축하였고, 이 중에서 삼차 림프 구조(tertiary lymphoid structure)* 구성요소를 포함하는 인터페론 연관 생태계가 삼성서울병원 이세훈 교수 연구팀의 폐암 코호트를 포함해 면역관문 억제 치료(immune checkpoint inhibitor)**를 받은 여러 암종들에서 면역관문 억제 치료 반응 예측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삼차 림프 구조: 림프절과 유사하지만 건강한 조직에서는 형성되지 않고, 만성염증, 감염, 암 등이 있는 곳에서 면역 세포들이 조직화되어 형성되는 구조물
**면역관문 억제치료: T세포 혹은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PD-1/PD-L1, CTLA-4와 같은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을 차단하여 암세포와 싸우는 면역 반응을 활성화시키는 치료방법
연구를 주도한 박종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암 조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면역 치료의 예후 예측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소수의 환자에게 아주 좋은 치료반응을 보이나 일부의 경우 면역 관련 부작용을 나타내는 면역 관문 억제제의 치료 대상군 선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에 5월 14일 자 출판됐으며, KAIST 세포 아틀라스 웹 포탈 https://cellatlas.kaist.ac.kr 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바이오유망범용기술연구지원사업과 우수신진연구사업,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 융합형의사과학자양성사업 및 포스코사이언스펠로우십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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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속도 입체적 조명 기술 개발
디스플레이(조명) 기술에서는 고속화가 아주 중요한 성능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화면 전환 속도가 기존의 초당 60회보다 크게 향상된 초당 120회의 고속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런 고속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델의 이용자들 사이에 ‘한번 경험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고속화는 상업적인 가치도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장무석 교수 연구팀이 북해도대학 전자과학연구소의 시부카와 아츠시 부교수, 미카미 히데하루 교수, 오카야마대학 의·치·약과학과의 스도 유키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고속의 3차원 광 패턴 조명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광 패턴 조명 기술: 빛을 특정 패턴이나 형태로 조절하여 원하는 조명 효과를 얻는 기술
광 패턴 조명 기술은 우리에게 친숙한 디스플레이나 빔프로젝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나 빔 프로젝터 내부에는 원하는 이미지나 모양 등을 화소 단위로 만들어낼 수 있는 광 패턴 조명 장치인 공간 광 변조기*가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광 패턴 조명 기술은 최근 주목받는 가상 현실 기술 분야의 핵심 요소 기술인 3차원 디스플레이 기술에도 사용되며, 산업 분야에서는 금속 가공, 연구 분야에서는 뇌 심부 이미징을 위한 레이저 스캐닝 현미경 등에 사용되고 있다.
*공간 광 변조기: 빛을 화소 단위로 조작하여 원하는 이미지나 모양을 만들어내는 장치로, 빔 프로젝터나 3차원 디스플레이 기술 등에 사용되는 장치
하지만 공간 광 변조기는 조명 패턴의 전환을 고속으로 수행하는 데 큰 한계를 겪고 있었다. 현재 시판되는 공간 광 변조기는 액정형 디스플레이 장치나 디지털 미러 장치가 있지만, 통상적인 전환 속도는 50마이크로초에서 10밀리초 수준으로 제한되며, 원리적으로 이보다 더 빠르게 만드는 데에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공간 자유도-시간 자유도 사이의 치환 개념을 개발하고, 이를 독자 개발한 초고속 1차원 광 변조기와 산란 매질*을 결합하여 구현하는 방식으로, 시판되는 공간 광 변조기보다 약 1,500배 빠른 30나노초의 전환 속도를 갖는 세계 최고 속도의 3차원의 조명(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산란 매질: 안개나 물방울 맺힌 유리창처럼 빛을 무질서하게 굴절시키는 물질
연구팀은 빛의 전파를 교란하는 산란 매질의 특성을 역이용해 1차원의 광 패턴을 사용자가 원하는 3차원의 패턴으로 변환하기 위해 복잡 광 파면 조작 기술을 핵심 기술로 활용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세계 최고 속도의 광 패턴 조명 기술은 특정 각도에서만 볼 수 있는 기존의 2차원 유사 홀로그램과 달리 실제로 3차원 공간상에 광 정보를 재구성해 입체 영상을 만드는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광유전학 기술에 기반한 뇌 신경 조절 기술과 같은 생체 조절 기술의 고속화·대규모화나 금속 3D 프린터 등의 광 가공 생산 효율 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전망이다.
*광유전학 기술: 빛을 이용해 살아있는 생물 조직의 세포를 제어하는 기술
해당 연구 결과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송국호 박사과정이 공저자, 장무석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024년 4월 8일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 Large-volume focus control at 10 MHz refresh rate via fast line-scanning amplitude-encoded scattering-assisted holography)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선도연구센터사업(컬러변조 초감각 인지기술 선도연구센터), 우수신진연구자 사업,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차세대 대인 보안검색 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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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콜성 지방간염은 이제 MRI로 진단하세요
간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인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과 그 진행 형태인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현재 표준 진단 방법은 주로 간 조직을 채취하는 간 생검에 의존하고 있어 환자의 위험 부담이 크며, 질병의 진행 단계를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와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성홍 교수 공동연구팀이 활성산소에 반응해 자기공명영상(MRI) 신호가 증강되는 MRI 영상 조영제를 개발했고 한 번의 MRI 촬영으로 손쉽게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진행 정도를 모니터링하고 진단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은 간세포 손상, 염증, 그리고 최종적으로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는 질환으로, 간 내 활성산소 수준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활성산소는 간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진행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에 착안해 연구팀은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진행을 비침습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특히, 간 내 활성산소 양 변화에 반응해 MRI 신호를 강화할 수 있는 망간 이온 결합 빌리루빈 나노입자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진행 상태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했다.
망간 이온 결합 빌리루빈 나노입자는 간 내 활성산소 증가에 따라 MRI 신호를 증폭했고 연구팀은‘유사 3-구획 모델’을 통해 한 번의 MRI 촬영으로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진행 정도를 결정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초기 단계부터 간경화에 이르기까지 간 질환의 진행 상태를 연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망간 이온 결합 빌리루빈 나노입자가 간 질환 모델 마우스에서 활성산소 양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MRI 신호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발견은 간 질환의 진행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함으로써, 환자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이 기술은 비침습적이라는 점에서 환자의 부담을 크게 줄여주며, 장기적으로는 간 질환 관리 및 치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상용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새로운 MRI 조영제와 영상해석 모델을 사용함으로써 기존에 표준 진단으로 사용하던 환자들에게 위험한 간 생검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한, 병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영상 장비인 MRI로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진행 상태 및 간경화로의 전이되는 단계를 손쉽게 진단할 수 있어 지방간염 약물의 효능을 평가하는 데 필수적인 진단 장비가 될 수 있을 것이므로 효율적인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원식 박사 및 바이오및뇌공학과 무하메드 아사두딘(Muhammad Asaduddin)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최정상급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SSN: 0935-9648 print, 1521-4095 online, Impact Factor: 32)' 온라인판에 지난 3월 9일 字 게재됐다.
(https://doi.org/10.1002/adma.202305830 논문명: Longitudi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with ROS-Responsive Bilirubin Nanoparticles Enables Monitoring of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Progression to Cirrhosis).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사업(종양/염증 미세환경 표적 및 감응형 정밀 바이오-나노메디신 연구단) 및 기초연구실지원사업(뇌척수액 순환 기반 뇌인지기능 기초연구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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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없이 식각하는 반도체 기술 최초 개발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의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강유전체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 혹은 작은 물리적 변화를 감지하는 센서로 활용되는 등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반도체의 핵심 소자가 되는 강유전체를 화학물질없이 식각할 수 있는 연구를 성공해 화제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가 제네바 대학교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강유전체 표면의 비대칭 마멸* 현상을 세계 최초로 관찰 및 규명했고, 이를 활용해 혁신적인 나노 패터닝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마멸: 물체 표면의 재료가 점진적으로 손실 또는 제거되는 현상
**나노 패터닝 기술: 나노스케일로 소재의 표면에 정밀한 패턴을 생성하여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제품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사용되는 기술
연구팀은 강유전체 소재의 표면 특성에 관한 연구에 집중했다. 이들은 원자간력 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y)을 활용해 다양한 강유전체의 트라이볼로지(Tribology, 마찰 및 마모) 현상을 관찰했고, 강유전체의 전기적인 분극* 방향에 따라 마찰되거나 마모되는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그림 1) 아울러, 이러한 분극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트라이볼로지의 원인으로 변전 효과(Flexoelectric effect)*에 주목했다.
*전기적 분극(electric dipole): 자석의 북극과 남극처럼 전기적으로 양극과 음극이 있는 것을 의미함
*변전 효과: 물질이 휘어졌을 때 분극이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거시 규모에서 물질을 구부렸을 때 유도되는 분극의 크기가 매우 작아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서 물질이 나노스케일로 미세화될 경우, 매우 큰 변전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많은 연구자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강유전체의 트라이볼로지 특성이 나노 단위에서 강한 응력이 가해질 때 발생하는 변전 효과로 인해 강유전체 내부의 분극 방향에 따른 상호작용으로 트라이볼로지 특성이 바뀌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강유전체 트라이볼로지 현상을 소재의 나노 패터닝에 응용했다.
이러한 패터닝 방식은 기존의 반도체 패터닝 방식과는 다르게 화학 물질 및 고비용의 리소그래피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기존 공정 대비 매우 빠르게 나노 구조를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신소재공학과 졸업생 조성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강유전체 비대칭 트라이볼로지를 관찰하고 규명한 데 의의가 있고, 이러한 분극에 민감한 트라이볼로지 비대칭성이 다양한 화학적 구성 및 결정 구조를 가진 강유전체에서 널리 적용될 수 있어 많은 후속 연구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교신저자로 본 연구를 공동 지도한 제네바 대학교 파루치(Paruch) 교수는 “변전 효과를 통해 강유전체의 도메인이 분극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표면 특성을 나타내는 것을 활용함으로써, 다양하고 유용한 기술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며 이번 연구가 앞으로 뻗어나갈 분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연구를 이끈 홍승범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패터닝 기술은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패터닝 공정과 달리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매우 낮은 비용으로 대면적 나노 구조를 만들 수 있어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2020R1A2C2012078, NRF-2022K1A4A7A04095892, RS-2023-00247245), KAIST 글로벌특이점 사업의 지원 및 스위스, 스페인 연구진과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9일 자 출판됐다. (논문 제목: Switchable tribology of ferroelectrics)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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