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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도·효율성 높인 생명과학 데이터 분석 도구 'scICE' 개발
기존보다 최대 30배 빠른 속도로 안정적인 결과만을 자동으로 선별하여 대규모 생명과학 데이터 분석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는 방법이 나왔다.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연구팀은 세포 분류(클러스터링) 결과의 안정성을 수학적으로 평가해 불안정한 결과를 걸러내는 새로운 분석 도구인 ‘scICE(single-cell Inconsistency Clustering Estimator)’를 개발했다.
단일세포 수준에서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는 기술인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법(scRNA-seq)은 현대 생명과학 연구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클러스터링은 유사한 유전자 발현 특성을 가진 세포들을 그룹으로 묶는 작업으로,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구분하거나 새로운 세포 유형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첫걸음이다. 하지만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은 무작위로 세포를 분류해 같은 데이터를 분석해도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제1 저자인 김현 선임연구원은 “일부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잘못 분류되거나 중요한 세포 유형이 누락되는 불안정성으로 인해 연구자들은 다시 분석하거나 복잡한 계산을 통해 신뢰도가 높은 결과를 선별해야 했다”며, “기존 방법들은 분석을 여러 번 반복해 합의된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계산량이 방대하고 수만 개 이상의 세포가 포함된 대용량 데이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scICE는 한 번의 분석만으로도 얼마나 일관성 있게 결과가 도출됐는지를 수학적으로 평가한다. 새로 도입한 ‘불일치 계수(Inconsistency Coefficient, IC)’를 통해 많은 계산량이 요구되는 연산 없이도 클러스터 간 안정성을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모든 세포를 일일이 비교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불일치 계수를 활용한 안정성 평가는 클러스터 구조 간 유사성만 평가해 비교 대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분석 시간을 크게 단축한다.
연구팀은 뇌, 폐, 혈액 등 다양한 조직에서 수집된 48개의 실제 및 모의 scRNA-seq 데이터에 scICE를 적용하여 그 유효성을 입증했다. 그 결과, 기존 분석 결과 중 약 3분의 2는 통계적으로 불안정하며 신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반면, scICE는 신뢰할 수 있는 결과만을 선별해 연구자의 시간과 계산 자원을 절약하면서도 정확도를 한층 높였다.
또한, scICE는 일반적인 클러스터링으로는 놓치기 쉬운 희귀한 세포 유형을 효과적으로 탐지했다. 실제로 일부 데이터에서 찾기 어려웠던 희귀 면역세포들을 scICE 기반의 서브클러스터링을 통해 안정적으로 식별해냈다. 예를 들어, 매우 복잡한 분석을 거쳐야만 식별할 수 있던 여러 대식세포(macrophage) 아형들을 훨씬 간편하고 정확하게 구분해냈다.
scICE에 관심 있는 연구자는 누구나 깃허브 사이트(https://github.com/Mathbiomed/scICE)를 통해 쉽게 활용해볼 수 있다.
김재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학적 아이디어가 어떻게 생명과학의 핵심 문제를 해결하고 분석 과정을 혁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성과”라며, “클러스터링 신뢰도의 중요성이 간과되어 온 측면이 있는데, 이번 기회로 scICE가 생명과학 분야에서 신뢰도 높은 데이터 해석을 가능케 하는 표준 도구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 박종은 교수 연구팀, POSTECH 김종경 교수 연구팀, 고려대 서민석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4.7)에 7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202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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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말하는 AI비서 가능성 여는 '스피치SSM' 개발
최근 음성 언어 모델(Spoken Language Model, SLM)은 텍스트 없이 인간의 음성을 학습해 음성의 언어적, 비언어적 정보를 이해 및 생성하는 기술로 텍스트 기반 언어 모델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모델은 장시간 콘텐츠 생성이 요구되는 팟캐스트, 오디오북, 음성비서 등에서 한계가 두드러졌는데, 우리 연구진이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 시간 제약 없이 일관되고 자연스러운 음성 생성을 실현한 ‘스피치SSM’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노용만 교수 연구팀의 박세진 연구원(박사과정)이 장시간 음성 생성이 가능한 음성 언어 모델 ‘스피치SSM(SpeechSSM)’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최고 권위 머신러닝 학회인 ICML(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 2025에 전체 제출된 논문 중 약 1%만이 선정되는 구두 논문 발표에 확정돼 뛰어난 연구 역량을 입증할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의 인공지능 연구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음성 언어 모델(SLM)은 중간에 텍스트로 변환하지 않고 음성을 직접 처리함으로써, 인간 화자 고유의 음향적 특성을 활용할 수 있어 대규모 모델에서도 고품질의 음성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그러나 기존 모델은 음성을 아주 세밀하게 잘게 쪼개서 아주 자세한 정보까지 담는 경우, ‘음성 토큰 해상도’가 높아지고 사용하는 메모리 소비도 증가하는 문제로 인해 장시간 음성의 의미적, 화자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상태공간 모델(Hybrid State-Space Model)을 사용한 음성 언어 모델인‘스피치SSM’를 개발해 긴 음성 시퀀스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생성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이 모델은 최근 정보에 집중하는 ‘어텐션 레이어(attention layer)’와 전체 이야기 흐름(장기적인 맥락)을 오래 기억하는 ‘순환 레이어(recurrent layer)’를 교차 배치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통해 긴 시간 동안 음성을 생성해도 흐름을 잃지 않고 이야기를 잘 이어간다. 또한, 메모리 사용량과 연산량이 입력 길이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지 않아, 장시간의 음성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학습하고 생성할 수 있다.
스피치SSM은 음성 데이터를 짧은 고정된 단위(윈도우)로 나눠 각 단위별로 독립적으로 처리하고, 전체 긴 음성을 만들 경우에는 다시 붙이는 방식을 활용해 쉽게 긴 음성을 만들 수 있어 무한한 길이의 음성 시퀀스(unbounded speech sequence)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음성 생성 단계에서는 한 글자, 한 단어 차례대로 천천히 만들어내지 않고, 여러 부분을 한꺼번에 빠르게 만들어내는 ‘비자기회귀(Non-Autoregressive)’방식의 오디오 합성 모델(SoundStorm)을 사용해, 고품질의 음성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게 했다.
기존은 10초 정도 짧은 음성 모델을 평가했지만, 연구팀은 16분까지 생성할 수 있도록 자체 구축한 새로운 벤치마크 데이터셋인 ‘LibriSpeech-Long'을 기반으로 음성을 생성하는 평가 태스크를 새롭게 만들었다.
기존 음성 모델 평가 지표인 말이 문법적으로 맞는지 정도만 알려주는 PPL(Perplexity)에 비해, 연구팀은 시간이 지나면서도 내용이 잘 이어지는지 보는 'SC-L(semantic coherence over time)', 자연스럽게 들리는 정도를 시간 따라 보는 'N-MOS-T(naturalness mean opinion score over time)' 등 새로운 평가 지표들을 제안해 보다 효과적이고 정밀하게 평가했다.
새로운 평가를 통해 스피치SSM 음성 언어 모델로 생성된 음성은 긴 시간 생성에도 불구하고 초기 프롬프트에서 언급된 특정 인물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맥락적으로 일관된 새로운 인물과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모델들이 장시간 생성 시 쉽게 주제를 잃고 반복되는 현상을 보였던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박세진 박사과정생은 “기존 음성 언어 모델은 장시간 생성에 한계가 있어, 실제 인간이 사용하도록 장시간 음성 생성이 가능한 음성 언어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긴 문맥에서도 일관된 내용을 유지하면서, 기존 방식보다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실시간으로 응답할 수 있어, 다양한 음성 콘텐츠 제작과 음성비서 등 음성 AI 분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제1 저자인 우리 대학 박세진 박사과정 학생이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와 협력해, ICML(국제 머신러닝 학회) 2025에서 7월 16일 구두 발표로 소개될 예정이다.
※ 논문제목: Long-Form Speech Generation with Spoken Language Models
※ DOI: 10.48550/arXiv.2412.18603
한편, 박세진 박사과정생은 비전, 음성, 언어를 통합하는 연구를 수행하며 CVPR(컴퓨터 비전 분야 최고 학회) 2024 하이라이트 논문 발표, 2024년 ACL(자연어 처리 분야 최고 학회)에서 우수논문상(Outstanding Paper Award) 수상 등을 통해 우수한 연구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데모 페이지 링크]
https://google.github.io/tacotron/publications/speechssm/
202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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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학과 윤국진 교수 연구팀, 세계 최고 권위 컴퓨터비전 국제학술대회 ICCV 2025에 논문 12편 채택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윤국진 교수 연구팀의 논문 12편이 세계 최고 권위 컴퓨터비전 국제 학술 대회 중 하나인 IEEE/CVF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2025(ICCV 2025)에 채택되어, 연구팀의 독보적인 연구 역량을 다시 한번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ICCV는 CVPR, ECCV와 함께 컴퓨터비전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 학술대회 중 하나로, 1987년부터 격년으로 개최되어 왔다. 이번 ICCV 2025에는 총 11,152편의 논문이 제출되었고, 이 중 2,698편이 채택되어 약 24.19%의 낮은 채택률을 기록하였다. 학술대회에 제출할 수 있는 논문 편수에 대한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일 연구실에서 12편의 논문이 동시 채택되는 것은 매우 드문 성과다.
윤국진 교수 연구팀은 학습 기반의 시각 지능 구현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에 발표된 12편의 논문들은 3D 객체 탐지 및 재구성, 동작 예측 및 계획, 악천후나 모션 블러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의 영상 인식 및 개선, 테스트 시점 적응 및 멀티태스크 학습, 4D 맵을 활용한 재구성과 같은 컴퓨터비전 분야의 핵심 주제들에 대한 논문들이다.
특히 연구팀은 지난해 CVPR 2024와 ECCV 2024에서도 각각 9편과 12편의 논문을 발표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 ICCV 2025에서의 성과를 통해 전 세계 컴퓨터 비전 분야의 선두 연구실로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가며 학문적·기술적 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ICCV 2025는 오는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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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전투원, 신소재 입고 개인 맞춤형 훈련시대 연다
기존 군 훈련은 정형화된 방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전투원 개인의 특성이나 전투 상황에 맞춘 최적화된 훈련 제공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우리 연구진이 전자섬유 플랫폼을 개발해 전투원 개개인의 특성과 전투 국면을 반영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은 전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함이 입증됐고, 많은 병력에게 보급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성도 갖췄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 연구팀이 섬유 위에 전자회로를 `그려 넣는'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유연하고 착용 가능한 전자 섬유(E-textile)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전자 섬유 플랫폼은 3D 프린팅 기술과 신소재공학적 설계를 결합해 유연하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난 센서와 전극을 섬유에 직접 인쇄했다. 이를 통해 전투원 개개인의 정밀한 움직임 및 인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훈련 모델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전자 섬유 제작 방식은 복잡하거나 개인별 맞춤형 제작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고자 `직접 잉크 쓰기(Direct Ink Writing, DIW)' 3D 프린팅이라는 적층 방식 기술을 도입했다.
이 기술은 센서와 전극의 기능을 하는 특수 잉크를 섬유 기판 위에 원하는 패턴으로 직접 분사해 인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복잡한 마스크 제작 과정 없이도 다양한 디자인을 유연하게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수십만 명에 달하는 군 병력에 손쉽게 보급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술로 기대된다.
해당 기술의 핵심은 신소재공학적 설계에 기반한 고성능 기능성 잉크 개발이다. 연구팀은 유연성을 가진 스티렌-부타디엔-스티렌(Styrene-butadiene-styrene, SBS) 고분자와 전도성을 부여하는 다중 벽 탄소나노튜브(Multi-walled carbon nanotube,MWCNT)를 조합해, 최대 102% 늘어나면서도, 10,000번의 반복적인 테스트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인장/굽힘 센서 잉크를 개발했다. 이는 전투원의 격렬한 움직임 속에서도 정확한 데이터를 꾸준히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섬유의 위아래 층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상호연결 전극(Interconnect electrode)' 구현에도 신소재 기술이 적용됐다. 은(Ag) 플레이크와 단단한 폴리스티렌(Polystyrene) 고분자를 조합한 전극 잉크를 개발, 섬유 속으로 잉크가 스며드는 정도(Impregnation level)를 정밀하게 제어해 섬유의 양면 또는 다층 구조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센서와 전극이 집적된 다층 구조의 웨어러블 전자 시스템 제작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실제 인체 움직임 모니터링 실험을 통해 개발된 플랫폼의 성능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전자 섬유를 옷의 주요 관절 부위(어깨, 팔꿈치, 무릎)에 프린팅하여 달리기, 팔 벌려 높이뛰기, 팔굽혀 펴기 등 다양한 운동 시의 움직임과 자세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했다.
또한, 스마트 마스크를 활용해 호흡 패턴을 모니터링하거나, 장갑에 여러 센서 및 전극을 프린팅해 기계학습을 통한 물체 인식 및 복합적인 촉감 정보를 인지하는 응용 가능성도 시연했다. 이러한 결과는 개발된 전자 섬유 플랫폼이 전투원의 움직임 역학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최첨단 신소재 기술이 국방 분야 첨단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박규순 육군 소령은 군사적 활용이나 실 보급을 위한 경제성 등의 요구되는 목표들을 연구설계 시부터 고려했다.
박 소령은 "현재 우리 군은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력자원의 감소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위기이자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 또한, 전장에서의 생명 존중이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연구는 병과/직책별, 전투의 유형에 따른 맞춤식 훈련을 제공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해 우리 장병들의 전투력을 향상하고 생존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ˮ 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과학적인 기여와 군 활용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사례로 평가받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박규순 박사과정(육군 소령)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 스티브 박 교수가 지도한 이번 연구는 전기·전자/재료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npj Flexible Electronics (JCR 분야 상위 1.8%)' 에 2025년 5월 27일 자로 출판됐다.
※논문명 : Fabrication of Multifunctional Wearable Interconnect E-textile Platform Using Direct Ink Writing (DIW) 3D Printing
※DOI: https://doi.org/10.1038/s41528-025-00414-7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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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편 논문 대신할 ‘한번의 실험’으로 약물 저해효과 정확 예측
기존 신약 개발에서는 수많은 농도 조건에서 반복 실험을 거쳐 약물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저해상수를 추정하는 방식이 사용돼 왔다. 이 방법은 지금까지 6만 편 이상의 논문에 활용될 만큼 널리 쓰였다. 그런데 최근, 학부생이 제 1저자로 참여한 국내 연구진이 단 하나의 저해제 농도만으로 저해상수를 정확히 추정할 수 있는 획기적인 분석법을 제안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연구팀(IBS 의생명 수학 그룹 CI)이 충남대(총장 김정겸) 약대 김상겸 교수팀과 기초과학연구원(원장 노도영, IBS) 의생명수학그룹과 공동연구를 통해, 단 하나의 실험으로 약물 저해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26일 밝혔다.
*약물 저해 효과: 한 약물이 특정 효소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다른 약물의 대사(분해 및 처리 과정) 또는 생리학적 효과에 영향을 주는 현상
공동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링과 오차 지형 분석을 통해 정확도 향상에 기여하지 않는 저해제 농도를 제거하고, 단 하나의 농도만으로도 저해상수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법 ‘50-BOA’를 제안했다. 이 기법을 실제 실험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 기존보다 75% 이상 실험 효율이 향상됐으며, 정확도 역시 개선됐다.
이번 연구는 반복 실험에 따른 자원 소모를 줄이고 해석의 편차를 최소화함으로써,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또한, 수학적 접근이 생명과학 실험 설계를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저해상수는 약물 효과뿐 아니라, 병용 투여 시 발생할 수 있는 약물상호작용을 예측하고 방지하는 데 핵심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약물상호작용의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저해상수를 포함한 효소의 저해 특성을 사전에 평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저해상수는 다양한 기질 및 저해제 농도에서 측정된 대사 속도 데이터에 수학 모델을 적합해 추정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기질-저해제 조합에 대해 연구마다 추정값이 10배 이상 차이나는 사례들이 보고돼, 신약 개발 과정에서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저해상수 추정 과정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기존 방식에서 활용되는 데이터의 절반 이상이 실제 추정에 불필요하거나, 오히려 왜곡을 초래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즉, 저해제 농도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충분히 높은 저해제 농도 하나에서 추정한 결과가 더 정확하고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을 규명한 것이다. 나아가 저해제 농도와 저해상수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식을 정칙화로 추가해, 정확도를 더욱 높인 새로운 분석법, ‘50-BOA’를 개발했다.
50-BOA는 단 하나의 저해제 농도만으로도 저해상수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어, 실험 횟수를 크게 줄이면서도 오히려 정확도를 높인 획기적인 기법이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실제 약물 데이터에 적용해, 기존보다 75% 이상 적은 데이터만으로도 저해상수를 정확하게 추정해냈다.
또한,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엑셀 기반의 사용자 친화적인 분석 소프트웨어도 개발자 플랫폼인 깃허브(https://github.com/Mathbiomed/50-BOA)에 함께 공개했다.
충남대 김상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십 년간 정형화된 약물 실험 설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게 만들었다”며, “단순한 실험 효율 향상을 넘어, 약효와 부작용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대학 김재경 교수는 “수학이 실험 설계를 바꾸고,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 효율성과 재현성을 근본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우리 대학 융합인재학부 장형준 학사과정과 수리과학과 송윤민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였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025년 6월 5일 자에 게재됐다.
※ 논문명 : Optimizing enzyme inhibition analysis: precise estimation with a single inhibitor concentration
※ 저자 정보 : 장형준 (KAIST 융합인재학부, 공동 제1 저자), 송윤민 (IBS 의생명수학그룹 (전 KAIST 수리과학과 소속), 공동 제1저자), 전장수(충남대 약대, 연구교수, 공동저자), 윤휘열(충남대 약대, 교수, 공동저자), 김상겸(충남대 약대, 교수, 교신저자), 김재경 (KAIST 수리과학과, 교신저자)
※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0468-z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원, KAIST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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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 화학반응 동시 분석..AI 신약 개발 판 바꾼다
임산부의 입덧 완화 목적으로 사용됐던 약물인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는 생체 내에서는 광학 이성질체*의 특성으로 한쪽 이성질체는 진정 효과를 나타내지만, 다른 쪽은 기형 유발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런 예처럼, 신약 개발에서는 원하는 광학 이성질체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정밀 유기합성 기술이 중요하다. 하지만, 여러 반응물을 동시에 분석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기존 방식을 극복하고, 우리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21종의 반응물을 동시에 정밀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해, AI와 로봇을 활용하는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기여가 기대된다.
*광학 이성질체: 동일한 화학식을 가지며 거울상 관계에 있으면서 서로 겹칠 수 없는 비대칭 구조로 존재하는 분자 쌍을 말한다. 이는 왼손과 오른손처럼 형태는 유사하지만 포개어지지 않는 관계와 유사하다.
우리 대학 화학과 김현우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 기반 자율합성* 시대에 적합한 혁신적인 광학이성질체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수의 반응물을 동시에 투입해 진행하는 비대칭 촉매 반응을 고해상도 불소 핵자기공명분광기(19F NMR)를 활용해 정밀 분석한 세계 최초의 기술로, 신약 개발 및 촉매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 획기적인 기여가 기대된다.
* 인공지능 기반 자율합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화학 물질 합성 과정을 자동화하고 최적화하는 첨단 기술로, 미래 실험실의 자동화 및 지능형 연구 환경을 구현할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AI가 실험 조건을 예측·조절하고 결과를 해석해 후속 실험을 스스로 설계함으로써 반복 실험 수행 시 인간 개입을 최소화해 연구 효율성과 혁신성을 크게 높인다.
현재 자율합성 시스템은 반응 설계부터 수행까지는 자동화가 가능하지만, 반응 결과 분석은 전통적 장비를 활용한 개별 처리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속도 저하와 병목 현상이 발생하며 고속 반복 실험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또한, 1990년대에 제안된 다기질 동시 스크리닝 기법은 반응 분석의 효율을 극대화할 전략으로 주목받았지만, 기존 크로마토그래피 기반 분석법의 한계로 인해 적용 가능한 기질 수가 제한적이었다. 특히 원하는 광학 이성질체만 선택하여 합성하는 비대칭 합성 반응에서는 10종 이상의 기질을 동시에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다수의 반응물을 하나의 반응 용기에 투입하여 동시에 비대칭 촉매 반응을 수행한 뒤 불소 작용기를 생성물에 도입하고, 자체 개발한 카이랄 코발트 시약을 적용해 모든 광학 이성질체를 명확하게 정량 분석할 수 있는 불소 핵자기공명분광기(19F NMR) 기반 다기질 동시 스크리닝 기술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19F NMR의 우수한 분해능과 민감도를 활용해, 21종 기질의 비대칭 합성 반응을 단일 반응 용기에서 동시에 수행하고 생성물의 수율과 광학 이성질체 비율을 별도의 분리 과정 없이 정량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김현우 교수는 “여러 기질을 한 반응기에 넣고 비대칭 합성 반응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생성물 전체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은 지금까지 풀기 어려운 과제였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다기질 스크리닝 분석 기술을 구현함으로써 AI 기반 자율합성 플랫폼의 분석 역량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비대칭 촉매 반응의 효율성과 선택성을 신속히 검증할 수 있는 기술로, AI 기반 자율화 연구의 핵심 분석 도구로 활용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우리 대학 화학과 김동훈 석박통합과정 학생(제1 저자), 최경선 석박통합과정 학생(제2 저자) 가 참여했으며, 화학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에 2025년 5월 27일 자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One-pot Multisubstrate Screening for Asymmetric Catalysis Enabled by 19F NMR-based Simultaneous Chiral Analysis
※ DOI: 10.1021/jacs.5c03446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비대칭 촉매반응 디자인센터, KAIST KC30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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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유전자 가위로 원하는 RNA ‘콕’ 집어 변형 성공
RNA 유전자 가위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의 RNA를 제거하여 감염을 억제하거나 질병 원인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어, 부작용이 적은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우리 연구진은 세포 내 존재하는 수많은 RNA(유전 정보를 전달하고 단백질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자) 중에서 원하는 RNA만을 정확하게 찾아서 아세틸화(화학 변형)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이는 RNA 기반 치료의 새 장을 열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허원도 석좌교수 연구팀이 최근 유전자 조절 및 RNA 기반 기술 분야에서 각광받는 RNA 유전자 가위 시스템(CRISPR-Cas13)을 이용해 우리 몸 안의 특정한 RNA에 아세틸화를 가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RNA는 ‘화학 변형(chemical modification)’이란 과정을 통해 그 특성과 기능이 변화할 수 있다. 화학 변형이란 RNA 염기 서열 자체의 변함없이 특정 화학 그룹이 추가됨으로써 RNA의 성질과 역할을 변화시키는 유전자 조절 과정이다. 그중 하나가 시티딘 아세틸화(N4-acetylcytidine)라는 화학 변형인데, 지금까지는 이 화학 변형이 세포 내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특히, 인간 세포의 mRNA(단백질을 만드는 RNA)에 이 변형이 실제로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하는 RNA만을 정밀하게 표적하는 유전자 가위인 Cas13에 RNA를 아세틸화시키는 NAT10의 고활성 변이체(eNAT10)를 결합한 ‘표적 RNA 아세틸화 시스템(dCas13-eNAT10)’을 개발했다. 즉, 원하는 RNA만 정확하게 골라서 아세틸화시키는 ‘표적 RNA 변형 기술’을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표적 RNA 아세틸화 시스템과 세포 내 특정 RNA를 찾아 안내하는 가이드 RNA에 의해 원하는 RNA에 아세틸화 화학 변형을 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를 통해 아세틸화 화학 변형된 메신저 RNA (mRNA)에서 단백질 생산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개발한 시스템을 이용해 RNA 아세틸화가 RNA를 세포핵에서 세포질로 이동시킨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아세틸화 화학 변형이 세포 내 RNA ‘위치 이동’도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이 AAV(아데노-관련 바이러스)라는 유전자 치료에 널리 이용되는 운반체 바이러스를 통해 실험 쥐의 간에 전달하여 동물의 몸속에서도 정확히 RNA 아세틸화 조절이 가능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RNA를 화학 변형하는 기술이 생체 내 적용에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사례다. 이는 RNA 기반 유전자 치료 기술로의 응용 가능성을 여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RNA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코로나 치료기술과 빛으로 RNA 유전자가위 활성화 기술을 개발하였던 허원도 교수는 “기존 RNA 화학 변형 연구는 특정성, 시간성, 공간성 조절이 어려웠지만, 이번 기술은 원하는 RNA에 선택적으로 아세틸화를 가할 수 있어 RNA 아세틸화의 기능을 정확하고 세밀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였다”며, “이번에 개발한 RNA 화학 변형 기술은 향후 RNA 기반 치료제 및 생체 내 RNA 작동을 조절하는 도구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유지환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수행한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 (Nature Chemical Biology)’에 2025년 6월 2일 자로 게재됐다.
(논문명: Programmable RNA acetylation with CRISPR-Cas13, Impact factor: 12.9, DOI: https://doi.org/10.1038/s41589-025-01922-3)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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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학부 학사과정 여경민, 세계적 권위 AI 학술대회 ICLR 논문 발표
우리 대학 전산학부 여경민 학부과정 학생과 김재훈 박사과정 학생이 성민혁 교수(Visual AI Group) 지도를 받아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이미지 생성 기술 ‘StochSync’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국제 학술대회 ‘ICLR 2025(International Conference on Learning Representations)’에서 채택돼 발표됐다.
ICLR은 딥러닝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술대회 중 하나로, 전 세계 AI 연구자들이 최신 기술과 성과를 공유하는 대표 행사다. 특히 학부생이 제1저자로 주요 학회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은 드문 사례로, 이번 성과는 KAIST의 우수한 연구 역량과 인재 양성 시스템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StochSync는 사전 훈련된 AI 모델을 활용해 기존 평면 이미지를 넘어, 360도 파노라마나 3D 물체 표면의 텍스처처럼 복잡한 형태의 이미지를 별도의 추가 학습 없이도 간편하게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이러한 복잡한 이미지 생성을 위해 많은 훈련 데이터나 복잡한 전처리 과정이 필요했으나, StochSync는 이를 대폭 간소화하고 동시에 고품질 결과를 구현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내부 디자인이나 가구 표면 텍스처 등을 실제 제작에 앞서 사실감 있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제품 설계 초기 단계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디자인 검토가 가능하다. 해당 기술은 VR, 게임, 산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다.
StochSync의 가장 큰 특징은 정교한 이미지 디테일과 시점 간 일관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이미지 생성 모델들은 고해상도 디테일과 여러 시점 간의 일관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려웠으나, StochSync는 서로 다른 원리에 기반한 두 기법을 융합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여경민 학생은 2023년 겨울부터 KAIST Visual AI Group 인턴으로 연구에 참여해 왔으며, 김재훈 박사과정 학생과 협업해 실험 설계, 분석, 논문 작성 전반을 주도했다. 여 학생은 “연구 과정에서 여러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며 AI 기술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경민 학생은 이번 ICLR 2025 발표 외에도 2024년 열린 국제 머신러닝 학술대회 NeurIPS 2024에서 논문 두 편의 공저자로 참여하고, 포스터 발표를 진행하는 등 학부생으로서는 드문 연구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ICLR 2025 컨퍼런스는 지난 4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되었으며, 여경민 학생은 포스터 및 워크숍 세션을 통해 세계 각국 연구자들과 활발한 학술 교류를 진행했고, 많은 호응을 얻었다.
전산학부 관계자는 “학부생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학회에서 주요 성과를 발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앞으로도 세계를 선도하는 AI 인재 양성과 연구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과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논문 링크: https://arxiv.org/abs/2501.15445 프로젝트 웹사이트: https://stochsync.github.io
GitHub: https://github.com/KAIST-Visual-AI-Group/StochSync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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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보’ 캣처럼 민첩하게 벽도 달린다..산악·험지 수색도 거뜬
우리 대학이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Raibo)’가 이제 계단, 틈, 벽, 잔해 등 불연속적이고 복잡한 지형에서도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수직 벽을 달리고, 1.3m 폭의 간격을 뛰어넘으며, 징검다리 위를 시속 약 14.4Km로 질주하고, 30°경사·계단·징검다리가 혼합된 지형에서도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성능을 입증했다. 머지않아 라이보는 재난 현장 탐색이나 산악 수색 등 실질적인 임무 수행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이 벽, 계단, 징검다리 등 불연속적이고 복잡한 지형에서도 시속 14.4km(4m/s)의 고속 보행이 가능한 사족 보행 로봇 내비게이션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복잡하고 불연속적인 지형에서 로봇이 빠르고 안전하게 목표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족 보행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문제를 두 단계로 분해해 접근했는데, 첫째는 발 디딤 위치(foothold)를 계획하는 플래너(planner), 둘째는 계획된 발 디딤 위치를 정확히 따라가는 트래커(tracker)를 개발하는 것이다.
먼저, 플래너 모듈은 신경망 기반 휴리스틱을 활용한 샘플링 기반 최적화 방식을 통해 물리적으로 가능한 발 디딤 위치(foothold)를 빠르게 탐색하고, 시뮬레이션 롤아웃을 통해 최적 경로를 검증한다.
기존 방식들이 발 디딤 위치 외에도 접촉 시점, 로봇 자세 등의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한 반면, 본 연구에서는 발 디딤 위치만을 탐색 공간으로 설정함으로써 계산 복잡도를 크게 낮췄다. 또한 고양이의 보행 방식에서 착안하여, 뒷발이 앞발이 밟았던 곳을 디디는 구조를 도입해 계산 복잡도를 다시 한번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두 번째, 트래커 모듈은 계획된 위치에 정확히 발을 디딜 수 있도록 학습되며, 트래킹 학습은 적절한 난이도의 환경에서 경쟁적으로 이루어진 생성 모델을 통해 진행된다.
트래커는 로봇이 계획된 위치에 정확하게 발을 디딜 수 있도록 강화학습을 통해 학습되며, 이 과정에서 ‘맵 생성기(map generator)’라는 생성 모델이 목표 분포를 제공한다.
이 생성 모델과 트래커는 동시에 경쟁적으로 학습돼, 트래커가 점진적으로 어려운 난이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후 학습된 트래커의 특성과 성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트래커가 실행 가능한 디딤 위치 계획을 생성하는 샘플링 기반 플래너를 설계했다.
이 계층적 구조는 기존 기법 대비 계획 속도와 안정도 모두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으며, 실험을 통해 다양한 장애물과 불연속 지형에서의 고속 보행 능력과 처음 보는 지형에 대해서도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함을 입증하였다.
황보제민 교수는 "기존에 상당히 큰 계산량을 요구하던 불연속 지형에서의 고속 네비게이션 문제를 오직 발자국의 위치를 어떻게 선정하는가의 간단한 관점으로 접근하였고, 고양이의 발디딤에서 착안하여 앞발이 디딘 곳을 뒷발이 딛도록 해 계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보행 로봇이 극복할 수 있는 불연속 지형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히고, 이를 고속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하여, 로봇이 재난현장 탐색이나 산악 수색 등 실제적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 2025년 5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 High- speed control and navigation for quadrupedal robots on complex and discrete terrain,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robotics.ads6192)
유튜브링크 : https://youtu.be/EZbM594T3c4?si=kfxLF2XnVUvYVIyk https://youtu.be/EZbM594T3c4?si=jbp-IzHURIfWI8y2
202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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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쿠다 통합메모리 없이 세계 최고 그래프 연산 혁신
인공지능 분야에서 지식 체계나 데이터베이스를 그래프로 저장하고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지만, 일반적으로 복잡도가 높은 그래프 연산은 GPU 메모리의 제한으로 인해 매우 작은 규모의 그래프 등 비교적 단순한 연산만 처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우리 연구진이 25대의 컴퓨터로 2,000초가 걸리던 연산을 한 대의 GPU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성능의 연산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 전산학부 김민수 교수 연구팀이 한정된 크기의 메모리를 지닌 GPU를 이용해 1조 간선 규모의 초대규모 그래프에 대해 다양한 연산을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스케줄러 및 메모리 관리 기술들을 갖춘 일반 연산 프레임워크(일명 GFlux, 지플럭스)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지플럭스 프레임워크는 그래프 연산을 GPU에 최적화된 단위 작업인 ‘지테스크(GTask)’로 나누고, 이를 효율적으로 GPU에 배분 및 처리하는 특수한 스케줄링 기법을 핵심 기술로 한다. 그래프를 GPU 처리에 최적화된 자체 개발 압축 포맷인 HGF로 변환해 SSD와 같은 저장장치에 저장 및 관리한다.
기존 표준 포맷인 CSR로 저장할 경우, 1조 간선 규모의 그래프 크기가 9테라바이트(TB)에 이르지만, HGF 포맷을 활용하면 이 크기를 4.6테라바이트(TB)로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또한 GPU에서는 메모리 정렬 문제로 그간 사용되지 않았던 3바이트의 주소 체계를 최초로 활용, GPU 메모리 사용량을 약 25% 절감했다.
또한, 엔비디아(NVIDIA) 쿠다(CUDA)의 통합 메모리(Unified Memory)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연산 실패를 방지할 수 있도록 메인 메모리와 GPU 메모리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GTask 전용 메모리 관리 기술을 주요 핵심 기술로 포함하고 있다.
김민수 교수 연구팀은 삼각형 개수 세기*와 같은 고난도 그래프 연산을 통해 지플럭스 기술의 성능을 검증했다.
*삼각형 개수 세기: 그래프에서 서로 연결된 세 개의 정점이 이루는 삼각형 형태의 관계를 모두 찾고 개수를 세는 연산으로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에서 널리 활용됨
약 700억 간선 규모의 그래프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기존의 최고 성능 기술은 고속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 25대를 이용해 약 2,000초가 걸리던 삼각형 개수 세기 연산을 지플럭스는 GPU가 장착된 단일 컴퓨터만으로 약 두배 빠른 1,184초 만에 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단일 컴퓨터로 삼각형 개수 세기 연산을 성공적으로 처리한 현재까지 알려진 최대 규모의 그래프다.
김민수 교수는 “최근 그래프 RAG(검색증강생성), 지식 그래프, 그래프 벡터 색인 등 대규모 그래프에 대한 고속 연산 처리 기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지플럭스 기술이 이러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전산학부 오세연, 윤희용 박사과정이 각각 제 1, 2 저자로, 김 교수가 창업한 그래프 딥테크 기업인 (주)그래파이 소속 한동형 연구원이 제3 저자로, 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고. 연구 결과는 IEEE 주최 국제데이터공학학술대회(ICD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ata Engineering)에서 지난 5월 22일에 발표됐다.
※ 논문제목: GFlux: A fast GPU-based out-of-memory multi-hop query processing framework for trillion-edge graphs
※ DOI: https://doi.ieeecomputersociety.org/10.1109/ICDE65448.2025.00075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IITP SW스타랩과 한국연구재단 중견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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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조직 ‘3D·가상염색’ 혁신기술로 절개 없이 관찰 가능
기존에 암 조직을 얇게 절단하여 염색한 뒤 관찰하던 전통 방식에서 벗어나, 우리 대학과 국제공동연구진이 첨단 광학 기술을 활용해 절개없이 암 조직의 3차원 구조를 인공지능 기반 딥러닝 알고리즘을 접목시켜 실제처럼 가상 염색 영상으로 구현하는 기술을 성공하여 향후 차세대 비침습 병리 진단의 혁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수진 교수팀, 미국 메이오클리닉(Mayo Clinic) 황태현 교수팀, 토모큐브 인공지능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별도의 염색 없이도 암 조직의 3차원 구조를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200여년간 사용되어 온 기존 병리학에서는 암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던 방식은 3차원으로 이루어진 암 조직의 특정 단면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세포간의 입체적 연결 구조나 공간적 배치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홀로토모그래피(Holotomography, HT)’라는 첨단 광학 기술을 활용해 조직의 3차원 굴절률 정보를 측정하고, 여기에 인공지능 기반 딥러닝 알고리즘을 접목시켜 마치 가상의 염색(H&E)* 이미지 생성하는데 성공했다.
* H&E(Hematoxylin & Eosin): 병리 조직을 관찰할 때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염색법으로, 세포의 핵은 헤마톡실린(Hematoxylin)으로 파란색, 세포질은 에오신(Eosin)으로 분홍색으로 염색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생성한 영상이 실제 염색된 조직 영상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정량적으로 입증했으며, 다양한 장기와 조직에서도 일관된 성능을 보여줌으로써 차세대 병리 분석 도구로서의 범용성과 신뢰성을 입증했다.
또한, 토모큐브사의 홀로토모그래피 장비를 활용해 한국과 미국의 병원 및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기술 실현 가능성을 검증함으로써, 이 기술이 실제 병리 연구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박용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병리학의 분석 단위를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장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 미세 종양 환경 내에서 암 종양의 경계나 주변 변역 세포들의 공간 분포를 분석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생의학 연구와 임상 진단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박주연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5월 22일자로 온라인 게재되었다.
(논문명: Revealing 3D microanatomical structures of unlabeled thick cancer tissues using holotomography and virtual H&E staining. https://doi.org/10.1038/s41467-025-59820-0)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사업,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글로벌산업기술협력센터사업, 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았다.
20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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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촉매 개발, 반도체 핫전자 기술을 통해 해결하다
우리 대학 화학과 박정영 석좌교수,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그리고 KIST 김동훈 박사 공동 연구팀이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여 촉매 성능에 특정 변인이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이를 통해 대표적인 다경로 화학 반응인 메탄올 산화 반응에서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이번 연구는 차세대 고성능 이종 촉매 개발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1일 밝혔다.
다경로 화학 반응에서는 반응성과 선택성의 상충 관계로 인해 특정 생성물의 선택성을 높이는 것이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다. 특히, 메탄올 산화 반응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고부가 가치 생성물인 메틸 포르메이트가 생성되므로, 메틸 포르메이트의 선택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불규칙적인 구조의 이종 촉매에서는 금속-산화물 계면 밀도를 비롯한 여러 변인이 동시에 촉매 성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특정 변수가 개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어렵다. 이에 KAIST-KIST 공동 연구팀은 균일하게 정렬된 금속산화물 나노 패턴을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여 이종 촉매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인을 통제하고, 오로지 금속산화물의 물성만이 촉매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산소 공극 (Oxygen Vacancy)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에서 열처리한 세륨 산화물 (CeOx) 나노 패턴을 제작하고, 이를 백금(Pt) 박막 촉매 위에 전사하여 금속산화물의 산소 공극이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산소 공극이 가장 풍부하게 생성된 진공 환경에서 열처리한 CeOx-Pt 이종 촉매의 경우, 열처리를 하지 않은 CeO2-Pt 이종 촉매 대비 약 50% 향상된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을 보였으며, 이는 반응 중 발생하는 핫 전자의 검출을 통해 실시간으로도 확인되었다. 또한, 연구팀은 양자역학 기반의 DFT 시뮬레이션을 통해 금속산화물 내부의 산소 공극이 이종 촉매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으로 규명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산소 공극은 금속/산화물 계면에 많은 양의 전자를 축적시키면서 반응 중간체 간 결합을 촉진하였고, 이로 인해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이 향상됨을 확인하였다.
이에 대해 박정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반도체기반 플랫폼을 통해 핫전하와 촉매 선택성의 정량적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핫전하 기반의 광촉매 센서의 상용화 개발 및 핫전하 기반 광열촉매 시스템의 상용화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는 “기존의 무작위 구조를 가진 촉매에서는 특정 변수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어려웠으나,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이번 연구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이종 촉매 설계와 선택성 조절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소재공학과 이규락 박사, 화학과 송경재 박사, KIST 홍두선 박사가 공동 제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25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 제목: Unraveling Oxygen Vacancy-Driven Catalytic Selectivity and Hot Electron Generation on Heterointerfaces using Nanostructured Platform)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혁신인재양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전략기술소재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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