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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랄 나노 페인트’ 기술로 항암, 코로나 치료 혁신
기존의 의료용 나노 소재는 체내에서 잘 전달되지 않거나 쉽게 분해되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 연구진은 카이랄 나노 페인트 기술로 의료용 나노 소재에 카이랄성을 부여한 자성 나노 입자를 개발했다. 그 결과 항암 온열 치료 효과가 기존보다 4배 이상 향상됐고, 약물 전달 시스템에도 적용하여 코로나 19 백신 등 mRNA 치료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신소재공학과 염지현 교수 연구팀이 바이오 나노 소재의 표면에 카이랄성*을 부여할 수 있는 ‘카이랄 나노 페인트’기술을 최초로 개발했고 후속 연구로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팀과 함께 mRNA를 전달하는 지질전달체** 표면에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들은 각각 국제 학술지 ACS Nano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에 게재됐다.
*카이랄성(Chirality): 카이랄성은 물체가 거울에 비친 모습과 겹치지 않는 성질을 의미함. 우리 몸에서도 카이랄성을 가진 분자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나노 소재의 성능을 개선함
**지질전달체(Lipid Nanoparticle, LNP): mRNA, 유전자, 약물 등의 생체물질을 감싸서 세포 내부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나노입자임. mRNA 백신(예: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유전자 치료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
염지현 교수 연구팀은 우리 몸은 왼손잡이(L-형)와 오른손잡이(D-형) 구조를 가진 분자들이 서로 다르게 작용하는 카이랄 선택성(Chiral Selectivity)에 주목하고 나노 소재의 표면에 ‘카이랄 나노 페인트’를 적용해 카이랄성을 부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십수 나노미터(nm) 크기의 작은 나노 입자부터 수 마이크로미터 (μm) 크기의 큰 마이크로 구조체까지 다양한 크기의 소재에 카이랄성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카이랄 나노 페인트 기술을 활용해 카이랄 자성 나노 입자를 합성하고, 이를 종양에 주입한 뒤 자기장 처리로 생성되는 열을 통해 종양 조직을 괴사시키는 항암 온열 치료 기술을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D-카이랄성을 가진 자성 나노 입자가 L-카이랄성을 가진 자성 나노 입자보다 암세포에 더 많이 흡수되고, 그 결과 4배 이상 향상된 항암 치료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이와 같은 암세포 내부로의 흡수 효율 및 항암 치료 효율의 차이가 나노 입자 표면에 처리된 카이랄 나노 페인트와 세포 표면의 수용체 간의 ‘카이랄 선택적 상호작용’에 의한 것임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세포 실험을 통해 밝혔다.
향후, 카이랄 나노 페인트 기술은 의료용 바이오 소재를 비롯해 차세대 약물 전달 시스템, 바이오 센서, 촉매 및 나노 효소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소재공학과 정욱진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2일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Universal Chiral Nanopaint for Metal Oxide Biomaterials) DOI: 10.1021/acsnano.4c14460
후속 연구로 mRNA를 전달하는 지질전달체 표면에 카이랄 페인트 기술을 도입했다. mRNA 기반 치료제는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직접 합성할 수 있도록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지만, 전달체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카이랄 나노 페인트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여 mRNA 치료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 결과, D-카이랄성 페인트를 도입한 지질전달체를 사용한 경우 mRNA의 세포 내 발현을 2배 이상 안정적으로 증가시켰다.
이 연구는 생명과학과 이주희 연구원과 신소재공학과 정욱진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1 저자로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응용 재료 및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3월 17일 게재됐다. (논문명: Chirality-controlled Lipid Nanoparticles for mRNA Delivery, DOI: https://doi.org/10.1021/acsami.5c00920)
염지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바이오 나노 소재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고 다양한 크기 및 모양을 가진 혁신적 나노 소재 합성 방법론을 제시했다. 앞으로는 이러한 카이랄 나노 소재를 활용해 암, 코로나 등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부터 진단 및 치료하는 차세대 바이오 플랫폼 개발 및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연구재단 우수신진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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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등 대형 AI모델 학습 최적화 시뮬레이션 개발
최근 챗GPT, 딥시크(DeepSeek) 등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대형 언어 모델은 수만 개의 데이터센터용 GPU를 갖춘 대규모 분산 시스템에서 학습되는데, GPT-4의 경우 모델을 학습하는 데 소모되는 비용은 약 1,4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연구진이 GPU 사용률을 높이고 학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최적의 병렬화 구성을 도출하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유민수 교수 연구팀은 삼성전자 삼성종합기술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대규모 분산 시스템에서 대형 언어 모델(LLM)의 학습 시간을 예측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프레임워크(이하 vTrain)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대형 언어 모델 학습 효율을 높이려면 최적의 분산 학습 전략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가능한 전략의 경우의 수가 방대할 뿐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 각 전략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이에 따라 현재 대형 언어 모델을 학습하는 기업들은 일부 경험적으로 검증된 소수의 전략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GPU 활용의 비효율성과 불필요한 비용 증가를 초래하지만, 대규모 시스템을 위한 시뮬레이션 기술이 부족해 기업들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민수 교수 연구팀은 vTrain을 개발해 대형 언어 모델의 학습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고, 다양한 분산 병렬화 전략을 빠르게 탐색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실제 다중 GPU 환경에서 다양한 대형 언어 모델 학습 시간 실측값과 vTrain의 예측값을 비교한 결과, 단일 노드에서 평균 절대 오차(MAPE) 8.37%, 다중 노드에서 14.73%의 정확도로 학습 시간을 예측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삼성전자 삼성종합기술원와 공동연구를 진행하여 vTrain 프레임워크와 1,500개 이상의 실제 학습 시간 측정 데이터를 오픈소스로 공개(https://github.com/VIA-Research/vTrain)하여 AI 연구자와 기업이 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민수 교수는 “vTrain은 프로파일링 기반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기존 경험적 방식 대비 GPU 사용률을 높이고 학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학습 전략을 탐색하였으며 오픈소스를 공개하였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학습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방제현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하였고 컴퓨터 아키텍처 분야의 최우수 학술대회 중 하나인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전산공학회(ACM) 공동 마이크로아키텍처 국제 학술대회(MICRO)에서 지난 11월 발표됐다. (논문제목: vTrain: A Simulation Framework for Evaluating Cost-Effective and Compute-Optimal Large Language Model Training, https://doi.org/10.1109/MICRO61859.2024.00021)
이번 연구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정보통신기획평가원, 그리고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SW컴퓨팅산업원천기술개발(SW스타랩) 사업으로 연구개발한 결과물이다.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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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활성 수소연료전지 촉매 개발, ‘백금 사용량 1/3 저감, 내구성 2배 향상’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 연구팀이 인하대학교 함형철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소재인 전극에 들어가는 백금의 사용량 저감에 성공하였으며, 내구성이 향상된 촉매 소재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수소차의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양성자 교환막 연료전지(proton exchange membrane fuel cell, PEMFC)는 값비싼 백금 촉매 소재를 사용한다. 따라서, 백금 사용량 저감 및 반응 중 안정적인 활성을 갖는 촉매 소재 개발이 양성자 교환막 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연료전지는 백금 촉매의 성능을 높여 백금 사용량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값싼 비귀금속과의 합금화를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합금 촉매의 경우 비귀금속이 반응 중 녹아 나올 수 있으며, 녹아 나온 비귀금속에 의해 연료전지가 손상되는 추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녹아 나온 상태에서도 연료전지에 손상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아연을 촉매 개발에 이용하였다. 하지만, 다른 비귀금속에 비해 아연의 낮은 *환원 전위로 인해 백금-아연 촉매를 제작하는 데에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환원 전위: 주로 금속 원소의 환원 반응이 일어나는 기준이 되는 평형 전위 값을 의미하며, 해당 값이 클수록 금속으로 환원되려는 성질이 강함)
공동연구팀은 백금과 비귀금속을 반응기 내부에서 동시에 환원시켜 제조하는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아연 단일원자 구조를 포함한 탄소 *담지체를 먼저 제조한 후 담지체에 존재하는 원자 단위로 분산된 아연을 이용하는 방법을 적용하였다.
(*담지체: 전기화학촉매의 분산성,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촉매와 함께 사용되는 물질. 일반적으로 탄소 기반 물질이 사용됨)
구체적인 전략으로는, 제조된 아연 단일원자 구조를 포함한 탄소 담지체 위에 백금 나노입자를 합성하였다. 그 후, 고온 열처리를 통해 담지체에 존재하는 아연 원자가 백금 나노입자로 이동하면서 원자 수준에서 정렬된 구조를 갖는 백금-아연 나노입자 구조로 전환되었다.
합성된 백금-아연 나노입자 촉매는 일반적인 방법에 비해 아연을 효과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으며, 고온 열처리 과정에서 입자끼리 뭉치는 현상을 억제하여 나노입자가 갖는 넓은 표면적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또한, 무질서한 배열인 합금 구조가 아닌 원자 수준에서 정렬된 구조의 백금-아연 나노입자의 촉매를 제조하여, 향상된 성능과 내구성을 보일 수 있었다.
동일 백금 사용량 기준으로 촉매의 성능을 비교한 결과, 상용 백금 나노입자 촉매 대비 백금-아연 나노입자에서 3배의 성능 향상을 보였다.
더불어, 연료전지 구동 환경 모사 실험의 전과 후의 성능 비교를 통해 내구성 평가를 진행하였으며, 상용 백금 나노입자 촉매 대비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백금-아연 나노입자 촉매에서 2배의 내구성 향상을 보였다.
공동연구팀은 우수한 내구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밀도범함수 이론 기반 연산을 이용하였다. 백금-아연 나노입자와 아연 단일원자 담지체 사이에서 강한 결합력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백금-아연 나노입자 촉매의 우수한 내구성을 설명했다.
조은애 교수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구현이 어려운 백금-아연 나노입자 촉매를 아연 단일원자 구조 담지체를 이용하여 합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저렴하고 매장량이 풍부한 금속인 아연을 활용하여 백금 사용량을 기존 상용 촉매 대비 1/3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으며, 내구성 또한 향상된 촉매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이광호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2025년 2월 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Anchoring ordered PtZn nanoparticles on MOF-derived carbon support for efficient oxygen reduction reaction in proton exchange membrane fuel cells)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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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놀 코팅 기술로 탈모 예방 가능성 입증
탈모는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이 겪고 있는 문제로 심리적·사회적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 KAIST 연구진이 천연 폴리페놀(polyphenol)의 일종인 탄닌산이 탈모 예방에 기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연구를 통해 탄닌산이 단순한 코팅제가 아니라, 탈모를 완화시키는 ‘접착 중재자(adhesion mediator)’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우리 대학 화학과 이해신 교수 연구팀이 탄닌산 기반 코팅 기술을 활용해 탈모 완화 기능성 성분을 서서히 방출하는 새로운 탈모 예방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탈모에는 안드로겐 탈모증(androgenetic alopecia, AGA) 및 휴지기 탈모(telogen effluvium, TE)가 있는데 유전적, 호르몬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현재까지도 효과적이면서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표적인 탈모 치료제인 미녹시딜(minoxidil)과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 는 일정 효과를 보이지만, 장기적인 사용이 필요하고, 체질에 따라 효능이 다르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일부 사용자는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해신 교수 연구팀은 탄닌산이 모발의 주요 단백질인 케라틴과 강하게 결합해 모발 표면에 지속적으로 부착될 수 있음을 입증했으며, 이를 활용해 특정 기능성 성분을 제어된 방식으로 방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살리실산(salicylic acid, SCA), 니아신아마이드(niacinamide, N), 덱스판테놀(dexpanthenol, DAL) 등 탈모 완화 기능성 성분을 포함한 조합을 개발하고, 이를 ‘스캔달(SCANDAL)’이라 명명했다. 연구 결과, 탄닌산과 결합된 스캔달 복합체는 수분과 접촉하면 점진적으로 방출되며, 모발 표면을 따라 모낭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굿모나의원(원장: 이건민) 연구팀은 탄닌산/스캔달 복합체가 포함된 샴푸를 12명의 탈모 환자에게 7일간 적용한 결과, 임상자 모두에게 유의미한 탈모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 실험 결과, 평균적으로 56.2%의 모발 탈락 감소 효과가 나타났으며, 최대 90.2%까지 탈모가 감소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이는 탄닌산이 모발 표면에서 스캔달 성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서서히 방출되면서 모낭까지 전달되는 방식이 탈모 완화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해신 교수는 “천연 폴리페놀(polyphenol)의 일종인 탄닌산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가지며, 단백질과 강하게 결합하는 특성이 있어 생체 접착제(bioadhesive)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도 피부 및 단백질 코팅 소재로 활용된 사례가 있지만, 이번 연구는 모발과의 결합 및 탈모 완화 성분 전달을 위한 최초 사례로 교원창업기업 폴리페놀팩토리(주)를 통해 제품화한 ‘그래비티 (Grabity)’샴푸에 적용하였다. 앞으로도 끊어지는 얇은 헤어의 강도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샴푸, 곱슬머리를 펴 주는 제품 등 더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른 제품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학과 김은우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이해신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 인터페이스Advanced Materials Interfaces’ 1월 6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Leveraging Multifaceted Polyphenol Interactions: An Approach for Hair Loss Mitigation) DOI: 10.1002/admi.202400851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교원 창업 기업인 폴리페놀팩토리(주)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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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우주용 전기추력기 개발·고성능 예측
홀추력기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 군집위성이나 NASA의 사이키(Psyche) 소행성 탐사선 등과 같은 여러 고난이도 우주 임무에 활용되는, 플라즈마*를 이용한 고효율 추진 장치로, 핵심적인 우주기술 중 하나다. KAIST 연구진이 인공지능 기법을 사용해 개발한 큐브위성용 홀추력기를 올해 11월에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에서 큐브위성인 K-HERO에 탑재돼 우주에서 성능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플라즈마(plasma)는 기체가 높은 에너지로 가열되어 전하를 띄는 이온과 전자로 분리된 물질의 네 가지 상태 중 하나로 우주 전기추진 뿐만 아니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공정과 살균장치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우리 대학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최원호 교수 연구팀이 인공위성이나 우주탐사선의 엔진인 홀 전기 추력기(홀추력기, Hall thruster)의 추력 성능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홀추력기는 연비가 높아 적은 추진제(연료)를 사용하고도 위성이나 우주선을 크게 가속할 수 있으며, 소모 전력 대비 큰 추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추진제 절약이 중요한 우주 환경에서 군집위성의 편대비행 유지, 우주쓰레기 감축을 위한 궤도이탈 기동, 혜성이나 화성 탐사와 같은 심우주 탐사를 위한 추진력 제공 등 다양한 임무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뉴스페이스 시대에 접어들어 우주산업이 확장됨에 따라 우주 임무가 다양해지고 있고 이에 맞는 홀추력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각각의 고유한 임무에 최적화된 고효율 홀추력기를 신속하게 개발하기 위해서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추력기의 성능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의 방식들은 홀추력기 내에서 복잡하게 일어나는 플라즈마 현상을 정밀하게 다루지 못하거나, 특정 조건에 한정돼, 성능 예측 정확도가 낮은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홀추력기의 설계, 제작, 시험의 반복 작업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정확도가 높은 추력기 성능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2003년부터 국내에서 전기추력기 개발 연구를 처음으로 시작해 관련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최원호 교수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전기추력기 전산 해석 도구를 활용해 생성한 18,000개의 홀추력기 학습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신경망 앙상블 구조를 도입해 추력 성능 예측에 적용했다.
양질의 학습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된 전산 해석 도구는 플라즈마 물리 현상과 추력 성능을 모델링한다. 전산 해석 도구의 정확성은,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10개의 홀추력기로 수행된 100여 개의 실험 데이터와 비교해 평균오차가 10% 이내로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검증됐다.
학습된 인공신경망 앙상블 모델은 홀추력기의 설계 변수에 따라 높은 정확도로 단지 수초 내로 짧은 시간 안에 추력기 성능을 예측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 모델로 작동한다.
특히 기존에 알려진 스케일링 법칙으로는 분석하기 어려웠던 연료 유량이나 자기장과 같은 설계 변수에 따른 추력과 방전전류와 같은 성능지표 변화를 상세히 분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인공신경망 모델이 자체 개발한 700W급 및 1kW급 홀추력기에서 평균오차 5% 이내, 미 공군연구소에서 개발한 5kW급 고전력 홀추력기에 대해 평균오차 9% 이내의 정확도를 보여주었다. 이번 연구로 개발한 인공지능 예측기법이 다양한 전력 크기의 홀추력기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을 입증했다.
최원호 교수는 “연구팀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성능 예측기법은 정확도가 높아 인공위성과 우주선의 엔진인 홀추력기의 추력성능 분석과 고효율 저전력 홀추력기 개발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 이 인공지능 기법은 홀추력기 뿐만 아니라 반도체, 표면 처리 및 코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이온빔 소스의 연구개발에도 접목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최교수는 “연구팀의 실험실 창업기업으로 전기추진 전문기업인 코스모비㈜와 함께 인공지능 기법을 사용해 개발한 큐브위성용 홀추력기는 올해 11월에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에서 3U(30x10x10 cm) 큐브위성인 K-HERO에 탑재돼 우주에서 성능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및양자공학과(우주탐사공학학제전공) 박재홍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인공지능 다학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인텔리전트 시스템(Advanced Intelligent Systems)’에 2024년 12월 25일에 온라인 게재됐으며, 저널 표지논문(front cover)으로 채택돼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스페이스파이오니어사업(200mN급 고추력 전기추진시스템 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 제목: Predicting Performance of Hall Effect Ion Source Using Machine Learning, DOI: https://doi.org/10.1002/aisy.202400555)
20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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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우울증 예측 이제는 손목에서 가능하다
정신질환 팬데믹이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 명이 크고 작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한국도 더욱 심각하여 현재 우울증 및 불안장애 환자는 약 180만 명이며 총 정신질환자는 5년 새 37% 증가하여 약 465만 명이다. 한미 공동 연구진이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되는 생체 데이터를 활용해 내일의 기분을 예측하고, 나아가 우울증 증상의 발현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 뇌인지과학과 김대욱 교수 연구팀이 미국 미시간 대학교 수학과 대니엘 포저(Daniel B. Forger)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스마트워치로부터 수집되는 활동량, 심박수 데이터로부터 교대 근무자의 수면 장애, 우울감, 식욕부진, 과식, 집중력 저하와 같은 우울증 관련 증상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WHO에 따르면 정신질환의 새로운 유망한 치료 방향은 충동성, 감정 반응, 의사 결정 및 전반적인 기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뇌 시상하부에 위치한 생체시계(circadian clock)와 수면(sleep stage)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내재적 생체리듬(endogenous circadian rhythms)과 수면 상태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하룻밤 동안 30분 간격으로 피를 뽑아 우리 몸의 멜라토닌 호르몬 농도 변화를 측정하고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PSG)를 수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병원 입원이 불가피하여, 통원 치료를 받는 정신질환자가 대부분인 실제 의료 현장에서 두 요소를 고려한 치료법 개발은 지난 반세기 동안 큰 진전이 없었다. 더불어 검사 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어(PSG: 보험료 적용 없을 시 약 100만원) 사회적 약자는 현재 정신건강치료의 사각지대에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은 공간의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심박수, 체온, 활동량 등 다양한 생체 데이터를 손쉽게 수집할 수 있다는 웨어러블 기기다. 그러나 현재 웨어러블 기기는 생체시계의 위상과 같은 의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바이오마커(Biomarker)의 간접적인 정보만을 제공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스마트워치로부터 수집된 심박수와 활동량 시계열 데이터 등 매일 변화하는 생체시계의 위상을 정확히 추정하는 필터링(Filtering)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뇌 속 일주기 리듬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현한 것으로, 이를 활용해 일주기 리듬 교란을 추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 생체시계 디지털 트윈의 우울증 증상 예측 활용 가능성을 미시간 대학교 신경과학 연구소의 스리잔 센(Srijan Sen) 교수 및 정신건강의학과의 에이미 보너트(Amy Bohnert) 교수 연구팀과의 협업을 통해 검증했다.
협업 연구팀은 약 800명의 교대 근무자가 참여한 대규모 전향 코호트 연구를 수행해 해당 기술을 통해 추정된 일주기 리듬 교란 디지털 바이오마커가 내일의 기분과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수면 문제, 식욕 변화, 집중력 저하, 자살 생각을 포함한 총 6가지 증상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였다.
김대욱 교수는 “수학을 활용해 그동안 잘 활용되지 못했던 웨어러블 생체 데이터를 실제 질병 관리에 적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어 매우 뜻깊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연속적이고 비침습적인 정신건강 모니터링 기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현재 사회적 약자들이 우울증 증상을 경험할 때 상담센터에 연락하는 등 스스로 능동적인 행동을 취해야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해, 정신건강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뇌인지과학과 김대욱 교수가 공동 제1 저자 및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 12월 5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The real-world association between digital markers of circadian disruption and mental health risks) DOI: 10.1038/s41746-024-01348-6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신임교원 연구지원사업, 미국 국립과학재단, 미국 국립보건원, 미국 육군연구소 MURI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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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경로 이미지 분석하는 AI 최초 개발
유전자, 단백질, 대사물질 등 복잡한 정보를 표현하는 바이오 경로 이미지는 중요한 연구 결과를 내포하고 있지만, 이미지 기반 정보 추출에 대해 그동안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우리 연구진은 바이오 경로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현욱 교수 연구팀이 바이오 경로 이미지에서 유전자와 대사물질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기계학습 기반의 ‘바이오 경로 정보 추출 프레임워크(이하 EBPI, Extraction of Biological Pathway Information)’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EBPI는 문헌에서 추출한 이미지 속의 화살표와 텍스트를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바이오 경로를 편집 가능한 표의 형태로 재구성한다. 객체 감지 모델 등의 기계학습을 사용해 경로 이미지 내 화살표의 위치와 방향을 감지하고, 이미지 속 텍스트를 유전자, 단백질, 대사물질로 분류한다. 그 후 추출된 정보를 통합해 경로 정보를 표 형식으로 제공한다.
연구팀은 74,853편의 논문에서 추출한 바이오 경로 이미지와 기존 수작업으로 작성된 경로 지도를 비교하며 EBPI의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높은 정확도로 바이오 경로 정보가 자동으로 추출됐음을 확인했다.
EBPI를 사용해 대표적인 바이오 경로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되지 않은 생화학 반응 정보를 대량의 문헌 내 바이오 경로 이미지로부터 추출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다양한 산업적 가치를 지닌 대사물질들의 생합성 관련 문헌을 EBPI로 분석한 결과, 문헌에서는 보고가 됐지만, 기존 데이터베이스에서는 누락된 생화학 반응들이 확인된 것이다. 화학산업에서 다양한 응용분야를 갖는 1,4-부탄디올, 2-메틸부티르산, 하이드록시티로솔, 레불린산 및 발레로락탐의 생합성 경로를 예시로 이러한 발견을 제시했다.
연구를 총괄한 김현욱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EBPI는 대규모 문헌 데이터 분석에 있어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며 생명공학, 대사공학 및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바이오 경로 이미지를 AI로 분석하는 최초의 사례로, 관련 연구의 실험 디자인 및 분석 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생명화학공학과 권문수 박사과정생과 이준규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인 이번 연구는 대사공학 및 합성생물학 분야의 대표적 국제학술지인 대사공학(Metabolic Engineering, JCR 분야 상위 10% 이내)에 11월호에 게재됐다.
※ 논문명 : A machine learning framework for extracting information from biological pathway images in the literature
※ 저자 정보 : 권문수(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 저자), 이준규(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 저자), 김현욱(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포함 총 3명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및 농촌진흥청의 농업미생물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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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저장, 하중지지 동시 가능한 구조배터리 개발
친환경 에너지 기반 자동차, 모빌리티, 항공우주 산업군 등에 활용되는 구조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통한 에너지 저장과 높은 하중 지지의 두 기능을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 기존 구조배터리 기술은 두 가지 기능이 상충하여 동시에 향상하기 어려웠지만 우리 연구진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반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김성수 교수 연구팀이 하중 지지가 가능하고 화재 위험이 없고 얇고 균일한 고밀도 다기능 탄소섬유 복합재료 구조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다기능 복합재료 구조 배터리(Multifunctional structural batteries): 복합재료를 구성하는 각 소재가 하중 지지 구조체 역할과 에너지 저장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
초기의 구조 배터리는 상용 리튬이온전지를 적층형 복합재료에 삽입한 형태로, 기계적-전기화학적 성능 통합 정도가 낮으므로, 이는 소재 가공, 조립 및 설계 최적화에 어려움이 있어 상용화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성수 교수 연구팀은 ‘에너지 저장이 가능한 복합재료’의 관점에서 기존 복합재료 설계에서 중요한 계면 및 경화 특성을 중심으로 구조전지의 다기능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고밀도 다기능 탄소섬유 복합재료 구조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한 체계적인 방식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계적 물성이 높은 에폭시 (Epoxy) 수지와 이온성 액체(ionic liquid)/탄산염 전해질(carbonate electrolyte) 기반 고체 폴리머 전해질이 단단해지는 경화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적절한 온도와 압력 조건을 제어하여 경화 공정을 최적화하였다.
또한 개발된 구조 배터리는 진공 분위기에서 복합재료를 압축 성형하여 구조배터리 내에서 전극과 집전체 역할을 담당하는 탄소섬유의 부피 비율을 기존 탄소섬유를 활용한 배터리 대비 약 160% 이상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전극과 전해질과의 접촉면이 획기적으로 증가함으로써 전기화학적 성능을 개선된 고밀도 구조 배터리를 제작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경화 공정 중 구조배터리 내부에 발생할 수 있는 기포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여 구조 배터리의 기계적 물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었다.
연구 책임자인 김성수 교수는 “고강성 초박형 구조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고체 폴리머 전해질을 소재 및 구조적 관점에서 설계하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하였고, 이러한 소재 기반의 구조배터리를 자동차, 드론, 항공기, 로봇 등의 구조체 내부에 삽입하여 한번 충전으로 작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차세대 다기능 에너지 저장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일조하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기계공학과 모하마드 라자(Mohamad Raja) 석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하고 국제 저명 학술지인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9월 10일 자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해당 논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 학술지의 표지 논문(Supplementary cover)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 Thin, Uniform, and Highly Packed Multifunctional Structural Carbon Fiber Composite Battery Lamina Informed by Solid Polymer Electrolyte Cure Kinetics. https://doi.org/10.1021/acsami.4c08698).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및 국가반도체연구실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20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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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량의 전류로 전기차 배터리 정밀 진단 가능하다
전기차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배터리 상태 진단이 필수적이다. 우리 연구진이 소량의 전류만을 사용해 높은 정밀도로 배터리의 상태를 진단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배터리의 장기적 안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권경하 교수와 이상국 교수 연구팀이 전기차 대용량 배터리의 안정성과 성능 향상에 활용할 수 있는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이하 EIS)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EIS 기술은 배터리의 임피던스* 크기와 변화를 측정해 배터리 효율과 손실을 평가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배터리의 충전 상태(state-of-charge; SOC) 및 건강 상태(state-of-health; SOH)를 평가하는 중요한 도구로 여겨진다. 또한 배터리의 열적 특성과 화학적/물리적 변화, 수명 예측, 고장의 원인을 식별하는 데 활용 가능하다.
* 배터리 임피던스: 배터리 내부에서 전류 흐름에 저항하는 요소로, 이를 통해 배터리 의 성능과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
그러나 기존 EIS 장비는 비용 및 복잡성이 높아 설치, 운영 및 유지 보수가 쉽지 않다. 또한, 감도 및 정밀도 제약으로 수 암페어(A)의 전류 교란을 배터리에 인가하는 과정에서 배터리에 큰 전기적 스트레스가 가해지기 때문에 배터리의 고장이나 화재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어 활용이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상태 진단 및 건강 모니터링을 위한 소전류 EIS 시스템을 개발하고 입증했다. 이 EIS 시스템은 낮은 (10mA) 전류 교란으로, 배터리의 임피던스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으며 측정 시 발생하는 열적 영향 및 안전 문제를 최소화한다.
추가로 부피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구성요소를 최소화해 차량 내 탑재가 용이한 설계다. 해당 시스템은 전기차 배터리의 여러 운영 조건(다양한 온도 및 배터리 잔존용량을 나타내는 SOC 레벨에서 배터리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권경하 교수(교신저자)는 "이 시스템은 전기차용 배터리 관리 시스템 (BMS)에 쉽게 통합 가능하며, 기존의 고전류 EIS 방식 대비 비용과 복잡성을 현저히 낮추면서도 높은 측정 정밀도를 입증했다ˮ면서 "전기차 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의 배터리 진단 및 성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ˮ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Electronics (동 분야 상위 2%; IF 7.5)'에 지난 9월 5일 발표됐다.
(논문명 : Small-Perturbation Electrochemical Impedance Spectroscopy System With High Accuracy for High-Capacity Batteries in Electric Vehicles, 링크: https://ieeexplore.ieee.org/document/10666864)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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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토모그래피로 오가노이드 실시간 관찰 성공
인체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모사한 3차원 미니 장기인 오가노이드는 다양한 질병 연구와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연구진이 기존 이미징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살아있는 오가노이드를 고해상도로 실시간 동적 변화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유전체 교정 연구단(단장 구본경) 연구팀과 ㈜토모큐브의 협력으로, 홀로토모그래피 (holotomography) 기술을 활용해 살아있는 소장 오가노이드를 실시간으로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이미징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존의 이미징 기법들은 살아있는 오가노이드를 장기간 고해상도로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형광 염색 등의 추가적인 처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형광 등 염색 없이도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제공하고, 세포 손상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실시간으로 동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도입했다.
연구진은 실험용 쥐(마우스) 소장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이 기술을 검증했으며, 그 결과 홀로토모그래피를 통해 오가노이드 내부의 다양한 세포 구조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었고, 오가노이드의 성장 과정과 세포 분열, 세포 사멸 등의 동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할 수 있었다.
또한, 약물 처리에 따른 오가노이드의 반응을 정밀하게 분석해 세포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오가노이드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이를 통해 신약 개발, 맞춤형 치료, 재생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가노이드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향후 연구는 오가노이드의 생체 내 환경을 더 정확히 재현하고, 더욱 정교한 3차원 이미징을 통해 세포 수준에서의 다양한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이만재 박사(KAIST 의과학대학원 졸, 現 충남대병원)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이미징 기술로, 향후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질병 모델링, 환자 맞춤형 치료 및 신약 개발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4년 10월 1일 국제 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온라인 게재됐으며, 해당 기술은 다양한 생명과학 분야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논문명: Long-term three-dimensional high-resolution imaging of live unlabeled small intestinal organoids via low-coherence holotomography)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사업, KAIST 연구소 및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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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용 인프라 없이 AI 학습 가속화 가능
우리 대학 연구진이 고가의 데이터센터급 GPU나 고속 네트워크 없이도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자원이 제한된 기업이나 연구자들이 AI 연구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한동수 교수 연구팀이 일반 소비자용 GPU를 활용해, 네트워크 대역폭이 제한된 분산 환경에서도 AI 모델 학습을 수십에서 수백 배 가속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존에는 AI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 개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성능 서버용 GPU(엔비디아 H100) 여러 대와 이들을 연결하기 위한 400Gbps급 고속 네트워크를 가진 고가 인프라가 필요했다. 하지만 소수의 거대 IT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과 연구자들은 비용 문제로 이러한 고가의 인프라를 도입하기 어려웠다.
한동수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텔라트레인(StellaTrain)'이라는 분산 학습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고성능 H100에 비해 10~20배 저렴한 소비자용 GPU를 활용해, 고속의 전용 네트워크 대신 대역폭이 수백에서 수천 배 낮은 일반 인터넷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분산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기존의 저가 GPU를 사용할 경우, 작은 GPU 메모리와 네트워크 속도 제한으로 인해 대규모 AI 모델 학습 시 속도가 수백 배 느려지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스텔라트레인 기술은 CPU와 GPU를 병렬로 활용해 학습 속도를 높이고, 네트워크 속도에 맞춰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압축 및 전송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해 고속 네트워크 없이도 여러 대의 저가 GPU를 이용해 빠른 학습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학습을 작업 단계별로 CPU와 GPU가 나누어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파이프라인 기술을 도입해 연산 자원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한, 원거리 분산 환경에서도 GPU 연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 모델별 GPU 활용률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모델이 학습하는 샘플의 개수(배치 크기)를 동적으로 결정하고, 변화하는 네트워크 대역폭에 맞추어 GPU 간의 데이터 전송을 효율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 스텔라트레인 기술을 사용하면 기존의 데이터 병렬 학습에 비해 최대 104배 빠른 성능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수 교수는 "이번 연구가 대규모 AI 모델 학습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저비용 환경에서도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계속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 대학 임휘준 박사, 예준철 박사과정 학생, UC 어바인의 산기타 압두 조시(Sangeetha Abdu Jyothi)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지난 8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ACM SIGCOMM 2024에서 발표됐다.
한편, 한동수 교수 연구팀은 2024년 7월 GPU 메모리 한계를 극복해 소수의 GPU로 거대 언어 모델을 학습하는 새로운 기술도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최신 거대 언어 모델의 기반이 되는 전문가 혼합형(Mixture of Expert) 모델을 제한된 메모리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이 결과 기존에 32~64개 GPU가 필요한 150억 파라미터 규모의 언어 모델을 단 4개의 GPU만으로도 학습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학습의 필요한 최소 GPU 대수를 8배~16배 낮출 수 있게 됐다. 해당 논문은 KAIST 임휘준 박사와 김예찬 연구원이 참여했으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AI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ICML에 발표됐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 결과는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대규모 AI 모델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해당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중견연구사업 (RS-2024-00340099),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주관하는 정보통신·방송 기술개발사업 및 표준개발지원사업 (RS-2024-00418784), 차세대통신클라우드리더십구축사업 (RS-2024-00123456),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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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이용한 플라스틱 환경오염 문제 해결 다가가
여러 친환경 고분자 중에서도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이하 PHA)는 생분해성과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 토양이나 해양 환경에서도 생분해되며, 식품 포장재나 의료용품 등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생산된 천연 PHA(natural PHA)는 내구성, 열적 안정성 등 다양한 물성을 충족시키기 어렵고, 생산 농도가 낮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중요한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영준 박사와 강민주 석사과정생을 포함한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을 이용해 `방향족 폴리에스터*를 고효율로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방향족 폴리에스터: 방향족 화합물(벤젠과 같은 특별한 형태의 탄소 고리 구조)을 포함하고 에스터 결합을 가지고 있는 고분자
이번 연구에서는 대사공학을 이용해 대장균 내 방향족 단량체인 페닐 젖산(phenyllactate, PhLA) 생합성 회로의 대사 흐름을 강화하고 대사 회로를 조작해 세포 내부에 축적된 고분자의 분율을 높였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PHA 합성 효소의 구조를 예측하고 구조와 기능의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효소를 개량했다.
연구팀은 이후 발효 최적화를 통해 세계 최고 농도(12.3±0.1 g/L)로 폴리(PhLA)를 고효율로 생산하고 30L 규모의 유가식 발효로 성공적으로 폴리에스터를 생산해 산업화 수준 생산의 가능성도 보였다. 생산된 방향족 폴리에스터들은 추후 약물 전달체로서의 가능성과 더불어 향상된 열적 물성, 상업화되고 개선된 기계적 물성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비천연 PHA 생산에서 외래 파신(phasin) 단백질*이 경제성, 효율성과 직결되는 세포 내 고분자 축적분율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PHA 합성 효소를 합리적 효소 설계 방법으로 개량했다. 효소의 삼차원 입체 구조를 호몰로지 모델링(비슷한 단백질의 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단백질의 삼차원 입체 구조를 예측하는 방법)을 통해 예측하고, 이를 분자 도킹 시뮬레이션(단량체가 효소에 잘 결합할 수 있는지 예측하는 시뮬레이션)과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분자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고 상호작용하는지 예측하는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단량체의 중합 효율이 향상된 변이 효소로 개량했다.
*외래 파신 단백질: 파신은 PHA 생산과 관련된 단백질로 작은 입자(granule) 형태의 PHA 표면에서 세포질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고분자 축적, granule 수 및 크기 조절 등에 관여한다.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천연 PHA 생산 미생물로부터 유래된 파신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를 선별해 도입하였다.
이번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이영준 박사는 “친환경적인 원료와 방법으로 미생물 기반의 방향족 폴리에스터를 세계 최고 농도로 생산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이 기술이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상엽 특훈교수는 “시스템 대사공학을 이용해 유용한 고분자를 고효율로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제시한 이번 연구가 기후 변화 문제와 특히 최근 플라스틱 문제의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셀(Cell) 誌가 발행하는 `생물공학 동향(Trends in Biotechnology)'에 8월 21일에 게재됐다.
※ 논문명 : Microbial production of an aromatic homopolyester
※ 저자 정보 : 이영준(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 저자), 강민주 (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 저자), 장우대(한국과학기술원, 제2 저자), 최소영(한국과학기술원, 제3 저자), 양정은(한국과학기술원, 제4 저자), 이상엽(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포함 총 6명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 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 (과제 책임자 KAIST 이상엽 특훈교수)와 ‘미생물 세포공장 기반 신규 방향족 바이오플라스틱의 원스텝-원팟 생산 원천기술 개발 과제 (과제 책임자 이화여대 박시재 교수)’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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